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17. 하루만에 끝내는 시안여행. (중국 - 시안)

오늘 아침은 시안의 유명한 국수 가게를 가보려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부디 이 것이 오늘의 운세가 아니기를 바라며 숙소 근처의 숙소에서 식당에서 아침을 때운다.

오늘 갈 곳은 중국하면 만리장성과 함께 떠오르는 병마용인데 이 곳도 역시나 줄을 길게 선다.

자금성에서 선착순 8만 명에 들지 못한 뒤로는 어디를 가든 줄을 설 마음의 준비를 한다.

병마용으로 가는 버스도 만리장성으로 가는 버스와 마찬가지로 설명을 해준다.

어릴 때 제2 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웠다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다.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리면 진시황이 반겨주는 병마용에 도착한다.

병마용의 입장료는 1인당 150위안(한화 27,000원)이다.

두 명이 함께 들어가니 한 순간에 54,000원이 빠져 나가는데 가슴이 아프다.

중국 여행을 계획하며 예상 경비를 대충 짜봤는데 입장료가 이렇게 비쌀 줄 몰랐는데 대책을 세워야할 것 같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거고 없다가도 없는 것이니 우선 병마용으로 입장한다.

병마용은 발굴 시기에 따라 3개의 관으로 나눠져있는데 동생님께서 인터넷에서 본 결과 2-3-1 관의 순서대로 입장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혼자 왔더라면 이런 조사없이 1-2-3의 순서로 갔을텐데 동생과 함께 하니 참 편하다.

우리가 흔히 병마총, 진시황릉이라 부르는 병마용은 1974년 우물을 파던 농부에 의해 발견됐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던 병마용의 모습과 실제는 너무 달랐다.

난 웅장한 터에 병사들이 쭉 도열해있는 모습을 봤는데 부서진 마차와 병사들의 흔적들이 전부라 조금 실망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관 밖에 설치된 가판대에 우리 각하의 자서전이 보인다.

2관의 한 편에는 온전한 모습을 지닌 병사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온전한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병마용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병마용에 있는 모든 병사들의 표정이 다르다고 하는데 진짜 사실인지 소문인지 궁금하다.

또 다른 곳에서는 돈을 내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세트장도 있었는데 아이들이 있다면 한 장 정도 찍기엔 좋을 것 같았다.

입장료로 낸 150위안이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3관으로 간다.

3관에 들어오니 내가 기대하던 모습이 약간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말과 병사들이 제대로 서 있으니 이제야 병마용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목이 없는 병사들이 많은데 병마용을 발견 항우가 이를 파괴하며 병사들의 목을 자르고 불을 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원래는 병사들이 무기를 들고 있었지만 이를 항우가 다 수거해 빈손이 됐다고도 한다.

병마용에 있는 병사와 말들은 원래 색이 칠해져 있었는데 발굴과정에서 햇빛에 노출되자 몇 시간만에 모든 색이 날아가버렸다고 한다.

2관보다 3관이 더 좋았으니 1관은 3관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1관으로 들어간다.

1관에 들어가니 드디어 내가 원하던 병마용의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웅장한 모습을 보려고 내가 150위안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나보다.

1관을 보고 나니 왜 사람들이 2-3-1관 순서로 가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만약 1-2-3의 순서로 움직였다면 2관과 3관을 보며 정말 심심했을 것 같다.

아직도 발굴 중인 1관의 한 편에서는 조립 중인 도용을 볼 수 있는데 저 많은 조각들을 일일이 발굴해서 맞추려면 엄청 힘들 것 같다. 

가장 넓은 1호갱은 가로 62m, 세로 230m라고 하는데 이를 만드는데 사람이 얼마나 투입됐을지 궁금하다.

1관 밖으로 나오면 병마용의 역사에 대해서 써놓은 전시관도 있는데 대충의 뜻만 겨우 유추할 수 있었다.

그래도 병마용이라는 글은 읽을 줄 알아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 다시 버스를 타고 시안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는 화청지라는 곳이 있는데 당현종과 양귀비가 만나던 곳으로 양귀비의 목욕탕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피곤하기도 하고 별로 가고 싶지 않으니 그냥 건너뛰기로 한다.

버스에 앉아 슈퍼에서 사온 중국 새우깡을 먹으며 시안으로 돌아간다.

맛은 우리나라의 새우깡과 비슷한데 원래 새우깡의 원조는 일본이라고 하는데 이 새우깡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베이징에서 시안으로 오는 기차에서 2일 동안 좌석에 앉아보니 침대칸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을 할 때 미리 완벽한 일정을 계획하거나 표를 사 놓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침대칸을 이용하려면 최소 1주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하기에 앞으로의 일정을 대충 계획해 미리 기차표를 끊었다.

하지만 오늘 청두로 떠나는 기차는 베이징에서 끊을 때부터 침대칸이 매진이라 좌석표를 끊었는데 이번에는 제발 제시간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시안에는 2층짜리 시내버스가 있는데 가격은 다른 버스들과 똑같이 1위안(한화 180원)밖에 하지 않는다.

입장료 문제만 없다면 중국도 배낭여행하기에 정말 좋은 나라인 것 같다.

점심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다 적당한 식당에 들어가 중국인들처럼 여러가지를 시켜먹기로 했다.

중국인들은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시켜 조금씩 먹고 남기던데 우리는 한국인이니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을만큼만 주문했다.

맛있는 밥을 먹고 배를 채웠으니 이제 시안 성벽을 걸을 차례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이번에도 입장료로 52위안(한화 9,000원)을 낸다.

볶음밥 1그릇에 10위안이고 오늘 둘이 낸 입장료만 400위안이니 입장료로 볶음밥 40그릇을 낸 셈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벽에 오르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가야한다.

계단을 올라 성벽 위로 올라가면 엄청난 규모의 길이 나온다.

밑에서 볼 때는 이렇게 넓은 줄 몰랐는데 정말 대단하다.

성벽 옆에 있는 건물들은 개발이 제한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지어진지 오래된 건물들을 이용해 찻집을 하는 가게들이 많다고 한다.

비가 오는 날에 저런 거리의 찻집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넓은 성벽 길을 걷는 것이 힘들거나 특별한 추억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전거를 빌려주는 서비스도 있었는데 가격이 꽤 비싸길래 그냥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해 걷기로 했다.

물도 충분히 있으니 걱정할 필요없다.

C'estbon은 프랑스어로 '좋다'라는 뜻이라는데 중국에서 파는 여러가지 물 중에서 내 입맛에 가장 잘 맞고 저렴하길래 마트에 갈 때마다 항상 초록병만 찾아다녔다. 

성벽 주위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우리나라의 서울성곽길을 따라 걷다보면 개발된 정도가 다른 동네들을 볼 수 있는데 시안은 그 모습이 더 극명해 인상적이었다.

바닥 돌들에는 기록이 남겨져 있는데 아마 벽돌을 만든 사람이 표시해 놓은 것 같았다.

하늘의 색이 정말 예뻐 사진을 찍으면 마음에 드는 색감이 잘 나와준다.

하지만 맑은만큼 날이 더워 체력이 금방 떨어진다.

체력 하나만큼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 몸도 예전 같지가 않다.

아무리 피곤해도 하늘이 예쁘니 설정샷은 찍어야한다.

남문으로 올라와 동문으로 내려가기로 했는데 이제 겨우 모서리에 도착했을 뿐이다.

그래도 걷다보면 언젠간 도착할거라는 생각으로 다시 걷기 시작한다.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내려왔다고 이렇게 더워지다니 중국이 정말 넓기는 넓은 것 같다.

남문으로 올라온지 1시간 20분 만에 동문으로 내려간다.

혹시나 여름에 시안 성벽을 걸으실 계획이시라면 자전거를 타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래도 해가지기 시작하니 좀 견딜만해진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길을 걷는데 시원해보이는 음료수를 팔길래 하나 사 마셨다.

적당히 달면서 딱히 맛있지는 않는 맛이었는데 여행을 하며 어디선가 먹어본 맛이 나 무슨 맛인지 기억해보려 했지만 떠오르지 않길래 그냥 다 마셔버렸다.

다음으로 간 곳은 회족거리다.

원래는 이렇게 빡빡하게 움직일 계획이 아니었는데 시안으로 오는 기차가 너무 오래 연착이 되버려 어쩔 수가 없다.

방학을 이용해 하는 여행도 시간이 부족한데 나중에 취직한 뒤에 하는 여행은 얼마나 빠듯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회족은 이슬람교도들을 일컫는 말로 시안의 회족거리는 여행객들에게 각종꼬치 구이와 다양한 거리음식들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양꼬치를 파는 가게 앞에서는 즉석에서 양을 해체하는 쇼를 하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 곳에서 양꼬치를 사먹을 것이 아니니 멀리서 사진 한장만 찍고 계속 거리 구경을 한다.

난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없었지만 동생님은 꽃게 튀김이 먹고 싶다해 하나 사봤는데 크기도 크고 살도 꽤 많았지만 향신료가 많이 뿌려진 탓에 금방 질려 둘이 겨우 3마리를 다 먹었다. 

알차게 시안 여행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고 기차역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탔는데 퇴근시간이라 차가 너무 밀리길래 다시 지하철로 갈아탔다.

시안에는 시안역과 시안남역이 있는데 시안남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시간이 마음에 들어 표를 끊었는데 시안남역은 시안 시내에서 2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시안남역이라길래 시안 시내의 남쪽에 위치한줄 알았는데 완전히 속았다.

게다가 시안남역은 시외에 있어 지하철을 타고가다 버스로 갈아타야한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철 역에서 버스 정류장도 멀리 떨어져 있어 겨우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버스를 타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다.

침착하게 바로 택시를 잡은 뒤 가격을 흥정하고 최대한 빠르게 기차역으로 가달라고 부탁을 했다.

택시 기사아저씨께서 빠르게 달려주신 덕분에 제 시간에 기차역에 도착했지만 이번에는 기차역 입구에서 안으로 들여보내주질 않는다.

기차표를 보여줘봤자 그냥 뒤로만 가라고 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기차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상황판단을 위해 매표소로 가보니 사람들이 표를 들고 줄을 서 있는데 잘보니 우리와 같은 기차번호였다.

줄을 서있던 사람들 중 착해보이는 학생에게 찾아가 혹시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물어보니 조금할 줄 안다고 하길래 도움을 요청했다.

번역기와 짧은 중국어, 손짓 발짓을 동원해 그 친구와 대화를 하고 도움을 얻어 다음에 출발하는 기차표를 바로 구할 수 있었다.

정말 다행히 우리를 마지막으로 다음 기차의 표도 매진이 되버려 도와준 친구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중국 여행이 갈수록 스펙타클해지는 것 같은데 부디 이번 기차는 연착되지 않기를 바라며 기차에 오르자마자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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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국은 딱히 가보고 싶은 나라는 아니지만 병마용갱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물가도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은데 입장료는 예외인가 보네요..넓은 나라답게 다니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용민님 말대로 취직하게되면 여행하기가 힘들어질테니 지금 열심히!! 세상구경 하세요~

    • 실제 병마용은 사람이 너무 많더라구요. ㅎㅎ
      중국 물가는 동남아나 인도처럼 정말 사랑스러운데 입장료가 조금 비싸더라구요.
      항상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 병마용은 참 대단하네요.
    영화에 많이 나왔죠. ㅎㅎ
    역시 교통 시스템은 코리아가 최고인 듯.

  3. 늘 고맙게 잘보고있습니다

  4. 일본 고베에 사는 54살아줌마입니다,

    용민씨팬입니다

    작년겨울에 시안가봤읍니다

    여행기 항상너무 재밌게 보구있어요

    동생이 같이있어 참좋겠어요

  5. 비밀댓글입니다

    • 오랜만에 오셨네요. ㅎㅎ
      여행기 자체가 조금 루즈해진 감이 있어 반성하게 되네요.
      그래도 찾아와주셔서 감사하고 더 분발하겠습니다.

  6. 북경에 살면서 다른 곳은 못 가보고 있다가, 용기내서 시안에 가려합니다!!!
    보여주신 디테일한 사진덕에 할수 있을것 같아요!

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16. 시안으로 가는 멀고도 험한 길.(중국 - 시안)

힘들게 줄을 서서 기차에 올랐는데 기차가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람도 많은데 에어컨도 나오지 않고 문도 열어주지 않아 갑갑했지만 그러려니 하는 생각으로 겨우 잠에 들었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나보니 기차는 아직도 기차역에서 대기중이었다.

뭔가 사고나 고장이 난 것 같았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우선 잠은 자지 않고 상황만 지켜보기로 했다.

기다린지 1시간이 좀 지나니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한다.

전날 저녁 8시에 출발 예정이던 기차가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출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웃음만 나온다.

잘 달리던 기차는 4시간 정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다시 멈춘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해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을 조합한 손짓발짓 대화를 시도해보니 아마 비때문에 기차가 멈췄다고 하는 것 같다.

비가 별로 오지도 않는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라면 먹어야 산다.

원래 계획은 밤 기차를 타고 가다 컵라면정도만 사 먹고 도착해서 뭔가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안에 도착하기는 그른 것 같았다.

사람들을 살펴보니 식당칸에서 도시락을 사오는 것 같아 식당칸을 찾아갔는데 줄을 서있는 사람들이 많아 30분 정도 기다려 도시락을 살 수 있었다.

도시락의 맛은 괜찮았지만 양이 너무 적어 아쉬웠다.

앞에서 비가 얼마 오지도 않는 것 같다는 말은 취소합니다.

가만히 있자니 좀이 쑤셔 기차 안에 있는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이나 영어를 할 줄 아는 중국인을 찾아다니기로 했다.

그렇게 방황하다 외국 형님을 한 명 만나서 상황 설명을 들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 기차의 앞 뒤로 선로가 유실됐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원인을 제대로 알았으니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가만히 쉬는 것이다.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 그냥 언젠가 복구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기다리다보니 또 배가 고프길래 식당에 갔는데 큰 도시락 통에 밥을 조금만 담아준다.

아마 남은 그릇이 없어서 이런 것이겠지만 왠지 서운하고 배가 덜 차는 느낌이 든다.

오후 8시가 넘어서야 기차가 다시 출발하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환호한다.

24시간이 지나서야 기차가 제대로 달리기 시작하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달리던 기차가 다음 역에 도착하자마자 플랫폼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땅을 밟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살 것 같다.

도시락은 질린다는 동생님의 의견을 반영해 오늘 아침은 컵라면으로 정했다.

세계일주를 할 때는 시간 제약이 없으니 교통편이 연착되는 것에 대해 아무런 걱정이 없었는데 방학에 나온 여행이다보니 기차에서 날리는 하루가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타고 태어난 성격은 어디가지 않는지 그렇게 초조하지는 않다.

기차에 갇힌 사람들이 만드는 쓰레기의 양도 꽤 많을텐데 매번 승무원 분들이 청소를 해 나름 쾌적하게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중국이 더럽다는 인식이 강한데 서비스의 향상도 함께 이뤄진다면 정말 대단할 것 같다.

이번에도 기차가 역에 도착하자마자 내려 스트레칭을 하고 바깥 공기를 마신다.

예전에는 50시간을 가만히 이동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늙어서 그런지 몸이 쑤신다.

중국 여행을 계획하며 이동수단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었다.

중국처럼 땅덩어리가 큰 나라에서 설마 기차표가 없겠냐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차표를 끊으러 가니 3~4일 후에 떠나는 기차표도 침대칸은 다 매진이 되었고 딱딱한 좌석만 남았다고 했었다.

12시간 정도는 그냥 앉아서 가도 된다는 생각으로 표를 끊었는데 그게 이틀짜리 좌석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가 도착한 목적지는 시안이다.

중국은 기차역에서 나올 때도 기차표를 검사하기에 기차역에서 나올때까지 표를 가지고 있어야 무임승차로 오해받지 않는다.

표를 확인해보니 출발 예정시각인 8시부터 45시간이 지나시안에 도착했다.

시안은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인 '장안의 화제'에서 장안을 부르는 말로 과거 당나라 때의 수도였던 곳이다.

보존이 잘된 고성이 시내에 남아 있어 유명한데 당나라 말기에 파괴된 성벽을 명나라 때 복구한 것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역에서 나와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로 가는데 어디서 공기를 찢는 채찍질 소리가 들린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거대한 팽이를 채찍으로 돌리고 계신 할아버지가 보였다.

그런데 이게 시안의 트렌드인지 주변에 다른 할아버지들도 채찍으로 팽이를 돌리고 계셨는데 대륙의 기상이 느껴졌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시내로 향했는데 식당을 찾으러 다닐 기력도 없어서 근처에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배가 고플 때는 무조건 쌀밥을 먹어야하는데 내가 배고픈 것을 어떻게 알고 이렇게 고봉밥을 주셨다.

역시 사람은 밥심으로 살아간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도 먹었으니 맛있는 후식도 먹는다.

특산품과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소소한 먹거리들을 찾아 다니는 여행도 좋다.

시안의 중심가에는 쇼핑몰과 다양한 가게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는 말로만 듣던 화웨이 매장도 있었다.

베이징보다 남쪽으로 왔다고 날씨가 더워진 것이 느껴져 걷다가 지치면 매장에 들어가 에어컨을 쐬고 나왔다.

시안의 중앙에는 종루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동대문처럼 로타리로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대문과는 다르게 지하도를 이용해 종루 내부로 들어가볼 수 있다.

물론 세상은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가고 있기에 여기도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시안의 랜드마크이니 돈을 내고 올라가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우리는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문화재 보존과 시민들의 통행을 위해 지하도를 이용해 교통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깊었다.

게다가 큰 전광판에 한글지도까지 보여주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우리 나라의 관광관련자 분들께서도 이런 사소한 것들에서 그 지역이나 나라에 대한 호감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베이징에서 시안까지 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기에 발마사지를 받으려고 마사지샵을 찾아다녔는데 잘 보이질 않는다.

다음에 가게가 보이면 가보기로 하고 다시 시안의 중심으로 오니 종루에 불이 켜졌다.

이대로 시안의 밤을 보내기 아쉬워 야경을 더 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시안 고성 밖으로 나가면 대안탑과 대당부용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의 야경이 좋다고 한다.

우리가 시안을 여행할 때는 대안탑은 보수공사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부용원으로 향했는데 관람시간이 끝났다고 한다.

찾아오는데 1시간 정도 걸린 것이 억울해 정문 사진이라도 찍으러 갔는데 입장료가 120위안(한화 21,600원)이나 한다.

문이 안 닫았더라면 억울해서라도 들어갔었을텐데 문이 닫혀서 다행이라 해야할지 아쉬워해야할지 모르겠다.

아쉬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 만난 한국인 유학생분들과 간단하게 양꼬치와 맥주를 마셨다.

양꼬치가 개당 1위안(한화 180원), 맥주가 병당 5위안(한화 900원)이니 아무리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입장료만 저렴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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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양꼬치에 칭따오는 현지에서 먹어야 제맛이죠.
    오늘 양꼬치에 칭따오가 급 땡기네요. ㅎㅎ
    하여간 대중교통을 장시간 이용하는 능력은 탁월하십니다.
    존경합니다. ㅎㅎㅎ

    • 중국에서 너무 저렴하게 양꼬치를 먹었더니 한국에서 파는 양꼬치는 못 먹겠더라구요. ㅎㅎㅎ
      하드시트에 앉아 가려니 이번에는 좀 힘들었어요. ㅎㅎㅎ

  2. 45시간....말만 들어도 한숨이 납니다.대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버티셨는지 대단하십니다~~힘들게 간 만큼 시안이 볼거리가 많은 도시기를 바래봅니다.^^

    • 처음에는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계속 흐르다보니 언젠가는 도착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그냥 즐기게 되더라구요. ㅎㅎㅎㅎ

  3. 볼때마다 고맙고 즐겁고 흥미롭게 보고있습니다

  4. 와.. 전 중국에서 기차 안타봤는데, 정말 기가 차네요..
    12시간도 가혹한데... 도대체 몇시간이나 타신거에요???
    저녁 8시 출발이 다음날 새벽 4시 출발.... 이라니요..
    정말 보살님이시네요^^;;;

    • 기차에는 한 45시간 정도 있었는데 말도 안 통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다보니 도착하더라구요. ㅎㅎ
      여행을 하다보면 놓는 법을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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