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9. 골목길이 아름다운 야즈드.(이란 - 야즈드)


오늘은 아침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하기에 7시에 알람을 맞춰놨는데 손목시계를 보니 8시가 다 되어가길래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급하게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시간이 1시간 느려졌길래 무슨 일인가 생각을 해보니 아마 서머타임이 끝난 것 같았다.

확실하게 알기 위해 리셉션으로 갔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아직 출근하지 않았길래 손목시계를 보여주며 바디랭귀지를 했더니 서머타임이 끝난 것이 맞다고 한다.

1시간이 늘어날 줄 알았더라면 좀 더 푹 잤을텐데 아쉽다.

아침이라 식당이 안 열 것 같아 그동안 버스에서 줬던 비스켓들과 잼으로 아침을 먹는데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다.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도너츠를 사다 냉장고에 한글이 보인다.

이란에 와서 봉봉도 마셔보고 알로에 베라드링크도 마셔보다니 정말 지구촌 시대가 맞나보다.

이제 쉬라즈를 떠나 야즈드로 향한다.

휴게소에 들르길래 이번에도 홍차 한 잔을 마시고 슈퍼를 둘러보는데 보거스처럼 생긴 캐릭터가 그려진 감자칩이 보였다.

아마 요즘 젊은 세대들은 보거스를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내가 많이 늙은 것 같아 슬퍼진다.

버스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면 주위에는 사막밖에 보이지 않는다.

황량한 사막에 펼쳐진 아스팔트 도로가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 멋있게 보인다.

야즈드에 도착하니 너무 덥길래 짐을 풀자마자 낮잠을 잤다.

날이 더우니 몸을 보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쌀밥과 치킨을 시켰다.

다리 하나와 양념으로 밥을 먹어야하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한국이었다면 최소 반마리는 먹었을 치킨인데 여행을 하면서는 닭다리 하나로도 만족하는 것을 보니 내가 그동안 음식을 먹을 때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먹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적당하게 먹고 기분 좋게 디저트를 먹는 것이 더 좋은 식사인 것 같은데 식탐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저녁에 마실 물을 샀는데 잔돈이 없다며 과자를 하나 주는데 맛이 별로였다.

이란의 숙소도 대부분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데 무료라 그런지 단백질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제 묵었던 숙소의 시설이 너무 참담해 오늘 바로 숙소를 옮겼다.

창고를 개조해 도미토리로 쓰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데 화장실은 여기저기 오물이 묻어있고 샤워실도 너무 더러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여서 돈을 내고 돼지우리에 묵는 기분이었다.

점심을 먹으려고 메뉴판을 봤는데 낙타 고기가 눈에 띄었다.

신기하고 새로운 음식은 무조건 먹고 보는 것이라 배웠기에 우선 시켰는데 생각보다 고기가 부드러웠다.

냄새도 안 나고 살결도 부드러워 갈비찜을 먹는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니 메르스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예방법으로 낙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길래 난 예전에 먹어봤다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었다.

아마 대한민국 사람 중에 낙타고기를 먹어본 사람은 정말 극소수일 것 같은데 이런 소수의 사람들까지 신경써주는 정부가 정말 고맙다.

이란의 여름 날씨가 원래 덥긴하지만 야즈드는 다른 곳보다 더 더운 것 같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어 로비에서 뒹굴거리다보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

해가 지면 조금이나마 선선해질까봐 동네 구경을 나왔는데 거리에 문을 연 가게들이 없다.

아마 더운 지역이라 그런지 해가 한창일 때는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길을 걷다 높은 시계탑이 보여 가까이 다가가봤다.

야즈드에는 높은 건물이 별로 없기에 시계탑에 올라간다면 야즈드의 전경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문이 잠겨있었다.

어서 드론 산업이 발전해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는 드론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체로 관광을 온 어르신들이 보였는데 아무리 패키지 여행이더라도 이란을 올 생각을 하시다니 대단하다.

과연 대로변에 있는 하수도마저 깨끗한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할지 궁금하다.

아마 먹어도 된다는 뜻이거나 먹지 말라는 뜻일텐데 혹시 페르시아어를 할 줄 아시는 분이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그냥 돌아다니다보니 아까 만난 어르신들을 다시 만났다.

역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걷다보면 온 세상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다.

오늘도 물을 사니 맛없는 과자를 주려길래 젤리로 달라고 했다.

젤리의 달달함과 탱글탱글한 식감은 정말 사랑스럽다.

할 일이 없을 때는 여행기를 쓰는데 맥주가 없으니 글을 쓸 맛이 나지 않는다.

저녁엔 고기카레와 샐러드를 같이 시켰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치즈를 먹으니 정말 행복했다.

난 우리나라가 정말 좋은데 와인과 치즈를 생각하면 유럽에서 살고 싶어진다.

이번에 옮긴 호텔은 아침에 스크램블에그를 준다.

그것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이라 오랜만에 달걀을 원 없이 먹었다.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즐겁고 행복한 것이 제대로 된 삶일텐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야즈드가 아무리 덥다지만 방에만 있을 수 없으니 거리 구경을 나선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으면서 볼거리가 많은 것은 역시 모스크다.

어쩜 이리 아름답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모스크에도 다양한 건축양식이 있을텐데 그저 아름답다는 감상평밖에 할 줄 모르는 내 지식이 부끄럽다.

그래도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물론 사랑이 가장 아름답다지만 커플은 용납하지 못한다.

야즈드는 황토색 건물로 이뤄진 도시 자체가 유명하다.

그렇기에 유명한 관광지를 골라가기보다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야즈드 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사막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적응하며 예술적인 부분까지 신경 쓴 고대의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런 점들이 인류가 현재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골목길에 있는 집들은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집이기에 함부로 들어갈 순 없지만 벽을 만지면서 걷는 것 정도는 괜찮다.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직접 손으로 만지고 촉감을 느끼는 것이 더 재미있다.

야즈드의 건물들에는 굴뚝처럼 생긴 특이한 조형물이 보이는데 이것은 바드기르스라 불리는 송풍장치라고 한다.

한 여름의 야즈드는 섭씨 45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기에 굴뚝 높이의 높은 곳에서 부는 바람을 바드기르스로 받아들인 뒤 건물 내부로 보낸다고 한다.

이런 장치를 고안하다니 인간은 정말 대단하다.

사막에서 구할 수 있는 물자에는 한계가 있기에 흙과 돌, 지푸라기가 집을 짓는 재료의 전부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자동차길래 알아보니 기아자동차에서 나온 프라이드 자동차의 해외 수출명이 Rio라고 한다.

골목길이 복잡하지만 계속 걷다보면 큰 길로 이어질 것이라는 단순한 마음을 가지고 걸어간다.

역시나 걷다보니 자동차들이 드나드는 큰 길이 나온다.

치안이 불안한 나라였다면 시도도 못해봤을 골목길 구경이었지만 이란의 치안은 괜찮은 편이기에 재미있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시내로 나오니 잡화점이 많길래 구경을 하는데 신기한 제품들이 많이 보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마늘로 샴푸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이란에는 마늘 샴푸가 있었다.

어떤 샴푸일지 궁금했지만 괜히 사용했다가 탈모가 올까봐 구경만 했다. 

빵집이 보이길래 스스럼없이 들어가 베이비슈를 몇개 샀더니 옆에 있던 한국분이 신기하게 쳐다보며 이것 저것 잘 챙겨먹는다며 대단한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난 정말 순수하게 그냥 베이비슈가 먹고 싶었기에 사 먹었을 뿐인데 신기하게 보였나 보다.

난 베이비슈보다 사막에 있는 도시에 분수가 있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물이 있으니 도시가 생겼겠지만 물이 풍족하진 않을텐데 분수를 만들다니 신기하다.

빛을 받은 모스크의 모습이 아름다웠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그 색이 나오지 않는다.

구경하느라 수고했으니 이란산 스크류바를 나에게 상으로 준다.

오늘 저녁메뉴는 소고기와 무알콜맥주다.

내가 꼭 이란을 떠나는 순간 알코올을 먹고 말겠다고 다짐을 하며 맛있게 먹는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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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즈드의 모스크와 건물들은 어느 여행자의 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낙타고기라... 궁금하네요.
    불금이긴 한데 일이 밀려서 언제 끝날지 모르니. 이런...
    무알콜 맥주가 땡기는 오전입니다.

    참 그리고 리오는 국내에서도 팔았던 모델입니다.
    프라이드와 별개로요.

    • 이란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많으니 어디선가 보셨을 것 같아요.
      낙타고기는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놀랐는데 무알콜맥주는 전혀 맛이 없더라구요. ㅠㅠ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어서 인터넷 검색으로만 찾아봤는데 리오는 우리나라에서도 팔았던 모델이었군요.
      감사합니다.

  2. 금요일마다 업데이트 되는지 지금 알았네요...ㅎㅎ 한국으로 가는 휴가가 11월25일인데 그때까지 금요일마다 용민님 여행기 기다리는 재미로 버

    텨야겠습니다.

  3. 글을 참 맛나게 잘 쓰시네요...

    가사에 직장에 9살 아들의 양육에 지쳐 있는 제가 그 골목을 함께 여행한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4. 저도언젠가 세계여행을 하겠다는 꿈을 꾸며 사는데 꿈만으로 끝나지 않길바라며
    꾸준히 여행기들을 읽고 있던중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여행기에 댓글남기는건 처음인데,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또 우연히 찾아서 님의 글을 읽게되면 댓글 남길께요^^

    • 꿈을 꿈으로 두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뤄지더라구요.
      저도 어릴 때부터 꾸던 꿈이었는데 실제로 갔다와보니 충분히 갈만 하고 가야만 했었더라구요.
      꼭 꿈을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5. 비밀댓글입니다

  6. 재밌네요 ㅎㅎ 일하고 있는데 웃으면서 보고 있습니다 ㅎㅎ

  7. 글이 건조한거 같으면서도 피식피식하게 만드네요 ㅋㅋㅋㅋㅋㅋ
    해학적(?)이라는 말을 여기다가 써도 될까요?ㅎㅋ

  8. 글이 깔끔, 담백하면서도 재미있네요. 읽기에 부담도 없고.. 글 쓰신 분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 같네요.

  9. 아무리 용민님이라 해도 시간이 지난 여행기를 다시써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구나라는 걸 여실히 느낍니다.
    저도 용민님 보면서 나도 나중에 여행가면 여행기를 써야겠다 했는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전 여행기 못쓸꺼에요...
    게을러서...
    2-3시간씩 이렇게 공들여 쓴다는건 완전 자기와의 싸움일테니까요
    그런면에서 힘듦에도 이렇게 여행기를 끝까지 완성해 나가는 용민님의 패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지난 여행기를 쓰는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ㅎㅎ
      특히 요즘 일이 생겨 댓글도 많이 밀려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제 일도 마무리됐고 이란을 떠나 제가 정말 좋아했던 지역으로 넘어가니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우연히 들어왔다가 너무 재밌어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 빠짐없이 보다보니 지금47번 인도여행기네요 거꾸로 보게됐지만 멈출수없이 계속 클릭하게 하는 매력적인 여행기예요

  11. 미식가들이나 식도락가들에게는 이란여행 당연히 비추천이겠네요? ㅡㅡ;;;;; 이런사람들은 차라리 먹거리와 식당들이 많은 중국이나 대만 홍콩 싱가폴등지에 여행하시는것이 더 나을듯~!!!!

    • 음... 호텔에 가면 특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음식은 제가 먹은 것과 비슷할 것 같아요.
      그래도 이란의 케밥은 꽤 맛있으니 가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12. 흙벽과 높은 담장, 좁은 골목... 정겹게 느껴지네요.
    단 저같은 길치는 한번 들어가면 길을 못 찾을 것 같지만요.
    세상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인 사프란을 밥위에
    매번 뿌려주는 걸 보면 역시 향신료의 나라인가봐요. ^^

  13. 골목길의 바닥에 수없이 깔린 돌마저도 투박하면서도 나름의 정성을 들여 만들었을 길이라고 생각하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만드네요.
    황량해보이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가봅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8.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 (이란 - 시라즈)


어릴 때는 흰 달걀이 신기하고 특이해보여 갈색 달걀보다 좋은 줄 알았는데 달걀을 낳는 닭의 색깔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었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순수함은 사라지는 것 같다.

호스텔을 나오는데 선물이 있다며 여권 케이스를 준다.

잠시 묵고 떠나가는 여행자까지 챙겨주는 마음이 정말 고마워 기념품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어제 발에 물린 빈대가 이맘 광장에서 물린 것이길 바랐는데 아무래도 호스텔에서 물린 것 같다.

빈대에 물리니 빨리 이스파한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는데 이스파한에 며칠을 묵을까 고민하다 3일만 묵기로 정하기를 잘 한 것 같다.

특히 발에 집중적으로 물렸는데 긁어도 긁어도 간지럽고 참으려 해도 자꾸 긁게 된다.

이제 아름다웠지만 간지러움을 안겨준 이스파한을 떠난다.

이번 버스 기사님도 아주머니다.

시장에서도 아저씨들밖에 보이지 않던 이란인데 버스 기사님들 중에는 여성 드라이버도 어느정도 있나보다.

버스바퀴에 뭐가 묻어 있길래 살펴보니 동물의 피로 보이는 것이 보였다.

이슬람 문화권에도 고사를 지내는 문화가 있나보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이란의 동남부에 위치한 쉬라즈다.

이스파한에서 만난 친구가 추천해준 호텔로 왔는데 깔끔한 것이 마음에 들어 1박에 4만 토만(한화 13,000원)에 묵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오니 쌀밥이 당겨 리셉션에 가 '베렌제'를 외치니 식당을 추천해준다.

역시 한국인은 쌀밥에 고기를 먹어야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고파 어제 갔던 식당에 다시 찾아갔다.

이란을 여행하며 식당을 찾기는 힘이 들지만 케밥이 잘 구워져 나오니 식당 찾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빈대에 물린 곳이 가라앉기를 바라며 오늘은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몸은 간지럽지만 에어컨이 있어 견딜만 했다.

방에서 뒹굴거리다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라 밖으로 나왔다.

날이 더우니 우선 쉐이크를 하나 사 먹는다.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사람들이 피자를 먹길래 나도 피자를 먹기로 했다.

리셉션에 피자가게를 물어보니 시라즈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며 추천을 해줘 사왔는데 기름이 많긴 했지만 맛있었다.

이왕 휴식을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먹어줘야하니 복숭아 통조림도 사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만들어진 통조림을 이란에서 먹고 있다니 역시 지구촌 시대인가 보다.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더니 식당이 열지 않았길래 버스터미널에서 햄버거를 시켰다.

나름 햄버거에 들어있을 것은 다 들어있어 맛있게 먹었다. 

시라즈에는 페르시아 유적 중 최고라 꼽히는 페르세폴리스가 있는데 보통 투어회사를 이용해 간다고 한다.

투어회사를 이용하면 편히갈 수 있고 가이드도 있지만 버스를 이용해 가기로 했다. 

내가 버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아저씨들이 자기들도 찍어달라길래 카메라를 들자 자세를 잡는다. 

페르세폴리스 근처 마을에 내려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란 아저씨와 택시 합승을 해 페르세폴리스로 향했다.

택시에서 내리니 멀리 유적지처럼 생긴 곳이 보인다.

페르세폴리스는 페르시아 왕국의 수도를 지칭하는 말인데 기원전 6세기의 유적지라고 한다.

페르시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단편적인 지식들과 '페르시아의 왕자'라는 게임 뿐이라 부끄럽다.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답게 입장료가 15,000토만(한화 5,000원)이나 한다.

계단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로 된 가설계단을 설치해놓았는데 문화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란 정부의 정책이 보이는 것 같았다.

계단을 올라가면 웅장한 문이 보이는데 이 곳의 이름은 모든 땅의 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훼손되고 약탈당해 알아보기 힘들지만 문을 지키는 조각은 황소의 몸에 독수리의 날개, 왕관을 쓴 사람의 머리로 이뤄져 있었다고 한다.

다른 나라 유적지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궁금하다.

페르세폴리스는 기원전 333년에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를 침공하며 멸망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2만마리가 넘는 가축을 동원해 페르세폴리스의 보물들을 약탈한 뒤 페르세폴리스를 폐허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란 사람들 입장에서 바라보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철천지 원수일 것 같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유리벽으로 막아놓은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걸어가다 보면 만들다 만 입구도 보이는데 이런 돌을 깎아 아까 보았던 조각을 만든다니 정말 대단하다.

그리스나 페르시아 문화권에는 넘쳐나는 문화재때문인지 그냥 방치되어 있는 기둥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넘쳐나지만 다른 나라에는 없는 문화재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돌에 새겨진 조각을 보니 석굴암에서 들은 설명이 떠오른다.

흘끗 보면 그냥 조각일 뿐이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이야기를 들으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고 재미있게 다가오던 기억이 난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기에 항상 공부하려는 마음을 가져야할텐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큰 돌을 쌓고 조각을 해 하나의 기둥처럼 보이게 만들었는지 정말 신기하다.

손으로 새긴 조각인데 기계로 깎은 것처럼 일정한 모습을 보면 과거 장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이곳은 타차라라 불리던 다레이오스의 궁전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기둥만 남아있다.

페르세폴리스에는 기둥만 남은 유적지가 대부분이기에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을 피할 곳이 없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유적지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 곳은 페르세폴리스의 창고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하나의 입구밖에 없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3000마리가 넘는 낙타와 노새를 이용해 이곳에 있던 물품들을 옮겼으며 그 가치는 3,120톤의 은과 맞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창고의 벽이라기엔 너무 낮은 것 같았는데 발굴된 곳을 보니 밑부분엔 돌로 된 벽이 있었다.

이 벽들 사이사이에 각종 보물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3천 톤의 은이 도대체 어느정도인지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CCTV가 있어 도둑이라도 잡을 수 있다지만 과거에는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약탈당하고 나서 되찾을 방법도 없었으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속이 터졌을 것 같다.

날이 더워 이제 페르세폴리스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언덕부분에 유적지가 보인다.

비싼 돈을 내고 들어왔으니 모든 것을 봐야한다는 생각에 언덕길을 따라 걷는데 경사가 좀 심하다.

이제는 폐허가 되어 황량한 곳인데도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언덕을 올라 찾아왔는데 설명이 적힌 표지판도 없고 안에 들어가볼 수도 없으니 허탈하다.

요르단에 가면 이처럼 절벽을 깎아 만든 페트라가 있다는데 언젠가는 구경할 기회가 있을거라 믿는다.

들어온 길을 따라 나가는데 이란친구들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내가 V 표시를 하며 자세를 잡자 감자 먹이는 자세를 취해달라고 시범을 보여 따라하니 웃느라 정신이 없다.

말이 안 통하니 물어볼 수는 없지만 이란에서 감자 먹이는 자세를 하고 있는 내가 웃겨 나도 따라 한참을 웃었다.

계속 웃다가 이번에는 정상적인 사진을 찍는다.

나와 찍은 사진을 다른 이란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뭐라고 설명을 할지 궁금하다.

올라갔던 길과 반대방향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오며 페르세폴리스 구경을 마쳤다.

가이드를 고용할까 고민했었는데 곳곳에 영어로 된 설명이 써있어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었다.

날이 덥다고 출구에 냉풍기를 설치해놨길래 한참을 앞에서 서성이다 걸을을 돌렸다.

페르세폴리스 입구에 대기중이던 합승택시를 타고 다시 시라즈로 돌아간다.

기사아저씨께서 한번에 시라즈로 가길 원하길래 흥정을 해봤지만 값이 안 맞아 그냥 버스터미널까지만 가기로 했다.

이란도 쿠바와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굴러만 가면 택시로 이용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자동차의 본래 용도인 운송능력이 지속되는 한 계속 이용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수고했으니 생과일 주스를 한 잔 마신다.

테헤란에서 환전을 넉넉히 한다고 했는데 돈이 좀 부족할 것 같아 조금 더 환전을 했다.

보라색 지폐는 주로 숙박비를 계산할 때 쓰는 5만토만(한화 14,000원)짜리 이고 파란색 지폐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2만 리알(한화 700원)짜리 지폐다.

어제 사진을 찍었던 다리에 올랐는데 자동차들이 만들어내는 시라즈의 야경이 꽤 운치있어 한참을 내려다봤다.

오늘 하루의 끝도 베렌제를 먹으러 갔는데 맥주가 너무 당겨 무알콜맥주를 시켰다.

이란을 떠나는 그 순간 꼭 맥주를 먹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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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란에서 맥주를...
    노래 제목 같아요. ㅎㅎ
    쌀과 고기가 같이 있는 음식은 참 맛있어 보이네요.
    맥주만 있으면 딱인데...

  2. 페르세폴리스라...
    알렉산더 대왕과 페르시아왕... 다리오의 궁전..
    볼게 많군요.
    좀더 자세히 봤음 좋았겠다 싶네요...
    요르단의 페트라는 가봤지만, 페르세폴리스는 못가봤으니 어떤것이 더 좋다 말하기가 어렵군요..
    역시 페르세폴리스를 가봐야 하는건가...

    • 세계사에 조예가 깊지 못해 아는 정도로만 훑어보니 딱 그 정도만 보이더라구요.
      역시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일텐데 참 공부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충사님은 준비를 열심히 하신만큼 많은 것이 보일 것 같아요.

  3. 빈대에 물린건 잘 가라앉으셨나요?

    한번 빈대에 물리기 시작하면 옷이랑 짐에 옮겨붙기 때문에 숙소를 옮기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거는 일단 뜨거운물로 싹 씼고
    빨래를 뜨거운물로 돌리셔야 계속 물리질 않습니다.

    베드버그라면 심지어 짐을 싹 버리고 새로 구입하셔야 할 수도 있는데 단순 빈대로 더이상 물리지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_^

    • 저도 빈대에 물리는 순간 후속처치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 우선 옷은 샅샅이 뒤져봤는데 빈대는 없더라구요.
      그 뒤로 며칠을 걱정하며 쉬었는데 다행히 추가로 물리는 일이 없어 마음을 놓았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4. I have been reading your journey sometime. Your stories are truly inspirational and remarkable. Especially young man like you to choose the path very few people accomplished. Salute to your adventure and spirit!!!

    • 아마 한글은 읽을 줄 아시지만 외국에 계셔서 영어로 쓰신 것 같아 전 한글로 쓰겠습니다. ㅎㅎ
      제 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댓글 달아주세요~

  5. 빈대 물린 것 보니 여행 갈 맛이 사라졌습니다.

    • 저도 1년 반이 넘도록 여행을 하며 빈대에 물린 것은 처음인데 정말 간지럽더라구요.
      여러가지를 겪는 여행이니 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즐기니 괜찮더라구요.

  6. 출장길에 들렀었는데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참 좋은 이란 사람들도 생각나구요...잘 읽었습니다^^

  7. 우리가 역사서에서 읽은 것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상당히 영리하고 용맹스런 영웅이란 것이었는데
    침략과 약탈을 당한 그들 편에서는 용민군 말처럼
    철천지 원수임에 틀림없겠어요.
    어차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에 그저
    그런 아픈 전쟁이나 침략은 없기만을 바랄 뿐이죠.
    벽이나 바위에 정말 하찮은 도구로 하나하나 새겼을
    그 당시 장인들은 정말 대단하단 말로도 부족할 듯 해요.

  8. 참으로 오랜만이네요.
    늘 한 번씩은 들러야지 하면서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고 일을 하는게 바빠서
    생각만 하다가 이렇게 주말에 시간 내어 들러봅니다.
    그나저나 이란에서 맥주라..
    과연 맥주를 드셨을지 궁금해지네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7. 세상의 절반이라 불리는 이스파한. (이란 - 이스파한)


아침 식사에 바나나 사과 주스가 나와 신기했는데 진짜 바나나와 사과를 함께 넣은 맛이 났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에게 마술레에서 산 꿀을 나눠주니 꿀도 들고다니는 여행자라며 대단하다고 말을 한다.

예상보다 많은 꿀을 사서 나눠줬을 뿐인데 부끄럽다.

아침을 먹었으면 이스파한을 구경하러 나가야한다.

여행이란 먹고 자고 놀러다니고의 연속이다.

나중에 오토바이는 어떻게 나가라고 이렇게 차를 대놓은 건지 궁금하다.

이란 여행은 알려진 자료가 별로 없기에 론니플래닛을 참고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지도를 보며 근처에 있는 하킴 모스크를 향해 걸어간다.

모스크 앞에 도착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입구가 어두운 것이 아무래도 문을 닫은 것 같았다.

다가가보니 역시나 문이 닫혀있었다.

왜 슬픔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방향으로 가보니 다른 입구가 있었다.

수리 중인 것처럼 보여 안에 계신 분께 여쭤보니 들어가도 괜찮다고 하신다.

모스크의 입구 천장부터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이슬람교는 우상숭배를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기에 기하학적인 문양과 글로만 장식된 모스크의 세밀한 멋은 정말 아름답다.

특히 모스크의 중앙부에 있는 예배당 천장의 돔은 봐도 봐도 아름답다.

보수공사 중이어서 그런지, 기도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없어 혼자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다.

정확히 절을 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조용히 기도만 드리고 나왔다.

그 어떤 종교도 남을 해치라고 가르치는 종교는 없을텐데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전쟁을 일으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터키에서 만난 블루 모스크보다 이스파한에서 만난 하킴 모스크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이슬람 신자는 아니지만 경건한 마음이 들어 몸가짐을 조심하게 된다.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IS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아파와 수니파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시아파와 수니파는 이슬람교의 양대 종파인데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죽고 그 뒤의 후계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으며 종파가 나뉘었다.

과거 이슬람은 종교이며 국가를 이루고 있는 근간이었기에 나라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함마드의 후계자가 필요했는데 무함마드가 죽기 전에 후계자를 선택하지 않아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운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눠지게 된다.

두 종파 간에는 코란을 받아들이는 입장과 지도자를 뽑는 방법 등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한다.

특히 시아파는 예배를 올릴 때, 사진에 나온 것과 같은 작은 돌을 앞에 두고 기도를 올리는데 이는 돌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돌을 이루고 있는 진흙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순수한 물질이라 돌을 앞에 두고 기도한다고 한다.

보수를 잘 해 다음에 올 사람들도 하킴 모스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이스파한이라 기대를 했는데 처음으로 들른 하킴 모스크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포근한 마음을 안고 거리로 나선다.

반바지를 보니 입고 싶어지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남자라는 이유로 차도르를 안 쓰고 반팔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길을 걷는다. 

이란의 바자르는 대부분 긴 통로 형식을 띄고 있는 것 같은데 아마 더운 날씨 때문인 것 같다.

시장에 왔으면 먹을 것을 먹어야한다.

꼬마 아이들 사이에 섞여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아이들이 웃는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팔고 있었는데 색색의 향신료를 쌓아 놓은 모습이 예뻤다.

우리나라는 주로 고춧가루와 후추 정도만 사용하는데 인도와 중동지역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하는 모습이 신기할 뿐이다.

이번엔 다른 모스크인 마스지드 조메를 찾아갔는데 입장료로 1만 토만(한화 3,300원)을 내야한다.

'마스지드'는 페르시아어로 '엎드리는 곳'이라는 뜻을 가졌고 사원을 의미하는데 스페인어와 불어를 거치며 모스크로 서양권에 알려졌다고 한다.

'조메'는 '금요일'을 뜻하니 마스지드 조메는 금요일의 사원이라 할 수 있다.

조메 모스크도 천장이 참 아름답다.

이상하게 이슬람 건축물에 오면 천장을 주로 보게 되는데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본 알함브라 궁전이 떠오른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이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251 - 이슬람 건축의 정수, 알람브라 궁전.

을 읽어주세요.


아름다운 건축물을 묘사할 때 조금 더 풍부한 표현을 쓰고 싶은데 내 감수성과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마스지드 조메는 규모가 커서 그런지 사람도 많고 아까 본 하킴 모스크에서 느꼈던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역시 난 작고 조용한 곳에 끌린다.

사람들이 낙서를 하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리벽을 설치해놨다.

우리나라의 석굴암도 예전에는 유리벽이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훼손해 유리벽을 설치했다고 들었는데 몇몇 사람들의 이기심때문에 문화유산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조각부분에 이렇게 검정색이 칠해진 것이 보이는데 이는 탁본을 뜨며 생긴 잉크 자국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금지된 곳이 많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탁본이 이뤄졌었다고 한다.

눈으로 보고 감탄했던 세밀함이 사진에 제대로 담기지 않아 아쉽다.

마스지드 자메에서 나오니 공사가 한창이다.

어느 정도 개발된 모습이었던 대로변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인터넷을 돌다보면 평양의 모습이 보이는데 평양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계속 걸어다니느라 배가 고프니 튀김 하나를 먹는다.

다양한 군것질거리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난 아무거나 맛있게 먹으니 괜찮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이맘 광장이다.

이맘 광장은 이스파한의 중심에 있는 거대한 광장인데 이스파한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라고 한다.

원래는 샤 왕의 광장이라 불리던 이맘 광장은 이란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의 이름을 따 이맘 호메이니 광장이 됐고 사람들은 편하게 이맘 광장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이맘 광장에는 이스파한뿐만 아니라 이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이맘 모스크가 있다.

이 모스크는 파란색이라 블루 모스크로 불리기도 하고 최고의 모스크라는 의미로 왕의 모스크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안을 들어가보려고 했는데 기도시간이라고 문을 닫았다.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 두 곳의 모스크를 봤는데 처음에 간 하킴 모스크에서 느낀 감정이 너무 강렬했기에 두번째로 본 마스지드 자메에서는 별 감흥을 못 느꼈었다.

이런 상태에서 이스파한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모스크를 보면 그저 관광지 탐사가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다음을 위해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여운을 두고 싶어 그냥 밖에서만 구경하기로 했다.

이란의 시내버스 뒷부분은 여성들을 위한 공간인데 여성들은 뒷 문으로 탑승해 내릴 때 앞으로 와 요금을 낸다.

이란의 낡은 노란 택시는 정말 귀엽다.

이스파한을 떠나는 버스를 미리 예약하기 위해 시외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왔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기에 어디를 가든 버스표 구하는 것이 쉬운데 땅이 넓은 나라들은 장거리 버스 위주라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이란 버스터미널의 신기한 점은 예매 창구와 계산 창구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예매하는 곳에서 표를 정하고 계산 창구로 가 돈을 내면 표를 준다.

잘 쓰던 목베개에 구멍이 나 터미널에 있는 상점에서 5만 리알(한화 1,600원)에 샀다.

교통비뿐만 아니라 간단한 공산품도 저렴하니 여행할 맛이 난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가는데 내가 묵고 있는 호스텔이 보여 우선 내렸다.

어떤 버스를 타야할지 몰라 그냥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보며 왔는데 운이 좋았다.

숙소에서 잠깐 쉬고 밖으로 나왔는데 거리에 살벌한 마네킹이 보인다.

고정을 하기 위한 것은 알겠는데 꼭 이렇게 했어야 했나 궁금하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심하게 막히길래 그냥 시내로 걸어가기로 했다.

페르시아어를 해석해보니 참 좋은 말이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쓰러진 나무를 전시해놨다.

다시 이맘광장에 왔는데 아까 말이 세워져 있던 곳에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이용한 곳이니 스스로 청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가족단위로 이맘 광장에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셔츠를 입은 남자와 히잡을 두른 여자가 참 잘 어울린다.

이맘 모스크에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역시나 그냥 참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올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흙 벽돌이 황금빛으로 보인다.

여성이 하지말아야할 행동을 나타내는 것 같은데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들이 보인다.

문화권이 다르니 조심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점이 많기는 많다. 

까만 것은 글이요 하얀 것은 바탕이다.

언어를 아예 알아보지 못하는 나라를 여행할 때면 문맹이 된 기분이 든다.

이번에 온 곳은 이스파한을 동서로 가르는 자얀데 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시오세 다리다.

교각이 뒤집어진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나에게도 감수성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

시오세 다리는 아름다운 모습때문인지 이스파한의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란이지만 곳곳에 하트낙서가 보이는 것을 보니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말했듯이 커플지옥 솔로천국이다.

다리가 간지러워 계속 긁다가 쳐다보니 벌레에 물린 자국이 많이 보인다.

아까 이맘 광장의 잔디밭에서 물린 것인지 숙소에서 물린 것인지 모르겠는데 빈대에 물린 것 같다.

지금까지 여행을 해오면서 베드 버그에 물린 적이 없었는데 내 몸에 달라 붙었을까봐 걱정이 된다.

걱정은 계속하되 밥은 먹어야한다.

시내라 샌드위치 가게가 많이 보이길래 하나 샀는데 꽤 맛있었다.

아무리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코카콜라는 막을 수 없나보다.

역시 코카콜라의 힘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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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스파한이라....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저라면 아마도 모스크는 한곳만 갔을것 같아요. 용민님처럼 그느낌이 점점 희석이 될것같아서요.
    론리플래닛을 가지고 여행을 다니시는군요.
    여행의 바이블이죠.
    음... 역시나 영어를 좀더 공부해야겠어요
    아랍어를 모르면 영어라도 할줄 알아야할테니까요... ㅎㅎ

    • 모스크만큼 아름다운 감성입니다.
      블루모스크가 궁금해지네요, 담에 꼭 방문하시길...

    • 여행정보가 많은 곳은 가이드북 없이 다니는데 이란이나 쿠바처럼 정보가 부족한 곳에선 론리 플래닛이 진리더라구요. ㅎㅎ
      저도 한국에 와서 영어 공부좀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미루게만 되네요. ㅠㅠ
      언젠가는 다시 이란에 가 블루 모스크를 가봐야겠어요.

  2. 아랍어도 해석하시나 했더니 밑에 영어로 잘 적어 놓았네요. ㅎㅎ
    친절한 이란 사람들...
    무서운 듯 아닌 듯한 이슬람 문화...
    하여간 중동에 대한 느낌은 서양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선입견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전 페르시아어로 해석했는데 영어를 보셨나보군요. ㅎㅎㅎ
      이제 미국과 화해했으니 지금까지 쌓인 이란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이란의 일일 것 같아요.

  3. 이란의 건축물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요!!

  4. 아랍어가 아니라 이란어 아닌가요 이란은 이슬람권은 맞는데 아랍인이 아니라 페르시아인들의 후손이라던데

  5. 사실 모스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
    덕분에 멋진 사진도 구경하고 다양한 모스크들의 모습도 눈에 가득 담아갑니다
    블루모스크는 정말 아름답네요,,,^^

  6. 사진보면서 대리만족해버리네요ㅎㅎ잘보고있습니다

  7. 모스크 정말 아름답네요 언젠가 이란에 직접 가보고 싶네요. 설명을 잘해 주셔서 실감나고 재밌었습니다.

  8. 비밀댓글입니다

    • 정보도 어느정도 올리고 있지만 제가 겪고 생각한 것들 위주로 여행기를 쓰고 있다보니 코드가 맞는 분들은 재밌다고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여행기는 여행이 끝나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쉬지 않고 올라갑니다.
      종종 들러주세요~

  9. 저도 몇년 전에 이란여행 다녀왔는데, 후기를 보면서 이란의 향기가 그리워 가슴이 애립니다.스킵하신 이맘광장 내에 있는 세이크로폴라모스크가 넘 좋아 저는 이스파한 머무는 동안 매일 갔습니다...^^

  10. 저는 모스크 사진 보고 벌써 중앙아시아 가셨나 했어요.
    우즈베키스탄 부하라나 사마르칸트 모스크가 딱 저렇게 생겼거든요.
    이란은 진짜 꼭 가보고 싶어요!

  11.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릅니다.
    늘 포스팅 마다 댓글을 남기겠다는 약속했던 것이 생각나 와야지 했는데
    이직 준비로 잘 오지 못했었네요^^;
    여하튼 이란의 모스크가 참 아름답네요.
    제가 실제로 본거라곤 이태원에 있는 사원뿐이었는데 문양이며 건물이며 아름답네요~
    뉴스에서 본 이란은 늘 위험하거나 무서운 곳이라고 느꼈었는데,
    역시 사람사는 곳은 같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란의 풍경도 참 멋지네요^^

  12. 이스파한 - 작년에 들렀던 곳인데 괜히 반갑네요. 전 저기에서 타브리즈에서 온 대학생 둘하고 신나게 잘 돌아다녔지요 :)
    이란은 워낙 땅이 넓은지라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전 몇 군데 못 들러서 좀 아쉬웠네요.

  13. 글을 최신에 올린글부터 거꾸로 보는데 잼납니다..

  14. 모스크는 같은 듯 하면서도 매번 다른 느낌을 주네요.
    저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싱가폴에서만 모스크를 봤어요.
    작고 소박한 모스크도 봤고 화려한 모스크도 봤지만
    용민군이 다녀온 모스크들에 비하면 정말 소박했던 것 같네요. ^^
    이맘 모스크는 정말 갑오브갑이네요. ^^
    마치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 처럼 보여요.
    그리고 단층쌓듯이 쌓아둔 향신료는 한 봉지 사고 싶어요. ㅎㅎㅎ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6. 색다르지만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이란. (이란 - 하마단, 이스파한)


아침 7시쯤 밖으로 나오니 마을 사람들이 빵집 앞에 줄을 서있다.

만약 우리나라도 주식이 빵이었다면 아침마다 갓 구운 빵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아침마다 빵을 배달시켜 먹었을 것 같다.

작고 고요한 마을에서 딱히 한 것은 없지만 행복하게 지내다 간다.

저번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 라쉬트 버스정류장으로 나가야한다.

이른 아침이기에 마을의 입구로 나가 택시를 기다리니 잠시 후 택시가 오고 사람들과 합승을 할 수 있었다.

오늘 이동을 많이 해야하기에 사람이 안 오면 혼자라도 탈 생각이었는데 다행이다.

이게 바로 산유국 이란의 기름값이다.

15리터에 15만 토만(한화 5,000원)이니 1L당 330원 꼴이다.

기름이 이렇게 싸니 택시비도 저렴해 자꾸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30km를 10만 토만(한화 3,300원)에 탄 뒤로 이란에서는 택시를 애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지나온 물가가 저렴한 여러 나라에서도 될 수 있으면 걸어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이란의 환상적인 택시비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이란의 버스시스템은 운영회사마다 승차장과 매표소가 달라 버스표를 알아보려면 일일이 다 돌아다녀야 한다.

라쉬트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터미널을 돌아다니며 다음 목적지인 하마단으로 향하는 버스를 찾았는데 하마단으로 가는 버스는 아침에 한대, 오후에 한대 있지만 이미 매진이라고 한다.

어쩔 수 없으니 우선 밥이나 먹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이란은 외식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식당보다는 간단한 패스트푸드를 파는 곳이 많다.

물론 식당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이마저도 찾기 힘들 때가 있다.

정말 부실해보이지만 쿠바에서 먹은 음식들보다는 조금 나았다. 

라쉬트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버스를 탈지, 테헤란을 거쳐서 갈지 고민하다 라쉬트 시내까지 나갔다 다시 돌아오기가 귀찮아 그냥 테헤란을 경유하기로 했다.

버스가 휴게소에 들렀는데 딱히 배가 안 고파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홍차에 신기한 것을 타 먹길래 나도 시켜봤다.

혹시 꿀이려나 하는 기대감에 맛을 봤는데 설탕을 막대에 굳혀 놓은 것이었다.

이란산 치토스와 함께 먹으니 적절한 맛이 났다.

버스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는데 창밖에는 황무지뿐이다.

더운 나라를 피하고 싶은데 자꾸 더운 나라로 가게 된다.

테헤란에 도착하자마자 하마단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었다.

표에 적힌 정보 중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페르시아어로 적힌 표의 가격과 좌석 번호뿐이다.

23,000토만(한화 8,000원)인 것을 보니 왠지 버스가 좋을 것 같다.

플랫폼을 물어 버스를 찾아가니 예상대로 고급버스였다.

일반 버스는 반 값인 12,000토만(한화 4,000원) 정도 하는데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늙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돈을 조금 더 내고 고급 버스를 타고 싶어진다.

여행을 시작할 떄는 젊었는데 이제는 몸이 예전같지가 않다. 

자리에 앉아있는데 시원한 음료수와 과자를 준다.

고급버스라 시원한 음료수를 주는 것인가 하고 신기해하다 느낌이 이상해 우선은 음료수를 뜯지 않았는데 역시나 잡상인이 물건을 파는 것이었다.

몸은 예전같지 않지만 눈치는 예전보다 늘었다.

잠시 뒤, 차장이 와서 진짜 다과를 준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아 대화를 했는데 내가 여행할 때에는 미국과 핵협상이 타결되기 전이라 그에 관한 내용은 못 물어봤던 것이 좀 아쉽다.

버스는 하마단을 경유하는 것이라 도로 중간에 내려줬는데 그 곳에도 역시나 택시가 대기중이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와 방을 잡았다.

이란에는 호스텔은 별로 없고 미니 호텔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보통 싱글 룸이나 트윈 룸을 운영하고 화장실의 포함 유무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내가 하마단에서 잡은 숙소는 5만 토만(한화 17,000원)짜리였는데 교통비와 비교하니 너무 비싸게 다가왔다.

하지만 보통 숙소의 시세가 4만~5만 토만이니 별 수 없다.

짐을 풀고 드디어 쌀밥인 베렌제와 닭고기를 시켰다.

이왕 먹는 것이니 샐러드도 시켜서 푸짐하게 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노란색 밥알은 고급 향신료로 유명한 샤프란을 써서 그렇다고 한다. 

맛잇게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당근 주스를 파는 가게가 보였다.

오직 당근만 갈아 넣은 주스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어 팔길래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꾸 당근주스를 리필해줘 배가 터질뻔 했다.

이 호텔도 역시 조식을 제공했는데 치즈와 버터, 홍차가 제공된다.

거기에 마술레에서 산 꿀까지 있으니 진수성찬이다.

밖으로 나오니 날이 정말 더운데 차도르까지 두르고 다니려면 얼마나 더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남자라 반팔티만 입어도 되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는데 아마 내가 여자였다면 이란에 안 왔을 것 같다.

한여름에 머리카락을 가리고 긴팔을 입어야한다면 더워 죽을 것 같다.

하마단에서 나가는 버스 표를 예약하러 갔는데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직원들이 서로 쑥쓰럽다고 미루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와서 표를 끊었다.

그런데 표를 끊으며 필요한 단어는 내가 갈 목적지와 날짜밖에 없고 목적지는 페르시아어이고 날짜는 달력을 보고 손으로 가르켜 영어는 필요도 없었다.

날이 너무 더우니 우선은 에어컨이 나오는 사랑스러운 내 방에서 낮잠을 잤다.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미련한 일이다.

거리에 가게가 많길래 구경을 하는데 옷과 생필품들을 팔고 있어 딱히 구경할 것은 없었다.

시장을 구경하면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좋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시장 구경을 하면 먹을거리가 많아서 좋다. 

날이 더우니 아이스크림이 당겨 하나를 샀는데 5,000리알(한화 180원)밖에 안 한다.

숙식비는 비싼데 군것질거리와 교통비가 저렴하니 물가를 종잡을 수가 없다.

론리플래닛을 보니 하마단에 유적지가 있다길래 구경을 하러 갔는데 입장료가 조금 비싸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요금이 다른 것 같은데 외국인은 15,000토만(한화 5,000원)이라길래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밖에서 살펴보니 유적터인 것 같은데 내가 아는 것도 없고 흥미도 없으니 별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난 자연이 좋다.

하마단 구경을 잘 했으니 이제 다시 숙소로 갈 시간이다.

한동안 더위를 피한줄 알았는데 이란에 오니 더워도 너무 덥다.

숙소를 살펴보니 옥상에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있길래 올라가보니 하마단 시내가 잘 보인다.

노란색 택시들이 많길래 미니어쳐 기능을 이용해 사진을 찍어보니 꼬마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들처럼 아기자기하게 찍혔다.

왠지 황량한 모습이 하마단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렸다.

그런데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과거 하마단은 비옥한 농경지의 중심을 이루는 상공업도시로서 번영했었다고 하는데 세월이 흐른 것인지 백과사전이 틀린지 모르겠다.

사진찍기 좋은 구도를 찾다가 요단강을 건널 뻔했다.

처음 옥상에 올라왔을 때부터 난간이 없는 것을 봤기에 조심한다고 조심했는데 바닥에 걸려 넘어질뻔 했다.

목숨은 하나 뿐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는데 가끔씩 까먹는 것 같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시장에 등이 하나씩 켜지기 시작했다.

골목길 사이로 시장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옥상에 올라오니 눈에 들어온다.

이래서 사람들이 높은 곳을 좋아하나 보다.

모스크 한 쪽에서 아주머니들이 단체로 일을 하고 계신 모습이 보였는데 인도의 암리차르에서 봤던 광경이 떠올랐다.

아마 모스크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배가 고프다하면 암리차르의 황금사원처럼 밥을 줄 것 같다.


암리차르에서 만난 시크교가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178 - 시크교는 시크하지 않다.

를 읽어주세요.


아까 옥상에서 본 시장을 구경하러 가 사진을 찍는데 시장에서 봉지를 파는 애가 손을 흔든다.

사진을 찍고 말을 거니 뭘 사려고 시장에 왔냐는 듯한 뉘앙스로 말을 하길래 망고라고 말하니 자기가 아는 가게에 데려다준다.

테헤란보다 가격이 저렴하길래 몇 알을 사고 계속 구경을 하는데 비료를 별로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과일들이 동그랗지는 않았다.

미국과 적대적인 나라인 쿠바와 이란을 여행해보니 확실히 미국의 힘이 대단하기는 한 것 같은데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본능이 이끌리는 대로 걸었더니 어느 순간 내 앞에는 고기 볶음집이 있었다.

향이 너무 좋아 먹으려고 쌀밥이 있냐 물어보니 아쉽게도 베렌제는 안 판다고 한다.

아쉽지만 어제 먹은 베렌제가 너무 맛있었기에 그냥 뒤돌아 나왔다.

어제 찾은 식당에 다시왔는데 밥을 수북히 줘서 행복하다.

옆 테이블을 보니 무알콜맥주를 마시고 있길래 따라서 주문해봤는데 역시나 내 입맛에는 안 맞았다.

고기를 썰어 먹으려고 혹시 나이프가 없냐고 물었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나이프가 없다며 사시미 칼을 가져다 줬다.

그런데 황당하기보다 내가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신경을 써주려고 하는 마음이 느껴져 고맙고 괜찮다며 사시미 칼로 열심히 식사를 했다.

사람과 사람을 대하는 것을 보면 이슬람 신자들이 전혀 나쁘지 않은데 일부 테러단체 때문에 전반적인 인식이 부정적으로 박힌 것 같아 아쉽다.

지구는 둥근데 사람 마음은 둥글어지기 힘든가 보다.

이게 내가 묵은 호텔의 샤워시설인데 한 층에 한 개씩 있는데 이란 사람들은 샤워를 별로 안 하는지 나와 겹친 적은 없었다.

자꾸 열악한 시설만 보여주는 것 같은데 이란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에게 현실을 알려줘야 할 것 같아 자꾸 올리게 된다.

물론 이런 시설은 저같은 배낭여행자들이 이용하게 될 시설이니 좋은 곳에 묵으실 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원하게 샤워를 했으니 망고를 먹을 차례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망고를 잘 찾아볼 수 있다지만 가격이 비싸니 마음껏 먹을 수가 없다.

이란 사람들은 이 이름 모르는 얇은 빵을 자주 먹는 것 같은데 부드러우면서 적당한 식감도 있어 정말 맛있었다.

홍차를 한 주전자 마시며 느긋하게 아침을 먹다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 또 다시 버스를 탈 시간이다.

버스에 앉아 있는데 옆자리에 앉은 모녀가 반찬통을 열고 맛있게 점심을 먹다가 나에게도 하나를 권한다.

얇은 빵 안에 감자 으깬 것을 넣어 주는데 정말 맛있었다.

역시 사람 사이의 정은 음식을 나눠먹는데 있는 것 같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페르시아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이스파한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폴란드에서 온 아저씨가 같이 택시를 타자고 해 함께 움직이다보니 숙소를 함께 잡았다.

밖으로 나오니 인터넷 카페가 보인다.

넷북을 들고 다녀 인터넷 카페에 갈 일은 없지만 네온 불빛이 끌려 사진을 찍었다.

이란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계가 아닌 그저 발전이 조금 덜 된 나라일 뿐인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란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로 알고 있는게 안타깝다.

이란을 여행할수록 북한도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은데 내가 너무 늙기 전에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클릭하시면 비위가 상하실 수도 있는 사진이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염소의 두개골 부위를 시켰더니 다른 부위는 안 먹냐고 물어보길래 어디가 있냐고 물어보니 주방장 아저씨가 자신의 다리를 가르키며 계속 맛있다고 추천을 해 같이 시켰다.

어떻게 먹는 것인지 옆테이블을 보니 사발에 들어있는 육수에 빵을 찍어 고기와 함께 먹길래 따라서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육수가 많이 느끼하긴 했지만 고기가 정말 부드러워 좀 더 먹고 싶을 정도로 아쉬웠다.

호스텔로 돌아오니 사람들이 다들 입구에 앉아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있었다.

로비 부분에서만 와이파이 신호가 잡혀 다들 아무 곳에나 자리를 잡고 인터넷을 해야하는데 이런게 배낭 여행하는 재미인 것 같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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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 따뜻할 때 먹는 빵은 정말 부드럽고 쫄깃하더라구요.
      중동쪽과 남미지역에서는 버스에서 간식을 주는데 별 것 아닌데도 기분이 좋더라구요.
      항상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와 정말 이국적이네요 :) 구경 잘하고 갑니다~

  3. 뇌 부위는 진짜 기름기 많은데, 드시고 별 탈 없으셨나요?
    멋모르고 먹다가 엄청 뜨거워서 혀 데인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닌데요ㅎㅎㅎ
    그리고 저 설탕덩어리는 중앙아시아에서도 많이 팔아요.
    아침에 찻주전자에 저 설탕 덩어리 데어 넣고 휘휘 돌리면 달콤한 차가 만들어지거든요.
    전 여자라서 이런 여행이 조금 걱정되기도 하네요.
    긴바지는 잘 입고 다니는 편인데, 차도르 두르고 다니려면 엄청 신경쓰이고 자꾸 흘러내릴 거 같아요.

    • 강철위장을 가져서 그런지 별 탈은 없더라구요. ㅎㅎ
      설탕덩어리는 먹기 아쉬울 정도로 예쁘게 생겼는데 생각보다 많이 달더라구요.
      이란 여행 하는 여자분들을 보니 더운데 입는 긴팔과 자꾸 흘러내리는 차도르가 엄청 신경쓰인다고 하더라구요.

  4. 물가가 정말 저렴하네요. 택시 탈 맛 날듯해요...근데 이란 하면 왠지 무서운 나라 같은데 사람들이 친절한가보네요...

  5. 끝까지 읽었는데 택시비가 가장 인상깊네요 ㅋㅋㅋㅋㅋㅋ
    저정도 택시비면 맨날 출퇴근할때 타고 다닐텐데 ㅠㅠ
    이란에서는 자가용도 필요없겠어용..

  6. 이란에서 외식을 할려면 진짜 다른나라들에 비해 많이 불편할것같아요~!!!! ㅠㅠㅠㅠ 예를들어 동남아시아권 국가인 필리핀이나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같은경우 거기는 남성들이 놀고 여성들이 일을 많이하는 나라들인지라 대도시든 소도시든 암튼 어딜가도 식당들이 많이보이는데 만약에 밖에 나가서 사먹기를 좋아하는 여행객들일 경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급적이면 이란같은데 가지말고 차라리 동남아시아권국가들을 가거나 그것도 아니면 물가가 장난아니게 비싼 북미권국가들이거나 북유럽권지역으로 여행하는것이 더 현명할듯싶네요? ㅡㅡ;;;;;;

    • 이란은 여성의 사회생활이 제한된 나라라 그런지 외식문화가 정말 없더라구요.
      저도 여행할 때는 음식을 사 먹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좀 힘들었지만 여행을 하다보니 끼니는 거르지 않고 잘 챙겨먹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여행을 이런 모든 것을 즐기는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7. 근데 들은소문대로는요? 홍콩이나 대만 중국본토등 외식문화가 매우 발달된 나라에 갈 경우 먹을것이 너무 넘치고 식당들이 너무많아서 잘못하면 지갑이 얇아지는데 이란여행을 갈 경우 지갑이 굳어진다는 말이 사실이라고 어떤분이 그런말씀을 하셨다네요? 그게 바로 이슬람권문화 특성상 외부손님을 집에서 초대를 하는것을 철저하게 중시하는 전통이 있어서 그때문에 돈을 별로 안쓴사람들도 있다고하니 짐작이 갈것같더라구요?

    • 확실히 이란 여행을 하면 군것질거리가 별로 없어 지갑이 굳긴 하더라구요.
      게다가 술도 팔지 않으니 잡비로 나가는 돈은 많이 줄것 같아요.

  8. 염소 두개골....나 어제밤 치킨먹고 배탈났음. 좋은 하루~

  9. 이번엔 이란이군요...염소 두개골... 알고는 못 먹을것 같아요..ㅠㅠ
    얼마전 러시아 바이칼호수 트레킹 잘 다녀왔습니다. 아름다운 야생화 감상에 느~~~무 맛있는 맥주에..저렴한 가격까지 무한 감동이었습니다.
    1리터짜리 캔맥주 스케일이 맘에 딱들고...ㅎㅎ
    내년 스페인 여행을 위하여 오늘 적금 들었습니다. 설레임 가득채워 러샤 맥주로다가 한잔!! 캬!
    적금 들어놓고 혼자 좋아 죽다가 여기서 자랑질 했습니다.
    혹시 배아프신분께는 죄송합니다. 꾸벅

    • 오랜만에 몸 보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맛있게 먹었습니다. ㅎㅎ
      바이칼호수 트래킹은 정말 재미있으셨을 것 같은데 부럽네요.
      전 이번 여름방학은 계절학기와 휴식으로 끝내는 것 같아 아쉽지만 이게 일상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ㅠㅠ
      내년엔 스페인을 가신다니 정말 부럽네요.
      저도 내년 여름엔 어딘가를 가보고 싶어요. ㅎㅎ

  10. 열악한 여행지에서 여행자의 참 모습을 보고 다녀 갑니다~
    로키의 산머슴아가 96번째 공감하고 갑니다

  11. 수능 80여일 남은 고3입니다. 100일 남았을 때쯤 공부하기 힘들 때 하나씩 볼려고 했는데 20일만에 다 봤어요 ㅎㅎ 좀만 더 참아서 대학가고 저도 이런 여행 가보고 싶네요~ 멋있어요!!

    • 지칠 때 제 여행기를 봐주셨다니 고맙습니다. ㅎㅎ
      고 3이라면 정말 힘들 때인데 조금 더 힘내시고 대학 들어가시면 지금 꾸시던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랄게요.
      화이팅~!

  12. 여행기를 보기 전에 제가 생각한 이란은 핵 실험이나 핵 무기 같은 것들만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여행기를 통해서 알게됐네요.
    저도 여자지만 여름에 긴팔, 긴바지에 차도르까지 두르고 여행한다는게 생각만해도 버겁네요..ㅋㅋ
    차도르가 아니라 후드티셔츠라면 흘러내릴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은데.
    여하튼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여행하는게 여행자들의 자세이겠지요.
    망고를 보니 최근에 여행했던 베트남이 생각나는데, 제가 베트남 가는 날 인천공항에서 언어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는 걸 도움을 줬던
    베트남 사람들이 고맙다고 집에 초대해줘서 여행 중에 초대 된 적이 있는데 망고가 노랗게 익은 것은 맛 없는 망고라며
    초록색 망고를 골라서 먹으라고 주는데 시큼하긴 했지만 고마워서 다 먹었던 기억이있네요ㅋㅋ

    • 어제 밖에 긴팔을 입고 나갔다가 더워 죽는줄 알았는데 항상 긴팔을 입고 다녀야한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더라구요.
      서로서로 돕고 사는게 사람이 사는 삶인데 참 좋은 일 하셨네요. ㅎㅎ
      그런데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만났던 껍질이 초록색이던 망고는 정말 달았는데 이번에 드신 망고는 속이 초록색이셨나요?

    •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렀네요ㅋㅋ
      노란 망고만 봐서 그런지 익지 않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속이 연두색이었어요~

  13. 묵으신 숙소를 사진으로 보여주시고 시설을 보여주시는게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나름 예방주사라고나 할까요...
    평균적인 숙소의 컨디션을 알고 미리 마음먹고 가게되니까요...
    이란과 같은 나라는 여행정보가 흔하지 않는 나라이니 이런 나라들에 대해선 여행 정보를 좀더 디테일하게 말씀해 주시는건 어떨까요?

  14. 아주 유익한, 보는 여행이 마냥 즐겁고 행복합니다.
    호기심 가득한 미지의 여행.
    고맙습니다.

  15. 용민군 여행기를 복습하면서도 가장 신기했던 것이
    장거리 버스를 타면 식사나 간식을 준다는 거였어요.
    이젠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요. ㅎㅎㅎ
    간식을 받자마자 무조건 뜯어선 안되겠군요?
    역시 용민군의 눈치+재치는 짱입니다.
    저는 미니어처사진이 참 맘에 듭니다.
    볼때마다 너무 색다르고 재미있어요. ^^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5. 작고 고요한 마술레 마을. (이란 - 라쉬트, 마술레)


어제까지 이란 여행을 준비하고 이란이라는 나라에 적응하는 기간이였다면 오늘부터는 진짜 이란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출근시간에 이동을 해야해 택시를 탈까 고민했지만 5000리알(한화 180원)짜리 대중교통을 포기하기 아쉬워 우선 지하철 역으로 들어왔다.

다행히 터미널 방향의 열차는 한산해 마음놓고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여성전용칸에 남자들이 앉아있는지 모르겠다.  

어제 버스표를 끊으며 봐두었던 터미널의 식당에 가서 밥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똑같은 것을 달라고 했더니 쌀밥은 점심에만 판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토마토 오믈렛을 시켰는데 어제부터 오늘은 꼭 먹으리라 기대했던 쌀밥을 못 먹어 아쉬웠다. 

그런데 쌀을 갈구하는 내 모습이 웃겼는지 옆에서 밥을 먹던 친구가 나한테 말을 건다.

자신은 테헤란 대학교에서 공부중이라며 이란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한국의 대학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물어보길래 서로 대화를 하면서 아침을 먹었다.

이란에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라길래 이란에는 식당이 별로 없냐고 물어봤더니 이란에서는 외식문화가 별로 발달하지 않아 번화가가 아니면 식당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그럼 '쌀밥을 주세요'는 페르시아어로 어떻게 말하냐고 하니까 친절하게 메모장에 적어준다.

쌀은 페르시아어로 '베렌제'라고 부른다는 것을 배웠으니 이제 쌀밥을 굶을 일은 없다. 

전에도 말했듯이 새로운 나라를 여행할 때는 그 나라의 인삿말을 비롯한 아주 기본적인 말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란도 마찬가지로 안녕하세요란 뜻의 살라말레이쿰이나 고맙다라는 메르씨 정도는 알고, 숫자를 세는 법도 외웠지만 처음 접하는 페르시아어는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어 포기했다.

이럴때는 그냥 내가 가야할 목적지와 버스표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편한데 이란 사람들은 서로 나를 도와주려고 해 정말 고마웠다.

이란의 버스에서도 다과를 준다.

이란에서는 여자가 일을 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주머니께서 조수석에 앉아 계시다가 기사아저씨와 교대로 운전을 하셨다.

다른 나라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데 이란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모습이 신기하게 보인다.

내가 이번에 갈 곳은 마술레라는 이란의 북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 이란 사람들이 즐겨찾는 휴양지라고 한다.

마술레까지 가는 버스가 없어 우선은 근처의 도시인 라쉬트까지 온 뒤 다시 버스를 타야하는데 버스 정류장까지는 택시를 타야한다.

테헤란에서 라쉬트까지 5시간이 걸렸고 버스비는 12,000토만(한화 4,000원)이었는데 라쉬트 버스터미널에서 10정도 거리에 있는 푸만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택시비가 10,000토만(한화 3,300원)을 달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보면 많이 비싼 것이지만 시세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

푸만으로 가기 전에 배가 고프니 우선 밥부터 먹어야겠다.

정이 넘치는 나라들이 그렇듯이 라쉬트에서 푸만까지 가는 버스도 사람이 다 차야 운행하는 버스여서 가방을 실어두고 그늘에서 놀고 있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나에게 다가와 푸만에 가냐고 물어본다.

푸만에 가는 것은 맞지만 버스를 탈 것이라고 말했더니 버스비와 같은 값을 받고 합승택시에 태워준다길래 얼른 택시에 옮겨탔다.

내가 생각해도 나란 남자는 정말 쉬운 남자인 것 같다.

푸만에 도착해 마술레에 간다고 하니 정류장까지 이동해야한다길래 또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버스는 예전에 출발했다길래 택시기사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아저씨들이 방금 구운 빵을 가져다 줬는데 속에 달콤한 앙금이 들어있는데다 따뜻해 정말 맛있었다.

1시간 동안 택시에 합승할 사람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길래 아저씨와 흥정해 혼자 10,000토만(한화 3,300원)을 내기로 했는데 거리가 30km 정도 떨어져있었다.

30km 떨어진 곳까지 단돈 3,300원으로 택시를 탈 수 있다니 택시 탈 맛이 난다.

앞으로 남은 이란여행에서는 돈을 아끼지말고 택시를 타야겠다.

마술레에는 전문적인 숙박시설도 있지만 시설이 마음에 들지 않아 민박집을 이용하기로 했다.

마술레에 도착하면 호객행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민박집을 구하기 쉽다고 들었는데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해가 지기 시작하길래 근처의 상점에 들어가 잠자는 시늉을 했더니 기다리라며 민박집을 소개시켜준다.

방이 깨끗하고 마음에 들어 하루에 40,000토만(한화 13,000원)에 지내기로 흥정을 했다.

방에 부엌도 있었지만 물가가 저렴한 나라에서 밥을 해먹는 것은 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당연히 사먹기로 했다.

닭고기 케밥을 시켰는데 구운 토마토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술을 구할 방법이 없으니 이란에 와서는 맥주대신 콜라를 마시고 있는데 이란 여행이 끝나면 간이 건강해져있을 것 같다.

조명이 켜진 가게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방에 침구류가 있었는데 더러움에 면역이 생긴 내가 보기에도 많이 더러워 보였다.

이럴 때를 위해 침낭을 가지고 다닌다.

호주 이후로는 쓴 적이 없었지만 날씨를 보니 앞으로는 종종 꺼내게 될 것 같다.

샤워를 한 뒤에 푹신한 침낭에 들어가는 행복한 기분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잠을 자기 전에 문을 잠그려고 보니 자물쇠가 잠기지 않아 주인 아저씨께 전화를 했다.

와서 살펴보시더니 미안한데 가스통으로 문을 막고 자도 안전하다고 말을 한다.

걱정이 될만한데 침낭에 누우니 바로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버렸다.

아침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며 마을을 돌아다니는데 할아버지들이 모여 계셨다.

이란 사람들은 오믈렛을 좋아하는지 마술레 사람들도 오믈렛을 먹고 있길래 나도 오믈렛을 시켰다.

왜 오믈렛이 빨간색인지 만드는 과정을 보니 중간에 케찹 분말을 넣고 오믈렛을 만들고 있었다.

아침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마술레 마을을 구경할 시간이다.

이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 그런지 사람은 어느정도 많았지만 분위기는 조용해 마음에 들었다. 

절벽에 이런 2층 집을 짓고 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음악을 들으며 파도를 구경하며 술을 마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마술레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는지 테라스에 화분을 많이 놓고 있었는데 황토빛 집들과 빨간 꽃들이 잘 어울렸다.

내가 상상하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져 기분이 좋다.

별로 볼 것은 없어도 조용한 분위기에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어 마음에 든다.

마술레는 지붕위에 길을 내고 그 길 옆에 다시 집을 지은 구조로 유명한 마을이다.

그렇기에 남의 집 지붕에 돗자리를 깔고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지붕을 잘 살펴보면 연통이 너무 많다.

하나의 연통이 막히면 뚫기보다는 새로운 연통을 설치하는지 한 집에 연통이 10개가 넘게 달려있다.

마을의 반대편 입구쪽으로 가보니 차들이 많길래 사람구경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반대편 산을 보니 텐트 두개가 보인다.

저런 곳에서 야영을 하는 맛을 아는 것보니 제대로 된 여행자들인 것 같다.

길을 따라가다보니 작은 폭포가 나오고 사람들이 다들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폭포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는 사람은 없고 대부분 사진만 찍고 가는 것을 보니 이게 문화차이인 것 같았다.

가족여행을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길을 걷다 눈이 마주쳐서 웃었더니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 그럼 나도 내 카메라로 찍어달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지나가다 눈이 마주쳤다고 같이 사진을 찍어주라고 한다면 100장도 더 찍어줄텐데 그럴 일이 없어 아쉽다.

관광지라 여러가지 군것질거리를 팔고 있었는데 내 눈에 꿀이 들어왔다.

이란의 꿀 맛이 궁금해 시식만 해보려다가 분위기에 휩쓸려 9,000토만(한화 3,000원)어치 꿀을 사버렸다.

벌집을 잘라서 꿀을 뿌려주는데 모습만 봐도 황홀했다.

포장하는 것을 보는데 한글이 보여 꼬레이라고 하니 진짜냐고 신기해한다.

이란에도 한류가 대단하다는데 이제는 비닐 랩도 Made in Korea라니 대단하다.

아까 마술레의 집은 지붕위에 길을 내고 그 뒤로 또 집을 만든 구조라고 말했는데 이 사진을 보면 그 구조를 잘 알 수 있다.

과거에 좁고 경사진 지역에 집을 지으려다보니 이런 구조를 만든 것 같은데 그 덕분에 이란에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으니 선조들의 지혜는 참 대단하다.

집에 들어가려고 하니 내 집 앞 마당에서 전통사진을 찍고 있었다.

옷을 대여해서 사진을 찍는 것 같았는데 확실히 관광지에 온 기분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인터넷을 기대하는 것은 양심이 없는 것이니 가지고 다니던 영화를 한편본다.

내가 생각해도 난 참 혼자 잘 노는 것 같다.

저녁시간이 되어 밖에 나왔더니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다.

시장에 딱히 신기한 물건은 없었는데 사람들은 이것저것 많이들 사고 있었다.

그냥 발 길 닿는대로 걷다보니 빵집이 나왔다.

전통적인 화덕에 굽는 빵집이라 신기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 포즈를 취해준다.

빵이 구워지기를 기다려 하나 샀는데 뒤에 있던 아저씨가 말을 걸며 사진을 찍자고 한다.

아기가 정말 귀여워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저런 토끼같은 딸래미를 낳고 싶은데 여우같은 마누라가 없으니 큰 일이다. 

이번에도 우리집 앞마당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 곳이 핫플레이스인 것 같았다.

이번에는 이쁜 누나들이 사진을 찍고 있길래 나도 구경을 하다가 집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다 늑대고 나도 늑대고 여러분의 아빠도 늑대입니다.

빵을 사왔으니 아까 산 꿀을 개봉했다.

이렇게 찬란하게 아름다운 꿀을 3천원에 샀다니 역시 여행할 맛이 나는 물가다.

갓 구운 빵에 꿀을 찍어 먹으니 행복할 정도로 달콤했다.

맛있어서 꿀을 퍼먹다보니 목이 말랐다.

이란은 이슬람력을 써 1년이 354일~355일이기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날짜와는 전혀 다르게 계산을 한다.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그냥 괜찮겠지 하고 먹을 수 밖에 없겠지만 난 나의 위장을 믿는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이란이라는 나라를 다시 알게 되네요...물가가 저렴한지는 몰랐네요 ㅋㅋ

  2. 좋은 블로그 글 잘 보고 갑니다. 서울시 블로그에도 놀러와주세용 :)

  3. 지붕위에 길이라...
    이 동네에는 층간 소음 문제는 전혀 없겠죠? ㅎㅎ

  4. 와 드디어 올라왔네요! 매일 퇴근길에 올라오나 안오나 찾아봤는데..휴일에 올라올줄이야!ㅋㅋㅋ항상 들어와서 다음 이야기는 언제 올라오나 기다리고있었어요.. 티스토리는 좀 어렵지만..이제 주소를 외웠으니..ㅎㅎㅎㅎ항상 대리만족합니다..ㅋ.ㅋ 다음이야기 기다릴게요!

  5. 어려운 여행길인데 내용은 아주 유익하네요
    즐감합니다~~

  6. 제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레스토랑들을 포스퀘어라는 사이트에서 봐왔는데 진짜 말씀하신대로 종류가 다양하지가 않네요? 가령 태국이나 싱가포르 말레이지아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홍콩 대만등 동남아시아권에서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한나라답게 부엌도 좁아서 대체로 외식을 자주하고 음식점들도 많고 음식종류도 굉장히 다양한데.... ㅡㅡ;;;; 문제는 이란같은 경우 저의 넷째이모부가 몇년전에 이란으로 출장갔다 오셨었는데 거기는 특별히 먹을만한게 없고 전부 케밥아니면 치킨, 스테이크, 바닷가재, 생선, 햄버거, 피자, 파스타, 수프, 볶음밥정도라고 하셨을정도이니 짐작이 가죠~!!!!

    • 직접 가보니 정말 외식문화가 발전되어 있지 않더라구요.
      식당을 가도 테이블에서 먹는 사람보다 요리를 포장해가는 사람이 더 많았구요.
      이모부께서는 출장을 가셨기에 호텔에 묵으셔서 그나마 괜찮으셨을 것 같은데 제가 가장 쉽게 접했던 것은 샌드위치였어요. ㅎㅎ

  7. 여행이 희망사항일 뿐이라 항상 맛깔 난 글 잘 읽고 갑니다.

  8. 할말없음. 좋은 하루~

  9. 안녕하세요?
    풍경도 아름답고 보는이도 아름답네요.

    개인적으로 저꿀이 상당히 맘에 듭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오리지널 꿀을 먹을수 있다니, 행복 하시겠어요^^~~

  10. 이슬람 나라인데, 이슬람스럽지 않게 느껴지는건 무슨이유일까요?
    사람사는게 다 비슷해서인지, 슬슬 용민님의 여행기가 단순해지는듯 합니다만, 어딜가도 사람사는게 다 그렇지 싶기도 합니다.
    용민님도 한국생활에 바빠져서인지 일주일에 한번 글 올리시는것(아마도 예약전송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빼고는 예전같이 관리에
    열심이 사라지는것 같아 아쉽지만, 뭐 또 그게 사람사는거겠죠
    언제까지 과거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의미에서 요즘 사는 이야기도 간간히 올리시면 어떨까 싶네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블로그라고나 할까...ㅎㅎ
    만나뵙고 싶긴 한데 막삭 만나려고 하니 또 제가 부끄럼이 많아서 쉽진 않군요...

    • 이슬람 나라라지만 아직 제대로 된 모스크 사진이 안 올라와서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일상생활을 하다보니 예전보다 블로그 관리에 소홀해진 것은 맞는 것 같아 부끄러워지네요.
      요즘 사는 이야기를 올리고 싶은데 학교생활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어 포스팅할 거리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조만간 요즘 사는 이야기 한 편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11. 마술레라는 곳의 주택들은 신기하면서도 뭔가 따뜻한 기분이드는 곳이네요.
    자연속에 지어진 집들이지만 이질감이 들지 않아서 더 좋아보여요~
    왠지 사람들도 더 정겨워보이기도하고ㅋㅋ

    • 마술레에 있는 작은 집들을 빌려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더라구요.
      왠지 진짜 마술레에 들어간 것만 같은 기분이라 할까요. ㅎㅎ

  12. 4년전에 갔던 제일정과 비슷해서 더 정이가네요. 저도 마슐레가려고 했었는데 개인적인 일이 생겨서 테헤란에서 귀국을 해버혔는데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보네요

    • 가려고 했던 곳을 못 가셨을 때는 정말 아쉬우셨겠어요.
      전 야즈드와 마술레가 이란에서 가장 좋더라구요.
      다음에 또 가시게 된다면 꼭 마술레에 가보시길 바랄게요.

  13. 어제, 우연히 들어오게 됐는데 여행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읽고 있네요ㅎㅎㅎ

    사무실에서 지루할때 몰래보는 포스팅은 꿀맛인데 제 즐겨찾기에 폴더 하나 추가되서 감사리플이라도 달고 가야 할거 같아서ㅋㅋㅋ

    저보다 젊으?신데 대단하시네요~ 확실히 젊을때?(이런...몇살차이 안나는데 오해하시겠네ㅋㅋㅋ)여행은 최고인거 같네용~^^

    오늘 하트클릭 몇개 눌러드림 캬캬컄ㅋ..

    • 즐겨찾기 추가라니 영광입니다 ㅋㅋㅋㅋ
      뭐든 균형이 필요하지만 젊을 땐 돈이 부족하지만 체력과 시간이 많으니 좋은 것 같아요.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하트 클릭 자주 부탁드릴게요 ㅎㅎ

  14. 너무 재밌습니다~ 멈출수가....없어요 하염없이 글을 읽다가 댓글 살포시 남기고갑니다. ^_^ 허허허

  15. 이란 빵 귀엽네요. ^^
    택시 기사님들도 은근 귀엽구요. ㅎㅎㅎ
    지붕위에 길을 낸 구조는 정말 대단하네요.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야 이게 가능할까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4. 모든 것이 신기한 이란여행. (이란 - 테헤란)


아르메니아 국경에서 남은 드람을 이용해 음료수를 하나 샀다.

레몬에이드인데 병 안에 진짜 레몬이 들어있어 신기했다.

이번에 들른 나라는 이란이다.

부모님은 이란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많이 걱정을 하셨지만 여행 금지 국가도 아니고 그저 미국이 경제제재를 하고 있는 정도이니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여행경로를 짰다.

이런 내 생각이 맞았는지 국경을 지키고 있던 군인이 여권을 확인하면서 'Welcome to Islamic Republic of Iran'이라며 반겨준다.

이제 영화에서 보던 이란이 아닌 이슬람 공화국 이란을 보러 간다.

이란과 아르메니아는 육로로 연결되어 있기에 비자만 있다면 개인이 승용차를 가지고 왕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은 아라비아 숫자를 쓰지 않고 페르시아 숫자를 쓰기에 국경에서 번호판을 교체해야한다. 

버스가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 도착했다.

같이 버스를 타고 온 아주머니에게 택시타는 곳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적정 가격까지 알려주신다.

택시 기사와 흥정을 한 뒤 할머니 한 분과 합승한 채로 택시를 타고 내가 알아놓은 숙소 근처의 거리로 갔다.

숙소의 정확한 주소는 모른채 왔는데 택시 기사가 경찰에게 호텔이름을 말하니 위치를 알려줘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오늘은 숙소에서 푹 쉬려다 생각해보니 이란은 금요일이 공휴일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우선 앞으로의 비자를 확실하게 해 놓은 상태로 이란 여행계획을 세워야하기에 한국 대사관에 먼저 가기로 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지만 석유가 나는 나라기에 택시비가 엄청 저렴해 이번에도 택시를 잡았는데 운전기사 아저씨가 한국어를 하신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한국에서 공장일을 하셨었다고 하는데 한국어를 엄청 잘하셔서 한국택시를 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국 대사관에 도착하니 방문시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었지만 행정관님께서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가장 좋은 일은 자신한테 연락이 안 오는 것이지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하라며 명함과 돌아가는 길에 마시라며 물도 주셨다.

외국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많이 들어 걱정했는데 이란주재 한국 대사관은 정말 친절했다.


앞으로 중앙아시아 여행을 해야하는데 타지키스탄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 대사관의 레터라 불리는 보증서 같은 문서가 해 한국 대사관에 갔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비자 받기가 까다로운 곳이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라고 소문이 나있는데 그 중 한 곳에 와 있는 것이 실감이 난다.

서울에는 테헤란로가 있고 이란에는 서울로가 있다.

한국과 이란의 수교 당시 서로의 수도에 이름을 붙인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했으니 지금의 수교관계가 더 좋아지기를 바랄뿐이다.

미국과 사이가 나빴던 쿠바와 이란을 다녀오고 나니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하는데 신기하다.

경제제재가 풀리고 미국식 자본주의가 침투하기 전에 다녀와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배가 고파 케밥을 하나 사 먹었는데 120,000리알(한화 4,000원)이나 한다.

이란의 물가가 싸다고 했는데 내가 사기를 당한 것인지 제 값을 주고 먹은지 헷갈리지만 고기는 많이 들어있어 맛있었다.

이란의 화폐는 1달러에 30,000리알이 조금 넘는데 단위가 너무 크기에 이란사람들은 뒷자리에 0을 하나 떼고 토만이라는 단위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내가 먹은 케밥을 예로 들면 12만 리알이지만 이란 사람들은 그냥 12,000토만이라 부르거나 12,000이라는 숫자만 말한다.

그렇기에 물건을 거래할 때는 항상 가격을 제대로 확인을 해야하고 특별한 말이 없으면 토만으로 생각하면 된다.

서울로 근처에는 LG에서 만든 서울공원도 있다.

이란에 와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택시기사 아저씨도 만나고 서울로와 서울공원도 구경하고 나니 앞으로의 이란 여행이 기대된다.

게다가 테헤란에는 차가 많다.

물론 운전 하는 입장에서는 짜증이 나는 상황이지만 난 이런 혼잡하고 무질서한 곳이 좋다.

서로 먼저가려고 껴들고 경적을 울리는 카오스 상태를 즐기는 것을 보니 난 역시 거지여행자가 맞나보다.

대사관 레터도 받았으니 천천히 구경을 하며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공원에 미사일들이 보인다.

이란은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북한에서 미사일 기술을 수입한 나라인데 미국의 우호국이며 북한과 적국인 대한민국 국적인 내가 여행을 왔다는 사실이 재미있고 씁쓸하다.

전 세계에 평화가 가득하길 바랄 뿐이다.

이란은 당연히 이슬람 국가이기에 모스크가 많이 있다.

이란에서 처음 만난 모스크이기에 경비병에게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사소한 내 행동으로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을 여행할 때는 항상 조심하고 물어봐야한다.

아무리 택시비가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난 뚜벅이 여행자이니 지하철이 잘 어울린다.

산유국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테헤란의 지하철 요금은 500토만(180원)이다.

12,000토만짜리 밥을 먹고 500토만짜리 지하철을 타니 밥 값이 아깝게 느껴진다.

이란의 지하철은 평범가게 생겼는데 테헤란의 사람들도 애용하는 것 같았다.

길을 걷다보니 목이 말라 음료수를 한잔 샀는데 2천토만(한화 700원)밖에 안 한다.

싼 물가가 실감나기 시작하니 자꾸 웃음이 나온다.

아 행복하다.

대략적인 물가 파악이 끝났으니 이제는 제대로 돈을 바꿔야한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이란에서는 VISA를 비롯한 그 어떤 카드도 사용이 불가능하고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란을 여행하려면 무조건 달러를 가져와 환전을 해야하는데 나에겐 터키에서 바꿔온 두둑한 달러가 있으니 걱정없다.


물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만약 이란에서 사고가 나 돈이 필요한데 여유자금이 없다면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카페트 딜러들을 찾아가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카페트는 이란의 주요 수출품이기에 외국 카드 결제가 가능해 카드깡이 가능하다고 하니 수수료를 낸다면 비상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날이 더워 자꾸 목이 마르길래 가판대를 구경하는데 냉장고에 어디서 많이 본 회사가 보인다.

내가 사랑하면서 미워하는 기아타이거즈의 전신 기업인 해태의 포도봉봉으로 생각되는 음료수가 보이길래 3천토만(한화 1,000원)을 주고 샀다.

먹기 전에는 흔들어 먹으라는 친절한 문구와 함께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란에 와서 봉봉을 먹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란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들어갔는데 페르시아어로 써진 페이지가 열린다.

이란정부의 인터넷 통제로 페이스북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포털 블로그들이 불법 페이지로 분류되어 있어 열람이 불가능하다.

물론 VPN 서비스를 이용해 우회하면 되지만 가뜩이나 느린 인터넷 속도가 더 느려져 검색을 하려면 한나절이 걸린다.

다행히 여행을 하며 느린 인터넷에 적응이 되었기에 천천히 기다린다.

삶을 빨리 살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여유롭게 사는 것도 괜찮다.





나는요 거북이 이 땅에서 태어났죠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나도 빨라

우리는 바다에선 조금은 빠르긴 

하지만 땅 위에선 너무나도 느린것 같아 


급할 건 없어요 그렇다고 게으르지 않죠 

그렇게 수 억년을 잘 살아왔죠

뒤집지 말아요 일어설 수가 없잖아요 

그냥 우릴 바라봐줘요

빨리 가면 시간 남고 

할 일도 많은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좋아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우리 거북이)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힘을 내 달려가자 

하지만 거북아 토끼를 따라 잡지 못해

거북이 머리는 언제든 집으로 들어가요 

그래서 집에 빨리 갈 필요가 없죠

집 걱정 없어요 하지만 꿈이 있어요 

우리는 정말 빠른 거북이랍니다


빨리 가면 시간 남고 할 일도 많은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좋아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우리 거북이)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힘을 내 달려가자 

하지만 거북아 토끼를 따라 잡을 순 없단다


타카피 - 거북이


이란 이슬람 국가이기에 여성들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데 여자가 외출을 하려면 얼굴부분을 제외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려오는 차도르를 써야한다.

지하철과 같은 대중 교통도 여성전용 칸이 따로 있는데 결혼을 한 여자들은 가족과 함께 일반 칸에 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이슬람 문화를 접하긴 했지만 이란에 오니 내가 완벽한 이슬람 문화권에 들어왔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지하철에서 내려 타지키스탄 대사관을 찾아간다고 말하니 합승택시 아저씨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시더니 이 차를 타면 된다고 한다.

도움을 요청한 사람을 돕는 것이 이슬람 교리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란에 도착해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친절하니 이란 여행이 기대된다.  

타지키스탄 대사관을 찾아왔는데 비자 접수 창구가 바로 이 작은 창문이라고 한다.

20분 정도 기다렸지만 창문을 열 생각을 안 하길래 문을 두드려 서류를 받았다.

비자 비용으로 45달러를 내면 1주일 뒤에 찾을 수 있는데 73달러를 내면 오늘 오후에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비자 발급을 위해 테헤란에 1주일이나 있기 아쉬워 당일 발급을 부탁하며 100달러를 냈더니 잠시 뒤에 나를 조용히 부른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80달러를 내면 5분 안에 발급이 가능하다길래 어이가 없었지만 오후까지 대사관 앞에서 기다리기 귀찮아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잠시 뒤에 또 나를 부르더니 왜 2주짜리 비자신청을 했냐며 자기가 알아서 1달짜리로 바꿔 준다고 말을 한다.

타지키스탄 비자는 주로 2주짜리를 준다길래 기대도 안 했었는데 추가금을 냈더니 알아서 기간도 늘려준다.

돈이라면 귀신도 부린다는 말이 떠오르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내가 먼저 돈으로 요청한 것이 아니여서 그런 것인지, 직원의 행동이 밉살맞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허허 웃고 말았다.

잠시 기다리니 1달짜리 비자가 나왔다.

아직 이란 여행도 못했는데 중앙아시아 여행의 틀이 잡히고 있다.

지하철 역으로 돌아가는 승합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지않아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걸으면 살도 빠지고 몸도 튼튼해지고 돈도 아낄 수 있다. 

배가고파 식당을 찾는데 거리에 식당이 하나도 없다.

계속 길을 걷다보니 좀 세련된 제과점이 보이길래 들어가 치킨 데리야끼 샌드위치를 시켰다.

이 때는 이 샌드위치가 얼마나 맛있고 귀한 것인지 모른채 그냥 맛있게 먹었는데 이란 여행을 끝내고 보니 참 대단한 샌드위치였다.

역 근처에 다다르니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이길래 믹스 아이스크림을 골랐는데 적당히 달콤하면서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어 맛있었다.

이란에도 갤럭시 제품을 팔고 있었다.

삼성을 무조건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시작해 이 정도까지 성장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살찐 사람은 자리에 앉지도 말라는 것처럼 보이는 이상한 벽보가 있었다.

뱃살은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내는 것이라 배웠는데 살이 쪘다고 무시하는 것 같아 별로였다.

제가 살이 쪄서 그런 것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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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어를 할 줄 몰라 벽보를 오해했는데 댓글에 달린 설명을 들으니 남성칸에 자리가 없다고 여성전용칸에 앉는 남자들에게 앉지 말라는 의미를 지닌 벽보라고 해 내용을 추가합니다.

혹시나 제가 모르고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알려주시면 바로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숙소 근처로 돌아와 거리 구경을 하는데 관광객들이 꼬마 열차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도 동심을 되살려 타볼까 했는데 속도가 너무 느려 더울 것 같아 구경만 했다.

비자도 발급받았으니 이제 다음 미션을 수행하러 중동지역 최대의 시장인 테헤란 바자르로 향했다.

분위기는 터키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와 비슷했는데 여자들이 차도르를 쓰고 다녀서 그런지 더 중동스러운 분위기가 들었다.

그리고 시장 곳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당근 주스를 팔고 있었다.

물을 비롯한 다른 첨가물은 하나도 넣지 않은 순도 100% 당근 주스가 한 잔에 2,000토만(한화 700원)밖에 안 한다.

드디어 내가 원하던 바지를 찾았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에서 냉장고 바지를 사려고 했던 이유는 이란 여행때문이었는데 결국 이란에 와서야 시원한 긴 바지를 살 수 있었다.

이란은 이슬람 국가이기에 여자 여행자들도 스카프 등을 이용해 머리를 가려야하고 긴 소매의 옷을 입어야 한다.

남자 여행자들은 조금 더 자유로워 반팔은 입을 수 있지만 반바지는 착용이 불가능하다.

눈에 불을 켜고 시원한 바지를 찾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바지가 보여 11,000토만( 한화 3,500원)에 샀는데 정말 시원하다.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알고보니 이란은 외식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식당이 많지 않다고 한다.

겨우 샌드위치 가게를 하나 찾았는데 통닭을 팔고 있기에 혹시 반마리도 파냐고 물어보니 걱정말고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역시 치느님은 언제나 옳다.

치킨을 먹은 뒤라 맥주가 당기지만 여행자가 이란에서 맥주를 찾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비슷한 난이도일 것이니 콜라로 달랜다.

쿠바와 마찬가지로 이란에는 코카콜라가 수입되지 않아 잠잠이라는 자체 콜라 브랜드가 있는데 단맛이 강했다.

내가 테헤란에서 묵고 있는 마샤드 호텔은 말이 호텔이지 거의 호스텔이라고 보면 된다.

도미토리는 23,000토만(한화 7,000원)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시설이 조금 열악한 편이지만 사진에 보이는 정보북이 있기에 한국인과 일본인 배낭여행자들의 필수 방문 호텔이다.

여행자가 많지 않은 이란의 특성상 론니 플래닛이나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기에 여행자들이 이란을 여행하며 자신들이 직접 겪은 이란 여행의 팁들을 공책에 적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데 나도 이 책을 보고 이란 여행에 대한 개요를 짤 수 있었다.

최신 중앙아시아 비자 정보가 없길래 나도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적었는데 누군가게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여행경로를 짜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구글맵을 봤더니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지도가 머릿 속에 박혔지만 오늘도 구글맵을 켰다.

사실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은 투크르메니스탄에 있는 악마의 문인데 투르크메니스탄은 거의 북한과 비슷한 나라이기에 여행자들에게 여행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경유비자가 필요하고 경유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우즈베키스탄의 비자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80달러를 내고 초청장을 받은 뒤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 찾아가 빌어볼 생각도 해봤지만 자기들이 뭐라고 여행비자를 받는데 초청장이 필요하고 비자 발급비로 100달러 가까운 돈을 또 내야하냐는 생각이 들어 그냥 투르크메니스탄을 포기하기로 했다.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한 성질 하기로 유명한 최씨 똥고집과 남자의 오기가 합쳐지니 기분이 나빠 우즈베키스탄에 가기가 싫어졌다.

한 순간의 기분일지라도 이미 마음이 굳었으니 우즈베키스탄은 건너뛰기로 했다. 

아침에 배가 고파 밖으로 나왔는데 모든 상점이 다 문을 닫았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금요일이 휴일이라길래 혹시나 했는데 정말로 거리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겨우 문을 연 빵집을 찾아 빵을 하나 샀는데 5000리알(한화 200원)밖에 안 한다.

품질이 안 좋다고 해도 그렇지 물가가 정말 저렴하긴 저렴하다.

나야 아무리 딱딱한 빵을 먹어도 그러려니 하며 맛있게 먹는 성격이니 빵이 질겨도 괜찮다.

후식으로 어제 사 놓은 망고를 까 먹는데 망고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맛있는 것 같다.

물가가 저렴하다고 해도 망고는 조금 비쌌는데 맛있으니 괜찮다.

설렁설렁 지하철을 타러갔는데 역에 사람이 거의 없다.

이란 사람들은 대부분 휴일에는 집에서 쉬나보다.

버스표를 끊기 위해 터미널에서 내렸는데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계시던 아저씨가 갑자기 나를 부른다.

무슨 일인가 해서 갔더니 이란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식사를 대접한다고 한다.

괜찮다고 하니 음료수라도 마시라며 콜라를 시켜주셔서 간단한 내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란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저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이란이라고 생각했을텐데 직접 오길 잘했다.

내가 지금까지 겪은 이란은 전혀 위험하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은 그저 사람 사는 나라일 뿐이었다.

아저씨와 헤어지고 버스표를 사러 갔는데 직원이 나보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는다.

코리아에서 왔다고 하니 다짜고짜 나를 이 아저씨에게 데려갔는데 아저씨께서 나를 보더니 한국어로 '친구, 어서와.'라고 하신다.

한국에 일을 하러 온 이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는데 이 아저씨도 한국에서 일을 했었고 한국어를 잘 하신다.

말이 통하니 버스표도 쉽게 끊을 수 있었는데 이란에 와서 자꾸 한국어를 쓰니 여행이 너무 쉬워진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안 좋게 보는 것이 떠올라 힘든 일을 겪으셨을까봐 걱정도 됐지만 부디 한국에서 좋은 추억만 가지고 이란으로 돌아오셨기를 바란다.

밥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 지하철 역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쿠바에서 먹은 재료가 부실한 햄버거의 맛이 났다.


쿠바의 음식이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233 (정말 저렴한 쿠바의 음식들)을 읽어주세요.


숙소로 돌아오는데 선팅지를 붙이고 계신 모습이 신기해 구경을 하고 있으니 뭐가 신기하냐고 말을 건다.

그냥 이란의 모든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다고 하니 웃으며 이란을 즐기고 가라고 말씀해주셨다.

이게 내가 묵고 있는 방인데 며칠 있으면서 확인한 결과 손님이 나가도 침대의 시트는 갈지 않고 그냥 정리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야 땅에서도 잘 자니 걱정이 없다.

방에는 환풍구처럼 생긴 에어콘이 있는데 의외로 시원해 날이 더운 대낮에는 방에 박혀 있기에 좋았다.

이 곳은 샤워실인데 수압이 좀 약하지만 샤워를 하기에는 충분하다.

옥상에는 주방이 있는데 물가가 싼 나라에서 음식을 해먹는 것은 죄악이라 생각하는 나이기에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날도 더운데 불 앞에 서서 요리를 하느니 그냥 사 먹는 것이 편하다.

이 곳은 인간이라면 무조건 들러야하는 곳으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이렇게 보면 참 열악하다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열악한 시설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딱 적당한 시설인 것 같아 마음에 들었는데 혹시나 이란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이런 맛에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알려드리고 싶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하나만 달아주세요.





  1. 이란이면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일 거라는 느낌이 드는데, 막상 사진 보니 터키와 비슷한 거 같아요.
    이번에 이란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 예정인데, 숙박시설은 택도 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무리 호스텔이라지만 시설이 좀...;;;;
    하지만 그래도 정말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예요.
    타지키스탄 여행기도 기대되네요ㅎㅎㅎ

    •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경직된 분위기나 보수적인 모습은 안 보이더라구요.
      이란도 그렇고 쿠바도 그렇고 급격한 개발이 이뤄질 것 같아 조금 아쉽긴 하더라구요.
      저도 어서 빨리 중앙아시아 여행기를 쓰고 싶네요. ㅎㅎ

  2. 이란 사람들 참 친절하다고 다들 이야기하더라고요.
    서방의 잣대로 밖에서 보는 것과 이란 안에 들어가서 보는 것이 참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ㅎㅎ

    • 이란 사람에 대한 선입견은 없던 상태로 여행을 가긴 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친절하고 재미있더라구요.
      어디를 가든 대부분의 사람은 착하고 아직 세상은 살만하더라구요. ㅎㅎ

  3. 결국 이란에 들어가신거군요...
    이러다 북한도 들어가시는건 아닌지...
    저는 금강산과 원산을 갔다왔어요.
    개성도 한번 갔다왔어야 하는건데, 지금 분위기론 안제갈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점이 있음 안좋은점이 있는것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좋은점은 즐기고 안좋은점은 추억으로 남길수 있다면 진정한 여행자가 되는 것이겠죠?
    저는 생각도 못한 중앙아시아 횡단의 여행을 기대하며 보겠습니다...

    • 저도 북한을 한번 가보고 싶은데 여행을 가면 많이 통제한다는 것이 아쉽더라구요.
      남북관계가 다시 괜찮아지고 관광이 재개되면 금강산은 한번 가볼 것 같아요.

  4. 비밀댓글입니다

    • 직접 가보니 전혀 위험하지 않더라구요.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조금 놀았더니 어느새 방학이 10일 정도 남았네요.
      다시 개강을 하면 또 정신없이 지낼 것 같아 아쉽기만 하네요.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시고 종종 댓글 남겨주세요~

  5. 며칠전에 님의 블로그를 알게되어 절반정도 읽은 미래의 예비 여행자,,41세 여자사람여요.
    근데 ... 님의 전체 글을 정주행한것이 아니라서 .. 좀 혼란스러운데..
    님은 이미 700 여일간의 세계여행을 마치신 게 아닌가요?
    암튼
    1. 이전에 마치신 700 여일간의 비용이 대략 얼마나 되었는지요..
    전체 금액과 숙박비, 교통비, 식비, 그외 부대비용의 비율이 좀 궁금하네요..
    2. 좀 식상한 질문인데요 700여일이나 되는 긴 시간을 세계여행하신 전 세계 0.001%에 속하는 분으로서
    여행 전과 후에 어떤 변화가 있던 가요?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얻으신것 같으신지요..

    3. 그런데. 님을 중년인 저와는 다른 20대이시면서도 카우치서핑 등
    외국애들과 교류는 많아 보이지가 않네요.
    카우치서핑 어떻게 생각하세요? 40대인 제가 이용하면 좀 추할까요?
    돈 떄문이 아니고 현지인과 교류를 원하거든요.

    4. 님은 외관상 일단 평범한 스타일이지만
    얼굴은 상당히 매력있으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 제 여행은 작년 12월에 끝이 났는데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 여행기가 길어지고 있어요.
      전체적인 비용은 어느정도 계산이 가능하겠지만 교통비, 식비 등 구체적인 내역은 제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계산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아마 여행기가 끝나면 총 정리 이야기를 풀어낼 것 같아요.
      댓글로 남기기에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는데 하나만 말하자면 진짜로 이루고 싶던 꿈을 이뤘다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 여행기에서 밝혔듯이 카우치서핑은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받는 것만 부각되어 있더라구요.
      제가 생각하는 카우치서핑의 기본은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이 받은 만큼 호스트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전 교류도 중요하지만 하루의 일정을 끝마치고 혼자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카우치서핑은 별로 당기지가 않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댓글 남겨주세요.

  6. 저의 막내이모부님이 현대데코직원으로 현재 이란수도 테헤란에 거주하시는데 막내이모께서 이모부보러 얼마전에 이란에 다녀오셨거든요? 나중에 이번내지 내년 한겨울쯤에 부모님하고 막내이모랑 같이 이란으로 갈 예정인데 말씀하신대로 저는 여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히잡을 써야하는데 한겨울에 이란에 갈경우 어떤옷을 입어야 되는지요? 들은바로는 여자들일 경우 국적을 막론하고 반드시 엉덩이를 가리는 코트를 입으라고 권고하더라구요? 여성들의 이란여행 복장규정에 대해서 자세히 답변 부탁드립니다~!!!

    • 전 여름에 여행해서 겨울 복장은 잘 모르겠는데 엉덩이를 가리는 코트를 입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여성복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해 알려드릴게 없어 죄송하네요. ㅠㅠ

    • 겨울에도 동일하게 머린엔 스카프를 써야 하구요 외투는 엉덩이를 가릴수 있을 만큼의 외투를 입어야 합니다.

  7. 역시 이란에서는 샌드위치나 피자 햄버거 혹은 케밥이나 볶음밥이 제격이겠네요? ㅠㅠㅠㅠㅠㅠ

  8. 이란은 뭔가 이름만 들어도 좀 겁난다고 해야하나..
    근데 사진을 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같은가보네요~
    무엇보다 휴일에 아무도 없는 건 참 신기하네요ㅋㅋ
    이란의 화폐 단위가 크다고 하니 베트남에서 돈 쓸 때 헷갈렸던 것이 생각나기도하고..
    참, 터키에서 달러를 많이 바꾸셔서 무엇때문인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알게됐네요ㅋㅋ

    • 우리나라와 외교도 계속하고 있는 나라이고 제가 여행할 때는 IS가 없어서 그랬는지 전 별 걱정 없이 다녀왔는데 영화와 뉴스에서 접하던 이란이 전부이기에 주변 사람들은 이란을 위험한 나라로 생각하고 있더라구요.
      달러는 앞으로도 요긴하게 쓰입니다~ ㅎㅎㅎ

  9. 저기 위, 뚱뚱한 아저씨가 의자에 앉아 있는 지하철 안내판 그림은 뚱뚱한 사람에 대해서 뭐라고 비하하면서 써 놓은 게 아니라, 그저 목적지에 닿고 싶은 마음에 남자칸에 자리가 없다고 여자 전용칸에 가서 앉는 남자들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자제를 부탁하는 문구가 쓰여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밑에 꼬마기차 같은 걸 타고 가는 것은 그저 재미로 타는 게 아니고요, 테헤란 남부 구시가지 중 일부 지역에서는 일반 자동차 진입 및 통행 금지 지역이 있어요. 이런 자동차 통행 금지 지역이 꽤 범위가 넓은데, 그렇다고 죄다 걸어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저렇게 꼬마 기차 비슷한 교통 수단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것입니다.

    • 역시 지식이 없으니 실수했네요.
      뚱뚱한 사람을 너무 부각시켰길래 대충 유추했는데 제가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하고 여행기 내용은 수정하겠습니다.

  10. 여행을 왜 가냐고 묻거든,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아직은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고 불편한 곳. 저라면 일상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귀국할 것 같군요. 용기와 근성에 박수를 앞으로도 잘 보겠습니다.^^

    • 이란을 여행하는 한국인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전 한국인의 수 보다 그냥 조용하고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 좋더라구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11. 한국어를 아는 기사님에, 서울공원에~
    왠지 멀게 느껴졌던 이란이었는데 단박에 밀려드는
    이 친근함은 뭘까욤? ㅎㅎㅎ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때문에 제가 너무 이란에 대해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나봐요.
    용민군 덕분에 이란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12. 이란여행 계획하고 있는데요 부킹닷캄이나 호스텔월드에서 숙소검색이 안되네요
    숙소를 어디서 미리 볼 수 있을까요

  13. 이란 여행 적기는 언젠가요?

  14. 위에 나온 호텔 혹시 사이트나 예약할 방법같은거 있나요???

  15. 안녕하세요, 저는이란 사람입니다. 당신이이란에서 좋은 순간을 보았기를 바랍니다.

  16. 안녕하세요, 저는이란 사람입니다. 당신이이란에서 좋은 순간을 보았기를 바랍니다.

  17. 처도르 안써도 됩니다 숄이라 루싸리라고 하는 가벼운 숄로 머리를 가리면 충분해요! 혹은 후드티를 입거나 모자를 써도 괜찮습니다 처도르는 신실한 사람들만 선택해 입습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0. 인심 좋은 터키여행의 마지막 이야기. (터키 - 괴레메, 트라브존)


빵은 무제한이지만 샐러드는 딱 개수를 맞춰서 준다.

아쉽지만 잼 종류가 다양해 홍차와 함께 빵을 먹으면 든든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기를 써서 올려야한다.

예상했던 것 보다 할 이야기가 많아져 여행기가 자꾸 길어지고 있다.

처음 여행기를 시작하며 다짐했듯이 무슨 일이 있어도 여행기는 완결을 내고 싶다. 

자세히 보면 계단의 높이가 다른데 당연히 계단의 높이가 같을 줄 알고 의식하지 않고 계단을 오르다 넘어졌다.

카메라를 떨어트렸다면 눈물을 흘렸을 텐데 정말 다행이다.

숙소에서 뒹굴거리다 언덕을 보니 사람들이 보인다.

할일도 없으니 저 언덕이나 올라가보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밥부터 먹고 올라가야한다.

매일 들렀더니 주인 아저씨가 웃으며 반겨준다.

잠시 스쳐가는 곳일지라도 나를 반겨주는 단골가게가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 비싼 음식을 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크기가 크다며 요리가 나올 냄비를 미리 보여주며 괜찮겠냐고 물어본다.

난 내 위장을 믿으니 걱정말라며 샐러드까지 시켰는데 정말 푸짐하면서 맛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쌀도 좋았고 기름기가 자글자글한 고기 볶음도 정말 맛있었다.

맥주 한 잔이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이슬람 신자라 맥주는 안 판다고 해 아쉽지만 콜라를 마셨다.

밥도 먹었으니 이제 목표로 정한 언덕을 오를 차례다.

길을 올라가는데 닭들을 풀어놓고 키우고 있었다.

강아지를 풀어놓고 기르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닭에게도 귀소본능이 있나보다.

가까이에서 언덕을 보니 고성같은 분위기가 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적한 고성에 가보고 싶은데 혼자 성을 돌아다니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어디가 언덕으로 향하는 길인지 모르겠다.

단순하게 언덕이니 오르막길만 따라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

길을 잃어버려 당황스러운 표정보다는 여유롭게 경치를 둘러본다는 표정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언덕에 올라오니 괴레메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높은 곳에 오르니 반대편에 보이는 산에도 올라가고 싶어진다.

바보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는데 큰일이다.

좋은 구도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는데 무지개가 보인다.

마음에 드는 구도에 무지개가 함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여행을 할수록 비워야하는데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그래도 여행을 시작할 때보다는 많이 여유로워졌고 계속 배우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만약 모든 것을 다 비우는 때가 온다면 속세를 떠나야 할테니 적당히만 비워야겠다.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열기구를 타고 계곡을 구경하는 벌룬투어인데 가격이 기본 150유로(한화 20만원)정도 한다.

처음에는 비싼 돈이더라도 즐겨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1시간 정도만 열기구를 탄다길래 포기하기로 했다.

150유로나 낸다길래 한 4시간은 탈줄 알았는데 1시간만 타고 내려온다니 돈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아무리 유명한 투어라고 해도 한시간에 20만원은 너무한 것 같다. 

다른 쪽에는 내가 다녀온 로즈밸리가 보인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저 로즈밸리는 얼마나 긴 세월을 지나왔을지 궁금하다.

괜히 미니어쳐 모드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봤지만 원래 거대한 자연이라 별 효과가 나지 않는다.

스스로가 거대하고 웅장함을 유지한다면 주변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흔들리지 않나보다.

카파도키아의 일몰을 보며 괴레메를 떠날 준비를 한다.

괴레메에 좀 더 있을까 생각해봤지만 여행자들이 너무 많아 장기 투숙이 당기지 않았다.

나는 아직 더 동쪽으로 가고 싶다.

확실히 긴장이 풀렸는지 이번에도 버스의 사진을 안 찍었다.

초심을 잃으면 안 되는데 자꾸만 사진 찍는 것을 까먹는다.

저녁에 출발한 버스를 타고 12시간을 달려오니 바다가 보인다.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좀 더 가야할텐데 버스가 갑자기 속도를 줄여 밖을 보니 사고가 났다.

부디 큰 사고가 아니었기를 바라며 지나친다.

조금 더 가다보니 또 다른 사고가 났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차가 뒤집히는지 궁금하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흑해에 있는 트라브존이라는 도시다.

버스터미널에 내리자 서로 택시를 타라고 했지만 난 마을버스인 돌무쉬를 탈 것이라며 거절했다.

정확히 몇번 버스를 타야하는지도 모르지만 우선 버스정류장으로 가 오는 버스를 다 멈춰세우고 시내로 가는지 물어본다.

도착한 시간이 저녁이 아니라면 전혀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기다리다보니 시내로 가는 돌무쉬가 와 올라탔는데 아저씨가 껌을 주며 말을 건다.

난 터키어를 할줄 모르고 기사 아저씨는 영어를 할줄 모르지만 서로 눈치껏 대화를 하다보니 시내에 도착했다.

3리라(한화 1,300원) 정도 하는 버스비를 내려고 하니 걱정말라며 트라브존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괜찮다고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처음 만난 사이인데 즐겁게 대화하고 소소한 것이라도 나눠주려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처럼 베풀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트라브존은 관광도시가 아니기에 호스텔이 거의 없고 작은 호텔들 뿐이다.

호텔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모텔 정도 수준이기에 많이 비싼 가격은 아니다. 

깔끔하고 에어컨이 빵빵한 방을 잡고 요기거리를 사왔다.

인도에서는 카레를 실컷 먹었듯이 터키에서는 케밥을 원 없이 먹는다.

방에 냉장고가 있으니 아이스크림도 사다 먹을 수 있다.

남미에서부터 가지고 다니는 숟가락이 참 유용하다.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한숨을 자니 배가 고파 밖으로 나왔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식당의 아저씨가 생선이 좋다며 들어오라고 한다.

오는 길에 본 흑해가 떠올라 생선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생선구이가 꽤 맛있다.

생선을 먹다보니 인도에서 먹은 피쉬커리가 떠오른다.

인도를 여행하며 3달 정도 못 먹던 생선을 코치에서 처음 봤을 때는 정말 행복했었다.


인도에서 먹은 피쉬커리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세계일주 배낭여행기 - 046. 인도는 모르겠는데 인도는 싫다.

http://gooddjl.com/184를 읽어주세요.


생선가게라 그런지 고양이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었다.

시골이 바닷가인데 생선을 말려놓으면 도둑고양이들이 자꾸 집어가던 것이 떠오른다.

트라브존은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가 아니지만 많이 발전된 모습이었다.

치안이 괜찮은 것 같아 밤거리를 돌아다니다 맥주가 당겨 가게들을 돌아다녔는데 다들 이슬람 신자들이라 술은 안 판다고 한다.

5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맥주 파는 곳을 물어보니 한 슈퍼를 알려준다.

동쪽으로 갈수록 이슬람 문화권에 들어갈텐데 앞으로 한동안 금주를 해야될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숙소가 다 좋은데 방에서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아 우선 한글 문서로 여행기를 쓴다.

거의 10년이 다 되도록 휴재나 지각을 하지 않은 웹툰 '마음의 소리'의 조석 작가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 호텔도 조식이 제공된다.

터키의 특색인지 다양한 잼을 주는데 하나하나 다 먹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트라브존을 구경하기 전에 우선 중앙 은행에 들러야한다.

은행창구에 가 30유로(한화 42,000원)을 계좌이체 했다.

이 계좌이체를 위해 트라브존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라브존 거리 곳곳에는 고양이들을 위한 사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동물이라고 무시하기보다 함께 사는 것이 좋다.

중앙 광장을 지나는데 이스탄불과 다르게 여행객은 보이지 않고 대부분 현지 사람들이었다. 

내가 트라브존에 온 이유는 바로 이 이란 대사관 때문이다.

이란과 인접한 몇몇 나라에는 이란 대사관이 존재하고 터키에는 이스탄불을 비롯한 몇 군데에 이란 대사관이 있다.

여러 여행자들에게 물은 결과 이란 비자를 받기 가장 쉬운 곳이 터키의 트라브존이라길래 괴레메에서 버스를 타고 트라브존으로 왔다.

아까 계좌이체를 한 것은 바로 이 비자를 받기위한 수수료였다.

현재는 이란과 미국이 핵협상을 하고 있지만 내가 여행할 당시에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심할 때라 걱정했었는데 오전에 가서 비자를 신청하니 당일 오후에 바로 3주짜리 이란 여행비자가 나왔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세상에서 이란 비자를 받기 가장 쉬운 곳이 트라브존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쉬웠다.

느긋하게 여행하고 싶어 1달짜리 비자를 신청했는데 최대가 3주라고 해 아쉬워하며 나왔는데 내 바로 뒤에 신청한 일본인은 나보다 돈을 더 내고 10일짜리 비자가 나왔다고 한다.

역시 우리나라 여권이 좋긴 좋다. 

그네가 신기하면서 무섭게 생겼다.

걱정했던 이란 비자도 잘 받았으니 맛있는 밥을 먹을 차례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이번에도 직원의 추천을 받아 케밥을 시켰는데 역시나 맛있다.

아무리 볼거리가 없다지만 방에만 있을 순 없으니 돌무쉬를 타고 야경을 보러가기로 했다.

마을버스를 칭하는 돌무쉬라는 단어가 참 귀엽다.

트라브존에는 작은 산이 있어 야경을 보기 괜찮다길래 올라와봤는데 구름이 많이 끼어서 그런지 조금 밋밋했다.

구경을 하다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올라올 때는 돌무쉬를 탔지만 내려갈 때는 소화도 시킬겸 걸어가기로 했다.

과일가게에서 복숭아를 팔고 있길래 몇 개 사봤는데 정말 달콤했다.

역시 복숭아는 말캉말캉해야 맛있다. 

숙소로 돌아와 메일을 확인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여행루트로는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메일이 왔다.

난 이미 터키의 동부까지 들어온 상태인데 내가 정한 경로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진다.

여러가지 경로를 찾아보다 잠깐 잠을 자고나니 아침 먹을 시간이 됐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이 없겠다.'라는 말처럼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으니 우선 아이스크림을 먹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꼬였다고 현재의 여행을 망칠 수는 없으니 우선 밖으로 나왔다.

트라브존 근교에는 쉬멜라 수도원이라고 절벽에 위치한 오래된 수도원이 있는데 돌무쉬가 1시간 반 뒤에 출발한다며 나중에 다시 오라고 해 그냥 안 가기로 했다.

그래도 이왕 나온 길이니 트라브존의 외곽을 구경해보기로 하고 길을 걷는데 외곽으로 갈수록 음침한 분위기가 나길래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어제 내가 받은 메일은 우즈베키스탄 비자업무를 대행해주는 외국 여행사에서 온 메일인데 얼마 전부터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기 시작했다고 한다.

갑자기 제 3국에서 발급해주던 우즈베키스탄 비자가 사라지고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 직접 가야한다고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란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을 갈 계획이었는데 모든 것이 틀어져버렸다.

어떻게 이란까지는 들어간다고 해도 이란에서 나갈 수 있는 나라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하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밖에 안 남는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는 여행금지 국가이니 갈 수가 없고 결국은 이란에서 육로로 나갈 방법이 아예 없어진 것이라 어디를 가야할지 여러가지 경우를 생각해봤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우선 카스피해를 통해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방법이 있지만 중앙아시아 여행 경로가 꼬이게 돼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이란에서 중동으로 페리를 타고 넘어가 이집트와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경로가 있는데 예산이 부족할 것 같고 이란에서 아부다비로 가 저가항공사를 이용해 인도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는데 인도를 다시 가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하루종일 고민을 해봤지만 어차피 시간은 많고 갈 곳은 많으니 조금 더 동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제가 간 곳은 앞으로 펼쳐질 여행기를 통해 공개됩니다.

어차피 트라브존에서의 볼일은 끝났으니 바로 떠나기로 했다.

떠날 땐 떠나더라도 밥은 먹고 떠나야한다.

이번에는 까먹지 않고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는 동쪽으로 달리고 달려 국경에 도착했다.

앞으로 내가 어디로 가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우선 국경은 넘어야한다.


<터키 여행 경비>


여행일 15일 - 지출액 1,100리라 (약 50만원)


예상보다 물가가 조금 비쌌지만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었다.

야간 버스 가격도 저렴했기에 적당한 수준의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카파도키아의 벌룬투어는 너무 비싸 포기했는데 별로 아쉽지는 않았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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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괴뢰메의 벌룬투어는 역시나 패스이셨군요
    아무래도 1시간에 20만원은 쉽지 않은 금액입니다.
    저도 과연 이곳에서 벌룬투어를 하게될지 모르겠어요.
    비싸서 아무래도 패스하게 되지 싶네요...
    용민님의 눈으로 대신 벌룬투어를 경험하려 했으나 꽝.... ㅎㅎ

    생각대로 되지 않는게 여행이라지만 이정도라면 용민님 여행의 달인 수준에 오른게 아닌가 싶네요
    저라면 멘붕이었을텐데... 비싼돈주고 비자받은 나라에 들어가기도 전에 다음나라로 갈 방법이 없다... 생각만 해도 아찔...
    저라면 이집트쪽 여행을 했을텐데 과연 용민님은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기대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무사히 귀국을 하셨다는건 그 난관을 이겨냈다는 증거일테니 새삼 그 과정이 매우 궁금해지네요..
    계절학기도 이제 마무리가 되어질 즈음입니다.
    마지막까지 회이팅 하시고 꿀방학 보내시길 바랍니다. ^^

    • 벌룬투어는 비싸도 너무 비싸더라구요.
      가족이 함께 가신다면 한 순간에 100만원 정도의 지출이 생길테니 고민이실 것 같아요.
      여행기에는 담담하게 썼지만 저도 여러가지 고민을 했었어요. ㅎㅎ
      어디를 어떻게 갔을지 말씀드리고 싶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비밀이니 여행기를 기다려주세요~

  2. 약 3주동안 정주행 하고 드디어 댓글 남기네요

    미리 알았으면 여행중에 카톡이나 댓글로 응원해 줬을 텐데 아쉽네요

    세계 일주 대리 만족하고 즐거운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그런데 완결 예정일은 언제인가요? 다시 바뻐지기 전에 완결본을 보고 싶은데....^^

    어째든 앞으로 학교 생활 잘하시고, 사슴같은 마누라하고 토끼같은 딸내미 꼭 만들어 내시길....^^

    • 정주행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략적인 계획으로는 올 가을쯤 완결이 날 것 같은데 보여드릴 이야기가 많아 잘 모르겠어요. ㅎㅎ
      좋은 말씀도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세요~

  3. 아름다운 곳이네요.
    바위집에서 캠핑하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멋진 모습이 그려집니다. ㅎㅎ

  4. 와 다음에 어디로 갔을지 정말 궁금해요

  5. 혼자서 여행을 다니시고 계신가봐요.저는 일본에서 유학중인데 일본에 너무 오래있다보니 답답해서 여행기들을 훑어보다가 여기까지 들어왔네요.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보고있습니다. 몸조심히 여행하시기 바랍니다.

    • 중간에 일행이 생기면 같이 다니긴 하지만 주로 혼자 여행을 다녔어요.
      좋은 말씀 감사하고 힘드시더라도 유학생활 잘 즐기기고 바라셨던 것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랄게요.
      힘내세요~

  6. 재미있는 여행을 했네요.
    좋은추억으로 남으세요

  7. 터기경내 치안은 어떤가요? 여자 혼자 다녀도 괜찮나요?

    • 어디를 가든 조심해야겠지만 제가 다녀본 결과 터키는 꽤 안전하더라구요.
      밤 늦게 돌아다니지만 않으신다면 혼자 여행하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8. 신발은 바꿨씨유 ㅎㅎ

  9. 대학생 딸이 언젠가는 꼭 터키를 가보고 싶다하는데..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 기대할게요

    •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곳이라 그런지 터키를 가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직접 가보면 느끼는 것도 많고 재미있으니 응원해주세요. ㅎㅎ

  10. 멋집니다, 님의 여행기에 자극받고 갑니다

  11. 작년에 다녀온 터키 생각이 납니다
    저도 흑해를 따라 트라브존이 갔었지요
    여행길 늘 건강하세요

  12. 아...이슬람문화와 맥주... ㅋㅋㅋ

    맥주를 못마시면.... 전 좌절할것 같은데 ㅋㅋ 1일 1맥은 여행기본인데 ㅋㅋㅋ

    다음 여행기도 기대할게여

  13. 정말 정말 멋져요!!
    터키 꼭 가보고 싶네요~

  14. 1일 1식 하며 여행해 보실 생각은 없으시오? 1일1식 여행은 꺠달음을 얻게 해 준다고 하오~

  15. 이란 비자 검색하고 있었는데 익숙한 도메인이..ㅎㅎ

    저도 곧 트라브존 가는데요...
    어느 글에서 보면 트라브존에서 비자 신청하려고 했는데 초청장을 필요로 해서 포기 했다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55$내고 이란 현지 여행사에서 초청장을 받급 받으려고 문의 메일을 보냈는데, 이란 현지여행사가 초청장 없이도 발급해줄 수 있을거라고 팁을 주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트라브존은 나름 비자 받기 쉬운곳이라고는 알려져 있었터라 좀 헷갈리던차에 DJL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네요
    위 글은 2014년 당시의 글인가요???
    가면 바로 하루만에 비자 발급을 해주나요?
    돈 말고는 필요한 서류가 없나여?
    초청장 필요 없는거죠? 트라브존에서는..??

    흠..근데 저 다른 자전거 여행자말에 따르면.. 최근데 타지키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 비자를 받은 거 같던데요..?..그새 바뀐걸까여?;;

    • 이란 비자는 그냥 받을 수 있습니다.
      돈만 내면 당일 발급 가능한데 전 유로로 받더라구요.
      전 투르크메니스탄을 가고 싶어서 경유비자를 받기위해 우즈베키스탄 비자를 받으려한건데 제가 있을 때는 테헤란에서 비자 발급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 2015년 1월 부터는 트랍손에서도 추천넘버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오늘 만난 독일 사람이 얼마 전에 트랍손에 갔었는데 추천넘버 요구했다면서 트랍손에서 이란 비자 받으려면 지금 바로 리퍼런스 넘버 신청하라고 하네요. ㅠㅠ..힝..ㅠㅠ

  16. 안녕하세요^^
    세계여행 준비하다가 터키여행기 검색하고 우연히 들렀는데 너무 알찬정보 보고 갑니다! 항상 조심하세요^^

  17. 참 오랜만에 들르네요.
    바쁘지도 않은데 블로그 들어오기도 참 힘드네요^^;
    세계 여행 게시물 마다 댓글을 달겠다는 약속을 하고나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늘 생각이 났는데
    이번에는 생각이 났어도 들어오기가 힘들었네요~
    다음 여행지는 이란인가보네요.
    어떤 여행기가 계속 됐을지 궁금해집니다.

  18. 이란ㅠㅠ 터키에서 정말 가고싶었었는데 부럽부럽^^ 짐 생각해보면 두고두고 아쉽네여
    정말 잘보고있어염^^

  19. 괴레메 전경 사진 정말 대박이예요. ^^
    눈에 직접 담고 온 용민군이 참 부럽네요.
    앗~ 여행코스가 꽈배기처럼 꼬이는 상황이???
    용민군이 어찌 헤쳐나갈지 앞으로도 복습은 계속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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