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24. 600일 만에 다시 만난 체코 친구들. (체코 - 프라하)


오늘은 멀리 이동을 해야하기에 새벽 5시에 일어나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그런지 바람이 쌀쌀하지만 시원하니 기분이 좋다.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마트가 없어 버스 터미널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주유소에 있는 마트를 찾아가 샌드위치를 사왔다.

나라를 이동할 때마다 잔돈을 안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마지막 날에는 평소에 쓰는 돈의 1.5배 정도 여유롭게 남겨 놓은 뒤, 남는 돈으로 평소보다 좀 더 비싼 것을 사 먹거나 생필품을 사고 있다.

이번에는 폴란드와 독일과 접해있으면서 사랑스러운 연인들이 넘쳐난다는 체코의 프라하로 간다.

버스 요금은 약 100즈와티(한화 30,000원) 정도인데 자리도 넓고 간단한 스낵과 커피를 준다.


<폴란드 여행 경비>


여행일 6일 - 지출액 700즈와티 (약 21만원)


물가가 저렴하다는 동유럽으로 왔더니 하루에 약 35,000원 정도로 생활할 수 있었다.

다른 유럽에 비해 저렴하다고 해도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약간 부담스러운 물가여서 마음 놓고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날이 더울 때는 부담없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었다.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를 떠난 버스는 11시간 30분이 지나서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에 도착했다.

장거리 버스는 야간에 타야 숙박비를 아낄 수 있는데 이번에는 야간 버스가 없어 아침부터 이동을 했다.

프라하에 도착하자마자 간 곳은 시내 중심에 있는 바츨라프 광장이다.

바츨라프 광장에 간 이유는 바로 전에 한국에서 만났던 스탠과 프랭크를 만나기 위해서다.

예전에 자전거 세계일주를 준비하며 한국에서 예행연습을 했을 때 동해에서 만난 체코 친구들인데 그 당시에는 500일 뒤에 만나기로 했었지만 자전거를 놓고 배낭을 멨더니 예상보다 늦은 600일이 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스탠과 한국에서 헤어진 뒤, 난 이미 세계일주를 떠났는데 우리 집으로 체코의 달력과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들을 택배로 보냈줬었다.

미국에서 스페인으로 들어오며 혹시 내가 체코에 가게되면 만날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Yes"라고 대답해 서로 일정을 맞춰 체코에서 만났다.


동해에서 스탠과 프랭크를 만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www.gooddjl.com/115 를 읽어주세요.


스탠과 프랭크는 프라하에서 100km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우선 잠시 프라하 시내 구경을 하고 스탠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이 시계탑은 정각이 되면 안에서 인형들이 나오고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유명한 시계탑인데 마침 시간이 정각이라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어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별 것 없길래 아쉬워 하려는 순간 시계탑에 올라가 있던 누군가가 트럼펫 연주를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연주에 밑에 있던 사람들이 호응하기 시작했고 짧은 연주가 끝난 뒤 박수소리가 광장을 채웠다.

매번 말하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여유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맥주의 나라인 체코에 왔으니 체코 맥주가 빠질 수 없다.

스탠은 운전을 해야하니 나와 프랭크만 마셨는데 반가워서 그런지 맥주가 술술 넘어간다.

내친김에 유럽의 3대 야경 중 하나라는 프라하의 야경도 보고 가기로 했는데 노을이 정말 아름답게 진다.

한국 사람들이 유럽의 야경을 말할 때, 프라하의 야경을 손에 꼽는다고 말했더니 정말 좋아한다.

프라하 시내는 다음에 구경해도 되니 스탠의 집으로 가기로 했다.

프라하의 야경을 보느라 늦게 출발했기에 새벽 2시쯤 스탠의 집에 도착해 쇼파에서 바로 골아떨어졌다.

배낭여행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에는 외국인 호스트의 집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카우치 서핑'이 있다.

나도 유럽의 비싼 물가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우치 서핑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만뒀다.

우선, 카우치 서핑을 하면 호스트에게 내 여행이야기나 한국의 음식을 대접하는 등 게스트로서의 의무를 어느정도 지켜줘야 하는데 앵무새처럼 내 여행 이야기를 반복해서 말해주는 것이 싫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숙소에 돌아왔을 때,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쉬고 싶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나중에 집을 가지게 됐을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집을 오픈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과연 내가 '카우치 서핑'을 이용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참 복잡하게 산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냥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신세를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물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카우치 서핑'을 막연히 무료로 숙박을 때울 수 있는 공짜 시스템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호스트들이 다양한 여행자를 만나고 싶어 서비스를 제공하듯이 게스트라면 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나 한국의 문화등은 알려주며 이용했으면 좋겠다.

피곤해서 쥐 죽은듯이 자다가 일어나보니 스탠의 와이프인 페트라가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스탠과 프랭크, 페트라, 그리고 스탠과 프랭크의 친구인 폴도 함께 아침을 먹었다.


처음 체코로 간다고 하니 스탠이 체코의 어디를 가고싶냐고 물었었다.

난 도시보다 자연을 보고 싶다고 말했더니 체코에 아주 좋은 산이 있다며 산으로 하이킹을 가자고 해 흔쾌히 알았다고 했다.

산을 오르기 위해 차를 타고 2시간 정도 가다 점심을 먹기로 했다.

메뉴를 기다리며 입가심으로 맥주를 마셨는데 정말 부드럽고 환상적인 맛이 났다.

체코에도 각 지방마다 전통 맥주가 있고 각 지방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는데 정말 부러웠다.

체코의 전통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니 추천해준 음식인데 부드러운 고기가 수프와 함께 나왔다.

난 뭘 먹어도 다 맛있다.

맥주를 다 마시니 웨이터가 와 '맥주가 좋았냐'고 묻길래 정말 좋다고 대답했더니 맥주를 한잔 더 가져온다.

시키지도 않은 맥주를 가져왔길래 이유를 물어보니 다들 웃기만 하며 마시라고 한다.

알고보니 체코에서는 맥주가 좋았냐고 물었을 때, 좋다고 대답하면 한 잔을 더 가져다 달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말 좋은 문화라며 감탄하며 맥주를 또 마셨다.

알코올도 들어갔으니 이제 하이킹을 시작할 때다.

체코의 산을 즐기고 있는데 스탠이 혹시 야생의 블루베리를 따 먹어본적이 있냐며 야생의 블루베리를 보여주는데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지천에 널린게 블루베리였다.

살다보니 블루베리를 한 움큼씩 따서 먹을 날도 온다.

전 세계 어디의 산을 가던 길을 표시해둔 표식만 따라가면 된다.

우리가 온 산은 체코에서 3번째로 높은 산인데 폴란드와의 국경에 위치한 산이라고 한다.

말뚝의 왼쪽은 폴란드 땅이고 오른쪽은 체코 땅이라고 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건 비밀인데 사실 전 세계의 모든 남자는 허세로 가득차있다.

남자는 다 늑대이자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단순한 동물이다.

사람이 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여행은 아름다운 자연을 봐야한다.

페트라가 싸준 머핀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페트라는 임신을 해서 아쉽지만 집에서 쉬기로 했다.

체코와 폴란드의 국경이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안내판에 두 나라의 언어가 모두 써있다.

아무리 고소공포증이 있더라도 전망대가 눈 앞에 있으면 당연히 올라가봐야한다.

가운데에 있는 친구가 폴인데 취미는 철인삼종경기라고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많은데 10년 뒤, 내 취미는 뭐라고 말하며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만화책도 영화도 아닌 음악 감상도 아닌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취미가 같으면 좋겠대
난 어떤가 물었더니 미안하지만 자기 취향이 아니라 하네

주말에는 영화관을 찾지만
어딜 가든지 음악을 듣지만
조금 비싼 카메라도 있지만
그런 걸 취미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대

좋아하는 노래 속에서 맘에 드는 대사와 장면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흐르는 온기를 느끼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면서 물을 준 화분처럼 웃어 보이네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그냥 사람 표정인데
몇 잔의 커피값을 아껴 지구 반대편에 보내는
그 맘이 내 못난 맘에 못내 맘에 걸려
또 그만 들여다보게 돼

내가 취미로 모은 제법 값 나가는 컬렉션
그녀는 꼭 남자애들이 다투던 구슬 같대

그녀의 눈에 비친 삶은 서투른 춤을 추는 불꽃
따스함을 전하기 위해 재를 남길 뿐인데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가을방학 - 취미는 사랑


여기까지 산악자전거를 타고 오다니 정말 대단하다.

폴은 철인삼종경기를 하는 스트롱 맨이니까 너도 타고 올수 있을거라고 하니 자기는 힘이 없다며 기겁을 한다.

자연은 다 좋지만 그 중에서 이 푸른 하늘이 가장 좋다.

길을 모를 때는 물어보거나 지도를 보면 된다.

여행을 하다보면 남에게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든 우리나라의 교육이 떠오른다.

다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준다.

산을 오르느라 힘이 들어도 카메라를 보면 웃음이 나온다.

병이 온건지 나무에 남아있는 잎이 하나도 없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연이든, 아무 것도 아프지 않고 주어진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따뜻하게 쏟아지는 햇살을 담고 싶었는데 사진에 담기지가 않는다.

역시 사진에 빛을 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보다.

이 쿠키는 페트라가 직접 구웠다는데 맛있어서 한통을 금세 먹었다.

역시 쿠키나 빵에는 잼이 들어가야 한다.

이 산장에서 쉬고 싶은데 우리가 예약한 산장은 조금 더 가야 나온다고 한다.

아침부터 시작해 꽤 많이 걸었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자연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

걷고 걷고 또 걷는다.

어둠이 다가오고 갈 길이 멀다고 해도 아름다운 풍경은 즐겨야한다.

욕심이 사람을 파멸로 이끌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과 예찬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사람은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어한다.

나도 내가 살아왔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나보다.

드디어 정상이라면 정상이라 부를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

함께 온 것이 즐겁고 기쁘지만 다들 피곤한 모습이다.

지도를 보니 지금까지 15km 정도를 올라왔는데 우리가 예약한 산장까지는 5km 정도 더 가야한다고 한다.

아침을 먹고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스탠이 지도를 보여주며 우리가 가야할 길을 보여주며 1박 2일로 가는 코스가 36km 정도인데 괜찮냐고 물었었다.

남자의 자존심과 오기와 내 체력에 대한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기에 걱정말라고 했었는데 막상 실제로 산을 타보니 꽤 힘들다.

그래도 체코까지 와서 한국 남자 망신을 시킬 수 없으니 근성으로 걸음을 옮긴다.

정상 부근에 수원이 있었는데 이 물이 흘러 모라바 강으로 흘러간다고 한다.

모라바 강은 처음 들어본다고 하니 그 유명한 도나우 강의 지류라고 한다.

다음에 도나우 강에 가게 되면 이 곳을 떠올릴 것 같다.

달 달 무슨달, 쟁반같이 둥근 달.

달님이 참 곱게도 떴다.

페트라는 도시락도 싸줬는데 산에서 먹는 돈까스 샌드위치는 정말 꿀 맛이었다.

잠깐 봤지만 정말 상냥하고 섬세한 것 같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은 다 착한 사람이다.

해가 지니 날씨가 많이 추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춥다고 말하니 스탠이 웃으며 술을 꺼낸다.

허브로 담근 술이라는데 도수가 꽤 높아 목이 타는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맥주도 좋지만 독한 술을 마실 때 느껴지는 목 넘김도 좋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추울 때 술을 마시는 것은 보온에 좋지 않은 일이지만 산에서 마시는 독한 술은 원기를 북돋아준다.

해가 완전히 져 손전등을 들고 우리가 예약한 산장을 찾았다.

한국의 대피소와는 다르게 제대로 된 샤워시설과 침실이 구비되어있는데 1박에 300코루나(한화 15,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산장에서 생맥주를 판다는 것이다.

산에서 술 마시는 것으로 둘째라 하면 서러울 우리나라지만 산장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데 체코의 산에는 있었다.

게다가 가격도 20코루나(한화 1,000원)밖에 안 하니 여기가 무릉도원인 것 같았다.

어떻게 산 속에서 마시는 맥주가 도시에서 마시는 맥주보다 저렴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체코사람들은 맥주를 사랑하기 때문에 좋은 맥주를 어디서든 저렴하게 마실 수 있어야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여러가지 것들을 봤지만 이렇게 부러운 것은 처음이었다.

배가 고파 요깃거리를 찾았더니 치즈와 파스타를 이용한 요리가 나왔는데 꽤 맛있었다.

숙박비에 아침이 포함되어 있다길래 기대했는데 소시지 2개가 전부였다.

아쉬운대로 빵을 많이 먹었지만 내 몸은 더 많은 칼로리를 원하고 있다.

어제는 한밤중에 도착해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산장을 둘러봤는데 영화에나 나올 것처럼 생겼다.

체코의 산에는 과거 부자였던 사람들이 휴양지로 이용하던 산장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해가 떴으니 이제는 다시 떠날 시간이다.

꽤 강행군이지만 어제 맛있는 맥주를 마셨으니 괜찮다.

화창한 하늘을 보니 없던 기운도 솟아날 정도로 아름답다.

부실한 아침을 보충하기 위해 남은 머핀을 먹는다.

페트라가 아니었다면 큰일이 날 뻔 했다.

사랑합니다. 하늘님.

언제까지고 그 푸른 모습을 보여주세요.

세계대전 때 쓰이던 참호가 있었다.

외국 친구들에게 과거에 2년동안 군대에 있었다고 말을 하면 대부분 신기해한다.


우리나라의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2년을 갔다오는 군대이기에 스스로 비하하는 부분도 많고 외부에서 군인을 대접하는 분위기도 좋지 않지만 지금도 고생하고 있을 전국의 국군장병들 고맙습니다.

하이킹을 온 사람들을 위한 방명록이 있길래 나도 글을 남겼다.

열량보충을 위해 샌드위치를 먹는다.

돈까스를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들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정말 맛있었다.

저기 보이는 산장까지만 가면 되니 힘을 냅시다.

산장에 도착했으니 맥주를 마셔줘야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산악인에게 체코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 같다.

이 산장에서 아래에 있는 주차장까지 가는 방법은 네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공학기술의 산물인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인데 돈을 내야한다.

두번째는 바람을 이용해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내려가는 방법인데 장비도 없고 바람도 불지 않으니 패스한다.

세번째는 산악자전거를 타는 것인데 난 겁도 많고 자전거도 없다.

결국 우리에게 남은 것은 두 다리뿐인데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이용되는 곳이라 경사가 꽤 가파르다.

다들 지쳐있는 상태라 그냥 가로질러 내려가기로 했는데 자갈길에 풀이 나 있어 내려가기가 많이 힘들다. 

몇 번씩 구르고 넘어지며 땀범벅이 된 상태로 주차장에 도착했다.

총 36km의 하이킹을 하고 만난 자동차는 현대 문명이 얼마나 안락하고 쾌적한 것인지 알 수 있게해줬다.

해군출신이라 군대에서도 안 했던 산악행군인데 체코에 와서 제대로 경험한 것 같다.

몸은 힘들지만 정말 재미있었으니 괜찮다.

원래 몸이 고생했던 기억이 오래 가는 추억으로 남는 법이다.

그냥 가기 아쉬우니 휴게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는다.

과자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이스크림은 자꾸 먹게 된다.

집에 가기 전에 슈퍼마켓에 들렀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내 취미가 슈퍼마켓 구경이라고 말하며 유럽에서 본 슈퍼마켓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말하니 다들 즐거워 한다.

오늘 저녁은 불고기와 소주다.

저번에 독일에서 한인마트에 간 이유는 바로 불고기 양념장을 사기 위해서였다.

유리병에 포장된 불고기 양념장을 들고 폴란드 여행을 하느라 신경이 쓰였지만 친구를 위한 것이니 힘들지는 않았다.

채소들을 넣고 달달하게 만들었더니 다들 입맛에 맞는다고 말해줘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다들 여행을 하며 만난 인연들에게 다시 보자는 인사를 하고 헤어지기에 내가 진짜 체코로 올 줄은 몰랐다고 한다.

헤어질 때, 분명 500일 뒤에 만나기로 했고 약속대로 체코의 맛있는 맥주를 먹게해줘 정말 고맙다고 했다.

처음은 한국에서 만났고, 두번째는 체코에서 만났으니 다음에는 제 3국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구는 좁으니까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한번 만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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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우 체코가 저렴하고 맥주마시기엔 제일 좋은 나라라고 들었는데

    오... 맥주 사진만봐도 완전 어떤맛일지 궁금해지네요 ㅋㅋ

    용민님 체력짱인거 같애요 ㅋㅋ

    왠지 한국에서도 집에 가만히 안계실듯.. ㅋ

    • 맥주는 어느 나라를 가도 사랑스러운데 체코는 정말 맛있더라구요.
      요새 심심해서 주말에 산을 다니고 있는데 체력이 예전만 못한것 같아요 ㅋㅋㅋ

  2. 드디어 여기까지 읽어 왔네요.. 아쉽네요. 이제 일주일을 기다려야 글을 볼수 있다니. ㅜㅜ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 정주행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여행기를 올려야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만 있네요.
      그래도 매주 한편은 꼭 올라가니 자주 들러주세요~

  3.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수 있다는데.... 체코 친구들을 보니 용민님이 헛 살진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용민님이 이렇게 안내를 해주겠죠?
    흠... 용민님은 이들을 데리고 어딜 가시려나?
    관악산? ㅎㅎ

    1박2일에 36킬로 주파라니...
    젊으니까 가능한걸로...
    저는 엄두도 안납니다.

    아 이런 저질체력으로 여행을 꿈꾸다니...
    기초체력부터 다시 올려야겠어요
    요즘 나오는 배가 장난이 아니게 커져만 간다니..

    식스팩이 아니라
    살기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 암울한 상황이 되가는 제 모습이 참 거시기 합니다...

    • 외국 친구들이 온다면 겨울에는 삼양목장을 보여주고 싶어요 ㅎㅎ
      저도 오기로 끝마친 산행인데 정말 힘들더라구요.
      적당한 뱃살은 인품이니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ㅎㅎ

  4. 언젠가 가고 싶은 나라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카우치서핑에 대한 생각, 새겨 들을만 하네요. 생각이 깊으신 것 같은데도 글은 참 담백해서 멋져요:)

  5. 우연히 들렀다가 정독하고 가네요.
    제가 꿈꾸는 여행인데, 대리만족 하고 갑니다.

  6. 세계의 남자들은 다 허세로 가득차있다에 공감합니다^^

  7. 와 정말 뜻깊은 여행을 하고계시네요
    우연히 들렸다. 계속읽게 되네요....궁금한건. 대체 세계여행은 언제 끝나나요?

  8. 멋지네요 600일만의 만남이라.. 서슴없이 반겨주는 친구들이 정말 좋네요
    산정상에서의 맥주도 훌륭합니다
    오랫만에 들어왔네요 학교생활은 어떤가요?
    전 보름간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여기 오는건 커녕 보름내내 멍때리며 시간을 다 보냈네요
    늘 말하는거지만 오늘사진도 너무 멋지네요 산에서 찍은 모든 사진들이 제 마음까지 뻥 뚫어주는것 같습니다
    시원한 맥주한잔이 생각나네요

    • 우연히 길가에서 만난 인연인데 다시 만나니 정말 반갑더라구요.
      학교를 다니니 재미있기도 하지만 09학번 2학년이라 아는 사람이 없어 심심하네요.ㅎㅎ
      멍때리는 것이 인간에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고민 중이신 일이 다 잘 풀리기를 바랄게요~

  9. 아주잼나게읽고있음다.
    읽을때마다,
    멋진친구이네.

  10. 맛있는 맥주와 함께라니...체코가 해브 투 고 리스트에 올라갔습니다.
    화려한 여정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푸근하고, 즐겁고, 부담스럽지 않은...그런 부러운 여정이었네요.
    사실 여행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와 만났을 때 금전적인 부분이 전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어디까지 내가 부담해야 하고, 어디까지 모른 척 기대야 하는건지, 만약 기댔다면 어떻게 그걸 갚아야 하는 건지, 상대가 기분이 상하지는 않을지 등등...아 생각만해도 스트레스 -_-;; 잠깐 만나서 즐겁게 얘기하고 동행하는 것은 부담없지만 여행의 과정에서 장기간 함께한다거나 신세를 지게 되는건 전 아무리 나이 들어도 적당한 선을 찾지 못할 것 같아요 ㅠ_ㅠ 내가 너무 속물적인 인간이라서 그런걸지도 흙...
    그런 의미에서, 즐겁고 푸근한 여행을 하신 것으로 보이는 이번 포스팅에 부러움의 마음을 한 껏 느낍니다....마음이 넓은 사람이 되고 싶다능 ㅠ_ㅠ

    • 체코는 맥주가 맛있으면서 저렴합니다.ㅎㅎ
      음... 여행하면서 외국인들을 만났을 때 금전적인 부분으로 크게 걱정한 적이 없었어요.
      더치페이 문화를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어서 무엇을 하든 각자 먹은 것은 각자 계산했었어요.
      가끔 선물로 식사를 대접하는 경우나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 계산을 한 적은 있지만요. ㅎㅎ
      저도 마음이 넓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힘드네요. ㅎㅎ

  11. 체코에서 친구 만났다는 제목 보자마자 예전에 본 자전거 일주에서 봤던 분들인가 했는데 맞네요^^
    어떻게 보면 참 이루기 어려운 약속이었을텐데 멋지다는 생각이드네요.
    다음에 만나자고 약속한 제3국에서도 분명히 만날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왠지 가슴 따뜻해지는 이번 이야기 잘 봤습니다~

    •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연일 수도 있었는데 잊지않고 같이 찍었던 사진들을 집으로 보내주니 약속을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언젠가는 제3국에서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포스팅하겠습니다. ㅎㅎ

  12. 정말 오랜만에 찾아 왔네요. 그동안 잘 계셨는지요?
    바쁘더라도 종종 찾아와 당신의 블로그에서 힐링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와 눈팅 하고 갑니다. 건필 하세요 ^^

  13. 체코는 또 가고싶은 나라인것같아요..시계탑앞에서 정각되길 기다리면서 목빠져라 쳐다보던때가 그립네요^^ 끝내주던 야경도 또보고싶네요...아...가고싶다.....

  14. 하늘보며 마시는 맥주는 꿀맛일듯 ㅠ

    더군다나 600일만에 다시 만난 인연.. 크. .안주가 필요없을듯!!

  15. 와~ 대단해요. ^^
    체코 친구들과의 만남 저도 기억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평생 간직하며 살길 바랄께요.
    저는 22년지기 외국친구가 있어서 가끔 만나면서 살거든요?
    길게 혹은 짧게 만난 친구들도 모두 소중하니
    그 인연 길게~~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23. 영화와 다르게 전혀 춥지 않던 바르샤바. (폴란드 - 바르샤바)


이번에 온 호스텔은 조식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뷔페라고 한번에 많이 덜어오지 말고 조금씩 덜어다 여러번 먹어야 지적으로 보인다.

아침을 먹고 밖을 보니 날씨가 맑은 것을 넘어 태양이 살갗을 뚫고 들어올 정도였다.

아침부터 나가 진을 빼느니 잠을 더 자기로 하고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역시 여행은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맛에 한다.

5시간이 넘도록 침대에서 빈둥거리다 밖에 나오니 이제야 살 것 같은 날씨다.

영화에서 본 폴란드는 항상 눈이 내리고 추운 겨울의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폴란드에 와서 보니 더워도 너무 덥다.

알고보면 따사로운 나라인데 두번의 세계대전 중 폴란드가 겪었던 상황이 폴란드를 항상 추운 나라로 인식하게 만든 것 같다.

쨍쨍한 하늘 아래 있는 가로수의 모습이 아름다워 여러 구도로 사진을 찍어봤는데 내가 느꼈던 쨍한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역시 사진은 어렵다.

바르샤바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는 Nowy Swiat 거리이다.

Nowy Swiat은 신 세계라는 뜻인데 18세기부터 노비 쉬아트 거리라 이름을 붙였고 19세기부터 바르샤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이 건물은 성 십자가 교회인데 쇼팽의 심장이 묻혀있는 교회로 유명하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쇼팽은 음악 공부를 위해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해 살고 있던 중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러시아에 의해 분할 지배당하던 폴란드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 뒤, 쇼팽은 독립운동을 위해 폴란드로 돌아가려했는데 그의 영향력을 무서워한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정부에 의해 입국이 거부됐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외국에 머물며 연주회로 얻은 수익을 기부하는 등 독립운동을 지지하던 쇼팽의 폴란드 입국 금지는 아버지의 장례식 때도 풀리지 않았고 바르샤바를 통치하고 있던 러시아는 그의 시신조차 입국을 허락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누나에게 자신의 심장만은 폴란드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쇼팽은 1849년에 숨을 거뒀는데 시신은 프랑스에 묻혔고 그의 심장은 누나가 몰래 폴란드로 가져와 이 교회 지하에 묻어줬다고 한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인데 죽어서도 가지 못하는 쇼팽의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먹먹해진 내 마음을 대변해주듯이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숙소로 돌아갈지 고민하다 조금만 더 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아름다운 입구가 보이길래 가까이 가보니 바르샤바 대학교의 정문이었다.

내부가 궁금해 들어가봤는데 딱히 볼 것은 없는 작은 규모의 캠퍼스였다.

지식의 상아탑인 대학교에 볼거리를 찾으러 다니다니 나도 참 대단하다.

하늘이 꾸리꾸리하더니 걱정하던대로 비가 내렸다.

괜찮은 펍이 있으면 빗소리를 안주삼아 맥주나 한잔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문을 연 펍이 없길래 그냥 빌딩 밑에서 비를 피했다.

30분 정도 소나기가 내렸는데 이 비로 인해 내일은 좀 선선했으면 좋겠다.

바르샤바에 와서 케밥만 먹고 있는 것 같다.

호스텔 주위에 딱히 먹을 것이 없기도 하지만 주인 아저씨도 재미있고 케밥도 맛있어서 자꾸 가게된다. 

여행을 하는 지역에 따라 빨래를 하는 방법도 다르다.

아시아 지역을 여행할 때는 큰 통을 빌려 손 빨래를 했었고, 남미에서는 빨래방이나 욕실에서 손 빨래를 했었다.

유럽은 빨래방도 비싸고 통을 빌릴 수도 없어 좀 넓은 욕실을 가거나 가끔씩 돈을 내고 호스텔의 세탁기를 이용했었는데 이번 호스텔은 세탁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지고 다니던 모든 옷을 다 빨고나니 개운하다.




니가 취하고 비틀대고 방황하고 실수해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무너져도

괜찮아 누구나 한번쯤은 바닥치니 

죽는단 말대신 웃는단 얘길해봐

고장난 시계도 시간은 흘러가지 

앙상한 가지도 봄이오면 꽃이피지

청소해 더럽게 어지러운 니방부터 

청소해 축축히 우울해진 머릿속을


괜찮아 괜찮아 잘될거야 

오늘은 살아있네

고장난 시계가 멈췄어도 

오늘은 살아있네


같이걷고 같이널어 햇볕에 

우울한 빨래를 짜내버려

단 한번만이라도 내 인생을

선택해 세탁해 삶은

삶은 세탁이다


크라잉 넛 - 5분 세탁


여행을 하며 여러 과일을 봤지만 납작한 복숭아는 유럽에 와서 처음봤다.

영국에서 처음 봤을 때는 약과처럼 생긴 모습이 신기했지만 값이 너무 비싸 못 사먹었는데 폴란드에 와서야 먹게됐다.

맛은 복숭아 맛인데 납작해서 입에 묻지 않아 먹기 편했다.

비도 그쳤고 해도 졌으니 이제 다시 밖으로 나갈 시간이다.

이번 여행기 주제가 더위로 잡힌 것처럼 느껴지는데 실제로 정말 더워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시원해서 그런지 낮보다 야경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더위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가장 선호하는 것은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인도에 있을 때도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길래 시원한 북쪽으로 도망갔었는데 이번에는 자꾸 러시아로 도망치고 싶어진다.

하지만 러시아로 올라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집으로 가기에는 아직 가고 싶은 곳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니 차선책인 시원한 맥주로 내 몸을 달래줘야겠다.

늦게 일어났더니 조식뷔페를 마감하고 있길래 푸짐하게 한 접시를 담아왔다.

오이에서 비린내가 느껴져 못 먹는 사람들도 있던데 난 아삭하고 시원한 오이가 정말 좋다.

단선된 노트북 충전기를 고쳐보려고 절연테이프 사진을 들고 시내를 돌고 돌아 철물점을 찾았다.

단선된 부분의 피복을 벗겨내고 전선을 잘라 다시 연결해주면 간단하게 수리가 끝난다.

간단하게 수리가 끝날 줄 알았는데 콘센트를 꽂아보니 충전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그냥 수리점을 가면 된다.

알파벳을 쓰는 문화권은 언어를 몰라도 대충 유추할 수 있어서 좋다.

가격이 많이 비싸면 중고 충전기를 하나 사려고 했는데 50즈와티(한화 15,000원)이라길래 그냥 수리를 해달라고 했다.

수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며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하늘에 구름이 껴 있어 오늘은 많이 덥지도 않고 돌아다니기 딱 좋은 날씨다.

특이하게 생긴 이 건물은 문화과학궁전인데 과거 소련시절 세워진 건물이라고 한다.

소비에트는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를 모델로 한 대학교를 세우려고 했었는데 폴란드가 문화와 과학 센터를 더 원해 대학교 디자인을 가진 문화과학궁전이 세워졌다고 한다.

소비에트 지배시절을 나타내는 건축물이 시내의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상황인데 폴란드 사람들은 관광객들이 이 건물을 보고 바르샤바를 떠올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소련의 영향으로 폴란드에는 성냥갑처럼 생긴 건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노란색 페인트와 발코니로 이루어진 건물은 꽤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건물들도 있지만 시내에 있는 대부분의 건물들은 회색빛의 성냥갑처럼 생긴 건물들이다.

2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동안 독일에 의해 80%이상이 파괴된 바르샤바는 소련의 통치 하에 도시 재건을 시작했는데 그 결과 지금처럼 획일화된 건물들이 지어졌다고 한다.

획일화된 건물들을 보니 우리나라도 노태우 정권 시절, 분당과 일산 지역에 주택 200만 호를 건설하면서 거의 찍어내다시피 건설을 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저번에 맛보기로 지나갔던 신세계 거리를 이번에는 처음부터 지나가 보기로 했다.

폴란드에서는 길거리에 있는 꽃집을 자주 볼 수 있다.

폴란드 사람들은 꽃을 사랑하는데 연인 사이에도 많이 주고 받지만 상대방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에도 꽃을 들고 간다고 한다.

신세계 거리는 한국의 명동같은 곳이라고 하는데 직접 와보니 명동보다는 가로수길과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았다.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식사나 한번 해보려했는데 가격도 우리나라 가로수길과 비슷한 가격이길래 그냥 구경만 했다.

바르샤바의 거리에는 특이한 의자들이 있는데 바로 쇼팽의 의자다.

의자에 앉아 버튼을 누르면 쇼팽의 피아노 곡이 흘러나온다.

바르샤바 공항의 이름도 쇼팽 공항이라는데 바르샤바 사람들의 쇼팽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신세계 거리를 따라 계속 걷다보면 바르샤바의 구시가지가 나온다.

구시가지의 앞부분에는 잠코비 광장이 있는데 광장에는 지그문트 3세의 동상이 있다.

지그문트 3세는 폴란드의 수도를 크라코프에서 바르샤바로 이전한 폴란드의 국왕인데 스웨덴 국왕도 겸직했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스웨덴 국왕인 요한 3세였고 어머니는 당시 폴란드 국왕인 지그문트 1세의 딸 카타리나였다고 하니 제대로 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간단히 피에로기를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시금치 피에로기였는데 사워크림 소스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아직 동유럽의 초입이라 그런지 물가가 많이 싸지는 않아 식당에서 마음 놓고 밥을 먹기에는 조금 부담이 된다.

아까 말했듯이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바르샤바의 대부분은 폭격으로 무너졌고 구시가지 또한 폭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폴란드 정부는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사라진 바르샤바의 구시가지를 복원하기로 하고 전쟁 전에 시가지가 그려진 그림들을 모아 청사진을 만든 뒤 그에 맞춰 모든 것을 복원했다고 한다.

말발굽 모양으로 생긴 이곳은 바르바칸이라 불리는 곳인데 성의 외벽 요새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림을 바탕으로 복원해서 그런지 동화 속에 나오는 골목길처럼 생겼다.

종교는 없지만 만약 신이 있다면 부디 이 세상 모든 곳에 빛을 주셨으면 좋겠다.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좋길래 성벽에 걸터앉아 음악을 들었다.

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즐겨들었더라면 쇼팽의 음악을 들었겠지만 내 이어폰에서는 밴드 음악이 나온다.

그림을 보고 복원한 구시가지이기에 바르샤바의 기념품은 바르샤바 구시가지를 그린 그림들이다.

여행을 마치기 전에 내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을 하나 사고 싶은데 보이지가 않는다.

아마 짐을 만들기 싫은 내 무의식이 일부러 하나씩 꼬투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림과 사람들의 기억을 이용했다지만 모든 것을 실제에 기초를 두고 복원했기에 1980년에 유네스코에서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바르샤바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곳에 평화가 가득해 무너진 도시를 다시 복원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맡겨두었던 충전기를 찾아왔다.

잘 작동이 되는 기념으로 캔맥주를 하나 마시며 여행기를 한 편 쓴다.

앞으로는 아프지 말고 집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버텨주면 좋겠다.

여행기를 쓰는 동안 또 비가 왔었나보다.

유럽의 여름은 습하지 않아서 좋은데 너무 쨍하다.

폴란드의 맥주를 다 먹고 싶은데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다.

바르샤바에 와서는 케밥만 먹는 것 같은데 지금 먹는 케밥 맛을 잘 기억해뒀다가 터키에 가서 비교해봐야겠다.

일때문에 바르샤바에 온 폴란드 친구인데 나보고 폴란드의 뭐가 좋냐길래 Piwo(맥주)라고 하니 한참을 웃는다.

폴란드에 대해 여러가지를 물어봤는데 폴란드도 경제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한다.

이 호스텔에서는 도미토리에 묵어도 수건도 제공해주는데 자꾸 누가 내 수건을 쓴다.

리셉션에 말하면 새 수건을 줄텐데 오늘은 내 수건으로 샤워도 했길래 그냥 리셉션에 말하고 새 수건을 받아왔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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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납짝한 복숭아는 중국에서도 먹었었어요 ㅋ
    중국에만 있는 줄 알았었는데 유럽에도 있다시 신기하고 반갑고 그러네요 :)
    오늘도 유익한 여행기 잘 읽고 갑니다~

  2. 캐나다에 살고 있는 팬이에요.즐겨찾기에 저장해 놓고 항상 와서 조용히 글만 읽고 가는데 오늘은 딱! 바로 글이 올라와 있어 반가운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항상 좋은글 고마워요!!!

  3. 복학했겠네요? 학교 생활은 어떤가요? 가끔 요즘 대학생들의 캠퍼스 생활 블로그도 기대해 봐도 될까요?
    바르샤바는 정말 항상 회색빛의 어둡고 싸늘한 느낌의 도시였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도 않군요.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잘못 인식되어 있다는걸 알면 그 사람들은 정말 화나겠죠?
    저도 가끔 흐린 겨울날에 관광온 외국인을 볼떄면 '저 사람들은 한국을 이런 이미지로 기억하겠지' 싶어 안타깝답니다.
    용민님 덕분에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바르샤바라는 도시 이미지에 색을 입혔으니....바르샤바 사람들이 고마워할꺼에요.

    • 5년만에 학교에 가니 모든 것이 어색하더라구요.
      제가 본 바르샤바가 진짜 바르샤바라고는 못하겠지만 영화나 각종 매체를 통해 본 바르샤바와는 많이 다르더라구요.
      역시 모든 것은 직접 느껴봐야 하나 봅니다. ㅎㅎ

  4. 바르샤바라....
    남들이 좋다는 곳을 가보고 역시 좋구나 하는 것도 여행의 한 방법이겠지만
    남들이 잘 모르고 안가보는 곳을 가보고 여기도 좋네라고 하는것도 또하나의 방법이겠구나 라는 것을 용민님을 보며 느낍니다
    알면 알수록 하고싶은것도 보고싶은것도 먹고 싶은것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갈곳을 줄이고 줄여야 하는 입장인데 자꾸 늘기만 하니... 그래도 즐거운 고민이겠죠?
    경칩이 지나니 이제 겨울도 다 가나봅니다.
    따스한 봄날의 어느즈음에 뵐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생각해보면 저도 육로로 연결된 곳 중 끌리는 곳으로 간다라는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니 완전한 자유 여행은 아닌 것 같아요. ㅎㅎ
      긴 여행이니만큼 긴 준비가 필요한 것이겠죠.
      이제 서서히 봄 날씨가 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매서운 꽃샘추위 조심하세요~

  5.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이 게시글의 이미지가 3월 7일,8일 이틀간 티스토리 앱 카테고리 배경이미지로 소개될 예정입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으로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 아름다운 시가지 전체를 복원하다니 유럽인들은 정말이지 전통에 대한 애착이 강한것 같아요.엄청난 시간과 돈과 인내가 필요할텐데 말이죠..그런점은 언제나 아주 부럽더라고요. 볕이 뜨거워서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그래도 구질구질한 유럽 특유의 날씨보단 볕 좋은 날이 만배는 아름다우니까 운이 좋으셨군요ㅎㅎ

    •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더라구요.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의 문화도 대단한데 너무 서구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ㅎㅎ

  7. 오늘도 반가운 글 잘 읽고 갑니다~저는 용민님의 여행기 팬이 될 것 같아요~
    세계여행 뒤에 더 깊이있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듯해서 보기 좋네요 ㅎㅎ
    복학해서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 여행 후에 크게 변한 것은 없는데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나 소소한 부분들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자주 들러주세요. ㅎㅎ

  8. 항상 글기다리는왕팬입니다

  9. 맥주 사랑은 어느 여행기를 봐도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ㅋㅋ
    저는 술 맛을 잘 몰라서인지 참 궁금하네요~
    저도 여행이 이제 두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은 실감이 안나지만 DJL님 여행기 볼 때마다
    참 기대되고 궁금해져요~
    이번 여행기도 잘 보고 갑니다~

    • 만약 제가 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제가 쓴 여행기가 아니라는 증거이니 유의해주세요. ㅎㅎ
      여행을 떠나시면 그 나라의 맥주 한캔 정도는 마셔보세요.
      분위기와 맛이 한국과 다를거에요. ㅎㅎ

  10. 우연히 흘러들어 왔습니다.

    여행기가 참 재미있네요.

    특히 '뷔페라고 한번에 많이 덜어오지 말고 조금씩 덜어다 여러번 먹어야 지적으로 보인다'는 문장에서는 빵터졌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르겠습니다.

  11. 도심의 풍경도 풍경이지만,
    사진을 정말 잘 찍으시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 저희도 한 번.... ^^

  12. 2년전에 폴란드 다녀왔는데 매력에 푹 빠져서
    또 가고 싶은 곳인데.. 감상 잘 했습니다

  13. 안녕하세요 파라다이스 블로그입니다^^ 바르샤바에는 겨울만 계속 될 것이라는 편견이 잘못된 것이었군요. 폴란드도 도보 여행 가기에 좋은 나라인 것 같아요~ 건물들이 형형색색 정말 아름답네요! 좋은 글과 사진 감사드리고요, 저희 블로그도 한 번 놀러와주세요 :)

  14. 납작복숭아는 중국에도 많답니다 ㅎㅎ

  15. 쇼팽의 심장이 묻힌 성당이 있었군요?
    그 유명한 음악가도 자신의 조국에 온전히 묻힐 수가 없었다니
    정말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쇼팽의자는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예요. ^^
    저도 언젠가 한번 앉아보고 싶어요.

  16. 글을 참 맛갈나게..진솔하게 잘 쓰시네요..
    글을 읽다가 혼자 웃어요...

    납작한 복중아는 우리나라도 있었습니다.
    제고향은 강원도인데..저 어릴때 많이 먹었었습니다.
    우리나라 납작복숭아는 대체적으로 둥그런 복숭아보다 맛있어요..
    예전엔 이런 복숭아를 천도 복숭아라고 했는데..지금은 다른것을 천도 복숭아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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