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어트렉션 익스프레스이니 뭔가 재밌는 것을 하러 가는 것이겠지요.
아 설렌다.
나이트 사파리는 싱파포르의 명물 중에 하나인데 밤에 동물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신기한 동물원이다.
인터넷을 보니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도 있었지만 별 걱정없이 그냥 갔다.
내 마음속에 해보자는 마음이 든 이상 후회를 하더라도 내가 직접 가서 당해보고 후회하는 거다.
말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지만 이왕이면 재밌으면 좋겠다.
호랑이 열차를 타고 가면서 가이드가 동물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면 해당하는 동물을 찾느라 바쁘다.
밤이라 최대조리개를 사용하기 위해 오랜만에 단렌즈로 바꿨는데 50mm 화각이 너무 좁게만 느껴진다.
나이트 사파리는 철조망이 없고 구덩이를 파 놓아서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그런데 동물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명이 없기에 눈으로는 보이는데 사진은 찍기가 힘들다.
또한 동물들의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플래쉬도 못 터뜨리고 열차는 느린 속도로 계속 움직이기에 셔터속보 확보가 정말 힘들었다.
이리저리 시도해보다가 결국 사진찍는 것을 포기하고 눈으로만 보기로 했다.
나이트 사파리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가서 보세요. 재밌어요.
열차에서 내려 길을 따라 걷다가 내린 곳으로 돌아와 다음 열차가 오면 다시 타면 된다.
트레일 코스 안에는 유리창 안에 가둬 둔 여러가지 동물들을 볼 수 있었는데 어두운 밤에 동물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박쥐는 커다란 철망으로 된 구조물 안에 풀어놓아서 사람들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애들도 있었다.
꼭 나를 물어뜯을 것 처럼 생겼지만 과일을 먹고 산다고 한다.
동물들을 소개하는 표지판에는 각 동물들을 협찬한 회사를 써 놓는데 호랑이를 협찬해준 회사는 'Tiger Balm'으로 그 유명한 '호랑이 연고' 회사다.
뭔가 웃겨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동물원이라고 화장실 입구에는 커다란 수족관을 만들어 놨다.
그런데 물고기도 동물인데 왜 동물원에 물고기가 있는 것이 신기한 것일까.
출구 쪽에는 올빼미를 데리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물론 공짜는 아니다.
예전에 해리포터가 한참 유행일 때 올빼미를 키우는 사람들이 TV에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냉동쥐를 먹이로 주는 것을 보고 난 평생 올빼미를 키우게 될 일은 없겠구나란 생각을 했었다.
여기서 잠깐 상식.
부엉이는 올빼미목 올빼미과에 속한 모든 새를 일컫는 명칭이라고 한다.
불쇼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입구에서 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동물원 관람 전이나 후에 시간을 맞춰서 보면 된다.
물론 이건 무료다.
가라, 파이리. 너로 정했다.
아저씨들 근육도 장난이 아니여서 여자관객들의 만족도가 엄청 높았다.
불과 물에는 참 신기한 마력이 있는 것 같다.
군대에 있을 때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아름다웠는데 불도 물처럼 아름다워 바라만 보게 된다.
물론 아름다움에 취해 내 몸을 태우면 안 되니 조심해야 한다.
민망하지만 사진 정리를 하다보니 불쇼사진이 괜찮게 나온 것 같아 욕심을 부려 올리다 보니 이렇게 되버렸다.
나이트 사파리는 직접 눈으로 경험하는 겁니다.
조명을 켜 놓으니 센토사 섬에 있던 것 보다 더 귀엽다.
머리를 한 번 만져보고 싶은데 너무 크다.
어제는 별로였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참 이쁘다.
싱가포르를 떠나고 나서 들었는데 밤이 되면 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레이저쑈를 한다고 한다.
그 정보를 알았다면 시간을 맞춰서 봤을텐데 아쉽다.
확실한 사전조사를 하지 않고 여행을 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데 그래도 그게 내 여행스타일이니 별 수 없다.
하지만 짜여진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참 좋다.
무엇보다 계획을 세우는 귀찮음을 덜 수 있다.
머라이언 동상과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한 장에 담고 싶었는데 무리다.
술도 안 마셨었는데 야경에 취했었나 보다.
거리의 간판들과 조명들이 다 이쁘다.
이 곳을 못 알아냈다면 무엇을 먹었을지 궁금해진다.
<오늘의 생각>
역시 호랑이가 최고다.
난 땅콩버터가 퍽퍽해서 맛있는 것을 잘 모르겠는데 미국 애들은 환장을 하니 신기하다.
문이 열리는 쪽도 따로 표시가 돼있어 불이 들어온다.
싱가포르의 바로 옆나라인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버스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국경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말레이시아의 조호르바루로 연결된다.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로 바로 가기 아쉬워서 조호르바루를 들려보려고 정보를 찾아보니 조호르바루에는 레고마을이 있다고 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처럼 안에 들어가면 모든 것들이 레고로 만들어져 있다는데 레고에는 딱히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싱가포르 여행 경비>
여행일 3일 - 지출액 180 SGD (한화 15만원)
밥 값이 비싸 밥 먹는 것이 무서워 음식을 잘 못 챙겨 먹었다.
숙박비 약 5만원은 엄마찬스를 썼기에 2박 3일간 총 지출비는 20만원.
예전에 라오스에서 베트남 넘어갈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고 친절하다.
어제 점심도시락용으로 사 놓은 식빵과 잼이 남아서 알뜰하게 오늘까지 먹는데 오렌지 마멀레이드가 너무 달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말레이시아 돈을 받아주냐고 물어 보니 대충 환율을 계산해서 받아주길래 군것질거리 몇 개를 샀다.
쇼핑몰이라 환전소가 있길래 남은 싱가포르 달러를 환전하고 지하철 역을 물어 지하철을 타러 가니 모노레일이다.
객차의 크기가 작은데다 사람들도 많아 큰 배낭을 메고 겨우 탔다.
어디를 가던 차이나타운 근처에는 싼 숙소들이 뭉쳐있다.
인도에서 생선커리를 먹었지만 생선구이를 먹어본지는 오래 됐기에 들어가 접시밥을 시켰는데 진짜 맛있었다.
거기다 싱가포르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싸고 푸짐하다.
말레이시아도 덥고 습한 나라인데 에어컨이 안 나오니 꿉꿉하다.
역시 한번 문명의 맛을 보니 계속해서 더 큰 것을 바라게 된다.
<오늘의 생각>
바로 옆나라인데 물가차이가 심하다.
코끼리라길래 강할 줄 알았는데 반년을 못 버티다니 실망이다.
밥 담을 때 옆에서 많이 달라고 하니 수북하게 담아 준다.
국물도 많이 뿌려줘 행복하다.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본다는 것은 숙소에 있을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기에 조금 좋은 숙소로 옮겼다.
하루에 28링깃(한화 9000원)인데 아침도 주고 에어컨은 상시 가동이다.
쿠알라룸푸르에는 GOKL이라는 무료 시내버스를 운영한다.
배차간격은 15분정도로 2개의 노선이 있는데 중간에 환승지점도 있어 웬만한 곳은 다 지나가기에 여행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많이 이용한다.
공짜 밥이나 공짜 교통수단은 나같이 가난한 여행자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다.
무료버스가 있다길래 혹시나 말레이시아도 기름이 나오나 찾아보니 산유국이라고 한다.
땅파면 기름도 나오고 좋겠다.
무료로 나눠주는 것을 받아다가 돈을 받고 팔다니 대단한 장사수완이다.
시티은행이 기존에는 1달러만 수수료로 떼가더니 이제는 전자금융수수료라고 출금액의 0.2%를 또 떼간다.
가슴이 아프지만 대체할 카드가 없으니 별 수 없다.
공장으로 찾아가 리셉션에 공장 견학을 왔다고 하면 가이드가 와 영어로 설명을 해준다.
난 혼자기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견학을 할 줄 알았는데 가이드 누나 한 명이 오더니 바로 가자고 한다.
사람이 오면 그냥 바로바로 견학을 시켜주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역시 금이 최고다.
차라리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찍는 게 낫다.
주석제품이 만들어지는 각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데 거푸집에 넣고 틀을 잡는 모습부터 세공하는 모습까지 각 단계별로 보여준다.
주석으로 만든 잔에 찬 음료를 넣으면 잔이 금방 시원해지고 보냉 효과도 뛰어나다며 물을 한잔 따라주는데 정말 시원해 제품에 대한 구매욕구를 상승시킨다.
옆에서는 자기가 직접 주석잔을 만들 수 있는 체험장도 있는데 내 여행이 많이 남았으니 그 것은 패스하고 잠시 뒤에 만날 친척 누나에게 줄 선물을 샀다.
주석잔 2개 세트를 샀는데 480링깃(한화 15만원)이나 한다.
비싸긴 했지만 이쁘고 신기해서 샀는데 마음에 들어하면 좋겠다.
공장이 시내와는 조금 떨어져있기에 들어 올 때는 근처 지하철 역에서 택시를 타고 들어왔었다.
리셉션에 콜택시를 물어보니 콜택시를 부르려면 신용카드가 필요한데 내 카드는 인증이 안된다길래 괜찮다고 걸어간다고 말하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다.
잠시 후 직원 한 명이 차를 몰고 나와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주는데 정말 고마웠다.
내가 물건을 산 것도 이유겠지만 고객을 제대로 신경써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여러분 쿠알라룸푸르에 가셨으면 로얄 셀렝고르 공장은 꼭 가세요.
지하철 애호가인 내 입장을 말하자면 한줄서기가 편하긴 편하다.
아... 이 때까지만 해도 내가 외국에 있는데 기아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어떻게 하냐라는 설레발을 쳤었던 내가 바보다.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3연패를 한 삼성 축하드립니다.
그나저나 기아는 어떻게 해야하나.
게다가 화교, 인도인, 원주민인 말레이 사람들까지 섞여 지내다보니 다양한 식문화가 섞여 먹을거리가 많고 맛있다.
야구르 보고 밖으로 나와 길을 지나가다가 새로운 노상가게를 찾았는데 맛도 있고 주인 아저씨도 친절해 마음에 든다.
가격은 당연히 싸다.
<오늘의 생각>
말레이시아는 참 좋은 나라같다.
'World Travel > 싱가포르-Singapo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8. 밥 먹기 무서운 나라, 싱가포르. (30) | 2013.11.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