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욕하기도 지친 '100배 즐기기'덕분에 매번 좋은 숙소를 찾는데 이걸 기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근데 게스트하우스 전체에 나밖에 없었기에 건물 전체를 100바트에 빌렸다.
와이파이는 안되지만 시설도 깔끔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게스트하우스였다.
일본인들에게 인기있는지 일본어가 많았고 아주머니도 일본어를 능숙하게 했다.
숙박명부를 보니 하루에 1~3명씩 오는게 전부였는데 좀 안타까웠다.
닭의 목을 쳐도 새벽은 올테니 그냥 참고 7시까지 잤다.
볶음밥과의 인연이 이렇게 시작될지는 이때는 아직 몰랐었다.
아 참고로 넘어가는 뱃삯은 40바트에요. 우리 친절한 '100배 즐기기'는 20바트라던데...
입국카드를 쓰는데 한국말을 하는 사람 몇명을 보긴 했는데 아는척하지는 않았다.
어쨋든 유럽애들은 30~35달러씩 내고 비자를 받는데 당당하게 무비자로 입국 성공.
<태국 북부 여행 총 경비>
여행일 10일 - 지출액 6800바트 (약 25만원)
남들 다 하는 트레킹, 마사지도 하고 삼시세끼 꼬박꼬박 배부르게 먹었음.
돈 단위가 갑자기 커지니 혼란스러워서 물가적응을 하려고 가게에 갔는데 음료수 하나에 10000킵이 넘어가 무서워서 안사먹었다.
보통의 여행자들은 훼이싸이에서 1박2일간 슬로우보트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바로 가는데 나는 라오스의 북부지방을 돌기위해 루앙남타로 가기로 했다.
루앙남타로 가는 밴을 350~400바트씩 부르길래 버스터미널까지 툭툭비용과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고 300바트에 흥정해서 밴을 타러 가니 스타렉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돈 단위 적응이 잘 안되서 이것저것 따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근데 같이 온 사람들이 버스비보다 더내고 왔는데 시내까지 안간다며 따지기 시작했고 나도 합세해서 자동차 문을 막았다.
한 20분간 싸우고 그쪽 보스와 이야기를 한 뒤 결국 툭툭값을 기사가 지불해주고 시내로 들어왔다.
흙길이 보이는 것을 보니 라오스에 오긴 왔나보다.
음식을 먹으니 라오스 같은데 왜이렇게 중국사람들이 보이고 중국어가 보이고 중국이 떠오르지?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중국 도박을 하고 있길래 중국어로 말을 걸었더니 중국인이란다.
아놔... 여기가 라오스 맞는거 맞아?
와이파이는 없다는데 공유기가 보여서 주인집 딸들에게 물어보니까 비밀번호 숫자를 중국어로 불러준다.
여긴 중국 식민지구나. 내가 원한 라오스가 아니란 것을 알겠다.
<오늘의 생각>
누가 라오스 물가가 싸다고 했는가.
100배야 딱 100대만 맞자.
근데 아침시장하니까 떠오르는데 어제 루앙남타에 도착해서 우리의 '100배 즐기기'에 수록된 지도를 봤다.
분명히 아침시장 위가 버스터미널이라는데 전혀 안보이더라?
루앙남타를 계속 헤매다보니까 정반대쪽에 있던데 어이가 없더라.
여러분 이쯤되면 제가 뭘 말할지 아시죠? 이런 100배 같은 놈들아 이런 책 파는데 양심의 가책도 못 느끼니?
근데 매번 밥만이랑 국수만 먹다가 빵을 먹어서인지 꽤 맛있었다.
내가 저걸 사서 먹을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다가 다음에 한번 더 보면 먹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중국이 아니라 한국인가봐요. 토피아학원 셔틀버스를 여기서 보네.
저걸로 통화하는 것을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그저 시장에서 구경하는데 아줌마가 '일단한번 잡숴봐' 스킬을 시전하기에 먹어보니 약간 오렌지 맛이 났다.
얼마냐고 물으니 1000킵(150원)이라길래 달라니까 한봉지를 준다.
아마 어디 땅에서 주워다 파나보다.
그럼 버스가 멈추고 다 같이 노상방뇨를 한다.
근데 아까 그 신기한 전화기를 가진 아줌마는 귤까먹고 노란색 토를하고 고구마까먹고 누런색토를하고 쉬지않고 먹는다.
대단한 집념이라 동영상을 찍고싶었지만 더러워서 참았다.
난 이런 풍경을 원했었단다 라오스야.
근데 떠먹는데 걸쭉하지않고 젤리같았다.
근데 내 취향이 독특해서 나만 이런 풍경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
주위에 왜이렇게 중국식당이 많고 한문이 자꾸 보이지...
풍경은 라오슨데 아직도 중국의 냄새가 나...
감기걸려서 맥주는 자제하려했는데 술 한잔 먹어야지 안되겠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과일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아 배 고프니 밥을 먹고 싶은데 다 국수만 판다.
그렇다고 중국식당에 가자니 라오스에와서 중국음식 먹는거라 마음에 안들고 나도 참 세상 힘들게 사는구나를 느꼈다.
국수 그대로 주셨네.
그럼 국수먹고 밥도 먹지 뭐.
<오늘의 생각>
내가 원한 라오스의 모습이 아니다. 아직도 중국같다.
그래. 제대로 된 라오스를 만나기 위해 더 깊이 들어가주마.
한국에 엠보싱이 있다면 라오스에는 3겹이 있다.
오토바이가 버스를 타네. 요금은 얼마지.
너 중국이라는 자본에 심장병걸린거 같아.
근데 내가 타는 버스에는 향이 없었다.
이런건 라오스 스타일 맞는데...
심장약한 사람은 버스타다가 긴장해서 병날 수도 있겠다.
누가 내 아를 낳아줄 사람 어디 없나. 물론 나 안 닮아서 깜찍한 애로.
오 내 상상속의 라오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럼 더 깊이 들어가야지.
배타고 좀만 더 들어가자.
'World Travel > 라오스-Lao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9. 혼자서도 잘 놀아요. (22) | 2013.02.01 |
---|---|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8. 방비엔에서 주절주절. (32) | 2013.01.25 |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7. 누가 루앙프라방이 아름답다했는가. (10) | 2013.01.18 |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6. 신선놀음. (17) | 2013.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