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orld Travel/벨기에-Belgium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랑플라스 광장. (벨기에 - 브뤼셀)


자꾸 맛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안 믿을 것 같지만 정말로 맛있다.

오늘 오후에 프랑스를 떠나는 일정인데 시내를 나갔다 다시 돌아오기 귀찮아 그냥 모닝 와인을 마시며 컴퓨터를 하기로 했다.


스페인에서 방이 없어 혼이 난 뒤로 미리 방을 예약하고 다니는데 이번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방값이 갑자기 많이 뛴 상태였다.

저번에는 마드리드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이미 끊어 놓은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한인민박을 잡았지만 지금은 미리 정해놓은 교통편이 없으니 그냥 일정을 조절하기로 했다. 

어제 파리 시내를 구경하다 4년 동안 나와 함께 해온 mp3를 땅에 떨어뜨렸는데 회생불능 상태가 되버렸다.

아무렇게나 막 굴리며 전투용으로 사용해오며 여러 번의 자가 수리를 버텨왔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고장 나버렸다.

전공이 기계나 전자 관련이었다면 인두를 구해서라도 수리해보겠지만 건축공학과인 내가 아는 것은 기술시간에 배운 라디오 조립밖에 없으니 이만 보내주기로 했다.

내가 프랑스에 오면서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케이크와 와인, 그리고 요플레다.

예전에 호주 마트에서 요플레를 파는 모습이 신기해 찾아보니 한국의 제품으로 알고 있던 요플레가 프랑스의 유류협동조합이 만든 상표명이라는 것을 듣고 충격에 빠졌었다.

그 뒤로 프랑스에 가면 꼭 먹어볼 음식으로 정했는데 프랑스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야 먹었다.

프랑스의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고 자란 젖소의 우유맛이 나기를 기대했지만 맛은 그냥 요플레 맛이었다.

파리의 지하철은 대부분 앞을 바라보고 가는 구조에 창문이 열린다.

야경을 보고 집으로 돌아 오다보면 저 창문 틈으로 담배를 피는 파리지앵을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아무리 선진국이어도 특이한 사람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유럽의 기차시스템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레일 패스를 끊고 싶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니 그냥 버스를 탄다.

이동하기 며칠 전에 예약하기만 하면 적당한 가격에 표를 끊을 수 있고 만 26세 이하라면 학생할인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여행 경비>


여행일 6일 - 지출액 440유로 (약 61만원)


몽생미셸 투어를 하는데 180유로(한화 25만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기에 여행경비가 확 비싸졌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웠기에 돈 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과 저녁은 한인민박에서 제공해줬기에 따로 돈이 나가는 일은 없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EU의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이다.

오후에 도착했기에 바로 체크 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새하얀 시트와 푹신한 이불이 있는 호스텔을 만나면 정말 기분이 좋다.

공사 중이라 임시로 세워놓은 벽에 누가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궁금해 밑에 있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브뤼셀에서 활동하는 에이즈 방지 기구였다.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불치병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벨기에는 작은 나라라 그런지 유명한 관광지가 별로 없다고들 하지만 확실히 프랑스와는 다른 분위기가 난다.

특히 브뤼셀 중앙에 있는 그랑플라스 광장이 가장 유명한데 이 광장은 브뤼셀 여행의 시작과 끝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주변에 관광지가 몰려있다.

레 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위고는 그랑플라스 광장을 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건물은 광장에 있는 브뤼셀 시청사인데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건물을 지금도 사용한다는 것이 정말 부러웠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높게 짓기보다는 너비를 길게한 유럽의 건물들은 봐도 봐도 신기하고 멋있다.

벨기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오줌싸개 동상이다.

사람들에게 작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 정도로 작을 줄은 몰랐다.

지도에 표시된 대로 찾아왔지만 동상이 보이지 않아 바로 앞을 여러 번 지나치다 겨우 발견했다.

호스텔에서 한국분을 만나 오늘 저녁은 밖에서 사 먹기로 했다.

그 분이 가져오신 여행책을 보니 벨기에에 오면 꼭 들러야하는 레스토랑이 있다고 해 찾아갔다.

벨기에 특산물인 홍합과 감자튀김, 맥주로 이뤄진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엄청 특별한 맛은 느끼지 못했다.

간판을 보니 250 종류의 맥주가 있다는 것 같아 들어가 봤는데 아무리 봐도 250 종류는 안 돼 보였다.

그래도 쌓여있는 맥주들을 보니 천국에 온 기분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그랑플라스 광장의 건물들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낮에 본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해가 진 뒤의 야경은 빅토르 위고가 왜 이 광장을 최고의 광장이라 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프랑스에 만난 벨기에 아저씨가 추천해준 펍에서 맥주를 마시려했는데 사람들이 그랑플라스 광장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은 길거리에서 마셔야 제 맛이니 그냥 우리도 길바닥에서 마시기로 했다.

내가 고른 맥주는 바로 듀벨이다.

한국에서 처음 마셨을 때의 맛을 잊지 못해 벨기에에 가면 꼭 마셔봐야지 했는데 2014년 한정판을 팔고 있길래 망설이지 않고 샀다.

듀벨은 잔에 따라 마셔야 제 맛이지만 병으로 마시는 맛도 맛있었다.

가격은 6유로(한화 8,400원) 정도였는데 전혀 돈이 아깝지 않았다.

광장 주변을 구경하는데 사람들이 동상을 만지고 있었다.

뭔 동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행운을 주는 동상인 것 같아 나도 만지면서 소원을 빌었다.

며칠 뒤, 우리나라와 벨기에의 월드컵 예선전이 있는 날이었는데 SBS에서 벨기에로 취재를 나왔었다.

리포터 누나도 아니고 아저씨길래 그냥 잠시 쳐다보다 숙소로 돌아왔다.

어제 저녁에 씻고 나오다가 계단의 높낮이가 다른 곳에서 넘어졌다.

처음에는 뼈가 부러진 줄 알 정도로 너무 아파 주저앉아서 혼자 낑낑댔는데 다행히 발목이 움직였다.

유럽에서 깁스를 하게 되면 정말 답이 없을 텐데 정말 다행이다.

그런데 자고 일어났는데도 통증이 심하길래 우선 파스를 붙였다.

침대에 앉아 오늘 갈 관광지를 찾아봤는데 딱히 갈 곳이 보이지 않아 그냥 밖으로 나왔다.

아침거리도 찾을 겸 심심해서 마트에 들어가봤는데 물가가 꽤 비싸다.

마트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먹느니 1유로(한화 1,400원)을 더 내고 따뜻한 음식을 먹자는 생각이 들어 근처 케밥집에 들어갔다.

돈을 아끼기 위해 케밥만 먹으며 유럽여행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케밥을 사 먹는 것보다 파스타를 해 먹는 것이 더 쌀 것 같다.

그랑플라스 광장은 봐도 봐도 아름답다.

그런데 이 시청사의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는 건물이 완공되고 나서 자신의 건축은 실패했다며 꼭대기에 올라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이 사진에는 잘 안나왔지만 건물의 좌우대칭이 심하게 맞지 않고 사진의 아래부분에 보이는 입구도 가운데가 아닌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지어진 건물을 본 후대의 사람들이 그냥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모습을 건축가가 본다면 왠지 허탈하게 웃을 것 같다.

벨기에에 왔으면 와플도 먹어줘야한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곳에서 와플을 하나 먹었는데 다른 곳에서 먹던 와플과 딱히 다른 점은 못 찾겠다.

이 성당은 생 미셸 성당으로 1226년에 착공했는데 17세기가 되어서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외국에서 수 백년에 걸쳐 지은 건축물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외국인들에게 자랑할 한국의 문화재들도 떠오른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도 있고 조선왕조 500년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을 외국인들이 본다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팔만대장경의 수량을 확실하게 파악하지도 않았다는 뉴스가 떠올라 씁쓸해진다.

물류회사의 광고 같은데 정말 참신해서 한참을 구경했다.

내가 찾는 곳이 호스텔에서 나눠준 지도에 나오지 않았길래 길을 물어 찾아가는데 사람들의 의견이 다 다르다.

벨기에는 지역에 따라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독일어를 쓰고 있는데 브뤼셀은 프랑스와 가까워 불어를 쓴다고 한다.

영어로 길을 묻고 고맙다고 말할 때는 불어인 '메르씨'를 쓴다.

드디어 내가 찾던 음악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나왔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을 텐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어른들이 여행은 젊어서 해야한다고 말하는지 알 것 같다.

난 국제나이로 24살이니 당당하게 2유로를 내고 입장한다.

많고 많은 곳 중에 내가 이 음악박물관을 온 이유는 바로 이 헤드폰 표시때문이다.

입장료에 포함된 기계를 가지고 헤드폰 표시 위에 올라가면 전시되어 있는 악기로 연주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RFID를 이용한 것 같은데 20년 뒤에는 또 어떤 기술이 세상에 적용됐을지 궁금해진다.

아코디언을 보면 크라잉넛의 김인수 씨가 떠오른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크라잉넛의 노래 한 곡 듣고 갑시다.




비둘기야 어딜가니 나랑 같이 춤을 추자

비둘기야 어딜가니 나랑 같이 술 마시자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


비둘기야 어딜가니 나랑 같이 춤을 추자

비둘기야 어딜가니 나랑 같이 술 마시자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둘기 비~~~


비둘기야 비둘기야 비둘기야 비둘기야  

비둘기야 비둘기야 비둘기야 비둘기~~


크라잉넛 - 비둘기


바이올린을 좋아해 전시되어 있는 모든 바이올린을 찾아다니며 음악을 감상했다.

색소폰은 벨기에 사람인 A.색스라는 사람이 1840년에 처음 만들었는데 자신의 이름을 따 색소폰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지금까지 여러 박물관들을 가봤는데 브뤼셀의 음악박물관처럼 신기한 박물관은 처음 와본 것 같다.

어린 아이들을 데려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재미있는 박물관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박물관 앞에는 아름다운 광장이 있어 사진을 찍었는데 그랑플라스 광장의 아름다움에는 못 미쳤다.

유럽의 골목길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매번 볼 때마다 아름답다.

비타민이 부족한 것 같아 주스를 하나 샀다.

처음에는 작은 병으로 사려했는데 가격 차이가 얼마 안 나길래 옆에 있는 큰 병을 골랐다.

이게 다 상술인 것을 알면서도 당하는 나는 정말 바보인가 보다.

푸른 하늘 아래 있는 코카콜라 광고판이 정말 아름답게 보인다.

광고판은 아름답지만 난 콜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콜라를 마실 돈으로 맥주를 마시겠다.

이제 다시 이동할 시간이 되어 호스텔에 맡겨뒀던 배낭을 메고 브뤼셀 중앙역으로 갔다.

이번에는 브뤼셀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브뤼헤로 간다. 

브뤼헤는 브뤼셀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운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오랜만에 파스타를 해 먹으려 했는데 이번에 정한 호스텔은 주방이 없다고 한다.

호스텔의 필수 옵션이기에 당연히 있을 줄 알고 예약했는데 전자렌지만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아침만 먹고 점심부터 걸렀기에 우선 마트에서 빵을 하나 사 먹고 해가 지면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밤이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길래 그냥 잠을 잤다.


여행일: 2014. 06. 24 ~ 2014. 06. 25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