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5. 카자흐스탄 알마티 구경하기. (카자흐스탄 - 알마티)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기에 도시락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다.

미니 버스는 사람이 다 차면 출발하는 시스템이기에 언제 버스가 올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새벽부터 나와 길에 서서 30분 정도 기다리니 비슈케크로 가는 미니버스가 멈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남미에서 먹었던 엠빠나다와 비슷한 음식을 하나 사 먹었는데 남미의 맛이 나지는 않았다.

아마 광고 같은데 무슨 광고인지는 모르겠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니 나도 내 이름을 저렇게 새겨 놓고 싶었다.

비슈케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다음 버스표를 사고 남은 키르키스스탄 돈으로 뭘 살까 고민하다 바나나를 샀다.

이제는 딱 그 나라에 입국해 하루만 지나면 대충 어느 정도 경비가 필요할지 감이 잡혀 돈이 남는 일이 별로 없다.

이렇게 마지막 떠나는 순간 돈이 딱 맞아 떨어지면 알차게 여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비슈케크에서 이동할 곳은 북쪽에 있는 카자흐스탄의 제 2의 도시인 알마티다.

어제 묵은 촐폰아타에서 알마티로 가는 길이 나있지만 그 길을 운행하는 미니 버스는 여름에만 운영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비슈케크까지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키르기스스탄 여행을 마치고 이제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 오래 기다려야했지만 터키와 조지아 국경을 넘으며 최장시간 대기를 해봤기에 국경에서 한두시간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다행히 카자흐스탄이 입국비자 발급 국가로 바뀌어서 쉽게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키르기스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26일 - 지출액 500달러 (약 550,000원)


여행 기간을 길었지만 물가가 싼 나라이기에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자연은 정말 아름다웠고 함께 여행했던 랄프와 하이디는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다.


국경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예상했던 것 보다 버스가 느리게 달려 알마티에 도착하니 늦은 저녁이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이니 우선 환전을 하고 택시를 잡아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로 찾아갔다.

카자흐스탄도 정식 택시보다 일반 승용차를 이용한 택시가 많기에 역 앞에 있는 아저씨들과 흥정을 해 택시를 골랐는데 지나가다가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를 길에서 태운다.

합승이겠거니 마음을 편히 먹으려 했지만 어두운 도로를 달리니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어 언제든지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행히 그 사람은 클럽앞에서 내렸다.

무슨 일이 생기든지 침착하려고 노력하지만 밤이 되면 모든 것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이름 아침부터 컵라면을 먹으며 이동했기에 평소대로라면 나에 대한 보상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겠지만 밤이 깊었기에 집 앞 마트에 가 신라면 2개를 사다 끓여 먹었다.

아무거나 살 생각을 간 마트였는데 신라면이 보이길래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바로 집었다.

저녁은 라면으로 때웠지만 맥주는 대충 넘길 수 없다.

어제 저녁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날이 밝고 나니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호스텔 직원과 이야기를 해보니 호스텔이 위치한 동네는 알마티에서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는 되는 곳이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지 근처에 백화점이 있길래 환전을 할겸 잠시 들러 구경을 했다.

어느 나라를 가든 백화점은 다 삐까뻔쩍해 별로 구경하는 재미가 없다.

알마티를 떠나는 기차표를 미리 사 놓기 위해 미리 알아둔 141번 버스를 탔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서 내려야할지 몰라 옆에 있던 아줌마에게 그림을 그리며 기차역을 설명했더니 내릴 곳을 알려주셨다.

이런 재미가 있기에 말이 안 통하는 곳으로 가는 것은 두렵다기보다 설렌다. 

알마티 기차역에 도착해 차분히 번호표를 뽑고 기차표를 끊었다.

알마티에는 기차역이 여러 곳에 존재하니 주의해야한다.

기차표도 끊었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가 쁠롭과 함박스테이크를 시켰다.

간단하게 먹었는데 900텡게(한화 5,000원)이나 나왔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카자흐스탄이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비싸긴 비싸다.

천천히 알마티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고 걷는데 시장이 보인다. 

뭔가 신기한 것을 찾기보다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지 궁금해 들어가봤는데 귤이 보이길래 한 봉지를 샀다.

새콤한 맛이 강했는데 신맛을 좋아해 맛있게 먹었다.

시내에 황금 모스크가 있었는데 순금을 썼을지 궁금했다.

나에게 저 돔의 아주 일부분만 준다면 알차게 여행하는데 쓸 자신이 있는데 아쉽다.

KFC도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발전이 많이 된 것 같다.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데 닭고기는 두 종교 모두에게 허락되어 있다.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자신을 허락하시다니 역시 치느님은 위대하신 것 같다.

공원에 가니 아이들이 비둘기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우리나라였다면 비둘기에 병균이 많으니 조심하라할텐데 카자흐스탄의 부모들은 웃으며 비둘기와 함께 노는 것이 참 신기하게 다가왔다.

나도 비둘기를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내 아이에게 비둘기와 놀라고는 못할 것 같다.

러시아의 성당과 비슷한 분위기의 건물이 보였다.

아직 러시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러시아의 건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길래 벤치에 앉아 잠시 감상했다.

공원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사람 구경을 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

하지만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하나도 재미있지않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 구경을 하다 카자흐스탄 콜라가 있길래 골랐는데 탄산은 약하고 단맛은 강했다.

왜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를 제외한 콜라들은 대부분 815콜라의 맛과 비슷한지 정말 궁금하다.

어제 못 챙긴 저녁이 아쉬워 오늘 저녁은 좋은 식당을 가기로 하고 샤슬릭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영업을 안 한다고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근처의 다른 식당에 들어가 면 요리를 시켰는데 맛은 있었지만 나에게 주는 포상이라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곳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마트에 가 이탈리아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샀다.

이번 호스텔에는 조식이 포함되어있지 않기에 무슬리를 먹기로 했다.

남 눈치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 푸짐하게 배부르게 맛있게 먹는다.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있는데 거실이 소란스럽길래 나와보니 단체 손님들이 왔다.

카자흐스탄의 북쪽에 위치한 도시에 사는 학생들인데 수학여행을 왔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육로로 입국해 5일 이상 머물 계획이면 내가 묵고 있는 숙소를 이민국에 알려주는 거주지 등록이라는 것을 해야한다.

이는 호텔에서 해주거나 직접 이민국에 가 신청해야하는데 호스텔에서 거주지 등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모르고 있길래 직접 하기로 했다.

이민국의 주소는 알기에 지도에 표시를 하고 갔는데 이민국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아 근처를 20분 정도 방황하며 사람들에게 길을 묻다 영어를 할줄 아는 친구를 만나 이민국을 찾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 줄을 서서 내 여권과 입국카드를 보여줬더니 난 거주지 등록이 필요없다고 한다.

거주지 등록을 하지 않고 5일 이상 머물다 출국을 할 때는 벌금을 내야한다고 들었기에 신청 폼을 달라고 다시 부탁하니 난 이미 도장이 있기에 등록을 안 해도 괜찮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입국할 때 입국심사관이 웃으면서 내 입국카드를 대신 작성해줬는데 그 때 거주지 등록을 안 해도 되는 도장을 찍어준 것이었다.

저 도장이 그런 역할인 줄 알았더라면 이민국을 찾아오는 고생은 안 했어도 됐을텐데 아쉽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친절한 입국심사관이 날 배려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카자흐스탄의 물가가 적응됐으니 앞으로 쓸 여행경비를 미리 환전해둔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는 트램도 있지만 지하철도 있다고 한다.

지하철은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간이 짧아 탈 기회가 없어 아쉬었다.

숙소 근처에 타워로 보이는 곳이 있길래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우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간단한 간식을 사먹는다.

타워로 올라가려면 입장료 100텡게(한화 500원)을 내고 걸어 올라가든지 추가금액을 내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난 당연히 걸어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보니 한글이 보였다.

아마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온 한국인과 카자흐스탄 친구들끼리 이름을 새긴 것 같았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한글을 새겨놨었다.

꼭대기에 올라오니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액자가 있었다.

혼자 설정샷을 찍을 기분은 들지 않아 그냥 구경만 했다.

아쉽지만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를 것이 끼어 알마티 시내의 전경을 뚜렷하게 볼 수 없었다.

그래도 내가 아까 걸어온 알마티 대로가 보여 재밌었다.

타워주변을 돌다보니 7D 영화관도 보였는데 4D 영화관은 가본 기억이 있는데 7D 영화관에서는 도대체 어떤 감각을 느낄 수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한쪽에는 작은 동물원이 있고 직접 먹이도 줄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동물들과 노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토끼같은 딸래미를 낳아 줄 여우같은 마누라를 찾고 있는데 내 님은 어디 있는 것일까.

구경을 했으니 이제 다시 내려갈 시간이다.

햄버거가 먹고 싶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처음에 더블치킨버거를 시켰는데 치킨버거만 가능하다고 해 아쉽지만 치킨버거를 주문했더니 외국인이라고 콜라를 서비스로 가져다줬다.

햄버거 빵을 들어보니 토마토 한조각이 들어있는 것이 전부길래 케찹을 달라해 뿌려먹었는데 소고기 맛이 났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문이 잘못 들어가 비프버거가 나왔다고 한다.

비프버거가 치킨버거보다 100텡게 비쌌지만 자신들의 실수이니 맛있게 먹으라해 맛있게 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학교 선생님들과 한 방을 쓰게 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의 마지막은 역시나 맥주로 장식해야한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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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마티의 건물이 생각보다 예쁘네요.
    약간 부촌이라 그런가요?
    러시아성당 비슷한 건물은 정말 예쁘고 맘에 쏙 드네요.
    알마티에 역이 여러개니 주의해야 한다는 정보는 앞으로 여행을 할
    누군가에게는 참 유용한 것 같아요.
    카자흐스탄에 고려인이 꽤나 산다고 들었는데
    사람들 얼굴이, 특히 아이들 얼굴에서 우리와 친숙한 모습이 보여요.
    용민군 덕분에 늘 미지의 세계로 남을뻔한 나라들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2.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카자흐스탄이 제일 발달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맞긴 맞네요.
    영어로 된 시티맵까지 있는거 보면ㅋㅋㅋㅋㅋ
    하지만 KFC가 제일 부러워요
    우즈베키스탄 있을 때는 저런 프랜차이즈는 꿈도 못 꾸고, 짝퉁 CFC 에서 치킨 사먹었어요ㅎㅎㅎㅎㅎㅎ

  3. 비밀댓글입니다

  4. 말로만 듣던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에 대해서 대~충이라도 알고나니 기분이 좋으네요
    참고로 난 여행을 좋아하는 60대 장년(?)이랍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5. 카자흐스탄출신친구가있어서더욱관심이높으네요~앞으로사람들사는모습과절믄사람들의생활방식들도알려주세요~좋은곳많이소개부탁합니다^^

  6. 카자흐스탄이 많이 발전 된 나라이군요. 캄캄한 밤에 내려 예약된 호스텔 찾아 갈 때 좀 두렵겠네요. 밝은 낮에 호스텔 찾아가야겠어요.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내가 여행하는 기분으로 잘 봤습니다.

  7. 어느 나라든지 아이들의 모습은 참 밝고 활기차네요.

  8. 콜라 사진보고 반가워서 미소가.. ㅋㅋ
    카자흐스탄을 비롯해서 소련에서 분리 된 동유럽국가들의 풍경은 비슷비슷하네요.
    뭔가 창백한 느낌이 살짝 풍겨서 처음엔 쌀쌀해보였는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더 심하다는...;; ㅋ
    유명하거나 관광하기 매우 좋은 여행지가 아닌, 이런 곳으로 여행하시는 분들 보면 대단해보이고 저도 꼭 가고 싶단 마음이 불쑥 생기네요.
    잘 봤습니다 :)

  9. 예 즐거운 여행이 되셧다면 좋지요
    저도 덕분에 구경 한번 잘 했네요
    저는 우즈베키스탄 을 여행을했구요
    사마르 칸트까지 다녀왔는데 부하라를
    못 다녀온것이 아쉽네요~

  10. 예전 여수엑스포에서 카자흐스탄 엑스포개최를 갈망하던 그들이 생각나네요.
    꼭 개최하라고 응원댓글도 남겨뒀는데, 다음해인가 개최가 된다더군요.
    중앙아시아국가중 빠르게 성장하는 카자흐스탄 꼭 방문해보고 싶네요~

  11. 키르 살면서 알마티는 경유하는 공항으로만 갔었는데, 한번 가볼걸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카작과 키르는 비슷한 듯 다르네요!
    나중에 꼭 방문해봐야겠어요 :)

  12. 카자흐스탄을 제가 여행한 것처럼 자세하게 포스팅하셨네요 귤이 친근감있네요ㅎㅎㅎ

  13. 중앙아시아에 저도 가고싶은데. . . 아직은 좀 무섭다는 생각이드네요~~잘읽었습니다^^!!

  14. 한 20년전쯤에 카자흐스탄호텔에서 한달정도 머물렀던 기억에, 반갑네요~ 잘 봤습니다~

  15. 안녕하세요 우연히 블로그를 보게되어 첫 중국여행기부터 카자흐스탄까지 빼놓지 않고 꼼꼼히 읽은 열혈독자 입니다^^

    마지막 올리신 여행기에 댓글 달고 싶어 근 2주간 열~심히 읽고 이렇게 댓글다니 뭔가 뿌뜻하네요 ㅎㅎ

    전 올해 27인데 저랑 나이차이도 얼마나지 않은데 많은 여행다니시고 경험하시는 걸보니 부럽네요ㅠㅠ..

    앞으로도 계속 여행기 올려주시면 잘 읽겠습니다 !제가 대신해서 다녀 온것 같아 넘 기분좋게 잘 읽고지냈습니다~!!

  16. 알마티에서 마시는 맥주가 그저 부럽기만... ㅎㅎ
    지난주에 호주 갔다 왔는데요.
    걸어서 구경 다니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존경합니다. ㅎㅎ

  17. 이번에 트랜스퍼하는데 님 글 읽고 기대하게 되었어요!:)

  18. 대단하세요
    멋지시네요
    저도 아이들과유럽7개나라 다녀왔는데 넘넘 힘들었네요

  19. 올 가을에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우즈베키스탄 여행 계획하고 있는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2. 비슈케크 시내 구경하기. (키르기스스탄 - 비슈케크)


오늘도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는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매번 사람들과 함께 아침을 먹었었는데 다시 혼자가 됐다.

비슈케크에는 큰 시내버스도 다니고 있는데 전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전기선로를 따라 운행하면 여러대의 버스가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교통체증이 심각해질텐데 어떤 이점이 있어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는지 궁금하다.

영화에서 보면 리무진에 타 샴페인을 마시던데 나도 죽기 전에 리무진을 한번쯤은 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 어느나라를 가도 달러가 가장 환전하기 편리하다.

하지만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그런지 루블화의 환율도 좋아보였다.

타지키스탄과 비교하면 키르기스스탄은 더 개발되었고 더 개방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시내에 나와보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길을 가다 본 T.G.I는 키르기스스탄의 발전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T.G.I가 있다고 하더라도 난 길거리 음식을 먹는다.

스테이크도 맛있지만 거리에서 먹는 음식도 충분히 맛있다.

만티처럼 생긴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가게 안에 익숙한 기계가 보인다.

처음엔 내가 잘못본 줄 알았는데 다시 살펴보니 한국의 커피 자판기가 맞다.

여행을 하며 한국에서 건너온 다양한 물품들을 봤지만 커피 자판기까지 볼 줄은 몰랐는데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다. 

간단한 지도를 하나 가지고 비슈케크의 시내를 구경하다 보니 오페라 하우스가 나왔다.

오페라 하우스를 보니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면서 비엔나에서 공연을 못 봤던 것이 떠오른다.

다음에는 꼭 캐리어를 끌고 유럽 여행을 하며 오페라 관람을 해야겠다.

관공서처럼 규모가 큰 건물들은 웅장하면서 각이 잡힌 모습이었는데 소련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시내 구경을 하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놀이공원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지도를 보며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놀이공원이 있길래 무작정 와봤는데 규모는 작지만 소풍온 가족들이나 놀러온 사람들이 꽤 있어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 들었다.

롤러코스터처럼 큰 기구는 없지만 놀이동산의 꽃인 관람차가 보였다.

놀이공원 자체 입장료는 없고 각 기구별로 돈을 내는 시스템이길래 50솜(한화 1,000원)정도를 내고 줄을 섰다.

관람차를 돌리는 체인이 좀 많이 낡아보였지만 큰 위험을 없을거라 믿으며 관람차에 올랐다.

관람차에도 별다른 안전장치는 없고 추락방지용 쇠사슬만 있었는데 크게 무섭지는 않았다.

관람차에 오르니 키르기스스탄의 웅장한 산맥들이 보였는데 정말 멋있었다.

영국의 런던아이처럼 관람차를 탔을 때 도시의 전경이 보이는 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렇게 멋진 풍경이 보이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관람차에서 내려와 사람들 구경을 하며 지나가다보니 키와 몸무게를 재는 곳이 있어 10솜(한화 200원)을 내고 나도 올라가봤다.

아무리 돈을 아끼며 여행을 해도 살은 빠질 생각을 안 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거리를 구경하는데 분식집이 보인다.

김밥과 볶음밥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김치도 함께 파는 모습은 신기했다.

역시 하릴없이 한 마을이나 도시를 걷다보면 다양하고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정해진 목적없이 구경하기에는 시장만한 곳이 없다.

사람사는 곳이 다 똑같기에 시장에 간다고 해서 신기한 물건이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북적이는 것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다.

비록 10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산 워커지만 그 동안 많은 산을 오르며 더러워졌기에 오늘은 구두를 닦기로 했다.

어떤 아저씨에게 갈지 고민하다 눈이 마주친 아저씨에게 갔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내 신발을 가지고 시장으로 들어가신다.

궁금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저 기다렸는데 잠시 후에 내 워커에 맞는 색깔의 구두약을 사오셨다고 한다. 

깨끗하게 닦인 신발을 보니 기분이 좋았는데 아저씨께서 갑자기 돈을 두 배로 달라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두를 닦기 전부터 한 켤레의 가격이 맞는지 확인했었는데 다 닦고 나서는 한 짝당 가격이었다고 말을 바꾼다.

난 분명히 확인을 했으니 그 돈은 못 준다며 원래 주기로 했던 돈만 주고 나왔다.

왜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깨끗한 신발도 신었으니 다시 힘을 내서 숙소까지 걸어가려다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몇번 버스를 타야하는지 몰라 우선 버스를 타고 적당히 갔다고 생각되면 내리기로 했다.

내 감을 믿고 내려서 거리이름를 확인해 보니 숙소에서 1km도 안 떨어진 곳이길래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오늘도 곱창볶음을 먹었던 식당으로 갔는데 뭘 먹을까 고민하다 그냥 라그만을 시켰다.

유럽에서 파스타를 너무 많이 먹어 면 요리가 질렸었는데 한동안 밥을 많이 먹었더니 다시 면 요리가 당긴다.

오늘의 안주는 오징어 채다.

마트에 갔더니 건어물도 팔고 있길래 봉지를 잘 살펴보니 오징어가 있어 충동 구매를 했는데 한국에서 먹던 맛과 똑같았다.

어제 많이 돌아다녔기에 오늘은 또 푹 쉬기로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랄프와 함께 다닐 때는 정말 부지런하게 다녔었는데 혼자가 되니 다시 여유로운 삶으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도 귀찮아 계속 숙소에서 뒹굴다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은 쌀밥이 먹고 싶어 식당에 가 계속 쌀밥 먹는 시늉을 했더니 아줌마가 알아서 밥 요리를 가져다 주셨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을 담아 손짓 발짓을 하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오늘은 남은 보드카가 얼마 없기에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기로 하고 마트에 갔는데 이 맥주를 보는 순간 내 마음을 사로잡혀버렸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마셔봤지만 1L짜리 캔맥주는 태어나서 처음봤는데 처음 보는 순간 운명임을 느꼈다.

한 손에 다 잡히지 않는 이 웅장한 자태의 캔을 보니 정말 술 마실 기분이 든다.

발티카 맥주는 러시아맥주라고 들었는데 역시 러시아 형님들은 맥주를 하나 마셔도 스케일이 다른 것 같다.

혹시나 키르기스스탄에 여행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비슈케크의 숙소는 이 곳을 추천합니다.

와이파이도 빵빵하고 시설도 정말 좋고 깨끗해 중앙아시아의 숙소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오늘 아침은 또 다시 새로운 메뉴가 나왔다.

사진에는 잘 안나왔지만 가지볶음이 있는데 정말 맛있었다.

비슈케크에서 쉴만큼 쉬었으니 오늘은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무거운 배낭을 멘 채로 비를 맞으며 이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하루를 더 쉴까 고민했지만 비가 잦아들길래 그냥 이동하기로 했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택시를 잡고 버스터미널까지 편하게 왔는데 터미널 입구에서부터 호객꾼들이 달라붙는다.

비슈케크는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이기에 각지로 뻗어나가는 버스가 많으니 사설 택시를 이용하는 것 보다 정식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무시하고 터미널로 들어왔다.

미니버스에 짐을 실으러 갔더니 표는 창구에서 따로 끊어와야된다고 말해 표를 끊어왔다.

가격이 250솜(한화 5,000원)밖에 안 하니 부담스럽지도 않고 정말 행복하다. 

중앙아시아의 도로는 언제봐도 멋있다.

이런 아름다운 도로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것만으로 중앙아시아 여행은 꼭 한번 와봐야 하는 것 같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는데 얼마나 쉬는지 말을 해주지 않길래 우선 밥을 사고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을 살피며 함께 밥을 먹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눈치로 파악하면 된다.

뷔페처럼 다양한 음식이 있고 고른 음식별로 가격을 내는 시스템이었는데 뭘 먹을지 고민하다 함박스테이크를 골랐다.

고기는 언제나 옳지만 오랜만에 먹는 함박스테이크라 그런지 더 맛있었다.

사람들과 비슷한 시간을 맞춰 밥을 먹고 나오니 아직 버스가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길래 다시 도로위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중간에 사람들이 내릴 때마다 나도 따라내려 사진을 찍고 다시 타니 함께 버스에 탄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며 웃는다.

이렇게 멋진 곳인데 어떻게 사진을 찍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이번에 도착한 곳은 키르기스스탄의 북동쪽에 있는 이식쿨 호수쪽에 있는 보콘바예보라는 마을이다.

중앙아시아 여행이 어렵거나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키르기스스탄은 여행하기 참 쉽다고 생각한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웬만한 마을에 가면 CBT(Community Based Tourism)라는 공정여행 협회가 있어 각종 투어프로그램부터 숙박까지 현지인들과 연계를 시켜주는 서비스가 잘 되어있기에 여행하기 정말 편하다.

보콘바예보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CBT를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그런데 외국인이 온 것을 본 사람들이 CBT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줘 숙소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박집과 같은 개념인데 CBT에서 연결해주는 곳들은 가격도 적당하고 방도 깨끗해 항상 마음에 든다.

방에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다시 시내로 나왔는데 식당이 눈에 띄지 않아 카페라 써있는 곳에 들어가 만티를 시켜먹었다.

전세계의 모든 음식이 나랑 잘 맞지만 특히 중앙아시아의 음식은 한국 음식과 비슷해 정말 잘 맞는다.

만티를 먹고 숙소에 돌아오니 또 다른 한국식품이 나를 반겨준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동서 프리마를 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식탁위에 프리마가 놓여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지구가 둥글긴 둥근 것 같다.

오늘도 그냥 자기는 아쉬우니 간단하게 맥주 1병을 마시고 잠에 든다.

밥도 잘 먹지만 술도 잘 먹어 살이 안빠지는 것 같지만 여행에서 술이 빠질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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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기를 계속 기다리는 아짐입니다.
    용민님이 많이 바쁘신가봐요.

  2. 발로 여행하는 사람이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은 술의 힘이 크죠. ㅎㅎ
    그나저나 한쿡에서 잘 지내고 계시죠?
    아~~ 중앙아시아~~~

  3. 비밀댓글입니다

  4. 우와~ 한국 미니자판기~ ㅎㅎㅎ
    저도 첨에 '응??? 왠 한국꺼???' 이러고 봤었네요.
    괜히 한 잔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핑크색 정문과 파란 미니기차가 있는 놀이공원도
    참 정겨워 보이네요.
    용민군 말처럼 소련식 건물은 크고 웅장하지만
    왠지 각이 너무 잡혀있어서 딱딱하고 단절된 느낌을 주네요.
    동서식품 프리마도 수출된다니 새롭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1리터까지 캔맥주는... '짱드셈~' 입니다.
    용민군 여행기가 점점 끝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쉽지만 끝까지 기대하고 있을께요.
    날씨 정말 추운데 감기조심하자구요!!!

  5. 우수블로그 축하 드리구요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자주 들려 세상의 사람들 이야기에
    제 자신을 비추어 보렵니다
    앉아서 편안하게 세계일주!

  6.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생동감있고 여운이 있게 글을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하나의 숨결속에 많은것이 느껴지네요^^

  7. 정감있는 위트있는 여행기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8. 2년동안 키르기즈에서 생활했었는데, 익숙한 풍경들이어서 우연치 않게 블로그 구경했습니다.
    사진 보니까 키르에서 지냈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좋네요!
    :)

  9. 안녕하세요, 승마여행기획사 에이홀스 대표 오영주입니다^^ 세계 각 도시에서의 자연과 문화를 동물과 교감하며 여행해보세요- 블로그, www.ahorsetour.com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10. 잘보고 가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1. 비슈케크에서 만난 소소한 행복. (키르기스스탄 - 비슈케크)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오늘 아침은 만티처럼 생긴 음식인데 요거트와 함께 먹는 육즙이 없는 만티였다.

중앙아싱의 숙소에서는 날마다 아침이 달라진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내가 비쉬케크에서 묵고 있는 호스텔인데 랄프와 하이디는 더블룸을 잡았기에 혼자서 4인실 도미토리를 사용하고 있다.

두샨베를 떠난 이후로 처음보는 하얗고 포근한 이불과 깨끗한 방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오늘도 방에서 뒹굴거리다 밥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은 비쉬케크의 맛집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샤슬릭이 유명한 곳에 갔는데 거리에서 먹던 샤슬릭과 비교하면 값이 좀 비쌌지만 고기의 질은 확실히 좋았다.

비싼 밥도 가끔씩은 먹어줘야 위장이 삐치지 않는다.

밥을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겸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다보니 길가에 전투기가 보였는데 나와 랄프가 동시에 사진을 찍자 하이디가 역시 남자들은 어쩔 수 없다며 웃는다.

중앙아시아에 한류가 불고 있기는 한지 미샤가 보였다.

안에 들어가보니 각종 화장품부터 샴푸 등 각종 한국산 공산품을 팔고 있어 신기했는데 가격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의 국회의사당 앞인데 매 정시마다 근위병의 교대식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보니 근위병 교대식은 많이 봤기에 시간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구경갔는데 마침 딱 정각이었다.

역시 인생은 마음을 비워야 하나보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근위병들은 이렇게 다리를 90도로 올리면서 행진할까.

이 모습을 보니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인 와가에 갔던 기억이 난다.


인도 암리차르의 와가 보더가 궁금하신 분은

http://gooddjl.com/178 - 시크교는 시크하지 않다.

여행기를 읽어주세요.


수도라 그런지 큰 건물들도 많고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었는데 대여용 자전거를 보니 확실히 대도시처럼 느껴졌다.

나무가 원래 이렇게 생긴 것일테지만 왠지 아파보였다.

겉모습만 보고 멋대로 아플 것 같다고 생각하다니 진실 깨달으려면 아직 멀었나보다.

휴식을 취하겠다고 선언해놓고 정작 나오니 비슈케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다.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냥 걸어다니기만 해도 좋은 걸 보니 이게 내 천성인가 보다.

비슈케크 사람들은 탁구를 좋아하는지 공원에 탁구대가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몸치라 운동에 소질이 없어 참 아쉽다.

다른 사람들은 공대 다니면 당구라도 잘 친다는데 난 당구도 잘 못 친다.

낙엽진 공원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제 이 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오기 시작하면 내 여행도 끝이날테지만 쓸쓸한 가을이 주는 운치가 참 좋다.

육교를 따라 기차역 위를 지나가다 사진을 찍었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난 버스나 비행기보다 기차가 좋다.

똑같은 운송수단이라 하더라도 기차가 주는 낭만이 있어 좋다.

버스는 편리해서 좋고 비행기는 이륙할 때의 떨림이 좋다.

결국 다 좋다.

호스텔로 돌아와 잠시 쉬다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글을 읽을 줄 모르니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는 수 밖에 없지만 사람들이 잘 알려줘 별로 헤메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라그만을 가장 많이 먹고 있길래 똑같은 걸로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고기도 듬뿍 들어있고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는 라그만을 시켜도 포크를 줬었는데 이 곳에서는 젓가락을 주길래 감동받았다.

운동은 못하지만 젓가락질은 자신있어 랄프와 하이디 앞에서 젓가락질을 뽐냈다. 

후식으로 달콤한 팬케이크까지 먹고 나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랄프와 하이디는 오늘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가야한다.

타지키스탄에서 우연히 만나 키르기스스탄까지 2주가 넘는 시간을 함께 여행했는데 항상 배려해주려고 노력하고 재미있어 즐거웠었다.

다음에 내가 유럽을 가든 랄프가 한국에 오든 언젠가는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마지막 기념촬영을 했다.

오늘은 아침이 조금 부실하지만 버터를 바르면 뭐든지 맛있어지니 괜찮다.

부실한 아침을 보충하기 위해 남겨뒀던 초코파이를 꺼냈다.

군대를 갔다오면 초코파이가 싫어진다는데 난 왜 아직도 초코파이가 좋은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촉촉한 초코와 마시멜로가 싫어질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앞으로 언제 다시 와이파이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 우선 여행기를 최대한 많이 써놓아야 한다.

휴식에는 당이 빠질 수 없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카카오 함유 80% 이상인 다크 초콜릿이 정말 좋다.

지금 묵고 있는 호스텔은 일반 가정집을 호스텔로 개조해서 쓰고 있어 외관상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아 처음에 찾아올 때 힘들었었다.

주소는 알고있는데 아는 사람이 없어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다 가게에서 한국인 교사이신 분을 만나 그 분의 통역으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역시 세상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

호스텔 근처에 작은 식당이 보였는데 딱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길래 들어가봤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만티를 시켰는데 육즙이 살아있었다.

나무의 뿌리들 때문에 길이 뒤틀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친환경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호스텔 근처에 큰 한인마트가 있었는데 망했는지 내가 비슈케크에 온 뒤로 문을 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중앙아시아의 한인 마트에는 뭘 파는지 궁금했는데 아쉽다. 

무슨 건물이기에 이렇게 작은 창문을 촘촘히 설치해놓은지 모르겠다.

여행친구가 떠났으니 이제 나를 위로해 줄 것은 술밖에 없다.

간단히 맥주로 목을 축이고 보드카로 내 간을 위로해준다.

술친구가 있었다면 스트레이트로 마셨겠지만 혼자 마시는 것이니 스프라이트에 섞어 음악을 들으며 알딸딸해질 때까지 마시다 잠에 든다.

조식을 차려주는 아주머니가 귀찮으신건지 예산이 떨어지는 것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아침이 부실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잘 먹는다.

새 신발도 샀고 이제 날씨가 추워지니 지금까지 함께 했던 트래킹화도 보내주기로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장에 가 중고샵에 가봤는데 워커종류만 산다길래 시장까지 같이 와준 호스텔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께 그냥 드리려고 했더니 맥주라도 한잔 사 마시라며 100솜을 주셨다.

주로 샌달만 신고 다녀 별로 예뻐해주지 못했는데 새 주인을 만나 잘 돌아다니기를 바란다.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지 시장에도 한인마트가 있었다.

역시나 이곳도 치약부터 시작해 휴지까지 한국제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중앙아시아에서 한인마트를 만나니 재밌었다.

신발을 판 돈으로 음료수를 사서 산책을 나선다.

어제 본 비슈케크의 거리가 정말 좋았기에 오늘도 다시 낙엽진 길을 찾아 걸었다.

일상에서는 이런 소소한 행복들을 지나치며 살아가게 되는데 여행이 끝나더라도 이런 행복을 추억하고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오늘 내 목표는 바로 이 마사지샵이었다.

지난 내 생일에 산에 있어 스스로에게 선물을 못 줬기에 비슈케크에 가면 돈이 얼마든지 마사지를 받기로 했었다.

한 700솜(한화 14,000원)이면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1시간에 1,200솜(한화 24,000원)이라고 한다.

그래도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마사지를 받았는데 그동안 쌓인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1시간 마사지가 3000원이면 충분했던 태국이 그리워진다.

마사지도 받았으니 오늘은 제대로 영양보충을 하기로 하고 거리에서 전기구이 통닭을 사왔다.

늦었지만 내 생일을 축하한다.

다음 단계는 지친 피부를 위해 아까 한인마트에서 사온 마스크팩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 가지가지 하는 것 같지만 난 소중하니 잘 보살펴줘야 한다.

전에 산 보드카 한병을 다 마셨기에 오늘은 새로운 보드카를 사왔다.

어떤 보드카가 좋은지 잘 모르니 가격이 적당하면서 병이 예쁜 걸로만 고르고 있는데 괜찮은 것 같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안주는 아이스크림이다.

오늘은 다시 아침이 괜찮아졌다.

여행을 하며 버터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살이 자꾸 찌는 것 같다.

쉬는 시간에는 역시나 여행기를 쓴다.

여행기를 쓰다 저녁을 먹으러 어제 갔던 식당에 갔다.

아예 말이 통하지 않으니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밥을 따라 시켰는데 정말 행복한 요리가 나왔다.

날 감탄하게 만든 이 요리는 바로 곱창볶음이다.

그냥 밥에 고기가 있길래 따라시켰는데 한국에서 먹던 그 곱창볶음 맛이 난다.

더 충격적인 것은 다대기도 있다.

다대기는 일본어니 안 쓰는 것이 맞지만 밥과 함께 준 이 양념장을 맛본 순간 다대기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행복감을 즐기며 맛있게 밥을 먹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곱창볶음의 맛이라 신기했다.

이 즐거움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었는데 호스텔에 한국인이 없어 아쉬웠다.

곱창볶음을 먹어서 그런지 소주 생각이 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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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간만에 댓글을 답니다
    점차로 기억이 지워져서 그때의 감동보다는 추억을 듣는것 같아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고...
    둘째로는 여행기가 올라오는 시기가 불분명해지고 한주를 건너뛰고 하시더니 이제는 격주로 게재되는걸로 정해졌나봅니다...
    타인의 여행기를 놓고 늦었다니, 열정이 떨어졌다는 독설을 남긴다는게 어딘가 안맞는듯해 더 이상 댓글을 달진 않았습니다만
    계속 여행기를 빠짐없이 챙겨봅니다....
    돌아온지 1년이 넘은 기억을 잊지않고 올리는 열정도 대단하다고 여겨지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늘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게 여행의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여행기가 아니니 그게 꼭 중요하다고 할순 없겠지만, 여행기가 주는 신선함이 떨어진다는점은
    아쉬움으로 남을테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아무래도 다시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시기가 된듯 한데 새로운 여행계획은 아직 없는건가요?

  2. 오랜만에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작년 2학기 학교생활이 너무 바쁘다보니 매주 연재가 무너졌고 한두번 격주로 연재하다보니 저도 많이 무뎌진것이 사실입니다.
    15년 여름방학부터 지금 겨울방학때까지 계절학기를 듣다보니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친것 같구요.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도 다 읽고는 있지만 일일이 답글을 달기도 힘이들어 미루다보니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여행기도 루즈해질 것을 걱정해 원래 올 1월안에 여행기를 마무리 할 계획이었는데 제 게으름때문이니 어쩔수 없지요.
    작년 하반기동안 너무 무기력하게 지낸것 같아 뭔가 전환점이 필요한데 뭘 해야할지 감이 안오네요 ㅎㅎ
    저도 그냥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는데 이렇게 댓글로나마 이야기하니 좀 나아진것 같고 더 죄송하네요.
    충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3. 격주라도 감사히 봅니다. 왜냐면 님 글이 제일 재밌거든요. 마지막 곱창볶음 덮밥 꼭 맛보고 싶네요. 추운데 건강하세요!

  4. 격주든 한달에 한번이든 여행기를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제가 해볼수 없는 일들을 용민님이 대신 해주신 것같아서 늘 감사하게 보고있어요.여행기가 끝나면 정말 아쉬울것 같아요.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겠습니다.올해도 파이팅하세요~^^

  5. 항상 작은 기대를 가지고 와서 큰 감동을 받고 갑니다.
    모든 글에 리플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누나팬(억지로 누나라고!!!)으로써
    새로운 세상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거든요.
    저도 여행이라면 작년까지 22년간 매년 한두번씩 다니는 사람이지만
    용민군처럼 이리 자세하게 다니진 못하거든요.
    제 생각같아서는 용민군이 책을 한 권 썼으면 하는 마음이 크네요. ^^
    여행기가 끝나지 않아야 재치있는 용민군 입담을 좀 더 느낄 수 있을텐데
    서서히 끝이 보이는 것 같아 못내 아쉽네요.

  6. DJL 글을 보니 키르기즈스탄에 가고 싶어져요.
    무려 미샤가 있다니!!!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민주적인 나라다보니 훨씬 많이 개방된 느낌이네요.
    5월이나 여름 즈음에 가면 눈도 없고 관광하기 딱 좋을 거 같은데요.

  7. 부럼기만한 여행기입니다...^^
    용기가 없어 떠나지못하는 여행지가 정말 많은데...
    멋진 여행기로 간접경험을 하니 참 좋습니다...ㅎㅎㅎ

  8. 근위병의 모습을 보니 여행 떠나고 싶어집니다^^

  9.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에 댓글을 답니다. 현재 파키스탄 거주하는 관계로 할것이 없는 저에게 아주 재미있는 일상거리 였습니다. 작년여름에 이 사이트를 우연히 알고 폭풍처럼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끝까지 기대하면서 다음편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10. 안녕하세요. 지금 여행중이시군요. 바쁠텐데도 제 도움요청에 응답해 주시고 참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해야 할 지 ㅡ
    먼저 늦었지만 ㅡ생일ㅡ축하드리고 새해 ㅡ복ㅡ많이 받으시고 님의 세계여행 잘 마무리 되기를 바랍니다.
    님의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용기와 끈기 인내를 배웁니다. 댓글을 처음 달아서 미안해요. 자장구가 있는 처음으로 돌아가 가단하게라도 댓글을 달면서 새로운 감동으로 읽어야 할까 봐요.
    님의 여행기가 책에서 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더 재미있어요. 남은 여행 더욱 재미있고 보람찬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11. 공부하시느라 바쁘시겠어요
    여행하고 돌아온 일상이 참 만만치 않죠?
    힘내시고 화이팅하시길 바래요^^
    님의 글을 읽으면 그냥 흐뭇해져요 ㅎ
    여과없이(?) 꾸밈없이(?) 보여 주시는 글들이 참으로 와 닿아요
    젊은 시절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셨으니 그것만으로도 부자가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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