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12. 베트남, 너 가지가지 하는구나.


하롱베이에 오기 전부터 어차피 싸파도 못가는 거 하롱베이에서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어제 저녁 늦게 도착했으니 오늘을 휴식일로 정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숙소에 딸린 식당을 가기 싫어서 오롯이 음식만 파는 식당을 찾는데 정말 찾기 힘들다.

다 미니호텔에서 운영하는 식당들이거나 대형식당들이다.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은 문을 안열었기에 겨우겨우 찾아낸 식당에서 쌀국수 한그릇 먹고.

아침에 쌀국수 먹으면 배고픈거 아는 사람이 왜 쌀국수 먹냐구요?

식당 찾다가 빵집을 지나가는데 아침이라 빵 만드는 모습을 보고 반했거든요.

근데 빛 좋은 개살구였다. 제대로 된 빵을 먹으려면 프랑스를 가야하는건가. 가려면 멀었는데...

겨울철 비수기라 썰렁하다.

대형식당들이 많은데 테이블 수는 30개가 넘어도 손님이 없다.

밥먹고 소화나 시킬겸 10분거리에 있다는 깟꼬 해변을 가보기로 했다.

사실 깟바섬에는 별로 볼 것이 없다. 근처에 있는 깟꼬 해변이 전부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1박 2일 코스로 하롱베이를 구경하고 잠만 자고 되돌아간다.

어쨋는 남들은 남들이고 나는 나니까 해변으로 걸어갔는데 그냥 평범한 해변이다.

근데 아름다운 자연에 나쁜짓을 한 사람들이 있네.

왜 아름다운 모래사장에 낙서를 할까. 그것도 하트를.

파도야 어서 저 해괴망측한 것들을 다 지워주렴.

그냥 걷다 보니 표지판에 해골표시가 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고 여기로 가면 죽는건가? 

하지만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으니 우선은 가본다.

점점 높이 올라가니 절벽사이에 있는 해변이 보인다.

에이... 또다시 해변이다,

절벽 한쪽에 구름다리가 있다. 아마 방금 지나온 해변과 연결되어 있는 다리 같고 절벽 중간에서 바다를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출발했다.

여기는 가면 진짜로 죽을 것 같다. 그냥 돌아가야겠다.

난 겁쟁이니까요. 여기서 죽으면 안되요. 여우같은 마누라랑 토끼같은 딸내미랑 알콩달콩 살아야해요.

마을을 한바퀴 돌아봤지만 내 마음에 드는 식당이 없어 그냥 아침에 갔던 식당을 갔다.

볶음밥을 시켰는데 양을 많이 준 것은 마음에 든다.

그런데 왜 밥을 넣을 때 흰 쌀밥 밑에 어제 볶아서 말라 붙은 밥 반공기를 같이 넣어서 주니.

노점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기본적으로 위생상태가 별로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밥을 먹는다.

그래도 눈 앞에서는 깨끗한 척이라도 하는 식당은 주인이 양심은 있구나라고 생각하는데 내 눈앞에서까지 그러면 정이 뚝 떨어진다.

주인 아저씨 아웃이요. 인생은 삼세판이라지만 그냥 아웃이요.

그래서 밥은 어쨌냐구요? 절대 안버리는거 알잖아요. 맛있게 다 먹었어요. 그래도 아웃이요.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무작정 쉬는게 아니다.

방에 틀어박혀 열심히 여행기를 쓰는게 휴식의 일부분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에 연재되는 여러 여행기들을 읽었는데 몇몇 여행기들은 꾸준히 올라오다가 중간에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여행기를 꼭 써야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쫓기듯이 여행기를 써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되고 결국엔 여행기를 그만 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일주를 시작하면서 절대로 중간에 끊기지 않고 끝까지 여행기를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난 내가 여행한 것을 정리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여행기 비축분이 쌓일 수록 기분이 흐뭇해진다.
 

숙소에서 내일 갈 하루짜리 트레킹을 예약하는데 방값부터 모든 돈 계산이 달러다.

환율은 1달러에 20800동인데 내가 동으로 계산을 하려면 1달러에 21000동을 내야한다.

베트남보다 못사는 라오스도 달러를 주로 쓴다고 들었지만 직접 가보니 모든 가격을 킵으로 말했다.

근데 베트남은 무조건 달러를 먼저 말한다. 

그리고 저 맥주도 보통 가게에서 사면 10000~15000동인데 2만동을 불러 안산다니까 빈병을 가져오면 5천동을 돌려주겠다고 해서 사왔다.

숙소에서 사도 15000동인데 좀 싸게사려고 갔더니 참 가지가지 한다.

흐뭇한 기분으로 밖을 나오니 대로에 조명이 켜져있는데 휑하다.

저녁은 어제 먹었던 곳으로 갔다.

어제 계산을 하는데 주인아저씨가 장갑을 끼고 재료를 손질하다가 돈을 받을 땐 장갑을 벗고 받은 뒤 손을 닦고 다시 장갑을 낀다.

비록 가게 상태가 더러워도 이런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고 또 가고 싶은게 사람 심리 아닐까.

진열대를 보는데 심장이 보이길래 뭐냐고 물어보니까. 심장이 쿵쿵 뛰는 흉내를 낸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아저씨 이걸로 주세요.'

내일은 트레킹을 해야하니까 심장먹고 힘내야지.

근데 메뉴판에 하이네켄이 20000동(한화 1000원)이라 써있다.

하이네켄 공장이 베트남에 있나? 했더니 진짜로 베트남에 있다고 한다. 

메이드 인 베트남이니까 먹어도 괜찮다 생각해서 시켰는데 여행하며 하도 많은 맥주를 먹었더니 한국에서 먹은 하이네켄 맥주맛이 안나서 비교를 못하겠다.

<오늘의 생각>
왜 자기나라 돈을 안쓰고 달러를 쓸까.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손짓 발짓으로 가게가 몇시에 여는지 알아냈다. 딱 식사시간에만 가게를 연다고 한다.
오늘은 깟바 국립공원 트레킹을 하는 날이니까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한다. 

아침에 일찍일어나 밥을 먹고 준비하고 있으니 버스가 와서 탔는데 여행자 버스가 아니라 그냥 가이드와 함께 마을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었다.
다른 신청자를 태우러 이동을 했는데 여유롭게 밥을 먹고 있다.
가이드가 가서 도착했다고 말했는데 밥 다먹는데 얼마 안걸린다며 천천히 음미하며 드시고 있다.
한 5분정도 느긋하게 먹다가 내가 속으로 욕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싸달라고 해서 버스에 앉아 먹는다. 

난 15분전에 준비 끝낸다고 샌달에 본드칠하는 사진도 못찍었는데 이것들이 군대를 다녀와야 정신을 차리지.
어쨌든 난 호락호락한 주인이 아니란다 샌들아. 절대로 널 놓지 않을거야. 계속해서 본드칠을 해서 써줄게. 
설명서에 한글이 써있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이것들이 망쳐놨다.

가이드와 밥먹는 2놈, 나를 포함해서 총 4명이 트레킹을 한다. 파란옷은 가이드 아저씨니까 까만 옷만 욕해요,
깟바섬의 절반이 넘는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관광객들은 대부분 하롱베이만 보고 돌아가 별로 유명하지 않다는 것이 사실인가보다.
근데 가이드 아저씨는 아무 설명없이 그냥 길만 안내하고 우리가 사진을 찍으면 멈췄다가 다시 가는 새로운 방식의 안내를 선보였다.

국립공원이라면서 설마 이런 길만 지나는건 아니겠지.

스파이더 맨이다.
스파이더 맨 원작 만화에서 주인공 피터파커가 죽고 옥토퍼스 박사가 스파이더맨이 된다고 인터넷 뉴스에서 봤는데 원작을 안봐서 잘 모르겠다.

그래 이런길이 나와야 국립공원 트레킹이지.

여기가 개구리 연못이라는데 땀을 흘려 세수를 해도 되냐니까 물이 고여만 있어서 엄청 더럽다고 한다. 

이런 곳은 길을 만들어낸건지 원래 이런건지 궁금하지만 가이드 아저씨가 길만 안내해서 상상만 하며 걷는다.

신기한 암석들이 많다.

중간지점 마을에 도착해 밥을 기다리는데 처음보는 물담배 기구다.

땀흘리고 먹는 밥은 항상 맛있다.
사진에 나온 애 말고 다른애는 남아공에서 태어나서 대구에서 초등학생들 영어를 가르쳤다며 한국말도 좀한다.
근데 밥을 먹는데 둘이서 나한테 묻는다는 말이 한국여자들은 다 성형수술을 하냐, 넌 알아볼 수 있냐. 이런거를 물어보며 웃는다.
아놔. 너네들은 그럼 내가 흑형들은 다 우사인볼트냐, 백인들은 다 맥도날드만 쳐먹냐.라고 물으면 기분이 좋겠냐.
아침부터 하는 꼬라지가 맘에 안들었는데 아주 정점을 찍어주는구나. 개념 좀 탑재하고 삽시다.

그래도 경치는 좋다.
바다에도 산이 많고 들판에도 산이 많구나.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 길도 한적하다.

넌 정체가 뭐니. 도마뱀인가. 근데 난 몸이 미끌미끌한 생명체는 다 싫다.

길을 걷다보니 인권이 형의 행진이 떠오른다.

나의 미래는 항상 밝은 수는 없겠지, 나의 미래는 때로는 힘이 들겠지.

그러나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거야.

행진~행진~행진 하는거야.

행진하다보니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아저씨가 전화로 배를 부르니 통통배가 온다.

통통배를 타고 돌아가는데 난 꿀렁거림이 재밌기만 한데 싸가지 두놈은 표정이 별로다.
배는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멈췄는데 아저씨가 한명씩 오토바이를 잡아 태운다. 
트레킹도 하고 각종 이동수단도 이용하고 투어 한번 알차게 하는구나.

 

돌아와서 쌀국수에 사이공 맥주 하나 먹고요,
하이네켄은 네덜란드 가서 먹고 베트남에서는 사이공을 먹어야지. 

쌀국수 먹으면 배고픈지 알면서 왜 또 먹었냐구요?
밥먹으러 가는데 아줌마가 손님없는데 샌드위치 팔면서 나를 붙잡았었거든요.

밥을 먹고 숙소로 오는데 한 외국인 아저씨가 인형뽑기 기계에서 볼 수 있는 권총라이터에 삘이 꽂혀서 흥정을 하고 있다.
나도 쵸파인형뽑기에 미쳤었던 사람이기에 아저씨의 마음을 이해해서 구경하는데 물건파는 아가씨 장사 수완이 장난이 아니다.
우선 작은 권총을 팔고나서 속에서 엄청 큰 권총을 꺼내 보여준다.  
그러면 아저씨는 당연히 눈이 돌아가고 결국엔 50만동(약 25000원)에 팔아넘기면서 넌 이제 진짜 사나이라고 부추긴다.
아저씨 부인은 그거 가지고 공항통과 못한다고 해도 아저씨는 작은건 양말속에 넣고 큰 건 허리에 꽂고 애처럼 좋아한다. 
여자분들 남자의 장난감 사랑을 무시하지마세요. 남자는 유치하고 작은 것에 행복해 합니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분명 이득을 보고 팔았으면서 자기 크리스마스에 선물도 못받고 혼자였다며 아이스크림 사먹게 1달러만 더달라고 떼를 쓴다.
타고 태어난건지 장사를 하다보니 늘어난건지 대단한데 까먹을까봐 숙소로 올라와 베란다에서 매대를 몰래 찍었다.

<오늘의 생각>
베트남 사람들은 좋은데 장사꾼들이 문제다. 

 

내가 계속 다닌 식당의 막내아들이다.
아저씨는 주로 재료손질만 하고 아들 2명이서 요리를 하는데 볶을밥을 할 때 그냥 행주로 냄비를 잡고 돌린다.

깟바섬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하노이로 돌아간다.

근데 돌아갈 때도 개별여행자는 티켓을 사야한다고 한다.
그냥 낸다. 

난 이번에도 당연히 점심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배가 별로 안고파 가게에 갔더니 오리온이 베트남을 점령했다.
나 초코파이 엄청 좋아하는데... 군대 가면 많이 준다는걸 알면서도 입대하러 가는 차에서도 초코파이 먹은 사람인데...
베트남 초코파이의 맛을 느껴보려고 6개들이를 샀는데 25000동(한화 1250원)이다. 크기는 한국 것보다 조금 작은 것 같고 맛은 한국이 더 맛있다.
그래도 초코파이는 맛있쪙. 참고로 이거 메이드 인 베트남임.

깟바섬에서 티켓을 사면 하노이의 버스정류장에 내려주기에 픽업비를 준다고 생각하고 하노이에서 왕복표를 샀었다.
그런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숙소로 안가고 중간에 내려서 기차역에 가보니 싸파로 가는 기차표가 있다고 한다.
침대실은 당연히 없고 좌석이 남았는데 저번에 인출한 300만동이 다 떨어져서 기다리라하고 오는길에 차에서 본 시티은행 ATM을 향해 걸어갔다. 

해외는 저녁이나 휴일이라고 수수료 더 붙는 경우 없는데 한국은 왜 받을까.

호안끼엠 호수의 야경인데 표가 다 팔릴까봐 제대로 구경할 여유도 없었다.

근데 옆에 영어를 할줄아는 직원은 저녁을 먹으러 갔는지 안보이길래 어쩔 수 없이 혼자 남아있는 이 아줌마에게 갔다.
이 아줌마는 하롱베이 가기전에 들렀을 때 만난 서양인 부부에겐 아예 표가 없다고 하고 내가 물어보니 비싼표가 있다고 한 아줌마였다.
그래서 걱정하며 줄을 섰는데 내 차례가 와도 난 제쳐두고 뒷 사람들부터 오라고 한다. 한 2명까진 참고 나머진 기다리라하고 내 목적지인 '라오까이'라고 딱 한마디 했는데 이 아줌마가 고개를 흔들며 가라고 한다.
아 중간에 내려 20분 걸어서 기차역으로 왔다가 돈 찾으러 40분 왔다갔다한 시간을 합치면 1시간을 무거운 배낭메고 땀 뻘뻘 흘리면서 다녔는데 표가 나간 것인가. 근데 분위기가 이상해서 역에 있는 사람들을 붙잡고 베트남어로 라오까이로 가는 기차표있냐고 물어봐 달라니까 있다고 한다.
아놔 이 아줌마가 나랑 장난하나. 아줌마 기다리쇼.
날 도와준 베트남 청년에게 표도 사달라고 했더니 구경하던 아줌마 한 분도 같이 와서 도와준다.
하지만 이 아줌마 표파는데는 관심없고 자기 딸하고 손녀인지를 매표소 안으로 불러 놀고 자빠져있다.
순간 욱해서 매표소 창을 막 두들겨서 불러내 표를 샀다. 오히려 날 도와준 사람들이 미안해 한다.
베트남 사람들 착한거 안다고 괜찮다며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진짜 가지가지 한다. 내가 영어로 물어본 것도 아니고 그냥 목적지만 말했는데 자기는 영어를 못한다고 표가 없다고 하면 여행자는 뭐가 되는건가.
여행기를 쓰는 지금도 다시 생각하니 화가난다. 

화를 가라앉히고 늦은 저녁을 먹고 출발까지 3시간 남은 기차를 기다렸다.

이런 일, 저런 일 다 겪는게 삶이니 내일을 향해 기차를 타고 싸파로 향한다.

<오늘의 생각>
하롱베이는 그냥 투어 이용하세요.
하노이 역의 역무원이 잠들어 있던 내 파괴본능을 깨웠다. 

 
  1. 드디어 사파를 가게되는군요
    재미있는 동네 사파.
    근데, 술 너무 마시는거 아니에요?^^
    하지만 더운날씨에 지친몸 시원한 맥주 한모금이
    정말 좋지요^^

  2. 맨 마지막에 그나마 밥 같은 밥을 드셨군요.
    하늘같은 DJL님의 포스팅을 볼 때마다 '동남아는 쌀국수와 볶음밥과 맥주 밖에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ㅎㅎㅎ

  3. 여행기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4. 연락이 없어서 어디 잘못된줄 알았네.

    잘 있냐?

  5. 요즘 여행을 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보다 이 블로그를 알았어요.
    여행기가 재미있어서 앞에서 부터 정주행 중이예요. 근데 읽어왔던 책과 이야기 속의 나라들이 아니라서, 좀 슬퍼졌어요.
    그래도 글 재미있게 읽어 있어요~ ^^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겪은 것이 베트남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저 당시에는 좀 많이 짜증이 나더라구요.
      아마 지금 다시 간다면 조금 더 부드럽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주행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세요~

  6. 해변 모래밭에 그려진 하트를 나쁜 짓이라고... ^^
    한참 웃었네요.
    조만간 용민군도 그런 나쁜 짓 대열에 꼭 합류할 수 있기를 바래요.
    그때는 제가 '여기서 이러는거 나쁜 짓이예요.'라고 해드릴께요.
    그리고 한국 여자들은 다 성형하냐고 물었던 그너마~
    어디서 좀 찾아서 데려오세요.
    제 얼굴을 함 보여줄테니... 그럼 이렇게 말하겠죠?
    한국 여자들은 성형을 좀 하는게 어떻겠어?
    그땐 가볍게 이단옆차기로... 아뵤~~ ㅎㅎㅎ

  7. 이번 여행기는 흐린 날씨 마냥 왠지 힘든게 느껴지네요..ㅠㅠ

    그리고

    하농베이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는데...

    불친절하고 바가지 씌우는 모습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어요..ㅠㅠ

  8. ㅋㅋ..재밌어라..
    불의에 침묵하는건 젊은이가 행해선 안될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요..
    잘하셨어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11. 외국인은 따블, 아니 따따블이요.


다행히 아픈 배는 괜찮아졌다. 사촌이 산 땅값이 폭락했나보다.

역시나 아침은 뷔페기에 먹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든든하게 먹는다.
그냥 토스트만 만들어먹던 옆에 있던 애들이 내가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을 보더니 똑똑하다며 신기하게 쳐다본다. 
'니들이 아직 배가 덜 고파서 그렇단다.'라고 생각하며 알찬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베트남은 스프링롤도 유명하다는데 식당가서 먹을 형편은 안되니 길거리에서 샀는데 아줌마가 한참동안 정성을 들여 굴려가며 골고루 익혀주신다.

사원은 별로 재미가 없는데 그냥 또 들어간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으니 향도 하나 피우고 소원도 빌어본다.

악마들이 인간계에 오는 것을 막아주신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근데 악마같은 인간들은 어떻게 처리 못하시나요. 지구에 그런 인간이 좀 많아요. 

하노이의 북서쪽에 있는 호 떠이 호수와 쭉밧호수인데 호안끼엠보다 덜 북적거려 마음에 든다.

2008년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존 맥케인이 추락했던 쭉 밧 호수에 있는 조각상인데 미국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사진을 찍길래 나도 따라 찍었다.
존 맥케인은 베트남 전쟁때 폭격임무를 받고 출동했다가 전투기가 격추당해서 포로도 잡혔다가 5년여만에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가 생활하다가 상원의원이 되고 결국엔 공화당 대통령 후보까지 나간 유명인사다.

배고프니까 밥 한끼 먹을게요. 아줌마. 근데 왜 내 앞에 앉은 아저씨보다 5천동 더 받아요? 

오늘은 하노이 근처의 볼거리들을 다 걸어서 다니려고 동선을 짰고 드디어 그 유명한 호치민 묘소를 갔다.

반바지차림은 안된다길래 가방 깊숙이 들어 있던 긴바지도 꺼내입고 갔는데 오전에만 문을 연단다. 바보같이 복장만 신경썼다. 

하지만 호치민이 대단한 사람은 맞지만 별로 시체를 보고 싶지는 않았기에 별로 아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호치민이 자신이 죽고나면 어떤 우상화작업도 하지 말라했는데 결국 시체를 보존하다니 역시 자신이 바르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주변사람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근데 묘소 주변은 어디를 가도 입장 금지, 사진 촬영 금지다.

근현대사에서 이렇게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관광객들에게 오라고 광고를 해놓고 일부문만 공개하고 나머지는막는 것은 좀 이중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리가 아프니 좀 쉬었다 갑시다.

작은 사원이 연못위에 있는데 올라가도 될 것 같은데 아무도 안올라가ㅂ 옆에 베트남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괜찮다길래 올라가서 기도하고 내려오니 다른 사람들도 올라가기 시작한다.
'다들 올라가보고 싶었구나?' 

다음목적지는 문묘라는 곳으로 공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사원이라고 한다.

입장권을 끊는데 학생할인이 된다길래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국제학생증을 썼다.

그럼 들어가 봅시다.

들어가면 각 해마다 과거 급제자들의 이름이 비석에 새겨져 있는데 이게 끝이다.

사원이야 한국에서 절이나 궁도 많이 봤고 특히 동남아에서 질리도록 봐서 별로 관심이 없기에 그냥 둘러봤다.

외국에는 화장실이 유료인 곳이 많아 입장료를 내고 간 곳에서는 될 수 있으면 화장실을 들리는데 문묘가 별로 볼 것이 없어 화장실이나 이용할 생각으로 들어갔다.

들어가기전에 입장료 내는 곳이 있나 요리조리 살펴보고 들어갔다가 일을 보고 나오는데 아줌마가 돈을 내라고 하며 화장실 구석을 가리킨다.

절대로 들어 오는 길에는는 볼 수 없는 사각지대에 요금을 내라고 표지판과 돈 통을 만들어 놨는데 참 기분이 더러웠다.

한국돈으로 치면 50원에 해당하는 돈을 냈는데 돈의 액수를 떠나서 관광온 사람들은 돈이 많으니 등쳐먹으려는 국민성 자체가 정말 마음에 안든다.

기분만 더러워진 채로 길가를 가다가 머리띠를 다시 샀다.
머리띠를 손짓 발짓으로 설명하니 아~ 범!이라고 한다. 그래서 노점상이 보일때마다 범범범, 밤밤밤 하고 다녔다. 

싸파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는데 보통 25만동이면 사는데 55만동짜리 객실밖에 안남았다고 해 고민을 하러 밖으로 나오니 외국인커플들도 표를 사려다가 값이 너무 비싸 계단에 앉아서 고민하고 있다.

우선 같이 여행사들을 돌아보기로 하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다들 가격을 너무 세게 부른다.

싸파같이 유명한 여행지로 가는 기차표를 여행사들이 미리 선점해두고 값을 후려치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어쩔 수 없이 투어상품을 이용하거나 그 표를 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요가 많다보니 베트남 여행사는 절대로 흥정을 안한다. 가게를 나가도 절대 붙잡지 않는다. 

나라꼴이 참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여행사 배를 불려주기 싫어서 그냥 싸파를 안가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오니 정신적 데미지와 그동안 쌓인 피로가 터졌는지 너무 피곤해 5시도 안됐는데 그냥 잠을 잤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이대로 잘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10시쯤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길가에서 제대로 술판이 벌어졌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쏘냐.

여기저기서 와서 같이 먹자길래 잠시 기다리라하고 빈속을 채우고 술판에 끼어들었다.

아 원래 몬생긴 얼굴 더 몬생기게 나왔다.

한 20명정도 모여서 길가에서 술을 먹는데 사람이 몰리니 주인 아저씨도 기분이 좋은지 15000동에 팔던 맥주를 1만동에 판다.

신나게 먹고 있는데 공안이 와서 좁은 길로 쫓겨나고 11시쯤에는 술판을 접으라고 한다.

결국 클럽을 찾아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음악이 끊기며 장사를 접는다고 한다.

한 3군데를 갔지만 다 12시전에 문을 닫는다고 해 아쉬운 채로 헤어졌다. 

<오늘의 생각>

이럴수가 크리스마스 이븐데 모든 술집이 12시에 문을 닫는다. 

 

오늘은 하노이를 떠나 하롱베이로 가는 날이다.

하롱베이도 식후경.

보통 하롱베이는 다들 투어를 이용한다.

난 투어프로그램을 안좋아하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려고 알아보니 투어를 안 이용하고 교통수단만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해 교통편만 예약을 했다.
교통편으로 깟바섬까지만 가서 직접 숙소를 잡고 좀 오래 있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출발했다.

중간에 조각상들 공원에 멈추는데 사진은 못찍게 한다. 근데 저 많은 조각들을 사갈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하롱시까지 가서 배를 탄다.

근데 교통편만 예약한 사람은 하롱베이 입장료로 8만동을 따로 내야한다고 한다.

출발하자마자 하롱베이의 돌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근데 투어를 이용한 사람들은 배에서 밥을 먹는데 나처럼 교통편만 이용하는 사람은 갑판으로 나가라고 한다. 어차피 밥값은 안냈으니 그냥 올라가는데 교통편만 이용한 말레이시아에서 온 가족들에 10살짜리 꼬마애가 있었다. 근데 가이드는 3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점심에 관한 이야기를 안해줬기에 도시락을 준비 못했고 아저씨가 화를 내고 가이드가 형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얼마 뒤 가이드가 올라와 중간에 몽키 아일랜드에 정박을 하는데 우리는 투어를 신청안했으니 배에서 기다리거나 입장료 5만동을 내라고 한다.
입장하며 보니 내가 8만동을 주고 산 표에 입장료는 포함되있고 내가 낸 돈은 선장이 먹는거다.
난 교통편만 연계해서 이용한다했지 투어에 꼽사리로 낀다는 설명은 못들었는데 이건 뭐 그냥 투어 이용하는거랑 다른게 없다. 

근데 동굴에 들어가보니 조명을 정말 아름답게 꾸며놨다.

그냥 봤으면 덜 아름다웠을 동굴이 조명빨로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다니 역시 화장빨, 조명빨은 조심해야겠다.
근데 캐논을 카메라를 쓰는 네덜란드 여자애가 내가 동굴사진을 잘 찍는게 신기했던지 어떻게 찍는지 가르쳐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숨을 멈추고 손이 안떨릴때 찍으면 된다고 했는데 걔 카메라는 빛을 잘 못 읽는지 어둡게만 나와서 요리조리 만져봤지만 개선이 안되서 그냥 GG를 쳤다.
보급기 A55지만 참 잘 쓰고 있었는데 더 마음에 든다. 다음에도 쏘니 써야지.


물이 흐르는게 아름다워서 동영상으로도 한번 찍어봤다.
귀엽게 생긴 쓰레기통.
펭귄은 잡식성이라 아무거나 잘 먹나 보다.

진부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은 경이롭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수많은 배들이 동굴 구경을 하러 와있다. 

근데 샌들이 뜯어졌네?
제 여행기는 가차없는 비판을 하는거 아시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이 제품은 울 어무이가 여행갈 때 신으라고 협찬해주신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K2에서 만든 트레킹화입니다.
처음 신은 것은 2012년 10월 자전거 세계일주 예행연습때니까 3달을 신은셈인데 3달만에 신발이 뜯어지는게 정상인가요.
어차피 자전거 여행할때는 페달질만 했고 오르막길 오를 때는 끌바 한 것과 정글 트레킹 2박 3일 한 걸로 뜯어진다면 그건 트레킹화가 아니겠죠.
만약 재고품을 사서 본드칠이 약해졌다는 변명을 한다면 그걸 산 소비자가 잘못이 아니라 그걸 회수 안하고 팔게 놔둔 K2의 잘못 아닌가요.
신발 제대로 만듭시다. 
앞으로도 제가 쓰는 모든 여행용품에 대한 철저한 리뷰를 하고 세계일주가 끝나고도 살아있는 용품들은 따로 공개하겠습니다. 긴장하세요.

점심을 못먹었으니 짬을 내서 컵라면이라도 한그릇 사먹는다.
배에서 자유여행중인 한국인 어르신 부부를 만났다.
아들들에게는 그냥 아는 사람 만나러 해외나간다고만 하고 동남아 일주를 하고 계신다는데 참 행복해 보이셨다.
나보고 크게 될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제발 크게 되서 울 어무이 아부지가 걱정 안하시게 되면 좋겠다. 

하롱베이는 발음 그대로 하룡(下龍), 용이 내려온 곳이라는 뜻인데 바다안개가 많이 껴서 잘 안보여 아쉬웠다. 

가이드가 카약도 탈거냐길래 카약은 필요없다고 그냥 구경만 했다.
근데 투어로 온사람들도 카약은 공짜지만 사진에 보이는 동굴로 들어가려면 또 돈을 내야한다며 돈을 추가로 받았다.
참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걸면 귀걸이라고 가지가지 핑계로 돈을 번다. 
어르신들은 알면서도 속고, 모르면서도 속는다며 허허 웃으신다. 

2000여개의 기암괴석이 있다는데 참 신기하다.
우리나라의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을 배타고 못돌아 봐서 비교를 못하겠는데 나중에 한국돌아가면 다도해도 꼭 가봐야겠다. 

물위에 떠있는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꽤 된다고 한다.
근데 가이드가 슬쩍 와서 말을 걸기 시작한다.

가이드 : 아깐 정말 미안했고 내가 잘못했어. 그래서 니가 학생이니까 싸게 투어에 껴줄게. 배에서 잠 잘 수 있고 저녁과 아침까지 해서
            40만동(약 19달러)에 해줄게. 배에서 자는거 정말 환상적이지 않겠니?
나 : 미안한데 나 한국에서 해군 나왔음. 나무로 된 배가 아니라 쇠로 만든 군함에서 자도 많이 자서 전혀 관심없으니까 장사질 그만해라.

하지만 이 가이드도 포기를 모른다.

가이드 : 그럼 우리 호텔로 가면 저녁이랑 아침 포함해서 35만동.
나 : 나는 내일 안돌아오고 며칠 쉬고 가서 트레킹도 할거거든.
가이드 : 알았어 너 공짜로 트레킹에 껴줄게.
나 : 트레킹 몇시간인데?
가이드 : 1시간 갔다가 다시 1시간 돌아오는거야.
나 : 난 하루종일 하는거 할거임.
가이드 : 1시간이면 다봐. 하루종일 할 필요없어.
나 : 필요없고 난 내가 원하는 숙소 잡을거임. 

결국 가이드는 다른 먹잇감을 찾아 갔고 나처럼 교통편만 예약한 유럽에서 온 애를 꼬셨다. 

 

광각렌즈가 없으니 파노라마로 찍어봤는데 물안개가 낀 모습도 나름 운치가 있다.

깟바섬에 도착해 숙소를 잡으려고 돌아다니는데 바닷가가 보이고 방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는 호텔을 원래 10달런데 3일 묵는 조건으로 8달러에 잡았다.
숙소를 잡았으니 당연히 밥을 먹어야 하는데 하노이에는 잘 안보이던 사이공 맥주가 있다.

<오늘의 생각>
이것들은 뭐만 하면 돈을 내라고 한다. 

 
  1.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늦었지만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2. 동영상도 있고 많이 발전했네 ㅎㅎ

    몬가 쓰고 싶은데 딱히 쓸말이 없다.

    수고.

  3. 사파를 포기했다니 좀 아쉽네요
    나도 사진에 나온 그 역에가서 직접 표를 사서
    야간열차 로 갔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엄청 저렴하게
    표를 산것 같은데 물가가 많이 오른건지 아니면
    애들이 장사 노하우가 생겨서 엄청 튕겨가며 하는건지....
    아쉽네요 사파가 ......
    3~4년 전과는 여러모로 많이 변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바가지 요금이 .....
    사진 칭찬을 하지않을수가 없어요 ㅎㅎㅎ
    동굴사진들 보니 샷다 속도가 엄청 느린데 흔들림없이
    촬영가능 하다니 대~~단하네요^^
    젊어서 그런건지 난 나이들어서 수전증이 와서 그런건지..
    5축 손 떨림 보정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올림푸스 OM-D)쓰는데도
    흔들린 사진이 많거든요. 암튼 부럽네요^*^
    지금 포스팅과 실제 시간과의 간격이 2달 정도인데...
    자주 좀 올려주세요^^
    질문 1/ 다음엔 어디로 가시나요??
    2/ 소니A55 쓰시는데 렌즈는 뭘 쓰시나요?
    3/ 소니A55는 발매초부터 조루밧데리로 문제 였었는데
    님 쓰시기는 어때요? 완충시 몇장이나 촬영가능한가요?

    • 원래는 리플을 다음편 나오기전에 확인을 하는데 이번에는 인터넷이 안되는 지역에 오래 있어서 밀려버렸네요.
      결국 싸파는 갔다는게 이미 여행기로 나와버렸네요.
      여행기 텀을 주는 것도 다 계획되어 있는거라 이해부탁드려요.
      다음에 어디로 가는지는 제 가족과 몇몇 친구들만 아는 극비사항입니다.
      렌즈는 그냥 번들렌즈를 쓰고 1달에 1번정도 50.8을 씁니다.
      배터리는 짧긴 짧아서 정품배터리 2개, 호환배터리 3개를 들고 다녀요. 몇장인지는 모르겠고 자전거 여행을 해보니 한 2주정도는 충전을 못해도 견디겠더라구요.
      매번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궁금한 것 있으시면 리플 달아주세요.

  4. 동굴사진은 정말 환상입니다.
    저렇게 조명이 비춰지니 더 기가 막히게 멋지네요.
    투어중이신 어르신 말씀이 와닿네요.
    알면서도 속고 모르면서도 속는다는 말씀이요.
    어쩌면 여행자의 의무사항인지도 모르겠어요.
    잘 봤습니다.

  5. 베트남 하노이로 10일 여행 가요 이번달 말에.
    여기저기 보고 있는데, 여기 글 너무 좋네요 ㅎㅎ
    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10. 어서와~ 베트남은 처음이지?


어제 저녁 씨앙쿠안에서 비엔티엔으로 돌아오는길에 버스기사가 욕심을 부려 자꾸만 승객을 더 태워 내 계획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려 부랴부랴 배낭을 메고 시내버스터미널로 갔지만 이미 시내버스는 운행이 끝났다.
툭툭은 너무 비싸고 썽태우를 잡아탔는데 다른 사람을 먼저내려주느라 돌아간다.
겨우겨우 버스 출발 20분전에 도착해 가방을 실으니 내가 마지막 승객이었는듯 바로 출발하려고 해 5분만 기다려달라하고 저녁거리를 사서 버스에 올랐다.

슬리핑 버스는 처음 타는거라 기대했지만 사진처럼 그냥 매트리스들을 이용한 침대를 만들어 놓은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옆좌석이랑 바로 붙어 있어 베트남 아저씨들의 체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버스 내부에는 작은 tv들이 설치되어 있고 버스 차장 아저씨가 길거리에서 파는 불법 복제 영화 dvd를 틀어준다.
처음 틀어준 영화는 그 유명한 익스펜더블2다. 익스펜더블 1을 기대하며 극장에서 보다가 너무 허접스러워서 실망했었기에 2는 별 관심도 없었는데 공짜로 보여주니 할일도 없어서 보기 시작했다.
근데 베트남 영화는 더빙을 하는데 성우 1명이 혼자 모든 역할을 소화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감정이 실려 있는 것이 아닌 계속 똑같은 톤으로 말을 한다. 거기다 모든 효과음을 죽이고 성우의 목소리만 들린다.
예를 들면 '아 총맞았어', '조심해', '사랑해', 'I'll kill you.'를 그냥 대본읽듯이 읽는다.
처음에는 언어도 못알아 듣겠고 더빙도 개판이라 이상했는데 어차피 때려부수는 영화이다 보니 적당히 무슨 대사를 했을지 상상이 되서 재밌었다.
결국 끝까지 다보고 다음에 틀어주는 중국 무술영화도 다 봤는데 마음가짐에 따라서 대사를 몰라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에 출발한 버스는 중간에 휴게소를 몇 번 들렸다가 새벽에 라오스와 베트남의 국경에 도착했다. 비엔티엔에서 제일 빨리 출발하는 버스를 탄 이유가 국경에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미 우리버스 앞에는 수많은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국경앞에 쪼그려 앉아 있는 아저씨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신한다. 그냥 기다리는거다.

그냥 기다리고 있는데 출국심사대쪽에 사람이 바글바글 하길래 가보니 국경은 안열렸지만 출국 심사가 진행중이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여권을 들이 밀길래 나도 여권을 들이 밀었지만 내 여권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설마 돈을 달라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굴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어이, 아저씨, 저기요, 에이 등등을 외치며 들이대니 마지막으로 출국도장을 찍어준다. 근데 주말이라 10000킵을 내라는데 가진게 7000킵뿐이라 2달러를 내야만 했다.

출국도장을 받고 국경지대를 한 15분정도 걸어가야 한다.

그런데 안개가 심하고 이슬비가 내려 차들이 보이지도 않아 조금 위험했다.

여러분 버스는 사람을 태우려고 만들어진게 아니라 매트리스를 싣기 위해 만들어진 아주 편리한 운송수단입니다.

도대체 언제 끝나는지 이 길이 맞는지 고민하며 계속 사람들을 따라 걷다보니 베트남 국경이나온다.

베트남으로 육로입국을 하려면 소지품을 검사받아야하는데 버스가 징그럽게 늦게 온다.

줄서있던 버스가 차례대로 들어와서 짐을 내려주고 후딱후딱 검사를 받고 국경을 통과하면 될텐데 세월아 네월아 유유자적이다. 버스가 와도 짐을 안빼가니 뒤에는 자꾸 밀려서 국경에서만 몇시간을 보냈다.

배가 고프니 어제 사 놓은 빵을 먹는데 건포도가 박혀있는 것을 썩은 걸로 착각하고 이걸 도려내고 먹을까 버릴까 고민했었다.

내가 탄 버스에는 다 베트남사람들이고 나만 외국인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돈을 벌기위해 라오스를 다녀온다고 한다. 그래서 버스의 부차장에게 단체로 여권을 맡기면서 돈을 조금 주면 부차장이 알아서 도장을 받아준다.

내 뒷자리에 앉은 애들인데 이제 20살로 라오스에서 돈을 벌고 집에 잠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서로 베트남과 한국에 대해 손짓 발짓으로 이야기 하며 베트남어 강의도 받았다.

그리고 1만동짜리 지폐를 주면서 가지라길래 나도 가지고 있던 100원짜리를 줬다. 근데 500원 받고 100원을 주자니 마음에 걸렸지만 가진게 100원뿐이었다.

먹어보라고 주길래 받아 보니까 깨로 만든 엿이다.
오물오물 잘 먹으니 애들이 좋아한다. 

중간에 식당에 들러 밥을 시키는데 다른건 다 6만동인데 이것만 4만동이길래 시켰더니 죽이 나온다. 배고픈데 실수했다고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양이 꽤 많았다.

애들이 맥주도 먹자고 해서 먹는데 미지근한 맥주를 얼음컵에 담아 먹는 방식이었다.

내가 맥주값을 낸다고 하니 자기들은 돈 벌고 오는 길이라며 100달러짜리를 꺼내들며 걱정말라고 맥주를 계산한다.
밥을 먹고 하노이를 향해 달리던 버스가 멈추고 청년 2명이서 드라이버로 짐칸의 벽을 뜯어내더니 술을 꺼내는데 쉼없이 나온다.
영화에서 보면 비밀창고 같은 곳을 이용해 밀수입을 하는데 꼭 그 장면 같아서 계속 쳐다봤다.
확실히 육로국경이 허술하긴 허술하다. 아니면 뒷 돈을 줬겠지. 

9시 30분쯤 하노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나를 태우려고 호객행위를 하는데 가격을 들어보니 보통 5만동을 부르길래 3만동으로 타려다가 다들 5만동에 담합을 해 그냥 4만동을 주고 호안끼엠 호수 근처로 갔다.

하노이에 늦게 도착할 것 같아 라오스에서 미리 숙소정보를 찾아봤는데 아침 뷔페 포함에 6달러짜리 도미토리가 있다길래 찾아갔더니 크리스마스라 7.5달러라고 한다.

그럼 원래 얼마냐니까 9달러라길래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다가 알고보니 크리스마스 특별할인이었다. 숙박업소가 성수기에 세일을 하다니 처음 듣는 일이라 우선 방을 잡고 밥을 먹으려는데 식당이 잘 안보여 그냥 또 샌드위치를 먹었다.

하노이에 왔으니 당연히 비어 하노이도 먹어야지.

배가 안불러 숙소에서 파는 감자칩을 하나 샀는데 6000동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1만동에 판다.

<오늘의 생각>
베트남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용이라길래 기대했는데 도로사정을 보니 라오스와 똑같다.
그래도 베트남 사람들이 사기를 많이 친다는데 시작부터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겁다.

 

어제 아침에 먹은 빵이 잘못된건지 버스에서부터 살살 배가 아팠는데 결국 새벽에 한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갔다.

근데 내가 묵고 있는 방은 혼숙 도미토리 6인실인데 나만 남자고 5명이 다 여자라 배아파 죽을 것 같은데도 새벽에 설사하는 소리가 퍼질까봐 물을 틀고 쌌다. 같은 숙소에 묵은 누나들 죄송합니다. ㅠㅠ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좀 괜찮은데 또 설사가 나와 굶으려다가 다른 5달러짜리 도미토리도 있는데 밥 값을 냈다고 생각하니 이번엔 다른 배가 아파 식당으로 갔다.

‘위장아, 넌 이겨낼 수 있다. 넌 그저그런 평범한 위장이 아니라고 난 믿는다.’

이왕 먹는거 배터지도록 뽕을 뽑아야하니까 샌드위치도 하나 만들어 먹는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누가 이기나 해보자.

어제 저녁에 내가 10시쯤 체크인을 하고 11시쯤 누가 들어왔는데 그냥 잠을 잤었다.

알고보니 태국으로 가는데 잠깐 베트남을 거친 한국 누나였다. 이야기를 하다가 배아프다고 했더니 그럼 아침을 굶었겠다며 걱정을 하는데 차마 ‘제 위장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그냥 참고 먹었어요.’라는 말이 안나와서 굶었다고 해버렸다.

그러니까 체리랑 두유를 줬는데 고맙고 죄송합니다. 누님.

점심때가 되니 좀 살만 한 것 같아 시내로 나왔다.

오토바이 무리를 보니까 진짜 베트남에 온 것이 실감난다.

태국에서는 환전해간 바트를 쓰고 라오스에서는 가지고 간 달러와 위안화를 환전해서 써서 시티은행을 이용할 일이 없었는데 드디어 시티은행을 이용했다.

근데 베트남 돈이 한화 500원에 약 1만동이라 얼마를 뽑을지 고민하다 3백만동을 뽑았다. 순식간에 부자가 된 기분이다.

이게 호안끼엠 호수인데 별로 볼거리는 없다. 그냥 그 주위에 여행자 거리와 시장들이 들어서서 유명한 것 같다.

산타모자는 라오스에서부터 하나 사고 싶었는데 드디어 베트남에 와서 하나 샀다.

차마 한국 돌아가면 못 쓸거니까 외국에서라도 써봐야지.

배가 아파 얼굴이 초췌하게 느껴져 안쓰러운 것은 내 기분 탓인가.

근데 위에 있는 내 셀카를 보면 반팔을 입고 있는데 여기 사람들은 다 패딩이나 점퍼를 입고 다닌다.

난 반팔에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산타모자를 쓰고 돌아다녔는데 아마 사람들이 미친놈인줄 알았을 것이다. 내가 신기해서 돌아다니며 반팔 반바지 입은 사람을 찾아봤는데 진짜로 이날 하루종일 딱 1명 봤다.

누가 중국만 스케일이 크다고 했는가.

꿇어라. 이게 바로 베트남의 스케일이다. 마트에 그냥 컨테이너 통째로 세워두고 물건을 판다.

베트남 왔으니 쌀국수를 먹어야지.

양도 꽤 많이 주고 값도 나름 괜찮다. 맛은 당연히 맛있다.

아줌마들이 지게를 지고 다니며 도너츠를 팔길래 종류별로 하나씩 샀는데 너무 달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호아루 수용소를 가기로 했다.

호아루 수용소는 미군과 베트남 정치범들을 가둔 수용소였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해서 쓰고 있다.

실제 수용소 문.

에효... 같은 사람끼리 적이라고 목에 칼을 채워놨다.

감방에 들어가 있을 때는 발에다 차꼬를 채워놓는다.

실제로 사용한 단두대라고 한다.

위령비를 세워놓고 조각을 해놨는데 목이 없는 조각이 사형수를 의미하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다.

나와서 성당을 갔는데 운이 좋았는지 미사시간이라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기간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이것저것 말을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어 조심스럽게 제일 뒤에서 사진만 찍고 그냥 나왔다.

원래는 이렇게 밖에서 성당만 찍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말 하기 쑥스럽지만 이 사진은 진짜 베트남을 잘 표현한 사진 같다.

누가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잘 찍었다. 마음에 든다.

배가고파 돌아다니는데 길가에서 찹쌀밥을 파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가서 가격을 물어보고 똑같은 것을 달라고 했는데 그냥 닭고기에 간장뿐인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배도 채우고 그냥 발길가는대로 가다보니 야시장이 나왔다.

근데 별로 볼 것은 없고 사람구경하는 재미로 돌아 다녔다.

밤에도 오토바이의 행렬은 멈추지 않는다.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그래도 난 걱정하지 않는다. 나에겐 GPS가 있으니까.

몇 달동안 컴퓨터를 혹사시켜 받은 구글맵이 들어있기에 켜고 위성을 잡기만 하면 어디에 있든 내 위치를 알 수 있어 어디를 가도 길을 잃어버릴 걱정은 없다.

자전거여행에서 도보여행으로 전환할 때 팔려고 했었는데 안팔기를 참 잘했다.

신기하게 생긴 과일들을 팔길래 샀는데 장아찌다. 짜고 씁쓸한 맛밖에 안나는데 도저히 그냥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바게트를 사서 먹는데 목이 말라서 망고쥬스를 샀다. 이게 바로 돈을 쓰는 연쇄작용이다.
숙소에 돌아와 한국인 누나와 이야기하다보니 숙소가격이야기가 나왔는데 누나도 인터넷에서 6달러라는 글을 보고 왔는데 9달러라니 너무 비싸다고 했다.
난 크리스마스라 7.5달러를 냈다고 같이 가서 따지니까 이미 지불해 안된다고 해 계속 절충안을 내다가 결국 환불받을 수 있었다. 환불 받은 덕에 맥주도 얻어먹었다.

<오늘의 생각>

내 위장은 병균따위에게 지지 않는다. 


  1. 잘보고 갑니다.
    부럽네요..저도 가보고 싶어여..^^

  2. 떡국은 드셨는지...복 많이 받으시고, 배앓이 조심하시고~ 각자 따로지만 함께하는 맘으로 한잔 합시다~ 건배~~~

  3. 어제가( 2월10일) 구정였어요
    베트남도 구정이 가장 큰 명절인데...
    잘드셨어요?
    지금올린 베트남 글들이 지난 해 크리스마스라니
    이미 오래전에 베트남을 뜨셨겠지만 ...

    성당보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닙니다
    주변에 여행자 숙소 엄청 많잖아요
    호안끼엠 호수 주변도 ...여전하구요 ㅎㅎ

    질문,,,,
    베트남서 유심칩 안사셨어요?
    사서 사용했다면 가격이나 그외 tip좀 주세요
    또 ~~ GPS
    google apps 받으면 사용가능 한건가요 ?
    전 아이패드 미니 쓰는데 ...
    다음 posting을 기다릴게요^^

    • 잘 못먹었습니다...
      다음에 나올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ㅠㅠ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유심칩을 산적은 한번도 없어요.
      그냥 와이파이 훔쳐쓰고 주워쓰고 하고있어요.
      gps는 핸드폰어플을 쓰는게 아니라 gps기계에 구글맵을 넣어다녀서 잘 모르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떡쟁이님아 ㅎ

    새해 복 많이 맏아라 부모님 한태 전화는 드렸냐?

    장기 조심하고 열락좀해라

  5. 형은 사회인이고 너는 여행중이잔아 누가 시간이 많을까?

    한국하고 시간도 다르고 는 변명일수있고 생각은 나는데 귀찬아서 ㅎ

  6. 잘 봤어요.
    호아루수용소 사진은 뭐랄까... 참... ㅠㅠ
    저는 베트남에 있는 성당들을 많이
    찾아가고 싶어서 여행 준비중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찾아볼 거리들이 용민군 덕분에 마구 생기네요.
    고마워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9. 혼자서도 잘 놀아요.

드디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 도착했다.

수도라 그런지 차도 많고 좀 발전된 도시의 모습이다.
우선 도미토리 방을 잡아놓고 비엔티엔을 둘러보기로 했다. 

대통령궁이라는데 하얀 건물이 이쁘다.
하지만 관리하는 사람은 비가 오거나 먼지로 뒤덮이면 엄청 힘들겠지. 

오오 수도라 이정표도 있고 신호등도 있다.
특히 유명한 관광지를 가리키는 이정표는 라오스에서 처음 본 것 같다.

멀리서 보니 어디서 본 듯한 엠블럼이 보인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위해 kt와 대결중인 부영건설이다.
결국 10구단은 KT가 됐는데 상관없다. 그냥 KIA가 제일 좋고 제일 싫고 제일 밉고 제일 관심이 간다.
그래요. 전 꼴아빠에요. 경기를 거지같이 할 때마다 안본다 하지만 매번 야구를 보는 꼴아빠랍니다. 

내일 하노이로 가는 슬리핑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 직접 버스터미널로 가는데 일본에서 시내버스를 지원해줬는지 버스마다 일장기를 달아서 자랑하고 있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모르나. 치사하다. 물론 일본이라 까는거 맞아요.

숙소에서는 30달러인 버스표가 터미널로 가니 25달러밖에 안한다.
길가에서 신기한 것을 팔길래 돈을 절약한 나에게 상을 주는 기분으로 가서 보니 코코넛을 얼음에 넣어서 주는데 배가 터질것처럼 많다.  

오징어도 팔길래 하나 사먹는데 5달러 아낀돈이 군것질거리로 들어간다.
하지만 먹는게 남는거에요.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 같이 비엔티엔의 중심을 상징하는 것은 남푸 분수다. 그런데 별로 볼 것도 없고 물도 안나오고 차라리 그 옆에 있는 이 탓 담이라는 탑이 상징이 됐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게 그 유명한 남푸 분수대.
근데 진짜 별거 없다. 

어차피 내일 밤 늦게 하노이로 출발하기에 유유자적 비엔티엔을 구경하는데 메콩강변에 우리나라 한강처럼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근데 알고 보니 한국정부가 지원을 해줬다고 한다. 앞으로도 이런 태극기가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라오스에서 맞는 마지막 밤이니 만찬을 즐기기로 하고 식당을 찾아다녔는데 좀 좋아보이는 곳은 너무 비싸다.
그래서 언제나 그렇듯이 그냥 길거리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비어라오 흑맥주를 매번 먹으려다가 기회가 안됐었는데 드디어 먹어본다. 
소믈리에가 아니니까 풍미가 어떻고 이런 설명은 생략하고 그냥 맛이 기가 막힌다.  

그래도 나름 특별하게 새우 볶음밥을 시켰는데 통통한 새우와 흑맥주가 정말 잘어울렸다.

같은 도미토리방을 쓰는 멕시코애가 밤구경을 가자길래 같이 나왔는데 라오스도 우리나라처럼 공원에서 단체 에어로빅을 한다.

자전거로 묘기 부리는 애들도 구경하고,
근데 이 멕시코애가 말이 너무 많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지금까지 여행한 사진 800장을 보여주며 일일이 다 설명을 한다.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길거리 음식은 더러워서 못 먹는다며 자긴 항상 빵을 사먹는다는길래 그냥 돌아가자고 해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마침 지구 종말의 날이어서 'End of earth'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같이 놀다보니 주인아저씨가 보드카 1병을 따 줬는데 애들이 잘 안먹어 혼자 3분의 1정도를 마시고 옆자리 애들이 잭콕을 만들어 먹길래 껴서 같이 먹고 신나게 놀았는데 결국 지구 종말은 안왔다.

<오늘의 생각>
4만킵짜리 도미토리를 잡고 돌아다니다가 3만킵짜리 도미토리를 발견했다.
아침 포함 4만킵이라 했으니 내일 아침으로 뽕을 뽑아야겠다. 
그리고 지구는 멀쩡했다. 

 

'내가 왜 아침이 뷔페라 생각했을까?'
그냥 빵 두쪽에 바나나 하나가 끝이다. 가슴이 아프다. 이걸론 장에 기별도 안갈텐데 장도 아프다. 

아픈 가슴을 달래며 비엔티엔에서 유명한 사원으로 들어갔다.

불상들이 쭉 진열되어 있었는데 아기자기 하면서 엄숙했다.

이렇게 파손된 불상도 그대로 나뒀는데 문화재라고 나둔걸까, 보고 반성하고 문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라고 남겨둔걸까.

사원들이 다 비슷한 것 같지만 각각의 사원들마다 각기 다른 세밀한 멋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절을 많이 봤기에 그다지 큰 흥미는 생기지 않는다.
아마 유럽쪽으로 가서 성당을 가면 또 다를지 모르겠지만 전공이 건축공학인데 큰일이다.
그래도 아름답다는 타지마할은 기대중이다.

나오는 길에 남자와 여자가 차에서 금빛 옷을 차려입고 내리길래 도촬했다.

바로 옆에 있는 박물관도 들어 갔는데 입구에서부터 부처님이 사진찍지 말라고 하셔서 못찍었다.

나와서 시장을 둘러보는데 환전하면 주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500킵짜리가 기부함에 많이 있었다.
나도 1장이 있어서 기부했는데 티끌 모아 태산이 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길을 가는데 현대, 기아 자동차 건물이 있길래 한장 찍었다.
현기차가 국내에서 많이 까여도 외국에서 현기차가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해가 너무 쨍쨍해 더워 죽을 것 같지만 1시간정도를 열심히 걸어 간다.

바로 그 유명한 탓 루앙을 보려고 밥도 안먹고 열심히 걸어왔다.

근데 너네 시계 보는 법 모르니?
왜 11시 52분인데 문을 닫고 난리니.
내가 미쳤다고 이 땡볕에 땀을 뻘뻘흘리면서 걸어왔겠니.  

힘이 빠져 앞에 있는 사원에 들어가 기도 하고 주저 앉아서 쉬었다.
근데 크리스마스라고 불상 주위로 전등장식이 되있고 캐롤이 흘러나오는데 이색적이었다. 

새들에게 먹으라고 밥을 이렇게 남겨 두는 것 같다,

그냥 담 너머로만 쳐다보다가 발길을 돌린다.

배가고파 죽겠으니 밥한그릇부터 먹고요.

오늘은 빨간색 코코넛을 먹는데 어제 것보다 더 맛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차마 다리털을 안깎은점 죄송합니다. 

여기는 빠뚜싸이라고 승리의 탑 꼭대기인데 밖에서 볼때는 얼마 안 높아 보였는데 꽤나 높다.

하늘이 맑아서 너무 더웠는데 그 덕에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야 이쪽으로 가.
아니야. 저쪽으로 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구름따라 가자. 

이렇게 조각해놓은 것들을 보면 아름답다기전에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든다.

근데 날이 맑아도 너무 맑아서 더워 죽겠다.

씨앙쿠안으로 가기위해 시내버스를 탄다.
라오스 버스의 옆면에 써있는 숫자는 그냥 버스의 일련번호이고 앞에 있는 번호판이 노선번호이다. 

태국과의 국경인 우정의 다리옆에서 차를 갈아타고 부다바크라는 씨앙쿠안으로 왔다.
입구에 있는 커다란 호박 조각상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조각품들이 있다. 

좁은 길을 따라 꼭대기로 올라가면 남녀노소 국적불문의 사람들이 전부 셀카 찍느라 바쁘다.
남들이 안하는 것도 해야하는데 남들이 하는건 당연히 나도 해봐야지. 

시멘트로 만든 거대한 조각상들이 전시되어있다.

몇몇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조각상앞에서 따라하는 모습들이 보였는데 난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몰랐었다.
근데 여기 와보니 알겠다.
셀프타이머 맞춰놓고 후다닥 뛰어가서 흉내내는거 정말 재밌다.
그런 의미에서 몇 장 더 올라갑니다. 

<제목: 요염한 자태>

<제목: 부처님 발가락의 때만도 못한 어리석은 중생이여.>

진짜 크긴 큰데 이런 공원을 만들 생각을 한 주인도 특이하다.

<제목: 추해서 죄송합니다.>

<제목: 실패작>

가장 신기했던 조각.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제대로 된 흙길을 달리는 문 안닫히는 라오스식 버스.

<오늘의 생각>
머리핀도 숙소에 두고 오고 버스비 2000킵도 사기당하고 아주 돈을 땅에 뿌리고 다니는구나.
베트남에서는 정신줄 단단히 잡고 다니자. 


씨앙쿠안도 다 봤고 이제 하노이로 갑시다.

<라오스 여행 경비>
여행일 11일 - 지출액 220달러 (약 23만원)
밥 굶고 다니지도 않고 유명한 곳은 거의 다 가봤다.


  1. 동남아쪽 불상들을 보면 저는 참 '코가 크시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ㅎㅎㅎㅎ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부처님 뒷모습도 볼 수 있네요.
    저는 사월 초파일 같이 큰 불교 축제가 있을 때, 동남아를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 때 가면 사람은 많고 좀 번잡하겠지만, 정말 이국적인 것을 볼 수 잇을 것 같거든요.

    • 역시 사람마다 보는 곳이 다 다르네요.
      전 코가 크다는 생각은 한번도 못해봤는데 다시 보니 진짜로 크시네요.
      그리고 큰 불교 행사가 있는날 가는 것도 재밌겠는데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여행이네요.
      나중에 한번 축제같은 기간에 맞춰서 다녀봐야겠는데 천성이 게을러서 잘 맞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ㅎㅎ

  2. 비엔티엔 밤 공원은 여전히 사람이 많겠죠?^^
    밤에 나가보니 호객하는 여자도 있고
    여성스러워 보이는 남자도 눈웃음 치던데....
    남푸분수도 여전히 썰렁하군요.
    하노이 까지 몇시간이나 걸리려나 엄청 먼거린데 ...
    그래도 즐거운 여행길이죠 뭐^^
    다음 여행기 기다릴게요 하롱베이는 필수코스겠죠?^^

    이번 사진도 좋습니다 아기자기 ...한.
    색감도 특이한게 좋습니다
    소니 dslr 같은데.... 콘트라스트 그리고 WB 나 채도를 따로 조정하고 쓰는거에요?

    또 ... 비엔티엔서 하노이 까지 몇시간 걸리던가요?

    • 어디를 갔는지.
      얼마나 걸렸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이런 사항은 여행기밀 1급에 해당합니다.
      가족빼고 아무도 모릅니다.
      하노이까지 몇시간이 걸렸는지도 물론 비밀입니다.
      다음편에 다 나오니까 기다려주세요. ㅎㅎ

      사진은 소니 a55 쓰고 있고 실력이 초보라 wb는 웬만하면 오토로 돌려놓고 씁니다.
      콘트라스트나 채도도 예전에 맞춰놓은 상태로 그냥 그대로 쓰고 있구요.
      근데 사진 칭찬 해주실때마다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ㅎㅎ

  3. 진짜 못 생겨다 ㅎㅎㅎㅎㅎㅎㅎㅎ

    • 어허...
      외모란 껍데기에 불과하니
      이 껍데기로 너를 웃기게 하였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나의 내면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이로고...

  4. 정말 생소한 여행지에 많이 다니시네요~

  5. 아 정말 가보고 싶어요 ㅎㅎ 읽다보면 제가 거기 있는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ㅎㅎ

  6. 정주행중입니다^^ 부럽기도 하고 도전하고 싶기도 하네요 ㅎㅎ

  7. 몇일전부터 매일매일 발도장 중이요~ 읽다보니 너무 친근해져서 한줄 남기고 가요~~^^

  8. 버스비 사기를 당했다구요?
    아마 저를 포함한 거의 모든 여행객들은 몇 번씩은 그런 경험이 있을거예요.
    그나저나 문열고 주행중인 라오스 버스는 정말 답이 없네요.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용민군의 재치는 정말 대단하네요.
    사진마다 달린 제목에 빵 터지고 갑니다. ^^

  9. 쫌만 읽어야지 하다가.. 지금 계속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함..

    ㅋㅋㅋㅋㅋ

  1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 무슨의미..?
    난 딱보니.."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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