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37. 사람과 콘센트.



타지마할을 보고 숙소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즐기다가 다시 아그라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인도도 인구수는 세계 2위, 면적은 세계 7위이니 대륙의 기상을 가진 중국처럼 기인들이 많다.

아그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타지마할과 아그라 성이다.

물론 다른 유적지들도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기에 아그라 성으로 향했다.

팀의 총무 역할을 맞고 계신 이상훈 형님께서 아그라 성 입장권까지 사주셨다.

같이 다니는게 죄송스러울 정도로 계속 챙겨주셔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런데 입구에서부터 자꾸 가이드를 해준다며 따라 오던 인도인을 뿌리쳤더니 입장으 도와준다며 우리 입장권을 받은 뒤 검표원과 짜고 표를 빼돌렸다.

7명이라 7장의 표를 샀는데 돌려받은 표는 3장이니 4장은 다시 매표소로 돌아가 돈을 받을 모습이 눈에 훤하다.
참 별에 별 사기를 다 당한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손해보지 않고 그들만 이득을 봤으니 사기라 부르기도 뭐하다.
 

지부장님은 여기서도 활약하셨는데 우리보다 먼저 도착하시고 우리를 기다다가 표도 없이 먼저 안으로 들어가 계셨다.

정말 대단하시다고 했더니 한국에서는 더 재미있으시고 대단하시다고 한다.

인도에서 성은 처음 들어가 봤는데 규모가 커서 그런지 내부가 엄청 멋있지는 않았다.

하긴 사람이 생활하고 전쟁을 목적으로 지은 성에 내가 뭘 기대한건지 모르겠다.

아그라 성에서는 타지마할이 보인다.

타지마할을 만든 샤 자한은 말년에 막내아들의 반란으로 아그라 성에 유폐된다.

아그라 성에 갇힌 채로 부인을 위해 만든 타지마할을 바라보던 샤 자한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왠지 샤 자한이라면 타지마할을 보며 부인 생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 했을 것 같다.

날이 너무 더워 머리띠를 다시 꺼냈다.

어서 머리띠를 안 써도 되는 북쪽으로 올라가야겠다.

성의 웅장함을 기대하고 왔기에 약간 실망했지만 세밀한 기둥장식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이가 들어가는지 이런 미세한 문양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제 진짜 타지마할과 안녕이다.

타지마할에서 나올 때도 아쉬웠는데 아무리 봐도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이 실존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나도 아름답거나 대단한 건물을 지을 때 참여해보고 싶다.

인도에는 참 많은 직업이 있다.

아그라 성에는 다람쥐 왈라가 있었는데 자기 다람쥐도 아니고 돌아다니는 다람쥐를 먹이로 유인한 뒤 관광객들에게 먹이를 줘보라며 돈을 받는다.
밑천도 없이 장사한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안에서 보니 확실히 웅장한 멋은 별로 없지만 세밀한 멋이 살아있다.
이럴 땐 건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전공은 건축공학이지만 1학년만 다녔기에 아는게 별로 없다. 

대단한 지부장님.

MTB도 좋아하셔서 내가 처음에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시작했었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하신다.

정작 얼마 가지도 못하고 돌아왔기에 부끄러워서 혼났다.

중국 해안가를 따라 짧게 자전거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하셔서 몇 가지를 알려드렸는데 왠지 금방 가실 것 같다.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냥 물어만 보는 사람과 직접 실행할 사람이 보이는데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 궁금하다.

밖에 나와서 보면 웅장하긴 웅장하다.

아그라 성은 3대 황제가 축조한 것을 5대 황제인 샤 자한이 가장 아름다운 궁전으로 바꿨다고 한다.

자신이 가장 아름답게 만든 성에 갇힌 채, 자신의 여인이 잠들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바라봤을 샤 자한의 표정이 궁금하다.

숙소로 돌아 오는 길에 저녁을 먹기에는 시간이 일러 맥주를 사러 갔다.

속이 안 좋아 처음에는 반 잔만 마셨는데 이번에 처음 마셔 본 킹피셔 그린이 꽤 맛있길래 배가 아프던 말던 그냥 계속 마셨다.
내 위장은 나약할지라도 내 간은 강하다고 믿는다. 

기차 시간이 다가와 떠나야 할 것 같아 인사를 하니 지부장님께서 밥은 먹고 가야한다며 식당으로 가자고 하신다.

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나오는 라면을 시키고 기차상황을 확인하니 20분 정도 연착이 될 것 같았지만 혹시 모르니 빨리 먹고 인사를 드렸다.
나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다들 라면으로 메뉴를 통일까지 하셨다.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청정원과 대상, 형님들은 절대 못 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도움들은 꼭 다시 베풀겠습니다.

시간이 촉박하니 릭샤를 잡고 대충 흥정을 한 뒤 빨리 가자고 했다.

원래 공지된 출발 시각보다 5분 전에 역에 도착했다.

전광판에 나온 기차의 상황을 다시 확인하니 정시 도착이라고 한다.

서둘러 클락룸으로 가서 맡겨뒀던 짐을 찾고 플랫폼으로 달려가니 기차가 들어 온다.

더워서 헥헥거리고 있는데 아이스크림 장수가 지나가길래 하나 사먹었다.
혼자 낑낑대며 가방을 올리려하자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 아저씨께서 도와주셨다. 아이스크림을 살 때도 외국인이라 사기를 칠까봐 가격도 확인해주시고 계속 도와주시는 것이 고마워 짜이를 두 잔 사서 같이 마시며 계속 이야기를 했다.

매번 SL(침대칸)만 이용하다가 내가 원한 시간에 운행하는 아그라에서 델리로 나가는 기차는 SL칸이 매진이고 한 3시간정도만 타면 되기에 좌석표인 2S(세컨) 등급을 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컨표는 입석으로 탄 사람들이 많아 엄청나게 복잡하다길래 걱정했는데 탈 만했다.

나보다 4칸 쯤 앞에 탄 아기가 잠깐 뒤를 돌아봤는데 엄청 귀여워서 사진을 한 장 찍고 싶었다.

이쁘게 찍고 싶어 평소에 잘 쓰지도 않던 50.8 렌즈를 끼고 한 10분쯤 기다리자 다시 뒤를 돌아 봤는데 정말 귀여웠다.

아 토끼같은 딸래미를 낳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그전에 여우같은 마누라도 만나야 할텐데 이 것도 걱정이다.


3시간쯤 달려 델리에 도착했는데 인도로 처음에 들어와서 만난 델리와 너무 달랐다.

처음에 왔을 때는 약간의 두려움이 있어서 정신이 없었던 것 같은데 다시 온 델리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오늘의 생각>


다시 한번 고추장은 청정원.

타지마할이 왜 타지마할인지 알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차표를 끊으러 갔다.

내일 이동을 해야하는데 기차표가 2주전부터 매진이라 긴급 티켓인 따깔을 끊으러 갔다.
따깔은 인구 수가 많은 인도에서 급한 일로 기차를 타야하는데 표가 없을 때 출발 하루 전에 약간의 돈을 더 내고 끊을 수 있는 인도철도청에서 운영하는 공식적인 티켓이다.

나름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200명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따깔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따깔은 딱 아침 10시부터 판매하기 시작하는데 꼭 야구장 표를 구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같았다.

내가 갈 곳의 따깔표는 120장이 있었는데 40분동안 줄을 서서 창구에 가니 28장밖에 안 남았었다.
처음으로 따깔표를 끊어봤는데 표를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목적을 달성했으니 줄 서 있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가진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나온다. 

빠하르간즈로 돌아 왔는데 이렇게 평화스러운 거리를 처음에는 왜 그리 걱정했었는지 모르겠다.

굳은 표정으로 숙소를 잡기 위해 배낭을 메고 다니는 여행객들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배는 고픈데 속을 완벽히 낫게 하기 위해 점심까지 굶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와 고민을 했었다.

원래는 점점 남쪽으로 치고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날마다 더워지는 것이 느껴지니 남쪽으로 가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북쪽을 집중 공략하기로 하고 기차표를 알아봤는데 다 매진이길래 외국인쿼터를 이용해 한 달 뒤의 기차표를 예매해버렸다.

이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는 비밀이지만 4월 17일 11시 30분에 출발해 4월 19일 9시 35분에 도착하는 46시간짜리 기차다.
참 땅덩어리가 크기는 크구나.
한 달 뒤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은 현재에 충실하자.  

기차표를 끊고 숙소로 돌아오니 도미토리에 같이 묵고 있는 한국분께서 코넛플레이스를 간다길래 따라나섰다.

조금이나마 인도를 보고 왔더니 확실히 인도의 수도가 델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델리에는 스타벅스도 있다.

인도에서 커피빈은 봤어도 스타벅스는 처음 봤는데 역시 델리는 인도의 수도가 맞나보다.
커피 한 잔 마실 돈이면 짜이를 여러 잔 마실 수 있으니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간다. 

같이 간 분이 한국에 보낼 소포가 있다고 해서 우체국을 먼저 들렀다.

며칠 뒤면 어무이 생신이라 나도 뭔가 선물을 보내려 하다가 딱히 인도에서 보낼만한 것이 없어 그냥 엽서 한장을 보냈다.
엽서값 10루피(한화 200원)에 우표값 15루피(한화 300원)이니 해외에서 엽서 보내는 것이 한국에서 보내는 것보다 싸다. 
생신 날에 500원짜리 엽서 하나 보내는 불효자는 웁니다.

오늘 하루종일 굶었더니 배가 고파 유명한 식당에 갔는데 7시가 넘어야 탈리를 먹을 수 있다길래 그냥 나와 쉐이크를 한 병 사먹었다.

처음엔 밀크쉐이크를 먹으려고 했는데 딸기로 주길래 그냥 먹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햄버거보다 쉐이크를 자주 사먹었었다.

특히 롯데리아보다 맥도날드 딸기쉐이크가 양도 많고 진해서 좋아했는데 맥도날드의 본사는 미국 시카고에 있다고 하니 언제쯤 맥도날드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코넛플레이스는 원형모양인데 가운데에는 공원이 있고 그 주위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딱 치킨에 맥주를 먹으면 좋을 것 같은 공원이다.
아... 치맥먹고 싶다. 

공원의 풍경은 여느 나라와 비슷하다.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고 친구들끼리도 오고, 혼자서 책도 읽는다.

아마 뭄바이에는 고층빌딩이 많겠지만, 인도에 와서 고층빌딩을 본 기억은 별로 없다.

그래도 여기는 델리의 번화가라 빌딩들이 보이기는 한다.

그동안 고생한 나의 위장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아까 갔었던 고급 탈리집에 다시 갔는데 밥 1그릇을 추가하니 200루피(한화 4,000원)정도 나왔다.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카레를 처음 먹어보니 신기했다.

돈을 너무 아끼는 것은 아니지만 길거리 식당의 밥도 맛있어 딱히 좋은 식당을 찾아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어 빙빙 돌다가 녹초가 돼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도미토리에 인도에서 공부중인 한국 사람이 한 명 더 있어 같이 술을 먹기로 했다.

썬더볼트라는 맥주를 먹었는데 이름만 마음에 들고 맛은 인도 맥주 맛이었다.
 

그런데 인도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 여행자의 규칙을 잘 몰라 도미토리에서 소리를 질르길래 뭐라 했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한국이라면 격식을 차리느라 상대를 했겠지만 외국에서는 그냥 무시한다.

원래도 좋고 싫음이 어느정도 분명했었는데 해외에 나오니 나와 안 맞는 사람은 애초에 스파크가 튈 일도 없게끔 콘센트도 안 꽂는다.
여행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말이 어느정도는 맞는 것 같은데 항상 좋은 사람만 만나기를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이니 그냥 그러려니 한다.

<오늘의 생각>


델리는 두 번째인데 이번에도 별 것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고 밖으로 나오니 통이 트고 있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 있는 것 다음으로 좋은 것이 타는 듯한 노을인데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이번에 탄 기차는 CC클래스(에어컨 좌석)밖에 없었다.

타보니 우리나라의 무궁화호처럼 생겼다.

앉아있으니 사람들에게 신문과 잡지를 나눠주는데 분위기가 공짜길래 나도 하나 받았다.

잡지를 보고 있으니 물주전자와 컵을 주며 짜이를 타 먹을 수 있게 해준다.

뭔가 희한해 기차표를 확인해 보니 어디선가 들어본 사답띠 익스프레스였다.

인도에는 여러종류의 열차가 있는데 그 중 사답띠 익스프레스는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특급열차다.
표를 끊을 때는 좌석칸인데 비싸길래 구시렁거렸었는데 타고 나니 기분이 좋다. 

특급열차의 가장 좋은 점은 밥을 준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아침을 못 먹어서 기차 안에서 뭔가를 사먹으려 했는데 꽤 그럴싸한 밥을 준다.

밥 먹고 나서 짜이도 한 잔 더주니 특급열차를 탈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은 출장가는 중이고 현대자동차를 타고 있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한다.
외국에선 옆자리에 앉으면 인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 아쉽다. 

밥도 주고 차도 주는 기차를 즐기다 보니 금새 목적지인 하리드와드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릴 때가 되면 승무원이 돌면서 팁을 걷길래 나도 조금 팁을 줬다. 

시바신인 것 같은데 저처럼 참 잘생기셨군요.

하리드와드에서 최종목적지인 리쉬께쉬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리쉬께쉬 시내에 내려서 내가 가려는 곳까지는 약 6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릭샤값을 아끼기 위해 걷기로 했다.

걷기 전에 다리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라임 소다를 한 잔 사 먹는다.

열심히 걷는데 해가 너무 쨍쨍하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 먹어야겠다.

돈을 아끼기 위해 걷다 보면 군것질거리를 많이 사 먹어 결국 돈을 쓰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먹는게 남는 거고 걸으면 운동도 되니 기분이 좋다.

걷고 걷다가 강도 건넌다.

다리를 건너는데 인도인들도 여행을 온건지 다리에서 인증샷을 찍느라 바쁘다.

1시간이 넘는 시간을 걸어 내가 찾던 아쉬람에 도착했다.

구름도 이쁘고 노을도 빨갛고 리쉬께쉬에서에 온 첫 날부터 기분이 좋다.

저녁은 알루고비라고 감자와 콜리플라워로 만든 카레에 짜파티를 먹는데 꽤 맛있었다.
알루는 감자고 고비는 콜리플라워다. 

내가 찾던 아쉬람에 들어갔더니 100개가 넘는 방이 다 꽉 차있어 방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하나 아쉬람 입구에 주저앉아 있었더니 아쉬람에 묵고 있던 이탈리아 친구가 방을 구하냐면서 아쉬람 옆에 싼 도미토리가 있다고 말해줘 찾아갔더니 여기도 방이 없다고 한다.

허탈한 표정으로 지금 1시간이 넘게 걸어와서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그러면 복도에 있는 직원용 침대에서라도 잘거냐길래 고맙다며 자리를 잡았다.

요금은 도미토리와 같은데 와이파이가 빵빵해 사람들이 다 잠들 때까지 와이파이를 썼다.

아쉬람에 들어가면 한동안 와이파이를 못 쓸 테니 원 없이 썼다.

<오늘의 생각>

이런 좋은 기차도 존재하는구나. 



 




  1. 3월19일 경의 여행기를 지금 쓰고계시네요?^^
    시차가 넘 벌어졌어요
    그러다가 추운겨울에 땀나는 얘기 들어야 할것 같네요 ㅎㅎ
    서둘러 주세요
    근데 ... 현지식사에 적응이 우선이지만
    지금 쯤 ... 김치찌게나 된장찌게가 그리울 땐데..
    견딜만 하세요?

    나는 한달여만인 14일날 서울에 돌아왔는데
    오자마자 순댓국집에 가서
    머리고기에 막걸리 한잔 했어요
    외국있을때 가장 생각나던 음식였거든요 ㅎㅎ

    여행기 잘봤어요
    한달후 48시간 타는 기차의 도착지는 어딜지 궁금해요^^

    • 시차는 점차 줄어들겁니다. ㅎㅎ
      아직까지 한국음식이 엄청나게 먹고 싶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순댓국 이야기를 하시니 저도 먹고 싶어지네요.
      다음 이야기들도 기대해주세요.

  2. 밤새, 직접 대면한 적도 없는 님과 밤새 인도를 여행-_-하면서 거래란 거래는 제가 다 담당하고...깨니 제 방이더군요....
    전 인도 안가도 되어요.....사람은 없어도 됩니다...전기 충전만 되면 되어요 ㅠ_ㅠ

    • 그렇게까지 빠지셔서 보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여행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떠나는 것이니 콘센트가 맞는 사람을 찾아 떠나보세요.

  3. 아... 월요일이네요 이렇게 여행기를 한편읽으면서 힘을얻고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렵니다.
    인도에서 기차타는 제대로 알려주시네요...2달전 기차표가 거의다 매진이라니..허참...
    그래도 외국인을 배려해주는게 조금은 괜찮네요...
    기차에서 밥주는거 보니까 꼭 항공기에서 밥나오는것 같네요...좋으당
    이번여행기도 그렇고 저번도 그렇고 청정원분들 참 따뜻한 분들이네요......한국사람들만의 끈끈한 정이 있죠. 참 훈훈합니다.
    몸건강하시고 다음 여행기도 기대해봅니다.

    • 외국인쿼터제도가 없었다면 참 여행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암표상도 엄청 활개를 쳤을 것 같구요.
      청정원 분들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ㅎㅎ

  4. 기차표 4월 17일이라고 하셔서 뭔가 하고 계속 생각했네요^^;;ㅋㅋ
    기차로 46시간 동안 기차 여행이라니..
    저 같은 경우는 작년에 대학교 졸업하고 취직해서 처음으로 여행 간 곳이 강원도였는데,
    그 때도 굉장히 멀다고 생각했는데 인도에서 그 정도 시간은 동네 마실 수준이겠네요~
    역시 경험 해보고 싶은 인도입니다^^

    • 기차가 연착되면 5시간 정도는 그냥 가만히 서있는 시간입니다.
      강원도 여행 이야기를 하시니 대관령 삼양목장에 올라갔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5. 인도의 수도는 델리가 아니라 뉴델리예요. 위키백과 인도 문서: http://ko.wikipedia.org/wiki/%EC%9D%B8%EB%8F%84

  6. 머리띠가 잘 어울리는군ㅋㅋ
    맨날 SL만 탔었는데
    좌석칸도 짧은거리는 괜찮네
    특히 사답띠.. 오믈렛도 맛있어보이고
    맹고주스랑 빵이랑 +_+

  7. 용민군 표현대로 '최고급 탈리'는 그릇부터 뭔가
    일반 탈리보다 고급지네요. ^^
    정말 깔끔하게 나온 사진을 보니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한번은 시도해보고 싶은 탈리였어요.
    또 기차식도 기내식만큼이나 잘 나오는 것 같네요. ^^
    가끔 정신줄을 집에 놔두고 오는 여행객들을 볼 때가 있는데
    그들은 그의 뒷모습을 못 보니 그저 안타깝기만 하죠.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6. 발로 찍은 타지마할.



이번 편은 '청정원 쌀로 만든 쇠고기 볶음 고추장'과 함께 시작합니다.

여러분 고추장 보니까 매콤한 게 당기시죠?

그러면 오늘 집에 가시는 길에 청정원 태양초 고추장으로 만든 매콤한 떡볶이 어떠신가요?

공식적으로 청정원의 협찬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상그룹과 청정원 사랑합니다.

혹시나 CJ를 비롯한 다른 회사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면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받기만 하고 입 싹 닫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잖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청정원 고추장 파이팅입니다.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같이 아침을 먹는다.

우리 모두 오늘 아그라로 가는데 난 저녁 기차고 이분들은 아침 기차를 타고 가신다.

헤어지는 것이 섭섭하기는 했지만 아그라까지 같이 갔으면 한 없이 퍼주실 것이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기차역에서 인사를 한번 했을 뿐인데 하루 종일 챙겨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예전에 자전거 세계일주를 준비하며 한국에서 예행연습을 할 때 영주에서 만난 분이 떠오른다.
하루종일 오르막길을 달려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상태로 눈이 마주쳐 인사를 했더니 밥 먹고 가라며 직접 라면을 끓여주셨던 정말 고마운 분이 떠오른다.


한국인의 정은 옛말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그래도 한국인이 좋고 내가 한국사람이라 좋다.

아그라로 가는 기차표는 끊어놨었는데 아그라에서 나오는 기차표를 안 끊어놔서 기차예약사무소를 찾아갔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자꾸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서 업무가 중단된다.

인도니까 기다리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다.

역무원 아저씨가 'No Problem.'이라며 기다리라 하면 나도 'No Problem.'이라 대답하고 기다린다.

좋은 음식들을 먹여줬는데도 배가 완벽하게 낫지를 않는다.
좋은 음식을 안 먹다 먹어 위장이 놀란 것이면 상관이 없지만 반란을 일으킨 것이라면 괘씸하니 철저하게 다스려야겠다.  

아침도 든든하게 먹었기에 점심은 그냥 거르고 숙소 로비에 있는데 한국 책이 보인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시간을 보내려고 읽는데 원서가 이상한 건지 번역이 이상한 건지 읽느라 힘들었다.

'화를 다스리면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말처럼 너무 이상한 책을 읽느라 화가 난 나를 다스렸으니 인생이 달라지길 바랄 뿐이다.

기차시간까지 4시간 정도 남았기에 2권을 읽으려 했는데 로비에서 한국인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시내에서 기차역까지 가려면 오토릭샤를 타야 하는데 릭샤꾼들끼리 100루피로 담합을 했다.

담합을 한다고 당할 내가 아니기에 지나가던 인도 사람들이 탄 릭샤를 잡고 30루피에 가자니까 알겠다며 타라고 한다.

타고나니 릭샤꾼 중에 대장 격인 사람이 나에게 와서 내리라고 했는데 내가 탄 릭샤주인이 걱정하지 말고 그냥 있으라며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결국 릭샤주인이 이기고 같이 탄 인도 사람들도 릭샤꾼 대장을 욕한다.

릭샤를 탈 때 릭샤꾼들이 호객행위를 많이 하는데 이럴 때는 다 무시하고 인도인들이 타는 가격보다 조금 더 주는 값을 부르고 이를 수락한 릭샤에 타면 된다.

역에 도착하니 대기하고 있던 릭샤꾼들이 또 몰려든다.

힌디어로 대화를 하지만 눈치껏 해석해보면 왜 합승 릭샤에 외국인을 태웠냐고 물으며 얼마 받았는지 캐묻는다.

나를 데려온 릭샤꾼도 머쓱했는지 조용히 30루피에 왔다고 말하자 화를 낸다.

자기들만의 규칙이 있다지만 여행자들에게 사기 치려고 담합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담합을 해도 좀 적정 수준에서 하면 서로 좋을텐데 인도 장사꾼들은 적당히라는 개념을 모르니 문제다.
그리고 명동에서 외국인들 대상으로 사기치는 택시기사님들도 나라망신 좀 그만 시켰으면 좋겠다. 

기차에 타서 창밖을 보니 특이한 열차가 보인다.

아마 돈 많은 여행자들이 탄다는 왕궁열차인 것 같다.

저런 열차는 혼자 타면 외로워서 안된다. 그러니 난 그냥 저렴한 열차를 이용해야겠다.

<오늘의 생각>


자꾸 화장실에 가서 배에 힘을 주니 근육이 당긴다.

식스팩이 생길 기세다.

 

아그라는 모든 것이 비싼 도시기에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은 당일치기 여행을 선호한다.

그래서 나도 일부러 밤 기차를 타고 새벽에 아그라에 도착하는 계획을 세웠다.

새벽 2시 30분에 도착 예정이라 타면서 연착이 되기를 바랐는데 정시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하면 웨이팅룸에 들어가서 자면 된다.
예전에는 누가 짐을 가져갈까 봐 앉아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이제는 누가 가져가겠느냐는 생각이 먼저 든다.
물론 의자에 턱이 있어 눕기에 불편하지만 이리저리 머리를 써서 결국은 눕는다.

통이 틀 무렵, 기차역에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온다.

인도의 기차역에는 클락룸이라고 약간의 돈을 내면 짐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있어 기차표만 있으면 배낭을 통째로 맡길 수 있다.

드디어 인도에서 제일 유명한 것 중 하나인 타지마할을 향해 간다.

지도로 봤을 때는 5km정도 거리길래 걸어가려고 나왔는데 릭샤꾼들이 10km라며 호객행위를 한다.

무시하고 가는데 표지판에 진짜로 10km라고 적혀 있어 당황했다가 GPS를 켜보니 5km정도면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걷기로 했다.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릭샤들이 계속해서 멈춘다.

계속 무시하며 걷는데 한 릭샤가 타지마할까지 싸게 간다고 한다.

정말 싸게 갈거냐며 20루피(한화 400원)에 가자니까 괜찮다며 타라고 한다.

알고보니 타지마할 근처에 있는 호텔에 픽업을 하러 가는데 빈 차로 가는 것보다 나를 태워서 담배라도 피울 생각이라 한다.

자기는 담배를 펴서 좋고 난 일출을 볼 수 있어서 좋다며 같이 웃었다.

타지마할 근처는 릭샤의 출입이 제한된다.

서쪽입구 근처에서 내려 걸어간다.

이제 해가 뜨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이 왔다.

타지마할에 들어간다는 생각에 설레서 사진이 흔들린 것도 확인하지 않고 대충 찍었다.

타지마할의 입장료는 외국인은 750루피(한화 15,000원)이다.

비싸지만 인도에 와서 타지마할을 빼놓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낸다.

대신 일회용 덧신과 물 한병을 준다.

아그라의 유적지에는 외국인에게만 물리는 아그라 발전 기금(ADA)이라 불리는 특별한 요금이 있어 유적지에 갈 때마다 돈을 더 내야 한다. 

하지만 여행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타지마할 입장료에 하루 치의 ADA를 포함해 타지마할 입장권이 있으면 당일에 한해 다른 유적지에 가도 ADA를 안 내도 되게끔 바꿨다.

해가 떠오르고 있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기본인 수평계도 안 맞추고 찍다니 내가 정말 설레긴 설렜나 보다.

모든 사람들이 최고라고 말하는 타지마할에 드디어 들어간다.

타지마할에 들어가려면 가방 검사 및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칼 같은 것은 물론 스케치북도 안된다고 한다.

난 모든 것을 기차역에 맞겼기에 당당하게 들어갔는데 카메라 가방에 넣어 둔 라이트도 반입 불가라고 한다.

건전지 하나를 버리던지 밖에 있는 보관소에 맡기라는데 차마 에네루프 건전지를 버릴 수 없어 버리는 척을 하고 숨겼다.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이 왕비인 뭄타즈 마할이 출산 도중 죽자 머리가 하얗게 셀 정도로 충격을 받고 최고로 화려한 무덤을 그녀에게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무려 22년 동안 공사를 했는데 연간 20만 명의 인부와 1000마리의 코끼리를 동원하는 등 대규모 공사였다고 한다.
역시 가장 강한 힘은 사랑의 힘이 맞는 것 같다. 
근데 난 언제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을까. 

타지마할을 처음 마주한 순간 들어가기 전부터 두근거리던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사진으로 봐오던 것과 실제로 마주친 타지마할은 너무 달랐다.

특히 중앙에 있는 연못에 비친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에 빠진 사람들은 한없이 바라보고 사진을 찍을 뿐이다.

아름다운 곳 앞에 서면 내 사진 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내 눈에는 정말 아름다운데 사진으로 보면 그 반의반의반의 반도 못 미친다. 

모두들 인증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사진찍기 좋은 자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길래 사람들 뒤에서 인증샷을 찍고 바로 나왔다. 

타지마할의 설계는 이란의 우스타드 이샤가 맡았고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중국 등 세계 각지의 장인들이 함께했다고 한다.

또한 건물뿐만 아니라 기단까지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한 남자가 죽은 부인을 위해 순백색의 대리석으로 이런 마술을 부리다니 정말 대단하다.

어느 방향에서 보든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제 타지마할로 들어간다.

인도의 상징 중 하나인 타지마할이기에 관리도 철처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타지마할 기단에 올라서는 순간부터 신발을 벗거나 일회용 덧신을 신어야 한다.

그래도 비싼 돈을 내고 온 외국인들에게는 약간의 대접을 해준다.

현지인은 10루피인데 그 75배를 내고 들어왔으니 빠른 입장을 위해 짧은 줄에 서게 한다.
근데 난 돌아가도 좋으니까 10루피만 내도 좋을텐데. 

저 아저씨도 타지마할에 푹 빠졌는지 정신줄을 놓고 신발을 신고 돌아다니다가 경찰에게 혼이 났다.

대리석 계단에 무리가 갈까봐 그 위에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놨다.

멀리서 볼 때는 그냥 대리석 건물이었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아름다운 조각들로 덮여있다.

타지마할에 조각된 문양들은 대부분 꽃인데 이슬람교의 특성상 움직이는 동물이나 신상들은 우상으로 취급해 금지되기 때문에 꽃 문양을 주로 썼다고 한다.

타지마할에 쓰인 대리석은 인도 라자스탄 주의 마크라나에서 왔다는데 이 많은 돌을 어떻게 옮겨왔는지 신기하다.

또, 옮겨진 돌들을 다듬고 쌓고 조각까지 했다니 대단하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타지마할을 만들기 위해 죽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리고 타지마할이 완성되자 다시는 이런 건축물을 못 만들도록 장인들의 손을 잘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다.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피로 이루어진 건물이지만 절대적인 아름다움 앞에 다른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타지마할 내부도 대리석으로만 이루어진 줄 알았는데 잘 보니 연석이 섞여 있다.

타지마할의 내부에는 묘가 있지만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하지만 그 묘는 도굴꾼을 걱정한 샤 자한이 만든 가묘로 진짜 무덤은 본당 지하에 있다고 한다.

혼자다니다 보니 가끔씩 남이 사진을 찍는 모습을 찍고 싶어진다.

타지마할을 한 번 훑어보고 나가기에는 너무 아쉬워 오전 내내 멍을 잡을 생각으로 자리를 잡았다.

멍을 잡다가 문득 내가 1,000루피를 내고 거스름돈을 안 받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타지마할에 들어간다고 설레서 돈까지 뿌리고 다니다니 정말 바보가 따로 없다.

10루피 아끼려고 걸어 다니고, 5루피 싼 음식 찾아다니면 뭐하나. 250루피를 땅에 버리고 다니는데.
정말 내가 미워진다. 

이렇게 된 이상 타지마할에서 1,000루피의 뽕을 뽑기로 한다.

우선 타지마할의 모든 정기를 내가 받아야겠다.

억울해 죽겠는데 내가 칠칠치 못한 것이니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한다.

아 위대한 사랑을 표현한 건축물을 즐기는데 사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이미 졌다. 

동양인 남자가 혼자 앉아 멍을 잡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인도 애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자고 한다.

난 여자도 아닌데 왜 자꾸 찍자하는지 모르겠지만 한 3팀 정도 같이 찍었다.

왜 여기에 있냐길래 너흰 짜이 한 잔 값인 10루피를 내고 들어왔지만 난 750루피를 냈다고 하니 엄청 놀란다.

타지마할의 모서리 부분에는 미나레트라고 불리는 첨탑이 있는데 그 주위를 독수리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멋있어서 계속 봤다.

한 2시간정도 있으니 나를 지켜 보던 경찰들도 다가 와서 말을 걸어서 대화를 했다.
한국에서 왔는데 타지마할이 정말 아름다워 계속 있고 싶다고 하니 내가 앉아 있는 자리가 최고 명당이라며 오늘 하루는 나에게 준다고 한다. 

그런데 엄청나게 이쁜 여자가 있었다.

중국계인 것 같은데 정말 이뻤다.

처음엔 남자친구와 여행와서 사진을 찍는 줄 알았는데 사진 찍는 폼이 모델같았다.

모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뻤다.

아 남자는 다 늑대인가 보다.

이리 봐도 예쁘고 저리 봐도 예쁘다.

하도 신기해서 진짜인지 만져도 보지만 진짜가 맞다.

이렇게 아름다운 타지마할의 기단부를 뒤쪽에 흐르고 있는 야무나 강의 둑을 따라 붙어있는 사라나무 판자가 지탱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판자는 물과 접촉해야 수명이 길어지는데 아그라지역이 오염되면서 현재 물이 부족한 상태라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 빨리 대처법을 발견해 타지마할을 계속해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답기도 했지만 1,000루피의 모든 기운을 흡수하겠다는 생각으로 4시간 정도 타지마할에 있는데 멀리서 지부장님이 다가오신다.

카주라호에서 헤어질 때 혹시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에 빠지면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었는데 진짜로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났으니 단체 사진을 찍으려는데 사진사 아저씨가 찍어준다며 줄을 서라고 해 카메라를 맡겼더니 정말 대충 찍어줬다.

삐뚤게 찍었으니 삐뚤어질 테다.

나도 아저씨 사진 찍어줄게요. 

지부장님께서 정육점을 발견했다고 하시면서 고기를 사다 구워먹자고 하셨다.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내가 앞장서서 숯을 구했겠지만 인도이니 그냥 고기 구경만 하다가 나왔다.

난 다질링에서나 정육점을 봤지 이런 내륙지방에서 정육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지부장님의 관찰력이 대단하신 것 같다.
 

나중에 알아보니 어차피 이슬람교인은 돼지고기만 안 먹고, 힌두교인은 소고기만 안 먹으니 뒤에서 몰래몰래 먹을 것은 다 먹고 있다고 한다.

고기를 먹는 것으로도 종교적 갈등이 폭발할 수 있기에 서로 조심한다고 하니 대단하다.

고기 섭취의 자유를 가진 한국에서 태어나 다행인 것 같다.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찾다가 결국은 소고기 덮밥처럼 생긴 음식을 판다는 곳에 왔다.

소를 신성시 하면서 소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버팔로는 신성시 하는 소가 아닌 가축이기에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버팔로에 대해 찾아 보니 동물계, 척색동물문, 포유강, 소목, 소과라고 한다.

인도에 흔히 돌아 다니는 소에 대해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넓은 뜻의 소는 소과 중에서 산양류·면양류·영양류(羚羊類) 이외의 것을 가리키며, 가축인 소 이외에 물소류·들소·야크·가우르·가얄·밴팅 등을 포함한다고 한다.

결국 버팔로도 소인데 왜 버팔로는 신성시 하지는 모르겠다.

아마 힌두교인들도 나처럼 음식에 대한 예외조항이 필요했나보다.

여러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가 입장권을 사고 거스름돈을 안 받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매표소 직원들이 원래 잔돈을 안 거슬러 준다고 한다.

같이 만난 한국 여성분도 1,000루피라길래 그냥 내고 돌아왔다가 다시 따져서 잔돈을 받았다며 가서 따져보라고 알려주신다.


한국에서부터 정당하게 따지는 것은 자신 있었는데 해외에 나오니 흥정술을 포함한 각종 능력이 향상되었다.

매표소로 가 내 친구는 받았는데 왜 난 안주는 거냐고 따지니 처음에는 원래 그런 것이라 하다가 결국 돌려 받았다.

야금야금 모은 돈을 땅에 버린 기분이었는데 다행이다.

햇볕이 너무 강하니 잠시 쉬기로 하고 형님들이 묵고 계신 숙소 구경을 갔는데 숙소에서 타지마할이 보인다.

해가 질 때 쯤 일몰을 보며 맥주 한 잔을 하면 최고일 것 같았다.

호텔은 몽골의 게르처럼 생겼는데 안에 화장실과 에어컨까지 다 구비되어 있다.
난 항상 싸구려 숙소를 가도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 많았는데 이렇게 좋은 호텔에서도 와이파이가 안 잡힌다고 하신다.
그래도 바로 뒤에 타지마할이 보이는데 와이파이가 무슨 상관일까.
타지마할까지 와서도 스마트폰에 빠져있으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아... 타지마할 진짜 아름다운데... 이거 보여주자니 사진을 너무 못찍었고 말로는 아름답다는 말밖에 못하는 내가 너무 바보같다.


분량을 맞춰보려고 노력했지만 하루 이야기를 아무리 줄여도 사진 50장으로 줄이기에는 무리가 있어 타지마할 이야기만 올립니다.
발로 찍은 타지마할 사진이지만 생략하기에는 너무 아쉬워 내린 결정이니 이해해주시고 다음 주에 찾아오겠습니다.





  1. 타지마할.......
    수십년 전부터 들어온 단어지만
    오늘 군의 여행기를 보니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먼나라 인도의 타지마할
    을 보고 흥분하다니.....
    인도와 그 주변국가를 여행하기를 동경해 왔지만
    어쩐 일인지 좀처럼 기회가 닿질 않네요
    또 ...내년쯤엔 꼭...이라고 다짐해봅니다

    나도 내일 베네치아 에서 4일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노르웨이로 떠납니다
    도착해서 몇일 머문후 이번 여행을 마감하고
    13일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한달내내 현지음식만 먹었더니
    이젠 삼겹살에 소주한잔이 간절해지네요 ㅎㅎ

    다음 여행기를 기다릴께요
    그리고... 셀카를 찍을땐 입에 힘주지 마세요 ^^

    • 인도에 갈 때까지도 타지마할에 대해서는 별 기대를 안했었는데 아그라에 도착하고 나니 심장이 달리기 하더라구요.
      내년쯤엔 꼭 인도와 네팔을 가보시길 바랄게요.

      여행시작하면서 셀카를 찍기 시작했더니 아직도 어색합니다. ㅎㅎ

  2. 타지마할은 묘입니다. 왕비에대한 맹목적인 집착이 낳은 결과물이지요. 아름다워봤자 묘지일 뿐입니다. 에잇~ 삐뚤어질테닷!!!

  3. 아는 분에 인도에서 좀 살다가 오셨는데, 타지마할에 대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외국인 요금을 받는 것까지는 괜찮아. 그런데 왜 내가 공기청정비까지 내고 있어야 하는건데!"
    외국인들 요금에는 관람이 뿐만 아니라 공기 청정부터 시작해서 각종 세금을 엄청 물려서 그렇게 요금이 비싼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자기는 힌디어도 조금 아니까 티벳에서 왔다고 뻥쳤네요.
    인도 북부 히말라야 지역에는 동양인처럼 생긴 몽골계나 티벳계이 살고 있어서 말이 좀 어눌하고 해도 내국인 요금으로 쳐준다고 하더라고요ㅎㅎㅎ

    • 세금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타지마할 하나있다고 유세를 부리는데 안보고 지나칠 수가 없으니 돈을 내는 수 밖에요.
      보고 온 소감을 말하자면 지금 750루피(한화 15000원)인데 만약 그 두 배였더라도 돈은 안 아까웠을 것 같습니다.

  4. 타지마할, 많이 들었어도(심지어 노라조의 카레, 속에서도 ㅎ)자세히 알진 못했는데 제대로 알고
    함께 감상한 기분입니다. 좋은 정보 키핑 해놔야 겠어요
    take care~~~

  5. 매번 댓글달기도 참 멋적다는...근데 댓글 좋아하시니 달아보는...
    아이들에게 독서논술을 가르치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급하게 마신 물이 체하면 약도 없다는. 책도 마찬가지거든요. 급하게 읽고 잘못 흡수하면 안 읽느니 못해요. 번역이 엉망이라면 아예 읽지 마시거나, 아니면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나름대로 꼭꼭 씹어서 흡수하세요. 물론, 읽을거리가 다급한 환경에서는 뭐든 읽고 싶은 마음 이해하지만 ㅜㅜ (유학할 때 음식이나 과자 봉투에 적힌 한글을 아주 자세하게 읽어서 한글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하곤 했던 ㅎㅎㅎ)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서 그러대요. 소를 먹는 것이 금지된 나라에서(인도겠죠?) 과연 소를 먹지 않겠는가? 먹는답니다. 일반적으로 불가촉천민들이 소의 시체를 처리한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라도 단백질을 보충해야 하겠죠...저도 대충 먹었나봅니다. 기억이 ㅜㅜ 읽고나서 난 속고 살았어!!라는 충격에 저 부분만 기억하네요.
    타지마할은 정말 이기적인 사랑의 결과물이네요. 저런 사랑, 저라면 싫어...부러워하실 필요 없어요!! 여행 다 하시고 귀국하신 후, 이쁜 사람만나셔서 외국에서 얻은 그 갈망들, 생각들을 모조리 쏟아부으시면 됩니다. 앞으로 70년은 연애를 할 수 있는데 겨우 20년남짓 안해놓고 뭘 부러워하세요.
    전 어머니가 해 놓은 고추장과 고춧가루 잔뜩 들어간 닭볶음탕을 먹었습니다. 청정원인지 CJ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멋적으셔도 매번 달아주셔야 힘이 납니다.
      알로누나님께서는 선생님이신가 보군요.
      한글에 대한 목마름 아주 동감합니다. ㅎㅎㅎ
      그런데 불가촉천민들이 소를 먹는다니 충격입니다. 인도까지 갔다 왔으면서도 속고 살았군요....!!

  6. 우와~~~~사진만 보고 있는데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봤네요
    발로 찍었지만 타지마할에 대한 경외심과 가고 싶은 욕구는 마구 샘솟네요
    하루일이 바쁜 저로써 고추장청정원편의 리플도 수요일날 작성했네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껴서 본다는거...
    사람과 콘센트편은 월요일날 보고 리플 달아드릴게요 ㅎ
    타지마할 편에서는 너무 djl님이 타지마할에 빠진모습이 나오니....얼마나 대단한지 정말로 궁금하네요

  7. 사진에 담긴 타지마할의 웅장함에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지금까지 타지마할은 전체적인 웅장한 모습만 사진으로 봐왔는데,
    벽 하나 하나 무늬가 조각이 되어있는 모습을 보니 지금까지 봐 왔던 사진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네요^^
    저 역시 타지마할에 있었다면 한참 넋을 놓고 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8. 난 타지마할을 못보고와서

    사진으로 보니 너무 가고싶다ㅠㅠ

    다음에 저기서 멍때려야겠어!!!


    인도인들이 분류하는 소랑
    우리가 분류하는 소의 기준이 다르데
    그래서 인도에서 소를 신성시 여기지만
    자기들의 분류법상 신성한 소와, 그렇지 않은 소가 있는거지
    물소나 버팔로등은 신성한 소가 아니라 먹는다고 하더라구
    불가촉천민들들이 하는 일이 다른데,
    하는 일에 따라서 권리가 주어진대.
    그 중 에서 마을에 가축이 죽었을 경우 가장먼저
    고기를 가져갈 수 있는 권리도 있다고 하더라구

    하 그나저나
    그림같다
    탄성과 탄식이 절로
    또르르...

    • 불가촉천민들 사이에 그런 분류가 있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타지마할은 아무리 잘 찍은 사진으로 봐도 실물의 반도 못 담아 내는 것 같아요.

  9. 타지마할.....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잘 봤습니다.

  10. 중간에 해질녘에 찍으신 사진이 너무 멋지네요~!
    햇빛 아래서도 너무 아름답지만 달빛 아래서는 더 아름다울 것 같아요^^

    • 부족한 사진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름달이 뜨는 날 전후에는 타지마할 야간개방을 하는데 표구하기가 엄청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ㅎㅎ

  11. 외국인 요금이 엄청 비싸긴 하네요 ㅜ 그래도 타지마할은 정말 멋있어 보여요!
    저도 여행가서 사진찍으면 항상 뭔가 부족해 보이는데 ... 손이 문제인지.. 비싼 렌즈를 사야 하는지 ....

    그래도 100번이든 1000번이든 찍어 한두장 맘에 드는게 나오면 너무 뿌듯해서
    그 맛에 계속 사진을 찍게 되는거 같아요 ㅎㅎㅎ

    • 타지마할을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요즘 들어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타지마할보다 아름다운 이슬람 건축물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ㅎㅎ
      사진은 찍는 사람문제인 것 같아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아이폰으로 찍으신 분의 사진을 봤는데 저에게 라이카를 줘도 그런 사진은 못 찍겠더라구요.
      그래도 사진찍는게 재미있으니 계속 찍습니다! ㅎㅎ

  12. 타지마할 진짜 멋있고 아름답네요~~
    거스름돈 돌려받으신거 진짜 잘하셨네요~~^^
    글읽으며서 받아내야 하는데 했는데 받으셨다니
    제가 다 기뻤네요 용민님이 어떻게 여행을 하고 있는데 밥이 몇끼야?!ㅎㅎ

  13. 다른 말이 필요하겠어요? 타지마할인데...
    인도에 대한 동경이나 환상, 관심 그런건 하나도 없는데
    타지마할만큼은 꼭 가보고 싶네요.
    한 사람에게 그토록 과분한 사랑을 받은 왕비는 전생에
    나라를 몇 개나 구했을까요? ㅎㅎㅎ
    타지마할 정면에 있는 인공연못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하니
    직접 가서 그 불가사의를 확인해보고도 싶네요.
    용민군 덕분에 안구호강 잘 했어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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