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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인도-In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5. Incredible India.



SUPER SLOW 기차를 타고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그 유명한 콜카타이다.
이번에도 새벽에 도착했기에 해가 뜰 때까지 역에서 시간을 좀 때우다 밖으로 나오니 밖은 이미 인산인해였다.
수 많은 택시와 오토릭샤꾼들을 뒤로하고 싼 시내버스를 물어물어 타고 여행자거리인 서더스트리트로 갔다. 

영국 식민지배시절을 보여주는 귀여운 노란 택시와 길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공용화장실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인도에 와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상방뇨를 하기에 나도 가끔씩은 해봤지만 길가에 대놓고 공용화장실이 있는 모습은 처음 봤다.
말이 좋아 공용화장실이지 그냥 가림막 뒤에서 소변을 보면 길가로 흘러내리는 최첨단의 하수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여러 숙소들을 돌아다녔는데 도미토리가 비어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기에 가장 싼 싱글룸이 있는 곳에 짐을 풀었다. 
잠은 Super slow 기차에서 많이 잤기에 바로 콜카타 구경을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인도 최초의 박물관인 인도박물관이다.
입장료는 현지인은 엄청 싸고 외국인은 150루피(한화 3000원)에 카메라요금까지 따로 받는다.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나라에서 입장료를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느정도 상식선에서 맞춰주면 좋겠다. 

관리가 부실한건지 비싼 입장료를 낸 사람들에 대한 배려인지 매머드 화석을 그냥 전시실에 두고 있다.
만지지 말라고 표지판이 붙어 있었는데 역시나 대다수의 인도인들이 신기하다며 만지고 있었다.
솔직히 나도 만지고 싶었는데 꾹 참았다.
정말로 만지고 싶었다.  

크아아아앙.
얘는 못 만지게 해놨다. 

여기는 화석및 암석이 있는 전시관이다.
말 그대로 그냥 전시장속에 각종 돌들을 넣어 놓은 전시실이다.
그 어떤 설명도 없고 그냥 이름만 나열되어있는데 누가 하나 가져가도 모를정도로 보관중이었다.
난 아는게 별로 없어서 박물관의 친절한 설명이 있어야 전시품들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관람객에 대한 아무런 배려가 없어 돈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부조들을 통째로 떼다가 옮겨놨다.
근데 보존을 하려고 유적지에서 옮겨왔으면서 이런식으로 보관하다니 신기하다.
아니면 이것도 모조품이고 진품은 지하에 숨겨놨으려나. 

왜 거기만 반짝일까?
누가 만졌을까? 

이렇게 거대한 유물도 통째로 옮겨놨다.
그래도 이 방은 에어컨으로 어느정도 온도를 맞추고 있었다.
근데 이렇게 유물들을 가져오고 원래 있던 곳에는 모조품을 두는지 그냥 놔두는지 궁금하다.
내 생각으로는 그냥 둘 것 같다.
여긴 인도니까. 

거짓말하면 저 아저씨처럼 온몸에 털난다는 교훈을 주는 그림이다.

2011년 12월에 한국으로 넘어간 전시작품이 아직까지도 안돌아오고 있다.
혹시 한국에서 저기 있는 작품을 보신 분은 제보바랍니다. 도대체 뭐였을지 궁금하네요. 

난 코뿔소가 좋다.
공룡도 티라노사우르스보다 트리케라톱스가 더 좋다.
큰 덩치에 네 발로 다니는 모습이 우직하게 보여서 좋다.
아마 코뿔소를 만지게 해놨으면 만졌을지도 모르겠다.
코뿔소는 멋있으니까.

코힘을 힘힘

뒷다리 힘차게 차고 달린다 코뿔소

뒤돌아볼 것 없어 

지나간 일들은 이미 지난 일


저 멀리 봐 저 멀리 

앞을 봐 ~ 코뿔소


코뿔손 넘어지지 않아 

남들은 다리가 둘이어도

코뿔소는 다리가 많네 

코뿔소 코뿔소


이 험한 세상 오늘도 

달려야 해 우리는 코뿔소

자신의 모든 문제 스스로 

헤쳐서 밀고 가야 해


저 멀리 봐 저 멀리 

끝까지 ~ 코뿔소


코뿔손 누울 수가 없어

한 번 누워버리면은 

다신 일어설 수가 없어

코뿔소 ~ 코뿔소


코뿔손 넘어지면 안돼 

아무도 일으켜주질 않아

이 세상 모두가 남 남 남 

코뿔소 ~ 코뿔소


언제인가 코뿔소가 누운 날

사람들은 코뿔소가 누웠구나 

그냥 그렇겠지


일어나 코뿔소 모두가 

남은 아니야 내가 있잖아

다시 해봐 눈을 떠라 

코뿔소 ~ 나를 봐

한영애 - 코뿔소

 

인도에는 매머드 화석이 넘쳐나나보다.
넘쳐흐르면 나도 우리집에 하나 전시하게 새끼 매머드 한마리만 나눠주면 좋겠다.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길가에서 커리를 팔고 있어 이번에는 비싼 버터 난을 시켜봤다.
커리를 잘보면 두부같은 것이 보이는데 치즈다.
버터난이라 부드럽고 맛은 있는데 양이 작아 짜파티를 추가시켜 먹었다. 

확실히 영국의 식민지배시절 수도였기에 영국의 느낌이 난다.
하지만 느낌만 날뿐 건물을 제외한 모든 것은 인도다. 

길을 걷는데 당이 땡겨서 젤라비를 사먹었다.
젤라비는 밀가루 반죽을 튀겨서 설탕물에 절여주는건데 맛있는 집에 가면 깔끔하게 단맛이 나지만 이번에 먹은 것은 기름과 단맛이 따로 놀았다.

느끼할 때는 과일을 먹어야한다.
인도는 과일을 낱개로도 팔기에 한 두개씩 사먹기 참 좋다.
근데 외국에 나오니 귤에 씨가 있어 먹기 불편하다.
한알씩 먹고 씨를 뱉어야 하니 귀찮지만 여기는 인도니까 그냥 길에 막 뱉는다.
아무 곳에나 버리고 싸고 그 바로 옆에서 먹는 것이 참 재밌다. 

귤을 까먹으며 다음에 이동할 기차를 예매하기 위해 기차표예약사무소로 갔다.
예전에도 말했듯이 인도의 기차 예매시스템은 해외 여행자들에게 많은 편의를 주고 있다.
자국민이 엄청 많기에 여행자들이 정상적으로 기차표를 구하기는 힘드니 유명한 노선은 외국인쿼터제를 운영해 여행자는 따로 표를 구할 수 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어플로 여행전에 계획을 세우고 미리 기차표를 한국에서 예매하고 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데 난 계획은 없고 시간은 넉넉하니 그냥 기차역에서 예매한다. 
원래 가려던 날에 기차가 없으면 하루정도 더 자고 다음날 가면 된다.

근데 외국인쿼터표를 구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하는데 신청서의 왼쪽 위에 번호가 써있었다.
난 그것을 못보고 줄만 서있다가 나중에 깨달아 나보다 늦게 온사람보다 느리게 표를 끊을 수 있었다.

여차저차 표를 끊고 이번엔 인도의 대학가인 꼴리지스트리트로 갔다.
꼴리지스트리트는 맞는데 왜 변기 파는 곳이 이렇게 많은걸까.
내가 아는 꼴리지라는 단어는 분명 대학인데 인도에서는 변기로 쓰이고 있는건가. 

변기거리를 지나니 진짜 대학가가 나온다.
인도의 대학가는 술집이 아닌 책방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데 정말이었다.
그래도 대학생들이라 패션에 조금은 신경쓴 모습들이라 그냥 걸치고 다니는 내가 좀 초라해졌다.
특히 여대생들의 청바지에 사리를 조합한 패션은 정말 이뻤다.
아쉽지만 사진은 없습니다. 도촬은 불법이니까요. 
대신 안구 및 대뇌 전두엽 팝니다. 가격은 먼저 제시 해주세요. 

Ladies Special이라니 타고 싶어진다. 

하지만 결국은 nomal 전차를 탔다.
내 앞에 앉아 있는 아저씨도 여성칸을 타고 싶었는지 아쉬운 모습이다.

이상하게 목이 마르고 당이 땡긴다.
중국에서 사탕수수즙을 처음 먹고 나서 다시는 안 사먹을 줄 알았는데 딱히 마실게 없어 또 사먹었다.
역시 사람은 한치 앞을 못 보는 존재다. 

인도 여행은 프렌즈를 들고다니는데 오늘까지는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오늘 프렌즈 지도에 표시된 시티은행을 찾아가보니 그냥 주택가였다.
지금까지 프렌즈를 잘 이용했기에 내가 잘못찾았나 해서 GPS를 켜고 확인해보고 주변에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결국 30분이 넘게 주택가를 헤매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프렌즈는 지도를 직접 그려서 쓰고 있던데 그러다보니 정밀성이 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정보부분은 발로 뛴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지도 부분은 조금 수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시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나 보다. 

콜카타에서 내가 묵은 방인데 값이 싼대신 엄청 눅눅한 방이다.
나도 그림을 잘 그리면 저런 곳에 낙서도 하고 글을 잘 쓴다면 글귀를 남길텐데 예술가들이 부럽다.
원래는 밤에 빅토리아 메모리얼에 가려했는데 시티은행 찾는데 너무 큰 에너지를 썼는지 머리가 아파 그냥 숙소에서 쉬었다.
 

<오늘의 생각>
 
어째 잘나가던 프렌즈도 날 실망시켰다.
나도 내 마음에 안드는데 다른 것이 내 마음에 들기는 더 힘든가 보다.  

어제 저녁부터 컨디션이 별로 안좋아 아침 늦게까지 침대에 있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유명하다는 라씨 한잔을 먹는데 여기도 그다지 특별한 맛은 안났다.
음식보다 술에 민감한 내 미각은 축복받은 것인지 저주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시티은행의 위치를 물어보니 지도에 나온 정반대방향으로 쭉 가면 된다길래 걸어가니 반가운 간판이 보인다. 

이제 총알도 충전했으니 든든하게 돌아다녀야겠다.
근데 사람이 총알이 많아지면 걱정이 생기고 걱정이 생기면 다른 사람을 의심하게 되니 이 또한 문제구나.

각 나라의 서점이 보이면 들어가보는데 우리나라의 교보문고 정도 수준의 서점은 아직까지 못가봤다.
아마 선진국으로 가면 눈이 휘둥그레질정도의 서점이 있겠지. 

인도에도 현대자동차가 있다.
내가 차를 몰지 않으니 자세히 할 말은 없지만 외국만 신경쓰지말고 부디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란다. 
이런말을 해봤자 나도 현대나 기아차를 사겠지... 
근데 난 기아의 호갱님이니까 기아차를 살거 같다. 

sasha라고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를 찾아갔다.

내 동생님께서 나에게 말하길 기념품을 사면서 이걸 한국에 가져갔을 때 부끄러울까라는 생각이 들면 부끄러운 것이라 했다.

여행을 하며 많은 시장을 가봤지만 동생님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없었고 이번에도 혹시나 해서 갔지만 역시나 그저 그런 것들밖에 없었다.

각 나라를 갈 때마다 뭔가를 사고는 싶은데 사면 다 짐이 되기에 항상 자제하며 지냈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어깨에 두르는 숄을 사고싶어졌다.

바라나시에서부터 여러 가게를 찾아봤지만 100%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찾기가 어려웠다.

가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것을 찾으면 가격이 마음에 안들어 포기했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나도 내가 숄을 정말로 가지고 싶은건지, 그저 쇼핑을 즐기고 싶은건지를 잘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내 삶이 소비문화에 찌들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앞으로는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기로 했다.

어제 저녁에 아팠으니 점심은 맛있다는 곳에서 먹기로 했다. 

가이드북에서 이 집의 탈리가 유명하다고 해 갔는데 우연히 한국 사람을 만났다.

지금까지 인도여행을 하는동안 로컬식당에서 한국사람을 만난적이 처음이었기에 반가웠다.

밥이 나와 손으로 비벼먹으니 그분들께서 자기들처럼 손으로 밥먹는 한국사람은 처음본다고 하셨다.

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방식으로 밥을 먹는게 신기한 일이 되다니 참 신기한 일도 많다.

물론 내가 본 한국 여행자들은 커리를 주로 먹기보다는 인도인이 하는 어설픈 한식집이나 레스토랑을 가는 사람이 참 많았다.

물론 이 소리도 돈 없어서 한국식당이나 레스토랑 못가는 찌질이가 하는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와 인도에서 두번째로 먹은 고기종류였는데 채식만 하다가 먹는 고기는 정말 꿀맛이다.

콜카타에서 내가 묵은 숙소는 한국인이 많이 간다는 파라곤 호텔이었는데 왜 사람들이 많이 가는지 이해가 안갈정도의 숙소였다.
지금까지 아시아에 한정된 나라만 여행을 가봤지만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는데 3시간이 넘어가면 돈을 내라하는 숙소는 처음이었다.
다른 방에 묵고 계신 한국사람이 짐을 맡아준다 했는데도 체크아웃을 한 사람은 안된다며 돈을 내던지 나가라해 대놓고 욕을 해주고 나왔다.
와이파이도 안되고 핫샤워도 안되고 친절하지도 않은 숙소를 왜 추천하는지 모르겠다.
혹시나 인도 콜카타를 가실 분들은 절대로 파라곤 호텔은 가지 않으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숙소에 짐을 맡기는 비용은 50루피(한화 1000원)이었는데 돈을 낸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들어 밖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우려고 했었다.

처음에는 짜이집을 돌아다니려 했는데 콜카타에 엄청 유명한 이탈리아 커피집이 있다길래 들어갔다.

난 술맛은 알아도 커피맛은 모르는 사나이기에 어차피 먹을거면 진하게 먹자는 생각으로 시켰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인생이 쓴데 커피까지 쓰면 무슨 맛으로 사냐며 커피를 안먹었는데 이제 인생이 달달해졌나보다.
그래도 여행하는 도중에는 비용상의 문제로 먹을 일이 몇번 없을 것 같다.
 

커피는 싫어요 

달지도 않은걸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잖아요 

견디기 힘든 건 지루한 대화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흐뭇한 얼굴로 커피를 마시는 

너의 얼굴이 조금 신기해 

살짝 마시고 번지는 쓴 맛에 

나도 모르게 혀를 삐죽 


고소한 향기나 

따듯한 연기가 아쉽긴 해도 

어쨌든 달지 않은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아침(Achime) - 커피는 싫어요

 

 

에스프레소 한잔을 시키고 3시간정도 책을 읽었다.

중간에 눈치를 주면 한잔을 더 시키려고 했는데 별 반응이 없어 그냥 있었다.

단박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을 배웠는데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 것을 보면 역시 난 평범한 인간인가보다.

러시아워의 콜카타 교통상황은 지옥이라길래 역까지 걸어가려다 버스를 한번 타봤다.

지옥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이 엄청 많기는 많다.

그래도 기차시간까지는 여유시간이 많으니 차가 막혀도 재미있다.
역시 여행은 시간 많은 사람이 장땡이다. 

기차역에 도착해 저녁으로 바나나를 까먹는데 앞에서 신파극을 찍고 있다.

상황을 보니 남자가 어딘가로 떠나는데 여자는 아쉬워 하지만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해버린다.

남자의 태도에 여자는 눈물을 흘리고 남자는 남자친구들에게, 여자는 여자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한다.
 

과연 내가 여행을 떠날 때 날 붙잡는 여자가 있었다면 난 떠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부질없는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5초도 안걸렸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애초에 그런 상황이 일어날리가 없었다는 것을 잠시 잊었었다.
잠시 눈물 좀 닦아야겠다. 

언젠가는 여우같은 마누라를 얻을 수 있겠지. 언젠가는...

TV에서나 보던 우리나라 설날의 서울역이 눈 앞에 펼쳐졌다.

오늘은 특별한 날도 아닌 평범한 날인데도 발 디딜 틈이 없는 것을 보니 명절때는 어떨지 상상이 안된다.

수 많은 사람을 헤치고 겨우겨우 기차에 올랐다.

<오늘의 생각>

인력거 및 자전거릭샤를 안타야 이런 직업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이용하지 않았는데 
내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지거늘 내 눈앞의 노동을 외면한다는 것은 위선이 아닐까.

그래도 차마 할아버지가 끄는 릭샤를 탈 수는 없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뉴 잘패구리역에 도착했다.

뉴 잘패구리역에서 다질링으로 올라갈 때 토이트레인이라고 영국이 차를 운송하기 위해 만든 증기기관차를 타려고 했었다.

토이트레인은 레일의 너비가 61cm밖에 안되는 1881년에 만들어진 협궤열차라길래 기대했었는데 운행이 중단됐다고 한다.

결국은 지프를 타고 가기로 했다.

흥정을 계속해 170루피에 타고 나니 인도사람들도 200루피를 내고 타는 모습을 봤는데 조금 미안했다.

중간에 주유소에 들렀는데 버스가 높아 못내리는 사람을 봤다.

같은 고소공포증 환자로서 동질감을 느꼈다.

지프를 타고 가는데 입이 심심해 가방을 뒤져보니 태국에서 버스를 타고 받은 사탕이 있었다.

어쩌다보니 3개월만에 먹게됐는데 참 달달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타고 올라간다.

옆자리에 앉은 인도여자애가 사진을 찍자고 해 몇방 찍어줬더니 다른 애들도 같이 찍어달라고 한다.

이런 인기가 한국에서도 지속되면 좋겠다.

근데 지프가 들썩일때마다 팔꿈치로 내 팔을 쳐서 내 팔이 시퍼렇게 멍들게 만드는 여자는 아니길 바란다.

저녁에 씻으면서 오른팔이 너무 아파 확인해보니 여러군데 멍이 들어있었다.

높고 높은 산길을 잘도 올라간다.

눈으로 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는데 사진은 별로다.

눈이 좋은걸까, 카메라가 안좋은걸까,
아마 사진사가 안좋은 것 같다.

파란하늘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난 파란하늘이 정말 좋다.

거기에 약간의 구름이 있다면 더 좋다.

숙소를 찾으며 싱글룸에 와이파이, 핫샤워가 되는 방 가격을 대충 파악해보니 250루피(한화 5000원)이라길래 우선 제일 싸구려 방을 찾아갔다.
그런데 시설도 별로 안 좋은데 전망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200루피라길래 그냥 나가려고 하니 도미토리가 있다고 한다.
도미토리는 침대 3개에 시설도 더럽고 뜨거운 물도 양동이로 가져다 주는대신 100루피(한화 2000원)이라길래 알았다며 짐을 풀었다.
남자 혼자 여행다니는데 전망이 좋다고 국 끓여 먹을 것도 아니고 무조건 싼 방이 최고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로비에서 만난 한국인 형님이 맛있는 식당이 있다길래 같이 갔다.

티벳음식점인데 국수처럼 생긴 것은 뚝바고, 뒤에 있는 만두 같은 것은 모모다.

다른 사람들은 맛있다던데 뚝바는 밀가루 맛이 심했고 모모는 만두피와 속이 따로 노는 맛이었다.

밥을 먹고 오니 도미토리를 같이 쓰는 호주애들이 산책을 가자고 해 따라나섰다. 

산책을 하다 돌아보니 타는듯한 노을이 정말 환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은 처음봤는데 아름답다는 말밖에 안나왔다.

내일 꼭 타이거힐에 올라가 일출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렌즈에는 내가 묵고 있는 숙소의 음식이 엄청 맛있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이미 식사를 해본 한국사람들은 절대로 먹지말라고 했다.
난 웬만하면 숙소와 식당을 겸하는 곳에서는 밥을 안먹는데 평이 극과 극이니 궁금해서 한번 시켜봤다.
기본음식인 달밧을 시켰더니 무슨 카레죽이 나왔다.
원래 달밧은 밥과 묽은 카레를 따로 주는데 그냥 한꺼번에 비벼서 줬다.
맛은 정말 맛없다.
짜거나 달지도 않고 밍밍하지도 않은 아주 오묘한 맛이 났다.

한국사람끼리 모였으니 맥주를 한잔하자고 해 다시 킹피셔에 도전했는데 인도는 참 맥주를 못만든다.
자꾸 맛없다고 하며 먹어서 더 맛없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맛없다.

<오늘의 생각>

역시 킹피셔는 맛이 없다.
칸첸중가의 노을에 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