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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핀란드-Finland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8. 당신은 오로라를 본 적이 있나요. (핀란드 - 사리셀카, 킬로파)


저녁을 먹고 하늘을 보니 별이 잘 보인다.

구름이 없는 맑은 하늘은 오로라를 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오전에 사리셀카에 갔을 때 오로라 헌팅을 예약했었다.

오로라 예보 사이트에 나온 오늘의 오로라 세기는 보통이었는데 날씨가 맑길래 여행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하늘만 아는 일이지만 오늘같이 구름이 없는 날은 오로라를 만날 확률이 높으니 괜찮을 거라고 말해줬다.

약속한 시간에 지프가 숙소 앞으로 픽업을 와 오로라 헌팅을 떠났다.

가이드 아저씨가 만든 오로라 송을 부르며 차를 타고 계속 이동을 하는데 오로라가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오로라를 보지 못할까봐 계속 걱정하자 걱정말라며 한 언덕으로 차를 몰고 간다.

언덕에 오르자 아저씨가 오로라가 보인다며 외쳤고 우린 사방을 둘러봤는데 오로라가 보이지 않아 뻥치지 말라했더니 한 지점을 가르킨다.

그 곳을 보니 하얀 구름 같은 것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로라라고 했다. 

하얀 오로라에 우리가 적응을 하지 못하자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신다.

사진을 찍어보니 초록색 오로라가 보였다.

보통의 오로라가 내뿜는 빛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어 구름과 같은 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카메라는 모든 파장의 빛을 담기 때문에 사진에는 초록색의 오로라가 찍힌다고 한다.

오로라가 생기는 원리는 전자의 들뜸현상과 관련이 있는데 전자가 이동하는 단계에 따라 오로라의 색이 달라진다.

주로 보이는 색은 녹색과 적색인데 가끔씩 하얀색과 핑크색과 같은 오로라도 발견된다고 한다.

오로라가 아주 강한 날에는 사람의 눈으로도 녹색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던 초록색 오로라를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춤추듯이 움직이는 하얀 오로라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1시간 정도 오로라 구경을 하고 지프로 돌아가는데 다들 아쉬웠는지 계속해서 사진을 찍으며 뒤돌아보다 차에 올랐다.

추운 곳에 있다 왔으니 우선 따뜻한 국물을 먹어줘야한다.

오랜만에 감자면을 먹었는데 쫄깃한 면발이 정말 맛있었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는 술을 마실 차례다.

오로라를 본 날 마시려고 와인을 사왔는데 바로 오로라를 보다니 운이 좋다.

찍어온 오로라 사진을 보며 남아있는 여운을 안주 삼아 와인을 마시다 잠들었다.

장을 봐왔으니 아침은 통밀빵을 먹는다.

고기와 치즈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창문 밖에는 달린 온도계를 보니 영하 23도였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이불 밖을 나가면 안 된다.

침대에 누워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을 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신구 할아버지가 나오신다.

여러분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면 지금 당장 하세요.

남은 와인을 마시며 여행기를 쓴다.

역시 술을 마셔야 글이 잘 써진다.

현재 시간은 오후 4시입니다.

하지만 킬로파의 해는 이미 거의 다 졌습니다.

해가 짧으니 시차 적응이 잘 안 된다.

배꼽시계가 이상해졌는지 해만 지면 저녁을 먹어야할 것 같아 5시도 안 되서 저녁을 차려 먹는다.

장을 보며 술은 많이 사왔으니 술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저녁을 먹고 사우나를 한 뒤 하늘에 오로라가 있는지 확인해보지만 오늘은 오로라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30분 간격으로 밖을 나가보지만 별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의 라면은 짜파게티다.

지금까지 살면서 라면을 연속으로 먹은 적이 없는데 한국도 아닌 핀란드에 와서 매일 라면을 먹고 있다.

아침은 건강을 생각해 치즈와 빵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치즈를 먹으려면 꽤 비싼 돈을 내야하는데 유럽은 저렴하면서 다양한 치즈가 있어 참 좋다.

창밖을 보니 크레인으로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어 구경을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큰 쓰레기 통이었다.

해가 짧아서 좋은 점은 하늘이 항상 노을 진 상태라는 것이다.

하늘은 언제 봐도 예쁘고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입구에는 귀여운 순록 조각이 있는데 정원이 있는 집에 산다면 이런 조각을 세워놔도 좋을 것 같다.

로비에서 와이파이를 쓰다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 오면 살짝 불편하기도 하지만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창 밖을 보니 고드름이 얼어 있었다.

역시 이렇게 추운 곳에선 따뜻한 방 안에 있는게 좋다.

추운 날에는 곰탕이 당기니 오늘 저녁은 사리곰탕면이다.

밥을 먹고 나면 사우나 타임이 시작된다.

돌을 데워 사우나 실의 온도를 높이는 방식인데 기계를 켜두고 15분 정도 기다리면 사우나 실의 온도가 적당해진다. 

사우나 실의 온도가 어느 정도 올라갔으면 이 물통과 국자를 이용해 기계에 물을 끼얹어 주면 순식간에 수증기가 생기고 핀란드식 사우나가 완성된다.

사우나가 끝나고 난 뒤에는 호수에 들어가 몸을 식혀줘야한다고 들었는데 호수는 얼어 들어갈 수가 없으니 그냥 문밖으로 나가 땀을 식혀줬다. 

다시 여행기를 쓰려는데 넷북이 또 많이 아프다.

이제 진짜 조금만 더 버티면 되니 힘을 내주렴.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밖에 나왔는데 하늘에 구름 같은 것이 잔뜩 끼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보니 온 하늘이 오로라로 뒤덮혀 있었다.

빠르게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는데 오로라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제발 사라지지 말라며 주변에 빛이 없는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숙소 근처에는 조명이 있어 어디로 갈까 하다 주차장으로 가기로 했다.

내 기도가 통했는지 약해지던 오로라가 다시 강해지기 시작했다.

몽환적인 움직임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우주에 와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바로 러시아로 가지 않고 오로라를 보러 와서 참 다행이다. 

이렇게 멋있는 오로라를 부르는 말은 따로 있다.

외국 친구들에게 난 오로라를 볼 계획이라고 말을 했더니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길래 다양한 발음으로 오로라를 발음했었다.

알고 보니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만 오로라라는 말을 쓰고 서양에서는 Northern Light라고 부르고 있었다.

하늘을 뒤덮고 있던 오로라는 마치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은 오로라의 모양으로 바뀌었다.

아름답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게 만드는 풍경이라 딱히 무슨 말을 붙여야할지 모르겠다.

한참을 넋 놓고 보다보니 벌써 2시간이 지났다.

그저께 봤던 오로라도 아름다웠지만 오늘 본 오로라에 비할 바는 못 되는 것 같다.

카메라 배터리도 떨어져가고 몸도 너무 추워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계속 뒤를 돌아보니 마치 잘 가라는 인사를 해주듯이 오로라가 격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네팔에서 산 장갑과 넥 워머를 착용했는데도 핀란드의 추위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면 추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로라를 봤는데 술이 빠질 수 없다.

오로라를 보고 왔더니 맥주에서 오로라의 맛이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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