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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체코-Czech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25. 빛이 아름다운 프라하. (체코 - 프라하)


페트라가 차려주는 푸짐하고 건강한 아침을 먹고 다시 짐을 쌌다.

스탠과 페트라는 프라하에서 일을 하고 있어 아침 일찍 출근한다며 피곤하면 집에 더 있다 오후에 가도 된다고 했지만 작별 인사를 제대로 하고 싶어 같이 프라하로 가기로 했다.

지하철 역에서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뒤 헤어졌다.

지구는 좁으니 다시 말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이틀간 산을 탄 후유증이 남아있어 제발 이른 체크인이 가능하기를 바라며 미리 예약한 호스텔로 갔는데 아침이라 아직 빈 침대가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으니 배낭만 맡겨두고 호스텔 근처의 공원을 찾아갔다.


헤어질 때 페트라가 작은 쇼핑백을 줬는데 안에는 정말 맛있는 도시락이 들어있었다.

스탠과 한국에서 만났던 친구라는 것밖에 없는데 끝까지 챙겨주는 페트라가 고맙기만 하다.

몸은 지금 당장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몸을 뉘일 곳이 없다.

피곤을 이길 수 없어 공원의 한적한 곳에 있는 벤치를 찾아 누웠다.

노숙자가 된 기분이 들어 부끄러웠지만 금세 잠이 들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씩 내가 거지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돈은 언제든지 벌 수 있지만 지금 내가 즐기고 있는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체크인 시간이 될 때까지 벤치에서 잠을 자다 호스텔로 돌아가니 깨끗하게 정돈된 침대가 나를 반겨준다.

푹신한 침대가 있는데 잠을 안 자는 것은 침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모자란 잠을 더 잤다.

분명히 프라하에 아침에 도착했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해가 지고 있다.

잠결이라 그런지 빛이 참 아름답게 보여 사진을 찍었는데 마음에 든다.

해가 지기 전까지 프라하를 돌아다니기 위해 에너지 음료를 마셨는데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날씨도 적당히 따뜻하고 하늘도 예쁘다.
기분탓인지 모르겠는데 체코가 폴란드보다 덜 더운 것 같다.

프라하에는 대로가 많이 있었다.

길 옆에 서있는 건물들이 참 아름답다.

건물들을 구경하며 길을 걷는데 뉴욕대학교 프라하 캠퍼스가 보인다.

학교가 얼마나 유명해야 외국에 캠퍼스를 지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프라하에 있는 뉴욕대를 보니 뉴욕에 있는 뉴욕대에서 먹었던 샌드위치가 떠오른다.

이 건물은 프라하 국립박물관인데 세계 10대 박물관 중 하나라고 한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순위 매기기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이러다가 세계 1000대 박물관도 나올 것 같다.

프라하 시내 구경의 시작점인 바츨라프 광장에 가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에 대한 규탄 시위 중이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상황을 보는 견해는 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팔레스타인 편에 서고 싶다.

세상에 좋은 전쟁은 없겠지만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남은 마지막 하나마저 빼앗으려 하는 전쟁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규탄 현장 바로 앞에는 이스라엘 국기를 든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어디서 우리나라가 욕을 먹으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굳이 이 현장까지 찾아와 이런 짓을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지구는 둥근데 세상을 모나게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의 락큰롤로 세상을 바꿀순 없지
나의 락큰롤로 행복해지진 않겠지
나도 알아

강자도 약자도 없는 세상이 오지 않아도
상처받은 사람들의 가슴이 열리지 않아도

나 두손 꼭 잡고 기도하며 노래할게
상처투성이에 지친 세상 위해
나 기타들고서 이곳에 서 있을게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세대 위해
나 기타 들고서

나의 락큰롤로 평화는 오지 않겠지
나의 락큰롤로 눈물이 멈추진 않지
나도 알아

무서운 총칼대신 꽃을 손에 쥐지 않아도
의미없는 국경선이 무너지지 않아도

나 두손 꼭 잡고 기도 하며 노래할게
상처투성이에 지친 세상 위해
나 기타들고서 이곳에 서 있을게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세대 위해
나 기타 들고서

아직도 희망은 우리의 가슴에
거칠게 숨 쉬는데

나 두손 꼭 잡고 기도 하며 노래할게
상처투성이에 지친 세상 위해
나 기타들고서 이곳에 서 있을게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세대 위해
나 두손 꼭 잡고 기도 하며 노래할게
상처투성이에 지친 세상 위해
나 기타들고서 이 곳에 서 있을게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세대 위해
나 두 손 꼭 잡고 기도하며 노래할게
상처투성이에 지친 세상위해
나 기타 들고서 이곳에 서있을게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세대위해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세대위해
나 기타 들고서...


노브레인 - 나의 락큰롤


원래 차도보다 좁은 골목길을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프라하의 길은 대로가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체코는 크리스탈 제품이 유명하다고 한다.

작은 기념품부터 큰 그릇까지 다양한 크리스탈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많아 재미있어 구경하다 보니 크리스탈 술잔을 하나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

우연히 이번에도 정각에 시계탑을 지나가게 됐다.

시계탑에 달린 작은 창문에서 해골이 나와 종을 치는 모습을 보겠다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정각을 기다리고 있다.

내 감수성이 아무리 메말랐다고 해도 이 시계탑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 신기했다.

이 동상은 체코의 종교개혁자이자 민족운동의 지도자인 얀 후스의 동상이다.

얀 후스는 교황을 비롯한 고위 성직자들의 부패를 비판했는데 이를 불편하게 여긴 로마 교황청은 그를 파문시키고 화형시켰다고 한다.

입에 발린 말보다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을 가까이 해야하는데 달콤함에 취하게 될까 걱정이다.

이 건물은 틴 성당인데 1365년에 지어졌지만 17세기까지 계속해서 변형을 시켰다고 한다.

멋진 건축물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침략당하지 않았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멋진 건물들이 남아있었을지 상상하게 된다.

나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안내판을 봤는데 불순한 스티커가 보인다.

체코도 맥주를 피보라고 부른다.

저번에 스탠과 이곳에서 생맥주를 마셨으니 이번에는 다른 맥주를 마셔보기로 했다.

편의점에 있는 수많은 맥주 중에 캔이 이뻐 골랐는데 이름이 엑설런트다.

맛은 어떨지 궁금해하며 한 모금 들이켰는데 맛도 좋아 이름 값을 하는 맛이었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많은 곳을 지나왔기에 모든 풍경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 한다.

하지만 강렬했던 몇 몇 풍경들은 잘 기억나는데 일몰을 볼 때면 프랑스 생 말로에서 봤던 일몰이 떠오른다.

과거의 풍경도 좋았지만 앞으로 만날 아름다운 풍경들도 기대된다.


생말로의 일몰이 궁금하신 분은

http://gooddjl.com/263 - 파리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온 몽생미셸

을 읽어주세요.


맥주를 마시며 길을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뭔가를 촬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결혼식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인도에서 왔다고 한다.

프라하는 동화 속에 나오는 도시처럼 아름다워 세계 각국에서 촬영을 하러 오고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 야경을 보면 아름다울 것 같았는데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으니 우선 더 돌아다니기로 했다.

걷다보니 체코 국기를 표현한 조형물이 보인다.

역광이라 잘 표현이 안 됐는데 투쟁의 기운이 물씬 풍겨나는 조형물이라 한참을 감상했다.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저번에 올라간 프라하 성을 반대방향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이 곳은 대통령 궁인데 실제로 대통령이 사용하는 건물이라는데 일반인도 가까이 접근할 수 있어 신기했다.

대통령이 있을 때는 지붕 위에 깃발이 걸린다고 한다.

저번에 야경을 본 성 비투스 대성당인데 해가 떠 있을 때 봐도 아름답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해가 지려고 하길래 다시 프라하 시내로 내려가기로 했다.

올라온 길로 내려가기 싫어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고요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그냥 걷기로 했다.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확인하러 안내판을 보러 갔는데 반가운 한글이 보인다.

체코사람들은 참 센스가 넘치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시내로 돌아왔는데 해가 거의 다 지고 있어 프라하의 야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보도블럭이 아닌 돌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길을 걸으니 행복해 웃음이 나온다.

프라하를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프란츠 카프카이다.

프라하에서 태어난 카프카는 인간 존재의 불안과 부조리한 현실을 주제로 글을 쓴 실존주의 작가인데 '변신'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변신'을 중학생때 처음 읽었었는데 겉으로 드러난 내용만 봐서 그런지 꽤 재미있게 읽었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 문학작품으로 접근하니 전에 느꼈던 재미는 사라지고 어려움만 남았었다.

공부도 좋지만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해가 지날수록 사람들의 독서량이 계속해서 줄고만 있다고 하니 큰일이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신호등을 만들어 놨다.

파란불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 골목으로 들어갔더니 레스토랑 입구가 나온다.

지형적 불리함을 이런식으로 극복해내다니 주인의 센스가 정말 대단하다.

해가 진 뒤의 프라하는 어디를 가도 아름답겠지만 아까 점 찍어둔 곳이 마음에 들어 다리를 건너가기로 했다.

다리를 건너 블타바 강을 따라 걷다보니 프라하 성의 야경이 보인다.

구름이 없었다면 살짝 밋밋해 보였을 수도 있었을텐데 적당한 구름과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

왜 사람들이 프라하를 유럽의 3대 야경에 넣는지 알 것 같다.

숙소가 프라하 시내에서 40분 정도 걸어가야하는 위치에 있는데 해가 지고 나니 살짝 걱정이 된다.

안전하다고 하지만 혹시 모르니 최대한 큰 길을 따라 걸어 숙소로 돌아갔다.

그동안 쌓인 피로를 푼다는 핑계로 10시가 넘어서야 잠에서 깼다.

피곤함과 귀차니즘이 만나니 침대 밖으로 나가기 싫어져 여행기나 한 편 쓰기로 했다.

아침도 안 먹고 4시간 정도 걸려 여행기를 완성하고 나니 오후 3시가 넘었길래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저번에 삐끗한 발목이 계속 아프길래 다시 파스를 붙이고 길을 나선다.

유럽에서는 그냥 물보다 탄산수가 더 쌀 때가 많은데 이번에도 마트에 가니 탄산수를 싸게 팔고 있다.

탄산수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값이 싸길래 망고 향으로 하나 골랐는데 정말 맛있었다.

왜 사람들이 탄산수를 먹는지 이해가 되는 맛이 났다.

오늘도 하늘이 참 맑다.

국립박물관 앞 길에는 체코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십자가가 있다.

400년이 넘도록 오스트리아 왕국의 지배를 받던 체코는 1918년이 되어서야 식민지배를 벗어날 수 있었는데 50년도 지나지 않아 소련의 지배를 받게 된다.

결국 1968년, 소련의 탄압에 대항해 프라하 대학의 학생인 얀 팔라흐가 바츨라프 광장의 한켠에서 자신의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분신자살을 했다.

그는 소련의 탄압이 멈추지 않는다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유서를 썼는데 프라하의 시민들은 그의 죽음 앞에서 침묵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 뒤, 또 다른 대학생인 얀 자이츠도 시민들의 침묵에 분노하고 분신자살을 했다고 한다.

그 뒤 프라하는 나라를 위해 죽은 그들을 기리기 위해 얀 팔라흐가 분신자살을 한 곳에 십자가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십자가를 보며 민주주의의 아픔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국인 학생들이 오더니 서로 웃으며 십자가에 드러누워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이 십자가가 체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고 장난을 치는 것 같았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여행을 즐겁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여행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은 가지고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다.

학교가 없으면 배움이 없고, 배움이 없으면 삶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공부합시다.

이번에는 프라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꼽히는 네루도바 거리를 갔다.

네루도바 거리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간판을 달아놓은 가게들로 유명한데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오르막 길을 오르다보니 프라하 시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언덕에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이 있는데 모짜르트의 일생을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를 찍은 곳이라고 한다.

아마데우스도 재미있지만 내가 언덕에 위치한 스트라호프 수도원에 온 이유는 바로 이 피보 바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수도원에서 맥주를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는데 진짜로 수도원에서 맥주를 팔고 있다.

처음에는 수도사들이 만드는 맥주인 줄 알고 설렜었는데 그냥 기원이 수도원일뿐 현재의 수도사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비법은 제대로 전수 받았는지 맥주가 정말 맛있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먹었으니 요리도 하나 시키고 맥주도 하나 더 마셔준다.

반대쪽 언덕에는 프라하의 에펠탑이라 불리는 전망대가 있는데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꽤 멀어보여 그냥 멀리서 사진만 찍기로 했다.

낮의 프라하도 아름답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는 프라하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유럽의 도시들은 각자 어울리는 빛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진저브레드 박물관이 있었는데 호주에서 먹어본 진저브레드가 정말 맛이 없었기에 그냥 밖에서 구경만 했다.

숙소로 가기 위해 까를교를 건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조각상을 만지고 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행운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나도 줄을 서서 조각상을 만졌다.

얼마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사람들이 손을 모으고 조각상을 만지길래 나도 따라 만지며 소원을 빌었다.

제 여행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게 해주세요.

광장에서 공연을 하길래 잠깐만 보고 가려했는데 보다보니 재미있어 계속 구경을 했다.

바츨라프 광장에 있는 호텔을 지나가는데 태극기가 보여 사진을 찍었다.

미우나 고우나 내가 태어난 나라이니 사랑한다.

저녁보다 술이 당기길래 맥주를 마셨다.

코젤은 체코의 유명한 맥주인데 유명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듯이 역시나 맛있었다.

잠들기 전에 창 밖을 봤는데 밝은 보름달이 떠있었다.

하늘도 좋고 달도 좋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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