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6. 봐도봐도 아름답던 파미르 여행의 끝. (타지키스탄 - 파미르, 키르기스스탄 - 오쉬)


랄프와 함께 키르키즈스탄으로 가기로 했는데 지프가 몇시부터 운행하는지 몰라 무턱대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 게스트하우스 주인에게 마을 공터에서 지프가 정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을 공터가 어디인지 몰라 한참을 돌아다녔다.

겨우겨우 공터를 찾았는데 날이 꽤 추워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 맞은편 집에서 아저씨 한분이 우리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계속 권하셔서 안으로 들어오니 정말 살 것 같았다.

집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밥을 같이 먹자고 하신다.

이번에도 괜찮다고 했지만 고기를 삶은 기름국과 밀가루 튀김을 가져오셔서 같이 먹자고 해 고맙다며 같이 아침을 먹었다.

나야 강철위장을 가졌기에 맛있게 먹었지만 하이디와 랄프는 조금만 먹고 말아 아저씨께 미안해 더 열심히 먹었다.

서로의 언어를 몰라 말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마음은 충분히 느꼈기에 정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찻값으로 약간의 돈을 내고 나왔다.

역시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

날이 밝자 지프가 공터로 왔다.

우리가 3명 밖에 안 되기에 다른 승객들을 더 찾아본다며 마을을 돌아보러 갔다왔는데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가는 사람이 1명 뿐이라며 추가 금액을 내야한다고 한다.

2배씩의 돈을 더 내야하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랄프와 하이디에겐 하루 하루가 소중하니 그냥 돈을 더 주고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랄프가 다가와 자신들의 일정에 맞춘 것이니 난 돈을 더 낼 필요가 없다고 하길래 나도 내가 원해서 떠나기로 한 것이고 함께 여행하는 것이 즐거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다.

돈을 절약하며 여행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지만 내가 선택한 것과 정당하게 이용한 서비스에는 확실히 돈을 지불하는 것이 맞다.

돈을 아끼는 것은 그 다음의 이야기이지 양심을 판다거나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돈을 아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미르 고원의 무르갑 지역쪽은 키르기스스탄의 국경과 맞닿아 있으면서 동쪽으로는 중국과 맞닿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사람들이 밀입국을 할까봐 철조망을 쳐놨다는데 가끔씩 철책이 끊어진 곳도 보였다.

눈 덮힌 산들은 아마 만년설 지역인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저런 산에 오르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아름답다.

마치 구름이 바로 내 머리 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어쩌다보니 지프를 대절한 것처럼 되버렸기에 이번에도 우리가 원하는 지점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됐다.

아마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다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니 그냥 지프를 빌려 끝까지 즐기라는 하늘의 뜻이었나 보다.

돈은 어떻게 벌고 어떻게 모으는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느냐인 것 같다.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무작정 아끼기보다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거나 가지고 싶던 것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철책이 끊어진 곳이 보이길래 잠깐만 넘어가보자고 말을 했다.

역시 사람은 가지말라면 더 가고싶고 하지말라면 더 하고싶은 것 같다.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바디랭귀지로 키르기스스탄으로 가기 전에 잠시 마을에 들려야한다고 한다.

뭔가 전해줄 물건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기름을 담아가야한다고 한다.

타지키스탄의 기름이 더 저렴해 통에 기름을 담아가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통이 보이길래 살펴보니 GS오일이 붙어있어 한국에서 온 통이라고 말해줬다.

이제 아름다운 파미르의 길과도 헤어질 시간이다.

지금까지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파미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

지구 어딘가에는 이보다 더 웅장하고 멋있는 길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꿈에 그리던 길은 파미르 고원에만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이제 타지키스탄을 떠나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갈 시간이다.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여러 곳의 체크포인트를 거쳐야하는데 여행자들이라 그런지 짐검사는 하지 않고 그냥 여권만 확인하고 보내준다.

영국인은 키르기스스탄을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는데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무비자 협정 체결국가라 비자가 필요없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여권의 비자파워는 정말 대단하다.


<타지키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10일 - 지출액 530달러 (약 57만원)


교통수단인 지프를 빌리는데 많은 돈이 들었다.

예상보다 지출이 컸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세상에서 오직 파미르에만 있을테니 후회는 없다.


이제 드디어 키르기스스탄에 왔다.

이름도 생소한 나라지만 랄프에게 들으니 키르기스스탄에는 아름다운 산이 많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키르기스스탄의 국경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라 업무가 중단됐다길래 차에서 내려 길가에 앉아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고산지대라 가끔씩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올해의 첫눈을 10월 초에 파미르에서 만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 웃음이 나왔다.

아무래도 파미르가 우리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지 군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할아버지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영어를 할줄 아시길래 잠깐 대화를 했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하니 88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신다.

과거 소련시절에는 먹고 살 걱정은 안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며 키르기스스탄의 젊은이들은 다들 러시아나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 일을 하고 있다며 차라리 러시아 밑으로 들어가고 싶다며 말씀하시는데 키르기스스탄의 현실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키르기스스탄에 오자마자 도로가 좋아져 신기해하고 있는데 앞에 양떼가 지나간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와 랄프가 열심히 셔터를 누르자 하이디는 그런 우리를 보고 웃는다.

유목민들은 아침에 양떼를 끌고나와 해가 지기 전에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봐도 끝이 없는 행렬이 정말 신기했다.

드디어 우리 목적지인 키르기스스탄의 오쉬에 도착했다.

지프 기사 아저씨가 고기를 차에 싣을 때부터 살짝 걱정됐었는데 역시나 핏물이 흘러 내 가방에 묻었다.

성스러운 의식을 위해 제물을 바치는 것이 떠올라 내 가방에 묻은 피가 남은 내 여행을 지켜줄 것이란 생각을 하며 열심히 가방을 빨았다.

타지키스탄에서 열심히 넘어오느라 밥을 먹지 못했으니 우선 배를 채우기로 하고 사람이 많은 식당에 들어가 케밥처럼 보이는 것을 시켰다.

역시 고기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밥을 먹어 급한 불은 껐으니 숙소 주변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는데 식당들이 보인다.

무슨 음식을 파는지 구경만 하려했는데 맛있다고 해 우리도 모르게 식탁에 앉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꼬치구이인 샤슬릭도 하나씩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오랜만에 방을 잡았는데 수건도 주는 독방이 400솜(한화 8,000원)밖에 안 한다.

방을 잡았을 때는 당연히 맥주를 마셔줘야한다.

잔잔하게 음악을 틀어놓고 마시는 맥주는 꿀보다 달콤하다.

조식도 포함되어 있는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달걀 후라이가 나와 행복했다.

혹시나 키르기스스탄의 오쉬에 가실 분이 계신다면 크리스탈 호텔을 추천드립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는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 차례다.

중앙아시아 은행에서는 달러, 유로화, 루블을 받는데 뭐니뭐니 해도 달러가 최고다.

지갑도 두둑해졌으니 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입이 심심하니 낱개로 팔고 있는 바나나를 하나씩 입에 물고 시장 구경을 한다.

정육점의 모습이 너무 적나라해 주인 아저씨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완벽한 재래시장이라 파리가 날아다니고 위생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먹어도 괜찮다는 것은 잘 안다.

돼지고기는 뜨거운 불에 익혀 먹기만 하면 괜찮다고 배웠다.

어제 먹은 샤슬릭도 맛있었지만 오늘 먹은 샤슬릭은 정말 맛있었다.

역시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자다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됐다.

하이디는 몸이 좋지 않다길래 랄프와 둘이 나와 뭘 먹을까 고민하다 식당에 들어갔는데 메뉴판을 봐도 뭔지 모르겠어서 가장 유명한 것을 시켰더니 라그만이라 불리는 면 요리가 나왔다.

한국에서 먹던 짬뽕처럼 얼큰한 맛이 났는데 정말 신기하고 맛있어서 감탄을 하며 먹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제과점이 보이길래 들어가 디저트를 샀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으면 달콤한 디저트를 먹어줘야한다고 말하니 랄프가 당연하다며 산적처럼 웃는 모습이 정말 웃겼다. 

오늘 밤도 맥주와 함께 한다.

병따개가 없다고 술을 못 먹는 내가 아니지만 키르기스스탄의 맥주는 고리만 당기면 병뚜껑이 따져 정말 편리했다.

역시 술에는 각종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황량한 산도 멋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요...멋있는 풍경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2. 비오는 아침에 샤슬릭 테러를 당하니 기분이 참 좋아요. ㅎㅎ
    역시 아름다운 파미르...

  3. 이번 사진에 나온 음식들은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ㅎㅎ 파미르 고원은 이름은 얼핏 들었는데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풍경입니다. ^^

  4. 복습하면서 모든 글마다 리플달기 운동을 벌이는 중~
    '조지아' 편을 봐야하는데 새글이 달렸길래
    반칙인줄 알지만..
    그래도 복습중이니 괜찮을거야! 라면서... ㅎㅎㅎ
    키르기스스탄으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 모두 정말 예술이예요.
    흙길과 산과 하늘만 가득한 사진들인데도
    어째 자꾸 눈이 가네요.
    가을이 깊어서 제 마음이 스산해서 그럴까요?
    아님 용민군 사진에 제가 넘 심하게 빠져서 그럴까요?
    후자!!! 를 선택해야 할까봐요. ^^
    앞으로도 계속 복습할거니까 계속 잘 부탁드려요.

  5. 용민님~~끝까지응원할게요^^
    숨어서잘보고있답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7. 용민군 여행기 복습 끝냈어요. ^^
    복습 뿐 아니라 전편에 걸쳐 짧지만
    리플 모두 달았습니돠~ ㅎㅎㅎ

  8. 오늘 이야기도 즐겁게 보고 갑니다.
    크리스탈 숙소 정보 고맙고요 ^^

  9. 키르키즈스탄은 타지키스탄과 이웃 국가이지만 또 다른 분위기네요.
    각각 다른 나라를 자동차로 이동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럽기도 하고요.

  10. 보통 사람이 아닐세 그려

  11. 도로위의 양때 염소떼~~^^
    그 모습이 걸림이 없어 보이네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5. 파미르 고원에서 만난 아름다운 호수들. (파미르, 무르갑)


아침은 기름범벅 햄과 달걀이다.

어제 산을 열심히 타고 돌아와 보드카를 열심히 마셨는데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속이 풀리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지프에 올라 길을 떠난다.

어찌보면 황량하기만 한 파미르 산맥이 뭐가 그렇게 좋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이런 광활하면서 웅장하고 고요한 모습은 딱 내가 꿈꾸던 파미르의 모습이라 계속해서 사진을 찍고 창 밖을 쳐다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고 역시나 아무리 황량한 곳이더라도 사람들은 그 환경에 맞춰 살아간다.

여행을 하며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겠지만 엄청나게 큰 것을 배운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아무리 사람이 자연에 대항하고 자연을 거스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은 거대한 자연을 이길 수는 없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은 배운 것 같다.

내가 좋자고, 내가 행복하자고 쓰는 여행기이니 내가 좋아하는 사진, 내가 좋아하는 풍경을 올리는 것이 당연할진데 이렇게 풍경사진만 계속해서 올릴 때는 너무 나만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렇게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는데 이를 즐기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달리다보니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며 잠시 쉬고 가자고 한다.

나도 공대생이긴 하지만 자동차나 각종 기계에 들어 있는 엔진을 고치는 남자는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오늘 이동하는 코스의 테마는 호수다.

해발 4000m 정도 되는 파미르 지역에는 몇 개의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들이 정말 아름답다고 들었다.

우리에겐 지프가 있으니 당연히 대부분의 호수를 들렀다 가기로 했다.

창밖을 보다 보면 구름의 그림자도 보인다.

이런저런 볼거리들 때문에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호수 주변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얼음인데 파미르의 겨울이 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한다.

오늘 보게 될 호수 중에서 가장 큰 호수인 야시쿨에 도착했다.

지프에서 내려 마주한 야시쿨은 정말 엄청나게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맑고 투명한 야시쿨 호수는 왜 사람들이 파미르를 찾는지에 대한 하나의 해답처럼 보였다.

계속 대화를 하고 웃으며 함께 온 친구들인데 야시쿨에서 만큼은 각자 떨어져 야시쿨 호수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야시쿨 호수를 만난 순간 다들 바람을 느끼며 감상에 젖어들었다.

호숫가에는 야크 한마리가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고요해 신성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오늘도 역시나 자연은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다른 한편에서는 서로 싸우고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는지 참 안타깝고 씁쓸하다.

다들 야시쿨 호수를 마음 속에 충분히 담았으니 이제 다시 움직인다.

두샨베와 호로그에서 이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지프를 렌트하지 않고 현지인들처럼 마을 사이만 이동했다면 이런 풍경은 만나지도 못했을텐데 정말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다. 

야시쿨 근처에는 불롱쿨이라는 호수도 있다.

마치 규모가 커진 한라산 백록담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백록담에게는 미안하지만 불롱쿨이 더 멋있었다.

야시쿨 호수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는 옛날 주민들이 생활하던 게르 같은 것이 있다고 해 들르기도 했다.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만 구경했는데 실내는 꽤 따뜻할 것처럼 보였다.

물론 현재는 이런 건물에서 살고 있다는데 바람의 영향 때문인지 집들의 간격이 넓었다.

끝없이 펼쳐진 길이 좋아 사진을 찍고 싶은 도로가 나오면 언제든지 차를 세워달라고 말을 해 사진을 찍었다.

다들 사진을 좋아하니 서로 자신들이 원하는 지점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면 된다.

특히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는 곳에서는 다같이 차를 세우고 싶어한다.

어쩜 이리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열심히 자연을 즐겼으니 이제는 배를 채울 시간이다.

이 음식은 라그만이라고 불리는 중앙아시아 국수인데 맛도 칼칼해 정말 맛있었다.

라그만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길래 감자요리를 하나 더 시키니 역시 용민이라며 다들 웃는다.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잘 먹는 것 같다.


외국인들이 내 이름을 발음하기는 어려우니 그냥 편하게 초이라고 소개를 하고 다니는데 초이는 내 성이고 이름이 용민이란 것을 안 뒤로 이 친구들은 꼬박꼬박 용민이라고 불러준다.

차를 마시며 한 30분 정도 수다를 떨다가 다시 출발한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한 자연 속에 덩그라니 도로만 놓여있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든다.

아마 자연에 대항하는 인간의 끝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아하는 것 같지만 구체적인 이유가 없이 그냥 좋다.

나중에 한 50살 쯤 되었을 때, 차를 빌려 미국과 캐나다를 횡단해보고 싶다.

이번에는 폴이 가고 싶어한 동굴을 가보기로 했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보니 자동차에 펑크가 났는데 큰 펑크가 아니라 지렁이로 때우고 다시 달린다.

길이 험하니 자동차 유지보수에 돈이 많이 들 것 같았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저께 우리에게 돈을 더 뜯어간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곳을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길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일텐데 그 과정이 참 신기하고 멋있는 것 같다.

이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나온다길래 차에서 내려 걸어간다.

멀리 동굴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왠지 분위기가 멋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동굴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게 철조망이 쳐져있고 제사에 올렸던 뿔만 남아 있었다.

다들 허무함에 이게 전부냐며 각자 방향을 잡아 산을 올라가 봤지만 저게 전부가 맞았다.

그래도 그 덕에 높은 곳에 올라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으니 괜찮다.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술마시고 담배피고 음악 트는 것은 좋지만 유적지에서는 하면 안 된다.

아직 겨울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세고 고도도 높아 너무 추웠다.

외투를 입으면 답답하기에 반팔만 걸치고 샌달을 신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누가보면 삼 먹고 열이 오른줄 알 것 같다.

다시 지프에 올라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무르갑으로 향한다.

무르갑에 도착해 숙소를 잡고 재래식 사우나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니 밖이 어두워졌다.

무르갑은 파미르 고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라 시설이 많이 열악하다.

마을 규모는 조금 큰데 발전량이 충분하지 않아 마을의 반만 전기가 들어오고 다음 날을 나머지 반에 전기가 들어온다고 한다.

마침 우리가 숙소를 잡은 쪽이 전기가 끊기는 날이라 촛불만 켜놓고 밥을 먹었는데 촛불 밑에서 맥주를 마시니 나름 운치가 있고 좋았다.

각자의 여정이 다르기에 다들 무르갑에서 헤어지기로 했는데 랄프와 하이디가 함께 키르키즈스탄으로 가자고 한다.

나는 시간이 넉넉하니 무르갑에서 빈둥거리다가 키르키즈스탄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랄프가 서로 산을 좋아하니 자신들과 함께 가자고 하길래 맥주 한 잔을 원샷하고 콜을 외쳤다.




중간고사가 3주나 이어지다 보니 도저히 여행기를 쓸 수가 없어 

저번 주에도 펑크를 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여행기의 후반으로 갈수록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 같아 정말 부끄럽지만

여행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쓰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사진으로도 멋진데 실제로 보면 얼마나 더 멋있을까 싶네요
    실제로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중간고사 잘 보셨기를~ ㅎㅎ

  2. 비밀댓글입니다

  3. 시험은 잘 치셨나요?푸른 하늘이 마음을 설레게하네요..

  4. 무르갑에 가셨군요.
    파미르는 모든 여행자의 사진에서 같은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요.
    너무 넓어서...
    파미르에서는 샤슬릭 안 파나요?
    며칠 전에 터키 사람들이 와서 냉동 샤슬릭을 팔던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맛도 못 봤더니 아쉽네요.

  5. 파미르 넘은 분들을 여럿 보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사진들인 것 같습니다. ㅎ

  6. 풍경사진 저도 좋습니다~헤헤^^

  7. 와... 풍경 정말 멋집니다.

    한장한장 같은 사진 없이 너무 푸르고 좋네요 +_+

  8. 멋지네요~

  9. 괜찮아유

  10. 잘 보고 갑니다. 커피 한 잔을 드시며 다시 여행기를 마무리 지시길....^^*

  11. 며칠 지나면 기말고사 시작이네요. 2학기 잘 마무리 하세요. 여행기 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2. 야시쿨호수는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만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정말 멋지네요.
    홀로 서있는 야크도 어쩜 그리 멋지게 보이는지
    사진이라기보다는 그림같아요.
    이방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무척 척박한 곳 같은데
    저기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터전이니
    축복받은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겠죠?
    사람마다 사정이 있고 상황이 다르니
    간혹 여행기가 밀리더라도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용민군이 알콜러버이듯이 우리는 용민군러버입니돠~ ㅎㅎㅎ

  13. 음식만 나오면 모든 음식이 다 정말 맛있다하니 빠앙~ 터졌습니다.... ^.^ 젊어서 그런걸까...아니면 천부적인 미각의 소유자여서 그런 걸까...난 그것이 알고싶습니다 ^^

  14. 지프로 달리는 길은 아무것도 없어서 어찌보면 무섭게도 느껴지는데 그것마저 아름답다고 느끼는 DJL님은 정말 가길 원하던 곳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숙소에서 지프 일행에 합류하고 키르키즈스탄까지 같이 할 일행이 있다니 좋은 여행 친구들을 만난 것 같아 보는 저 역시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15. 그냥 오프라인에서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흑흑흑

    걍 팬이되어거고 있어요

  16.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동굴이라길래...그래도 좀 큰 동굴일 줄 알았는데~
    작은 동굴....그것도 막아놓은곳이었네요^^
    황량한듯...황량하지않으며, 철학적이고도 평온한 자연이 마음에 한점을 만들어 놓는군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4. 파미르에서 만난 웅장한 산. (타지키스탄 - 파미르)

안녕하세요.

다시는 펑크를 내지 않겠다고 말을 했었는데

개인적인 일 때문에 저번주에 다시 펑크를 내버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여행기도 점점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용두사미처럼 끝이 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버터에서 기름기가 많이 느껴지는데 그마저도 맛있게 느껴진다.

역시 입맛이 저렴하니 웬만한 음식을 먹을 때마다 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

열심히 빵을 먹고 있는데 타락죽 같은 것이 나온다.

밥이 나올거라 생각도 안 했는데 맛있는 죽이 나오니 기분이 좋아진다.

호로그에서 산 신발을 이제야 꺼낸다.

중앙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등산을 몇 번은 할 것 같아 신발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었다.

원래 신고 다니던 샌달을 신고 산을 올라갈 순 없겠고 트래킹화를 신고 올라가자니 많이 힘들 것 같아 고민하다 중고 신발을 사기로 했다.

호로그에 시장을 뒤져 세컨 핸드샵을 찾아 신발을 고르는데 내 발에 맞으면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깎고 깎아 40소모니(한화 9,000원)에 샀다.

일행들에게 신발을 자랑했더니 등산화와 워커로 유명한 울버린에서 나온 신발인데 잘 골라왔다며 축하해줬었다. 

새 신발을 신었으니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시작한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몰라 마을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니 마을에 나있는 돌담길을 통과해서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등산을 할 때는 제일 마지막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늙어가는 것이 느껴지지만 아직은 체력이 괜찮아 사진을 찍으면서도 잘 따라갈 수 있다.

바위도 많고 경사도 심해 오르기가 힘이 든다.

바위에 글과 그림이 새겨져 있었는데 과거에 그려진 암각화인지 동네 꼬마들의 장난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림들이 신기해 우리끼리 이야기를 상상하며 계속 올라간다. 

살짝 힘이 들지만 하늘이 아름다우니 괜찮다.

하늘에 큰 새가 날아다니길래 독수리냐고 물어보니 랄프가 벌쳐라고 한다.

한국어로는 벌쳐(Vulture)나 이글(Eagle) 모두 독수리라는 뜻인데 벌쳐는 동물의 시체를 먹는 종이고 이글은 직접 사냥을 해 먹는 종이라고 한다.

산은 그냥 오르고 오르다보면 어느샌가 올라와 있어 좋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 올라가면 산맥이 잘 보일 것 같아 저 봉우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길을 찾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보니 봉우리 사이에는 꽤 깊은 절벽이 있었다.

절벽을 건너는 것은 너무 무모해 보였기에 다른 길을 찾는데 우리와 좀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이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내려가서 반대편 산기슭으로 올라가기에는 시간이 늦은 것 같아 우리도 저 사람들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높은 경사의 황무지 길을 올라가다보니 호빗-뜻밖의 여정의 OST가 떠오른다.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영화를 봤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특히 아르켄스톤을 찾아 산맥을 타고 넘어갈 때 나온 이 OST는 몸에 전율이 일 정도로 와닿았었는데 산을 오르다보니 영화 속의 장면과 내가 있는 풍경이 오버랩 되며 머리속에 호빗의 OST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런 산 길을 트래킹화나 샌달을 신고 올라왔더라면 큰 일 날뻔 했다.

여행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준비성과 생존력은 증가하는 것 같다.

올라가다보니 사람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이 이동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인 것 같은데 정말 인간이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인간이 대단하더라도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다.

내가 꿈꾸던 파미르 고원에 자전거를 타고 오지는 못했지만 배낭여행을 왔기에 이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세상엔 하나의 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길을 따라 갈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볼지 이야기를 해봤는데 만장일치로 더 올라가보기로 결정했다.

우연히 만난 친구들이지만 다들 통하는 부분이 많아 참 즐겁다.

다들 옹기종기 모여 쉬고 있길래 카메라를 드니 순식간에 포즈를 취한다.

나도 빠질 수 없으니 내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무리 경사가 가팔라도 풍경이 아름다우니 계속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다.

아름다워도 너무 아름답다.

물이 흐르는 도랑이 보이길래 이번엔 길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히말라야에 다녀온 뒤로 산과 사랑에 빠졌고 그 뒤로 많은 자연풍경을 봤지만 파미르 산맥처럼 웅장하면서 날카로운 기세는 처음 느껴본다.

만약 어제 지프 기사와 싸워 오늘 등산을 하지 않고 그냥 바로 이동했다면 이런 멋진 모습을 못봤을 것이라 생각하니 돈을 더 주고서라도 하루를 더 쉬기를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호빗 속의 장면이 떠오른다.

혹시 여기에 호빗 영화를 본 사람이 있냐고 물으니 하이디가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겠다며 대답을 한다.

자신도 산을 오르면서 호빗의 OST를 생각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물어보려고 했던 것이 맞냐고 물어본다.

내가 대답 대신 휴대폰에 들어있는 OST를 트니 정말 듣고 싶었다고 말을 한다.

빨리 갈 필요가 없으니 쉬엄쉬엄 계속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를 하며 길을 걷는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무섭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끝이 나올테니 그 끝까지 걸어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가다보니 분기점이 나오길래 아쉽지만 그만 가기로 했다.

마음같아서는 더 가보고 싶지만 산에서는 해도 빨리지고 체력도 생각해야하니 어쩔 수 없다.

랄프의 시계는 고도도 표시된다는데 정확하지 않아 300m 정도 더해야한다고 한다.

안나푸르나에서는 해발 4000여 m에 있는 ABC에 가기 위해 정말 많이 걸었는데 파미르에서는 지프를 타고 조금만 산을 오르면 금새 해발 3800m에 오를 수 있다.

높은 곳에서는 역시 뭔가를 먹어줘야한다.

예전에는 몸을 생각해 과일을 자주 먹었었는데 요즘은 잘 안 먹고 있는 것 같다.

내 몸은 내가 챙기는 것이니 앞으로는 과일도 자주 먹어줘야겠다.

남은 여행도 무사히 안전하게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지나친다.

사진으로 봐도 웅장하고 멋있지만 실제로 봤을 때의 그 감정은 어떻게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겨울이 오면 파미르 고원도 멀리 보이는 설산처럼 눈으로 뒤덮인다는데 그 모습은 얼마나 멋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하다.

이제는 내려갈 시간이다.

다들 체력을 많이 소모했으니 조금 힘들더라도 하산은 최단코스로 가로질러 내려가기로 했다.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산을 겉핥기로만 즐기는 것이 아쉽지만 앞으로도 파미르 산맥에 있을 날은 많이 남아있으니 괜찮다며 스스로를 달래며 산을 내려간다.

마을이 있는 방향으로 무작정 내려가다보니 위험한 지역도 몇번 마주치게 된다.

물론 너무 위험한 곳은 우회해야겠지만 이번에는 암벽만 조금 조심히 내려가면 편하게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들 조심히 내려가보기로 했다.

안전장치가 없어 무서웠지만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내려가니 다들 무사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지친 발걸음으로 힘들게 내려오다보니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고 전압기가 보인다.

전압기를 발견하자마자 드디어 문명세계로 돌아왔다고 외치니 다들 웃는다.

고생을 했으니 상을 줘야한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로 걸어가는데 슈퍼같은 곳이 보이길래 들어가 혹시 맥주가 있냐고 물어보니 부모님 대신 가게를 보고 있던 아이가 웃으며 맥주를 꺼내준다.

저녁에 함께 마시기로 하고 5캔을 샀더니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행을 하며 많은 종류의 문을 봤지만 이렇게 획기적이고 감성이 넘치는 문은 처음 봤다.

어떻게 자동차 문을 이용할 생각을 했는지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어 터벅터벅 걸어가니 하이디가 계속 응원을 해준다.

내가 너무 힘들다고 하니 돌아가서 마실 맥주를 생각하며 걸으라고 말을 한다.

사람들이 나를 너무 쉽게 파악하는 것 같다고 말을 하니 맥주를 찾았을 때의 나의 모습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었다고 한다.

겨우 숙소에 돌아와 설정샷을 찍는다.

힘들어 죽겠다는 것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사진을 찍어주는 앤서니가 자꾸 웃어 나도 미소를 지어버렸다.

에피타이저로 맥주를 마시고 본 요리인 보드카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잠이 들었다.

이 친구들과 함께 파미르에 오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지난주에 글이 올라오지 않아 서운했어요. 열심히 보고 있으니 끝까지 꼭 부탁해요~^^

  2. 등산 후에는 막걸리가 최곤데 말입니다. ㅎㅎ
    파미르에서 맥주 마시면 고산증이 심해진다던데 아무 이상 없는 걸 보면
    역시 주당 맞군요.
    오늘은 맥주 참을려고 했는데 아~~~~ 안되겠..... ㅠ.ㅠ

  3. 안그래도 글이 올라오지 않아 어디 아프신가 걱정했어요..재밌게 잘 봤어요~^^

  4. 비밀댓글입니다

  5. 경치 사진들이 너무 좋은데..가져가고 싶어도 가져갈수가 없군요..ㅜㅜ

  6. 재밋게 봤어요 ^^ 건강하세요

  7. 파미르. 7년 전에 생각이 나네요.
    타지키스탄쪽과 심샬쪽 파미르 모두 가봤지만 정말 다시봐도 가슴뛰게 하는 풍광입니다

  8. 아! 부럽네요. 풍경이 너무 멋있네요. 글도 재미있고...그전 게시물도 읽어봐야 겠네요. 건강히 여행하세요

  9. 타자크족 식사 차림하니 10년 타쉬쿠르간에 사는 타지크족의 가정에 초대받아 먹은 식사 차림과 똑같군요.대다수가 양과 염소젓으로 만든 버터,요구르트..행자들 양고기에 알러지 생길정도로 시달린 이들 음식보고 기겁했었죠. 저야 잘 먹었지만.그리고 숲과 나무가 없는 저 산자락 ..다녀온 이들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구요.

  10. 비밀댓글입니다

  11. 창공에 높이 뜬 독수리 정말 멋지네요.
    아주 가끔 새가 되면 참 좋겠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을 하곤 합니다... ㅎㅎㅎ
    말로만 듣던 파미르고원을 용민군 덕분에
    저도 함께 다녀온 듯 한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

  12. 파미르를 여행하면서 좋은 여행 동지을 만나 함께 하신 것을 보니 황량한 산맥이지만 그런 산 조차도 황량하다고 느껴지지 않네요.
    일면식도 없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원하는 곳을 여행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여행을 하면서 주어지는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여행기는 다른 편보다도 기분 좋게 잘 봤습니다.

  13. 파미르산맥 등산이 무섭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등산을 좋아하는데 사람 손으루안타는 지역은 동물등이 나올까봐 혹은 길을잃어조난당할까봐 무섭거든요....

  14. 고산지대에서는 등산이 힘들텐데...
    다들 대단해요~^^
    자동차문을 문으로 사용하는것~^^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창의성 높군요^^
    빵이 아주 고소해보여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3. 지프를 타고 여행하는 파미르고원. (타지키스탄 - 파미르)


아침에 일어나 식당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배탈이 나 새벽에 화장실을 다니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었는데 식탁에 앉으니 금세 배가 고파진다.

빵만 주는 줄 알고 마음이 상할뻔 했지만 잠시 기다리니 달걀 후라이가 나와 행복하게 아침을 먹었다.

솔직히 이시카심에는 별로 볼거리가 없다.

그렇지만 주말마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시카심에 모이는 이유는 이 다리때문이다.

이 다리를 건너면 아프가니스탄 국경이 나오고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중간의 중립지역에 장이 열려 그 곳에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에 사람들이 모이는데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아 3주 연속으로 장이 열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는 것은 불법이기에 입국할 필요가 없는 중립지역에서라도 아프가니스탄을 만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갈 수가 없다.

유럽의 작은 섬나라인 몰타에서 온 안토니는 나보다 더 기대를 했는지 많이 실망한 모습이었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대로 남겨둔 채 떠나야한다.

기사 아저씨에게 산 속에서 물을 구하기 쉽냐고 물어보니 구할 수는 있지만 가장 큰 마을인 이시카심에서 사가는 것을 추천하길래 1인당 2~3병씩 물을 샀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렌다.

지나가는데 소가 보이자 동물을 좋아하는 랄프가 차를 세워달라고 말을 한다.

쟁기를 처음봤는지 신기해하길래 한국에도 쟁기가 있다고 말을 하니 놀라며 아직도 농사를 저렇게 짓냐고 물어보길래 어릴 때 할아버지네서 봤었고 지금은 박물관에 가야 보인다고 말을 해줬다.

지프를 빌려서 여행하니 언제 어디서든 멈출 수 있다.

지도를 보니 작은 유적지가 있길래 올라가보기로 했다.

역시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은 항상 아름답다.

법 규제가 조금 완화되고 가격이 더 떨어진다면 영상촬영용 드론을 하나 사서 가지고 놀고 싶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아 가이드북에 많이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가이드북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론리 플래닛도 중앙아시아 지역은 7년이 넘도록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어 현재와 다른 정보가 많고 정보의 절대적인 양도 많이 부족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안토니와 랄프가 가지고 다니는 Bradt이라는 가이드북을 보니 정보도 꽤 자세하고 물가도 어느정도 맞길래 심심할 때마다 빌려 읽었다.

론리플래닛이 모든 부분을 다 석권했다면 세상이 재미없었을텐데 다행이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론리 플래닛의 아성을 뛰어넘는 가이드북은 딱 2개를 봤는데 하나는 인도 여행자의 성서인 프렌즈 가이드북이고 나머지가 이번 중앙아시아에서 만난 Bradt 가이드북이다.

사원에 들어가니 제단에 산양의 뿔이 있어 혹시나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상관없다고 한다.

천천히 이곳저곳 들르며 가다 보니 이시카심에서 만났던 자전거로 파미르를 넘는 커플을 다시 만났다.

내 친구 중에 한 겨울의 파미르를 넘은 친구가 있다고 말을 하니 자기들도 제민이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겨울에 파미르 산맥을 넘은 것은 이미 자전거 여행자 사이에서 전설로 남겨진 것 같다. 

2박 3일 동안 지프를 빌리는데 5명이서 한 명당 140달러(한화 16만원) 정도를 냈다.

언제나 그렇듯이 별 준비를 안 하고 타지키스탄에 넘어왔는데 생각보다 지프를 빌리는 비용이 너무 비싸 당황했었지만 내가 진짜 와보고 싶던 곳이니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즐기기로 했다.

다행히 나와 랄프, 안토니는 사진 찍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하이디와 폴도 자연을 좋아해 우리는 서로 눈치보지 않고 마음에 드는 좋은 풍경이 보이면 언제든지 차를 세우기로 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눈 앞에 보이는 강만 건너면 아프가니스탄이 나온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가니스탄은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들어갔다 나오고 싶었다.

참 안 좋은 것이지만 국경지역에 가 뇌물을 어느정도 내면 여권에 입국 도장을 찍지 않고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할 수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 목숨은 소중하고 불법까지 저지르면서까지 가고 싶지는 않았기에 다음에 여행금지국가 제한이 풀리면 다시 오기로 했다.

산양 떼가 보이자 랄프가 신이 나서 잠시 멈췄다 가자고 말을 한다.

양치기 개가 산양 떼를 지키고 있었는데 산양 떼를 모는 것이 정말 똑똑해보였다.

우리의 여행은 근처에 있는 모든 곳을 들르며 가는 것이 목표라 이번에는 얌천이라는 곳에 가기로 했다.

표지판을 따라 방향을 트니 얌천 요새가 보인다.

배운 것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전공이 건축공학이라고 철근을 저렇게 휘게 싣고 끌고 가는 것을 보니 한숨이 나온다.

여건이 안 좋으니 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사고가 안 나기를 바랄 뿐이다. 

요새다 보니 높은 곳에 있어 올라가기 힘이 든다.

얌천은 해발 3200m 정도 지역에 있는데 아직은 몸이 젊어서 그런지 이 정도 높이로는 고산증에 걸리지 않는다.

힘들게 요새에 올라갔는데 딱히 볼거리가 없다.

허무하지만 앞에 보이는 산이 아름다우니 괜찮다.

아까 온천에서 만났던 멋쟁이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지프를 타고 가면서 아직도 이 정도밖에 못 지나왔냐며 다같이 천천히 즐기는 모습이 좋아보인다고 말을 한다.

여행을 하는 나는 정말 아름답고 행복한데 여행기를 보시는 분들은 재미없을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읽으시는 분들께서 내가 정말 원하던 곳에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실거라 믿는다.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밥을 먹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재료가 다 떨어져 팔 음식이 없다고 한다.

다음에 보이는 마을에서 바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우선 온천을 즐기러 가기로 했다.

암천에도 온천이 있는데 어제 갔던 노천온천보다 물이 뜨거워 마음에 든다.

원래는 사진에 보이는 곳이 온천인데 지붕이 무너져 옆에 새로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온천으로 가는 다리도 끊어져있어 무서웠지만 따뜻한 온천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배가 고프니 다들 가방을 뒤져 비상식량을 하나씩 꺼내 나눠먹었다.

하이디가 엄마처럼 빵을 챙겨줘 맛있게 먹었다.

마을에 들러 민박집에서 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마을 구경을 하기로 했다.

다들 마을 박물관에 들어간다는데 난 별로 당기지 않아 그냥 공터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이 돌조각은 해시계라는데 그림자와 구멍을 이용해 시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드디어 식사시간이 왔다.

우선은 죽처럼 보이는 수프와 빵을 먹는데 술술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니 샐러드와 고기가 나왔는데 시장이 반찬인 것인지 몰라도 정말 맛있었다.

밥이 정말 맛있었다고 말을 하니 혹시나 파미르에 올 친구가 있으면 자신들의 집 주소를 알려주라고 부탁을 해 명함을 받았다.

혹시 파미르에 가실 분은 얌천을 지나면 나오는 마을에 들러보세요.

밥을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 겸 뒷 산에 있는 유적지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끼리 갈 수 있다고 말을 했지만 아이들이 자꾸 길을 안내해준다고 해 어쩔 수 없이 같이 가기로 했다.

풀 한포기 보이지 않는 황량한 산이지만 콩깍지가 씌여서 그런지 멋있게만 보인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한다.

제단처럼 보이는 유적지였는데 아이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위로 걸어다니고 있었다.

우리보고도 올라오라고 했지만 신성한 제단에 올라간다는 것이 꺼림칙해 올라가지는 않았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겁이 많아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오늘은 저 앞에 보이는 산 밑에서 잠을 자고 내일 하루 종일 산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물론 유럽도 좋았지만 이런 자연 풍경이 보고싶어 유럽을 빨리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문명도 좋지만 광활한 대자연이 더 좋다.

밑으로 내려와 지프 기사 아저씨에게 내일 하루는 산을 타기로 했다고 말을 하니 자신이 바뻐 그럴 수 없다고 말을 한다.

처음 계약을 할 때 기본 2박 3일이지만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중간에 일정을 늘릴 수 있고 추가요금은 숙박비와 식비 20달러만 내면 된다고 했는데 갑자기 아내가 일을 시켰다며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하며 80달러를 더 줘야 아내에게 전화를 해 허락을 구해본다고 한다.

어이가 없어 우선 우리끼리 이야기를 하는데 알고보니 나와 안토니를 제외하고 나머지 친구들이 이미 돈을 다 지프 기사에게 냈다고 한다.

다들 여행경력이 상당해 돈은 무조건 후불로 내야한다는 말을 안 했는데 어차피 줄 돈을 들고다니다 잃어버릴까봐 걱정 돼 그냥 선불로 내버렸다고 한다.

지프기사는 이미 하루만에 420달러를 받았으니 마음에 안 들면 지프를 가지고 돌아가버리면 되고 우리만 난감해진 상황이 되버렸다.

순순히 돈을 주자는 이야기와 괘씸하니 그냥 보내고 돈을 더 모아 새로운 지프를 수배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우선은 오늘 저녁에 묵을 곳에 가서 결론을 내기로 하고 혹시나 간 밤에 도망칠까봐 번호판 사진을 찍어놨다.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했는데 우선 돈을 준 상황은 돌릴 수 없으니 우리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하기로 했다.

나와 안토니는 이런 상황을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자꾸 싸우려고 드니 우선 나와 안토니는 가만히 있기로 하고 랄프가 60달러에 합의를 보기로 했다.

자꾸 돈을 뜯어낼 궁리만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생각할수록 열이 받았지만 일행이 있으니 조용히 있었다.

잠시 뒤 랄프가 60달러에 합의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수프를 다 먹고 오늘은 무슨 요리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는데 면 요리가 나왔다.

오랜만에 먹는 기름진 면 요리라 한가닥 한가닥 맛을 음미하면서 먹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보드카를 한병 주문했다.

여행을 하며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어야 추억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며 보드카를 입에 털어넣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멋있어요 가보고싶지만 걱정만 앞서고.,
    건강하게 여행잘하세요

  3. 인생의 의미를 알게 해주네요
    감사합니다 부럽구요

  4. 정말 멋찝니다
    파미르 저 숨은 보석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을텐데
    계속 보여주세요
    멋찐곳을 찾아서 보여주세요 ^^

  5. 제가 아프가니스탄 Faizabad 에서 근무할 때 국경 이시카심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보고 사진으로 잘 감상 했습니다.
    베하락까지는 가보았습니다.

  6. 멋진 사진들 잘 보고갑니다 ^^

  7. 사진 속 광활한 대지를 보니 저 넓은 땅을 무대로 역사를 펼쳤을 과거 민족들이 생각나네요.
    어찌 보면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구경하는것보다 저런 태고의 대자연을 느끼고 오는 것이
    진정으로 참된 탐험이자 여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8. 저도 아프가니스탄을 갈 수 있었으면 파미르까지 갔을 텐데, 어차피 못 가니까 얌전히 두샨베와 후잔드만 다녀왔네요
    정말 척박한 땅이군요.
    저도 중앙아시아 여행다니면서 쉐어드 택시나 지프를 종종 타봤지만, 너무 가격을 후려치면 앞에서는 ok 하고 나중에 딴 소리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다 같이 돈을 나중에 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어떻게 합의를 잘 봐서 다행이네여.

  9.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들리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회사엘 다녀서.. 출퇴근 시간에 모바일로 여행기 보곤 해요~
    예전만큼 업데이트 확인을 빨리 못하지만 ㅠㅠ
    생일 축하드립니다!! 등산 자주 가시던데, 언제 한 번 같이 가요!
    주말에 빈둥빈둥하거든요 ㅎㅎㅎ죠리퐁 그만 세시구요!!

  10. 치열한 한국적(?) 삶에서 오아시스 같은 여행기. 잘 읽고 있어요. 이 글을 쓰시기 위해 걸음마다 사진을 찍으시고 기억해 내고 적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때로는) 귀찮은 일일지... 그래도 이렇게 많은 분들께 즐거움을 주시잖아요? 감사합니다~ 다음 글도 기대!! (1회부터 다 정독했답니다. 일주일 걸림)

  11. 늘 재미없을까봐 걱정하시는데 진짜진짜 재미있어요! 제가 온존일 ebs교재만 보는 고3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 여하튼 일주일에 하나밖에 안 올라온다는게 안타까울정도로 꿀잼!

  12. 너무너무 재미있어요~저는 7월14일에 타지키스탄여행을 다녀왔어요~약 보름정도 있었어요. 타직친구가 있어서 여행은 편하게했지만 물이 맞지않아 설사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ㅠ그래도 너무 값진 여행이였어요.그때 파미르에 큰 홍수가나서 허가를 내주지않아 다음을 기약했어요 ㅠㅠ꼭 멋진파미르의 풍경을 담아주세요~

  13. 우리 아들도 파미르근처 여행중인데 항상걱정입니다

  14. 전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왔었는데, 여기보다는 녹음이 더 많았던것같습니다.
    벌써 10년 전
    좋은 여행기 감사합니다.
    잠시 추억여행 한 번 했습니다.

  15. 여행기 재밋게 보고 있어요.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요

  16. 잘 나가다 가끔 저런 기사들이 등장을 하네요.
    저 역시 필리핀에서 택시를 렌트해서 몇 군데 다녀왔는데
    매번 도착 후에 웃돈을 요구해서 정말 기분 안 좋았거든요.
    그들만의 이유가 있겠지만 정말 여행을 힘빠지게 하더라구요.
    한 겨울에 눈덮힌 파미르고원을 자전거로 넘은 제민군은
    용민군 말처럼 전설로 남을만 하네요.
    용민군 사진을 봐도 지프대신 자전거로 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체력과 용기가 필요하겠구나~ 싶은데요.

  17. 자전거로 저런 광활한 대지를 넘었다니 그것도 한 겨울에..
    제민이라는 분 참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드네요.
    여행기가 재미없을거라고 걱정하시지만 처음부터 같이 시작했던 저로서는
    이런 여행기가 오히려 DJL님 다운 여행기라 재미있게 읽고 있으니 걱정은 안하셨으면해요~

  18.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19. 기분나쁜일을 지나간일이라 털어버리다니 현명하시네여

  20. 정말 가고싶은 곳이예요. 이렇게라도 사진과 여행기를 보니 반갑습니다!

  21. 세상 이런 곳 저런 곳....
    어느곳에나 말도 안되게 자신만의 이익을 지나치게 추구하는이들이 있죠
    그래도 그들이 그돈으로 악행을 하려하는것이 아닌 , 단지 부양해야할 사람들이 있어서 그랬거니 하시고~
    그 부양할 대상들에게 좀더 보태줬다고 생각하며 웃으면서 여행하시길요~~^^

    그 하늘과 그길은 환상적이군요. 꼭 풀과 나무가 있어야만이 아름다운것은 아니지요^^
    맑고 시린듯한 물과 자연스런 길....고요함을 느낄 분위기 기타등등 아름다움과 감동은 도처에 있죠~^^

    건강하세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2. 파미르 고원 여행의 시작. (타지키스탄 - 호로그, 이시카심)


아침에 일어나니 몇몇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아침식사는 추가 요금을 내야하지만 나가서 먹는 것보다 저렴하고 편하니 그냥 먹기로했다.

숙소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파미르 고원의 전초기지인 호로그를 구경하러 나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조상님들의 말씀을 받들어 우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볶음밥인 쁠롭과 닭다리는 기본에 양배추 스프까지 시켜 푸짐하게 먹는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는데 참 부실하게 생겼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 나를 보고 폴이 신기하다며 웃는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호로그 시내까지는 30분 정도 걸어가야하는데 풍경이 아름다워 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우선 호로그 시내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갔다.

식료품 위주라 딱히 살 물건이 없어도 그냥 구경하는 것이 재밌다.

중앙아시아에서 대장금이 인기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정말로 비닐 봉지에 이영애 누나가 그려져 있었다.

역시 미인은 어딜 가도 미인인 것 같다.

시장 구경을 하다 슈퍼에 들어갔는데 처음 보는 콜라가 보인다.

이 콜라 역시 탄산이 좀 약하고 단맛이 강했는데 콜라는 역시 코카콜라인 것 같다.

어제 저녁을 먹었던 가게에 다시 갔는데 파티가 한창이다.

비어있는 테이블이 없어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사람들이 같이 춤을 추자고 한다.

음주는 자신있지만 가무에는 소질이 없어 걱정했는데 타지키스탄의 춤은 출만 했다.

할줄 아는 말은 한국인을 지칭하는 '까레이'밖에 없었지만 신나게 춤을 췄다.

가족 축제인 것 같았는데 춤추는 모습은 사진으로 남기면 안 된다길래 우리와 같이 놀던 꼬마와 사진을 찍었다.

춤바람이 나 1시간 정도 춤을 추며 놀다보니 배가 고파 다른 식당에 가 저녁을 시켰다.

저녁을 먹은 식당에서는 맥주를 안 판다길래 다시 술집으로 돌아왔더니 파티가 끝나가고 있었다.

맥주를 시키고 또 사진을 찍으니 다들 웃는다.

즐겁게 놀고 숙소로 돌아와 씻으려 하니 녹물이 나온다.

일시적인 줄 알고 물을 틀어놔봤지만 계속 녹물이 나오길래 사놨던 생수로 양치질만 하고 자기로 했다.

여행을 하며 가장 신경쓰는 곳이 치아인데 다행히 아직까지 충치는 안 생긴 것 같다.

오늘 아침도 달걀 후라이와 빵이다.

정말 소박한 아침인데 빵과 버터만으로도 정말 맛있었다.

맛있어서 그런지 위장이 늘어나서 그런지 큰 빵을 하나 다 먹어야 배가 불러 살이 찔까봐 걱정도 됐지만 많이 움직이니 괜찮다고 합리화 하며 계속 먹었다.

호로그를 벗어나 파미르 고원으로 들어가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곳이 없기에 호로그에서 여행기를 미리 예약전송으로 올려놓고 떠나야한다.

그렇기에 호로그에서 좀 더 머물며 여행기도 쓰고 천천히 움직이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지프를 빌릴 팀원이 구해져 이동하게 됐다.

지프를 빌리고 보니 파미르 고원에 겨울이 오고 있어 아마 앞으로 많아야 한 팀 정도만 더 여행을 하러 올 것 같다며 지금 떠나는 것이 낫다고 주인 아줌마께서 말을 하신다. 

이번에 일행에 합류한 랄프도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해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가기로 했다.

이 강만 건너면 우리가 뉴스에서만 보던 아프가니스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나도 론리 플래닛이 있지만 자세히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파미르 산맥에 어떤 곳이 있는지 잘 모르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여행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스타일이라 곳곳의 포인트를 다 알고 있었다.

덕분에 노천 온천에도 왔는데 내가 이번 파미르 여행은 앞으로도 이 친구들 덕을 좀 봐야겠다.

사진을 찍다보니 온천수가 올라오는 곳에 달걀을 삶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에 왔으니 당연히 들어가봐야한다.

오랜만에 따뜻한 물에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진다.

목욕 후에는 바나나 우유를 마셔야 하는데 여기는 타지키스탄이니 꿩 대신 닭으로 주스를 마신다.

오토바이를 타고 파미르 고원을 넘는 친구도 있었는데 재미있을 것 같으면서도 무서울 것 같다.

자전거로 도로를 달리는 것은 무섭지 않은데 오토바이로 도로를 달리는 것은 사고가 날까봐 무섭다.

내가 생각해도 참 이상한 논리인데 사고가 날까봐 무서워 오토바이를 못 타겠다.

먼지만 날리는 길이 뭐가 좋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꿈꾸던 파미르 고원이라 그런지 모든 풍경이 멋있게만 보인다.

우리끼리 지프를 빌린 것이기에 좋은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전봇대가 정말 부실하게 생겼는데 용케도 서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우리 일행은 나를 포함해 5명인데 위에 있는 두명은 두샨베에서 나와 함께 온 폴과 안토니고 아래에 있는 부부는 영국에서 온 랄프와 하이디로 호로그에서 만나 함께 하기로 했다.

지프 기사 아저씨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곳곳에 있는 식당을 알고 있어 우리가 밥을 먹자고 하면 근처의 식당에 데려가 주신다.

이번엔 염소고기를 시켰는데 나와 랄프는 맛있게 먹는데 하이디는 너무 느끼하다고 하다며 기름에 빵을 찍어 먹는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오늘은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맞닿아있는 이시카심이라는 마을에서 묵기로 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의 중립지역에서 양 측의 사람들이 시장을 여는데 요새는 현지 분위기가 안 좋아 시장이 안 열린지 한 달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선은 토요일인 내일 아침까지는 이시카심에 있기로 했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파미르 고원이 나오고 내가 유럽에서부터 그리워 하던 자연이 나온다.

내일부터 떠날 길이 정말 기대된다.

공용 지프 승차장같은데 장식을 예쁘게 해놨다.

그저 기능만 강조하기보다 아름다움을 함께 넣는 것이 건축일텐데 앞으로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숙소로 돌아가는데 귀여운 꼬맹이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정말 좋아한다.

이런 토끼같은 딸래미가 있다면 하루하루가 행복할 것 같다.

저녁은 양배추 스프다.

자주 보이는 것을 보니 타지키스탄의 대표음식인 것 같은데 기름진 국물과 빵을 같이 먹으면 꽤 맛있다.

매번 말하는 것이지만 음식을 안 가리는 것은 정말 타고난 복인 것 같다.

느끼한 음식을 먹었으면 차를 한잔 해야한다.

특히 랄프와 하이디는 차를 좋아해 식사가 끝나면 매번 차를 마신다.

역시 영국에서 온 것이 맞는 것 같다. 

타지키스탄에 와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시작해서 그런지 한동안 조용하던 설사병이 터졌다.

새벽에 화장실을 하도 들락날락 거리다보니 가지고 있던 휴지를 다 써버려 다른 사람들이 두고 간 휴지를 주워 사용했다.

하지만 이미 인도에서 설사병의 극한을 겪어봤기에 담담하게 견뎌낸다.



분량 조절을 하다보니 이번 이야기는 좀 짧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더 많은 사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ㅎㅎ
      지금은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다음 여행 계획은 아직 모르겠어요.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여행 다닐 때 사진 찍기가 번거롭고 귀찮기는 해도 돌아와서 봤을 때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이 정말인 것 같습니다. 저도 비록 제 몸은 우리나라 땅에 있지만 올려주신 사진과 글귀를 보고 있자니 왠지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져있는 고원에 올라가있는 느낌이 드네요.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여행 관련 정보가 많으니 방문해주세요^^

    • 특히 가고 싶었던 곳이라 그런지 계속해서 사진을 찍게 되더라구요.
      더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앞으로의 여행기도 기대해주세요~

  3. 파미르... 강 건너 아프가니스탄...
    참 좋은 자연이라는 생각이 볼 때마다 드네요. ㅎㅎ

  4. 여행기 재밌네요 ㅎㅎㅎ

  5. 양배추 스프는 아마 보르쉬인 거 같네요.
    원래 러시아 음식인데 중앙아시아에서도 많이 먹어요.
    그리고 설사하시는 건 뭘 잘못 먹은게 아니라 기름기 있는 음식을 많이 드셔서 그럴 확률이 높아요.
    중앙아시아 음식 자체가 기름기가 오지게 많거든요.
    기름 너무 많이 섭취하시지 마시고, 따뜻한 차 같은 거 많이 드세요.

  6. 노천 온천 모습을 보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네요 ㅎ

  7. 꼬마랑 함께 찍은 사진 보니 머리를 기르셨네요 ㅎㅎ
    진정 여행자다운 모습이시네요~
    오늘도 여행기 잘보고 갑니다^_^

  8. 우연히 들어왔네요
    파미르고원과 개마고원은 그 이름만으로도 저를 여행자모드로 바꿔놓는거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끌리는게 있었죠 ㅎ

  9. 사진으로 보니 자연은 아프가니스탄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습니다.
    생활은 아프가니스탄보다 질적으로 많이나은것 같습니다.

  10. 용민군과 같이 사진찍은 그 꼬마... 넘 넘 귀엽네요.
    나중에 크면 얼마나 더 멋있어질지... ^^
    아~ 물론 용민군도 잘 생겼습니돠~~ ㅎㅎㅎ

  11. 조금만 더 가면 보일 듯한 목적지가 궁금해지네요.
    타지키스탄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파미르 고원은 여행기를 통해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어요.
    늘 재미있는 여행기 잘 보고있습니다.

  12. 온천사진 근처의 사진들은 자연좋아하는 저로서는 정말 짱이네여!!
    아직 제대로 파미르가 아닌데에도 불구하고 정말 대단합니다

  13. 오호~~~^^
    양배추스프를 한먹 먹고싶군요^^
    빵도 맛있어 보이고~^^
    석회가 포함된 온천은 아름답고 포근하게 보이네요
    그 지역에서 ...이런 온천이라니~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1. 파미르 고원으로 가는 길 (타지키스탄 - 두샨베, 호로그)


더웠지만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이란을 떠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비행기를 타면서 기내식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맥주는 기대했었다.

이란에서 맥주를 못 마시면서 했던 상상 중 하나는 비행기에서 이란을 내려다보며 맥주를 한 잔 마실 생각이었는데 비행기에 맥주가 없다고 한다.

아쉽지만 몇 시간만 있으면 맥주를 마실 수 있으니 당황하지 않고 콜라를 시켰다.

석양이 지고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이런 모습을 보기위해 매번 비행기를 탈 때마다 창가쪽으로 자리를 부탁하게 된다.

비행기는 짧은 비행을 마치고 타지키스탄의 수도인 두샨베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 줄이 길어 조금 오래 기다렸지만 이란에서 받아 온 비자가 있었기에 입국허가는 금방 떨어졌다.

밖으로 나오니 이미 어둠이 깔렸기에 미리 알아둔 호스텔까지 7달러 정도 내고 택시를 타고 갔다.

역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달러만 있다면 걱정이 없다.

어제 숙소에 도착해 인사를 하다보니 오늘 파미르 퍼밋을 받으러 간다는 친구들이 있어 같이 가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푹 쉬고 싶었지만 퍼밋을 잘 안 준다는 소문이 돌길래 우선 퍼밋부터 받고 쉬기로 하고 타지키스탄 구경을 나섰다.

신청 서류를 작성하니 은행에 가서 돈을 내고 오라고 해 은행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전이 돼 수납이 안 된다며 기다리라고 해 30분 정도 기다리니 은행 직원이 대신 서류를 작성해줘 돈을 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밥을 먹자고 해 식당에 갔다.

밥보다는 맥주가 고팠기에 맥주가 있냐고 먼저 물어보니 시원한 맥주가 있는 냉장고를 보여준다.

오랜만에 먹는 맥주이니 안주를 조금만 먹을 수 없어 고기를 듬뿍 고르고 맥주를 한 모금 마시니 천국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그저 술을 사랑하는 알콜 러버일 뿐인데 여행기를 쓰다보니 알콜 홀릭처럼 보인다.

아파트를 호스텔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어 엘리베이터가 있었는데 안에 불이 안 들어오길래 그냥 걸어다녔다.

운동을 하기 위해 걸어다닌 것이지 절대로 귀신이 나올까봐 무서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봉고차를 개조해 만든 버스를 타니 제대로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몸이 힘든 여행을 해야 재미있는 것을 보니 변태인 것 같다.

사람들이 뭔가를 먹고 있길래 따라서 하나 시켜보니 요거트였다.

중앙아시아에서는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내가 할줄 아는 러시아어는 한국인을 뜻하는 까레이와 기본적인 인사 몇가지 뿐이라 한국어로 맛있다고 말을 하니 즐거워 한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길가에서 이번엔 만두를 팔고 있다.

우선 3개를 시켰는데 육즙과 고기의 맛이 정말 맛있었다.

화덕에서 뭔가를 꺼내 팔기에 살펴보니 맛있어보여 하나를 주문했는데 빵 속에 들어있는 속이 촉촉하고 맛있었다.

길거리 음식이 많은 나라는 항상 사랑스럽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파미르 퍼밋이다.

중앙아시아 여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미르 고원 지역을 가려면 이 허가증이 있어야하는데 정치적인 이유나 안전문제 등으로 퍼밋을 못 받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타지키스탄에 도착하기 1주일 전에는 테러 위험이 있다며 퍼밋을 발급해주지 않았었다고 한다.

난 다행히 퍼밋을 받았으니 이제 내가 그렇게 기다리던 중앙아시아의 자연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오랜만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니 복숭아 통조림과 함께 여행기를 쓴다.

두샨베에 있는 대부분의 숙소에는 인터넷 사용이 안 되는데 이번에 내가 온 곳은 새로 생긴 곳이라 그런지 인터넷이 자주 끊기긴 하지만 사용할 수는 있다.

이제 두샨베에서 며칠동안 쉬며 잉여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 퍼밋을 같이 받은 친구들이 자신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은 어떻겠냐고 묻는다.

타지키스탄에서의 이동은 주로 지프를 이용해야하는데 보통 6명 정도 함께 돈을 모아 지프를 빌려야한다.

두샨베에 좀더 있으며 다음에 오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할 생각이었는데 사람을 모으기가 귀찮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아침으로 먹으려고 오트밀처럼 보이는 것을 사왔는데 전혀 오트밀의 맛이 나지 않았다.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이상한 곡물 맛만 나길래 전자레인지에 데워봤지만 그대로길래 그냥 주방에 두고 나왔다.

어쩌다보니 급하게 이동을 하는 것 같아 걱정도 됐지만 우선은 파미르 여행의 시작지인 호로그까지 함께 가보기로 했다.

아침을 제대로 못 먹었으니 간단한 빵을 몇개 사먹는다.

지프를 타고 가다보면 경찰이 자꾸만 차를 검문한다.

검문은 핑계일뿐이고 뇌물을 받기 위한 것인데 매번 차에서 내려 경찰과 악수를 하며 돈을 건네줘야 한다.

도대체 얼마나 주는지 궁금해 물어보니 1소모니(한화 200원)정도 준다고 해 차라리 톨게이트처럼 한 경찰에게 한 20소모니를 내고 쉬지 않고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니 다들 웃는다.

두샨베 도시 밖으로 나오니 드디어 내가 원하던 자연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중앙아시아에 들어오다니 정말 꿈만 같다.

꿈인지 생신지 확인하기 위해 밥을 먹는다.

타지키스탄의 식당은 뷔페처럼 접시에 원하는 음식을 담고 음식의 종류에 따라 계산을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물가가 저렴하니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된다.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는데 구조가 많이 이상했다.

큰 일을 치루려면 화장실에 들어오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게끔 화장실을 만들어 놨는데 여행하며 얼굴에 철판은 많이 깔았기에 아무렇지 않은듯이 거사를 치뤘다.

밥을 먹었으니 뇌물을 줄 차례다.

난 순수한 사람이 뇌물이 뭔지 모르겠는데 먹으면 맛있는 건가 보다.

사진에서 본 파미르 고원의 아름다운 산들과 그 사이에 난 길들이 정말 아름다워서 꼭 중앙아시아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내가 그 도로 위에 있다.

두샨베에서 호로그까지 가는 길은 파미르 지역이 아니지만 파미르 퍼밋이 없는 사람은 이 길을 지나갈 수 없다고 한다.

만약 파미르 퍼밋을 발급받지 못했다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발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정보도 들었는데 경제가 안 좋다보니 뇌물이 횡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열심히 달리던 우리의 붕붕이의 바퀴에 펑크가 났다.

교체용 타이어가 있기에 그 자리에서 타이어를 교체하고 다시 달린다.

이런 비포장도로를 달리는데 펑크가 안나면 그 게 이상할 것 같았다.

달리다보니 다른 지프들과 만났는데 여행자들은 보이지 않고 다들 지역 주민들이었다.

보통 두샨베에서 호로그까지 7명이 지프에 탑승하고 1인당 300소모니(한화 60,000원)를 내는데 우리는 5명이서 지프를 빌렸기에 1인당 400소모니(한화 80,000원)을 냈다.

타지키스탄의 바로 옆은 아프가니스탄인데 눈 앞에 보이는 다리만 건너가면 된다고 한다.

한국인은 아프가니스탄 여행이 금지되어 있으니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가야한다.

염소들이 길을 막아도 그저 웃으며 기다린다.

궁전처럼 보이는 곳은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별장인데 밤에는 조명도 들어온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렇게 생긴 별장이 전국 곳곳에 있다고 한다.

길이 머니 하룻밤을 자고 가기로 하고 방을 잡았다.

마을에 식당이 하나밖에 없는데 영업시간이 끝나가고 있어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중앙아시아에도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기에 술을 마시면 실례가 될 수도 있어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조용히 마시면 괜찮다고 해 숙소에서 조촐한 맥주 파티를 열었다.

두샨베에서 대낮부터 맥주를 찾던 내 모습이 인상깊었는지 나에게 자꾸 술을 권하길래 넙죽넙죽 받아마시며 너희들도 이란에 갔다오면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푹 자고 일어나니 날이 밝았다.

방값에 아침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 기다리니 달걀과 소시지가 나왔다.

이것만 먹어서는 배가 부르지 않으니 열심히 빵을 먹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계곡을 보는 것 같아 닭백숙이 먹고 싶어졌다.

지프가 준비되는 동안 마을 한바퀴를 돌았는데 조용한 마을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중앙아시아가 자꾸만 기대된다.

내가 계속해서 창문밖으로 사진을 찍으니 애들이 웃으며 그렇게 좋냐고 묻는다.

거의 2년 전, 여행을 떠나던 때부터 파미르 고원을 꼭 와보고 싶었다고 말을 하니 실제로 온 것을 축하한다고 한다.

비포장도로이기에 반대편에서 차가 지나가면 재빠르게 창문을 닫아야한다.

두샨베에서 호로그까지는 16~20시간 정도 걸리기에 보통 야간에 이동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밤에 왔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도 못봤을테니 1인당 100소모니씩 더 내고라도 지프를 빌리기 참 잘한 것 같다.

게다가 이런 도로를 가로등도 없이 밤에 지나간다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았다.

화물을 싣고 오는 트럭이 가끔씩 보였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오는 트럭이라고 한다.

러시아가 옛 소련의 영향력이 미치던 곳을 다시 경제권 안에 두려고 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고 하는 중국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잠시 휴게소에 들렀는데 스니커즈를 팔길래 다같이 하나씩 사먹었다.

이런 도로를 어떻게 운전하는지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지프는 계속 달리고 어느새 점심 시간이 됐다.

이번엔 염소 고기를 시켜봤는데 역시나 맛있다.

중앙아시아의 음식이 나랑 잘 맞는 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내 입맛에 안 맞는 음식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식당 앞에 홀로 서 있는 나무가 아름다워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었는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밥을 먹었으니 이제 또 달릴 시간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계속 보면 질릴만 하지만 오랜 시간 기대했던 풍경이라 그런지 봐도봐도 아름답다.

자전거 여행자를 보니 자전거로 겨울의 파미르 고원을 넘은 제민이가 떠오른다.

만약 내가 다치지 않았었더라면 과연 어디까지 갔었을까 궁금해진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기다리는데 아까 본 자전거 여행자가 떠오르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과거는 추억으로 남겨두고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는 현재를 즐겨야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수단이 바뀌었을 뿐 내 꿈이던 세계일주는 변하지 않았고 난 그 꿈을 이루고 있으니 부러울 것도, 걱정할 것도 없다.

다른 차에 가보니 정말 귀여운 아기가 있어 잠시 놀다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아기가 귀여워지면 결혼할 때가 된 것이라던데 난 10년 전부터 아이들이 귀여웠는데 결혼하려면 아직 멀었다.

그래도 나에겐 나를 품어주는 자연이 있으니 괜찮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호로그에 거의 다 도착했다며 가기 전에 신기한 물을 마시고 가자고 한다.

철분이 많이 함유된 물이었는데 영양분이 부족한 내 몸을 생각해 여러 잔 마셨다.

드디어 1박 2일이 걸려 호로그에 도착했다.

미리 알아두었던 숙소에 짐을 다 내리고 남은 비용을 정산하려고 하니 갑자기 기사 아저씨의 말이 바뀐다.

즐겁게 여기까지 와서 돈을 더 달라는 말에 화가 났지만 다들 흥분을 가라앉히고 좋게 말로 해결했다.

호로그에 온 것을 기념하며 오늘도 맥주와 함께 밥을 먹는다.

폴과 안토니도 술을 좋아해 같이 먹으니 술이 술술 넘어간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정말 이곳이 가고 싶었던 곳이었구나라는 것을 잘 느낄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저는 별로 가고픈 마음이 없어서인지 시큰둥한 맘으로 봤다는건 비밀..)

    알콜러버께서 드뎌 맥주를 먹게되었다니 감개무량해지는.... 크흙
    (하지만 저는 술은 안먹는 사람이라는....)

    이제 전문 여행가가 되어도 되겠다 싶을정도로의 내공이 엿보입니다...

    • 아무래도 저만 신이나서 여행기를 쓴 것 같아 죄송해지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블로그 관리를 잘 못해 죄송합니다.
      그래도 항상 댓글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으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ㅎㅎㅎ

  2. 술이 술술 넘어가서 저도 어제 술술 마셨더니 지금 머리가 많이 아프네요. ㅎㅎ
    파미르도 가셨었군요.
    자전거로 파미르를 넘는 사람들 참 많죠.
    내 자전거는 언제 파미르를 가보나...
    파미르 기대됩니다.

    • 저도 파미르를 자전거로 넘어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지프를 타고 가게됐네요. ㅎㅎ
      답글을 늦게 달아 죄송하고 파미르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3. 저도 타지키스탄 다녀왔던 생각이 나면서 제가 여행했던 지역이 안 나와서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저는 두샨베량 후잔드만 다녀오고 파미르는 안 다녀왔거든요.
    일단 중앙아시아는 이슬람국가라곤 하지만, 맥주 마시는 거에 별로 신경 안 써요.
    워낙 여러 민족이 섞여사는데다가 러시아 지배를 받아서 맨날 술 퍼마시면서 꼴아았는 개 아니라 자기 혼자 맥주 한 두캔 조용히 마시는 거 정도는 별로 터치 안 해요.
    여자도 아니구요ㅎㅎㅎ
    글고 중앙아시아 음식은 맛은 있지만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덮어놓고 먹다보면 살이 무섭게 찝니다.

    • 중앙아시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히티틀러님의 여행기를 봤었습니다. ㅎㅎ
      저때 당시 제 머릿속에는 오직 파미르의 대자연만 들어있어서 별 미련 없이 두샨베를 떠났던 것 같아요.
      이렇게 자연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전생에 도시에서 살았던 것 같아요. ㅎㅎ

  4. 키르기스스탄 오쉬에서 두샨베로 내일 넘어갑니다..반대방향 이군요.. 좋은 여행 되세요..

  5. 10년 전 신장 위구르 를 통해 방문했던 파미르고원이 생각나네...타쉬쿠르간으로 가던 중 들렸던 에메랄드 빛 카라쿨 호수,난생 처음 타본 쌍봉낙타,그리고 바로 옆 거대한 아이스크림을 얹어놓은 듯 귀엽던 무즈타크 아타봉...곤륜산 까지..또 가고 싶다...

    • 10년 전에 신장 위구르 지역을 갔다 오셨다니 정말 부럽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신장 위구르 지역과 무협지에서 보던 곤륜산에 올라가보고 싶어요.

  6.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사진을 보니15년전 그곳을 방문한 생각이 나네요.아프카니스탄의 북부동맹을 가기위해 타지크스탄을 갔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강을 사이에 두고 아프칸과 국경을 접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다리가 없었고 나룻배로 강을 건너 아프카니스탄으로 들어갔죠. 스탬프도 없었고 비자도 없었죠..두산베에서 국경까지 가는데 길목 곳곳에서 검문하던 경찰에게 돈을 주는것을 세다가 나중에 포기 하였음.20만 인구 중 경찰이 5만이라나...단청과 양고기를 넣은 칼국수,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 제기차는 모습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결혼식의 민속음악에 이끌려 갔다가 들어선 집의 단청과 3현6각의 선율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 bug57님도 타지키스탄을 가보셨군요.
      저도 아프가니스탄을 가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되니 어쩔 수 없이 강물만 바라보다 왔어요.
      댓글에 적으신 수수한 것들이 그리워지네요.

  7. 화장실이 재밌네요.

  8. 가고싶습니다

  9. 다음 메인에서 보고 깜짝 놀랐어요! 파미르 고원이라니! 2008년 같이 여행하는 친구들과 함께 호로그를 다녀왔었어요. 한국 사람들을 너무 신기해하길래 다른 한국사람들이 여행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립네요.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로 결혼식에도 초대받고, 주민들이 많이들 챙겨주셨었던 기억이나네요.

  10. 여행기가 아니라... 자랑질....

  11. 우연히 여행기 읽게 되면서 너무 재밌어서, 이틀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배낭여행기만 읽어서 오늘 여기까지 왔네요! 빨리 다음 편 올려 주세요!!!!

  12. 넘 해보고싶던 여행이네요.
    제가 젊었을적엔 감히
    엄두도 낼수없던 여행인데..
    이젠 나이를 먹다보니 현실에
    내자리를 비울수도 없구요.
    이제는 시간이돼도 체력이
    안되겠죠.
    대리만족 잘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틈틈히보느라 아직
    동남아쪽 보고 있어요.
    열심히 따라 올게요.
    세계태마기행을 드라마보다
    엄청 더 좋아하는 아줌마입니다.
    고맙습니다.

    • 저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과연 언제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는데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마음으로 20대에 갔다오기를 참 잘한 것 같아요.
      멀리 떠나시는 게 힘드시다면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이라도 다녀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종종 댓글 남겨주세요~

  13. 타지키스탄에서의 재미난 여행일지 기대할게요

  14. 파미르 퍼밋을 받는 게 어려운 일이군요~
    어째 용민군은 행운을 몰고 다니는 것 같네요. ^^
    재치있는 용민군 표현대로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기 위해
    밥은 맛나게 먹었다지만...
    오픈된 화장실은 보는 것만 해도 꿈이 확~ 깰 지경이네요. ㅠㅠ

  15. 파미르 고원에 대해 들어본 것도 같지만 저에게 익숙하지는 않네요^^;
    그래도 어떤 곳인지 여행기를 통해 궁금해진건 사실이예요ㅋㅋ
    맥주도 마음껏 드시고, 여행을 시작하면서 가고 싶었던 곳에 가시다니 참 즐거운 여행이었을거라는 생각이드는 여행기였습니다.

  16. 글 잘 읽었습니도..파미르퍼밋은 어디에서 발급 하고 위치는 찾기 쉽나요?
    저도 곧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도움을 청해 봅니다.

  17. 보통 양반이 아너네요

  18. 잘 보았습니다.
    저는 두산베에서 호로그까지 자전거를 싣고 가서, 거기서부터 파미르하이웨이를 타려고 합니다.
    님이 이용하신 그 차량을 어떻게 수배해야 하나요?

  19. 아~!!!
    정말 공기가 맑고 깨끗하게 느껴지네요...여기까지 불어오는듯^^
    제가 지금 님과함께 여행하고잇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곳 사람들의삶은 만만치않아 보여도 자연은 그대로 한없이 좋군요
    모든이들에게 사랑과 행복이 ..그리고 기쁨이 가득하길~~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4. 모든 것이 신기한 이란여행. (이란 - 테헤란)


아르메니아 국경에서 남은 드람을 이용해 음료수를 하나 샀다.

레몬에이드인데 병 안에 진짜 레몬이 들어있어 신기했다.

이번에 들른 나라는 이란이다.

부모님은 이란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많이 걱정을 하셨지만 여행 금지 국가도 아니고 그저 미국이 경제제재를 하고 있는 정도이니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여행경로를 짰다.

이런 내 생각이 맞았는지 국경을 지키고 있던 군인이 여권을 확인하면서 'Welcome to Islamic Republic of Iran'이라며 반겨준다.

이제 영화에서 보던 이란이 아닌 이슬람 공화국 이란을 보러 간다.

이란과 아르메니아는 육로로 연결되어 있기에 비자만 있다면 개인이 승용차를 가지고 왕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은 아라비아 숫자를 쓰지 않고 페르시아 숫자를 쓰기에 국경에서 번호판을 교체해야한다. 

버스가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 도착했다.

같이 버스를 타고 온 아주머니에게 택시타는 곳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적정 가격까지 알려주신다.

택시 기사와 흥정을 한 뒤 할머니 한 분과 합승한 채로 택시를 타고 내가 알아놓은 숙소 근처의 거리로 갔다.

숙소의 정확한 주소는 모른채 왔는데 택시 기사가 경찰에게 호텔이름을 말하니 위치를 알려줘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오늘은 숙소에서 푹 쉬려다 생각해보니 이란은 금요일이 공휴일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우선 앞으로의 비자를 확실하게 해 놓은 상태로 이란 여행계획을 세워야하기에 한국 대사관에 먼저 가기로 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지만 석유가 나는 나라기에 택시비가 엄청 저렴해 이번에도 택시를 잡았는데 운전기사 아저씨가 한국어를 하신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한국에서 공장일을 하셨었다고 하는데 한국어를 엄청 잘하셔서 한국택시를 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국 대사관에 도착하니 방문시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었지만 행정관님께서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가장 좋은 일은 자신한테 연락이 안 오는 것이지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하라며 명함과 돌아가는 길에 마시라며 물도 주셨다.

외국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많이 들어 걱정했는데 이란주재 한국 대사관은 정말 친절했다.


앞으로 중앙아시아 여행을 해야하는데 타지키스탄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 대사관의 레터라 불리는 보증서 같은 문서가 해 한국 대사관에 갔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비자 받기가 까다로운 곳이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라고 소문이 나있는데 그 중 한 곳에 와 있는 것이 실감이 난다.

서울에는 테헤란로가 있고 이란에는 서울로가 있다.

한국과 이란의 수교 당시 서로의 수도에 이름을 붙인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했으니 지금의 수교관계가 더 좋아지기를 바랄뿐이다.

미국과 사이가 나빴던 쿠바와 이란을 다녀오고 나니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하는데 신기하다.

경제제재가 풀리고 미국식 자본주의가 침투하기 전에 다녀와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배가 고파 케밥을 하나 사 먹었는데 120,000리알(한화 4,000원)이나 한다.

이란의 물가가 싸다고 했는데 내가 사기를 당한 것인지 제 값을 주고 먹은지 헷갈리지만 고기는 많이 들어있어 맛있었다.

이란의 화폐는 1달러에 30,000리알이 조금 넘는데 단위가 너무 크기에 이란사람들은 뒷자리에 0을 하나 떼고 토만이라는 단위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내가 먹은 케밥을 예로 들면 12만 리알이지만 이란 사람들은 그냥 12,000토만이라 부르거나 12,000이라는 숫자만 말한다.

그렇기에 물건을 거래할 때는 항상 가격을 제대로 확인을 해야하고 특별한 말이 없으면 토만으로 생각하면 된다.

서울로 근처에는 LG에서 만든 서울공원도 있다.

이란에 와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택시기사 아저씨도 만나고 서울로와 서울공원도 구경하고 나니 앞으로의 이란 여행이 기대된다.

게다가 테헤란에는 차가 많다.

물론 운전 하는 입장에서는 짜증이 나는 상황이지만 난 이런 혼잡하고 무질서한 곳이 좋다.

서로 먼저가려고 껴들고 경적을 울리는 카오스 상태를 즐기는 것을 보니 난 역시 거지여행자가 맞나보다.

대사관 레터도 받았으니 천천히 구경을 하며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공원에 미사일들이 보인다.

이란은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북한에서 미사일 기술을 수입한 나라인데 미국의 우호국이며 북한과 적국인 대한민국 국적인 내가 여행을 왔다는 사실이 재미있고 씁쓸하다.

전 세계에 평화가 가득하길 바랄 뿐이다.

이란은 당연히 이슬람 국가이기에 모스크가 많이 있다.

이란에서 처음 만난 모스크이기에 경비병에게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사소한 내 행동으로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을 여행할 때는 항상 조심하고 물어봐야한다.

아무리 택시비가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난 뚜벅이 여행자이니 지하철이 잘 어울린다.

산유국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테헤란의 지하철 요금은 500토만(180원)이다.

12,000토만짜리 밥을 먹고 500토만짜리 지하철을 타니 밥 값이 아깝게 느껴진다.

이란의 지하철은 평범가게 생겼는데 테헤란의 사람들도 애용하는 것 같았다.

길을 걷다보니 목이 말라 음료수를 한잔 샀는데 2천토만(한화 700원)밖에 안 한다.

싼 물가가 실감나기 시작하니 자꾸 웃음이 나온다.

아 행복하다.

대략적인 물가 파악이 끝났으니 이제는 제대로 돈을 바꿔야한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이란에서는 VISA를 비롯한 그 어떤 카드도 사용이 불가능하고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란을 여행하려면 무조건 달러를 가져와 환전을 해야하는데 나에겐 터키에서 바꿔온 두둑한 달러가 있으니 걱정없다.


물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만약 이란에서 사고가 나 돈이 필요한데 여유자금이 없다면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카페트 딜러들을 찾아가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카페트는 이란의 주요 수출품이기에 외국 카드 결제가 가능해 카드깡이 가능하다고 하니 수수료를 낸다면 비상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날이 더워 자꾸 목이 마르길래 가판대를 구경하는데 냉장고에 어디서 많이 본 회사가 보인다.

내가 사랑하면서 미워하는 기아타이거즈의 전신 기업인 해태의 포도봉봉으로 생각되는 음료수가 보이길래 3천토만(한화 1,000원)을 주고 샀다.

먹기 전에는 흔들어 먹으라는 친절한 문구와 함께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란에 와서 봉봉을 먹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란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들어갔는데 페르시아어로 써진 페이지가 열린다.

이란정부의 인터넷 통제로 페이스북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포털 블로그들이 불법 페이지로 분류되어 있어 열람이 불가능하다.

물론 VPN 서비스를 이용해 우회하면 되지만 가뜩이나 느린 인터넷 속도가 더 느려져 검색을 하려면 한나절이 걸린다.

다행히 여행을 하며 느린 인터넷에 적응이 되었기에 천천히 기다린다.

삶을 빨리 살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여유롭게 사는 것도 괜찮다.





나는요 거북이 이 땅에서 태어났죠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나도 빨라

우리는 바다에선 조금은 빠르긴 

하지만 땅 위에선 너무나도 느린것 같아 


급할 건 없어요 그렇다고 게으르지 않죠 

그렇게 수 억년을 잘 살아왔죠

뒤집지 말아요 일어설 수가 없잖아요 

그냥 우릴 바라봐줘요

빨리 가면 시간 남고 

할 일도 많은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좋아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우리 거북이)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힘을 내 달려가자 

하지만 거북아 토끼를 따라 잡지 못해

거북이 머리는 언제든 집으로 들어가요 

그래서 집에 빨리 갈 필요가 없죠

집 걱정 없어요 하지만 꿈이 있어요 

우리는 정말 빠른 거북이랍니다


빨리 가면 시간 남고 할 일도 많은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좋아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우리 거북이)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힘을 내 달려가자 

하지만 거북아 토끼를 따라 잡을 순 없단다


타카피 - 거북이


이란 이슬람 국가이기에 여성들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데 여자가 외출을 하려면 얼굴부분을 제외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려오는 차도르를 써야한다.

지하철과 같은 대중 교통도 여성전용 칸이 따로 있는데 결혼을 한 여자들은 가족과 함께 일반 칸에 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이슬람 문화를 접하긴 했지만 이란에 오니 내가 완벽한 이슬람 문화권에 들어왔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지하철에서 내려 타지키스탄 대사관을 찾아간다고 말하니 합승택시 아저씨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시더니 이 차를 타면 된다고 한다.

도움을 요청한 사람을 돕는 것이 이슬람 교리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란에 도착해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친절하니 이란 여행이 기대된다.  

타지키스탄 대사관을 찾아왔는데 비자 접수 창구가 바로 이 작은 창문이라고 한다.

20분 정도 기다렸지만 창문을 열 생각을 안 하길래 문을 두드려 서류를 받았다.

비자 비용으로 45달러를 내면 1주일 뒤에 찾을 수 있는데 73달러를 내면 오늘 오후에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비자 발급을 위해 테헤란에 1주일이나 있기 아쉬워 당일 발급을 부탁하며 100달러를 냈더니 잠시 뒤에 나를 조용히 부른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80달러를 내면 5분 안에 발급이 가능하다길래 어이가 없었지만 오후까지 대사관 앞에서 기다리기 귀찮아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잠시 뒤에 또 나를 부르더니 왜 2주짜리 비자신청을 했냐며 자기가 알아서 1달짜리로 바꿔 준다고 말을 한다.

타지키스탄 비자는 주로 2주짜리를 준다길래 기대도 안 했었는데 추가금을 냈더니 알아서 기간도 늘려준다.

돈이라면 귀신도 부린다는 말이 떠오르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내가 먼저 돈으로 요청한 것이 아니여서 그런 것인지, 직원의 행동이 밉살맞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허허 웃고 말았다.

잠시 기다리니 1달짜리 비자가 나왔다.

아직 이란 여행도 못했는데 중앙아시아 여행의 틀이 잡히고 있다.

지하철 역으로 돌아가는 승합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지않아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걸으면 살도 빠지고 몸도 튼튼해지고 돈도 아낄 수 있다. 

배가고파 식당을 찾는데 거리에 식당이 하나도 없다.

계속 길을 걷다보니 좀 세련된 제과점이 보이길래 들어가 치킨 데리야끼 샌드위치를 시켰다.

이 때는 이 샌드위치가 얼마나 맛있고 귀한 것인지 모른채 그냥 맛있게 먹었는데 이란 여행을 끝내고 보니 참 대단한 샌드위치였다.

역 근처에 다다르니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이길래 믹스 아이스크림을 골랐는데 적당히 달콤하면서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어 맛있었다.

이란에도 갤럭시 제품을 팔고 있었다.

삼성을 무조건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시작해 이 정도까지 성장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살찐 사람은 자리에 앉지도 말라는 것처럼 보이는 이상한 벽보가 있었다.

뱃살은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내는 것이라 배웠는데 살이 쪘다고 무시하는 것 같아 별로였다.

제가 살이 쪄서 그런 것 맞습니다.


------------------------------------------------------------------------------------------------------------------


페르시아어를 할 줄 몰라 벽보를 오해했는데 댓글에 달린 설명을 들으니 남성칸에 자리가 없다고 여성전용칸에 앉는 남자들에게 앉지 말라는 의미를 지닌 벽보라고 해 내용을 추가합니다.

혹시나 제가 모르고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알려주시면 바로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숙소 근처로 돌아와 거리 구경을 하는데 관광객들이 꼬마 열차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도 동심을 되살려 타볼까 했는데 속도가 너무 느려 더울 것 같아 구경만 했다.

비자도 발급받았으니 이제 다음 미션을 수행하러 중동지역 최대의 시장인 테헤란 바자르로 향했다.

분위기는 터키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와 비슷했는데 여자들이 차도르를 쓰고 다녀서 그런지 더 중동스러운 분위기가 들었다.

그리고 시장 곳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당근 주스를 팔고 있었다.

물을 비롯한 다른 첨가물은 하나도 넣지 않은 순도 100% 당근 주스가 한 잔에 2,000토만(한화 700원)밖에 안 한다.

드디어 내가 원하던 바지를 찾았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에서 냉장고 바지를 사려고 했던 이유는 이란 여행때문이었는데 결국 이란에 와서야 시원한 긴 바지를 살 수 있었다.

이란은 이슬람 국가이기에 여자 여행자들도 스카프 등을 이용해 머리를 가려야하고 긴 소매의 옷을 입어야 한다.

남자 여행자들은 조금 더 자유로워 반팔은 입을 수 있지만 반바지는 착용이 불가능하다.

눈에 불을 켜고 시원한 바지를 찾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바지가 보여 11,000토만( 한화 3,500원)에 샀는데 정말 시원하다.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알고보니 이란은 외식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식당이 많지 않다고 한다.

겨우 샌드위치 가게를 하나 찾았는데 통닭을 팔고 있기에 혹시 반마리도 파냐고 물어보니 걱정말고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역시 치느님은 언제나 옳다.

치킨을 먹은 뒤라 맥주가 당기지만 여행자가 이란에서 맥주를 찾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비슷한 난이도일 것이니 콜라로 달랜다.

쿠바와 마찬가지로 이란에는 코카콜라가 수입되지 않아 잠잠이라는 자체 콜라 브랜드가 있는데 단맛이 강했다.

내가 테헤란에서 묵고 있는 마샤드 호텔은 말이 호텔이지 거의 호스텔이라고 보면 된다.

도미토리는 23,000토만(한화 7,000원)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시설이 조금 열악한 편이지만 사진에 보이는 정보북이 있기에 한국인과 일본인 배낭여행자들의 필수 방문 호텔이다.

여행자가 많지 않은 이란의 특성상 론니 플래닛이나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기에 여행자들이 이란을 여행하며 자신들이 직접 겪은 이란 여행의 팁들을 공책에 적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데 나도 이 책을 보고 이란 여행에 대한 개요를 짤 수 있었다.

최신 중앙아시아 비자 정보가 없길래 나도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적었는데 누군가게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여행경로를 짜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구글맵을 봤더니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지도가 머릿 속에 박혔지만 오늘도 구글맵을 켰다.

사실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은 투크르메니스탄에 있는 악마의 문인데 투르크메니스탄은 거의 북한과 비슷한 나라이기에 여행자들에게 여행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경유비자가 필요하고 경유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우즈베키스탄의 비자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80달러를 내고 초청장을 받은 뒤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 찾아가 빌어볼 생각도 해봤지만 자기들이 뭐라고 여행비자를 받는데 초청장이 필요하고 비자 발급비로 100달러 가까운 돈을 또 내야하냐는 생각이 들어 그냥 투르크메니스탄을 포기하기로 했다.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한 성질 하기로 유명한 최씨 똥고집과 남자의 오기가 합쳐지니 기분이 나빠 우즈베키스탄에 가기가 싫어졌다.

한 순간의 기분일지라도 이미 마음이 굳었으니 우즈베키스탄은 건너뛰기로 했다. 

아침에 배가 고파 밖으로 나왔는데 모든 상점이 다 문을 닫았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금요일이 휴일이라길래 혹시나 했는데 정말로 거리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겨우 문을 연 빵집을 찾아 빵을 하나 샀는데 5000리알(한화 200원)밖에 안 한다.

품질이 안 좋다고 해도 그렇지 물가가 정말 저렴하긴 저렴하다.

나야 아무리 딱딱한 빵을 먹어도 그러려니 하며 맛있게 먹는 성격이니 빵이 질겨도 괜찮다.

후식으로 어제 사 놓은 망고를 까 먹는데 망고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맛있는 것 같다.

물가가 저렴하다고 해도 망고는 조금 비쌌는데 맛있으니 괜찮다.

설렁설렁 지하철을 타러갔는데 역에 사람이 거의 없다.

이란 사람들은 대부분 휴일에는 집에서 쉬나보다.

버스표를 끊기 위해 터미널에서 내렸는데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계시던 아저씨가 갑자기 나를 부른다.

무슨 일인가 해서 갔더니 이란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식사를 대접한다고 한다.

괜찮다고 하니 음료수라도 마시라며 콜라를 시켜주셔서 간단한 내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란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저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이란이라고 생각했을텐데 직접 오길 잘했다.

내가 지금까지 겪은 이란은 전혀 위험하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은 그저 사람 사는 나라일 뿐이었다.

아저씨와 헤어지고 버스표를 사러 갔는데 직원이 나보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는다.

코리아에서 왔다고 하니 다짜고짜 나를 이 아저씨에게 데려갔는데 아저씨께서 나를 보더니 한국어로 '친구, 어서와.'라고 하신다.

한국에 일을 하러 온 이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는데 이 아저씨도 한국에서 일을 했었고 한국어를 잘 하신다.

말이 통하니 버스표도 쉽게 끊을 수 있었는데 이란에 와서 자꾸 한국어를 쓰니 여행이 너무 쉬워진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안 좋게 보는 것이 떠올라 힘든 일을 겪으셨을까봐 걱정도 됐지만 부디 한국에서 좋은 추억만 가지고 이란으로 돌아오셨기를 바란다.

밥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 지하철 역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쿠바에서 먹은 재료가 부실한 햄버거의 맛이 났다.


쿠바의 음식이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233 (정말 저렴한 쿠바의 음식들)을 읽어주세요.


숙소로 돌아오는데 선팅지를 붙이고 계신 모습이 신기해 구경을 하고 있으니 뭐가 신기하냐고 말을 건다.

그냥 이란의 모든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다고 하니 웃으며 이란을 즐기고 가라고 말씀해주셨다.

이게 내가 묵고 있는 방인데 며칠 있으면서 확인한 결과 손님이 나가도 침대의 시트는 갈지 않고 그냥 정리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야 땅에서도 잘 자니 걱정이 없다.

방에는 환풍구처럼 생긴 에어콘이 있는데 의외로 시원해 날이 더운 대낮에는 방에 박혀 있기에 좋았다.

이 곳은 샤워실인데 수압이 좀 약하지만 샤워를 하기에는 충분하다.

옥상에는 주방이 있는데 물가가 싼 나라에서 음식을 해먹는 것은 죄악이라 생각하는 나이기에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날도 더운데 불 앞에 서서 요리를 하느니 그냥 사 먹는 것이 편하다.

이 곳은 인간이라면 무조건 들러야하는 곳으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이렇게 보면 참 열악하다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열악한 시설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딱 적당한 시설인 것 같아 마음에 들었는데 혹시나 이란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이런 맛에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알려드리고 싶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하나만 달아주세요.





  1. 이란이면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일 거라는 느낌이 드는데, 막상 사진 보니 터키와 비슷한 거 같아요.
    이번에 이란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 예정인데, 숙박시설은 택도 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무리 호스텔이라지만 시설이 좀...;;;;
    하지만 그래도 정말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예요.
    타지키스탄 여행기도 기대되네요ㅎㅎㅎ

    •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경직된 분위기나 보수적인 모습은 안 보이더라구요.
      이란도 그렇고 쿠바도 그렇고 급격한 개발이 이뤄질 것 같아 조금 아쉽긴 하더라구요.
      저도 어서 빨리 중앙아시아 여행기를 쓰고 싶네요. ㅎㅎ

  2. 이란 사람들 참 친절하다고 다들 이야기하더라고요.
    서방의 잣대로 밖에서 보는 것과 이란 안에 들어가서 보는 것이 참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ㅎㅎ

    • 이란 사람에 대한 선입견은 없던 상태로 여행을 가긴 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친절하고 재미있더라구요.
      어디를 가든 대부분의 사람은 착하고 아직 세상은 살만하더라구요. ㅎㅎ

  3. 결국 이란에 들어가신거군요...
    이러다 북한도 들어가시는건 아닌지...
    저는 금강산과 원산을 갔다왔어요.
    개성도 한번 갔다왔어야 하는건데, 지금 분위기론 안제갈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점이 있음 안좋은점이 있는것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좋은점은 즐기고 안좋은점은 추억으로 남길수 있다면 진정한 여행자가 되는 것이겠죠?
    저는 생각도 못한 중앙아시아 횡단의 여행을 기대하며 보겠습니다...

    • 저도 북한을 한번 가보고 싶은데 여행을 가면 많이 통제한다는 것이 아쉽더라구요.
      남북관계가 다시 괜찮아지고 관광이 재개되면 금강산은 한번 가볼 것 같아요.

  4. 비밀댓글입니다

    • 직접 가보니 전혀 위험하지 않더라구요.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조금 놀았더니 어느새 방학이 10일 정도 남았네요.
      다시 개강을 하면 또 정신없이 지낼 것 같아 아쉽기만 하네요.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시고 종종 댓글 남겨주세요~

  5. 며칠전에 님의 블로그를 알게되어 절반정도 읽은 미래의 예비 여행자,,41세 여자사람여요.
    근데 ... 님의 전체 글을 정주행한것이 아니라서 .. 좀 혼란스러운데..
    님은 이미 700 여일간의 세계여행을 마치신 게 아닌가요?
    암튼
    1. 이전에 마치신 700 여일간의 비용이 대략 얼마나 되었는지요..
    전체 금액과 숙박비, 교통비, 식비, 그외 부대비용의 비율이 좀 궁금하네요..
    2. 좀 식상한 질문인데요 700여일이나 되는 긴 시간을 세계여행하신 전 세계 0.001%에 속하는 분으로서
    여행 전과 후에 어떤 변화가 있던 가요?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얻으신것 같으신지요..

    3. 그런데. 님을 중년인 저와는 다른 20대이시면서도 카우치서핑 등
    외국애들과 교류는 많아 보이지가 않네요.
    카우치서핑 어떻게 생각하세요? 40대인 제가 이용하면 좀 추할까요?
    돈 떄문이 아니고 현지인과 교류를 원하거든요.

    4. 님은 외관상 일단 평범한 스타일이지만
    얼굴은 상당히 매력있으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 제 여행은 작년 12월에 끝이 났는데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 여행기가 길어지고 있어요.
      전체적인 비용은 어느정도 계산이 가능하겠지만 교통비, 식비 등 구체적인 내역은 제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계산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아마 여행기가 끝나면 총 정리 이야기를 풀어낼 것 같아요.
      댓글로 남기기에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는데 하나만 말하자면 진짜로 이루고 싶던 꿈을 이뤘다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 여행기에서 밝혔듯이 카우치서핑은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받는 것만 부각되어 있더라구요.
      제가 생각하는 카우치서핑의 기본은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이 받은 만큼 호스트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전 교류도 중요하지만 하루의 일정을 끝마치고 혼자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카우치서핑은 별로 당기지가 않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댓글 남겨주세요.

  6. 저의 막내이모부님이 현대데코직원으로 현재 이란수도 테헤란에 거주하시는데 막내이모께서 이모부보러 얼마전에 이란에 다녀오셨거든요? 나중에 이번내지 내년 한겨울쯤에 부모님하고 막내이모랑 같이 이란으로 갈 예정인데 말씀하신대로 저는 여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히잡을 써야하는데 한겨울에 이란에 갈경우 어떤옷을 입어야 되는지요? 들은바로는 여자들일 경우 국적을 막론하고 반드시 엉덩이를 가리는 코트를 입으라고 권고하더라구요? 여성들의 이란여행 복장규정에 대해서 자세히 답변 부탁드립니다~!!!

    • 전 여름에 여행해서 겨울 복장은 잘 모르겠는데 엉덩이를 가리는 코트를 입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여성복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해 알려드릴게 없어 죄송하네요. ㅠㅠ

    • 겨울에도 동일하게 머린엔 스카프를 써야 하구요 외투는 엉덩이를 가릴수 있을 만큼의 외투를 입어야 합니다.

  7. 역시 이란에서는 샌드위치나 피자 햄버거 혹은 케밥이나 볶음밥이 제격이겠네요? ㅠㅠㅠㅠㅠㅠ

  8. 이란은 뭔가 이름만 들어도 좀 겁난다고 해야하나..
    근데 사진을 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같은가보네요~
    무엇보다 휴일에 아무도 없는 건 참 신기하네요ㅋㅋ
    이란의 화폐 단위가 크다고 하니 베트남에서 돈 쓸 때 헷갈렸던 것이 생각나기도하고..
    참, 터키에서 달러를 많이 바꾸셔서 무엇때문인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알게됐네요ㅋㅋ

    • 우리나라와 외교도 계속하고 있는 나라이고 제가 여행할 때는 IS가 없어서 그랬는지 전 별 걱정 없이 다녀왔는데 영화와 뉴스에서 접하던 이란이 전부이기에 주변 사람들은 이란을 위험한 나라로 생각하고 있더라구요.
      달러는 앞으로도 요긴하게 쓰입니다~ ㅎㅎㅎ

  9. 저기 위, 뚱뚱한 아저씨가 의자에 앉아 있는 지하철 안내판 그림은 뚱뚱한 사람에 대해서 뭐라고 비하하면서 써 놓은 게 아니라, 그저 목적지에 닿고 싶은 마음에 남자칸에 자리가 없다고 여자 전용칸에 가서 앉는 남자들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자제를 부탁하는 문구가 쓰여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밑에 꼬마기차 같은 걸 타고 가는 것은 그저 재미로 타는 게 아니고요, 테헤란 남부 구시가지 중 일부 지역에서는 일반 자동차 진입 및 통행 금지 지역이 있어요. 이런 자동차 통행 금지 지역이 꽤 범위가 넓은데, 그렇다고 죄다 걸어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저렇게 꼬마 기차 비슷한 교통 수단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것입니다.

    • 역시 지식이 없으니 실수했네요.
      뚱뚱한 사람을 너무 부각시켰길래 대충 유추했는데 제가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하고 여행기 내용은 수정하겠습니다.

  10. 여행을 왜 가냐고 묻거든,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아직은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고 불편한 곳. 저라면 일상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귀국할 것 같군요. 용기와 근성에 박수를 앞으로도 잘 보겠습니다.^^

    • 이란을 여행하는 한국인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전 한국인의 수 보다 그냥 조용하고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 좋더라구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11. 한국어를 아는 기사님에, 서울공원에~
    왠지 멀게 느껴졌던 이란이었는데 단박에 밀려드는
    이 친근함은 뭘까욤? ㅎㅎㅎ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때문에 제가 너무 이란에 대해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나봐요.
    용민군 덕분에 이란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12. 이란여행 계획하고 있는데요 부킹닷캄이나 호스텔월드에서 숙소검색이 안되네요
    숙소를 어디서 미리 볼 수 있을까요

  13. 이란 여행 적기는 언젠가요?

  14. 위에 나온 호텔 혹시 사이트나 예약할 방법같은거 있나요???

  15. 안녕하세요, 저는이란 사람입니다. 당신이이란에서 좋은 순간을 보았기를 바랍니다.

  16. 안녕하세요, 저는이란 사람입니다. 당신이이란에서 좋은 순간을 보았기를 바랍니다.

  17. 처도르 안써도 됩니다 숄이라 루싸리라고 하는 가벼운 숄로 머리를 가리면 충분해요! 혹은 후드티를 입거나 모자를 써도 괜찮습니다 처도르는 신실한 사람들만 선택해 입습니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