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8.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 (이란 - 시라즈)


어릴 때는 흰 달걀이 신기하고 특이해보여 갈색 달걀보다 좋은 줄 알았는데 달걀을 낳는 닭의 색깔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었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순수함은 사라지는 것 같다.

호스텔을 나오는데 선물이 있다며 여권 케이스를 준다.

잠시 묵고 떠나가는 여행자까지 챙겨주는 마음이 정말 고마워 기념품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어제 발에 물린 빈대가 이맘 광장에서 물린 것이길 바랐는데 아무래도 호스텔에서 물린 것 같다.

빈대에 물리니 빨리 이스파한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는데 이스파한에 며칠을 묵을까 고민하다 3일만 묵기로 정하기를 잘 한 것 같다.

특히 발에 집중적으로 물렸는데 긁어도 긁어도 간지럽고 참으려 해도 자꾸 긁게 된다.

이제 아름다웠지만 간지러움을 안겨준 이스파한을 떠난다.

이번 버스 기사님도 아주머니다.

시장에서도 아저씨들밖에 보이지 않던 이란인데 버스 기사님들 중에는 여성 드라이버도 어느정도 있나보다.

버스바퀴에 뭐가 묻어 있길래 살펴보니 동물의 피로 보이는 것이 보였다.

이슬람 문화권에도 고사를 지내는 문화가 있나보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이란의 동남부에 위치한 쉬라즈다.

이스파한에서 만난 친구가 추천해준 호텔로 왔는데 깔끔한 것이 마음에 들어 1박에 4만 토만(한화 13,000원)에 묵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오니 쌀밥이 당겨 리셉션에 가 '베렌제'를 외치니 식당을 추천해준다.

역시 한국인은 쌀밥에 고기를 먹어야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고파 어제 갔던 식당에 다시 찾아갔다.

이란을 여행하며 식당을 찾기는 힘이 들지만 케밥이 잘 구워져 나오니 식당 찾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빈대에 물린 곳이 가라앉기를 바라며 오늘은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몸은 간지럽지만 에어컨이 있어 견딜만 했다.

방에서 뒹굴거리다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라 밖으로 나왔다.

날이 더우니 우선 쉐이크를 하나 사 먹는다.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사람들이 피자를 먹길래 나도 피자를 먹기로 했다.

리셉션에 피자가게를 물어보니 시라즈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며 추천을 해줘 사왔는데 기름이 많긴 했지만 맛있었다.

이왕 휴식을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먹어줘야하니 복숭아 통조림도 사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만들어진 통조림을 이란에서 먹고 있다니 역시 지구촌 시대인가 보다.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더니 식당이 열지 않았길래 버스터미널에서 햄버거를 시켰다.

나름 햄버거에 들어있을 것은 다 들어있어 맛있게 먹었다. 

시라즈에는 페르시아 유적 중 최고라 꼽히는 페르세폴리스가 있는데 보통 투어회사를 이용해 간다고 한다.

투어회사를 이용하면 편히갈 수 있고 가이드도 있지만 버스를 이용해 가기로 했다. 

내가 버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아저씨들이 자기들도 찍어달라길래 카메라를 들자 자세를 잡는다. 

페르세폴리스 근처 마을에 내려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란 아저씨와 택시 합승을 해 페르세폴리스로 향했다.

택시에서 내리니 멀리 유적지처럼 생긴 곳이 보인다.

페르세폴리스는 페르시아 왕국의 수도를 지칭하는 말인데 기원전 6세기의 유적지라고 한다.

페르시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단편적인 지식들과 '페르시아의 왕자'라는 게임 뿐이라 부끄럽다.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답게 입장료가 15,000토만(한화 5,000원)이나 한다.

계단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로 된 가설계단을 설치해놓았는데 문화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란 정부의 정책이 보이는 것 같았다.

계단을 올라가면 웅장한 문이 보이는데 이 곳의 이름은 모든 땅의 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훼손되고 약탈당해 알아보기 힘들지만 문을 지키는 조각은 황소의 몸에 독수리의 날개, 왕관을 쓴 사람의 머리로 이뤄져 있었다고 한다.

다른 나라 유적지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궁금하다.

페르세폴리스는 기원전 333년에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를 침공하며 멸망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2만마리가 넘는 가축을 동원해 페르세폴리스의 보물들을 약탈한 뒤 페르세폴리스를 폐허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란 사람들 입장에서 바라보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철천지 원수일 것 같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유리벽으로 막아놓은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걸어가다 보면 만들다 만 입구도 보이는데 이런 돌을 깎아 아까 보았던 조각을 만든다니 정말 대단하다.

그리스나 페르시아 문화권에는 넘쳐나는 문화재때문인지 그냥 방치되어 있는 기둥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넘쳐나지만 다른 나라에는 없는 문화재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돌에 새겨진 조각을 보니 석굴암에서 들은 설명이 떠오른다.

흘끗 보면 그냥 조각일 뿐이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이야기를 들으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고 재미있게 다가오던 기억이 난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기에 항상 공부하려는 마음을 가져야할텐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큰 돌을 쌓고 조각을 해 하나의 기둥처럼 보이게 만들었는지 정말 신기하다.

손으로 새긴 조각인데 기계로 깎은 것처럼 일정한 모습을 보면 과거 장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이곳은 타차라라 불리던 다레이오스의 궁전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기둥만 남아있다.

페르세폴리스에는 기둥만 남은 유적지가 대부분이기에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을 피할 곳이 없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유적지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 곳은 페르세폴리스의 창고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하나의 입구밖에 없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3000마리가 넘는 낙타와 노새를 이용해 이곳에 있던 물품들을 옮겼으며 그 가치는 3,120톤의 은과 맞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창고의 벽이라기엔 너무 낮은 것 같았는데 발굴된 곳을 보니 밑부분엔 돌로 된 벽이 있었다.

이 벽들 사이사이에 각종 보물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3천 톤의 은이 도대체 어느정도인지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CCTV가 있어 도둑이라도 잡을 수 있다지만 과거에는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약탈당하고 나서 되찾을 방법도 없었으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속이 터졌을 것 같다.

날이 더워 이제 페르세폴리스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언덕부분에 유적지가 보인다.

비싼 돈을 내고 들어왔으니 모든 것을 봐야한다는 생각에 언덕길을 따라 걷는데 경사가 좀 심하다.

이제는 폐허가 되어 황량한 곳인데도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언덕을 올라 찾아왔는데 설명이 적힌 표지판도 없고 안에 들어가볼 수도 없으니 허탈하다.

요르단에 가면 이처럼 절벽을 깎아 만든 페트라가 있다는데 언젠가는 구경할 기회가 있을거라 믿는다.

들어온 길을 따라 나가는데 이란친구들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내가 V 표시를 하며 자세를 잡자 감자 먹이는 자세를 취해달라고 시범을 보여 따라하니 웃느라 정신이 없다.

말이 안 통하니 물어볼 수는 없지만 이란에서 감자 먹이는 자세를 하고 있는 내가 웃겨 나도 따라 한참을 웃었다.

계속 웃다가 이번에는 정상적인 사진을 찍는다.

나와 찍은 사진을 다른 이란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뭐라고 설명을 할지 궁금하다.

올라갔던 길과 반대방향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오며 페르세폴리스 구경을 마쳤다.

가이드를 고용할까 고민했었는데 곳곳에 영어로 된 설명이 써있어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었다.

날이 덥다고 출구에 냉풍기를 설치해놨길래 한참을 앞에서 서성이다 걸을을 돌렸다.

페르세폴리스 입구에 대기중이던 합승택시를 타고 다시 시라즈로 돌아간다.

기사아저씨께서 한번에 시라즈로 가길 원하길래 흥정을 해봤지만 값이 안 맞아 그냥 버스터미널까지만 가기로 했다.

이란도 쿠바와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굴러만 가면 택시로 이용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자동차의 본래 용도인 운송능력이 지속되는 한 계속 이용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수고했으니 생과일 주스를 한 잔 마신다.

테헤란에서 환전을 넉넉히 한다고 했는데 돈이 좀 부족할 것 같아 조금 더 환전을 했다.

보라색 지폐는 주로 숙박비를 계산할 때 쓰는 5만토만(한화 14,000원)짜리 이고 파란색 지폐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2만 리알(한화 700원)짜리 지폐다.

어제 사진을 찍었던 다리에 올랐는데 자동차들이 만들어내는 시라즈의 야경이 꽤 운치있어 한참을 내려다봤다.

오늘 하루의 끝도 베렌제를 먹으러 갔는데 맥주가 너무 당겨 무알콜맥주를 시켰다.

이란을 떠나는 그 순간 꼭 맥주를 먹고 말겠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이란에서 맥주를...
    노래 제목 같아요. ㅎㅎ
    쌀과 고기가 같이 있는 음식은 참 맛있어 보이네요.
    맥주만 있으면 딱인데...

  2. 페르세폴리스라...
    알렉산더 대왕과 페르시아왕... 다리오의 궁전..
    볼게 많군요.
    좀더 자세히 봤음 좋았겠다 싶네요...
    요르단의 페트라는 가봤지만, 페르세폴리스는 못가봤으니 어떤것이 더 좋다 말하기가 어렵군요..
    역시 페르세폴리스를 가봐야 하는건가...

    • 세계사에 조예가 깊지 못해 아는 정도로만 훑어보니 딱 그 정도만 보이더라구요.
      역시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일텐데 참 공부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충사님은 준비를 열심히 하신만큼 많은 것이 보일 것 같아요.

  3. 빈대에 물린건 잘 가라앉으셨나요?

    한번 빈대에 물리기 시작하면 옷이랑 짐에 옮겨붙기 때문에 숙소를 옮기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거는 일단 뜨거운물로 싹 씼고
    빨래를 뜨거운물로 돌리셔야 계속 물리질 않습니다.

    베드버그라면 심지어 짐을 싹 버리고 새로 구입하셔야 할 수도 있는데 단순 빈대로 더이상 물리지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_^

    • 저도 빈대에 물리는 순간 후속처치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 우선 옷은 샅샅이 뒤져봤는데 빈대는 없더라구요.
      그 뒤로 며칠을 걱정하며 쉬었는데 다행히 추가로 물리는 일이 없어 마음을 놓았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4. I have been reading your journey sometime. Your stories are truly inspirational and remarkable. Especially young man like you to choose the path very few people accomplished. Salute to your adventure and spirit!!!

    • 아마 한글은 읽을 줄 아시지만 외국에 계셔서 영어로 쓰신 것 같아 전 한글로 쓰겠습니다. ㅎㅎ
      제 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댓글 달아주세요~

  5. 빈대 물린 것 보니 여행 갈 맛이 사라졌습니다.

    • 저도 1년 반이 넘도록 여행을 하며 빈대에 물린 것은 처음인데 정말 간지럽더라구요.
      여러가지를 겪는 여행이니 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즐기니 괜찮더라구요.

  6. 출장길에 들렀었는데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참 좋은 이란 사람들도 생각나구요...잘 읽었습니다^^

  7. 우리가 역사서에서 읽은 것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상당히 영리하고 용맹스런 영웅이란 것이었는데
    침략과 약탈을 당한 그들 편에서는 용민군 말처럼
    철천지 원수임에 틀림없겠어요.
    어차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에 그저
    그런 아픈 전쟁이나 침략은 없기만을 바랄 뿐이죠.
    벽이나 바위에 정말 하찮은 도구로 하나하나 새겼을
    그 당시 장인들은 정말 대단하단 말로도 부족할 듯 해요.

  8. 참으로 오랜만이네요.
    늘 한 번씩은 들러야지 하면서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고 일을 하는게 바빠서
    생각만 하다가 이렇게 주말에 시간 내어 들러봅니다.
    그나저나 이란에서 맥주라..
    과연 맥주를 드셨을지 궁금해지네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7. 세상의 절반이라 불리는 이스파한. (이란 - 이스파한)


아침 식사에 바나나 사과 주스가 나와 신기했는데 진짜 바나나와 사과를 함께 넣은 맛이 났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에게 마술레에서 산 꿀을 나눠주니 꿀도 들고다니는 여행자라며 대단하다고 말을 한다.

예상보다 많은 꿀을 사서 나눠줬을 뿐인데 부끄럽다.

아침을 먹었으면 이스파한을 구경하러 나가야한다.

여행이란 먹고 자고 놀러다니고의 연속이다.

나중에 오토바이는 어떻게 나가라고 이렇게 차를 대놓은 건지 궁금하다.

이란 여행은 알려진 자료가 별로 없기에 론니플래닛을 참고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지도를 보며 근처에 있는 하킴 모스크를 향해 걸어간다.

모스크 앞에 도착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입구가 어두운 것이 아무래도 문을 닫은 것 같았다.

다가가보니 역시나 문이 닫혀있었다.

왜 슬픔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방향으로 가보니 다른 입구가 있었다.

수리 중인 것처럼 보여 안에 계신 분께 여쭤보니 들어가도 괜찮다고 하신다.

모스크의 입구 천장부터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이슬람교는 우상숭배를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기에 기하학적인 문양과 글로만 장식된 모스크의 세밀한 멋은 정말 아름답다.

특히 모스크의 중앙부에 있는 예배당 천장의 돔은 봐도 봐도 아름답다.

보수공사 중이어서 그런지, 기도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없어 혼자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다.

정확히 절을 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조용히 기도만 드리고 나왔다.

그 어떤 종교도 남을 해치라고 가르치는 종교는 없을텐데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전쟁을 일으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터키에서 만난 블루 모스크보다 이스파한에서 만난 하킴 모스크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이슬람 신자는 아니지만 경건한 마음이 들어 몸가짐을 조심하게 된다.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IS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아파와 수니파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시아파와 수니파는 이슬람교의 양대 종파인데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죽고 그 뒤의 후계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으며 종파가 나뉘었다.

과거 이슬람은 종교이며 국가를 이루고 있는 근간이었기에 나라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함마드의 후계자가 필요했는데 무함마드가 죽기 전에 후계자를 선택하지 않아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운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눠지게 된다.

두 종파 간에는 코란을 받아들이는 입장과 지도자를 뽑는 방법 등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한다.

특히 시아파는 예배를 올릴 때, 사진에 나온 것과 같은 작은 돌을 앞에 두고 기도를 올리는데 이는 돌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돌을 이루고 있는 진흙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순수한 물질이라 돌을 앞에 두고 기도한다고 한다.

보수를 잘 해 다음에 올 사람들도 하킴 모스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이스파한이라 기대를 했는데 처음으로 들른 하킴 모스크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포근한 마음을 안고 거리로 나선다.

반바지를 보니 입고 싶어지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남자라는 이유로 차도르를 안 쓰고 반팔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길을 걷는다. 

이란의 바자르는 대부분 긴 통로 형식을 띄고 있는 것 같은데 아마 더운 날씨 때문인 것 같다.

시장에 왔으면 먹을 것을 먹어야한다.

꼬마 아이들 사이에 섞여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아이들이 웃는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팔고 있었는데 색색의 향신료를 쌓아 놓은 모습이 예뻤다.

우리나라는 주로 고춧가루와 후추 정도만 사용하는데 인도와 중동지역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하는 모습이 신기할 뿐이다.

이번엔 다른 모스크인 마스지드 조메를 찾아갔는데 입장료로 1만 토만(한화 3,300원)을 내야한다.

'마스지드'는 페르시아어로 '엎드리는 곳'이라는 뜻을 가졌고 사원을 의미하는데 스페인어와 불어를 거치며 모스크로 서양권에 알려졌다고 한다.

'조메'는 '금요일'을 뜻하니 마스지드 조메는 금요일의 사원이라 할 수 있다.

조메 모스크도 천장이 참 아름답다.

이상하게 이슬람 건축물에 오면 천장을 주로 보게 되는데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본 알함브라 궁전이 떠오른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이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251 - 이슬람 건축의 정수, 알람브라 궁전.

을 읽어주세요.


아름다운 건축물을 묘사할 때 조금 더 풍부한 표현을 쓰고 싶은데 내 감수성과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마스지드 조메는 규모가 커서 그런지 사람도 많고 아까 본 하킴 모스크에서 느꼈던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역시 난 작고 조용한 곳에 끌린다.

사람들이 낙서를 하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리벽을 설치해놨다.

우리나라의 석굴암도 예전에는 유리벽이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훼손해 유리벽을 설치했다고 들었는데 몇몇 사람들의 이기심때문에 문화유산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조각부분에 이렇게 검정색이 칠해진 것이 보이는데 이는 탁본을 뜨며 생긴 잉크 자국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금지된 곳이 많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탁본이 이뤄졌었다고 한다.

눈으로 보고 감탄했던 세밀함이 사진에 제대로 담기지 않아 아쉽다.

마스지드 자메에서 나오니 공사가 한창이다.

어느 정도 개발된 모습이었던 대로변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인터넷을 돌다보면 평양의 모습이 보이는데 평양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계속 걸어다니느라 배가 고프니 튀김 하나를 먹는다.

다양한 군것질거리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난 아무거나 맛있게 먹으니 괜찮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이맘 광장이다.

이맘 광장은 이스파한의 중심에 있는 거대한 광장인데 이스파한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라고 한다.

원래는 샤 왕의 광장이라 불리던 이맘 광장은 이란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의 이름을 따 이맘 호메이니 광장이 됐고 사람들은 편하게 이맘 광장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이맘 광장에는 이스파한뿐만 아니라 이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이맘 모스크가 있다.

이 모스크는 파란색이라 블루 모스크로 불리기도 하고 최고의 모스크라는 의미로 왕의 모스크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안을 들어가보려고 했는데 기도시간이라고 문을 닫았다.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 두 곳의 모스크를 봤는데 처음에 간 하킴 모스크에서 느낀 감정이 너무 강렬했기에 두번째로 본 마스지드 자메에서는 별 감흥을 못 느꼈었다.

이런 상태에서 이스파한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모스크를 보면 그저 관광지 탐사가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다음을 위해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여운을 두고 싶어 그냥 밖에서만 구경하기로 했다.

이란의 시내버스 뒷부분은 여성들을 위한 공간인데 여성들은 뒷 문으로 탑승해 내릴 때 앞으로 와 요금을 낸다.

이란의 낡은 노란 택시는 정말 귀엽다.

이스파한을 떠나는 버스를 미리 예약하기 위해 시외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왔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기에 어디를 가든 버스표 구하는 것이 쉬운데 땅이 넓은 나라들은 장거리 버스 위주라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이란 버스터미널의 신기한 점은 예매 창구와 계산 창구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예매하는 곳에서 표를 정하고 계산 창구로 가 돈을 내면 표를 준다.

잘 쓰던 목베개에 구멍이 나 터미널에 있는 상점에서 5만 리알(한화 1,600원)에 샀다.

교통비뿐만 아니라 간단한 공산품도 저렴하니 여행할 맛이 난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가는데 내가 묵고 있는 호스텔이 보여 우선 내렸다.

어떤 버스를 타야할지 몰라 그냥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보며 왔는데 운이 좋았다.

숙소에서 잠깐 쉬고 밖으로 나왔는데 거리에 살벌한 마네킹이 보인다.

고정을 하기 위한 것은 알겠는데 꼭 이렇게 했어야 했나 궁금하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심하게 막히길래 그냥 시내로 걸어가기로 했다.

페르시아어를 해석해보니 참 좋은 말이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쓰러진 나무를 전시해놨다.

다시 이맘광장에 왔는데 아까 말이 세워져 있던 곳에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이용한 곳이니 스스로 청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가족단위로 이맘 광장에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셔츠를 입은 남자와 히잡을 두른 여자가 참 잘 어울린다.

이맘 모스크에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역시나 그냥 참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올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흙 벽돌이 황금빛으로 보인다.

여성이 하지말아야할 행동을 나타내는 것 같은데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들이 보인다.

문화권이 다르니 조심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점이 많기는 많다. 

까만 것은 글이요 하얀 것은 바탕이다.

언어를 아예 알아보지 못하는 나라를 여행할 때면 문맹이 된 기분이 든다.

이번에 온 곳은 이스파한을 동서로 가르는 자얀데 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시오세 다리다.

교각이 뒤집어진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나에게도 감수성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

시오세 다리는 아름다운 모습때문인지 이스파한의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란이지만 곳곳에 하트낙서가 보이는 것을 보니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말했듯이 커플지옥 솔로천국이다.

다리가 간지러워 계속 긁다가 쳐다보니 벌레에 물린 자국이 많이 보인다.

아까 이맘 광장의 잔디밭에서 물린 것인지 숙소에서 물린 것인지 모르겠는데 빈대에 물린 것 같다.

지금까지 여행을 해오면서 베드 버그에 물린 적이 없었는데 내 몸에 달라 붙었을까봐 걱정이 된다.

걱정은 계속하되 밥은 먹어야한다.

시내라 샌드위치 가게가 많이 보이길래 하나 샀는데 꽤 맛있었다.

아무리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코카콜라는 막을 수 없나보다.

역시 코카콜라의 힘은 대단하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하트클릭 한번과 댓글하나만 남겨주세요.



  1. 이스파한이라....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저라면 아마도 모스크는 한곳만 갔을것 같아요. 용민님처럼 그느낌이 점점 희석이 될것같아서요.
    론리플래닛을 가지고 여행을 다니시는군요.
    여행의 바이블이죠.
    음... 역시나 영어를 좀더 공부해야겠어요
    아랍어를 모르면 영어라도 할줄 알아야할테니까요... ㅎㅎ

    • 모스크만큼 아름다운 감성입니다.
      블루모스크가 궁금해지네요, 담에 꼭 방문하시길...

    • 여행정보가 많은 곳은 가이드북 없이 다니는데 이란이나 쿠바처럼 정보가 부족한 곳에선 론리 플래닛이 진리더라구요. ㅎㅎ
      저도 한국에 와서 영어 공부좀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미루게만 되네요. ㅠㅠ
      언젠가는 다시 이란에 가 블루 모스크를 가봐야겠어요.

  2. 아랍어도 해석하시나 했더니 밑에 영어로 잘 적어 놓았네요. ㅎㅎ
    친절한 이란 사람들...
    무서운 듯 아닌 듯한 이슬람 문화...
    하여간 중동에 대한 느낌은 서양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선입견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전 페르시아어로 해석했는데 영어를 보셨나보군요. ㅎㅎㅎ
      이제 미국과 화해했으니 지금까지 쌓인 이란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이란의 일일 것 같아요.

  3. 이란의 건축물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요!!

  4. 아랍어가 아니라 이란어 아닌가요 이란은 이슬람권은 맞는데 아랍인이 아니라 페르시아인들의 후손이라던데

  5. 사실 모스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
    덕분에 멋진 사진도 구경하고 다양한 모스크들의 모습도 눈에 가득 담아갑니다
    블루모스크는 정말 아름답네요,,,^^

  6. 사진보면서 대리만족해버리네요ㅎㅎ잘보고있습니다

  7. 모스크 정말 아름답네요 언젠가 이란에 직접 가보고 싶네요. 설명을 잘해 주셔서 실감나고 재밌었습니다.

  8. 비밀댓글입니다

    • 정보도 어느정도 올리고 있지만 제가 겪고 생각한 것들 위주로 여행기를 쓰고 있다보니 코드가 맞는 분들은 재밌다고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여행기는 여행이 끝나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쉬지 않고 올라갑니다.
      종종 들러주세요~

  9. 저도 몇년 전에 이란여행 다녀왔는데, 후기를 보면서 이란의 향기가 그리워 가슴이 애립니다.스킵하신 이맘광장 내에 있는 세이크로폴라모스크가 넘 좋아 저는 이스파한 머무는 동안 매일 갔습니다...^^

  10. 저는 모스크 사진 보고 벌써 중앙아시아 가셨나 했어요.
    우즈베키스탄 부하라나 사마르칸트 모스크가 딱 저렇게 생겼거든요.
    이란은 진짜 꼭 가보고 싶어요!

  11.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릅니다.
    늘 포스팅 마다 댓글을 남기겠다는 약속했던 것이 생각나 와야지 했는데
    이직 준비로 잘 오지 못했었네요^^;
    여하튼 이란의 모스크가 참 아름답네요.
    제가 실제로 본거라곤 이태원에 있는 사원뿐이었는데 문양이며 건물이며 아름답네요~
    뉴스에서 본 이란은 늘 위험하거나 무서운 곳이라고 느꼈었는데,
    역시 사람사는 곳은 같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란의 풍경도 참 멋지네요^^

  12. 이스파한 - 작년에 들렀던 곳인데 괜히 반갑네요. 전 저기에서 타브리즈에서 온 대학생 둘하고 신나게 잘 돌아다녔지요 :)
    이란은 워낙 땅이 넓은지라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전 몇 군데 못 들러서 좀 아쉬웠네요.

  13. 글을 최신에 올린글부터 거꾸로 보는데 잼납니다..

  14. 모스크는 같은 듯 하면서도 매번 다른 느낌을 주네요.
    저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싱가폴에서만 모스크를 봤어요.
    작고 소박한 모스크도 봤고 화려한 모스크도 봤지만
    용민군이 다녀온 모스크들에 비하면 정말 소박했던 것 같네요. ^^
    이맘 모스크는 정말 갑오브갑이네요. ^^
    마치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 처럼 보여요.
    그리고 단층쌓듯이 쌓아둔 향신료는 한 봉지 사고 싶어요. ㅎㅎㅎ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