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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에콰도르-Ecuador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77. 전혀 재미없는 축제. (에콰도르 - 빌카밤바, 바뇨스)


안녕하세요.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으니


노래 한곡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딸아 사랑하는 내 딸아
엄마는 늘 염려스럽고 미안한 마음이다
날씨가 추워 겨울이불을 보낸다

딸아 사랑하는 내 딸아
엄마는 늘 염려스럽고 미안한 마음이다
귤을 보내니 맛있게 먹거라

엄마는 늘 말씀하셨지 내게
엄마니까 모든 것 다 할 수 있다고
그런 엄마께 나는 말했지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말이라고

남들이 뛰라고 할 때
멈추지 말라고 할 때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잠시 쉬라 하셨지

남들이 참으라 할 때
견디라고 말 할 때에
엄마는 안아주시며 잠시 울라 하셨지

다 갚지도 못 할 빚만 쌓여가는구나


강아솔 - 엄마

좋은 숙소라 그런지 아침에 주는 빵도 부드럽다.
이런 빵도 맛있는데 프랑스에서 파는 빵은 어떤 맛일까.

길을 가다 태극기가 보여서 가보니 코이카가 지은 빌카밤바 관광안내소였다.
2년 동안 자신이 가진 재능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하시는 코이카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
각자의 길이 있으니 난 2년 동안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

배는 별로 안 고프지만 술이 고프길래 0.75달러(한화 800원)짜리 샌드위치와 1달러(한화 1,100원)짜리 맥주를 마신다.

입가심을 위해 0.75달러짜리 아이스크림도 먹어준다.
밥보다 비싼 술과 디저트를 먹다니 된장남이 된 기분이다.

축제가 시작되려는지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무슨 축제일지 기대된다.

나의 기대를 비웃듯이 그냥 눈 스프레이를 뿌리는 축제였다.

다들 미친듯이 눈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니길래 의미를 물어보니 딱히 이유는 없고 그저 재미를 위해서 뿌리는 것이라고 한다.
엄청 큰 축제라고 하더니 퍼레이드 같은 것도 없이 그냥 동네사람들끼리 눈 스프레이를 뿌리고 노는 축제였다.
외국인들도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는 자기들만의 축제인데 왜 방값을 올린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래도 축제라고 먹거리 노점이 조그맣게 열려서 가보니 볶음밥을 팔고 있다.
길쭉한 것은 마를 튀긴 것 같은데 아무런 맛도 안나고 퍽퍽한 신기한 음식이었다.

옆집에서는 꼬치구이를 팔았는데 환상적인 맛이었다.
이 꼬치마저 없었다면 축제라고 부르기가 민망해질뻔 했다.

아이러니하게 공원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춤추며 놀고 있는데 바로 옆에 있는 성당에서는 엄숙하게 미사를 올리고 있다.
이런 모습이 정말 문화적 차이인 것 같다.

예전부터 목걸이를 하나 사고 싶었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광장에 가니 베네수엘라에서 온 히피 부부가 가진 목걸이가 마음에 들어 하나 구입했다.
뼈가 좋은 것을 보니 전생에 추장이었던 것 같다.

스크램블 에그를 보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달걀이 참 맛있다.

정원이 있어서 그런지 모기가 많다.
옆 침대에서 자는 민규 형님은 잘 안 물리는데 나만 물린다.
왜 모기들은 내 피를 좋아할까.

빌카밤바에서 적당히 밍기적거렸으니 쿠엔카로 올라간다.
에콰도르를 여행하는 방법은 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길과 내륙을 통과해 올라가는 두 개의 길이 있는데 쿠엔카를 통해 내륙을 구경하기로 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팔길래 사서 맛있게 먹는데 민규 형님이 콧물 먹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딸기맛 콧물이라 맛있었다.

쿠엔카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택시를 타고 센트로쪽으로 가 숙소를 찾는데 여기도 축제기간이라 웬만한 숙소에는 방이 없다.
에콰도르 전국에서 눈 스프레이를 뿌리는 축제가 일주일동안 열린다니 여행 날짜를 제대로 잘못 잡은 것 같다.
겨우 숙소를 하나 구했는데 체크인은 안 시켜주고 계속 기다리라고만 하길래 짜증도 나고 딱히 볼 것도 없을 것 같아 그냥 쿠엔카를 건너뛰기로 했다.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꼬치를 하나 주워 먹는다.

꼬치구이가 에콰도르의 전통음식인지 에콰도르에 들어와서는 꼬치구이를 자주 먹게되는 것 같다.

꼬치로는 내 위장을 달랠 수 없으니 밥도 먹어야한다.
남미를 여행하다 보면 '쎄코 데 까르네'라는 대중적인 메뉴가 있는데 콩과 소고기가 함께 나오는 맛있는 접시밥이다.

어릴 때는 콩의 식감이 싫어 그냥 삼켰었는데 여행을 나오니 다 맛있다.

페루에서 머리긁개를 하나 샀는데 남이 긁어주면 시원하지만 내가 긁으면 안 시원해서 그냥 버리기로 했다.
나도 머리를 긁어줄 사람과 같이 여행하고 싶다.

버스 출발시간까지 3시간이 남아있어 터미널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싸움이 났다.
여자가 피를 흘리며 싸웠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쿠엔카는 볼리비아의 수크레와 비슷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비도 오고 재미도 없는 축제때문에 버스터미널만 보고 떠나게 됐다.
차라리 인도의 홀리축제처럼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끝나면 같이 즐길텐데 일주일 내내 스프레이를 뿌려대고 방값만 올라가니 축제가 싫어진다.

감자칩은 먹어도 먹어도 맛있다.

다음 목적지인 바뇨스로 가기 위해서는 암바토라는 곳에서 버스를 갈아타야한다.
새벽에 암바토에 도착해 날이 밝을 때까지 쪽잠을 잔다.

건강을 생각해 사과를 한 줄 사서 먹는다.
나름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은 하는데 술과 고기를 좋아하니 큰 일이다.

또 다시 버스에 오른다.

버스에 올라타면 언제나 먹거리를 파는 아줌마들이 나를 유혹한다.
아침을 안 먹었으니 당연히 하나를 사서 맛있게 먹는다.

민규 형님은 항상 잘 주워 먹는 내가 신기하다고 하신다.

드디어 바뇨스의 숙소에 도착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쉽게 방을 구했다.

민규 형님이 매운음식이 당긴다며 비빔밥을 해 먹자고 하신다.
채소와 초고추장으로 만든 비빔밥이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연양갱처럼 생긴 것을 팔길래 하나 사봤는데 너무 달아 혀가 녹을 것 같은 맛이었다.

바뇨스는 목욕탕이라는 뜻으로 온천이 있는 작은 마을이다.
계속해서 이동을 하느라 피곤해진 몸을 풀기 위해 노천온천을 가봤는데 정말 더럽고 미지근한 물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있어 30분만 있다가 바로 나왔다.
10분도 있기 싫을 정도의 물이었지만 입장료 2달러가 아까워 30분을 겨우 버텼다.

바뇨스는 에콰도르에서 유명한 휴양도시여서 물가가 비싸다.
싼 식당을 겨우 찾아 밥을 시켰는데 양이 좀 부실하다.

이 숙소에도 모기가 있길래 모기약을 샀다.
살생은 안 좋은 것이라지만 모기가 좋아하는 피를 가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소똥 푸고
냄새나는 돼지우리도 치우고
배추밭에 벌레놈들 농약주고
흐뭇하게 내뱉는 말 다 뒤져라

벌레들은 농약 먹고 난 밥먹고
난 밥먹고 벌레들은 농약먹고
경운기타고 읍내있는 다방가서
흐뭇하게 내뱉는 말 오빠왔다

나이는 서른셋 장가도 못갔어
하지만 나는 괜찮아
나보다 못한 벌레놈들 있으니까

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소똥푸고
냄새나는 돼지우리도 치우고
배추밭에 벌레놈들 농약주고
흐뭇하게 내뱉는 말 다 뒤져라

벌레들은 농약먹고 난 밥먹고
난 밥먹고 벌레들은 농약먹고
경운기타고 읍내있는 다방가서
흐뭇하게 내뱉는 말 오빠 또 왔다

나이는 서른셋 장가도 못갔어
하지만 나는 괜찮아
나보다 못한 벌레놈들 있으니까

타바코 쥬스 - 전원일기


온천을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아서 숙소에 있는 스팀사우나를 이용했는데 오랜만에 몸을 지지니 살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가면 때를 제대로 밀고 싶은데 엄청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퍼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눈 스프레이를 피해 다니느라 힘들었는데 퍼레이드를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남미의 축제라면 이런 분위기가 나야하는데 주구장창 눈 스프레이만 뿌려대니 좋아할 수가 없다.

퍼레이드의 마지막 부분에 이상한 인형을 모시고 가는데 꼭 장례행렬 같아서 우리가 본 것이 축제 퍼레이드가 맞는지 헷갈렸다.
자세히 보니 성당에 있는 인형같았는데 신기했다.

배가 고파 3.5달러(한화 3,800원)짜리 스페셜 메뉴를 시켰더니 엄청 푸짐하게 나온다.
특히 아보카도와 함께 먹는 뽀요는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르는 최고의 맛이다.

밥을 먹었으니 후식으로 생과일 주스를 마셔줘야한다.
우선 한 컵을 받고 어느정도 마신 뒤 다시 컵을 주면 믹서기에 남아있던 주스를 다시 채워준다.
이런 푸짐한 주스가 한 컵에 1달러밖에 안 하니 여기가 천국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듯이 난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여행사에 투어상품을 알아보러 갔는데 민규 형님이 결제하길래 그냥 같이 결제를 해버리고 어느 순간 캐노피를 타러 와있었다.

가이드에게 카메라를 맡겼더니 예술사진을 찍어줬다.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느껴진다.

여기 바비큐 한 마리 지나갑니다.

속도가 엄청 빠르지는 않은데 높은 곳에서 줄 하나에 매달려 가니 재미있으면서도 무섭다.
케이블이 끊어지면 슈퍼맨처럼 날 수 있을까.

아, 오늘따라 하늘이 참 맑아 보인다.

창문을 열고 차를 타고 가는데 3층 건물에서 던진 물풍선이 정확하게 내 카메라 가방을 덥쳤다.
다행히 카메라는 젖지 않았지만 잘못했으면 물이 들어갔거나 사고가 났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철렁했다.
자기들끼리 축제를 즐기는 것은 좋은데 위험하게 달리는 차 안까지 물풍선을 던지는 것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그러나 저러나 하늘이 정말 아름답다.
이런 아름다운 하늘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으니 하늘을 좀 날아봐야겠다.

바람이 너무 세서 약해지기를 기다린다.

비행을 할 수 있는 최대 풍속이라 불안한데 아저씨가 자꾸 무리해서 하늘을 날려고 하는 것 같아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으니 믿고 날기로 했다.

아저씨, 부디 집에 있는 토끼같은 딸래미를 생각하며 날아주세요.
그런데 난 진짜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왜 하늘을 날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으아아아아아악.
내가 하늘을 날고 있다.

밑으로 내려갔다가 방향을 바꾸며 올라올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들어 소리를 지르게 된다.
재미는 있는데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25분 정도 하늘을 날고 내려온 나에게 민규 형님이 다음에는 스카이 다이빙을 해보라고 권유하신다.
스카이 다이빙의 스릴은 정말 최고라고 하시는데 난 죽을 때까지 스카이 다이빙을 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뭐하러 그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을 일부러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무서워서 이러는 것 맞습니다.

비행을 몸무게가 무거운 순으로 했기에 내가 가장 먼저 타고 스웨덴 친구, 민규 형님 순서로 타게됐는데 내가 탄 뒤로 바람이 약해져 스웨덴 애가 불시착을 했다.
무전기로 차를 가지고 와달라고 연락이 와 우리가 구하러 갔다.

결국 민규 형님도 불시착을 했는데 이럴 때는 몸무게가 무거워서 좋은 것 같다.
살찐 사람들, 모두 힘냅시다.

내리막 길을 즐기러 올라온 사람을 만났는데 위험할 것 같았지만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나도 자전거를 다시 타고 싶은데 손가락이 괜찮을지 모르겠다.

비싼 식당에서 밥을 사먹기 싫어서 그냥 라면을 끓여먹기로 했다.
형님도 드시는 양이 많아서 마트에서 파는 작은 중국라면 5개에 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끓였는데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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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