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08. 방비엔에서 주절주절.


방비엔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게스트하우스 바로 맞은편에 있는 식당을 지나가다 보니 한글로 메뉴판을 써놨다. 
아줌마가 밥먹으라길래 근처 좀 둘러보고 온다 약속하고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에게 난 조용한 곳이 좋다고 방비엔이 기대된다고 하니까 한적한 마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와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실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우선 아침의 첫인상은 마음에 든다. 

태국과 라오스를 통틀어 여자 승려는 처음봤다. 비구니라 불러야하나?? 

아마 한국에서 라오스로 여행을 오면 루앙프라방과 방비엔을 묶어서 오는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가 2개나 있다고 한다.
그덕에 길가를 지나가며 한국어도 많이 들었다. 

아까 그 식당으로 와서 볶음밥을 시키면서 많이 달라고 손짓발짓을 했더니 아줌마가 알아듣고 많이 주셨다.
여행을 하며 시장이나 가게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물건을 산 곳에서만 찍으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들은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내가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사진만 찍어 가는건 상도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몇몇 유명한 지역의 야시장을 다녀왔는데 사진은 부실하거나 없다. 

한적한 곳에서는 주로 여행기를 쓴다. 여행기를 미리미리 쓰면서 작가들이 말하는 비축분에 대해 뼈저리게 공감한다.
여행기 한편을 쓰는데 2~4시간정도 걸리는데 한 3편정도를 미리 써놔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올라가게 예약전송을 설정해 놓았기에 기본 비축분이 있어도 계속 써야한다.
와이파이도 느리고 콘센트가 없어 복도에 주저앉아 5시간정도 걸려 여행기를 한편쓰고 다시 밖으로 나온다.
밖에서 딱히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돌아다니다가 내일 카약킹을 예약하는데 여행사를 다 돌아보며 흥정하려 해도 가격이 다 똑같다.

배가 어중간하게 고파 샌드위치랑 쉐이크를 시켰는데 주인 아줌마가 제대로 라오스 스타일이다.
쉐이크 먼저 주고 가게가서 베이컨을 사다가 녹여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준다. 

결국 아줌마의 장사 수완에 당해서 쉐이크를 다 먹어버리고 맥주를 1병 시켰다.
근데 쉐이크랑 맥주랑 샌드위치가 뱃속에서 섞이면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속이 좀 안 좋았다.

방으로 돌아와 자고 일어나니 괜찮고 배가 고파서 거리로 나갔는데 시간이 늦어 식당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길래 포장을 해왔다.
내가 밥을 사오는 것을 본 사장이 게스트하우스에 딸린 식당에서 먹으라길래 메뉴에 있는 비어라오 흑맥주에 꽂혀서 하나 달랬더니 없다고 한다.

<오늘의 생각>
 와이파이가 느려도 여행기는 올라가야만 한다.

 

여행 초기에는 매끼니를 다른 곳에서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언제부터인지 값이 적당하고 메뉴도 비슷하면 그냥 한 곳에서 먹는다.
밥먹을 때마다 식당 주인들과 웃으며 인사하고 대화하는 것이 좋아서인지도 모르겠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어제 예약한 카약킹을 하러 간다.
물놀이를 하러 가기에 카메라는 두고 가고 핸드폰만 가지고 갔다.

이 마을에서는 우기가 지나갈 때마다 매년 다리를 새로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건기인데 얼마전에 비가 많이 와 다리가 쓸려내려가고 다시 한번 만들었다고 한다. 
역시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자연이 더 세긴 세다. 

가이드가 말하기를 저 돌산에는 벌집이 있는데 거기서 나는 꿀이 엄청 유명하다고 한다.
저곳에서 나는 진짜 벌꿀을 사기 위해 직접 밑에서 벌꿀 채취하는 것을 확인 한다고 한다.
그래서 맛을 물어보니 한번 먹어봤는데 자기는 보통 벌꿀이랑 차이점을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아는 것은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 저것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려고 하는 가이드.
한국말도 조금 할줄 알아서 몇마디씩은 한국어로 한다.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알겠죠?
근데 이 마을은 원래 코끼리마을인데 나무마다 화장실 1000KIP이 써있어서 1000원마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 

동굴튜빙을 하고나서 점심을 먹는데 동굴 속을 들어갈 때는 핸드폰도 가져갈 수 없었다.
난 빵과 밥과 꼬치를 다 먹으니 배가 딱 찼는데 외국애들은 밥이 입맛에 안맞는지 빵과 꼬치만 먹는다.
이래서 내가 힘들게 여행을 해도 살이 안빠지나 보다. 

자동차 타이어에서 빼낸 튜브를 타고 들어가는데 공기 주입구가 자꾸 옆구리를 찔러 아팠다.
전 통통한거지 살이 찐게 아닙니다. 적당한 뱃살은 인품을 나타내죠. 

저 틈새가 동굴 입구인데 안에는 줄이 있어서 줄을 잡고 이동한다.
어둡기에 헤드랜턴을 하나씩 빌려준다. 

카약킹을 하기 전에 잠시 사원에 들렀다.
코끼리 닮은 바위가 있어서 코끼리 사원이라는데 왼쪽 바위부분이 코끼리를 닮긴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 갖다 붙이면 다 닮았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근데 알고 보니까 여기 진짜 코끼리가 있었다.
코끼리 사원 인정. 

이건 뭐냐니까 부처님의 발 바닥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카약킹을 해본적이 없어서 엄청 기대하며 갔다.

근데 다리를 쭉 펴고 앉아야 해서 골반이 아팠지만 당당하게 출발.

물살이 빠른편이 아니라 유유자적 물길을 따라 흘러가다 간간이 노를 저어주면 된다.

인원 구성이 커플 1팀, 3명 친구 1팀, 나 홀로여서 나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가이드와 3명팀 중 한명은 지금까지 한마디도 안해본 운전기사와 같이 탔다.
근데 가이드와 같이 타니까 나는 주로 사진을 찍고 방향 조절은 가이드가 해줘서 정말 편했다. 
은근슬쩍 KB국민은행 광고 해줍니다. 물론 광고료는 무료에요. 

중간에 급류가 2번정도 있는데 약간 신나는 정도다.

나머지는 그냥 산보고 강보고 흘러간다.
 

흘러간다
흘러간다
흘러간다
잘도 흘러간다


엊그제 같은데 

아무 것두 모르고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질렀지

흠... 재밌다


서른셋 믿기진 않지만

변한 건 없는데

미안하단 말도 제대로 못했지

그래도 재밌다

타카피 - 흘러간다 


몬생긴 얼굴을 태양님이 역광이라는 은혜로 가려주셨다.

튜브를 타고 내려 올 수도 있는데 한 4~5시간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물흐르는대로 흘러가다 중간에 놀다가 일정시간까지만 도착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카약킹을 끝내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니 매니저가 새로운 도미토리를 보여준다고 한다.
18인실인가를 만든다고 하는데 완성되면 볼만할 것 같다.
 근데 가격을 물어보니 지금 5인실이 25000킵인데 똑같이 25000킵이라 한다. 좀 더 깎아줘야하는거 아닌가.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어제 만난 게스트하우스 사장이 나를 부른다.
와서 같이 밥을 먹으라며 불러 가보니 태국과 라오스 유소년 축구를 하고있다. 내가 지금 라오스에 있으니까 당연히 라오스를 응원했는데 졌다.
근데 태국 애들도 뭐만 하면 드러눕는 침대축구를 해 나랑 사장 가족들이랑 계속 뭐라하면서 봤다.

밥을 먹으며 가족끼리만 먹는 술이라며 맥주를 파레트로 가져온다.
나야 땡큐니까 계속해서 먹다가 지나가는 커플도 불러서 같이 마셨다.
음악을 트는데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흘러나와 한국노래라고 자랑했다. 
근데 이 커플이 유투브에서 바이킹 댄스를 틀더니 같이 추자고 해서 노바디에 바이킹 댄스를 췄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게스트하우스 사장인데 게스트하우스는 매니저한테 맡겨두고 자기는 수도인 비엔티엔에 산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옆의 식당은 일찍 죽은 누나의 딸들에게 열어주고 알아서 먹고 살라고 했다고 한다. 내가 멋있다니까 별거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라오스에서 원샷은 '못'이고 건배는 '뇩' 이다. 
우린 건배할때마다 '뇩? 뇩뇩뇩뇩 뇽뇽뇽뇽뇽'이라하면서 들이 부었다.
신나게 마시다가 바에가자고 해 가서 또 한잔하고 돌아왔다.

<오늘의 생각>
먹을 복은 타고 태어나는 거라는데 술 먹을 복은 타고 태어났나 보다. 


아침에 국물이 땡기는데 국수는 배가 안차서 고민하다가 국수를 많이 달라니까 엄청 많이 주셨다.
지금까지 쌀국수만으로 배가 찬적은 없었는데 처음 느껴보는 포만감이었다. 

라오스 사람들이 많이 사먹는 음료수로 딱봐도 비타민 음료구나 했었는데 맞았다. 

버스를 탈 때 자리 선정을 잘해야 하는 이유.

갑자기 왜 꽃사진이냐구요?
비엔티엔으로 가는 버스가 잠깐 멈췄는데 옆에 화장실은 돈내라길래 꽃밭에 노상방뇨 했어요.

이번편은 쓰다보니 그냥 내 이야기가 좀 많이 섞였는데 한 편 정도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여행하는지 써보고 싶었어요.
사실 그런건 없고 여행기를 쓰다보면 그 편의 컨셉이 잡히는데 이번 편은 쓰다보니 주절주절이 컨셉으로 잡혔네요.

그럼 다음편에서 뵙고 모두 행복하세요. 
가기전에 리플 하나 달아주시구요. 
  1. 여행길에 소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기면 참 즐거운 것 같아요~ 그게 여행의 묘미인 것 같기도..ㅎㅎ

    • 네 근데 사람마음이 간사해서 없을 때는 있으면 좋겠고 있으면 귀찮아서 혼자이고 싶어지네요. 그래서 그냥 혼자다니면서 인연을 만들고는 있는데 뭐가 더 좋은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2. 스르륵에서 우연히 보고 팬 됐습니다.

    모든 여행기 다 봤고요.

    하루에도 몇번씩 새로운 여행기 올라왔나 새로고침하네요.


    제가 예전에 다녀온 여행지가보여 반갑기도하고 또, 저랑 비슷한 나이인거 같은데
    전 얼마남지 않은 시험을 위해 도서관에 박혀있는데 세상을 향한 도전자님이 부럽네요.

    시험이 끝날때까지 대리만족. 대리여행 부탁드립니다.

    아무쪼록 무탈하세요.

    • 아마 시험이 끝나셔도 제 여행기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아주 길게 갈거거든요.
      부러워하면 지는거니 시험 끝내시고 꼭 여행떠나세요.
      시험도 잘 보시고 제 글도 잘 보시고 리플도 잘 주시구요.

      그리고 여행기는 매주 1편씩이니 공부하세요~ㅎㅎ

  3. 2014년에 라오스를 갈 예정인데요 ㅎㅎ
    기되네요 포스팅을 읽자니 벌써부터 설레이는데요?^^

    • 라오스 정말 좋아요. ㅎㅎ
      세월이 흐르면 변한다지만 변하는 모습이 그 나라의 모습 아니겠어요.
      지금의 라오스와는 다른 2014년의 라오스 꼭 알려주세요.

  4. 바쁜 벌꿀은 슬퍼할 틈이 없다ㅎㅎㅎㅎㅎㅎ
    도대체 벌꿀이 무슨 일을 해야 바빠지는 건가요ㅎㅎㅎㅎㅎㅎㅎㅎ

    하늘갈은 DJL님의 포스팅을 보면 먹을 거리는 샌드위치&볶음밥&맥주가 전부인 거 같아요.
    가끔 쌀국수도 출현해주시고요.
    볶음밥 안 지겨우신가요?ㅎㅎㅎㅎ

    • 안지겹다고 하면 거짓부렁이지만 먹을만 합니다.
      그래서 저번에 치앙콩편에서 이때는 볶음밥과의 인연이 이렇게 시작될지 몰랐다... 라고 썼었죠 ㅠㅠ

  5. 댓글 볼 시간이면 비엔티엔에 도착했겠네요?
    방비엥 거리모습 보니 좋아요
    어때요?
    방비엥이 맘에 들던가요?

    근데 사진은 포토샾 해서 올리는겅요?
    아니면 다운사이징이라 저절로 선명하게 보이는건가요?

    라오비어 맛있죠?^^

    • 전 므앙 응오이 느아를 거쳐서 가서 임팩트가 좀 부족하긴 했어요.
      그래도 루앙프라방보다는 좋았습니다.
      넷북하나 들고 다녀서 포토샵할 여건도 안되고 실력도 안되서 그냥 리사이징만 해서 올리고 있어요.
      라오비어는 정말 맛있습니다. 특히 어둠의 다크가요. ㅎㅎ

  6. 33살? 난 20대인줄 알았는데... 군대를 늦게 갔나?

    여자를 만나서 놀아야 잼나지...배 타고 혼자 청승떨면 좋으나? 빨랑 뒷예기, 밤예기 올려염.

    그리고 사진은 과감하게 찍어야됨. 특히 여자 궁디사진~

  7. 포스팅 잘봤습니다, 현재 방비엔에 신축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나요 ??? 제가 10년도에 갔었는데 그때 한참 뚝딱뚝딱하고 있더군요.. 내년쯤에 짧게 여름휴가로 생각인데 모든게 많이 변해서 헤맬까봐 걱정이네요, 아, 그리고 요즘도 방비엔 쏭강에 위치한 클럽 새벽까지 그렇게 시끄러운지 궁금하네요 그때 쏭강근처 게스트하우스 잡는바람에 정말 밤새 못잤었거든요;;

    • 제가 술 마시다가 마지막에 간 바가 쏭강 근처인데 새벽까지 시끄럽습니다. ㅎㅎ
      근데 새로운 건물들은 잘 모르겠는데 지금의 방비엔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휴가 재미있게 다녀오시고 예전과 비교해서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려주세요.

  8. 우연히 네이버 메인에 올라와서 보게되었습니다. :)
    저는 베트남에 살고, 주변 인근 동남아국 하는데, 주인장님 간 곳이랑 제가 간 곳이랑 많이 겹치네요!
    최근에 라오스 방비엔, 루앙프라방, 비엔티엔 다녀왔는데! ㅋㅋㅋ 감회가 새롭습니다.ㅋㅋㅋㅋ
    여행기 재미있네요~~ㅋㅋㅋㅋ!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 네이버 메인에 올라갔더니 2900여명이 방문해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여행하는 동남아 루트는 다 비슷한 것 같아요.ㅎㅎ
      앞으로도 힘내서 쓸테니 자주 들러서 리플 달아주세요!

  9. 재밋게 잘보고 있어요 팬입니다^^

  10. 여행 검색하다 우연히 들어왔는데,, 여행기록 정말 재밌게 보고 읽고 있습니다.
    매일 시간날때마다 보고 있는데 정말 재밌네요. 아껴 보느라 천천히 보는 ㅎㅎㅎ
    혼자 여행하시는게 대단하고 부럽기도 하고 .. ㅎㅎㅎ
    제가 가본 곳도 나오니 더 공감가고 재밌는거 같아요!

  11. 여행가고싶어서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발견하게 됐습니다ㅋㅋ침대에 누워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정주행하다가ㅋㅋ너무 늦게 잤네요ㅋ덕분에 회사에서는 비몽사몽으로 일하는중ㅋㅋㅋ정말정말 잘 보고있어요ㅋㅋ

  12. 튜빙. 공기 주입구가 자꾸 찌르면 뒤집어서 타야지... 그라고 원래 그 부분이 물 속으로 들어가야 튜브가 새는지 알지...

  13. 가기 전에 리플 달아달라고 하셔서, 쓰고 갑니다~ 재밌어요~!

  14. 내가 여행하고 있는 느낌?!재밌게 잘 보았고 계속 잘 볼게요.

  15. '저는 통통한거지 살이 찐 게 아닙니다....'
    란 멘트에 왜 제가 숨을 흡~하고 참는건지~ ㅎㅎㅎ
    용민군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뚱뚱하지 않아요.
    그저 딱~ 보기 좋을만큼이예용.

  16. 댓글을 읽다가 신현정님과 계속 같이 댓글을 달고 있어 웃었습니다..

    ㅋㅋㅋ

  17. 몇 년전 여행기에 이제사 넙죽 댓글을 달려고 하니
    조금 낯 간지럽지만 ..
    재밌는 글 읽고 주인장 몰래 도망가려니..
    좀 거시기 혀서 발자욱만 (살짝) 남깁니다...

    그 때도, 지금도 대박 건강(통통..)하시길 !!!

  18. 계속 정주행 중이요.글의 흡입력이 대단하세요.책 내시면 좋겠어요.벌써 내신건 아닌가 모르겠네요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7. 누가 루앙프라방이 아름답다했는가.


내가 므앙 응오이 느아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니 바로 출발하는 밴이 있길래 어르신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바로 루앙프라방으로 달려갔다.
사람들이 라오스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던 루앙프라방.
이름도 참 이쁘고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찬사를 할까 기대하며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시간표를 보고 왔더니 같이 밴을 탄 사람들이 툭툭을 흥정했다며 같이 타고 가자고 한다.
얼마냐니까 2만킵이라길래 비싼다고 생각을 하면서 다 도착해 2만킵짜리를 내니 1만킵을 돌려준다.
신선놀음을 했더니 영어도 못알아듣게 된건가. 어서 속세에 적응해야겠다. 

속세에 적응하려면 고기를 먹어야 하느니.
중앙시장에서 알찬 샌드위치 하나 사서 걸어가면서 먹는데 배가 고팠는지 금방 다 먹었다.

그럼 쉐이크도 먹어야지.
근데 파리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파리쉐이크 말고 과일쉐이크 하나 주세요.  

쉐이크의 까만 점들이 파리의 잔해들이다.
하지만 난 아무거나 잘먹으니까 맛있게 먹었다. 

태양열을 이용한 친환경누룽지인데 정말 바삭바삭하게 잘 말랐다. 
거기다가 길가에서 말려서 조미료로 이산화가스, 산소가스 등도 많이 들어갔다. 

루앙프라방에는 사원들이 많다길래 가장 유명한 사원인 왓 시앙통으로 갔다.
동남아 사원들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금칠을 아름답고 깔끔하게 잘한다.
예전에 여수로 여행을 갔을 때 향일암에 금칠을 해놓은 것을 보고 절에서 돈질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좋았는데 방화로 불에 타버린건 더 안좋았다.
불은 따뜻한데 사람 마음은 왜 이리도 차가울까.

한줄기 빛이 불상을 비춘다.

왕실 장례식 마차라는데 엄청 크고 반짝인다.
근데 사진 실력이 없어서 실내에서 금을 반짝이게 찍는 방법을 모르겠다. 

이번엔 다음으로 유명한 왓 마이를 찾아갔다.
금빛 사원을 보다가 나무로 된 지붕을 보니까 색다르긴 하다.
근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 어째 일본 사원 분위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금칠이 안된 것은 뻥이다.
앞면에는 화려한 금 장식이 되있어서 유명하다는데 사진으로 보니 이쁜데 실제로는 별 감정이 안들었었다. 

사원에 왔으니 당연히 기도도 한번 하고

저 금들이 예전부터 내려오는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디를 가든지 항상 보수공사가 중요한 것이다. 아아 그래서 군대에서 페인트를 그리 많이 썼나보다.

치앙마이에서 같이 트레킹을 했던 스위스, 독일 부부를 다시 만났다.
루앙프라방에 온지 3일째인데 정말 아름답다며 이제 일몰이니 꼭 푸씨에 올라가라며 추천을 해주고 다시 헤어진다.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한번 만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다시 사진으로 보면 아름답기는 하다.
근데 왜 실제로 가서 본 내 눈은 별로 아름다움을 못 느꼈지... 

푸씨에서 보는 일몰이 그렇게 아름답다길래 계단을 올라간다.
사실 루앙프라방 어디에서도 잘 보이는 금탑이 있는 곳이 푸씨라길래 위치를 찾아 놓고 해지기 전까지만 돌아다니려고 했었다.
근데 두 눈을 씻고 아무리 찾아봐도 안보여서 걷다보니 왓 씨앙통까지 가게 됐고 돌아오다보니 계단이 있어서 알았다.
물론 올라가다 보니까 입장료를 내야한다, 

루앙프라방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긴 한다.

일몰도 보고,
근데 사진으로 보니까 이쁜데 직접 갔을 때는 이만큼 아름답지 않았던 이유가 뭘까. 
아마 대부분 커플들인데 난 혼자여서 그런가. 

푸씨에서 내려와 길을 가는데 또 인연을 만났다.
내가 므앙 응오이 느아에 간다고 하니까 특이한 한국인이라고 했었던 페루 커플도 만났다.
므앙 응오이 느아가 어땠냐고 묻길래 최고였다고 추천을 해주고 또 다시 헤어진다.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게 인생이라더니 진짜 사람은 죄 짓고 살면 안된다는 것을 느낀다. 
근데 얘들도 커플이구나... 

오늘 파티를 한다는데 유명한 애들이 많이 오나보다. 근데 다 모르는 애들이라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하노이 가는 버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 와이파이가 카톡만 될 정도로 느려 인터넷 카페를 찾아갔다.
돈이 아까웠지만 버스 출발요일이 정해져 있다는 정보도 있어서 일정을 맞추려고 5000킵이나 내고 1시간을 이용했다.

오는 길에 밥을 먹으려다가 닭을 팔길래 맥주랑 먹으려고 샀다.

별로 배가 안고파 닭 날개 2쪽만 샀는데 다 먹었더니 배가 고프다.
왜 먹기전에는 배가 안고프고 먹기 시작하면 배가 고플까. 

저번에 우돔싸이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가족을 봤는데 그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 나도 라면을 꼭 사먹어야지 했는데 이 기회에 샀다.
참 가지가지 핑계거리는 잘만든다. 이 것 때문에 저걸 해야하고, 그러려면 이 것도 해야하는게 사람이 사는 방법인가 보다,
츄파춥스도 가격을 물어보니 2000킵(한화 270원)이라길래 비싸서 안샀다.
라면맛을 평가하자면 면발은 중국라면보다 맛이 없는데 국물이 진국이다.
매운데 자꾸 땡기는 맛이여서 소주가 생각나는 국물이었다.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라면사진을 보니 소주생각이 난다. 

<오늘의 생각>
라오스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 자꾸 돈 생각이 드는데 아빠 말대로 후회 없는 여행이 되도록 너무 돈에 집착하지 말아야겠다.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려면 에너지를 보충해야한다.
맛은 보통 쌀국수였는데 국수 말아주는 주인집 딸이 귀여웠다.

우리 모두 싸움은 이제 그만.

어찌하여 부처님께서 감옥에 갇혀 계시나이까.
부처님이 밖에 계시고 내가 세상에 갇혀있구나. 내가 우물에 빠진게로구나.

지금은 안쓰는 소액권 지폐로 종이접기를 해서 기둥에 걸어뒀는데 불심인가 돈심인가?

루앙프라방은 파방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파방은 지금 왕궁박물관에 있다고 하는데 입장료가 30000킵이나 한다.
사원들도 20000킵씩 내야하고 푸씨도 20000킵이고 어딜가나 돈돈돈이다.
돈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루만에 돈이 종이조각으로 보인다면 이미 성불했겠지.
난 그냥 입과 머리로만 떠드는 땡중이 될래요. 

라오스편을 처음 볼때부터 난 저 문구에 마음을 빼았겨서 엄청 기대를 했기에 3만킵이 그렇게 아깝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83m가 오타라고 생각을 했는데 무게앞에 '무려'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무게가 오타인가?
아무튼 엄청 크고 아름다우니까 도시이름도 루앙프라방이라 하겠지?
근데 실제로 봤는데 그냥 작은 불상이다. 끝이다.
'100배 즐기기' 넌 내 동심을 파괴했어. 

그래도 박물관을 별로 즐겨하지는 않는 나인데 왕궁박물관은 꽤 재미있었다.
비록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시내에 있는 유명한 사원들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사진은 나무로 만든 실로폰으로 박물관 밖에서 전시중이고 실제로 쳐볼 수도 있었는데 맑은 소리를 내는게 정말 신기했다.

왕궁박물관 본관이다.
내부 구경을 하려면 신발을 벗어야하고 카메라는 락커에 맡겨야한다. 

파방을 안치하기 위해 신축중인 건물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다 금칠을 하는구나. 

근데 입장권에 자동차박물관도 포함해서 3만킵이라 써놓고 왜 문을 닫아 놨을까?
내 1만킵 돌려주세요. 

그 유명한 조마베이커리가 숙소 옆이길래 안에 들어가봤는데 다 서양인이다.
조각케이크를 하나 사먹을까 했는데 선뜻 내키지가 않아서 그냥 나왔다. 

그래 나한텐 이런 길거리 음식이 더 맞는다.
조각케이크는 나중에 유럽가서 진짜를 먹어야지. 

이따가 먹을 샌드위치를 사러 갔는데 같은 도미토리에 지내는 호주아저씨가 크레페 맛있다길래 따라서 하나를 시켰다.
배도 별로 안차고 맛도 별로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근데 어쩌다보니까 조각케이크 값보다 더 지출이 커졌다.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가 잠자는 사이에 옆에 있는 중국애가 자기 핸드폰을 뒤졌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이제 망고스틴 철이 끝나간다길래 또 한봉지를 사왔다.

사실 사람들이 말했던 루앙프라방과 내가 느낀 루앙프라방이 너무 달랐기에 어젯 밤에 잠들기 전부터 오늘 오전까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내가 느낀 루앙프라방은 사람들이 많은 그냥 사원도시일뿐이었다. 태국의 치앙마이는 사원들이 마을안에 녹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루앙프라방은 그냥 관광지로 외국인들에게 점령당한 것 같았다.
나에게 별로 와닿지 않는 곳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아 바로 방비엔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었다. 

배가 고플까봐 샌드위치라도 하나 사려했는데 터미널이 외딴 곳에 있어서 그냥 과자를 샀다.
라오스를 돌수록 드는 생각은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와서 툭툭을 이용해서 돈을 조금이라도 더 쓰게 하려는 것 같다. 
오레오를 팔길래 라오스에 왔으니 라오스 과자를 먹어야지 하며 산 과자인데 사고 보니 일본어가 보인다. 
아둔한 중생이구나... 

방비엔으로 가는 밴은 6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해질녘의 풍경은 최고였다. 

굽이굽이 길을 전조등에만 의존해 달리는 기사아저씨도 최고였다.
다른사람들은 다 자는데 내 옆에 앉은 여자는 걱정이 되는지 계속해서 기사아저씨만 쳐다봤다. 
계속해서 빼꼼하게 앞을 쳐다보는게 불쌍해서 창가에 앉은 내 자리와 바꿔주고 싶을 정도였다. 근데 나도 안전벨트 꼭 매고 걱정하긴 했다. 

중간에 멈춰서 저녁을 시켰는데 난 돼지고기를 시켰는데 아무래도 닭고기 같은게 나왔다.
닭같기도 하고 돼지같기도 한 맛이 나서 그냥 먹는데 알고보니 앞자리와 그릇이 바뀌었다.
내가 몇 숟갈 먹어서 그냥 먹자니까 자기는 치킨을 먹고 싶다고 내가 먹던 것과 새로 나온 돼지고기 볶음밥을 바꿔줘서 배부르게 먹긴 했다.

밤 늦게 방비엔에 도착하니 툭툭기사가 2km정도 떨어진 시내까지 2만킵을 부르는데 우리가 1만킵이 시세인것 알고 있다니까 어두운데 배째라고 한다.
난 어차피 걸으면 돈을 아끼기에 나를 포함한 5명정도가 진짜로 걸어가니 1만킵에 가자고 한다.
덕분에 15명정도가 1만킵에 탔는데 다 같이 걸어갔으면 재미도 있고 1만킵도 아낄 수 있었는데 아쉽다.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호주아저씨가 방비엔에 25000킵짜리 도미토리가 있다고 알려줬는데 찾아가보니 진짜 25000킵이었다.

<오늘의 생각>
누가 루앙프라방이 아름답다고 했는가.
므앙 응오이 느아가 내 눈을 높여 놓은 것인가.
내 성격과 루앙프라방이 안 맞는 것인가.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안내키는데 오래 있고 싶진 않다. 

 
  1. 그리운 라오스에 계시네요. 루앙프라방은 저도... 그냥 그랬던 곳이었어요. 너무 관광지같죠. 방비엔은 무우우우우우우척 좋았습니다!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멍때리기도 그만한데가 없고. 블루라군으로 가는 흙길이며.. 튜빙하다 만난 물소떼들도 그렇고. ㅎㅎ 잘댕겨오세용! 북부쪽을 못 댕겨와 아쉬워요. 담에 가야겠쥬. ㅎㅎㅎ

  2. 덕분에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조마 베이커리 의 커피맛도 .....
    방비엥 터미날서 시내까지 의 툭툭 흥정도 여전하고^^
    루앙 프라방의 일몰 모습도 ....
    두번째 글 남기지만 이번에도 사진을 칭찬하지
    않을수 없네요~?!
    난, 6번째 사진이 맘에 듭니다
    빛이 들어오는 불상 사진...
    샷다 타이밍이 엄청 느린데도 흔들림 없이 ..디테일도 좋구요
    아랫쪽 엔 0,8s 짜리 샷다타이밍 사진도 있던데 흔들린걸 봐선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은듯 한데 ..
    더군다나 iso 가 전부 100 인데 ..암튼 제눈엔 사진이 좋습니다
    또 일주일 기다려야 방비엥 소식을 보게 되겠죠?
    군의 취향으로는 프라방보다는 방비엥이 더 좋을것 같은데
    저는 방비엥이 지루했어요^^
    캄캄한 밤에 혼자 비행장을 거닐었던 기억 뿐....(과거 전쟁때 쓰던 )
    걷다보면 멀리서 불빛 반짝이고 노래소리 들려요
    가보면 노래방 에 몇사람 악쓰고 있어요 ㅎㅎ
    여행 잘하시고 다음 여행기 남겨주세요

    • 매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각대는 안가지고 다니는데 카메라의 손떨방이 도와주네요.
      다음주에 방비엔 이야기가 나옵니다.
      방비엔이 어땠는지 말하면 다음편이 재미없으니까 기다려주세요.ㅎㅎ
      여행기는 매주 쉬지 않고 올라가니까 자주 들러주세요.

  3. 잘 다니고 있네~~
    루앙푸라방에서 새벽 탁밧을 안 봤나 보네~~루앙파방은 사원보다 탁밧이 더 좋은데...
    방비엔의 터미널에서 다운타운까지 돈 주고 갔는가? 밤이라 그랬나?
    제작년 내가 갔을 땐 업소의 협찬이었는지 누구나 공짜로 태워 주던데...
    암튼 건강하게 잘 다니시게~~~

  4. 르왕프라방 에대한 이미지가 않좋은것 같아요. ㅎㅎㅎ
    암튼 잘읽었습니다. 이제와서야 이런 여행기를 읽을수 있어 더욱 반갑습니다.
    르왕프라방을 한번 가보려고 마음먹고 있으며 가서 좋다면 짧지않은 시간을 거기서 보내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라고 하시니 약간 흔들리네요.어떤점에서 별로 였는지 한번더 말씀해 주실수 있는지 부탁드려 봅니다.

    • 다들 루왕프라방이 엄청 아름답다고 말을 해줬었는데 그 전에 들렀던 므앙 응오이 느아에서 느낀 만족감이 너무 커서 실망한 것 같아요. ㅎㅎ
      각자 느끼고 바라는 것이 다르겠지만 제가 라오스를 여행하며 느꼈던 것은 자유롭고 조용함이었는데 루앙프라방은 너무 관광지가 된 것 같았어요.
      물론 모든 곳을 다 가볼 수는 없겠지만 남이 별로였다고 안 가지 마시고 형근님께서 가보고 싶었던 곳은 직접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ㅎㅎ

  5. 중국어를 하셔서 그런지 소통에 어려움이 없어보이시네요 ㅎㅎ 앞분도 참 특이하신듯 난 꼭 닭을먹어야겠다!

  6. 저는 파리쉐이크에 그만 켁~ ㅠㅠ
    그나마 이산화탄소 누룽지는 용서가 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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