어제 아침을 먹은 곳의 맛이 괜찮길래 다시 찾아갔다.
중국사람들은 면을 주로 먹는 것을 보고 동생님은 면을 시켰는데 완탕면과 비슷한 면이 나왔다.
물론 난 아침부터 느끼함을 원하는 사람이니 볶음밥을 시켰다.
불맛이 나는 볶음밥은 정말 맛있다.
광저우에 도착한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통 크게 그냥 국경을 넘어 홍콩으로 가기로 했다.
대한민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으면 홍콩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고 사증을 따로 준다.
광저우에서 홍콩으로 가는 버스는 여러 노선이 있기에 헷갈리지 않게 매표소에서 작은 스티커를 준다.
이 스티커를 붙이고 홍콩쪽 국경으로 나오면 직원들이 버스를 안내해준다.
새로운 버스에 올라타고 이제 홍콩 도로를 달린다.
홍콩의 첫인상은 중국같지만 조금 더 압축된 느낌이면서 홍콩영화의 분위기가 난다였다.
홍콩은 156년간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97년 7월부터 중국에 반환되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체제인 홍콩이 중국에 편입하는 것에는 많은 우려와 반대가 있었기에 50년 동안은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자치권을 홍콩에 줘 하나의 나라지만 두 개의 제도를 가지는 일국양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화폐도 홍콩 달러를 쓰고 있다.
숙소까지 찾아갈 돈을 은행에서 환전하려고 하니 계좌가 필요하다며 사설 환전소로 가야한다며 위치를 알려준다.
1홍콩달러는 한화로 150원 정도라 생각하면 편하다.
환전을 마치고 총알을 충전했으니 홍콩의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를 산다.
지하철을 타도 여기가 홍콩인지 중국인지 잘 모르겠다.
홍콩에서 우리 형제가 묵을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구했다.
시설도 좋지 않은 호스텔의 도미토리도 비싸기에 다른 방법을 찾다가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숙소가 정말 작긴 작다.
방문을 열고 찍은 사진인데 딱 침대만 있고 화장실이 옆에 딸려 있다.
하지만 도미토리와 비슷한 가격에 개인 방을 구했으니 만족스럽다.
홍콩까지 가는 것은 내가 계획했지만 홍콩에서 어디를 갈지는 동생님이 정했는데 마침 숙소 근처에 바로 갈 곳이 있다며 호주우유공사라는 곳으로 안내한다.
동생을 따라 우유푸딩을 시켰는데 젤리와 푸딩, 초콜릿 등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너무 달거나 밍밍하지 않으면서 사르르 녹는 맛은 정말 맛있었다.
중국에서 가져온 카스타드를 먹으며 홍콩 거리를 걷는다.
홍콩에도 시티은행이 있지만 이번에는 몽골에서 쓰고 남은 달러를 쓰기로 했다.
홍콩여행의 첫 목적지는 중경삼림에 나왔던 청킹맨션이다.
영화보다 깔끔해진 지금은 각종 상가와 호스텔, 환전소 등으로 가득 차 있다.
홍콩은 우리나라와 콘센트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 못했지만 콘센트 정도는 어디를 가든 구할 수 있다.
환율이 좋은 곳에서 환전도 마쳤으니 이제 두려울 것이 없다.
난 큰 틀에서 여행을 계획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동생님이 정해 놓은 맛집과 볼거리를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니 정말 편하다.
이번에 갈 곳은 란퐁유엔이라는 곳이라고 한다.
밀크티가 가장 유명하다길래 기대하면서 마셨는데 맛은 진했지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을 맛은 아닌 것 같았다.
밀크티를 홀짝이며 침사추이를 반대편을 봤는데 안개인지 스모그 때문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
야경을 볼 때 쯤에는 맑아지길 바라면서 스타의 거리를 향해 걸어간다.
그런데 앞에 건설현장이 보이고 왠지 느낌이 쎄하다.
아니나 다를까 스타의 거리는 폐쇄됐다고 한다.
이번 중국 여행은 왜 이렇게 못 가는 곳이 많은지 모르겠다.
길 한 편에는 낚시를 즐기고 계신 아저씨도 계셨는데 합법인지 불법인지도 궁금했지만 과연 고기를 많이 낚으셨는지가 더 궁금했다.
그래도 다행히 스타의 가든은 운영하고 있었다.
영화에 나온 명언들이 사람들을 맞아준다.
이소룡 형님은 언제 봐도 멋있다.
여러 배우들의 핸드 프린팅도 있었는데 성룡 형아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주윤발 형님도 빼먹을 수 없다.
이연걸 형님은 영어 이름도 멋있다.
스타의 가든과 이어진 통로를 걸으면 홍콩영화 포스터들을 만날 수 있는데 사나이의 심금을 울리는 영웅본색과 무간도가 보인다.
연도별로 홍콩 영화에 대한 사진들로 통로를 꾸며 놓았는데 내 머릿 속에는 이미 멋있는 형님들의 모습들로 가득해 사진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배가 애매하게 고프길래 샌드위치를 하나 사 먹는다.
처음에는 공기가 얼마나 안 좋길래 방독면을 차고 운동을 하는 건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트레이닝 마스크였다.
야경을 볼 때까지 시간이 남길래 시원한 쇼핑몰로 대피하는데 스머프 마을이 보인다.
어릴 때 스머프와 보거스를 함께 봤었는데 보거스가 더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학생이니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지만 다음에 홍콩에 올 때는 호텔에서 묵고 싶다.
1881 헤리티지에도 들렀는데 명품가게들이 많아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쇼핑의 천국이라 불리는 홍콩에서 쇼핑을 하지 않으니 거대한 쇼핑몰들이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건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몸이 좀 허해진 것 같은데 대동한의원에서 공진단이나 지어 먹고 싶다.
사람들이 어딘가에 입장하려고 줄을 서 있었는데 살펴봐도 뭔지 모르겠어서 그냥 지나친다.
홍콩에 오면 꼭 봐야하는 레이저쇼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러 왔는데 왠지 느낌이 싸하다.
안내방송이 나오길래 잘 들어보니 태풍경보로 인하여 오늘 공연은 취소됐다고 한다.
날씨가 이렇게 맑은데 태풍이 온다는 것이 안 믿기지만 이미 취소된 쇼는 어쩔 수 없으니 열심히 야경사진을 찍는다.
오늘 보려던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다른 날로 미루기로 하고 바로 새로운 계획을 세워 버스를 타러간다.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피크타워에 도착했다.
피크타워의 전망대에서 편하게 보는 야경도 멋있지만 더 좋은 곳이 있다길래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조금 무섭다.
하지만 형제는 용감하니 계속 걸어간다.
길을 걷다보니 확 트인 곳이 나오고 내가 원하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침사추이 쪽에서 본 야경도 멋있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 보는 야경이 훨씬 아름답다.
조금 더 걸어가면 살짝 다른 각도에서 찍을 수 있는 곳도 나온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이 모습을 사진을 남겨야한다는 집념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고 동생님의 프로필 사진도 몇장 건진 뒤 다시 돌아간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차가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 홍콩 친구들이 와서 태풍경보로 인해 버스가 끊긴 것 같다고 하길래 같이 콜택시를 부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작은 버스 한 대가 올라온다.
왠지 느낌상 마지막 버스일 것 같고 미니버스는 입석이 금지기에 꼭 탈 수 있기를 바랐는데 다행히 우리 자리가 있다.
태풍 경보를 우습게 봤었는데 이제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무사히 시내로 돌아와 웰컴 슈퍼에서 간단한 먹거리들을 사서 숙소로 돌아간다.
아침부터 이동하고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몸에게 맥주를 포상으로 내리고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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