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4. 파미르에서 만난 웅장한 산. (타지키스탄 - 파미르)

안녕하세요.

다시는 펑크를 내지 않겠다고 말을 했었는데

개인적인 일 때문에 저번주에 다시 펑크를 내버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여행기도 점점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용두사미처럼 끝이 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버터에서 기름기가 많이 느껴지는데 그마저도 맛있게 느껴진다.

역시 입맛이 저렴하니 웬만한 음식을 먹을 때마다 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

열심히 빵을 먹고 있는데 타락죽 같은 것이 나온다.

밥이 나올거라 생각도 안 했는데 맛있는 죽이 나오니 기분이 좋아진다.

호로그에서 산 신발을 이제야 꺼낸다.

중앙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등산을 몇 번은 할 것 같아 신발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었다.

원래 신고 다니던 샌달을 신고 산을 올라갈 순 없겠고 트래킹화를 신고 올라가자니 많이 힘들 것 같아 고민하다 중고 신발을 사기로 했다.

호로그에 시장을 뒤져 세컨 핸드샵을 찾아 신발을 고르는데 내 발에 맞으면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깎고 깎아 40소모니(한화 9,000원)에 샀다.

일행들에게 신발을 자랑했더니 등산화와 워커로 유명한 울버린에서 나온 신발인데 잘 골라왔다며 축하해줬었다. 

새 신발을 신었으니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시작한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몰라 마을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니 마을에 나있는 돌담길을 통과해서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등산을 할 때는 제일 마지막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늙어가는 것이 느껴지지만 아직은 체력이 괜찮아 사진을 찍으면서도 잘 따라갈 수 있다.

바위도 많고 경사도 심해 오르기가 힘이 든다.

바위에 글과 그림이 새겨져 있었는데 과거에 그려진 암각화인지 동네 꼬마들의 장난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림들이 신기해 우리끼리 이야기를 상상하며 계속 올라간다. 

살짝 힘이 들지만 하늘이 아름다우니 괜찮다.

하늘에 큰 새가 날아다니길래 독수리냐고 물어보니 랄프가 벌쳐라고 한다.

한국어로는 벌쳐(Vulture)나 이글(Eagle) 모두 독수리라는 뜻인데 벌쳐는 동물의 시체를 먹는 종이고 이글은 직접 사냥을 해 먹는 종이라고 한다.

산은 그냥 오르고 오르다보면 어느샌가 올라와 있어 좋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 올라가면 산맥이 잘 보일 것 같아 저 봉우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길을 찾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보니 봉우리 사이에는 꽤 깊은 절벽이 있었다.

절벽을 건너는 것은 너무 무모해 보였기에 다른 길을 찾는데 우리와 좀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이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내려가서 반대편 산기슭으로 올라가기에는 시간이 늦은 것 같아 우리도 저 사람들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높은 경사의 황무지 길을 올라가다보니 호빗-뜻밖의 여정의 OST가 떠오른다.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영화를 봤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특히 아르켄스톤을 찾아 산맥을 타고 넘어갈 때 나온 이 OST는 몸에 전율이 일 정도로 와닿았었는데 산을 오르다보니 영화 속의 장면과 내가 있는 풍경이 오버랩 되며 머리속에 호빗의 OST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런 산 길을 트래킹화나 샌달을 신고 올라왔더라면 큰 일 날뻔 했다.

여행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준비성과 생존력은 증가하는 것 같다.

올라가다보니 사람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이 이동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인 것 같은데 정말 인간이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인간이 대단하더라도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다.

내가 꿈꾸던 파미르 고원에 자전거를 타고 오지는 못했지만 배낭여행을 왔기에 이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세상엔 하나의 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길을 따라 갈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볼지 이야기를 해봤는데 만장일치로 더 올라가보기로 결정했다.

우연히 만난 친구들이지만 다들 통하는 부분이 많아 참 즐겁다.

다들 옹기종기 모여 쉬고 있길래 카메라를 드니 순식간에 포즈를 취한다.

나도 빠질 수 없으니 내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무리 경사가 가팔라도 풍경이 아름다우니 계속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다.

아름다워도 너무 아름답다.

물이 흐르는 도랑이 보이길래 이번엔 길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히말라야에 다녀온 뒤로 산과 사랑에 빠졌고 그 뒤로 많은 자연풍경을 봤지만 파미르 산맥처럼 웅장하면서 날카로운 기세는 처음 느껴본다.

만약 어제 지프 기사와 싸워 오늘 등산을 하지 않고 그냥 바로 이동했다면 이런 멋진 모습을 못봤을 것이라 생각하니 돈을 더 주고서라도 하루를 더 쉬기를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호빗 속의 장면이 떠오른다.

혹시 여기에 호빗 영화를 본 사람이 있냐고 물으니 하이디가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겠다며 대답을 한다.

자신도 산을 오르면서 호빗의 OST를 생각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물어보려고 했던 것이 맞냐고 물어본다.

내가 대답 대신 휴대폰에 들어있는 OST를 트니 정말 듣고 싶었다고 말을 한다.

빨리 갈 필요가 없으니 쉬엄쉬엄 계속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를 하며 길을 걷는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무섭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끝이 나올테니 그 끝까지 걸어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가다보니 분기점이 나오길래 아쉽지만 그만 가기로 했다.

마음같아서는 더 가보고 싶지만 산에서는 해도 빨리지고 체력도 생각해야하니 어쩔 수 없다.

랄프의 시계는 고도도 표시된다는데 정확하지 않아 300m 정도 더해야한다고 한다.

안나푸르나에서는 해발 4000여 m에 있는 ABC에 가기 위해 정말 많이 걸었는데 파미르에서는 지프를 타고 조금만 산을 오르면 금새 해발 3800m에 오를 수 있다.

높은 곳에서는 역시 뭔가를 먹어줘야한다.

예전에는 몸을 생각해 과일을 자주 먹었었는데 요즘은 잘 안 먹고 있는 것 같다.

내 몸은 내가 챙기는 것이니 앞으로는 과일도 자주 먹어줘야겠다.

남은 여행도 무사히 안전하게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지나친다.

사진으로 봐도 웅장하고 멋있지만 실제로 봤을 때의 그 감정은 어떻게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겨울이 오면 파미르 고원도 멀리 보이는 설산처럼 눈으로 뒤덮인다는데 그 모습은 얼마나 멋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하다.

이제는 내려갈 시간이다.

다들 체력을 많이 소모했으니 조금 힘들더라도 하산은 최단코스로 가로질러 내려가기로 했다.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산을 겉핥기로만 즐기는 것이 아쉽지만 앞으로도 파미르 산맥에 있을 날은 많이 남아있으니 괜찮다며 스스로를 달래며 산을 내려간다.

마을이 있는 방향으로 무작정 내려가다보니 위험한 지역도 몇번 마주치게 된다.

물론 너무 위험한 곳은 우회해야겠지만 이번에는 암벽만 조금 조심히 내려가면 편하게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들 조심히 내려가보기로 했다.

안전장치가 없어 무서웠지만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내려가니 다들 무사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지친 발걸음으로 힘들게 내려오다보니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고 전압기가 보인다.

전압기를 발견하자마자 드디어 문명세계로 돌아왔다고 외치니 다들 웃는다.

고생을 했으니 상을 줘야한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로 걸어가는데 슈퍼같은 곳이 보이길래 들어가 혹시 맥주가 있냐고 물어보니 부모님 대신 가게를 보고 있던 아이가 웃으며 맥주를 꺼내준다.

저녁에 함께 마시기로 하고 5캔을 샀더니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행을 하며 많은 종류의 문을 봤지만 이렇게 획기적이고 감성이 넘치는 문은 처음 봤다.

어떻게 자동차 문을 이용할 생각을 했는지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어 터벅터벅 걸어가니 하이디가 계속 응원을 해준다.

내가 너무 힘들다고 하니 돌아가서 마실 맥주를 생각하며 걸으라고 말을 한다.

사람들이 나를 너무 쉽게 파악하는 것 같다고 말을 하니 맥주를 찾았을 때의 나의 모습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었다고 한다.

겨우 숙소에 돌아와 설정샷을 찍는다.

힘들어 죽겠다는 것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사진을 찍어주는 앤서니가 자꾸 웃어 나도 미소를 지어버렸다.

에피타이저로 맥주를 마시고 본 요리인 보드카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잠이 들었다.

이 친구들과 함께 파미르에 오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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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주에 글이 올라오지 않아 서운했어요. 열심히 보고 있으니 끝까지 꼭 부탁해요~^^

  2. 등산 후에는 막걸리가 최곤데 말입니다. ㅎㅎ
    파미르에서 맥주 마시면 고산증이 심해진다던데 아무 이상 없는 걸 보면
    역시 주당 맞군요.
    오늘은 맥주 참을려고 했는데 아~~~~ 안되겠..... ㅠ.ㅠ

  3. 안그래도 글이 올라오지 않아 어디 아프신가 걱정했어요..재밌게 잘 봤어요~^^

  4. 비밀댓글입니다

  5. 경치 사진들이 너무 좋은데..가져가고 싶어도 가져갈수가 없군요..ㅜㅜ

  6. 재밋게 봤어요 ^^ 건강하세요

  7. 파미르. 7년 전에 생각이 나네요.
    타지키스탄쪽과 심샬쪽 파미르 모두 가봤지만 정말 다시봐도 가슴뛰게 하는 풍광입니다

  8. 아! 부럽네요. 풍경이 너무 멋있네요. 글도 재미있고...그전 게시물도 읽어봐야 겠네요. 건강히 여행하세요

  9. 타자크족 식사 차림하니 10년 타쉬쿠르간에 사는 타지크족의 가정에 초대받아 먹은 식사 차림과 똑같군요.대다수가 양과 염소젓으로 만든 버터,요구르트..행자들 양고기에 알러지 생길정도로 시달린 이들 음식보고 기겁했었죠. 저야 잘 먹었지만.그리고 숲과 나무가 없는 저 산자락 ..다녀온 이들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구요.

  10. 비밀댓글입니다

  11. 창공에 높이 뜬 독수리 정말 멋지네요.
    아주 가끔 새가 되면 참 좋겠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을 하곤 합니다... ㅎㅎㅎ
    말로만 듣던 파미르고원을 용민군 덕분에
    저도 함께 다녀온 듯 한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

  12. 파미르를 여행하면서 좋은 여행 동지을 만나 함께 하신 것을 보니 황량한 산맥이지만 그런 산 조차도 황량하다고 느껴지지 않네요.
    일면식도 없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원하는 곳을 여행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여행을 하면서 주어지는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여행기는 다른 편보다도 기분 좋게 잘 봤습니다.

  13. 파미르산맥 등산이 무섭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등산을 좋아하는데 사람 손으루안타는 지역은 동물등이 나올까봐 혹은 길을잃어조난당할까봐 무섭거든요....

  14. 고산지대에서는 등산이 힘들텐데...
    다들 대단해요~^^
    자동차문을 문으로 사용하는것~^^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창의성 높군요^^
    빵이 아주 고소해보여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1. 순백의 세계, 안나푸르나.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산에서의 날씨는 매 시간마다 바뀐다더니 어제의 눈보라는 새하얀 눈만 남기고 사라졌다. 

진형씨의 몸상태가 괜찮다길래 다시한번 ABC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내 몸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방법은 리필이 되는 달밧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거다.
고기도 없는 묽은 카레가 뭐가 맛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난 달밧이 맛있다.
향신료 덕분인지 먹어도 안질리고 밥과 비벼먹는 그 맛은 지금도 또 먹고싶은 맛이다. 

ABC로 가려면 이쪽으로 가세요.
눈이 왔을 때를 대비해 표지판을 세워놓은 것 같은데 귀엽다. 

하지만 표지판이 있어도 눈이 쌓이니 어디가 길인지 모르겠다.

혼자왔다면 다른 사람을 기다렸다가 올라가야 하겠지만 포터도 있고 일행도 있으니 든든하다.

물론 내 신발은 전혀 든든하지 않다.

지금까지 멀리서만 보이던 그 설산들이 내 눈앞에 있다.

자신이 꿈꿔오던 모습이 눈 앞에 다가왔을 때의 기분은 어떤 말로도 설명하지 못한다.

TV에서 새하얀 눈이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고 저 아름다운 곳에 언젠가는 가볼 것이라 생각했던 그 산에 내가 올라와 있다.

맑은 하늘에 새하얀 눈으로 뒤덮힌 산이라 엄청 추울 것 같지만 전혀 춥지 않았다.

MBC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추워서 벌벌 떨며 패딩을 껴입었는데 해가 비추자 따뜻해지 시작해 포근한 기분이 들었다.

계속해서 아름답다는 말을 하며 쉬지 않고 사진을 찍었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별로 없다.
카메라의 화각도 좁고 실력도 부족해 내가 느낀 감동의 100분의 1만큼도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게다가 선글라스까지 끼고 뷰파인더를 보려니 감으로 노출을 잡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사진 실력이 부족한 내 탓이니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부러울 뿐이다. 

한국에서 산을 많이 타본 사람들이 히말라야에 와서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ABC코스는 지리산같고 EBC(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는 설악산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설악산이면 어떻고 지리산이면 어떠리. 그저 아름다운 히말라야가 내 앞에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우리 엄마 소원이 아들이랑 지리산종주 해보기라 2011년에 지리산을 가려다 설악산을 갔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더 늦기전에 지리산을 한번 가야겠다.

어제 MBC에서 자면서 계획했던 일정이 살짝 밀렸지만 오히려 이렇게 맑은 하늘아래 ABC를 올라갈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다.

언젠가는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에 최상의 날씨에 ABC를 가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그 사진이 그 사진처럼 느껴진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설산의 아름다움에 빠져 쉼없이 셔터를 누른 것은 맞지만 잘 보면 앞에 있던 사진에서 보이던 산들이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산에 쌓인 눈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아름답다는 말을 빼면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꾸 아름답다는 말만 하는 내가 바보같을테지만 이날 산을 오르면서 다른 말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었다. 

나름 책을 많이 읽는다 생각했지만,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 앞에 서니 내 어휘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었다.

광각이 없어 파노라마를 몇장 찍었는데 필터를 뺀다는 것을 까먹었다.

역시 무식하면 손발이 고생하고 사진을 망친다.

멀리서만 보이던 마차푸차르가 눈앞에 있다.
올라오며 방향이 바뀌었는지 물고기 꼬리모양이 잘 안 보인다. 

드디어 ABC가 보인다.
가까워 보이지만 ABC가 보이는 시점부터 한 45분은 더 가야 ABC에 도착할 수 있다.
주변이 온통 새하얗다 보니 거리감각이 사라져서 그런 것 같다. 

마마님들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우리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우리를 ABC까지 올라올 수 있게 도와준 포터 기아누도 수고하셨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이름이 어려워 키아누 리브스를 생각하며 이름을 외웠다.

새하얗다.

드디어 ABC의 눈을 내 손으로 만졌다.

만지기만 한게 아니라 먹기도 했다.

아무 곳의 눈을 퍼먹으려고 하니 기아누가 길 옆에 있는 눈은 누가 오줌을 눴을지도 모르니 퍼먹지 말라고 조언해준다.

진짜 높은 곳에 왔으니 셀카 한장.

수고했다. 최용민.

ABC 롯지 안에 들어가면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증명사진과 이야기를 써놨다.

날짜들을 보니 1달정도마다 사진들을 정리하는 것 같았지만 기념이니 나도 한장 붙였다.

그런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이 글을 쓴 것을 발견했다.

이웃사촌님 반갑습니다.

박영석 대장은 세계 8,000m급 14좌와 7대륙 최고봉, 세계 3극점(북극점, 남극점, 에베레스트 정상)을 올라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신 한국 산악계의 전설이다.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히말라야 14대 거봉에 코리안루트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고 안나푸르나를 오르시다 2011년 10월, 강기석, 신동민 대원과 함께 영원히 안나푸르나의 품에 묻히셨다.

한국인에게만 기억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ABC를 오르면서 만난 몇몇 네팔사람들과 포터들도 미스터 박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ABC의 뒤편에 박영석 대장을 기리는 탑이 있다고 해 찾아갔지만 눈이 많이 쌓여 중간에 되돌아 왔다.

박영석, 강기석, 신동민. 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여담으로 예전에 박영석 대장의 인터뷰를 봤었는데 박영석 대장이 북극점에 도착했을 때 엄청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그 때 운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기쁘거나 감격스러워서 운 것이 아니라 북극점에 다시 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눈물이 북받쳤다고 한다.
다시한번 故 박영석 대장의 도전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내가 ABC를 오르면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부러웠던 것이 신발이다.

마마님들은 한국에서 네팔로만 여행 온 거라 제대로 된 등산화들을 챙겨왔는데 아무리 눈 속을 헤치고 다녀도 물이 안 샌다고 한다.

그에 비해 내가 현지에서 구한 이름만 노스페이스인 신발은 눈을 밟기만 하면 물이 줄줄 들어온다.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부러웠다.

웅장한 히말라야를 담기에는 파노라마 기능도 부족하다.

가장 좋은 것은 눈으로 보고 마음에 담는 거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나도 같이 뒹굴고 싶었지만 발가락이 시린 걸로 만족했다.

원래 목표였던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또다시 꺾일 뻔 했던 마음을 잘 추슬렀다.

다시 한번 수고했다. 최용민.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한번만 보기에는 너무 아쉽다.

그러니 기다려다오.

언제라고 확실히 정하면 성격상 꼭 그 때 와야하니 날짜는 정하지 못하겠지만, 꼭 다시 오겠다.

그때는 체력도 키우고 확실히 준비해서 쏘롱라를 넘으러 다시 오마.

한라산 : 1,950m

설악산 대청봉 : 1,708m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 4,130m

쏘롱라 : 5,416m

해발 4,130m라고 하니 있어 보이지만 사실 ABC는 도전만 한다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코스다.

그래서 다음에는 그보다 높고 2주 정도 걸리는 쏘롱라를 넘겠다고 다짐을 하며 내려온다.
항상 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인가보다.  

어차피 ABC에서 바로 내려올 거라 MBC에 짐을 맡기고 최소한의 짐만 들고 ABC를 오르는데 기아누가 비닐을 챙겼었다.

설마 썰매를 탈거냐고 물어보니 해맑게 그렇다고 했었는데 내려오는 길에 정말로 썰매를 탔다.

근데 눈사람을 만들 때 봤듯이 뭉쳐지는 눈이 아니어서 썰매도 잘 안 타진다.

잘 미끄러졌다면 재미있었을지 무서웠을지 모르겠는데 한가지 좋은 것은 앞으로 남은 것은 하산뿐이니 신이 난다.

나도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빠지는 성격은 아닌데 이 때는 발이 너무 시려서 썰매를 붙잡고 뒹굴거릴 정신이 아니었다.

MBC에 내려와 다시 한번 빅사이즈의 볶음밥을 먹었다.

근데 여행기를 쓰며 내가 대충 찍은 음식사진을 다시 봐도 배가 고파지는데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음식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건 정말 위장에 대한 테러가 맞는 것 같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가 어디에 앉았었는지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순백의 세계를 뒤로 하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산을 오를 때는 내가 얼마만큼 올라왔는지 확인하며 힘을 낸다고 했는데 안나푸르나에서의 하산길에서는 설산이 아쉬워 자꾸만 뒤를 보며 내려오게 된다.

여행을 얼마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취미생활을 뭐로 할까 고민했었다.

자전거는 손가락때문에 포기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천성이니 여행과 캠핑을 같이 할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안나푸르나가 새로운 답을 줬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등산이라는 답을 줬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왜 산을 오르냐고 물으면 당연히 산이 좋아서 오른다고 할 것이다.

나는 산에 올랐더니 산이 좋아졌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오늘도 포터들은 짐을 나른다.

짐을 나르는 포터를 본다면 산속에서 먹는 밥이 비싸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항상 불평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으니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역시 생각하기는 쉽고 말하기도 쉬운데 실천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역시 피는 못 속이나보다.

우리 엄마도 젊어서 산을 타느라 정신이 없었다는데 아들도 산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한국에 돌아가면 어무이와 산을 자주 가야겠다. 

하지만 취미는 취미로 끝내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안그러면 '안녕하세요'에 나가야 할 테니까.

그래서 여행할 때는 나중에 후회가 없도록 신 나게 돌아다니고 한국에 돌아가서는 멋있는 일상생활을 할 거다.
공부도 열심히 할거고 결혼도 해서 알콩달콩하게 살거다. 

누누이 말하지만 꿈이었던 세계일주를 끝마치고 나면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딸내미가 제1목표다.
근데 과연 그게 쉬울지는 잘 모르겠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아침에는 맑았던 하늘이 금세 어두워진다.

그래도 우리가 앞에 펼쳐진 하산길은 맑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저녁에 MBC에서 본 야경과 오늘 아침에 오른 ABC의 맑은 모습은 산신령님이 도와주신 것 같다.

눈사태가 일어난 지역을 다시 지나가는데 여전히 무섭다.

기아누는 이번에도 눈사태~ 눈사태~ 한다.

안나푸르나씨.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를정도로 아름다웠어요.

고마웠고 다음에 다시 올게요.

이제 눈으로 덮인 길은 사라지고 다시 흙길이 나온다.

앞으로 발이 시릴 일이 없다니 즐겁지만, 설산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하다.

아침에 ABC에 올라갔다 왔기에 많이 내려가지 못했다.

MBC에 올라가기 전에 묵었던 히말라야에 짐을 푼다.

그러나저러나 오늘 저녁도 역시 리필이 되는 달밧이다.

잠을 자기전에 마마님의 용안에 감자팩을 했다.

ABC에 올라갈 때 쌓인 눈에 반사된 태양빛이 강해 얼굴이 많이 달아오르셨다.

얼굴에 감자팩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식당에 가서 감자를 좀 얻어왔다.


여기서 마마님의 정체를 공개하자면 사실 마마님은 연예인이다.

KBS에서 방영된 탑밴드2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펠라스(FELLAS)에서 키보드를 맡고 계신다.

내가 인용하는 노래들을 보면 알겠지만 나도 평소에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데 밴드를 하는 사람과 같이 산을 오르다니 정말 신기했었다.

좋아하는 밴드들 이야기도 듣고 음악 하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번편을 보신 여러분 펠라스 음악 들어보세요. 두번들으세요.

그리고 마음에 드시면 음원 하나 구입해주세요.


7월 5일 오늘, 신곡 '사랑가'를 발매하고 7월 12일에는 '사랑가' 쇼케이스가 클럽 오뙤르에서 진행됩니다.
http://cafe.naver.com/clubauteur/8445
예매하시면 사랑가 사인 CD도 준다고 합니다.



<오늘의 생각>

취미를 등산으로 하고 라운딩을 하러 와야겠다. 





  1. 설산은 참으로 감동적이네요
    순백색 ... 아무것도 없음이 ...아름답습니다
    아직은 언제일지는 모르나 더 늙기전에
    나도 도전하려합니다

    군이 실토했듯이.....이번사진은 화각이 무지 아쉽네요^^
    하나 더~~~
    다음번 셀카는 염소 모양의 콧털은 밀어주세요^^

    건강 챙기시고 ...
    이동시 짐 도 잘 챙기시고..
    썬크림은 착실히 바르고 ....
    have a nice trip.

    • 돈이 있었더라면 16미리짜리 칼번들을 샀었을텐데 여행하다보니 그 점이 계속 아쉽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설산은 꼭 한번 올라가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2. 이번 글도 아주 재밌게 잘 봤어요. 사진도 이만하면 수준급인데요. 님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이 부럽네요.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꼼짝도 못하고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은 안습이네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포스팅 해주세요. 매주 기다리고 있어요. 파이팅 하세요.

  3. 작년에 네팔갔을때는 산은 안타고 패러글라이딩만 하고 왔었지요.
    설산 너무 멋진데... 다음엔 산 좀 타야겠어요. :)

    + 저도 작년 9월부터 세계여행중이라 반가운 마음에 남겨보아요.

    • 부부가 같이 세계일주를 하신다니 부럽습니다.
      전 패러글라이딩을 할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산은 안 올라가신 것이 정말 아쉽네요.
      블로그도 이쁘시고 전문적인 분위기가 나서 부럽습니다.
      저도 종종 놀러갈테니 가끔씩 서로 인사해요~

  4. 아니 이런 고마울데가! 고마워고마워 ㅋㅋ
    드디어 하산이 시작됐어!!! 하지만 결코쉽지않다는거!!ㅋㅋ
    열심히 내려오장~~~~ㅎㅎ

  5. 비아그라의 굴욕사진까지 떳네요 ㅋㅋㅋ 깨알같은 펠라스 홍보까지 ㅋㅋ 사랑가 너래 너므 좋아요 ㅠㅠ 세번들으세요.
    이제 호주에서 자리 잡았나요? ㅋ 잘 먹고 다니나 모르겠네요 ㅋㅋ

  6. 정말 설산은 멋지다는 말밖엔 표현할 길이 없네요

    실제로 본다면 그 감동은 비교도 못할만큼 어마어마 하겠죠?

    식탁빼고 네발달란... ㅋㅋㅋㅋ 재밌네요 근데 과식을 자주해서 위장은 괜찮으려나요..?

    조금 걱정되네요

    • 히말라야의 설산에서 느낀 감동은 정말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더라구요.
      안그래도 요즘 위장을 좀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술이 자꾸 당기네요.ㅎㅎ

  7. 우와.. 정말 너무 멋져요
    아까워서 정말 천천히 봤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 입벌리고 봤어요
    눈호강했습니다!!

    • 지금까지 가본 곳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 3곳 중 하나가 히말라야에요.
      태어나서 그렇게 하얀 세계를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더라구요.
      꼭 꼭 가보시길 바랄게요.
      강추합니다.

  8. 올라가는 길도 힘들고 추웠을텐데 설산 사진을 어찌나
    이쁘고 멋지고 대단하게 잘 찍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네요.
    덕분에 편하게 앉아서 안구호강만 하고 있네요.
    정말 잘 봤어요.
    고 박영석대장의 흔적이 그 곳에 있었네요.
    저도 뉴스를 접하면서 상당히 안타까워 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편히 쉬시길 빌어요.
    다시 한번 용민군 고생했구요, 덕분에 잘 봤어요.
    아참... 용민군 마마님 앨범 대박나세요. ^^

  9. 이글을 읽으니 2007년 나도 ABC에 올라갔을때가 생각나네요.
    그땐 눈은 안내렸지만 일출시에 황금색으로 물든 안나 푸르나가 멋있었는데...
    퇴직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0. 히말라야를 무시하지 말라.


아침에 일어나니 마차푸차르와 안나푸르나 2봉으로 추정되는 설산이 우리를 반겨준다.

지금은 설산 앞을 다른 산이 가로막고 있지만 내일은 아무 것도 없는 곳에 있을거라 생각하니 설렌다.

여왕마마께서 네팔에 오시기전에 후기를 읽었는데 촘롱에서 와이파이가 된다는 글도 읽었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혹시나하고 와이파이를 잡아봤는데 진짜로 잡힌다.

해발 2050m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다니 역시 인간은 대단하다.
광고를 보니 약 3700미터인 MBC(마차푸차르 베이스 캠프)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는데 뭐라 할 말이 없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출발하려고  달밧을 시켰는데 달밧이 없다고 한다.

네팔식당에서 달밧이 안되는 것은 한국에서 기사식당에 갔는데 백반이 없다는 것과 똑같은 것인데 어이가 없었다.

결국 메뉴를 보며 탄수화물을 찾다가 삶은감자를 시켰다. 물론 최대한 많이 달라는 말은 빠지지 않는다.

양은 꽤 많았지만 밥대신 감자를 먹으니 속이 허하다.

포터들은 짜파티만 2장씩 먹는 모습을 봤는데 촘롱에서 유명한 피자를 먹고 싶다고 우리가 정한 숙소로 와서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은 것 같아 미안했다.

론리플래닛에 피자가 맛있다고 소개된 우리가 묵었던 숙소.
아마 촘롱에서 먹은 피자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혹시나 트레킹을 시작했는데 산 속에서 와이파이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촘롱코티지로 가면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1시간정도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묵었던 촘롱마을이 보인다.

역시 산은 뒤를 돌아보는 맛에 오른다.

뒤돌아보는 맛에 오른다고는 하지만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계단이 있어서 오르막길을 오르기 쉬운 것은 맞지만 끝없이 펼쳐진 계단은 계단을 발명한 사람을 원망하게 만든다. 

게다가 오늘 우리가 올라가야하는 고도는 정해져있기에 내리막길이 나오라고 빌 수도 없다.

마마님들은 아침에 핫케이크 한조각씩을 드셨고 난 감자한판을 먹었고 포터들은 짜파티 2장을 먹었기에 우리 모두 배가 고팠다.

중간에 감자 한판을 먹은 사람이 껴있기는 하지만 감자는 탄수화물 덩어리일뿐 밥이 아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하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빅사이즈를 강조하며 볶음밥을 주문했다.

어차피 뱃속에 계란 한알정도 들어가봐야 단백질이 간에 기별도 안갈테니 그냥 야채볶음밥을 시켰는데 이상한 볶음밥이 나왔다.

야채볶음밥인데 계란만 있길래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냥 맛있게 먹었다.

다 먹은 뒤 계산을 하러 가니 다른 볶음밥이라며 돈을 더달라기에 우리가 주문한 종이를 보여주고 제대로 계산했다.

아 당이 땡겨서 안되겠다.

난 고급스러우니까 초콜릿 한조각도 썰어먹는다.


ABC에 오르면서 신라면을 비롯해 엄청난 양의 비상식량을 챙겨가는 팀들을 많이 봤는데 우리 팀은 내가 실패해봤기에 최대한 경량화에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야식으로 먹을 봉지라면 2개씩과 초콜릿 1개, 사탕 1봉지만 챙겼다.

산사태가 일어난 곳인데 저 밑에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해보니 아찔했다.

사람들이 나무를 없애고 계단식 밭을 만들어 작물을 키우다보니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쉽게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 모두 자연 파괴하지 맙시다.

근데 산을 깎아만든 밭에서 난 감자를 아침으로 먹은 내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

역시 말로는 무슨 말이든지 할 수 있지만 그걸 실천하기는 참 힘이 든다.
결국 나도 역시 평범한 위선자인가 보다.

이 사람은 그냥 평범한 아저씨가 아니다.

바로 엄홍길 대장이다.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엄홍길 대장이다.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학생들 어디까지 올라가냐고 묻길래 ABC까지 간다고 했다.

그러니 아저씨께서 학생들인데 기특하다며 힘을 내라고 하셨다.

그런데 아저씨 얼굴을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다시 보니 엄홍길 대장이었다.

우리끼리 혹시 엄홍길대장이 아니냐며 속삭였는데 쑥쓰러우셨는지 수고하라고 하시며 바로 내려가 버리셨다.

빨리 알아차렸으면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었을텐데 아무도 히말라야에서 엄홍길대장을 만날거라고 생각을 못했기에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기록을 남겨야 된다는 일념으로 바로 카메라를 꺼내 엄홍길대장의 뒷모습이라도 찍을 수 있었다.

역시 남자는 얼굴도 잘생기고 뒷모습도 멋있어야한다. 참 남자로 살기 힘들다.

근데 엄홍길 대장님. TV에서 보던 모습과는 다르게 살이 좀 찌셨더군요.

엄홍길대장을 만났다고 신기해하다보니 별로 힘이 드는지도 모르고 계속해서 산을 탔다.

그런데 엄홍길대장은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서도 4000m를 더 올라갔다 와보셨을텐데 우리들은 그 베이스캠프까지 간다고 낑낑대며 올라가고 있었으니 얼마나 귀여우셨을까.
웃으며 걷다 보니 앞에 강적이 나타났다.

우리가 애써 올라온 높이를 다 깎아먹는 내리막계단이 나타나버렸다.

고도가 낮아진다는 생각과 내려간만큼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암담해졌다.
거기다 하산할 때는 이 길이 오르막길로 다가올거라는 생각이 들자 무서워졌다.

마마님들 힘을 내시옵소서. 갈 길이 많이 남았사옵니다.

점점 설산이 다가온다.

우리가 열심히 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렴.
이왕이면 자석이라도 달린듯이 우리를 좀 당겨주면 안되겠니. 

자세히 보면 눈이 녹아서 물이 흐르고 있다.

저 물은 엄청 깨끗할 것 같은데 너무 멀어서 마실 수가 없다.

세상에는 볼 수만 있고 가질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아름다운 구름이나, 찬란한 태양이나, 길을 걸어가는 아름다운 여자들이나.



그대는 냉장고 차거차거차거차거


멀리서 나를 바라만 봐주세요

바라보기만 하고 만지지는 말아주세요

만지기만 하고 사랑하진 말아주세요

사랑하기만 하고 바라보진 말아주세요


그대 가슴은 차가운 냉장고

그대 눈동자엔 눈물 한방울 고이지 않는 냉동인간


그대는 에어컨 추워추워추워추워


멀리서 너를 바라봐주기만 하겠어

바라보기만 하고 만지기도 해주겠어

만지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해주겠어

사랑하기도 하고 바라봐주기도 하겠어


그대 주위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

그대 심장에는 피한방울 흐르지 않는 냉혈인간


그대는 냉장고

그대는 에어컨

그대는 이쑤시개

그대는 짜장면

그대는 유리창


널 사랑해

눈뜨고 코베인 - 그대는 냉장고 





고도가 높아졌는지 바로 옆에 있는 산에 눈이 쌓여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세상에는 가질 수 없는 것들이 많다지만 안나푸르나의 눈은 만지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올라간다.

오늘은 히말라야라 불리는 지역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우리가 전날 묵은 촘롱보다 높은 고도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은 없고 트레커들을 위한 숙소인 롯지만 운영되고 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야채커리를 시켰는데 밥을 수북이 줘서 행복했다.

역시 사람은 등이 따숩고 배가 불러야 행복하다.

마마님, 히말라야부터는 고소예방을 위해 씻으면 아니되옵니다.

자전거여행을 할 때 안 씻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혼자라면 처음부터 안 씻었겠지만 마마님들이 워낙 깨끗하셔서 나도 청결함을 유지했었다. 

그런데 오늘부터는 고소예방이라는 확실한 이유가 있기에 물티슈로만 씻는데 밤에 씻지 않고 침낭으로 들어가니 정말 행복했다.

사람은 게을러야 행복해지나보다.

여러분은 지금 상거지를 보고 계십니다.

포터인 기아누에게 미안해 짐을 줄이고자 라면을 먹기로 하고 마마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는데 플래쉬가 터져 엄청 굶주린 모습으로 나왔다.
 

남자들은 군대에서 봉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먹는 일명 '뽀글이'를 많이 먹는다고 하지만 난 해군을 나와서 '뽀글이'와는 인연이 별로 없었다.

해군은 배에서 야식으로 먹으라고 컵라면을 많이 보급해주기에 '뽀글이'를 해먹을 일이 별로 없다.

'뽀글이'경험이 일천하다 보니 물조절에 실패해 조금 싱거웠지만 참 맛있었다.
 

여러분 군대 가실거면 고급스러운 해군으로 가세요. 엄청 편합니다. 아 군대 또 가고 싶다.
난 해외장기체류라서 예비군도 면제받는데 가서 총 쏘고 싶다. 정말로.

장난이고 국군장병 여러분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오늘의 생각>


엄홍길대장을 만났다. 대장이라는 칭호가 정말 멋있는 것 같다.

나도 특별한 칭호를 하나 가지고 싶다.

 

오늘은 대망의 ABC까지 올라가는 날이기에 고소예방을 위해 갈릭스프를 시켰다.
네팔에 와서 갈릭스프라는 것을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어서 한국에 돌아가면 엄마한테 해 달라고 할거다.
마마님들도 만족하셨는데 진짜 신기한 맛이다. 

거기에 마마님의 은총인 볶음김치와 내가 여행을 떠나며 샀던 고추장을 5달만에 먹었다.

맛은 정말 꿀맛 그 자체였다.
역시 마마님을 모시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오늘은 ABC까지 올라갈 예정이라 힘차게 걸음을 내딛는데 간밤에 눈이 왔었나 보다.

앞날은 생각도 안하고 눈이 내리니 이제야 히말라야에 온 것이 실감난다며 즐겁게 걷는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새하얀 ABC를 상상하며 걸어간다.

그런데 출발한지 30분정도 지나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운치가 있다며 감탄을 하면서 올라간다. 

순식간에 맑았던 하늘이 사라지고 히말라야라는 이름에 걸맞는 눈보라를 헤치고 나간다.

눈이 계속해서 내리자 처음에 신나던 기분은 사라지고 조금씩 걱정되기 시작한다.

혹시나 살이 쪘다고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이건 살이 찐게 아니라 패딩을 껴입어서 그런겁니다.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거대한 자연앞에서는 어떤 수식어도 붙일 수가 없다.

그저 장관이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산신령님. 저희에게 길을 열어주시옵소서.

눈사태가 일어난 구간인데 저 많은 눈이 날 덥친다고 상상해보니 아찔하다.
기아누는 한국인 등산객들과 산을 자주 타서 몇가지 한국어를 할 줄 알았다.
특히 눈사태와 산사태가 일어난 곳을 보면 한국어로 눈사태~ 산사태~라고 했다.
우리도 한국어를 알려주고 싶어서 고고씽이 출발하자는 의미라고 알려주고 출발할 때는 항상 고고씽이라고 말했다 . 

오늘도 당이 땡기니까 핫초코 한잔 먹고 힘을 내야겠다.

어제 아침에 마마님들께서 핫케이크를 시켜먹을 때 나온 꿀을 내가 당이 땡긴다며 수저로 퍼먹었더니 마마님들이 신기하게 쳐다봤었다.

그러나 잠시 후 계속 퍼먹는 나를 따라서 한입 드셔 보시더니 당의 맛을 알아버리셨고 우리는 곰돌이 푸가 왜 꿀을 먹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눈이 계속해서 내리는데 도저히 그칠 기미가 안보여 다시 출발했다.

설산을 찍었는데 마마님이 요기있네?

내가 원하고 상상하던 그 설산을 걷는다.

전에도 말했듯이 배낭여행을 시작하며 가장 기대한 곳 중 하나가 네팔의 히말라야였는데 실제로 걸으니 정말 신났다.

하지만 즐거운 내 기분과는 달리 내가 산 싸구려 짝퉁 노스페이스 신발은 역시나 물이 새기 시작했고 내 발가락은 얼어갔다.

난 수족냉증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춥게 느껴지고 발가락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ABC에 올라가기 바로 전인 MBC(마차푸차르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네팔에 오기 전까지는 MBC가 미들 베이스 캠프인줄 알았었다. 

언 발을 녹이며 빅사이즈의 볶음밥을 먹었다.

내 입맛은 변함이 없는데 마마님들은 입맛을 잃으셨다.

마마님들이 내려주신 은총으로 한그릇을 더먹었다.

진형씨는 살짝 머리가 어지럽다고 해 비아그라를 한알 먹었다.

오늘 아침에 출발하기전에 혹시나 해서 다같이 다이아목스를 반알씩 먹고 출발했는데 별 효과가 없었나보다.

눈은 계속해서 오고 계속해서 쌓인다.

진형씨가 걱정됐지만 우선은 출발하고 아프면 바로 내려가기로 했는데 조금 올라가다 안될 것 같아 MBC로 복귀했다.

혹시나 해서 조금 더 내려가자고 했지만 괜찮다고 해 그냥 MBC에서 쉬기로 했다.
진형씨가 자기때문에 ABC를 못 올라 간 것 같다며 계속 미안해하는데 아픈 사람에게 걱정하게 만든게 더 미안했다. 

팀원중에 한명이 아프니 분위기가 다운되길래 분위기 전환을 위해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제설~제설~제설~ 노래를 부르며 제설을 하니 군대 기분이 났다.
 

아 이번편에서는 왜 이렇게 군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여자들은 군대이야기 싫어한다니까 그만 이야기해야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자면 군대는 다시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곳이니까 미필자분들은 걱정마세요.

제설작업의 핵심은 눈을 아무리 쓸어도 끝이 없다는 것이다.

눈이 많으니 눈사람도 크게 만들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잘 뭉쳐지는 눈이 아니라 원래 계획보다는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어릴 때나 만들고 놀았던 눈사람을 25살 먹고 만드니 신났다.

우리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봅시다.

학교를 다니고 학원을 다니고

대학을 나오고 직장엘 다녀도

아무것도 모르겠네 정말 모르겠네

한다고 하는데도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동물원 가본지 얼마나 됐는지

꽃구경 가본지 얼마나 됐는지

멀티플렉스 극장 구경 가보고 싶네

동네서도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데 

한심해


텅빈 애들 놀이터에 앉아 있었지

언제 내가 어른이 돼버린 걸까아~ 아~ 아~

차라리 내가 사라져버리면 어떨까

지금~~~

사라져라 사라져라 사라져라 사라져


사랑에 빠져도 느낌이 안오고

이별을 하고도 눈물이 안나네

말린 꽃처럼 부서질 것 같은 내 마음

바람 부는대로 날려가는 휴지조각 같은데

날마다

텅빈 애들 놀이터에 앉아 있었지

언제 내가 어른이 돼버린 걸까아~ 아~ 아~

차라리 내가 사라져버리면 어떨까

지금~~~

사라져라 사라져라 사라져라 사라져
 

김창완밴드 - Darn It 




저녁을 먹으러 나왔는데 설산이 빛나고 있었다.

분명히 한밤중인데 설산이 하얗게 보인다.

때마침 이 날이 정월대보름날이었는데 달빛에 반사된 설산의 모습은 예술이었다.

마마님들이 밥이 나왔다며 먹고 찍으라고 했지만 설산이 자꾸 날 붙잡아 계속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밥을 거를수는 없다.

아직 먹기위해 사는지 살기위해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먹어야 사는 것은 분명하다.

밥을 먹고 나와도 아름다운 설산은 도망가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여준 달님이 정말 고맙다.

아마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우리가 MBC에서 잠을 자게됐나보다.

<오늘의 생각>


역시 히말라야는 마음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1. 재밌게 잘 보고 있어요. 힘내세요. 화이팅!

  2. 안녕하세요! 언젠가 우연히 블로그와서 처음 세계일주 시작부터 쭉 읽어온 사람입니다.
    정말 멋쪄요 ! +_+
    저도 정말 저렇게 떠나고 싶네요!
    부디 지구 한바퀴의 꿈 꼭 이루시길, 아픈데 없으시길 꼭 기도 할께요!

  3. 정월대보름이면 양력으로 2월24일 이더라구요
    포스팅과 오늘의 격차가 무려 4개월이나 된다니....
    읽으면서 한여름에 왠 눈...?! 그랬는데 시차가 4개월 씩이나 ^^
    밀린 숙제가 많으시네요 분발하세요 ㅎㅎ

    마지막 사진이 젤 맘에 드네요
    f5,6 에 1/30 sec iso100 에 ...늦은 밤이라던데 어떻게 이런 노출이~?!
    더불어 삼각대도 안 썻을테고 ...
    암튼 반짝이는 별빛까지 참 아름답네요

    늘 건강 유의하시고...담편을 기다립니다
    ps/ 4개월 전의 사진을 봤으니~ 지금은 어디서 뭔짓^^ 하고 계실까 ...ㅎㅎ

    • 마지막 사진이 마음에 드신다 하셔서 블로그 메인 사진으로 정했습니다. ㅎㅎ
      삼각대는 다이소에서 1000원에 산 미니 삼각대를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삼각대가 작다보니 구도에 제한이 있지만 없는 것보다는 참 좋더라구요.
      지금 어딨는지 말씀드리면 재미없으니까 그냥 기다려주세요~

  4. 한국에서부터 꾸준히 읽다가 이 곳 베트남에 떨어져서도 계속 읽게되네요. 혹시 다음 여행 할 국가는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저도 지금 배낭여행중인데 비교적 가까운데로 이동하신다면 한번 볼 수도 있을것 같아서^^ 그런데 주변 국가를 다 가셔서 중앙아시아쪽 가시나요? 혹시 중국이나 동남아로 리턴 할 계획 있으면 비밀글이라도 속삭여주세요~

    • 음.. 이미 멀리 와서 다시 동남아나 중국으로 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시커먼 사내놈이라 관심은 없으시겠지만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봬요. ㅎㅎ

  5. 야경 짱이다 ㅠㅠb
    완전 예술 흐아~~
    저기 누워서 잠들고싶다
    입돌아가겠지..

  6. 재밌게 잘봤습니다 ㅎㅎ
    역시 글솜씨가ㅋㅋ
    마의 계단 다시보니 방갑네요ㅎㅎㅎ
    진짜 죽을만큼 힘들었다는..
    엄대장님을 뵜다니 부럽습니다ㅜㅜ

    • 약속대로 여행중에도 리플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 포터가 있어서 그나마 좀 수월하게 올라갔어요.
      엄대장님과 같이 사진을 못찍은게 좀 아쉽습니다. ㅠㅠ

  7. 여행기 재밌게 잘 보고있습니다~ㅎ
    마치 히말라야를 가보고 온것처럼 제 눈과 마음이 시원하고, 즐거워졌네요.
    건강하시고, 앞으로의 여행도 화이팅!

    • 처음 보는 분이시다...
      댓글을 처음 달 때는 자유지만 한번 달아주신 이상 앞으로는 계속해서 달아주셔야 합니다. ㅎㅎ
      다음 편에 제대로 된 설산이 나옵니다.
      기대해주세요.

  8. 아직도 여행중이신가?~~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네~건강은 한거지?
    우린 그동안 열심히 사진찍고 며칠전부터 여행 준비하고있다네.
    11월경 미안마,다시 가고 싶어 미안마, 베트남 북부 하노이 싸파 박하 라오까이로 해서
    무앙쿠아 , 므앙응오이... 치앙라이... 2개월 여정으로 계획중이라네.
    베트남 정보를 자세히 듣고 싶은데... 귀국했다면 아저씨가 만나 술한잔 하고 싶다 했는데...
    아직인가 보네~~~여행중 건강유념하고 건강하시게. 가끔 들어 와 보고 간다네...
    므앙응오이 가면 자네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

    • 보셨듯이 몸하나는 튼튼합니다.
      다시 미얀마를 가시는 것을 보니 저도 미얀마를 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술은 내년이 되야 얻어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들러주셔서 감사하고 혹시 베트남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카카오톡 gooddjl 추가 하시고 연락주시면 제가 아는 것은 최대한 알려드리겠습니다.

  9. 아~~~ 나두 다 정리하고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다..!!!

    치졸하고 비열한 인간들 대하는게 너무 피곤하다... 비열한 사회.

    님이 부럽소이다~~~

    • 한번에 모든 것을 정리하려면 힘이 들지요.
      그래서 어릴 때 가야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버릴 것이 하나라도 적고, 다시 가질 수 있기에....

  10. 근데 신기한 노래를 정말 많이 아시는거 같아요

    중간중간 나오는 노래들의 가사가 재밌는게 어찌나 많은지..

    제 동생만큼 많이 먹는 사람은 잘 없을거라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용민씨도 먹는양이 장난 아니네요 ㅋㅋ

    근데 먹는 양에 비해 살은 안 찌시는거 같아요 ^^

    • 대중가요보다는 밴드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이런 저런 노래들을 알게 되더라구요.
      한국에 돌아가면 공연장에 가서 미친듯이 놀고 싶어요.
      사실.. 저 뱃살 장난 아닙니다. ㅠㅠ

  11. 우와~~ 엄홍길대장님을 만나다니요.
    용민군도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봐요. 아니면 동네 하나라도...
    히말라야라는 말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엄홍길대장이 떠오르는데
    그 분을... 그것도 동네 산도 아닌 히말라야에서...
    정말 평생 한 번 올까 말까한 그런 기회가 아닐까요?
    오늘도 재치있는 글솜씨 잘 읽었어요.

  12. 정말 대박이네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8. 다시 포기.



아무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발하려면 전날 아침을 주문 해놓는게 좋을 것 같아 어제 저녁에 볶음밥을 주문했었다.
아침을 일찍 준비해달라고 부탁하기 미안해 가장 빨리 나온다는 볶음밥을 시켰는데도 내가 원한 시간보다 30분 늦게 나왔다.

방 값도 안냈으니 고마워서 차까지 한잔 시켜 배를 든든하게 하고 출발한다.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다음 마을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 다른 트레커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제 나보다 한 칸씩 빨리 출발한 사람들일텐데 대부분의 속도는 비슷할테니 앞으로 자주 만나겠군요. 잘 부탁 드립니다.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승마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게 참 많아지는데 예전에 동생님과 한 대화가 떠오른다.
동생님께서 자기는 딱히 해보고 싶은게 없다고 나보고 왜이렇게 하고 싶은게 많으며 그것들이 어디서 떠오르냐고 물었었다. 
난 그냥 길가다가 뭔가를 보면 생각난다고 대답하며 다른 사람은 안 그러냐고 물어봤었다.
아마 내가 특이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싶은지 모르는 사람이 열등하거나 무능력한 것은 아니다.
그저 앞만 보며 달리도록 교육받았기에 여유를 가지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유는 억지로 가지려고 한다고 가져지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현실이 안타깝기에 여행을 떠난 이유도 있는데 누가 잘났고 못났는지 따지지말고 다같이 열심히 재미있고 행복하게 삽시다.
마지막으로 내 몫까지 열공하고 있는 동생님아. 힘내세요.

그리고 말을 지나갈 때는 뒷발길 질을 할까 봐 무서워서 멀리 돌아갔다.

ABC코스는 중간에 갈림길이 몇군데 있다지만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는 안나푸르나 주위를 한바퀴 도는 것이기에 딱히 갈림길이 없다.

갈림길에서는 무조건 마낭(manang)만 찾아가면 된다. 

우리나라 산에서도 리본으로 표식을 해놓듯이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길을 표시해 놓는다.

인간은 참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런 산 속에 집을 짓고 살며 산을 깎아 밭을 만드는 모습은 자연을 파괴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다르게 보면 자연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니 정말 대단하다. 

산에서 짐을 운송해주는 사람을 포터라고 부른다.

이 포터들을 처음으로 봤는데 큰 배낭 2개를 포개서 메고 다닌다.
포터들의 가방에는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과 각종 기호품들이 들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가 트레킹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이런 길을 찾아내고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을까.

정말 인간은 대단하다.

염소들이 떼로 달려들기에 무서워서 피했다.

책에서 낭떠러지 쪽으로 피하면 밀려서 떨어질수도 있으니 절벽쪽으로 붙으라고 읽었던 기억이 나 얼른 절벽에 붙었다.
참 겁이 많긴 많다. 

중간에 쉬는데 가게에서 스프라이트가 날 유혹했다.
난 까만 콜라는 맛이 없어서 싫다. 내 마음처럼 투명한 사이다가 좋다. 

위로 올라가면 비싸질테니 밑에서 먹어두자는 생각에 한병 샀는데 시내보다 3배정도 비싼 가격이었다.

신기한 식물도 있다.
속에 동굴이 있었다면 들어가 볼까 말까 고민했을 것 같다.
겁은 많은데 호기심도 많아서 걱정이다. 

앞에 주민들이 걸어가는데 속도가 엄청 빠르다.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난 나의 페이스대로 걸어가다보니 어느 순간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런 거대한 자연앞에 서면 그 대단한 인간도 별 것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항상 그런 거대한 자연옆에 인간은 살고 있다.

자연앞의 인간은 별 것 아니지만 끊임없이 발전하고 생존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살아가고 아주 극소수의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지만 우린 다같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인간이기에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오른다. 

가난한 여행을 하는 나에게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다.

때문에 항상 more와 big size를 입에 달고 산다.

근데 히말라야에서 내 여행 최고의 BIG size를 만났다.

사진으로 봐도 엄청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약 3인분의 크기였다.

밥이 비싸길래 초면을 시키면서 양을 적게 줄까봐 걱정했었는데 그런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주인 아줌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초면을 억지로 겨우겨우 다 먹었다.

마르샹디강의 물이 참 이쁘게 흘러간다.

저런 물 색깔은 제주도에서만 본 것 같은데 가뜩이나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환상적이다.
투명한 물보다는 하늘색 빛깔이 멤도는 강물이 참 아름답다. 

이런 마르샹디강을 벗삼아 계속해서 올라간다.

계속해서 걸어가도 끝이 없다.

그래도 첫날이니 힘들지는 않다.

어서 빨리 설산을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길을 걸어가는데 표지판이 보인다.
웨이 투 뷰티풀.

옛길이니 당연히 더 힘들테지만 아름답다니 무조건 옛길로 간다.

작은 냇물도 흐르고 다리도 건너간다.

산을 오를 때는 앞밖에 안보이고 앞은 항상 힘들게만 보인다.

그럴 때는 잠시 뒤를 돌아 내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면 다시 힘이 난다.
헥헥거리면서도 어느 사이에 내가 이만큼 올라왔다는 것이 보이니 대견하다.

아름다운 길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별로 아름답지는 않고 힘은 들었다.

그래도 트레킹 코스 중간 중간에 힘이 들만한 지점마다 마을이 있어 언제든지 쉴 수 있다.

계속해서 마르샹디강을 따라 올라가는데 볼 때마다 어떻게 이런 색깔인지 신기하다.

문제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마르샹디강을 지켜만 보지 않고 건너도 가야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고소공포증을 극복하는 중이라지만 출렁거리는 다리를 건너는 것은 언제나 무섭다.

반대편 도로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는지 포크레인이 열심히 느린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그러길래 나처럼 걸어다니지 왜 지프를 타서 몇 시간을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니.

보는 곳마다 기암괴석이라 자꾸만 사진을 찍는다.
18mm로 아무리 찍어봐도 내 눈으로 본 웅장한 모습은 안 나온다. 

저 멀리 설산이 보인다.

어서 만나고 싶다.
 

한국에서 설악산이나 지리산에 눈내린 모습을 TV에서 볼 때마다 가보고 싶었다.

자전거 여행에서는 네팔을 안거칠 것이었기에 배낭여행으로 바꾸면서 내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곳 중 하나가 안나푸르나였다.

그것도 새하얀 눈이 있는 안나푸르나를 만나고 싶어서 겨울이 끝나기 전에 네팔로 들어왔다. 

그 곳을 드디어 만나러 간다.

오늘 묵을 곳은 딸이라는 마을인데 약 10시간정도를 걸었다.
마을로 가려면 높은 동산을 하나 넘어야하는데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다섯 걸음 움직이고 한번 쉬고, 세 걸음 움직이고 한번 쉬다보니 결국엔 입구에 도착했다.

앞에는 흰 모래사장이 있고 옆에는 마르샹디강이 있으며 뒤에는 설산이 있는 딸 마을은 아름답다는 말을 언제 써야하는지 알려줬다.

이번에도 몇군데 숙소를 돈 결과 저녁과 아침을 먹는 조건으로 공짜로 자기로 했다.

그런데 점심에 먹은 초면이 체했는지 속이 메스꺼워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방을 무료로 잡았으니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차마 달밧은 못먹겠어서 모모와 콜라를 같이 시켜먹었다.

속이 계속 더부룩해서 뜨거운 물을 한잔 시켜 포카라에서 사간 민트티를 만들어 먹었더니 조금 괜찮아지는 기분이었다.

원래는 상비약으로 꽤 많은 종류의 약을 들고다니고 심지어 알콜거즈와 화상약까지 들고 다니는데 산에서 쓸일이 없을거라는 생각에 다른 것은 다챙기고 소화제를 안챙겼었다.
역시 사람은 한치 앞을 못보는 동물이다.

속이 안좋은 것은 안좋은 것이고 오늘도 수고한 내 다리를 위해 파스를 뿌린다.

산을 좋아하는 엄마에게 배운건데 자기전에 파스를 뿌려주면 근육통 예방에 좋다고 한다.

<오늘의 생각>


딸을 구경하러 가는데 힘들어 딸도 못 낳고 줄을뻔 했는데 딸이 엄청 아름다워 딸을 낳고 싶어졌다

 

아침이면 괜찮아질 것 같던 몸상태가 오히려 더 안좋아졌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 시켜놓은 카레를 취소하고 결국 갈릭스프를 시켰다.

방도 공짜로 잤으면서 싼 음식을 시키려니 미안해 죽을 것 같았지만 여기서 억지로 밥을 먹었다가는 진짜로 죽을 것 같았다.

속이 안좋아 스프라이트를 계속 먹고 억지로 트림을 하니 좀 살 것 같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컨디션은 안좋지만 마르샹디강은 참 좋다.

근데 저 멀리 구름이 심상치가 않다.

오늘 저 구름을 뚫고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걱정이다.

이제 다리를 건너는 것도 어느정도 적응이 됐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생각도 못했던 고소공포증 극복이 되고 있다.

속은 좀 괜찮아진 것 같은데 차마 음식은 못먹겠어서 포카라에서 유일하게 사간 비상식량인 에너지바를 먹었다.

올라오기 전에는 사탕도 한봉지 살까 고민했었는데 안사기를 참 잘했다.

고수분께서 내 가방을 들어보고 무겁다고 하셨던 것이 이해가 된다.

몸상태가 안 좋으니 포터를 고용해서 오르는 사람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길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몇 명의 유럽애들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말을 걸어보니 윗쪽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3일정도 기다리다가 내려온다며 조심하라고 했었는데 여기도 눈이 왔었나보다.

잘 피해서 걸어가다가 제대로 빠졌다.

다행히 진흙이라 물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신발이 젖어버렸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에는 물을 정수해서 저렴하게 파는 지점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문을 연 곳이 없었다.

사람들이 페트병에 담긴 물을 사마시고 잘 버리면 될텐데 아무곳에나 버리니 환경이 오염되고 그걸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는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립시다.

아침에 본 구름이 성을 내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고어텍스 자켓덕분에 상체는 괜찮았지만 바지와 신발, 장갑이 다 젖어버렸다.

특히 신발은 길에 물이 넘쳐 물을 밟지 않고는 못 지나가는 곳들이 몇번 나와 완전히 젖었다.

중간 마을인 띠망에서 따뜻한 차를 한잔 하며 가장 급한 젖은 신발을 불가에 말렸다.

내 앞에 가던 프랑스 커플을 만났는데 준비가 엄청 철저했다, 특히 완벽한 방수가 되는 신발이 제일 부러웠다.

지금의 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달라했더니 초점도 안맞고 흔들리게 찍어 내 영혼이 붕괴되고 있음을 잘 표현해줬다.

구름형아 비 좀 그만 내려주세요.

근데 구름형아는 내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 다시 비를 맞으면서 움직여야지 별 수 있나.

오늘의 목적지인 차메에 다가갈수록 비가 눈으로 바뀐다.

내 따뜻했던 발과 손도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장갑을 껴도 소용없고 겨드랑이에 비벼도 소용없다.
이미 장갑 자체가 물을 제대로 먹어버려 손이 얼어가는 것 같았다.

차메를 약 30분정도 남겨놓은 시점에서 눈보라를 뚫고 가다가 내려오는 사람을 발견했다.

위의 상황이 궁금해 말을 걸어보니 한국사람이었는데 나보고 더이상 가는건 무모하다고 내려가라고 하신다.

차메 위로는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지금 내 상황과 장비로는 못 올라간다며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용기라고 하신다.

그런데 난 이미 중국에서 한번 포기를 했고 다시 포기한다면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였기에 쉽게 결정을 못 내렸다.

고민을 하다가 비가 내리는 것도 못막아주는 장비로 눈을 헤치고 간다는 것은 무리라는 결정을 내리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생각>

내가 히말라야를 너무 쉽게 생각했나 보다.

 

올라올 때 내가 무시했던 지프를 타고 베시사하르까지 내려왔다.
역시 사람은 한치 앞을 못본다. 

우선은 밥을 먹고 같이 내려온 아저씨는 카트만두로, 나는 다시 포카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너무 쉽게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전날 체해서 컨디션이 안좋았기에 제대로 된 결정을 못 내린 것이 아닌가.

내 장비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발걸음을 돌린 것은 아닌가.

이런식으로 어려운 것이 나올 때마다 포기를 한다면 이 여행을 계속 해나가도 되는 것인가.

난 결국 이것밖에 안되는 것인가.


끝없이 자책을 하다 보니 포카라에 도착했다.
포카라에도 비가 심하게 내리는데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서 그냥 비를 맞으며 1시간을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산촌다람쥐로 가 복귀인사를 했다.

아마 위로를 듣고 싶어서 갔는지도 모른다.

밥을 시키니 털어버리라며 술을 주신다.

내가 원했던 위로를 받았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다.

우선은 몸을 재정비하고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기로 했다.

안좋은 몸상태로는 안좋은 생각만 하게되니 우선은 쉬기로 했다.


정말 씁쓸하고 힘든 밤이다.

<오늘의 생각>
 

한번 굽히면 두번 굽히기 쉽다.

그래서 구부러지기 전에 바로 세워야한다.




  1. 일체유심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참~ 좋은여행~

  2. 포기 또한 용기라는 말이 맞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역경이 다가올 것이고
    수많은 포기를 하게 되겠지요.
    그 결정마다 이번처럼 자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포기하는 것이 도전 하는 것보다 많아질 때를 우리는 늙었다고 하고
    그러한 행동을 우리는 나태라고 부릅니다.
    계속 청춘이시기를 바랍니다.

    •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근래에 포기라는 단어가 참 많이 떠올랐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달아준 리플들을 다시 보니 제가 너무 나태해지려했었더군요...
      처음의 마음을 잊지않고 즐겁고 열정적으로 여행하겠습니다.

  3. 느무~ 느무~ 아쉽네요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리다니 .....
    더군다나 맘먹는다고 아무때나 다시 갈수있는 곳도 아닌데 ....
    하...,,,너무 아쉽다
    군의 자책처럼 포기가 너무 빠르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글을 읽다보니 .... 한국의 지리산도 아직 가보지 않으신것 같은데 ...
    돌아오시면 지리산 찬왕봉도 한번 다녀오세요
    참 좋습니다

    자 자 ~! 다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요^^
    무리해서 올라갔다가 불운을 겪을수도 있었을테니까요
    맘 편하게 먹고 새출발 GO~~~ !!!^^

    • 돌아가면 어무이 모시고 지리산도 한번 가야겠습니다.

      저 당시에는 정말 추워서 정신력이 참 많이 떨어지더라구요.
      눈하고 비는 계속 내리지.
      신발은 하나도 방수가 안되지.
      장갑은 소용이 없지.

      체한 상태로 몸이 힘들자 배낭여행을 하면서 곁다리로 오르기에는 장비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내려 온 것 같기도 하고 잘 내려온 것 같기도 한데 내려오고 나니 제가 너무 미웠습니다.

      몸을 추스리고 다시 여행을 시작해야지요~

  4. 포기가 아니라 최선의 선택일 수 있어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점에 자책할 수도 있지만
    여행에서는 그 무엇보다 건강과 안전이 중요합니다.

    먼저 쉬면서 컨디션 회복하시길 바래요!

  5. 글을 읽는 내가 다 아쉽군 ㅠㅠ
    겨울 산을 만만히 보지 말라구 ㅋㅋ 히말라야자나~~
    이 아쉬움 덕분에 다시 한번 네팔을 가게 되지 않을까?
    나도 다음번엔 히말라야를 정복해야지
    트리운드에서 본 설산도 감동이었는데
    안나푸르나 가면 하....상상만해도
    같이 가자 용민군~~

    ps. 넌 분명 호주인데
    자꾸 너가 아직도 저곳에 있는 것 같구나
    그러니까 내말은 말이야
    글을 아주 잘 쓴다는 말이야
    게다가 기억력도 좋군

    •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꼭 라운딩 하러 다시 네팔갈겁니다.
      누님 진짜로 같이 갑시다. ㅎㅎㅎ
      매번 오셔서 리플 달아주고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

  6. 매번 글 올라올 때마다 너무 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동생은 똥이라고 했지만 너무 재밌는 글이에요. 계속해서 자주 포스팅해 주세요. 매일 매일 기다리고 있어요. 힘내세요. 화이팅!

  7. 오늘 처음 DJL 님의 블로그에 와서 구경해보니 글도 참 재밌고 대단하시다는 생각이드네요.
    겁이 많다고 하셨는데 전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제 생활을 포기하고 많은 시간을 여행에 도전할 용기가 없는데, 굉장한 도전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듭니다.
    앞으로 좋은 여행 수기 많이 올려주시고,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 되셨으면합니다~
    종종 놀러올게요^^

  8. 하나도 안 빼고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네팔편은 빼먹은 것일까요?

    제 생각도 내려오길 잘하지 않았나 싶어요

    혹시라도 위험할수도 있잖아요 한참전 여행기이긴 하지만.. ^^

    가장중요한건 건강과 안전~ 잊지마세요

  9. 마치 한 편의 짧은 드라마같네요.
    어쩌면 빠른 포기가 최선일 수 있고,
    어차피 못 간 길을 후회하기 마련이고...
    이대로라면 곧 다시 성공할거잖아요. 그죠? ^^

  10. '포기' 할 수 있다는 건...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젊음의 특권...

    중 늙은이들은 포기란 단어를 잊어먹은지 오래죠...
    '포기' 대신 '독기'로 산답니다... ㅎ

    나중에 그 '독기' 마저도 없을 땐,,, 그땐,,,,
    '죽기' '살기'로 .... ㅎㅎㅎ

  11. 몇년지난 이야기를 지금 보니 너무 좋고 새롭네요..

    속 메스껍고 식욕 없으면 고산병 시초일듯 한데..

    다음편 재미나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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