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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그리스-Greece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34.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아테네. (그리스 - 아테네)

안녕하세요.


저번 주에는 학교 생활이 너무 바빠

여행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여행기를 쓰면서 펑크를 낸 적은 없었는데

정말 시간이 나질 않아 여행기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앞으로는 꼭 매주 올리겠습니다.



그리스 여행은 아테네의 중심인 신타그마 광장에서 시작한다.

신타그마 광장은 아테네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있는 곳인데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가 광장 근처에 몰려있다.

지금까지 거쳐온 동유럽의 도시와 달리 그리스는 유로를 쓰는 유로존이면서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에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쌌다.

그렇기에 숙소를 어디에 잡아야하나 고민하다 가장 싼 곳으로 정했는데 방마다 에어컨이 있어 지낼만 했다.

목이 말라 물을 사러 갔는데 몸에 비타민이 부족한 것 같아 오렌지 주스를 샀다.

과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떠오르지만 먹을 때는 확실히 먹어줘야한다.

급하게 인터넷이 필요했는데 근처에 와이파이가 잡히는 곳이 없어 휴대폰 매장에 들어가 인터넷을 이용했다.

여행을 하다보니 이런저런 생존스킬만 늘어나는 것 같다.

출금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스페인에서 한번에 뽑아 온 유로를 지금까지 써왔는데 내 예상대로 그리스에 도착하니 뽑아뒀던 유로화를 거의 다 썼다.

앞으로 얼마정도 더 쓸지 감이 안 잡혀 조금은 여유롭게 유로화를 뽑았다.

내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내는 돈이라고 하지만 수수료로 나가는 돈이 제일 아깝다.

그리스의 바로 옆 나라인 알바니아에서 넘어왔을 뿐인데 많은 부분이 다르게 보인다.

그리스에 오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럽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리스가 경제위기를 겪고 총선이 끝난 이후로 유로존을 탈퇴하겠다는 말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과연 EU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유럽 느낌이 나는 것은 좋은데 더워도 너무 덥다.

지금까지 덥다고 말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태양이 내 온몸으로 쏟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아테네에 왔으면 파르테논 신전에 가봐야한다.

파르테논 신전을 포함한 아크로폴리스 근처의 유적지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통합입장권을 팔고 있는데 일반인은 12유로지만 학생인 나는 6유로(한화 8,500원) 정도 내고 입장권을 끊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대부분은 중심지에 약간 높은 언덕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언덕을 폴리스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폴리스라 부르게 됐고 원래 폴리스였던 작은 언덕은 높다는 뜻인 아크로를 붙여 아크로폴리스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아크로폴리스는 아테네의 중심에 있는 언덕이기에 아테네 어디를 가든 파르테논 신전을 볼 수 있다.  

아크로폴리스 내부에는 디오니소스 극장이 있다.

디오니소스 극장은 기원전 6세기 때 지어진 고대 아테네의 극장인데 드라마 예술의 근원지였다고 한다. 로마시대에는 검투장으로 사용되었다고도 했다는데 그리스 사람들은 검투사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구경하며 무슨 생각을 했었을지 궁금하다.

우리가 책과 박물관에서만 보던 그리스 유적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언덕길을 오르다보니 드디어 파르테논 신전이 보이기 시작한다.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 사람들이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에게 바친 신전이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아테나 여신과 파르테논 신전에 대해서는 들어봤다.

대학교 1학년 때, 건축학개론을 들으면서 그리스 건축에 대한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때는 사진으로만 봤던 도리아 양식의 건축물을 실제로 보게됐다.

혹시나 영화와 현실을 혼동하고 계신 분을 위해 말하자면 건축학개론 수업에는 수지같은 여학생은 보이지 않았었다.

파르테논 신전은 건축 자재의 대부분이 최고급 백대리석으로 이루어져있고 건축의 기본을 이루는 선들이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특징을 지녔다.

하지만 신전의 내부 부조의 대부분은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있어 껍데기만 남아 있는 신전이라고도 불린다.

대영박물관에는 파르테논 신전의 내부를 똑같이 재현해 놓은 전시관이 있었는데 다른 나라의 유적지를 통째로 뜯어와 전시하고 있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는 않았었다.

만약 내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 아쉬웠다.

역시 여행은 아는만큼 보인다.

아크로 폴리스에서 내려다 본 아테나의 모습인데 높은 빌딩이 없는 도심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파르테논 신전 옆에는 에레클레이온 신전이 있는데 날이 너무 더워 제대로 감상을 할 수 없었다.

지붕이 남아 있지 않고 기둥들만 남은 건축물들을 한여름에 구경하려고 하니 아무리 위대한 그리스 건축물이라고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떻게 돌을 깎아 이런 거대한 기둥을 만들었는지 정말 대단하다.

이 곳은 로마제국의 장군이자 정치가였던 아그리파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비라고 한다.

예전에 미술학원을 다닐 때, 기본적인 데셍을 배우고 나서 마스크와 아그리파의 석고상을 그렸던 기억이 난다.

쏟아지는 햇살이 너무 강해 파르테논 신전을 보고 바로 아크로 폴리스 밑으로 내려왔다.

아크로폴리스 입구 부분에는 소크라테스 감옥이 있다.

이 곳은 소크라테스가 사형당하기 전까지 머물렀다고 알려진 감옥인데 실제는 그와 다르다고 한다.

소크라테스가 살던 당시에는 주로 아고라의 시민법정에서 재판을 하고 근처에 있는 감옥에 죄수들을 가뒀기에 소크라테스가 아크로폴리스 근처의 감옥까지 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예술과 문화의 도시라 그런지 세면대의 모습도 예사롭지 않다.

태양을 피해 온 곳은 제우스 신전인데 이 곳도 기둥만 남아있었다.

원래대로라면 남아있는 기둥들을 보고 과거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스를 즐겨야할텐데 더워도 너무 덥다.

조금만 걸어도 온 몸에 땀이 흐르고 햇살때문에 어지러워 제대로 된 구경을 할 수 없었다.

기둥의 잔해들을 한 곳에 쌓아놓은 모습이 보였는데 이는 그리스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일 것 같다.

이케아는 유럽 어디를 가도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월마트는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이케아는 먹을 것을 팔지 않아서 그런지 별로 당기지는 않는다.

이케아는 다음에 스웨덴에 가게 될 날을 위해 남겨둬야겠다. 

그리스로 오니 물가가 확 올라 식당에 가기가 무서워졌다.

돈이 없을 때는 맥도날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는데 여행 중에 맥도날드는 이용하지 않기로 했으니 그냥 지나친다.  

어떻게 보면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데 여행을 참 피곤하게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넓고 맥도날드가 아니어도 먹을 음식은 많다.

숙소로 돌아와 에어컨 바람을 쐬며 지친 몸을 달래다 밖으로 나왔는데 해가 아름답게 지고 있었다.

하루 종일 나를 쫓아다니며 지치게 만들었던 해가 지니 이제야 좀 살 것 같았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태양이 없다면 우린 살아갈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항상 곁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 떠나간 뒤에 후회하지 말고 미리미리 잘 대해줘야한다.

그런데 그리스에서 만난 태양은 뜨거워도 너무 뜨거웠다.

동유럽에 들어오면서 마음 놓고 식당을 다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리스를 생각하지 못했다.

역시 모든 일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배우며 오늘도 케밥을 먹는다.

아크로폴리스의 야경을 봐야할 것 같아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거리가 많이 스산하다.

별 일이야 있겠냐는 생각에 계속 걸어가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분위기도 좋지 않길래 그냥 호스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느낌이 좋지 않을 때는 쉬어가는 것이 좋다.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그릭 요거트를 하나 사 먹는다.

여행을 하며 올리브의 맛을 제대로 알게 됐는데 한국에서도 맛있는 올리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맛있는 빵에 아보카도를 바르고 치즈를 올려 올리브와 함께 먹는 아침은 정말 환상적인데 한국에서는 비싸서 먹을 수가 없다.

아침을 먹었으니 오늘도 뜨거운 아테네를 구경하러 간다.

아테네는 적도에 위치한 것도 아닌데 왜 태양이 내 머리 바로 위에서 내리 쬐는듯한 기분이 드는 건지 모르겠다. 

대로를 따라 걸어가다보니 시장이 나왔다.

여러 구역으로 나눠져있길래 잠시 구경을 했는데 날이 더워 생선이 금방 상할까봐 걱정됐다. 

시내로 나오니 어제 저녁에 본 거리와는 전혀 다른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가 나온다.

어제 산 통합입장권에 포함되어 있는 하드리아누스 도서관으로 왔다.

하드리아누스 도서관은 2세기 경에 지어진 도서관인데 세월의 힘을 보여주듯이 도서관의 터만 남아 있었다.

아테네를 생각하면 찌는듯한 더위만 떠오르는데 혹시나 여름에 아테네를 갈 계획을 세우고 계신 분이 있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골목처럼 보였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태양을 피해 걷고 걸어 아테네 여행의 마지막인 아고라에 도착했다.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 형성된 광장인데 그리스인들은 아고라에서 민회와 재판, 상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한다.

아고라에 들어가자마자 하얀 연단이 보였는데 여기가 바로 아고라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고대 아고라에는 옛 아고라의 터뿐만 아니라 과거 건물을 복원해 둔 박물관도 같이 있었다.

아테네에 남아있는 옛 건물들을 모두 복원한다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역사는 역사로 보존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을 거스리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삶일텐데 기술이 발전했다고 과거의 것들을 무작정 되살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철저한 고증을 통한다고 하더라도 세월을 견뎌낸 이런 멋은 되살릴 수 없을 것 같다.

숙소로 돌아오는데 목이 너무 말라 맥주를 사러갔는데 날이 너무 더워 그냥 맥주를 먹으면 탈이 날 것 같아 라들러를 샀다.

미드 24의 시즌 9가 완결났다길래 그동안 미뤄왔던 잭 바우어 형님을 영접하기로 했다.

시작하며 나오는 'Jack is Back'이라는 글귀 하나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그리스에서 먹는 마지막 음식은 역시나 케밥이다.

아테네 다음에는 손예진 누나가 포카리 스웨트 광고를 찍었던 산토리니로 가려고 했었는데 산토리니에 있는 유일한 호스텔은 최소 2주 전부터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고 민박이나 호텔은 값이 너무 비싸 아쉽지만 포기하기로 했다.

산토리니는 다음에 누군가와 함께 오기로 남겨두고 이제 다시 동쪽으로 떠난다.



<그리스 여행 경비>


여행일 3일 - 지출액 95유로 (약 135,000원)


6유로 짜리 통합 입장권 하나면 웬만한 곳을 다 돌아다닐 수 있었다.

물가가 비싸 주로 케밥을 먹었더니 숙박비를 제외하면 딱히 돈을 쓸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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