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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싱가포르-Singapore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8. 밥 먹기 무서운 나라, 싱가포르.


드디어 문명의 세계에 도착했다.
이번에 도착한 나라는 바로 싱가포르다.
깔끔한 공항의 모습을 보니 문명의 세계에 도착한 것이 실감이 났지만 생각해보니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큰 공항은 다 깨끗한 것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선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야한다.
오랜 시간동안 지하철을 안 탔다면 당황했겠지만 난 인도 지하철을 타봤기에 아무렇지 않게 지하철을 탄다. 
인도에서 네팔을 넘어갈 때는 비슷한 나라라 별 감흥이 없었지만 인도에서 싱가폴로 오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곳에 왔다는 생각에 설렌다. 

그런데 지하철 1회용권을 안 판다.
그래서 피같은 돈으로 충전카드를 사고 충전을 했다.

시내로 들어와 차이나타운 근처에 숙소를 잡았는데 침대가 엄청 깨끗하다. 거기다 에어컨도 마음대로 켤 수 있다.
방에서 에어컨이 나오다니 정말 최고다.

싱가포르에 오기 전에 싱가포르는 물가가 비싸다길래 숙소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었다.
인도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숙소를 알아보긴 했지만 나 하나 잘 숙소가 없겠냐는 생각에 미리 예약은 안 했었다.
당연히 방은 있었지만 가격을 물어보니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가격과 직접 계산하는 가격의 차이가 너무 심해 현장에서 인터넷으로 결제를 했다.
체크카드는 숙박시설 예약이 안 되길래 엄마에게 전화해 엄마찬스를 썼다.
불효자는 웁니다.

밖에 나오니 가랑비가 내리는데 더우면서 습한 날씨다.
내가 제일 싫어 하는 날씨다.
그런데 이런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구나.

싱가포르 구경을 해야하기에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가 금방 그친다.
그래도 습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에어컨 바람을 한번 맛 본 뒤라서 그런지 끈적이는 느낌이 더 불쾌하게 느껴진다. 
역시 사람은 서 있으면 앉고 싶어하고, 앉으면 눕고 싶어하는 만족을 모르는 동물인가 보다. 

배가 고파 어디를 가야 밥을 싸게 먹었다고 소문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걷고 있는데 차이나타운 푸드 스트릿이 보인다. 

나랑 싸우자는 것이냐.
이 접시밥 한 그릇이 싱가폴달러로 6달러(한화 5000원)이다.
물론 밥은 찰밥이라 맛있었지만 물가가 미친 것 같다.
엄청 싼 나라에서 비싸기로 유명한 나라로 왔더니 더 비싸게 느껴진다.
밥 먹기가 무서워진다. 

밥 값도 비싸고 지하철 요금도 비싸다.
하지만 지하철 시스템은 잘 되어있다.
에어컨도 빵빵해서 참 좋다. 

지하철에서 내려 그 유명한 센토사섬으로 가는 모노레일을 탄다.

지하철 요금을 내고 몇 정거장 안 가서 다시 모노레일로 갈아타는데 환승할인도 없다.
쳇. 치사하다. 역시 서울지하철이 최고다.

싱가폴은 도시국가로 한 도시가 나라 전체이다.
면적은 서울보다 약간 넓은 정도기에 천연자원이 없어 중개무역과 금융업, 관광업 등이 경제기반이다.
하지만 2012년에 1인당 GDP가 5만불이 넘었다는 것을 보니 이 미친 물가가 이해된다. 
잘 사는 사람들이니 이 정도 밥 값은 껌 값이겠구나. 

접시밥 한 그릇은 위에 기별도 안 갔기에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샀었는데 이 것도 비싸다. 
샌드위치 뒤에 있는 물은 인도에서 가져 온 물인데 슈퍼에서 물 가격을 보니 가져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 비싸다. 
그런데 샌드위치를 먹어도 배가 안 부르다. 

센토사 섬은 여러가지 유흥거리가 모여있는 관광단지인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이 유니버셜 스튜디오이다.
안에 들어가면 영화촬영장처럼 꾸며져 있고 롤러코스터도 있다고 하는데 난 별로 안 끌려서 그냥 지나쳤다.
값이라도 싸면 모르겠지만 6만원 정도 하는 입장료를 내고 구경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난 로봇에 열광하는 어린애가 아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초콜릿을 사먹어야지.
그런데 왜 허쉬에는 카카오 99% 다크 초콜렛이 없을까.
다크 초콜릿을 찾는다고 했더니 직원이 99%짜리는 없다고 하며 다른 것을 추천해준다.
처음 다크 초콜릿을 먹었을 때는 크레파스를 먹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 맛이 좋다. 

걷다보니 수족관 광고가 나오는데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광고가 나를 자극했다.
나는 로봇에 열광하는 어린애는 아니지만 큰 것에 열광하는 어른이다.
최대, 최고의 수식어가 붙으면 혹한다.
들어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연인, 가족들만 들어간다.
혼자 처량하게 물고기들을 보며 신기해할 생각을 하니 왠지 슬퍼져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기념사진을 찍는 곳에서 커플들 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한장 찍어달라고 했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니 관광지에서 복대를 메고 다니는 모습이 참 추하다.
'나도 꾸미고 다녀야 하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화려하게 꾸미고 다닐 여력도 안되고 내 영혼이 아름다운데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환하게 웃는 법이나 더 연습해야겠다. 

임진각에서는 이 망원경으로 북한도 볼 수 있는데 여긴 어디가 보이려나.

구경하는 것은 그냥 지나쳐도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것은 안 지나친다.
한번 타면 정떨어지니 세번탈까, 다섯번을 탈까 고민하다 세번만 타기로 한다. 

루지는 내리막길에 조성된 트랙을 브레이크와 방향조절만으로 내려오는 카트다.
트랙은 2가지 코스가 있는데 난 드래곤코스가 더 재미있었다.
이 것도 역시나 커플들이 주로 타길래 브레이크를 안 쓰고 모든 커플들을 제치며 내려왔다.
루지는 서로 사랑을 속삭이며 조심조심 내려오라고 만든 놀이기구가 아니다.
커플지옥 솔로천국. 

아래로 내려간 뒤 다시 출발점으로 올라가려면 리프트를 타야한다.
그런데 앞에있는 커플 뽀뽀하는 거 다 봤어요.
보고 싶어서 본게 아니라 그냥 보였어요.
하나도 안 부러운데 눈물이 난다. 

섬이니까 당연히 해변도 있다.
여기는 실로소비치인데 딱히 아름답지는 않았다.
내 미적기준이 너무 높은 걸까. 

싱가포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머라이언 동상이다.
사자 머리에 물고기 몸통을 한 동물인데 사자는 싱가포르의 원래 이름인 사자의 도시라는 뜻의 싱가푸라에서 따오고, 물고기는 항구 도시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저 꼭대기에 올라갈 수도 있는데 난 고소공포증이라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센토사섬 안에는 카지노도 있는데 카지노를 보자 마자 든 생각은 들어가면 음료가 공짜라는 생각이었다.
밖은 후덥지근한데 카지노는 시원하고 역시나 음료수도 무료였다.
난 운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도박은 하지 않았다. 

아마 혼자서 다시 오는 일은 없겠지만 다음에 다시 봅시다.

센토사 섬은 비보시티라는 쇼핑몰과 연결돼 있어 구경을 하며 지나가는데 동대문이라는 음식점이 보인다. 

서울마트도 있다. 
싱가포르도 한국인이 많이 찾기는 하나 보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도 여행 중에 한식을 먹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내 관심은 단팥빵이다.
빵집에서 속에 단팥이 들어간 번을 팔길래 샀는데 50% 부족하다.
속이 꽉 찬 한국 단팥빵이 그립다. 
단팥빵을 먹었으니 다시 움직인다. 
인도에서는 천천히 다니는 것에 익숙했는데 싱가포르는 모든 것이 몰려 있다보니 계속 움직이게 된다.
물가가 비싸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고 도시의 모습은 딱히 신기하지 않아서인 것 같기도 하다.
아마 셋 다인 것 같다. 

싱가포르에는 여러가지 볼거리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이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이다. 

제일 위의 넓은 튜브 모양의 구조물에는 수영장이 있다는데 저렇게 높은 곳에서 수영하면 무슨 기분일지 궁금하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건물인데 이렇게 보니 별로 아름답지가 않다.

그렇다면 아름다워질 때까지 기다려야지.
공원에 걸터앉아 음악을 들으며 해가지기를 기다린다.
아직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아름다운 지는 모르겠는데 앞에 있는 루이비똥 건물은 이쁘다. 
역시 명품은 다르긴 다르구나. 나도 된장남인가 보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평범했던 건물들에 불이 하나씩 켜지며 도시가 아름다워지기 시작한다.
요새는 핸드폰에도 적용되는 평범한 기술이라 하지만 여행을 다니니 파노라마 기능은 정말 혁신이다. 
사진을 누르면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어요. 

호텔 앞은 강이라 바로 밑에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57층짜리 호텔인데 너무 작게 나왔다.
보름달과 호텔의 모습을 잘 담았다면 참 이뻤을텐데 아쉽다.

하루종일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간다.
싱가포르의 지하철은 무인지하철이라 기관사도 없고 객차의 끝에 가면 앞부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하라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 

방에 들어가니 말레이시아에서 온 애들이 있었다.
소셜커머스에서 싱가포르 비행기 티켓이 싸게 나와 여행을 왔다고 한다.
싱가포르 물가 이야기를 하다가 밥값이 너무 비싸다고 투덜댔더니 자기들이 싼 곳을 안다며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점심에 먹은 밥과 가격은 비슷한데 질이 다르다.
아. 행복하다.

기분도 좋으니 음료수도 하나 마신다.
우유같은 맛인데 달달하다. 
분홍색이지만 딸기우유 맛은 아니다. 

<오늘의 생각>

밥먹기가 무섭다. 

 

숙소값이 비싸서인지 조식이 포함되어 있다.
조식이라 해봤자 빵과 잼, 콘푸로스트가 전부지만 맛있게 먹는다.
아침은 왕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말이 있는데 난 아침부터 사흘은 굶은 거지처럼 많이 먹었다.
그래도 눈치는 있어서 막 쌓아놓고 먹지는 않고 한 쪽씩 가져다 야금야금 많이 먹었다.

정수기에 물을 뜨러 갔는데 커피머신도 있었다.
이런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기하고 감동받는다.
난 커피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냥 지나치려다가 자세히 보니 핫초코인 MILO가 있다.
여기 애들은 마일로를 많이 마시길래 한잔 마셔봤는데 밍밍해서 내 취향은 아니다.

내가 가끔 찌질할 때도 있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망고빙수처럼 고급스러운 것도 먹을 줄 아는 남자다.
어제 저녁에 싱가포르에 대해 검색하다 찾은 빙수가게인데 입에서 살살 녹는게 참 맛있다. 

싱가포르의 지하철에서는 어떠한 음식물도 먹을 수 없다.
심지어 물도 마실 수 없다는데 깨끗한 환경을 위한 것이라해도 너무 심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빨대가 안 꽂혀진 음료를 들고 타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에 가는 곳은 보타닉가든이다.
보타닉가든이라 하면 뭔가 있어보이지만 그냥 식물원이다. 

우수에 찬 눈빛으로 한적한 공원을 걷는 차가운 도시남자이고 싶은데 현실은 난민이다.

근데 이것들도 쌍으로 노네.
 



아 덧없다 사랑은 한없이 달콤 쌉싸름하더구나

무엇이 내 마음 달래리

남자! 뭘해도 폼에 살고 지고

남자! 바람따라 구름따라 가긴

개뿔~ 사실은 여린가슴 순정파라오


낭자! 그대는 나를 어찌보오

낭자! 남자 어디를 먼저보시오

나 좀 훑어바주오


이 풍진 세상 홀로 난 어이할꼬

짚신도 다 짝 있다잖소

오 잠깐 잠깐만 냉수한잔 어떠하오


아차라 읏차 읏차 으라차차-앗

그댈 정녕 보낼 수 없소

가시려면 연락처는 남기 시길 바람


아차라 읏차 읏차 으라차차-앗

이 내 마음 살펴주시오

그댄 내 맘 속에 부는 바람 바람 바람 (아 차구나)


Yo DJ 훨훨 나는 저 꾀꼬리

암수서로 정답구나

세트로 잡아다가 양념치킨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를 버리고 가시리잇고

십리도 다 못가서 발병난다오


낭자! 그래도 이만한 남자면

낭자! 괜찮지 아니하오 볼수록

은근 매력이 있소


이 풍진 세상 홀로 난 어이할꼬

짚신도 다 짝 있다잖소

오 잠깐 잠깐만 냉수한잔 어떠하오


아차라 읏차 읏차 으라차차-앗

그댈 정녕 보낼 수 없소

가시려면 연락처는 남기 시길 바람


아차라 읏차 읏차 으라차차-앗

이 내 마음 살펴주시오

그댄 내 맘 속에 부는 바람 바람 바람


아차라 읏차 읏차 으라차차-앗

그댈 정녕 보낼 수 없소

가시려면 연락처는 남기 시길 바람


아차라 읏차 읏차 으라차차-앗

이 내 마음 살펴주시오

그댄 내 맘 속에 부는 바람 바람 바람 (아 차구나)

노라조 - 황조가 


힐링 가든에 들어가면 치료가 되려나.
요새 한국의 관심 키워드 중에 힐링이 있는 것 같던데 웰빙 다음에 힐링이었으니 그 다음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내 마음처럼 예쁜 꽃을 보면서 힐링~ 힐링~

아 이런 것은 나랑 안 어울린다.
독성식물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
어떤 독한 식물이 있을까 기대하며 문을 밀었는데 잠겨있어서 아쉬운 마음에 울면서 지나쳤다. 

밥 값이 비싸서 그냥 도시락을 쌌다.
식빵을 한 줄 사고 잼을 한 통 샀는데 잼이 너무 달다.
아침에도 빵을 먹고 점심에도 빵을 먹으려니 속이 쓰렸다.
유럽을 갔을 때를 대비해 새로운 대체 식품을 찾아봐야겠다.
그런데 아침에 방에서 빵에 잼을 바르는데 조식으로 나온 빵을 훔쳐다가 도시락을 싸는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됐다.
내가 아무리 지지리 궁상을 떨면서 다닌다고 하지만 상도덕은 아는 사람이라 절대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시내로 돌아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한국 영화 포스터를 본 것 같아 다시 내려와 확인해보니 진짜 한국영화였다.
외국에서 한국영화 포스터를 보니 반가웠다.
그런데 영화를 보러가면 한국어에 자막이 영어로 나오는 건가 궁금하다. 

싱가포르의 번화가인 오차드 로드를 구경하러 갔는데 한국 명동과 비슷한 분위기다.
오차드 로드는 세계최대 쇼핑밀집 지역 중에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여행하는 중이라 옷에 관심도 크게 없고 살 돈도 없으니 별로 재미가 없다.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하는데 티스토리의 사진 업로드는 50장이 최대라 여행기를 더 쓸 수가 없다.
다음 이야기는 60초 후가 아니라 1주일 뒤에 공개됩니다.

죄송해요. 제가 아니라 티스토리가 나쁜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