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43. 여행 중에 단골이 된다는 것. (인도 - 자이뿌르, 쿠리)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으러 가면서 라씨를 먹을까 말까 고민했다.
밥 먹기 전에 라씨를 먹으면 밥 맛이 없을 것 같고, 밥을 먹고 나서 라씨를 먹으러 다시 돌아오자니 귀찮을 것 같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먹기로 했다.
그래도 밥을 생각해 스몰사이즈를 시켰다.
내가 원래 유제품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자이뿌르의 라씨는 정말 환상의 맛이다.

흐흐흐. 오늘은 좋은 날. 고기 먹는 날이다.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상이다.
어제 찾아낸 식당이 값도 싸고 맛도 좋고 카레 종류도 많아서 자이뿌르에 있는 동안은 애용하기로 했다.
한 지역에서 하루만 머물고 떠나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가게 중 하나였을 곳이지만 다시 찾아 온 순간 단골집이 된 기분이 든다.
거기다 그 가게가 여행자들 중에 나만 아는 것 같은 작은 가게라면 더더욱 그런 기분이 든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닌지 주인 아저씨도 또 왔냐면서 반갑게 맞아준다.

인도에서 고기 반찬을 먹으려면 값이 비싸기도 하고 채식주의자가 많아 베지테리언 식당이 대다수라 주로 채식을 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채식이라해서 맛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채식주의자처럼 지내고 있는데 채식주의자도 할만 한 것 같다.
그래도 난 육식성 잡식동물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가끔씩 고기를 먹어줘야한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고기를 먹은 횟수를 세보면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것 같다. 

흠... 닭고기를 먹었더니 돼지고기가 보인다.
힌두교의 물소처럼 이슬람교에서도 예외로 먹는 돼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멧돼지는 그냥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닐까. 

사실 오늘의 목적지인 저 꼭대기에 있는 성에 올라가려면 힘이 많이 들 것 같아 고기반찬을 먹었다.

아. 높기도 하다.
날씨도 더운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30분 정도를 걸어온 뒤 오르막 길을 40분 정도 걸어 올라가려니 죽을 맛이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옆으로 지나가면서 여기를 무식하게 걸어올라가는 사람이 있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지나간다.
꿋꿋하게 노래를 들으며 걸어 올라가고 있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옆에 서더니 위로 태워다 줄테니 100루피를 달라길래 어이가 없어 무시하고 계속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높은 곳에 성을 지으면 적들이 올라오다가 지쳐서 쓰러질 것 같다.
내가 적군이었으면 엄청 욕을 했을 것 같다.

걷다보니 나하르가르 성에 도착했다.

아무리 먼 길도 걷고 걷다 보면 도착하게 돼 있고 인생도 그와 같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걸으면 안 되고 철저한 준비와 강인한 체력을 기른 뒤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저것 재기만 하기보다는 우선 걷기 시작하고 걷다가 필요한 것이 생기면 그 때가서 챙기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철저한 준비도 좋지만 어물쩍 거리보다는 우선 뭐라도 하고 봅시다. 

그런데 성에서 볼 것은 하나도 없고 그저 밑을 바라 보는 것이 전부다.
통합입장권에 포함되어 있기에 입장료가 아까워 올라왔는데 2%가 아닌 20%정도는 부족하다.
목이 말라 가게에 망고주스를 사러 갔는데 정상가의 3배 가격을 부르길래 그냥 참기로 했다.

그냥 내려가자니 힘들게 올라온 것이 아까우니 성의 기운이라도 받고 내려가야겠다.
적당히 그늘진 곳에 드러누워 음악을 듣다가 잠도 조금 잤다.
여행자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말로 포장하며 땅바닥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잘 잔다.
20분정도 눈을 붙였는데 경비원이 다가와 깨우고 표를 보여달라길래 입장권을 보여주니 땅에서 자는 거 아니라고 한다. 
기운도 어느정도 받았으니 내려가야겠다.

다시 내려 오면서 밑을 보니 내가 어떻게 올라왔는지 신기하다.
성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 모습보다 꼬불꼬불 올라오는 길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이 모습 하나만으로도 올라올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 날이 많이 더우니 돈 좀 내고 오토릭샤를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도에는 길거리에 체중계를 가지고 나와 이용료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지나가며 몇 번 봤었는데 오늘따라 내 몸무게가 궁금해 얼마냐고 물어보니 10루피를 내라고 한다.
내가 힌디어를 모른다고 하지만 숫자 2를 크게 써놓고 10루피를 달라니 뻔뻔한건지 당당한건지 모르겠다.
간판을 가리키며 2루피를 내고 몸무게를 재보니 예전보다 살이 좀 빠졌다.
많이 먹은 만큼 열심히 돌아다니고 인도에서는 술도 잘 안 마시고 채식을 한 결과인 것 같다. 
다이어트 하고 싶은 분들은 최소한의 돈만 가지고 인도로 오세요. 

다시 걷고 또 걸어 중앙박물관으로 갔다.
꼴카타에서 간 박물관이 별로였기에 인도에서 박물관을 다시 찾을 계획은 없었는데 통합입장권을 끊었기에 들어간다.
전경이 멋있길래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람이고 박물관도 사람이 만든 것인데 왜 사람이 앞에 지나가지 않을 때를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을까.
사람이 만든 건축물인데 찾는 사람이 없다면 이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와. 디아블로2에서 어쎄신이 들고 다니던 카타르다.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근데 여러분 싸움은 나쁜거니까 우리 모두 사랑으로 풀어나가요. 

처음에 미라가 있길래 인도도 땅덩어리가 커서 스케일이 다른 것인가 했는데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리쉬께쉬에서 요가를 배우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저런 고난도 자세는 별로 배우고 싶지 않다.

박물관까지 둘러보고 너무 덥길래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다가 그냥 라씨를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원조집은 문을 닫아서 그 옆의 옆집에서 사먹었는데 역시나 별로다.
딱 정해진 만큼만 팔고 만족하는 원조집의 상생하는 모습이 멋있기도 하지만 당장 내가 못 먹으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래서 다 같이 잘 사는 것이 힘든가보다. 

숙소 앞에 햄버거처럼 생긴 것을 파는 노점이 있길래 어제부터 노리다가 오늘에야 샀는데 주인이 볼까봐 주머니에 넣고 몰래 방으로 가져와 먹었다.

지금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시설과 가격은 좋은데 사장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계속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에서 밥을 먹으라고 말을 하고 어제 밖에서 술을 사오니 자기한테 말하면 술도 판다고 뭐라고 하길래 가격을 물어보니 당연히 50루피 이상 비싸다.
숙박업소에서 식당을 같이 하면 전문성은 떨어지면서 값은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라 웬만하면 안 먹는데 자꾸 뭐라도 먹어보라고 강요하길래 메뉴판을 한번 보니 각종 서양식에 인도 음식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이런 잡다한 메뉴판이 있는 곳보다 비위생적이어도 커리만 파는 길거리 식당이 훨씬 좋다. 

딸기맛인줄 알고 집었더니 장미향이라길래 한층 더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마셨는데 꽤 맛있었다.

씻고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뭔가 아쉬워 다시 밖으로 나왔다.

빕스나 아웃백 같은 곳 가지 말고 진정한 패밀리 레스토랑인 맥도날드로 오세요.
난 솔로니까 안가야지.
어서 미국으로 가서 맥도날드에 가고 싶다. 

미니햄버거를 먹었더니 배가 애매하게 불러 저녁을 굶으려다가 식당아저씨에게 작별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외국인이 매번 찾아와 손짓 발짓으로 카레종류를 알아내 주문하니 귀여웠는지 아저씨가 잘 대해줬기에 작별인사를 하려했는데 요리사가 바뀌었다.
원래 있던 아저씨는 어디갔냐고 물어보니 자기 동생인데 늦은 저녁에는 자기가 한다고 해 아쉬웠지만 옆 슈퍼에서 망고주스 한 병을 사와 마지막 고기 카레를 시켰다.
이렇게 매콤한 고기카레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지 궁금하다.

짝퉁이어도 라씨는 다 맛있다. 

다음목적지인 자이살메르로 가는 기차가 자정쯤에 오기에 하루 숙박요금의 60%정도를 더 내고 밤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기로 했다.
기차역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릭샤왈라들이 계속 호객행위를 했지만 릭샤 탈 돈으로 망고주스를 마실래요.

자이살메르로 가는 기차는 개통된지 몇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노선이라 열차표가 대기상태였다.
인도의 열차시스템은 모든 표가 매진되면 RAC라고 2분의 1짜리 대기 좌석을 주고 그 뒤로는 W/L(웨이팅리스트)에 올라간다.
쉽게 말해 RAC는 무조건 열차를 탈 수 있는 입석같은 표이고 웨이팅리스트는 앞사람이 표를 취소할 경우 숫자가 줄어드는 대기번호이다. 
리쉬께쉬에서 표를 끊을 때 웨이팅 상태였지만 번호가 앞쪽인 12번이고 따깔을 끊는 방법도 있기에 별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출발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대기 순번을 확인하니 좌석이 더 좋은 좌석으로 확정됐다고 축하한다는 문구가 나왔었다.
역에 도착해 대기자명단을 확인하니 제일 위에 내 이름이 있고 등급이 2AC로 적혀져있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 사막지역으로 들어가기에 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에어컨 열차를 예매했었다.
내가 신청한 3AC는 말 그대로 한 층에 3개의 침대가 있는 에어컨 칸으로 에어컨 칸중에 가장 싼 칸인데 한단계 높은 2층 침대칸으로 추가요금 없이 업그레이드를 시켜줬다.
SL(선풍기 침대칸)을 쓸 때는 알아서 침구류를 준비해야했는데 2AC라 그런지 시트와 이불, 베개까지 포장되어 있었다.
에어컨도 빵빵하고 좋은데 3AC는 SL보다 3배정도 비싸고 2AC는 3AC보다 2배정도 비싸니 추운 겨울에는 그냥 SL을 타는게 낫다. 

<오늘의 생각>

어제 찾은 식당이 참 마음에 든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게이같은데 여자가 나를 좋아해 주면 좋겠다. 

 

아침 대용으로 과자를 까먹는다.
빵이 더 간편하고 포만감도 좋지만 예전에 베트남에서 빵을 먹고 탈이 난 뒤로 슈퍼에서 파는 빵은 안 사먹고 있다. 

열차에서 내려 한국인 여행자 한 명을 만나 같이 릭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왔다.
나는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해서 버스정류장을 찾는데 사람들이 정류장이 시내 밖으로 옮겨져 릭샤를 타고 다시 나가야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또 사기를 치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길래 걸어가려고 하니 이 아저씨가 쫓아와 말을 건다.
너무 머니까 자기 오토바이를 타라길래 돈이 없어 걸어갈꺼라고 하니 그냥 태워다줄테니 타라고 한다.
인도에서 이런 호의는 정말 처음 느끼는 것 같아 의심을 하며 난 정말 돈을 안줄거라 말하고 GPS를 켠 뒤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곳으로 가면 뛰어내리려 걱정한 내가 부끄럽게도 아무 일 없이 버스정류장에 날 데려다줬다.
한국식당에서 일을 했었다며 자긴 한국인들 좋아한다며 재미있게 여행하라고 하시는데 의심한 것이 미안했다.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살아야하는데 누군가가 선의를 베풀면 의심부터 하는 것이 부끄럽고 안타깝다.
그래도 목숨은 하나이니 조심 또 조심이 우선이다.

버스 출발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밥 대신 바나나를 사먹었다.
바나나는 한국에서도 싸고 넘치기에 여행중에는 잘 안 사먹는데 배를 채우기에 제일 좋은 과일이긴 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바나나를 먹고 자연스럽엑 창밖으로 던졌더니 소가 와서 주워먹는다.
하는 짓이 알맹이도 먹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귀중한 바나나를 줄 수는 없어 계속 껍질만 줬다.
 



아 엄만 오늘 오징어튀김 사오셨나 봐
아 물을 떠다 간장 찾아 종지에 붓네

그런데 오징어튀김 안에 오징어가 사라졌구나 

오징어없는 오징어튀김 먹고있는 내가 정말 한심하구나
오.징.어. 튀김 멋져
아 엄만 오늘 오징어가 정말 먹고 싶었나보다

아 우리 누난 오징어가 정말 먹고 싶었을거야


아 엄만 오늘 곰보빵을 사오셨나 봐
아 우유 떠다 접시 찾아 빵을 올려 놔

그런데 곰보빵 위에 맛있는 곰보를 누가 떼어먹었어 

맛없는 그냥 빵을 먹고있는 내가 정말 한심하구나
곰.보.빵

아 엄만 오늘 곰보가 정말로 먹고 싶었나보다
아 우리 누난 곰보가 정말로 먹고 싶었을거야


내게도 기회를 줘 알맹이 다 빼먹고 맛없는 껍데기만 내게로 왔나

껍데긴 정말 싫어 돈없고 빽없으면 껍데기 하나에도 목숨을 걸지
오.징.어 튀김

타카피 - 오징어튀김과 곰보빵


버스를 한시간 반 정도 타고 달려 사막 마을인 쿠리에 도착했다.
배가 고프니 우선 밥부터 먹고 봅시다. 
찬 밥에 카레하나뿐이어도 맛있게 잘 먹는다 .
근데 정말 맛있어서 먹는다.

자이살메르에서 약 50km정도 떨어져있는 쿠리는 작고 조용한 사막 마을이라길래 엄청 기대를 하고 왔다.
최장 1주일까지도 머물 계획으로 방을 잡았는데 방갈로처럼 생긴 집을 통채로 하나 내어준다.
가격은 하루에 100루피(한화 2000원)인데 밥 3끼가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니 천국이라 할 만하다.
이렇게 싼 이유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낙타사파리를 같이 신청하기에 거기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한다. 

사막에 왔으니 당연히 낙타도 있다.
놀이동산에서 본 적은 있는데 사막에서 보니 진짜 신기하고 어서 타보고 싶다. 

드디어 사막으로 들어간다.
아무 것도 없이 모래만 있는 황량한 사막을 드디어 내 두 발로 밟으러 간다. 

그런데 내가 상상하던 그런 사막이 보이질 않는다.

풀 한포기 없는 그런 황량한 사막을 바랐는데 나무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위대한 생명력에 감탄을 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상상한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사진으로 찍으니 어느정도 황량해 보이지만 실제로 본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에게, 이게 뭐야.'였다.

이렇게 보면 황량한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내가 꿈꾸던 모습은 이 사진의 모습같은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었는데 아마 사하라사막으로 가야하나보다.
인도가 여행하기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사막부터 설산지역까지 다양한 곳들이 있다는 것이라는데 나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난 여러가지가 애매하기 있는 것 보다는 한가지만 있더라도 진하고 강렬한 곳이 있는 게 좋다.

빛내림이 멋있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역시나 사진 실력이 부족하다.

난 작은 사막마을이라길래 집이 한 50가구정도 밖에 없는 마을을 상상했었는데 쿠리에는 500가구 이상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해질녘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헐. 문화컬쳐다.
낙타가 기린처럼 나뭇잎을 뜯어 먹는다. 
낙타가 무엇을 먹을지 궁금해한 적은 없지만 나뭇잎을 먹을 줄은 몰랐다. 

사막이라길래 전기는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작은 전구 몇개가 들어오고 충전도 된다.
밥은 아마 주인집에서 먹는 것을 덜어주는 것 같은데 참 맛있다.

<오늘의 생각>

내가 생각했던 사막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아침에는 빠로따처럼 생긴 것을 주는데 안에 설탕이 들어있어 정말 달콤해 한 조각만 더 달라고 하고 싶었다. .

짜이도 한 주전자를 끓여주는데 이 모든 것이 공짜라니 최고다.

점심은 감자카레다.
힌디어로 감자는 알루다. 알루 알루 알루. 

심심해서 염소랑 놀려고 종이를 가지고 나왔는데 종이를 안 먹는다.
어릴 때 시골에 있던 염소에게 종이를 먹여보니 진짜 먹길래 신기해서 계속 먹였었는데 인도 염소는 안 먹는다.
도도해서 처음보는 남자의 종이는 안 먹는건가. 

난 망고나 먹어야지.  

그냥 돌아다니는데 애들이 놀자길래 따라가니 윷놀이 같은 것을 하고 있다,
윷대신 열매같은 것을 던져 뒤집어진 숫자만큼 움직이는 게임인데 꽤 재미있다.

한시간정도 재밌게 놀고 헤어지려하니 나보고 줄 것이 없냐고 한다.
딱히 줄게 없다고 하니 그럼 한국가면 선물을 보내주라고 한다.
즐거웠던 기분이 팍 상했다.
철 모르는 애들도 아니고 나이를 어느정도 먹은 애들이 선물을 달라며 주소를 알려준다.
차라리 엽서를 써달라했으면 기분이 좋았을 것 같은데 펜같은 것들을 보내달라고 한다.
처음에 누군가가 자기딴에는 애들을 위한다고 펜을 뿌리고 다녔을텐데 결과적으로는 애들을 망쳐놨다.
제발 여행지에서 애들에게 사탕주면서 사진찍지 말고 펜을 주면서 애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다면 차라리 학교에 기부를 하기를 바란다.

기분이 안 좋아 아무 곳으로나 나왔더니 길을 잃었다.
다 거기가 거기같아 마을에서도 길을 찾기 어려운데 사막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으면 진짜 아찔할 것 같다. 

냠냠쩝쩝.

순서대로 치약, 모기퇴치제, 피부병 연고, 물파스이다.
밤에 잠을 자는데 모기가 자꾸 물길래 모기퇴치제인 오도모스를 바른다는 것을 잠결에 치약을 발랐다.
무의식중에 짜서 바르니 뻑뻑한 느낌이 들길래 냄새를 맡아보니 치약이길래 당황했지만 잠결에 그냥 대충 닦고 오도모스를 바른 뒤 다시 잤다.

<오늘의 생각>

님이 오실 때까지 쿠리에서 님을 기다려야겠다. 




  1. 우와~ 아침에 넉을 놓고 쭈~욱 읽어보았네요. 마치 친구가 여행 후에 조잘조잘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여행하는 님이 매우 부럽기도 하구요~^^

    여행지에서 단골이 되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물론 헤어짐은 아쉽겠지만...

    글과 사진 모두 모두 너무 재미있게읽고 갑니다~ 종종 들려서 다른 글들도 봐야겠어요.ㅋ (간접체험으로라도 세계 여행을...^^) 기분좋은 하루되세요!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제 여행기의 목표가 제가 본 모든 것을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인데 잘 맞으셨나 보네요.
      응원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세요.

  2. 세끼 식사포함 하루에 2000원이라니
    Amazing 입니다 ㅎ
    셀카 표정도 좋고 마냥 즐거워보여요
    기차 티켓팅 요령도 좋은정보고
    여러모로 즐겁게 보고 있어요
    have a nice trip.

    • 이번 셀카는 괜찮았나요? ㅎㅎ
      인도 여행을 알아보다 보니 요즘에는 한국에서 미리 기차표를 예매하고 오는 여행자들도 많은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는 안해도 될 것 같더라구요.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구하는 방법은 있는 것 같습니다.

  3. 정상에서 보는 도시풍경에서
    사막까지.. 스펙타클합니다.

    인도는 정말 혼자서 가볼만한 곳인데.....

  4. 하루 2000원... 이거 여기 너무 익숙해지시면 곤란한데요
    유럽과 미국은 어찌하시려고...ㅋㅋ
    오만 처음 갔을때가 생각 나네요 끝없이 펼처진 황무지... 난 모래사막이 보고 싶었는데 ㅜㅜ
    인도 음식이 점점 익숙해지요 사진 계속 보다보니^^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여행하세요

  5. 친구가 호주에 같이 놀러가자더니, 며칠전 한창 바쁜데 나만 두고 혼자 가서 지금 정신없이 사진을 올리는 중이더군요...부럽고 막 화남 ㅜㅜ 저도 떠나고 싶어요. 라씨도 먹고 싶고, 밍밍해 보이는 카레도 먹고 싶어요!! 근데 지금은 논술 시험 중이고!! 난 수업에 찌들어야 하고!!!
    빛내림은 다른 표현으로 천사의 계단이라고 하더라구요. 천사가 타고 내려오는 계단이래요. 그럴싸하죠. 문화컬쳐라고 써놓은거 아세요? 박물관은 누구의 가치관에 기준해서인지는 상관없이 무언가 중요하다고 선택된 것들을 박제시켜 그럴싸하게 진열해 놓은 것이고 그걸 다시 사진으로 고정시키려는데 그 앞을 살아있는 일반인이 지나가면 당연히 안 어울리니 피해서 찍겠죠. 뭐래...하루 10시간 논술수업을 2주일 째 했더니 저도 미쳐가는 군요....저 대신 여행자의 자유를 푹 누려주세요....흙...
    ps. 숨쉬면 호흡에서 망고냄새 나겠어요. 적당히...

    • 헛... 친구분이 올리는 사진 볼 때마다 부러우실 것 같네요.
      알로누나님은 논술 선생님이신가 봅니다.
      제 부족한 글을 논술 선생님께서 보신다니 부끄러워지네요.
      문화컬쳐는 더이상은 naver, 어둠의 다크, 전설의 레전드 같은식으로 인터넷에서 쓰이길래 써봤어요.
      박물관 사진에 대한 알로누나님이 많이 지치신 것 같습니다.
      힘내시고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이 오기를 기대하며 파이팅입니다!!
      그런데 제가 망고를 그렇게 많이 먹었나요? ㅎㅎ
      날이 더워지니 만만한게 망고라서 그런지 자꾸 먹게되네요.

  6. 용민이 이번 사진 멋있네~~
    사막은 뭔가 아쉽지만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언젠가 이집트를 가야지않겠어?ㅋㅋ
    사막에서 잘때 별샤워하면서 너무 좋았는데
    나중엔 꼭 남친이랑 봐야지하면서 쿄쿄쿄쿄쿜
    이루어질수있을까..또르르......

    혼자 여행하면서 생긴 로맨스 이런건 없는건가요?
    분발해야겠어~~ㅋㅋ

  7. 블로그 프로필 사진 보면서 항상 어디서 찍으신 걸까 궁금했는데,
    이번 여행기에 나오는 곳에서 찍으신거였네요^^
    저도 항상 사막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예전에 TV로 사막 종주하시는 분들을 봤었는데
    사막이 다 같은 사막은 아니었나보네요~

  8. 아하~~ 이렇게 해서 대문사진이 나온거군요?
    진짜로 진짜로 진짜로 사진 멋져요.
    첨에는 영화배우 장혁인줄 알았네요. ^^
    여행기 중 본 사진들 중에서 가장 멋지게
    잘 나온 사진같아요.
    앞으로 생길 여친에게는 필히 이 사진으로
    어필하세요~ ㅎㅎㅎ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2. 라씨의 도시. (인도 - 자이뿌르)



나는 기차를 탈 때 될 수 있으면 침대칸에서 가장 윗 칸으로 표를 끊으려고 한다.
중간이나 가운데 칸은 사람들이 깨어있으면 앉아서 가기에 불편하지만 가장 윗 칸은 혼자 쓰기에 언제든지 누울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나 윗 칸에 올라갔는데 밑에는 가족이 탔다.
나에게 계속해서 과자와 과일을 권하는데 인도에서 약을 먹고 사고당한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니기에 의심을 했지만 아무래도 약을 탄 것 같지는 않아서 맛있게 받아먹고 내 과자도 나눠 먹었다.
그런데 라임주스라며 따라주는 것은 마시면 안될 것 같아 괜찮다고 사양했다.
설마 가족끼리 다니면서 가난한 여행자를 털어먹겠냐만은 난 겁쟁이이니 항상 조심하며 다닌다. 

다행히 약은 타지 않았는지 아무 일 없이 다음 도시에 도착했다.
릭샤왈라들이 걸어가기에는 머니까 릭샤를 타고 가라며 부르고 자기가 데려다 주는 숙소로 가면 릭샤 값은 공짜라고 붙잡아도 내가 공짜로 탄 릭샤값이 숙소값에 청구될테니 그냥 무시하고 걸어간다.
시내로 들어와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같이 갔던 형님이 괜찮았다고 알려준 숙소를 찾고 있는데 아저씨 한명이 나에게 다가와 좋은 숙소가 있다며 말을 건다.
어디서 나왔냐고 물으니 내가 찾던 숙소의 사장이라길래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호객꾼이었다.
진짜 사장과 방값을 흥정하는데 호객꾼을 따라와서 값을 많이 못 깎아준다고 해 난 원래 이 숙소를 찾고 있었다며 형님이 추천해줬던 카톡메시지를 보여주고 방값을 깎았다. 
물론 호객꾼 아저씨는 한 푼도 못 받고 그냥 갔다.
어디 벗겨먹을 사람이 없어서 나를 벗겨먹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도시가 어디냐구요?
바로 인도에서 가장 맛있는 라씨가게인 라씨왈라가 있는 자이뿌르다.
암리차르에서 만난 누나들을 비롯해 수 많은 사람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그 라씨가게에 드디어 왔다. 
우리나라의 맛집이 있는 골목처럼 진짜 라씨왈라 가게 옆에는 가짜 라씨가게들이 있다.
그리고 어디가 진짜인지 모를 때는 사람이 제일 많은 곳을 찾으면 된다. 
큰 잔으로 한 잔을 시켰는데 맛이 정말 진하면서 달콤한 맛이었는데 다른 곳의 라씨보다는 확실히 맛있었다.  

사실 자이뿌르의 별명은 라씨의 도시가 아니라 분홍색의 도시인 핑크시티이다. 
근데 아침을 안 먹었더니 기력이 달리는지 분홍색이 안 보인다.
왜 남자의 색인 핑크색이 안 보이지. 

큰 유적지를 보기에 앞서 골목길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식당을 발견했다.
뭔가 가격이 저렴해 보이길래 살펴보니 각종 카레들을 팔고 있어 가격을 물어보니 적절한 가격이다.

생각해보니 인도에서 달걀을 먹은 기억이 몇 번 없길래 이번엔 달걀카레를 시켜봤다.
카레는 어차피 국물과 짜파티를 먹는 것이라지만 달걀 1알과 감자 1조각이라니 참 볼품없어 보이긴 한다. 
그런데 카레가 보통 카레가 아니라 매콤한 국물이라 정말 맛있었다.
짜파티도 다른 지역과 다르게 쫀득쫀득 하고 처음 먹어보는 매콤한 카레도 맛있어 자이뿌르에 있는 동안 자주 오게 될 것 같은 운명을 느꼈다. 
가격도 카레가 15루피(한화 300원), 짜파티는 한장에 3루피(한화 60원)밖에 안한다.

밥을 먹었는데도 색이 제대로 안보이는 것을 보니 내 눈이 잘못됐거나 인도에선 갈색이 핑크색으로 불리나보다.

이럴수가.
인도에서 국제학생증을 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안했었는데 자이뿌르에서는 유적지 통합입장권을 50%할인해준다.
공돈 150루피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이틀동안 5곳을 둘러볼 수 있으니 꼭 다 들러서 본전을 뽑아야겠다.

이번에 들어간 곳은 잔타르 만타르라는 곳인데 인도에 있는 중세식 천문대 중에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그런데 대충 눈치로는 어떤 것인줄 알겠는데 제대로 된 설명을 들으려면 돈을 내고 해설이 녹음된 기계를 빌려야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단체관람객들의 가이드들이 있다.

티나게 대놓고 쫓아다니지는 않지만 여러 가이드들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것은 해시계인데 그림자가 12시쯤을 가리키고 있다.

이 곳은 각종 별자리들을 측정하는 곳인데 낮이라 별이 안보인다.
별도 없고 내 님도 없구나. 

누가 서양사람은 문화재를 사랑할 줄 알고 한국인은 부끄러운줄 모른다고 했던가.
이 아저씨는 사진을 높은 곳에서 찍고 싶었는지 올라가지 말라는 계단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다.
관리자가 와서 내려오라고 해도 무시하고 찍을거 다 찍고 내려온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한국 사람들이 해외에서 너무 민폐를 끼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다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니 너무 한국을 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개념이 없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한국은 안 된다며 욕을 하기 보다는 좀 더 조심히 행동하자는 말을 하면 좋겠다.
이러나 저러나 미우나 고우나 우리나라니까 내가 사랑해야하지 않을까.

잔타르 만타르에서 가장 거대한 곳인데 직접 올라갈 수도 없고 그저 밑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어 별로였다.

이 것도 해시계인 것 같은데 설명을 제대로 못 들어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혹시나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세요.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사람들이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구구구구구구구. 밥 먹자. 구구구구구구
근데 인도라 그런지 소한테는 직접 먹여준다. 
소가 아니라 소님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바람의 궁전이라 불리는 하와마할로 간다.
하와마할은 외관이 아름다워 내부는 딱히 안 들어가도 된다고 들었지만 통합입장권이 있으니 무조건 들어가야한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대대적인 보수공사중이다. 

하와마할은 봉건시대에 바깥출입을 할 수 없는 왕가의 여인들이 밖을 볼 때, 밖에서는 안에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도록 설계를 했다고 한다.
보수공사중이라 직접 확인을 해볼 수는 없었다.

바람의 궁전이라 불리는 이유는 밖에서 부는 바람을 증폭시켜 건물 전체를 시원하게 만드는 구조때문이라고 하는데 내가 간 날은 바람도 안 불어 이것도 확인해 보지 못했다.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으면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데 나도 그 사람들 중에 하나다.

마을 바로 뒷 산에는 성이 있는데 멋있는 느낌이 물씬 난다.
오늘은 다른 성을 가고 저긴 아껴뒀다가 내일가야지.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하지만 난 욕심이 많아서 둘 다 가봐야한다. 

버스를 타야하는데 뭘 타야하는지 모르니 차장아저씨들한테 물어봐 버스를 탄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더 좋아했다.
버스로 가면 환승없이 갈 수 있는 곳도 웬만하면 그냥 지하철을 이용했었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주 교통수단이 버스가 되버렸다.
그래도 시간이 정해져있는 지하철이 훨씬 좋다.

이번에 간 곳은 암베르 성이다.
암베르 성은 인도에 있는 많은 성들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다고 해 기대를 많이 했다.
예전에 아그라 성에 갔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암베르 성은 영화에서나 보던 웅장한 모습이었다. 
근데 왜이렇게 높은거지. 

난 건축물의 웅장한 모습도 좋은데 이렇게 세세하게 아름다운 모습도 좋다.
나무조각 같은 것도 배워보고 싶은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언제 다 배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더운 여름에 방에 물을 순환시켜 냉방을 하던 곳이라는데 원리를 잘 모르겠다.
이런 곳에는 좀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는데 인도의 유적지에 있는 설명은 너무 부실하다.

이 방은 거울로 모자이크를 한 방인데 아름다웠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
밤에 촛불을 하나 켜기만 해도 거울에 빛이 반사 돼 방 전체가 환하다고 하지만 역시나 관광객은 볼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런 성을 쌓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우리나라에 있는 산성들이 떠올랐다.
인도는 코끼리라도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소밖에 없었는데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거중기를 만드신 정약용선생님도 대단하다.

성 가운데에는 기하학적인 모양의 정원이 있는데 이런 문양은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한다. 

어딜가나 낙서하는 사람들이 있는 똑같다. 

벽면의 조각들이 정말 아름답다.
나중에 집을 사면 벽에 벽화를 그려보고 싶은데 집을 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찍으니까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여행을 하면서 다른나라에 갈 때마다 신기한 느낌이 들지만 어느샌가 적응이 된 채로 지내게 된다.
하긴 항상 설레면 심장이 견디지 못할 테니 나름대로 적응을 하는 것이겠지. 

인도도 여름이 시작되고 있어 날이 더워지는데 남쪽지방으로 내려왔더니 더 덥다.
날이 더울 때는 음료수보다는 물을 마셔야 수분흡수가 빠르다는 것을 알지만 같은 값이면 물보다 음료수를 사 먹는게 돈을 잘 쓴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물은 맹물인데 음료수는 맛이 들어가 있으니 더 이득이라는 바보같은 논리로 오늘도 망고주스를 마신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면 지하터널을 이동해야하는데 조명이 없는 곳이 있어 좀 무서웠다.
꼭 어두운 곳만 가면 무서운 이야기가 떠오르는 겁쟁이다.

이런 성을 쌓고 성벽을 올린 것도 신기한데 만리장성은 도대체 얼마나 큰지 궁금하다.
다음에 꼭 구경가야겠다. 

혼자 올라가고 있는데 애들이 말을 걸어 같이 올라간다.
나이는 나보다 적은데 나보다 늙어보인다.
아니라구요? 그건 기분탓입니다.

진짜 이 길을 낸 것 자체가 신기하다.
코끼리와 사람의 힘만으로 만들었을텐데 희생됐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인간은 대단하면서도 잔인한 것 같다. 

자이가르 성은 암베르 성의 바로 옆에 있지만 통합입장권으로 입장이 불가능해 45루피나 내고 들어간다.

바보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고 한다.
나도 높은 곳에서 밑을 바라 보는 것이 좋기는 한데 고소공포증이 있으니 바보는 아닌가보다.

내가 거금 45루피를 내고 자이가르성에 들어온 이유는 바로 8m짜리 거대 대포때문이다.
이게 8m짜리 대포의 흔적이라고 보여주는 것 같은데 돈을 땅에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기당한 기분이 들어 관리인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여기는 그냥 터이고 제대로 된 대포는 저 깃발이 보이는 곳으로 가면 있다고 한다. 

두구두구둥.
이게 바로 그 거대 대포인데 역광이라 노출을 올려 겨우 찍을 수 있었다.
남자는 역시 대포다.
사정거리가 약 20km정도라는데 주변 왕국들이 겁을 먹고 쳐들어 온 적이 없어 실전에서는 한번도 쏜 적이 없다고 한다.

암베르 성 앞에도 시티은행 ATM이 있었다.
난 아직은 총알이 충분하니 그냥 넘어간다.

하루종일 걸어다녔더니 힘이 들어 버스정류장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버스가 내 옆을 지나간다.
버스가 20~30분 간격으로 있기에 기다려달라며 소리치며 달려가니 차장아저씨가 기다려주셨다.  

날이 덥다고 계속 음료수를 마셨더니 배가 별로 고프지 않길래 라씨나 한잔 마시러 갔는데 원조집은 장사가 끝났다고 한다.
그래서 원조가게의 오른쪽집에서 라씨를 먹었는데 확실히 원조집에 비하면 맛이 별로다. 

원조가게에서 늦게까지 라씨를 팔면 옆집이 망할까봐 일정량만 팔면 문을 닫아 다른 가게를 배려해주는 것이라는 혼자만의 상상을 하며 돌아온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맥주가 생각나 경찰들에게 와인샵을 물어물어 갔더니 새로운 맥주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전해봤는데 역시나 인도맥주 맛이었다.

인도 술은 별로지만 망고는 싸고 맛있다.
1kg에 50루피(한화 1000원)밖에 안하는데 앞으로 더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더 싸지겠지.

<오늘의 생각>

암베르성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너무 덥다. 

 



  1. 첫번째 도시 사진 보자마자!!
    혹시!!설마 했는데 자이뿌르!!!!!!
    우리도 핑크시티보다는 브라운시티라고 열변을 토했는데 ㅋㅋ
    그나저나 용민군 루트도 참 ㅋㅋㅋ lte 웦!!
    라씨아저씨 얼굴보니 라씨먹고싶드와
    장사 끝나면 누워서 여유 부리던 맛집사장님포스 ㅋㅋ
    그나저나 지금 한국은 추석연휴인데
    잘지내고 있는건가? 요새 근황도 좀 올려보시게

    ps 삭발귀여워 ㅋㅋㅋ

  2. 지금은 어디에 머무는지는 일길 없지만
    엊그제 추석....뭐 좀 드셨우~~~?^^
    아직은 건강해 보이니 별 걱정 안해도 될것 같네요
    사진도 좋고 적절한 설명도 좋아요
    포스팅 인터발을 좀 당기심이 어떨지?

    • Jayson님은 즐거운 한가위 지내셨나요.
      저는 추석이라 송편을 어떻게 먹어보려했는데 비싸길래 포기했습니다. ㅎㅎ
      포스팅 인터발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ㅠㅠ

  3. 인도에서는 라씨를 도자기 같은 컵에 담아서 먹나보네요~
    한국에 있는 인도 음식점에서 먹는 라씨는 그냥 플레인 요거트 같던데 맛이 궁금해지네요^^
    음.. 인도는 인구(노동력)가 많고 땅이 넓어서인지 성도 굉장히 큰가봐요~

    • 플레인 요거트 맛인데 달달하고 진한 요거트 맛이에요.
      만들 때 보면 설탕을 아주 듬뿍 넣어서 건강에 안 좋아보이지만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됩니다.
      인도 참 넓어요~ ㅎㅎ

  4. 요즘에는 우유만 먹으면 속이 안 좋아서 잘 먹지 못하지만, 예전에는 라씨 같은 거 엄청 좋아해서 종종 사마시곤 했었어요.
    사진에 보니 라씨 컵은 흙으로 구운 도자기 같은데, 다 먹고 돌려줘야 하나요 아니면 일회용인가요?

    • 컵은 일회용이라 다 마시면 땅에 던져서 깨뜨리면 됩니다.
      컵 가격이 엄청 싸서 일회용으로 쓸텐데 도대체 얼마에 사오는지 궁금하더라구요.

  5. 추석에 오사카 다녀와 들어옵니다
    이틀동안 열군데를 돌아다녔더니 발바닥이 아파서 혼났어요.
    뭘 봤느냐보담 어떻게 느꼈는지가 중요한데~~ ㅎㅎ

    자이쁘르! 핑크시티! 이름만으로도 꼭 가보고싶네요
    인도구경은 무궁무진 하네요. 일단 먹거리 싼게 참 부담없으니....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 엄청 강행군을 하셨군요.
      저도 나중에 직장 다니면 짧은 연휴기간에 반짝여행을 다녀보고 싶습니다. ㅎㅎ
      제가 싼 것 위주로 먹어서 그런데 비싼 음식도 찾아보면 많아요. ㅠㅠ

  6. 자이푸르가 핑크시티라고 해서 저도 엄청 기대하면서
    사진을 내려봤는데 인도의 핑크 개념은 우리랑
    좀 다른가봐요... 아쉽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핑크인지라
    온 도시가 핑크로 도배된 모습을 생각했거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핑크든 브라운이든
    용민군의 발자국 잘 봤어요.

  7. 라씨로 검색해서 들어왔는데 댓글도 읽는 재미가 있군요
    컵을 깬다니 특이한 건가.. 생각해요
    한국에 있는데 인도 구경 하고가요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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