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이 좀 탔는데 이거 먹는다고 암에 걸리지는 않겠지.
제일 뒤에 있는 건 식빵이 아니라 옆자리 누나가 준 달달한 바나나케이크인데 사진으로 보니 시커멓게 탄 식빵처럼 나왔다.
오늘도 역시나 KL센트럴 역으로 왔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KL센트럴을 통하는 것 같다.
자꾸 쿠알라룸푸르의 중심으로 오니 옛말에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요새는 말도 서울로 보내야한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나도 다른 지역보다는 최고의 지하철이 있고 밴드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홍대가 있는 서울에서 살고 싶다.
버스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헤메다가 벽을 보니 커다란 화살표가 붙어있었다.
화살표를 따라가니 버스승강장처럼 생긴 곳이 나오긴 했지만 뭔가 이상하다.
다시 돌아가 사람에게 물어보니 반대쪽으로 가라길래 기다렸다가 버스를 탔다.
뭔가 오늘 하루가 꼬일 것 같은 느낌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목적지를 말하고 버스를 탔는데 아저씨가 내려주는 것을 까먹었다.
나도 계속 창 밖을 보면서 왔는데 결국은 종점까지 와버렸다.
아저씨에게 다시 이야기를 하니 돌아가는 버스에 태워주고 제대로 인수인계를 해주신다.
다시 되돌아온 오늘 아침의 목적지는 바로 HELP대학이다.
관광지도 아니고 그냥 대학을 온 이유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금을 마련하려고 한 아르바이트에서 말레이시아의 HELP대학교를 알게됐고 내가 말레이시아에 가면 꼭 들를 거라고 했었기에 오게됐다.
그래도 외국대학이라 학생식당을 기대하고 왔는데 식당은 없고 밖에 밥차가 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돌아온다.
고작 이 대학교 건물 하나를 보려고 몇 시간이 걸렸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꼭 가보고 만다고 했었기에 기대하며 왔는데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대학교는 캠퍼스도 작아서 술 먹기도 애매할 것 같다.
대학생이라면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청춘과 낭만과 꿈을 이야기하며 술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 이제 우리나라도 대학 캠퍼스에서 술 못 먹는구나.
다시 중심으로 돌아와 복잡한 곳으로 왔다.
중간에 바쁘고 피곤해서 버스에서 자고 급하게 줄을 서느라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에 온 곳은 14.5km 길이의 케이블카가 있는 겐팅하이랜드다.
겐팅하이랜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해발 1800m에 있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엄청 긴 케이블카와 여러가시 시설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아침에 KL센트럴에서 버스를 예약해 놓고 오후에 찾아왔다.
9시쯤 버스를 예약하러 갔더니 오후에 출발하는 버스밖에 안 남아있었던 것을 보니 정말 유명한 것 같다.
혹시나 가실 예정인 분들은 전날 미리 예약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촌놈이라서 케이블카는 객차가 줄을 타고 올라가는 줄 알고 있어서 참 신기하다 생각하면서 잘 살펴보니 줄에 객차가 고정되어있고 줄이 돌아가는 원리였다.
처음 케이블카에 탔을 때는 신기했는데 올라갈수록 안개가 심해지고 밑에는 나무만 보여 살짝 무섭다.
하지만 무서운 것도 잠시일뿐 금세 지루해진다.
역시 사람은 무서워하면서도 끊임없는 자극을 원하는 동물인가 보다.
한 20분 정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드디어 건물이 보인다.
호텔인 것 같은데 안개가 심해서 창 밖을 보면 무서울 것 같다.
밖에서 본 건물은 허름해 보였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니 휘황찬란하게 꾸며져있다.
겐팅하이랜드 안에는 카지노, 놀이공원, 레스토랑 등 각종 유흥거리가 몰려있다.
우선은 전체적으로 한번 둘러보고 있는데 창밖으로 놀이공원이 보인다.
놀이공원을 보는 순간 내가 살아가면서 혼자 롤러코스터를 타러 갈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으니 여행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혼자 롤러코스터를 타보자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여행자라는 이유 하나로 남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즐기면 되니 참 좋다.
우리 너무 체면과 격식에 얽매여서 살지 말아요.
'눈치보지 마라 애야, 눈 돌아 간단다.'라고 스키조가 말했다.
여러 공연의 정보가 있는데 K-pop이라는 글자가 보여 가보니 드림콘서트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다고 홍보 중이었다.
해철이형이 오는 것이었다면 모를까 아이돌들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그냥 스쳐 지나간다.
아, 그렇다고 여자 아이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태연과 수지를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여자분들을 사랑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표를 사러 갔는데 자유이용권만 판다.
오전에 도착했다면 아무 걱정없이 자유이용권을 샀을텐데 오후 3시가 넘어서 도착했기에 자유이용권의 뽕을 뽑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
결국 인연이 아닌가보다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나왔다.
지지리 궁상떨지 말고 놀이공원은 사랑하는 님과 함께 가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
하늘은 화창하고 구름은 아름다운데 내 님은 어디에 계시는 것인가.
이것도 하늘만 알고 있으려나.
놀이공원 입장료를 안 쓰게 됐으니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카페가 있길래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봤던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에 나온 미트파이가 떠올라 미트파이를 시켰다.
미트파이는 처음 먹어봤는데 속에 고기가 들어있는 것이 신기하면서 꽤 맛있었다.
속이 들어있는 음식 사진을 찍을 때 속을 같이 보여줘야 더 먹음직스러운 것은 알고 있지만 남들이 볼까봐 민망하니 그냥 겉만 찍는다.
겉보다는 속이 중요하다지만 난 둘 다 제대로인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 달랑 고기파이 하나만 먹고 내려가기는 아쉬워 구석구석 둘러봤지만 딱히 볼 것이 없었다.
이 아저씨는 참 나쁜 아저씨다.
내려가는 케이블카 티켓을 어디서 사냐고 물어보니 줄 서고 있다가 사면 된다길래 줄을 선 뒤 계속 기다렸는데 입구에 있는 직원이 표는 줄 밖에서 살 수 있다며 나가서 표를 산 뒤 다시 줄을 서야한다고 한다.
속으로 아저씨 욕을 하면서 표를 사고 다시 줄을 섰다.
내려갈 때는 안개가 더 심해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케이블이 끊어진다면 어떤 안전장치가 있나 찾아봤는데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더 무섭게 보인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이 안전하게 내려왔다.
돌아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웬만한 버스는 다 매진이고 2시간 뒤에 출발하는 버스 한 대만 남아있었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으로 가는 버스였지만 이 곳에 갇혀서 택시를 타고 갈 수는 없으니 표를 끊으며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니 지하철역 근처라고 한다.
놀이동산에 들어갔다면 겐팅하이랜드에 갇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음료수를 뽑았는데 아주 따뜻한 오렌지음료가 나왔다.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 신기한 음료다.
자판기에서 따뜻한 음료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는데 왠지 느낌이 쎄하다.
왜 슬픈 예감은 항상 맞는 것일까.
음료수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는데 카메라가방에 메달아놓았던 우산이 안 보인다.
정류장 근처를 다 뒤져보고 내가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가봤지만 내 우산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 무겁기는 했지만 자동우산이라 좋았는데 우산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했다니 정말 바보가 따로없다.
말레이시아는 언제 비가 올지 모르기에 차이나타운으로 돌아오자마자 싼 우산을 하나 사고 펼쳐보니 양산이라 충격을 조금만 줘도 우산이 접힌다.
그자리에서 환불해달라고 따졌지만 자기들은 환불이 안된다며 끝까지 버텨 계속 싸우니 절반만 환불해준다고 한다.
계속 버텼지만 절반 이상은 못 준다고 해 돈과 인형하나를 집어왔다.
물건을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돈을 주다니 정말 바보가 맞나보다.
차이나타운에서 물건을 사기에는 믿음이 안 가 근처에 큰 문구점에 들어가니 한국에서 본 브랜드가 보인다.
한국에서 디자인 했다며 한글도 써있길래 같은 중국산이어도 한국업체가 파는 우산이 나을거라는 희망으로 샀다.
물론 이번에는 먼저 펼쳐서 멀쩡한지 확인하고 돈을 냈다.
더 돌아다니면 번개라도 맞을 것 같아 그냥 컵라면 하나를 사다 먹었는데 맛도 별로였다.
번개 맞기 전에 씻고 잠이나 자야겠다.
<오늘의 생각>
일진이 참 더럽다.
더 돌아다니면 더 큰 일이 터질 것 같다.
아침은 언제나 서양식이다.
난 밥이 좋은데 서구권 나라로 가서 빵만 먹고 다닐 생각을 하니 조금 걱정이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 여행을 돌아보면 내가 어디에 가서 먹을 것을 걱정하는 것이 웃기다.
어제 싸우고 돈 대신 받아온 스마일 빵을 어디에 붙일까 고민하다가 카메라가방에 붙였다.
이제는 웃는거야. 스마일 어게인~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행복한 순간이야 Happy days
움츠린 어깨를 펴고 이 세상 속에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슬픔은 잊는거야 Never cry
뜨거운 태양 아래 Sunny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라면 돼*
항상 똑같은 생활 속에 지쳐가지만
나를 누르는 힘든 일에 쓰러지지만
고개를 숙일 건 없어
그 속에 행복있는 걸 찾으면 돼
나의 주위를 둘러 봐 힘겹다 느낄 때
맑은 어린아이의 모습에 미솔 닮아 봐
아주 가끔은 사랑 있어 즐겁게 웃고
또 어떤 날은 사랑으로 울기도 하고
쉬운 건 하나도 없어
그 속에 기쁨 느끼면 그걸로 돼
조금 낮추어 돌아봐 삶이 무거울 때
아무 말없이 뛰고만 있는 많은 사람들
라라라 Smile again
라라라 Happy days
커다란 하늘처럼만 더 크게 웃고
더 크게 생각하는거야
눈물은 잊는거야 Never cry
푸르른 햇살처럼 Sunshine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기도할게
엄정화 - Festival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너무 더워 그늘만 찾아 다니다가 지나가는 사람의 손에 들린 슬러쉬를 발견했다.
바로 옆에 보이는 세븐일레븐으로 무작정 들어가 큰 컵으로 하나 샀다.
셀프서비스라 양껏 담아 밖으로 나와서 입에 넣는 순간, 천국을 봤다.
이번에 간 곳은 많이 본 I♡KL 조형물이 서 있는 쿠알라룸푸르 시티갤러리다.
인터넷에서 저 조형물과 비슷한 것 모양이 세계에 많이 있는 것을 봤는데 어디가 원조인지 궁금하다.
안에 들어가면 작가들이 찍은 쿠알라룸푸르의 사진들이 있는데 정말 잘 아름답게 잘 찍었다.
작가들의 사진을 보고 내 사진을 보면 원빈 앞에 선 일반인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사진은 못 찍어도 글은 재미있으니 괜찮다고 하고 싶지만 다른 여행기에 비하면 내 여행기는 오징어같다.
그래도 난 1년 동안 꾸준하게 글을 써오고 있으니 그것만은 남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1년은 더 여행하며 세계를 돌아다닐 것이니 남들이 나를 부러워해야지 내가 남들을 부러워하면 안 된다.
그러니 저를 부러워하세요.
그런데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쿠알라룸푸르의 전경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 정말 이쁘게 잘 만들어놨다.
서울도 이렇게 모형으로 만들면 쿠알라룸푸르보다 이쁠 것 같다.
감사합니다.
중간에 있는 한자는 읽을 줄 모르는데 눈치로 보면 99.9999% 씨에씨에인 것 같다.
다른 나라로 가기 전에 옷을 한벌 사볼까 해서 쇼핑몰을 돌아다녀봤는데 이쁘면 비싸고, 싸면 마음에 안든다.
옷은 사야겠는데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에라 모르겠다. '아이언맨3'이나 봐야지.
싱가포르에서 포스터를 본 순간부터 볼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데스크에 가서 언어를 물어보니 영어에 말레이어 자막이라길래 그냥 표를 끊었다.
영화관 앞에서 감자튀김과 음료수를 사서 포장해달라고 하니 주인아저씨가 당황하며 영화관 안에는 영화관에서 파는 음식만 반입이 가능하고 외부음식물은 반입이 안된다고 하신다.
가지고 있는 가방이라고는 카메라가방뿐이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쇼핑백을 하나 구해오시더니 안 보이게 넣어주신다.
옆자리에서 먹고 있던 말레이시아 누나들도 다가와 자기들도 외부음식 들고 잘 들어간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영화볼 때 음료수 하나만 들고 들어가는데 외국이니 기분을 낸다고 샀다가 큰일 날 뻔 했다.
다행히 무사 통과하고 영화를 보는데 영어스펠링으로 된 말레이어 자막이 나오니 더 헷갈린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영어를 못 하기에 핑계대는 거 맞아요.
그래도 때려부수는 영화라 무리없이 보긴 했는데 전작에 비하면 별로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옷을 사려고 돌아다니다가 귀찮아져서 그냥 지오다노에 들어가 바지 2벌을 사고 나왔다.
남의 눈은 신경쓰지 않고 거지처럼 입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옷에 다시 신경을 쓰려하니 머리가 아프다.
말레이시아도 외래어는 발음을 그대로 쓰나보다.
버스를 바스라 부르는게 귀엽다.
오늘도 단골집으로 갔다.
밥 먹을 때 물을 같이 마시면 위에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원래 식당에서 물을 안 마시는데 아저씨가 공짜라며 얼음물을 따라주신다.
아저씨가 나를 생각해서 준 물이니 즐겁게 마신다.
스마일 빵의 유통기한은 하루였나보다.
본드로 붙여놨더니 그 부분만 남기고 떨어져 나갔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바란다.
<오늘의 생각>
쇼핑이 참 어렵다.
돈을 안 쓰고 다녔더니 돈 쓰는 법을 잊어버렸다.
난 잼보다 버터가 더 좋다.
말레이시아에도 망고를 팔긴 하는데 비싸다.
오늘도 과일가게를 지나가다가 안 익은 초록망고는 무슨 맛일까 궁금해하고 있으니 주인 아줌마가 엄청 달다고 걱정말고 먹으라고 한다.
아줌마의 표정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길래 사봤는데 초록망고는 덜 익은 망고가 아니었다.
그저 겉만 초록색일뿐 껍질을 까보면 노란 속살이 자태를 뽐내고 계시고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망고 중에 최고로 단 맛이 났다.
정말 정말 정말 진짜 최고로 맛있었다.
겉모습만 보고 망고님을 멋대로 판단한 저를 용서하시옵소서.
내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세상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다.
하루종일 방에서 에어컨을 켜 놓고 여행기를 쓰고 인터넷을 하며 빈둥거리다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은 푸짐하게 메인 메뉴를 두가지나 시켰다.
고기를 먹을 때는 항상 채소를 먹어야한다고 배웠다.
여기가 내 단골가게인데 길거리 가게치고는 꽤 깨끗하고 맛있고 아저씨도 좋다.
위치는 차이나타운 근처 골목이니 혹시 말레이시아로 여행 갈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한번 들러보세요.
슈퍼에 가니 인도의 타이거과자를 팔고 있다.
인도에서는 10루피(한화 200원)짜리가 말레이시아에서는 1.50링깃(한화 600원)이나 한다.
역시 물 건너오면 다 비싸진다.
하지만 난 인도에서 싸게 많이 먹었으니 괜찮다.
<오늘의 생각>
그냥 흘러갔다.
아침에 일어나 몸을 깨끗이 씻고 말레이시아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늙어서 그런지 나와 함께 늙어가는 소녀시대가 좋다.
태연이 제일 이쁘다.
KL센트럴 역에 있는 음료수 자판기인데 슈퍼보다 더 싸서 KL센트럴을 지나갈 때마다 애용했었다.
이 자판기도 마지막이니 음료수를 2개 뽑아서 버스를 타러 간다.
위에 여백에 있는 버스 사진은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입니다.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세요. 그래도 안 보일테지만요.
당연히 공항으로 가는 스카이버스 사진을 찍었을 줄 알았는데 깜빡했나보다.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바로 공항이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인 KLIA가 아니라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전용 터미널인 LCCT로 왔는데 터미널도 저가항공사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무것도 없고 수십 개의 에어아시아 카운터만 줄지어있다.
항공사 하나가 터미널을 혼자 쓰는 것을 보며 에어아시아가 얼마나 큰 기업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체크인 시간이 좀 남았기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말레이시아 링깃이 좀 많이 남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런치타임에 오면 음료를 공짜로 준다는 식당이 있길래 30분 정도 기다려 런치타임이 시작되고 들어갔다.
물론 런치타임이 되자마자 바로 들어가면 없어보이니 10분 정도 더 기다리다 들어가는 센스는 잊지 않았다.
사진을 못 찍어 채소샌드위치처럼 나왔는데 칠면조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다.
정말 맛있었다.
저가항공이라 그런지 비행기까지 태워다주는 버스같은 것은 없고 걸어서 비행기로 이동한다,
인간에게 두 다리가 있는 이유는 걷기 위함이다.
난 촌놈이니 이번에도 창가자리로 달라고 했다.
구름은 언제봐도 이쁘다.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스카이다이빙은 절대, 죽을 때까지 안 할거다.
한치의 거짓말도 보태지 않고 내가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에 말레이시아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린 이미지는 프링글스의 나라였다.
물론 프링글스는 미국의 과자지만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프링글스의 제조지는 말레이시아인 것이 많았기에 제조지에서 먹는 프링글스의 맛이 궁금했었는데 맛은 똑같은 맛이었다.
포장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포장지를 통일했는지 말레이시아에서 산 프링글스에도 한글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에 대해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도 아니고 프링글스라니 살짝 부끄럽다.
잠을 자다 일어나니 밥을 준다.
저가항공사라 밥도 돈을 내지 않으면 안 주는데 남들 밥 먹을 때 구경하는 짓이 제일 못된 짓 중에 하나라 배웠기에 당연히 신청했는데 맛있었다.
밥을 먹고 음악을 듣다보니 드디어 새로운 도시가 보인다.
과연 이 곳은 어딜까.
궁금하신 분은 다음 주에 또 들러주세요.
그런데 저번에 인도 코치에서 싱가포르로 갈 때도 많은 분들이 싱가포르라고 예측했었는데 이번에도 단서들이 많아 맞추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오늘의 생각>
이제 비행기 타는 것이 그냥 기차타고 떠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말레이시아 여행 경비>
여행일 9일 - 지출액 1080링깃 (한화 36만원)
싱가포르에 있다가 말레이시아로 오니 천국에 온 기분이 들 정도로 물가가 쌌다.
쿠알라룸푸르에만 있었지만 재미있었고 웬만한 볼거리들은 다 봤다.
약 15만원짜리 기념품을 샀으니 순수한 여행경비는 20만원 정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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