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35. 고추장은 청정원.



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여행기를 쓴다.

항상 밥 먹는 사진으로 여행기를 시작했는데 바라나시에서는 여행기를 쓰는 것으로 여행기를 시작한다.

어제 길을 지나 가는데 신기한 과일을 팔길래 조금 사봤다.

맛은 새콤하면서 약간 달달한 맛이 났는데 이걸 무슨 맛이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방울토마토처럼 생겼지만 맛은 토마토 맛이 아니다. 

아침은 어김없이 뿌리를 먹는다.

한국인이 매일 김치를 먹는다고 김치가 질리지 않듯이 인도에 왔더니 매일 카레를 먹어도 맛있다.
갓 튀겨 낸 뜨거운 반죽을 한손으로 뜯어 카레와 같이 먹으면 최고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젤라비를 만드는 모습이다.

반죽주머니에서 나온 반죽을 튀긴 뒤 설탕물에 담근다.
날마다 만드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늦게 가면 못 먹는다.
보통 뿌리를 먹을 때 같이 시키는데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밖에서 기다려서라도 먹는다.
설탕덩어리라 몸에 좋지는 않겠지만 정말 달다.
아 당이 땡긴다. 

한국에서는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근데 TV중계를 인터넷으로 쏴주는데 왜 보질 못하니. 왜! 왜!...

여행을 떠나며 아쉬운 것 중 하나가 프로야구를 못 본다는 것이었는데 정규시즌이 시작하면 정말 아쉬울 것 같다.
현재 시간과 여행기 시간이 차이가 나는 점은 다 계획된 것이니 이해해주세요.

인도에 새로운 동전이 생겼다.

기존에는 1루피, 2루피, 5루피짜리 동전만 있었는데 작년부터 10루피짜리 동전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인도 사람들도 신기해서 보관만 하지 잘 유통은 안되고 있다고 한다.

실패작으로 불리는 한국의 새로운 10원짜리가 떠오른다.

매일 여행기를 쓰고 있으니 숙소에서 같이 지내는 어르신께서 사진을 한장 찍어 주셨다.
머리가 직모라 스타일이 참 거지같지만 내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는 장발을 할 일이 없고
둘째, 헤드뱅잉을 할 때 락 스피릿을 느낄 수 있고
셋째, 장기여행자라는 티를 낼 수 있다.
물론 두번째, 세번째 이유는 농담이고 첫번째 이유때문에 바리깡을 들고 다니지만 머리를 기르고 있다.

형님이 창 밖을 보고 계시길래 나도 렌즈를 들이밀었다.

컨셉은 허세부리는 남자다.

밖으로 나오니 서양 커플이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어릴 때 미술을 조금 배웠었는데 여행을 하다 보니 미술을 다시 한번 배워보고 싶어진다.

한국에 있을 때는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여행을 하게 되니 더 많은 것이 하고 싶어진다.

하고 싶은 것들을 잘 기억해 놨다가 돌아가면 다 해봐야겠다.
한국에 있을 때 동생과 대화를 하다가 난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다니까 동생은 그런 생각을 어디서 하냐고 물었었다.
난 그냥 길을 걷다가도 떠오르고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한다고 대답했더니 동생은 그런 내가 신기하다고 했었다.
내가 특이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하고 싶은게 많은 것이 좋다. 

누나의 헤나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입소문으로 전파가 되고 인도 여자들도 지나가다가 한 번씩 그린다.

인도에 와서 남을 도울 생각을 한 누나가 존경스럽고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인도는 쿰부멜라라는 축제 기간이다.

쿰부멜라는 우리가 앙코르와트 부조를 보고 공부했을 때 나온 암리타라는 불멸의 약을 두고 선신과 악신들이 12일간 싸운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이때 선신들이 치사하게 악신들의 뒤통수를 쳐 암리타를 얻으면서 네 방울의 암리타가 지상에 떨어졌다고 한다.

그곳이 고다바리, 알라하바드, 우자인, 하리드와드의 강가이다.

신들이 싸운 12일을 인간의 12년으로 계산해 네 방울의 암리타가 떨어진 지역에서 3년 주기로 쿰부멜라가 열려 한 지역에서는 12년 주기로 쿰부멜라가 열린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갠지스 강, 야무나 강, 그리고 전설로 내려오는 지혜의 강 사라스와티가 합쳐지는 바라나시와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알라하바드다.

그리고 올해에는 가장 유명한 알라하바드에서 쿰부멜라가 열리니 가까운 바라나시에 많은 사두와 바바들이 모인다.
나도 구경을 가려다가 사람이 엄청 많이 몰린다길래 그냥 넘어갔다. 


사두와 바바는 도를 추구 하는 사람인데 개나 소나 깨달았다고 몰려든다.

도를 닦는다면서 옷을 안 입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속옷도 안 입은 채로 여자여행자들이 지나가면 같이 사진을 찍자며 웃는 모습은 전혀 도를 닦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진짜 바바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사이비로 보일 뿐이다.

만약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다면 내가 지금까지 어설프게 주워들은 선문답들과 어설프게 읽은 책들로도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들이다.

매번 손으로 밥을 먹지만 매번 혼자 밥을 먹어 밥 먹는 사진이 없었는데 오늘은 같이 간 형님에게 부탁을 했다.

묽게 나온 달에 밥을 비벼서 손으로 야무지게 집어 먹으면 된다.

밀가루 반죽인 짜파티도 오른손으로만 찢어 먹는데 이제는 적응이 돼서 한 손으로로 잘 찢어 먹는다.

축제라고 가트에 모여앉아 노래도 부르고 신 나게 놀고 있다.

바라나시에는 내가 지내고 있는 가트를 포함해 수 많은 가트가 있고 가장 끝에 있는 가트가 아시가트인데 이번에 처음 와봤다.

가트별로 다 특색이 있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다 비슷하게 보인다.

내일은 시바라뜨리라는 축제일이라 오늘 저녁부터 남자들은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논다고 한다.

시바라뜨리는 그믐 전날 밤에 이루어지는데 시바가 세상이 어둠에 빠지기 전에 나타나 인류를 구원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인도는 한 달에 최소한 한 개의 축제가 열린다던데 바라나시에서 쿰부멜라와 시바라뜨리가 겹치다니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앙코르 유적지에서 힌두교 신화에 대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왔더니 힌두교 이야기가 재미있다.

아침을 먹다가 만난 사람이 저녁에 음악회를 한다는 정보를 줘서 찾아갔다.

물론 인도의 음악회기에 신나는 음악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2초짜리 리듬 하나를 15분동안 반복해서 연주하는 것은 좀 심했다.

하지만 이것도 인도의 문화라 생각하며 다음 연주자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가수도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계속해서 아~~~라고 소리를 내실 뿐이다.

거기다 계속해서 기침을 하시는데 계속해서 보고 있다가는 인도 문화를 무시하게 될 것 같아 그냥 나왔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색다른 문화라고 무시하는 것만큼 무시 받을 짓도 없으니 그냥 조용히 나온다.

밖으로 나오니 축제라고 폭죽을 쏘고 있는데 50발 정도를 쉬지않고 쏘길래 신 나게 구경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인도 애들이 무리를 지어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두 줄로 오던 애들이 나를 둘러싸고 쌀 같은 것을 뿌리며 웃기 시작한다.

인도 남자들은 혼자 있을 때는 소심하다가 수가 많아지면 대담해지는 성향이 강하다.

혼자 있을 때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단체로 뭉치면 혼자 다니는 외국인을 먹잇감으로 정하고 달려든다.

보통사람은 그냥 피하겠지만 평소 이런 인도인들의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던 참에 욱하는 성격이 올라와 쌀을 한 움큼 뺏어서 한국말로 비웃으며 뿌려주고 길을 터서 나왔다.

그나마 남자고 주변에 사람이 있으니 대응을 했지 만약 어둡거나 여자였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찌질해 보인다.

내가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류시화 시인이 같이 묵고 있었다.

네팔에 가기 전부터 류시화 씨가 바라나시에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내가 읽은 것이라고는 오직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집 하나기에 딱히 관심이 없었다.

물론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집을 읽으며 꽤 많은 것을 느꼈고 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지만 인도에 관한 책은 찾아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헤나를 해주는 누나가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을 가지고 있길래 빌려서 바로 다 읽었다.

읽어보니 내가 본 인도와 너무 달라 '내가 인도를 하나도 못 이해하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늘의 생각>


류시화 시인의 지구별 여행자를 읽었다.

전부 사실일 수도 있고, 전부 허구일 수도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인 '아 유 해피?'는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행복에 대해 고민하다 떠나기로 한 나에게 지금까지 인도인들의 '아 유 해피?'는 비아냥으로 들렸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그들에게 벽을 쌓아 놓았었기에 그러게 들렸을 뿐 나 자신에게 진정으로 묻는 말이었다.

인도에서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 인도인들을 가까이하지 못해 인도를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는 했었다.

그 벽을 허물지는 못해도 1cm 정도는 낮춰봐야겠다.

 

지옥을 경험했다.

<오늘의 생각>


또다시 물갈이를 했다. 악몽도 꿨다.

26시간 동안 23번 화장실을 갔다.

죽을 것 같다.

 

어제 새벽부터 오늘 아침까지 지옥을 다녀왔다.

오늘은 바라나시를 떠나는 날인데 배탈과 몸살이 같이 와 과연 기차를 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움직일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짐을 챙기는데 네팔에서 아주 조금 늘어난 짐을 조금 줄여야 할 것 같아 보조가방에 달아 놓은 특대형 쵸파를 남겨뒀다.
 

한국에서 나와 술을 먹을 때마다 거리에 있는 쵸파 인형뽑기를 친구 한모씨와 함께 했었다.
매번 작은 쵸파만 뽑았는데 하루는 술집앞에 큰 쵸파가 진열되어 있었다.
난 저건 상술이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 절대 못 뽑는다고 했고 친구는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친구가 천원을 넣고 도전했는데 쵸파가 밀려났고 우린 신나서 좋아 죽으려 했다.
천원을 더 투자한 뒤 쵸파는 친구의 손으로 들어갔고 내가 여행을 떠나는 선물로 달라고 굽신거려서 받아냈던 특대쵸파다.
 

하지만 삶은 여행이고 여행은 무언가를 비우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헛소리를 하며 쵸파를 떠나보냈다.

이틀 동안 아무 것도 안 먹고 화장실만 다닌 상태로 배낭을 메니 힘이 든다.

계속해서 땀이 나고 어지럽다.

하지만 사람들은 느긋하게 움직인다.

한 번 멈추고 다시 움직이려면 죽을 것 같은데 축제 기간이라 길은 안열리니 미칠 것 같다.
제발 멈추지 말고 빨리빨리 움직이면 좋겠다. 

오토릭샤를 잡고 기차역으로 가는데 축제기간이라 흥정도 안 되고 흥정할 체력도 없어서 대충 타고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에 짐을 싣고 누우니 살 것 같다.

<오늘의 생각>
 

내 위장은 전혀 튼튼하지 않다.

 

새벽에 탄 사람들이 덥다고 선풍기를 튼다.

인도기에 선풍기는 전혀 청소가 안 돼 있고 고장나 덜덜거리며 까만 먼지를 내 얼굴로 쏟아낸다.

시끄럽고 먼지까지 쏟아지니 좀 끄라니까 나보고 좀 만져보라고 한다.

선풍기를 만질 기운도 없거니와 계속 틀고 싶은 마음도 없기에 그냥 무시하고 누워있었다.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조금은 살 것 같았다.

목적지에 다 도착했을 즈음 신호대기를 한다고 한 1시간 정도 기차가 멈췄다.

평원 한가운데 기차가 멈췄으니 다들 내려서 바람도 쐬고 사진도 찍는다.

카주라호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동양인 아저씨들이 단체로 같이 내리는데 한국인 같아 살펴보니 한 분이 K2 가방을 메고 계신다.

외국에서 한국인을 구분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아웃도어 옷을 입고 있는 동양인은 80% 한국인이다.

거기에 K2나 아이더 같은 브랜드라면 100%다.


카주라호역에서 시내까지는 오토릭샤를 타야 하는데 혹시나 같이 타고 갈 수 있느냐고 여쭤보니 어차피 사람이 많아 릭샤를 2대 빌려야 하니 남는 자리에 그냥 같이 타라고 하신다.

몸 상태가 안 좋기에 시내에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숙소를 잡으려고 했는데 같이 식사하자고 하신다.

속도 좀 가라앉은 것 같고 뱃속으로 들어간 것은 없는데 계속해서 내보내기만 하니 짜증이 나서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

한국식당으로 가자 하셔서 어차피 인연이고 솔직히 이 속에 탈리를 먹으면 다시 탈이 날 것 같아 한국식당으로 갔다.

된장국과 닭볶음탕 등 여러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세계일주 중이라는 이야기를 했더니 고생한다며 이것도 인연이라 하시며 어차피 방도 트리플 룸 2개를 잡으면 한 자리가 남으니 방도 같이 쓰자고 하셨다.

밥까지 사주셨는데 방까지 신세를 지기에는 죄송해서 거절했지만 이럴 때 돈을 아끼라며 괜찮다고 같이 가자고 하셨다.


예전에 자전거 여행을 하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고맙다고 인사를 할 때마다 지금 받은 도움을 잊지 말고 나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여행하는 청춘을 보면 도와주라고 하셨었는데 이분들도 그렇게 말씀을 하신다.

도움 받은 것들을 잊지 말고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도전하는 청춘을 보면 내가 받은 것 이상으로 베풀고 똑같이 말해주고 계속해서 세상 모든 청춘이 응원 받는 세상이 되도록 해야겠다.

카주라호에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한국식당이 많다.

전라도밥집, 시골밥상 등등 참 신기하다.

카주라호에는 사원이 유명해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사원을 보러 온다.

우리도 방에 짐을 풀고 서부사원군으로 향했다.

이 석상은 비슈누신의 세 번째 아바타인 바라하인데 멧돼지 모습을 하고 있다.

카주라호의 서부사원군은 힌두사원이라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지와 비슷하다.

사원의 내부에는 역시나 세밀한 조각들이 되어있다.

조각이 세밀하게 되어있다지만 앙코르 유적지를 본지 얼마 안 돼서 딱히 큰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코끼리들을 참 귀엽게 조각해 놨다.

이 돌들을 어떻게 쌓고 어떻게 깎았는지 정말 신기하다.

카주라호의 사원들이 유명한 이유는 사원에 새겨진 야한 조각상들 때문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 조각상들을 보고 사원을 부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간디도 여자문제로 말이 많다지만 그건 그거고 간디의 업적은 업적이며 내가 자세히 알지 못하니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아직 복원을 못한 것인지 박물관으로 떼어 간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사원 관리를 너무 대충 하는 것 같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간디가 왜 부수고 싶다고 말했는지 알 수 있다.

계속 야한 조각들을 보다가 나무를 보니 야한 모습이 보인다.

난 타락했다.

거기다 컨디션도 안 좋고 인도도 여름이 시작되고 있어서 뜨거운 태양볕이 달궈 놓은 돌들을 맨 발로 다녀야 하니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유적지를 비교하는 것은 안 좋은 것이지만 같은 힌두사원이다 보니 앙코르유적과 계속 비교하게 된다.

앙코르 유적지의 조각들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카주라호의 사원은 내가 모르는 것도 있겠지만 양쪽 면이 대부분 복사/붙여넣기를 한 모양이다.
역시 유적지는 아는 만큼만 보이니 공부를 하고 가야한다. 

이 사자상은 카주라호에 있는 최고의 조각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근데 나는 잘 모르겠다.

나오는 길에 보니 열심히 청소도 하고 관리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실망스러웠다.

여행기를 쓰며 사진으로 다시 보면 아름다운 것을 보니 당시에 몸 상태가 정말 안 좋았나 보다.

나를 먹여주고 재워주신 분들의 정체를 공개하자면 우리에게 청정원 고추장으로 유명한 대상그룹에서 단체로 여행을 오신 분들이다.

회사에서 팀을 짜 여행계획을 세워 임원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몇 팀을 뽑아 여행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뽑혀서 오셨다고 한다.

여행을 보내 주는 회사가 있다니 한국에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해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뜨겁게 내리쬐던 해가 진다.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여행계획을 변경해 어서 북쪽으로 피신해야겠다.

저녁에는 인도음식을 먹자며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하신다.

아마 인도음식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카레와 탄두리치킨일 것이다.

난 카레는 매일 먹지만 탄두리치킨은 먹을 기회가 없어서 못 먹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꿀맛이었다.

기차역에서 만난 인연으로 계속 얻어먹으니 죄송하고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저러나 이걸로 인도에서 고기를 세 번째 먹는구나.

매일 콩과 감자만 들어있는 탈리만 먹고 다니니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자체가 안 든다. 

저녁을 먹고 야시장으로 구경을 나갔는데 보드가야에서 봤던 공포의 관람차가 있었다.

아마 인도의 관람차는 다 이런 것 같다.

속도는 보드가야보다 조금 느렸지만 안전띠도 없고 그냥 타길래 무서워서 구경만 했다.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술을 마시는데 소주를 꺼내신다. 역시 한국인은 소주라는 것을 느낀다.
근데 한국에서 소주값이 90원 올랐다는 이유로 4천원에 파는 식당도 있다는데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소주값이 5천원이 됐을까봐 두렵다.





<오늘의 생각>

고추장은 역시 청정원 태양초 고추장이다.




  1. 여긴 폴란드의 바르샤바 입니다
    인터넷 환경이 좋지않다보니 군의 여행기는
    글만 보이네요 사진은 간혹가다가 보이구요
    두번째 사진의 과일은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겁니다
    아마도 어머니께 물어보시면 잘알거에요
    꽈리라고 해서 작은구멍을 낸다음 속을 짜내고
    입에 넣고 이리저리 씹으면 꽥 꽥~ 소리내며. ^^
    소싯적 장난감없던 시절 여자애들이 노는 방법였어요

    나도 5일만에 오늘 바르샤바를 떠납니다
    다음 여행지는 이태리 베니스와 건너편의 나라
    크로아티아로 갑니다
    인터넷 환경이 좋은나라에 도착하면
    군의 사진을 다시 봐야겠네요

    • 과일로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다니 한번 내볼걸 그랬습니다.
      저도 유럽을 가면 다른 나라는 몰라도 체코와 크로아티아는 꼭 갈 생각인데 부럽습니다. ㅎㅎ
      사진 다시 보시면 또 리플 달아주셔야합니다.

  2. 두 번째 사진 과일, 어릴 적에 많이 보던 꽈리네요.
    돌담 같은 데 꽈리가 자라면 따러 피리 불고 했었어요.

    식사 하시는 모습 보니 이제 현지인 다 되셨네요ㅎㅎㅎㅎㅎㅎ

  3. 용민군 위장도 저럴때가 있다니 ㅋㅋ
    지구별 여행자는 나도 참 기대하며 읽었는데
    내게는 음.......그래 음^^
    근데 청정원 간접 ppl??ㅋㅋ 하지만 고추장은 청정원이 맛있죠^^b

    그나저나
    이러니저러니 한국오면 공부열심히 해야겠다
    한국오면 이것도 저것도 해봐야지 하지만
    막상오면 그게 잘 안되는 듯 ㅠㅠ
    있는동안 최대한 많이 해보며 경험하구

    외국에서 일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
    고로 노는것도 여행도 공부도 일도 열심히 합시다!

    화이팅^..^

    • 제 위장이 강철로 만들어졌으면 좋았을텐데 저도 사람인가 봅니다.
      청정원은 간접 ppl이 아니라 대놓고 ppl입니다.
      누나도 청정원드세요. ㅋㅋㅋ

      아... 노는 것은 열심히 한 것 같고 여행도 열심히는 몰라도 재밌게는 하고 있는 것 같고... 일도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공부!!!!가 문제네요.
      우리 모두 화이팅!

  4. 음...피로가 쌓여서 배탈이 난 것이겠죠. 계속 아픈게 아니시길 바래요...아 탈 날까봐 무섭다고 했던 제 말 때문이 아니길 ㅠㅠ
    사자상의 경우, 핑크팬더가 연상되더이다. 캄보디아를 갔을 때 거기서도 저런 야한 조각들을 봤었는데, 뭐, 전 그것도 인간사를 기록한 조각이라는 점에서 보면 부수고 싶다던 간디의 말은 너무 편협한 사고라고 비판하고 싶어요. 위대한 사람이라고 칭찬받는 위인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신념이 강하다는 것이지만, 다른 쪽에서 보면 지극히 편협한 사고를 가진 사람인데 시대와 사회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것 일 뿐이라는 평가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인간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는 것이니까요....욕먹겠다ㅠㅠ
    몸관리 잘 하셔요. 몸에 좋다고 냅다 드시지 말고, 전력을 두 번 생각해보고 드세요!!

    • 배가 아픈건 제 위장이 약해서 그런거니 괜찮습니다.
      아프면서 더 강해지겠죠. ㅎㅎㅎ
      간디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간디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저도 딱히 할 말이 없네요.
      누가 알로누나님을 욕하시면 제가 대신 욕을 먹어드릴게요.

      그런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저도 뭔가를 먹기전에는 안전한 것인지 생각하고 먹고 있어요...ㅠㅠ

  5. 정로환 없나요? 한국분들에게 좀 얻어면 좋을텐데요.ㅎㅎ
    힘내고, 아프지 말길~~ 화살기도↗↗↗

  6. 휴가복귀해서 이제야 보고 가네요 넘흐 좋아요 또하나 쓰신거는 아껴서 금욜날 봐야겠어요 ㅎ
    카주라호 사원 꼭 가보고 싶네요...유부남이니까.
    여행가서 아픈것만큼 힘든게 없는데....고생하셨네요
    저도 이번에 애기둘 데리고 걍 자고 밥묵고 수영장만 하다왔는데도 힘드네요...
    그래서 와이프랑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휴가란 애기들이 없는거라고
    휴가따위 애기들 고딩이나 되면 생각해 보렵니다. ㅎ
    항상 홧팅입니다.


    • 카주라호 유적지들을 대충 훑은 것 같아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
      처음에는 아프면 아주 조~~금 서러웠는데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도 애기들 보면 행복하실 것 같아 부럽습니다. ㅎㅎ

  7. 여행에서 귀인들을 만나셨네요^^
    카주라호는 저희 친척언니가 다녀와서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역시 멋지네요~
    저 역시 기회가 된다면 인도를 체험해보고 싶네요.

  8. Bmg
    저도 인도에서 물갈이한 경험이 떠오르네요.
    인도약이 직빵인데 약도 안먹고 나았다니 튼튼한 것 맞습니다^^

  9. 쿰부멜라 축제 설명 잘 들었습니다.
    처음 듣는 축제라 열심히 설명글 읽었네요. ^^
    엄홍길대장님에 이어 류시화시인까지 보고 오신거예요?
    특별한 인연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네요.
    아픈 몸을 이끌고 여행을 게속하는걸 읽고 마음이 아프네요.
    그나마 '고추장은 청정원' 멋진 분들의 배려로 인해서
    용민군이 좀 편하게 지낸 것 같아 정말 다행이예요.
    다시 한번 '고추장은 청정원' 화이팅!!!

  10. 고생하셨네요 너무

  11. 솔까 고추장은 해찬들의 청량고추 매운맛이 진장한 고추장이라 사료됩니다.
    청정원은 심하게 달기만 하고 매운맛이 머 별로인 무늬만 고추장이랄까?...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4. 별일 없이 산다.


바라나시는 한 달전에 왔을 때도 그랬듯이 어디를 돌아 다니고 싶지도 않고 그저 멍하니 있게 되는 동네다.

네팔에서 산에 올라가서 밀렸던 여행기들을 다 쓴 뒤 바라나시를 떠나기로 했다.

아침에 해가 뜨자 넷북을 챙겨 햇살이 드는 곳으로 올라와 여행기를 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희미해지기에 최대한 그때 그때 쓰려고 노력하는데 마음이 내켜야 글이 써지니 문제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면서 이러니 남들이 보면 흉볼까 걱정된다. 

이미 한번 와 본 동네라 친숙하게 다가온다.

바라나시의 골목길을 지나가니 확실히 인도에 온 기분이 든다.

아침은 뿌리다.

한달만에 다시 왔지만 맛있는 것은 여전하다.

네팔에서는 저렴하게 먹을 것이 별로 없었는데 바라나시에 오니 천국에 온 기분이다.

한 접시에 12루피(한화 240원)이니 참 좋은 음식이다.
물론 난 2접시를 먹어야 아침을 먹은 기분이 난다. 

밀린 여행기가 많기에 밥먹고 와서도 또 컴퓨터 앞에 앉는다.

마마님께서 네팔에서 헤어지기 전에 고구마라떼를 하사하셨었는데 달달한 맛이 일품이었다.
진짜로 누가 보면 비지니스 관계로 인도에 온 줄 알 것 같다. 

여행기를 쓰다가 고개를 들면 갠지스 강이 보인다.

여러 생각을 하기도 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을 잡기도 하며 흐르는 갠지스 강을 본다.

네팔에서 같이 넘어 온 형님이 라씨를 드시러 가신다길래 따라 나섰다.

이번에는 그냥 플레인 라씨를 시켰는데 생김새는 엄청 맛있어 보이지만 맛은 그냥 라씨맛이다.

축제가 있는지 사람들이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뜨거운 태양 볕 아래에 맨발로 줄을 서 있는 모습은 역시 인도와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잃어버린 모자를 대신해서 산 모자는 챙이 뻣뻣해 가방을 메고 쓸 수도 없고 색도 흰색이라 때가 너무 잘 타 새로운 모자를 사러 나갔었다.

문득 인도 사람들처럼 터번 같은 것을 두르고 다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스카프처럼 생긴 것을 하나 골랐다.

그런데 처음에 50루피라 해놓고 디자인을 결정하니 이건 질이 다르다고 200루피를 달라고 한다.

이것도 역시나 인도스타일이다.

하지만 나도 인도스타일이기에 결국 50루피에 사서 나왔는데 꽤 마음에 든다.

형님께서 탈리가 맛이 없다길래 제대로 된 탈리를 먹으러 내가 항상 가던 식당으로 갔는데 오늘도 공짜 밥을 주는 날이었다.

혼자였다면 맛있게 먹었겠지만, 형님이 제대로 된 탈리를 원하시니 여행자들이 주로 가는 식당으로 갔다.

그런데 가운데에 있는 밥에 비벼 먹는 달도 조금 주고 리필도 안된다고 한다.

제대로 된 탈리를 소개시켜드리고 싶었는데 양도 적고 맛도 별로라 기분이 안 좋아졌다.

거지같은 탈리로는 배가 차지 않아 속에 감자와 카레를 넣고 튀긴 사모사를 샀다.

하지만 여기서도 나의 기분을 망치는 일이 일어났다.

전에 말했듯이 나는 음식을 먹고 있는데 동물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싫다.

거기다 그 개가 피부병에 걸리고 더럽다면 더더욱 싫다.

처음에 개가 다가오길래 쫓아내고 사모사를 먹으려 하니 이번에는 거지가 와서 하나를 달라고 하길래 그냥 가라고 했다.

그런데 이 거지가 안가고 개를 데려와 사모사를 달라며 계속해서 나에게 개를 보낸다.

가뜩이나 비싼 돈 내고 거지 같은 음식을 먹어서 짜증이 난 상태인데 거지와 개까지 나에게 달려든다.

결국 화를 내며 쫓아냈지만 이미 기분은 더러워졌다.

기분도 전환할 겸 조금 걷는데 날파리들이 불을 향해 달려들고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었다.

저들의 눈에 비친 불이 얼마나 매력적이길래 죽어가면서도 달려드는지 궁금해진다.
한 번쯤은 불에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살아보고 싶은데 겁이 많아서 그러지도 못한다.
근데 생각해보니 나방처럼 살면 불에 달려들고 나면 죽어야하니 뭔가를 이뤄내도 바로 죽는건가.

<오늘의 생각>


바라나시에 와서 기분이 좋았는데 저녁에 다 망쳤다.

 

인도는 전압이 일정하지 않아 전자제품에 무리가 간다고 하던데 넷북 액정이 맛이 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툭툭 치면 괜찮아지던 것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검색을 해보니 모니터 입력 전선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고도 하는데 제발 좀 더 힘을 내주렴. 

오늘도 해가 뜰 때 쯤부터 갠지스 강을 바라본다.

누구는 바라나시가 더럽고 혼잡해서 싫다고 하지만 나는 멍잡기를 좋아하다 보니 바라나시와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도미토리를 같이 쓰는 누나가 아침을 같이 먹으러 가자길래 따라 나섰다.

왼쪽에 있는 것은 카레와 감자 반죽을 튀긴 건데 우리나라의 동그랑땡 맛이 났다. 

오른쪽 튀김은 그냥 튀김 맛이다.

오늘의 주메뉴는 인도 라면인 메기다.

물을 조금 넣고 면을 볶으면서 졸이는데 꽤 맛있지만 양이 좀 부족하다.

그래서 이들리 한 접시를 시켜 먹는다.

우리나라 술빵을 만들듯이 반죽을 쪄서 양념과 함께 먹는 건데 맛있다.
예전에 기차에서 먹었을 때는 상한 것처럼 쉰 맛이 났었기에 원래 맛이 그런 것인줄 알고 그 뒤로는 안 먹었는데 아마 정말 쉰 이들리를 먹었었던 것 같다. 

누가 인도가 아니랄까봐 소가 길을 막고 있다.

어제저녁에 탈리때문에 기분을 망쳤으니 오늘 밤은 탈리로 기분을 풀기로 했다.

이 정도는 되야 진정한 탈리라 부를 수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탈리는 너무 심했다.

식당 주인도 나를 기억하고 있어 더 기분 좋게 맛있게 먹었다.

기분이 좋으니 라씨도 한잔 사 먹는다.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맛있는 음식을 빼놓을 수는 없나 보다.

그런데 난 웬만한 음식은 다 맛있으니 어제 같은 경우만 빼면 항상 행복하다.

바라나시에 오면 대부분의 사람은 갠지스 강에서 보트를 탄다.

보트를 모는 사람들은 많은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철수와 선재, 두 사람이다.

둘 다 인도인인데 철수는 한국에 온 적이 없는데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고 선재는 동국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우리는 철수네 보트를 타기로 하고 철수를 만났는데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항상 내가 앉아 있던 곳을 반대편에서 보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고 바라나시의 전체적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있는 갠지스 강가 주변에 있는 계단을 가트라 부른다.

가트에서 갠지스 강을 바라보면 건너편에 모래사장이 보이는데 그 모래사장 뒤쪽에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여행자들이 있는 바라나시 쪽은 부자들이 사는 곳이고 모래사장 쪽은 돈이 없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한다.

깃발달린 배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트쪽으로 건너와 돈을 벌 수 있게 정부에서 운영하는 배라고 한다.

항상 해는 숙소 뒤로 졌는데 그 모습을 반대편에서 보니 왜 사람들이 일몰 시간에 보트를 타는지 알 수 있었다.

철수의 한국어 수준은 한국인과 비슷한 정도라 한국어로 인도와 바라나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질문도 받는다.

영어, 힌디어, 한국어, 일본어, 그 외의 언어들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고 공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남들은 제대 후에 복학하면 예비군 정신으로 열심히 공부한다는데 난 예비군 정신으로 돈을 벌었다.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 복학하면 배낭여행자 정신으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해가 진 뒤의 바라나시는 그저 어둠인 줄 알았는데 어둠 속에도 빛이 있었다.

모든 것을 한 방향에서 보기보다는 다양한 방면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매일 밤마다 의식이 벌어지는데 이 또한 사람들 속에서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안 흔들린 사진을 찍으려고 몇 장을 찍었는지 모르겠다.
ISO를 많이 올리기는 싫고 숨을 참아도 배가 흔들리니 요행을 바라며 계속 찍어 겨우 건졌다. 

배를 탔으니 디아를 띄운다.

내 단골 소원인 내 여행의 안녕과 가족의 건강, 대한민국의 통일, 세계평화를 빌면서 띄웠는데 부디 이뤄지면 좋겠다.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배를 타는데 1인당 60루피(한화 1,200원)에 공짜 짜이까지 준다.

철수의 동생 만수는 짜이집을 하고 있는데 만수가 타주는 진저레몬티는 꽤 맛있다.

철수, 만수, 선재 등의 이름에서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바라나시로 여행을 오는지 알 수 있었다.
한국인이 많이 오는만큼 한국인을 좋게 생각하는 인도인도 있는 반면, 어떻게 하면 한국인에게 사기를 칠까 고민하는 인도인도 많으니 조심해야한다. 

종교적으로는 성스러운 갠지스 강이지만 실제로는 각종 시체와 바라나시의 모든 오물이 모이는 강이기에 모기가 엄청나게 많았다.

거기다 날이 더워지니 숙소에도 모기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모기들이 나를 사랑했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확인해보니 모기들에게 내 인기는 세계적인 것 같다.

월드 스타의 기분을 알 것 같다.

나와 같이 자면 다른 사람은 모기에 안 물리기에 내 별명이 인간 홈매트가 됐으니 나보다 더 강한 모기향을 찾아야한다. 
만약 내가 모기를 물 수만 있다면 죽이지 않고 똑같이 깨물어 주고 싶다.

처음 인도의 모기향을 피웠을 때는 꽤 독했지만 이제 적응이 됐는지 괜찮다.
몸에 안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살려면 어쩔 수 없다. 


<오늘의 생각>


제대로 된 탈리를 먹으니 행복하다.

근데 모기가 너무 많다.


아침은 역시나 뿌리로 시작한다.

사진을 보는 사람은 저 것을 무슨 맛으로 먹는지 궁금하겠지만 정말 맛있다.
먹어도 먹어도 맛있고 안 질린다.

도미토리를 쓰는 사람들끼리 오늘부터 특별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콜카타에서 미용봉사를 하셨다는 형님은 사람들의 머리를 깎아준다.

나는 헤나를 받는다.

헤나를 그냥 받는게 아니라 바람잡이 역할을 하며 받는다.

우리가 이런 일을 시작한 이유는 같이 도미토리를 쓰는 누나가 헤나를 해주고 기부금을 받아 아이들을 위해 기부한다고 했기에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어서 같이 하기로 했다.

간판 역할을 잘 한지는 모르겠지만 첫 번째 고객이 와서 헤나를 받는다.

어제 보트를 같이 탄 친구인데 입대하기 전에 인도로 여행을 왔다고 한다.

나도 우리나라를 2년간 지켜줬으니 이제는 다른 사람이 지켜주는 나라에서 살아도 되겠지.

국군장병 여러분, 힘들겠지만 국민을 위해 수고해 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오늘도 탈리를 먹으러 갔는데 공짜 밥을 주는 날이다.

밥을 먹기 위해 현지인들과 같이 줄을 서있으면 외국인이라고 앞으로 당겨주는데 감사할 뿐이다.

공짜 밥이라 그런지 밥이 술술 넘어간다.

공짜밥을 주는 이유는 저번에 바라나시에 왔을 때부터 쿰부멜라와 시바나뜨리라는 축제기간인데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에는 공짜밥을 준다고 한다.

이 축제기간에는 달걀도 안 먹는다는데 나야 매번 기본 탈리만 먹었기에 달걀을 볼 일이 없었다.

길을 지나가는데 또 신기한게 보인다.

엿인줄 알았는데 망고라길래 하나 사먹었는데 당보충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공짜밥을 먹고 기분이 좋아졌으니 커드도 하나 사먹는다.

왼쪽위에 있는 두부처럼 생긴 것은 맛도 두부와 비슷하지만 빠니르라 불리는 치즈다.

그 옆에 있는 것들은 후식으로 먹는 스위트들이다.

제일 밑에 층에 동그란 그릇에 들어 있는 것이 우리나라로 치면 플레인 요거트인 커드다.

작은 것은 5루피(한화 100원)밖에 안한다.

인도는 물가가 싼 편은 아니지만 잘 찾으면 싼 것들이 있는 나라다.

기분 좋게 방에 돌아왔는데 일본 애들이 한밤중에 방에서 음악을 하고 있다.

일본인은 남에게 피해를 안 준다는 것도 역시 사람마다 다른 말이다. 

연주를 잘하면 즐겁게 들으며 여행기를 쓸텐데 배우는 단계인지 계속 듣고 싶지는 않은 음악이었다.

<오늘의 생각>


인도에서는 조용히 머물기만 해 여행기에 쓸 이야기 걱정을 하며 잠들었는데 어젯밤 꿈에 여행기에 관한 꿈을 꿨다.

너무 여행기에 집착하지 않으려 해도 잘 안된다.

 

오늘도 일출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히말라야와 룸비니에서 아침 일찍 일어났던 것이 몸에 배였나 보다.

누나의 손을 보면 헤나가 진한데 내 손에 한 헤나는 너무 연하길래 A/S 신청을 했다.

내가 아침에 먹는 것은 뿌리만이 아니다.

우선 뿌리 두 판을 먹고 가운데에 있는 젤라비까지 한 판을 먹는다.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분이 내가 젤라비까지 먹는 것을 보더니 인도인이 다 됐다고 한다.

젤라비는 달아서 잘 못 먹는 사람도 있는데 난 없어서 못 먹는다.

너희도 빛을 향해 돌진하다가 죽어 간 거니.

빛을 향해 가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빛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어느 정도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게스트하우스 주인 할아버지가 귀를 파길래 시원할 것 같아서 얼마를 내는지 유심히 쳐다봤다.

10루피를 내길래 난 외국인이니 20루피면 되겠구나 했는데 50루피를 부른다.

옆에 있던 외국인들이 먼저 50루피를 내고 귀를 파는데 오일을 넣고 기다리니 엄지손톱만큼 큰 귀지가 계속 나온다.

보고 있는 내가 시원할 정도였다.

걔들은 50루피를 줘야 할 정도의 서비스였다.

하지만 난 심심할 때마다 귀를 파서 귀지가 별로 없다며 20루피에 흥정했는데 장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여행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난다.

이 형님은 한국에서 연극을 하시는 분인데 누나가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을 들으시고 마임을 해서 사람들을 모아주셨다.
 

열심히 마임을 하고 있는데 20살 넘게 먹은 인도 애들이 와서 재미있어 보인다며 자꾸 가면을 벗기려고 하길래 쫓아냈다.

예술을 마음으로 즐기는 거라지만 분명히 어느 정도는 배워야 하고 나도 예술에 대해 잘 모른다.

물론 예술을 잘 모른다는 것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지만 주위의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다.

사람들이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데 깔깔거리며 훼방을 놓는 것은 당당한 것이 아니라 나이를 헛먹었다고 광고하는 것이다.

여자가 헤나를 해주다 보니 찝쩍거리는 애들도 많이 꼬인다.

인도에서 헤나는 여자만 하며 남자는 결혼식 때만 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자가 손을 잡아주니까 와서 자꾸 해달라는 아저씨들이 있다.

처음에는 그냥 한 번 해줬더니 자꾸 움직여 헤나가 망가지는 것은 관심도 없고 그저 여자에게 말을 걸려고만 한다.

인도 애들이 성추행도 많이 하고 여자에게 찝쩍거리는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도 성추행범이 있다고 하지만 여행자의 관점으로 보면 인도가 더 심각하긴 하다.

여자가 지나간다고 만지고 싶어지는지, 그리고 만진다고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오늘도 탈리를 먹었는데 정신줄을 놓고 먹었더니 사진을 안 찍었다.

그래도 깨끗하게 먹었다.

방으로 돌아오면 다시 여행기를 쓴다.
게스트하우스 직원들이 매일 컴퓨터를 잡고 있는 나에게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하길래 한국에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바쁘다고 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내 여행기를 보는 얼마 안 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써야 한다.

<오늘의 생각>


여행을 하다보면 모두들 하나씩 잘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

난 무엇을 잘할까 생각해 보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난 여행중이니까 언젠가는 여행을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1. 내가 항상 보고있음.

  2. 창작의 고통이 많으시겠지만 이런 여행기를 기다리는 저같은 독자들도 있네요
    근데 돈 나오는 일도 아니고 여행도 즐겨야 되고 그곳의 열악한 통신과 전기 환경에 힘든 일이기는 하겠습니다.
    여행은 님 것이니까 편하실대로 즐기시면 하세요
    화이팅

    • 글 쓰는게 재미있어서 계속 쓰고 있어요.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 즐겁습니다. ㅎㅎ
      거기에 댓글 보는 맛까지 있으니 글쓰는게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댓글 달아주세요.

  3. 또 들어와보니 여행기 떡하니 업로드 되있네요
    기달리는 사람이 있다는건 사실이죠...저두 한명추가
    여행하면서 대단한걸 깨달을거라는 생각은 안하는게 역시 좋죠
    여러가지 피곤하고 짜증나는일을 겪고 또 행복한 일을 겪고 하다보면 자연스러 여행이란 사람사는 일상의 연속이라는걸......
    아기가 두명있는 아빠로서 내자식들도 DJL님처럼 독립적으로 크면 참 좋겠네요 안좋은건 닮지 않길....

    • 예. 그저 흘러가는대로 지나가고 나면 재미있고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이 자기 자식이 아니라서 멋있게 보이는 거라고 하시는데 불효자가 보기에는 그 말도 맞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그리고 아기들은 저를 안 닮고 아빠를 닮아서 잘 생겼으면 좋겠어요...

  4. 나도 나중엔 인도를 여행할 사람이라
    군의 글을 열심히 보고 있어요
    인도 음식에 관한 한은 나중이라도 별 걱정 안해도
    될것 깉네요 ㅎㅎ
    귀지파는 군의 표정이 예술이었어요
    평소 그런 표정을 부탁해도 일부러 하기 어려운
    표정이죠~?!
    간질간질 하며 시원한 느낌에 몰입된 완벽한 표정이었답니다 ㅎㅎ
    그러나 귀지는 어느정도 있어야 청력의 떨림판이 보호된답니다
    의사들은 굳이 귀지를 파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요
    필요이상으로 생기면 저절로 부서져 밖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또 모기향은 성분이 농약이랍니다
    호흡기로 들어가면 결코 몸에 이로울수없는 성분이죠
    그렇다고 모기에서 헌혈하며 잘수는 없으니 참 ...난감하네요 ㅎㅎ
    오늘 댓글은 안좋은 말만 남기는것 같아서 미안해요
    다음 여행기 기다릴게요
    전 아직 오슬로에 있고 다음주는 폴란드 바르샤바로
    일주일간 여행을 떠납니다.

    • 귀지를 파면 안 좋은 것을 아는데 전 심심할 때마다 귀를 긁어서 걱정입니다.
      하지말라는 것은 안해야하는데 소소한 취미중에 하나가 귀파기입니다.
      모기향이 몸에 안 좋은 것은 알았는데 농약성분이라니 대단하네요.
      앞으로는 조금씩 자제해야겠는데 또 모기들이 달라붙으면 아마 그냥 피울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샤바샤바~ 바르샤바~
      재미있는 여행되시길 바랄게요.

  5. 오랜만에 댓글을 다는 듯 합니다.
    한때 인도영화를 좋아해서 깨나 봤었는데, 그 유명한 바라나시에 계시군요.
    바라나시는 밤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네요.

    인도 음식은 입에 잘 맞으시나요?
    주변에 인도 여행하신 분들은 한국에서 먹는 인도 음식점과 다르게 향신료 향이 너무 강해서 먹기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사진만 봐서는 밥도, 간식들도 너무 맛있어보이네요.
    새벽이라서 그런가봐요ㅎㅎㅎ

    • 전 인도에 가기 전까지는 델리, 뭄바이 밖에 몰랐는데 인도가 엄청 유명한 나라더군요.
      인도 음식이 향신료가 강하다보니 설사를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런데 먹으면서 못 먹겠다고 생각했던 음식은 없고 오히려 없어서 못 먹을 정도였습니다. ㅎㅎ

  6. 그림자속의 애독자입니다ㅋㅋ 항상 재밌게만 읽었는데 제가 여행을 갔다와보고(이 여행에 비할 바 못되는 유럽자유여행ㅎㅎ) 이 여행기를 읽으니 재미+감탄+존경심이 드네요 혼자 그렇게 긴 여행을 하는것도 그렇고 이렇게 깨알같은 여행기라니!! 사진정리하다 매번 노트북을 덮어버리는 제 연약한 의지에 불을 지피는 포스팅이었습니당!! 집으로 가는 기찬데 집에서 열심히 글쓰겠어요!!!ㅋㅋㅋ 댓글 자주달게용ㅎㅎ여행 화이팅하세요!!

    • 오랜만입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하다보면 노하우도 생기고 재미도 들리니 한 번 더 도전해보세요. ㅎㅎ
      나중에 여행기 쓰시고 알려주시면 구경가겠습니다.

  7. 헤나는 여자만 하는거 아닌가...?하다가 결혼식땐 남자도 하는구나!!라는 지식을 얻었네요.
    마지막에 이 지식을 써 놓으시는 바람에 망상좋아하는 저로서는 읽어 내려오면서 좀 엄한 생각을...
    저같은 반토막 지식만 있는 외국인들이 저걸 받는 님을 보면서 했을 생각은, 아마도, 커밍아웃이 아닐까 했다능. 남자 외국인이 연지곤지를 좋다고 찍은 모습이랄까. ㅎㅎㅎ
    계속 궁금한게, 왜 탈리를 공짜로 제공하나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종교적 행사같은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배낭여행자는 가난한 사람이니까 그 카테고리에 들어가겠지만, 인도에도 저런 행사를 한다는 건가요? 가난해도 마음은 넉넉하다는 의미일까요?

    • 저도 처음에는 '사나이는 여자가 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라는 웃기는 짬뽕같은 말로 안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궁금해서 그냥 해봤습니다.
      그런데 여자만 하는 것이어도 남자 여행자가 한다면 현지인들은 귀엽게 넘어간다는 것이 여행자의 좋은 점 같아요.
      외국인 남자가 연지곤지를 하고 웃으며 걸어가면 귀여워서 웃지 않을까요. ㅎㅎ
      그리고 탈리를 공짜로 제공하는 것은 종교적 행사가 맞습니다.
      시바나뜨리와 쿰부멜라라는 축제기간에 일부 식당에서 나눠주는데 밥을 먹기전에 이름을 물어보고 목록을 작성하더라구요.
      아마도 신에게 내가 이런 사람들을 먹여줬다라는 의미 같습니다.
      아... 또 꽁짜밥이 먹고싶어지네요. ㅎㅎ

  8. 인도음식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탈리가 어떤건지 먹어보고 싶어졌어요!!! 제 식욕에 불을 지피다니...(-_-+) 오늘도 즐겁게 읽고 갑니다~~!!!

  9. 아..아닙니다...ㅎㄷㄷㄷ

    1. 모기는 고수를 먹다보면 좀 덜 꼬일거에요..아니면 몸에 스프레이로 뿌리는 모기약이 있는데 그것이 오히려 좋아요.

    2. 컴터의 경우 전압이 일정치 않다면 충전해서만 쓰세요. 충전할때는 전원을 끄고 쓸때는 아답터를 빼고.

    3. 인샬라를 아직 못배우셨지만.. 웃으세요 그리고 그게 그렇게 되는것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 마세요.

    기억과 흔적을 남기려고 너무 노력하실 필요는 없어요.. 잊고 있던 그 기억과 흔적이 어느순간 나타날때

    더 즐거웟어요..

    저는 여행은 그냥 흘러가는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리해도 그곳 현실에 녹아들수는 없는 흉내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자연스럽게 맡기고 따라가보세요..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인연을 만날수 있어요...

    • 많은 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욕심이 많아서 자신을 놓는 법을 배울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ㄷㄷㄷㄷㄷㄷ
      앞으로도 자주 들려주세요.

  10. 댓글 읽는 것도 좋아하신다니까 보는 글마다 댓글을 달고 가야겠습니다ㅋㅋ
    글도 재미있게 쓰시고, 사진도 많아 아주 재미있게 잘 읽고있어요~
    여행에서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즐거워 보입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여행이 되셨으면 합니다.
    계속 될 여행기도 무척 기대가 되네요^^

  11. 라오스 휴가 다녀왔더니 반갑게 두편이나 올라와 있네요.
    꾸밈이 없는 글과 사진을 보는 즐거움에 늘, 들랑날랑 하며 다음을 기다린답니다.
    요즘 말라리아 뎅기열, 뉴스에 많이 올라오더군요.
    모기에 안물리게 조심하세요~^^*

    • 2편이 올라왔으니 한 2주간 라오스로 휴가 다녀오셨군요. 부럽습니다. ㅎㅎ
      한국은 무더위라는데 제시님도 몸 보신 잘하셔서 더운 여름 잘 나세요~

  12.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그런데 바라나시 뿌리와 탈리 먹으러 어디로 가세요?

    항상 가시는 식당 가르쳐 주세요...^^...

    대략적으로 가르쳐 주시면 다음에 찾아가 볼께요..

    저도 뿌리와 탈리를 좋아하는데...항상 리필이 안됐어요...

    바가지를 쓴건가?

    • 음 뿌리는 비쉬누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시내쪽으로 가는 골목길에 있는 뿌리집이였고 탈리는 스타가 들어가는 식당이었어요.
      리필을 해주는 탈리집은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당보다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한 로컬식당을 찾아다니시면 돼요.
      그러면 값 싸게 배 터질 때까지 리필을 해줍니다. ㅎㅎ

  13. 여기 팬 1명 추가요 ㅎㅎㅎ

  14. 저도 팬이요! 여행기가 재미있어 정주행하고 있어요. 최근에 멜번에 계셨던거 같아 반갑네요... 어머님께서 대견하시겠어요. 님처럼 울 아들들도 강하게 키우려구요~

  15. 바라나시와 갠지즈가 인도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불린다죠?
    그런 곳에서 모기계의 월드스타가 되셨다니 이를 어째요.
    앞으로는 여우같은 여친님의 월드스타가 되길 빌어드릴께요.
    귀한 글과 사진들 정말 잘 봤습니다.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3. 사람 사는 이야기.



대성석가사는 절이기에 아침 공양시간이 6시부터다.
눈을 뜨자마자 밥을 먹을 수는 없으니 그 전에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으러 간다.

절에 있으면 밥을 먹기 위해서라도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니 좋은 것 같다.

아침에는 절밥이라 부르기 무색하게 커드에 바나나까지 나왔다.

아침을 먹고 책을 좀 읽다보니 점심시간이 됐다.

차마 한국절에서까지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없다는 핑계로 숟가락을 쓴다.
손으로 먹는 것도 재미있지만 수저를 쓰면 위생적이고 편하기도 하니 역시 도구의 발명은 대단하다. 

그래도 인도에 가면 인도의 법을 따라야하니 열심히 손으로 밥을 먹어야겠다.

대성석가사는 한국절이지만 전세계의 여행자들에게 유명하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룸비니는 불교 4대성지 중 하나기에 불교를 믿는 대부분 나라들의 절이 있지만 방문객에게 숙식을 제공해주는 절은 흔치 않다.

하지만 대성석가사는 하루에 300루피(한화 3600원)에 숙식을 제공해주니 대부분의 순례객들과 여행객들이 대성석가사로 찾아와 한국인보다 외국인의 비율이 훨씬 높다.

절은 많은데 사람들을 받아주지 않는 모습을 부처님이 보시면 무슨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다.

내가 삐뚫어진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종교는 모든 것에 우선해서 헌신적인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성석가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완공이 언제 될지 모른다는데 어서 완공이 됐으면 좋겠다.

대성석가사에는 와이파이도 된다.

혹시나 해서 와이파이를 찾아보니 신호가 잡히길래 무선공유기의 위치를 수소문 해 바로 옆에서 여행기를 올린다.

산에도 올라갔다 오고 그동안 작성하지 못한 여행기가 많은데 숙식도 제공되고 분위기도 좋은 대성석가사에 오래 머물러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밥이 엄청 맛있지는 않다.

하지만 보드가야에서 느꼈듯이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하며 먹으면 별로 맛을 따지지 않게 된다.

<오늘의 생각>


남은 네팔루피를 다 쓸 때까지 대성석가사에 머물러야겠다.

밥도 주고 재워 주고 와이파이도 되고 참 좋다.

 

산을 내려오고 휴식기를 가지려 했었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 포카라에서 편히 쉬지를 못했기에 룸비니에서는 푹 쉰다.

아침 공양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고 여행기를 쓰거나 책을 읽는다.

그러다보면 점심시간이 되고 밥을 먹고 낮잠을 자거나 또 책을 읽는다.
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그냥 대충 흘러가는 장기여행이다 보니 내 마음대로 여유를 즐길 수 있어서 참 좋다.

정전시간표가 있는데 살펴보면 정전인 시간보다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이 더 적다.

하지만 저 시간표대로 정전이 되는게 아니기에 그냥 전기가 들어오면 들어왔구나 하는게 편하다.

확실히 인도보다 전기사정이 열악한데 전기가 없는 곳을 몇 군데 다녀보니 전기가 없으면 약간 불편하지만 색다른 재미가 있다.

오늘까지 빈둥거리며 푹 쉬려고 했는데 왠지 밖을 나가고 싶어 룸비니 나들이에 나섰다.

이 불은 세계평화를 기리는 평화의 불꽃인데 UN이 정한 세계 평화의 해인 1986년 11월 1일에 점화되었다고 한다.
그 뒤로 한 번도 꺼진 적이 없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그건 아닐 것 같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곳, 깨우치신 곳, 첫 설법을 하신 곳, 열반하신 곳을 불교의 4대 성지라고 일컫는다.

룸비니는 그 중 태어나신 곳인데 부처님의 탄생과 관련된 유적지들이 모여있는 성원 구역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사야한다.

성원 구역, 말 그대로 성스러운 곳이기에 신발은 벗고 들어가야 한다.

더운 나라들만 돌아다니면서 양말 빨기가 귀찮아 샌들을 주로 신었더니 발에 얼룩무늬가 생겼다.

여행의 훈장같기도 하지만 왠지 여행이 끝나도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저 건물 안에는 부처님의 발자국 조각이 있는데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곳은 아쇼카석주가 있는 곳에서 동쪽으로 일곱 걸음 떨어진 곳이라는 현장의 기록에 따라 발자국 조각을 만들어 놨다고 한다.

신화에 따르면 부처님은 산통을 느낀 마야부인이 사리수 나무를 붙잡은 상태에서 옆구리를 통해 태어났다고 하는데 왕족인 치트리아 계급은 신의 옆구리에서 태어난다고 믿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왕들에 관한 신화들처럼 왕족에게 특이한 출생의 방법을 부여한 것 같다.

근데 거기 커플들, 어디 신성한 곳에서 부정타게 손 잡고 다니나요. 매번 말하지만 부러워서 그러는 거 맞다.


건물안에 들어가면 4세기경 제작된 돌 조각에 부처님을 낳는 마야부인이 새겨져 있고 그 위에 금박이 칠해져 있다.

사람들이 거기에 이마를 대고 기도하고 금박을 붙이길래 나도 따라했다.
아리따운 여성분들, 주근깨 많이 생긴 것은 저도 아는데 사람은 외모가 아닌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제 마음을 봐주세요.
마음만은 훈남입니다. 

이게 아쇼카 석주다.

기원전 249년 아쇼카 대왕이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기둥인데 이 기둥으로 인해 부처님의 역사적 실존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석주에는 '많은 신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쇼카왕은 왕위에 오른지 20년 만에 친히 이곳을 찾아 참배하였다. 여기가 부다가 탄생하신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로 말의 형상을 만들고 석주를 세우도록 했다. 위대한 분의 탄생지를 기려 이 지역은 조세를 면제하고 생산물의 1/8만 징수케 한다.'라고 새겨져 있다.

어떻게 저기에 딱 맞게 1000원짜리가 들어갔는지 신기하다.

거북이다.

어릴 때 보던 포켓몬이 생각난다.
꼬부기 - 어니부기 - 거북왕. 

근데 난 꼬부기보다 이상해씨가 더 좋았다.

나는요 거북이 
이 땅에서 태어났죠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나도 빨라

우리는 바다에선 조금은 빠르긴 하지만

땅 위에선 너무나도 느린 것 같아


급할 건 없어요 그렇다고 게으르지 않죠

그렇게 수 억년을 잘 살아왔죠

뒤집지 말아요 일어 설 수가 없잖아요

그냥 우릴 바라봐 줘요


빨리 가면 시간 남고 
할 일도 많은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좋아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힘을 내 달려가자

하지만 거북아 토끼를 따라 잡지 못해


거북이 머리는 언제든 집으로 들어가요

그래서 집에 빨리 갈 필요가 없죠

집 걱정 없어요 하지만 꿈이 있어요

우리는 정말 빠른 거북이랍니다

타카피 - 거북이 


가족끼리 소풍을 왔다.

소풍 온 모습을 보니 김밥이 먹고 싶어졌다.

참치김밥 - 소고기김밥 - 치즈김밥.

제 여행이 즐겁고 행복하고 안전하게 해주세요.

우리나라에도 옛 사찰들의 터만 남아 있는 곳들이 있는데 역시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사람들이 보존하려고 해도 세월의 힘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조상들의 유적지를 보고 뭔가를 느끼듯이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는 우리가 물려 받은 조상의 흔적들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우리를 나타낼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보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옆에 사원이 있길래 기도를 하고 나온다.

인도에 철근을 옮길 트레일러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보통 작은 차에 철근을 구부려서 다닌다.

문제는 구부러진 철근을 다시 대충 펴서 사용하고 있는데 실제로 얼마나 안전할지 궁금하다.

참 좋은 말이다.

설마 저 좋은 말을 못 알아보는 사람은 없겠죠.

대성석가사로 돌아왔는데 어디서 많이 본 자전거가 보인다.

안장은 브룩스에 투부스렉을 달아놨다.

가슴이 아프다.

지나가는 자전거 여행자를 보면 가슴이 아프고 부럽다.

멈춰있는 설리를 봐도 다시 달릴 것을 알기에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아플 때는 당을 먹어야 한다.

포카라에서 소주를 주신 어르신이 꿀도 한통을 주셨었다.

우리들은 VJ특공대 흉내를 내며 삼겹살과 꿀을 조합해 허니삼겹살을 만들어 먹었는데 마마님의 한마디.

'음~ 달콤한 꿀이 삼겹살의 기름기를 확 잡아줘요!'

VJ특공대는 어서 마마님을 섭외하세요.

그때 남은 꿀을 가장 당이 땡기는 내가 가지게 됐는데 미숫가루에 타먹으니까 당연히 꿀맛이 났다.

불교성지순례로 오는 단체 관광객들도 꽤 많았다.

가방이 무거워 짐을 줄이려고 고추장을 먹었는데 그냥 고추장 맛이었다.

아직까지는 한식이 그립지는 않은데 언제쯤 한식이 그리워질지 모르겠다.
그런데 사진을 다시 보니 핀을 참 못 맞춘 것 같다. 

여행기를 쓰는 이유는 기록을 남기는게 가장 큰 이유고, 그 다음은 리플을 보는 재미다.

그런데 리플을 읽을 수는 있는데 거기에 댓글을 달려면 필요한 확인버튼이 안 생겨 속이 터진다.

속이 터지면 당이 땡긴다.
'곰돌이 푸'가 빙의 된 것처럼 다 먹어 버렸다. 

<오늘의 생각>


ABC 트레킹 도중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났다.

역시 인연은 함부로 무시하면 안되는 건가 보다.

 

매번 똑같아 보이는 음식이지만 맛있게 먹는다.

과일까지 후식으로 나오니 불평할 거리가 없다.

대성석가사에 머무를 최고 기간은 6일로 잡았었다.

6일 안에 같이 바라나시로 떠날 사람이 오면 같이 움직이고 안 오면 혼자 갈 생각이었는데 어제 ABC 트레킹 도중에 만났던 형님을 다시 만났다.

형님도 바라나시로 간다고 하시길래 같이 떠나기로 했다.
같이 떠날 사람을 만날 줄 알고 어제 룸비니 구경을 하고 싶었나 보다.
이 형님도 세계일주 중인데 파키스탄쪽을 통해 점점 서쪽으로 가실 계획이라고 한다.

룸비니에서 바이라하와로 다시 나와 합승 지프를 타고 조금 가면 네팔과 인도의 국경인 소나울리에 도착한다.

저 국경만 넘어가면 다시 인도다.

<네팔 여행 경비>


여행일  23일 - 지출액 44,000루피 (약 53만원)

산에 올라갈 준비를 할 때 지출이 컸다.

하지만 안나푸르나를 오르는데 든 돈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WELCOME TO INDIA.

인도로 다시 넘어가는 길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한국에서 다시 떠날 때 인도를 재입국 할 수 있는 비자를 받는다고 본적까지 적고 영문 여행계획서까지 제출하는 등 복잡했다.
하지만 내가 떠나고 얼마 뒤에 비자 발급기준이 완화되었다고 하니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난 막차를 잘 타나 보다.


여담으로 누군가가 인도사람에게 너희는 왜 이렇게 비자를 까다롭게 발급하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자 그 인도사람은 너희 배낭여행자들이 와봤자 인도에서 돈을 얼마나 쓴다고 너희를 쉽게 받아주겠냐고 답했다고 한다.

근데 그 말이 꼭 나에게 하는 말 같아 웃음이 나온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네팔에서 인도로 넘어갈 때 소나울리를 통해 인도로 들어온 뒤 바라나시로 향한다.

소나울리에서 바라나시로 향하는 방법은 중간도시인 고락뿌르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편한 기차로 갈아타는 방법과 끝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나는 중간에 기차를 갈아타려면 귀찮기에 한번에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인도과자를 먹으니 인도에 온 기분이 난다.
저 정도의 비스킷이 10루피(한화 200원)밖에 안하는데 몸에 얼마나 좋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아예 과자를 먹지 않아야지 과자를 먹으면서 건강을 챙기는 것은 욕심같다. 

333km를 이동하는데 256루피(한화 5120)원밖에 안한다.

하지만 버스 상태를 보면 딱 256루피짜리 버스다.

언제부터 금성이 신발도 만들었지.

버스에는 다양한 사람이 많이 탄다.

뒤를 돌아보고 있는 할아버지는 차장에게 돈을 내야하는데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돈을 든 손을 뒤로 내밀고 있다.

그러면 그 뒤에 있는 사람이 받아서 건네주면 될텐데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다.

차장도 꿋꿋하게 자리에 앉아서 돈을 달라고만 한다.

보고 있는 내가 답답해서 돈을 건네주고 싶을 정도였는데 결국엔 중간에 있는 아저씨가 건네준다.

왠지 남자들의 자존심싸움이 벌어진 것 같다.

물론 남자에게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이런 일에서 자존심을 챙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버스는 계속해서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점심시간에 고락뿌르에서 차가 멈추길래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밑에 깔린 달콤한 튀김에 라면땅 같은 것을 뿌려주는데 꽤 맛있었다.

음식사진을 찍으니 자신도 찍어달라고 한다.
난 쉬운 남자니까 찍으라면 찍는다.

저것만 먹고는 당연히 배가 고프니 사모사와 튀김 몇개를 샀다.

난 맛있게 먹는데 형님 입맛에는 별로인 것 같았다.

역시 내 입맛에는 길거리 음식이 최고다.

밥을 먹고 오니 버스를 갈아타라고 한다.

우리와 같이 탄 인도인도 따졌지만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1시간 뒤에 떠나니 지금 떠나는 버스로 옮기라고 한다.

원래 종점이 여기인지 진짜 우리를 위해서 옮기라는 건지는 몰라도 우선은 옮겨 탄다.

물론 타면서 표값에 대한 확답은 철저하게 받아야한다.

우리 바로 앞자리에 탄 이 할머니는 대단한 할머니다.

버스비가 26루피(한화 520원)인데 자꾸만 깎으려고 한다.

위에서 봤듯이 기계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요금이 종이에 찍혀 나오는 시스템인데 자꾸만 비싸다고 우긴다.

처음에 15루피 정도 줬다가 차장이 그냥 내리라고 하니 무시하고 계속 탄다.

내릴 곳에 다 와 가자 차장이 다시 돈을 내라고 하니 이번에는 동전으로 20루피 정도를 준다.

화가 난 차장이 사람들에게 할머니의 만행을 이야기하자 그제야 돈을 낸다.

난 우리 어머니들이 한 푼을 아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히 그 돈을 자식들과 가족들을 위해 쓸 것이기에 돈을 막 쓰는 내가 부끄러워지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도가 지나친 행동들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해진 요금에 대해 따지는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미화될 수 없는 행동이라 보는 내내 눈살이 찌푸려졌다.
결론은 우리 어머니들 최고다. 특히 우리 엄마가 최고다.

공중위생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화장실이지만 나도 잘 이용하니 뭐라 할 말이 없다.

최대한 현지인처럼 생활하기를 목표로 하니 아무 데나 싸고 쓰레기도 아무 곳에나 잘 버린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길거리에 노상방뇨하는게 더 좋다. 

형님이 자꾸 군것질거리를 사주신다.

인도는 귤에도 씨가 있어서 뱉어야 하는데 그냥 아무 곳에나 뱉으면 되니 참 편하다.
아마 씨를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나라였으면 안 먹었을 것 같다. 

저 아저씨는 물건을 파는 아저씨인데 우리나라 지하철에서 물건을 파는 모습이 겹쳐졌다.

우리나라처럼 신기한 물건을 팔면 하나 사려고 했는데 향신료를 팔기에 그냥 넘어갔다.

내가 예상한 도착시간이 지나고 해가 져도 바라나시에 도착할 기미가 안보인다.

배가 고프니 또 내려 토스트를 한조각 사먹는다.

버스가 바라나시에 도착할 때쯤 차장 아저씨가 형님에게 혹시 잔돈이 필요하냐고 말을 건다.

형님이 조금만 바꿔달라고 500루피짜리를 주자 10루피짜리 50장으로 바꿔준다.

100루피짜리 몇 장을 달라 해도 그냥 10루피짜리로만 준다.

이동을 시작한지 17시간이 지나서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예전에 묵었던 숙소에 다시 방을 잡으니 내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이 들었다.

<오늘의 생각>


하루 종일 이동만 했는데 버스에서 인도인의 많은 면을 볼 수 있었다.

 




  1. 숙소 내부의 모습을 보니 대충 어떤 분위기인 줄 알겠습니다. ㅋㅋ
    333km를 가는 버스도, 화장실도 인상적이군요.

  2. 매번 재밌게 읽고 가는데 한번도 댓글을 단적이 없네요...재밌는 여행담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답니다~^^ 지금도 여행중일 텐데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글이 올라오길 기다릴께요~!!()

  3. 이제사 글이 올라왔네요.
    여행에 많은 관심이 있다보니
    뒤지다 넘 재밌고 알차서 계속 기다리게 되네요.
    항상 건강한 여행하길 빌며 화이팅!

  4. 오늘도 잘보고 갑니당

    항상 포스팅 글에 절반은 먹는사진이라
    먹는거하난 걱정이 안되는구만ㅋㅋㅋㅋㅋ

    용민군 사진도 자주자주 올려용
    보기좋구만^_^

  5. 항상 위트있는 멘트와 명랑한 여행기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글에서 댓글 보는 것이 재미라고 하여 오랫동안 봐왔지만 처음으로 립흘다네요 ㄷㄷ
    즐여행 하세요

  6. 안나푸르나는 저희 이모님이 가보시고 늘 가보라고는 하시는데, 절대 튼튼하질 않은 몸이라 가보지는 못하고...대신 대리만족을 느껴봅니다. 20대 초반에 중국을 한달 동안 베낭여행다녀본 이후로 절대 후진국은 베낭여행을 하지 않으리라!!!라고 맹세를 했으나, 세월이 지나 님의 여행을 보면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그런데요, 제발, 부디,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음식 가려드세요 ㅠㅠ 제가 다 가슴이 조마조마 해요!!!!

    • 더 늦기전에 배낭여행 한번 더 가시죠~
      많은 분들이 잘 챙겨 먹으라고 걱정해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감사할 뿐입니다.
      저도 가려먹는다고 먹는데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먹나보네요. ㅠㅠ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7. 이제서야 글을 봤어요
    나도 여행중이라 과거처럼 챙겨볼순 없었네요
    지금 바로셀로나 에서 일주일째 묵는 중이랍니다
    일단 건강해 보여서 좋네요^^
    썬크림 잘 챙겨 바르세요^^
    근데 ....보통 포스팅 하면 사진의 화질이 많이 나빠지는데
    군의 사진은 뽀샾을 해서 올리나요?
    전혀 손 안댄 사진이라면 엄청 좋은데요??

    다음 여행기 기다릴께요

    • 제가 들고 다니는 넷북은 절대 포토샾을 돌릴 수 있는 사양이 안됩니다.
      그냥 리사이즈만 해서 올렸는데 조명빨인 것 같습니다.
      저도 어서 바르셀로나로 가고 싶습니다. ㅎㅎ

  8. SLR클럽에서 예전에 보고 한동안 안들어오다

    함 들어와서 보고 일사천리로 정독해 버렸습니다.ㅠㅠ(감동의 눈물)

    시크한 글귀들과 오로지 먹는것에 대한 포스팅 너무 좋네요 물론 여행정보도 있지만

    한국의 뜨거운 여름에 널러가고 싶었는데 엄청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배낭여행 함 가볼라고 했는데 나이처먹고 어딜가냐고 부모님에게 욕바가지로 먹었었는데.....걍 갈걸 그랬네요 ㅠㅠ

    남자나이 20먹으면 부모님말 별로 안듣는게 좋다는데......

    힘내시고 항상 자주 들어와서 리플 달아드릴게요

    • 부모님 말씀은 안듣는게 맞는 건가요? ㅎㅎㅎ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고 애독자가 한 명 더 늘어났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남아일언중천금이니 앞으로도 자주 리플 달아주셔야합니다.

  9. 지난 번에 왔을 때 글이 없어서 오랜만에 왔더니 세 편이나 올라왔네요~
    중학생 때 류시화 작가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인도는 참 신비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인도에 도착하셨군요~
    인도 여행 역시 별 탈 없이 보내셨으면합니다^^

  10. 우와 정말 힘든곳인데도 현지에 잘적응하며 이곳저곳 잘다녀오신 님이 정말 멋져보여요
    아아 저도 해외한번가보는게 꿈인데요 건강이허락치않아 멀리갈수가없어요
    7년전엔 돈이없어서 못갔더니 돈을 조금손에 쥐고나니 건강이 말할수없이 파탄나서 병원쇼핑만해요
    지금처럼 다닐수있는 튼튼한 두다리가있을때 가고싶은데 많이다니세요 언제나 홧팅입니다 님처럼 멋진분이 아직 여자칭구가없다는게
    믿기지가않아요 ㅎㅎㅎㅎ 곧 좋은인연만나실거라 믿어요

  11. 룸비니를 가셨네요?
    여행기를 읽을수록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책으로 보던 곳을 직접 가보는 느낌을 저도 알고는 있지만
    매번 읽을수록 정말 대단해요.
    그리고 그 나무에 걸려있는 '참 좋은 말'... ㅠㅠ
    그러다가 금성 운동화를 보고 빵 터졌네요.
    그나저나 울다가 웃으면 큰일나는데... 쩝~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4. 인도에서 멍 잡기.



오늘 아침은 어제 사온 식빵과 치즈, 인도식 우유다.

상온의 유제품은 언제 상할지 모르기에 항상 저온보관을 해야하는데 아직까지 인도에서 저온보관하는 우유를 볼수가 없었다.

또 저온보관을 하고 있다해서 방부처리를 안했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는데 길거리에서 매일 아침과 저녁에 봉지 우유를 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우리나라 삼각우유처럼 포장이 되어 있는데 맛은 살짝 짜이맛이 났다.

식빵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모자르지만 꽤 부드럽고 직접 화덕에 구웠다는 증거로 약간 그을려 있는데 맛있었다.

아침을 먹고 여행기를 쓰고 계속 멍을 잡다보니 저녁시간이 됐다.

아침에 먹던 식빵이 조금 남았기에 식빵을 먹고 간단히 요기를 하러 나갔다.

도사라고 불리는 음식인데 바삭하게 구운 전병 속에 양념을 속에 넣어주는데 배가 안찬다는 것이 흠이지만 꽤 맛있다.

인도에는 난방개념이 없기에 겨울의 여행자들은 다들 침낭을 펴고 잔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 쓰던 침낭은 극동계용이라 부피가 너무 커서 배낭여행용으로 3계절용 정도로 하나 샀는데 꽤 따뜻하다.

자전거 여행할 때는 씻지도 못하고 들어갔었는데 배낭여행을 하니 매일 샤워 후에 침낭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포근함이 참 좋다.

샤워를 하고 얼굴을 만져보니 지금까지는 더운 동남아에 있어서 괜찮았던 피부가 추운지역에 오니 까칠해지기 시작했다.

인도에는 히말라야 화장품이 그렇게 싸다길래 큰 수분크림을 한통 샀는데 140루피(한화 2800원)정도밖에 안했다.

이거바르고 뽀송뽀송해져서 여우같은 마누라를 얻어야겠다.

밤이 되면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사람들은 가트로 나온다.

달이 이쁘길래 사람들과 달을 묶어 연출을 해봤는데 내 실력이 미천함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근데 밤마다 기타와 젬베를 들고와 김광석의 '일어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좋았지만 매일 똑같은 레퍼토리의 노래들을 들으려니 질린다.


 

검은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한번 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없는 날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있는걸 

아름다운 꽃일 수록 빨리 시들어 가고 

햇살이 비추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 처럼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 처럼

김광석 - 일어나 



<오늘의 생각>


자꾸 늘어지는게 싫지는 않다.


오늘 아침은 서양애들이 먹는다는 오트밀을 먹어보기로 했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것은 먹어봤지만 오트밀은 앞에 계신 형님덕분에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다.

맛은 씨리얼과는 좀 달랐지만 고소해서 꽤 맛있었다.

우유랑 먹으면 뱃속에서 불어난다고 하는데 불기 전이라 그런지 배가 안 부르길래 좀 많이 먹었다.

그러고나서 또 하루종일 멍을 잡는다.

그냥 여러 생각을 하다가 아무생각도 안하고 가만히 있기도 한다.

가만히 있다가 음악을 듣다보면 또 멍을 잡게 되는데 이러다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갠지스 강 주변을 보면 연날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매번 보기만 하다가 오늘은 나도 연을 날려봤다.

어릴 때 한두번 날려본게 전부라 연을 띄우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오늘의 생각>


연날리기는 너무 어렵다.


오늘도 아침에는 오트밀을 얻어 먹고 점심에는 뭔가 색다른 것을 먹으러 시장에 나갔는데 길가에서 신기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으깬 감자에 카레같은 양념을 뿌려주는데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오묘한 맛이 났다.

또 하루종일 멍을 잡으러 가트로 나갔다.

간단하게 짜이 한잔을 시켜놓고 멍을 잡는다.

참 개팔자가 상팔자구나.

난 개나 고양이를 별로 안좋아한다.

귀엽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내 손이나 몸, 혹은 얼굴을 핥을 수 있는 동물은 별로 안좋아한다.

그렇기에 나에게 신기한 사람들 중 한 종류가 길가를 돌아다니는 개나 고양이와 아무렇지도 않게 놀아 주는 사람이다.

그런데 과자를 까먹고 있으니 귀신같이 알아채고 개들이 몰려든다.

감히 네발 달린 짐승이 인간과 겸상을 하려들다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쫓아내보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쫓아내다가 같이 놀던 친구에게 장난삼아 이 개들은 사람들이 매번 과자를 먹여주고 이뻐해줘서 버릇이 잘못들었다며 아마 땅에 떨어진 과자는 안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내 피같은 과자 하나를 땅에 던져줬더니 진짜로 안먹길래 난 당황하고 친구는 어떻게 알았냐며 신기해했다.

이런 배가 부른 놈들을 봤나.

오늘도 연을 날렸다.

꼬맹이들이 하는 모습을 곁눈질로 보고 여러사람에게 물어보며 겨우 땅에 연을 놓은 상태에서 하늘에 띄우는 것까지는 배웠다.

근데 연이 자꾸 찢어져 테이프를 사러간다니까 구경하던 서양 누나가 한마디 하셨다.

'니 실력을 보니까 엄청 크고 긴 테이프를 사와야 할 것 같아.'

나도 그럴 것 같다며 큰 테이프를 사와서 계속 연습을 하는데 동네 꼬마애들이 자꾸 달라붙어서 한번 날린다고 하고 연싸움을 하려한다.

난 그럴 때마다 처절하게 외친다. 

'I love peace. No fight.'

연을 하도 격렬하게 날렸더니 안쓰던 팔 근육이 비명을 질러 그만 날리고 돌아왔다.

오늘 저녁에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또 길거리 음식을 주워먹었다.

길거리 음식의 매력은 이름은 모르지만 맛있고 싸다는 것이다.

난 아직 집으로 돌아갈 날이 멀었기에 잘 모르겠지만 분명 단기로 여행을 나온 사람들중 여행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면 한국에 다시 돌아가기 싫어할 것이다.

하지만 집을 떠난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고 자신의 일상에 복귀해야하며 나 또한 여행이 끝나는 날 돌아가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숙소에서 만난 한 여학생도 여행의 끝이 다가오자 집으로 돌아가기 싫은 사람 중 하나였다.

내일 자정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꼴까타에서 뜨는데 바라나시에서 꼴까타로 가는 기차가 5시간정도 연착이 됐고 같은 숙소에 묵은 아저씨가 그거 타봤자 제시간에 꼴까타로 못들어간다며 타지말라고 말을 했다.

여유시간이 12시간정도라 현재까지 연착이 5시간이 됐다면 7시간이 남으니 우선을 기차를 타야하는 것이 맞지만 자신도 돌아가기 싫고 옆에서 못간다고 부추기니 진짜로 공항에 가지 않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휴학을 한 것이 아니고 아직 학생이니 이번에 비행기 티켓을 찢어봤자 2~3주정도밖에 더 못있을텐데 집에 안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또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이 100% 본인의 결정이라면 가만히 있었겠지만 이미 옆에서 누군가 개입을 했기에 균형을 맞춰주기 위해 나도 끼어들었다.

우선은 기차를 타고 가서 꼴까타에 도착했는데 비행기 시간이 안맞는다면 그 때 인도에 더 머무는 것이 맞지 않냐며 내 생각을 말했다.

그리고 기차를 타고 가다가 마음이 바뀌거나 하면 그 때 돌아오라고, 100% 자신의 결정으로 남겠다는 마음이 들면 돌아오라고 했다.

그 학생은 결국 기차를 타러 갔고 알아보니 기차는 3~4시간정도만 연착이 된 상태로 꼴까타에 도착했고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니 집으로 간 것 같다.

사람들은 알게모르게 남의 인생에 관여하며 살아가는데 악의적으로 남을 컨트롤 하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의 생각>
 
 
왠지 적적한 밤이다.

그리고 남의 인생을 조작하려는 사람들이 싫다. 

오늘도 아침으로 싸고 맛있는 뿌리를 먹었다.

같이 지내는 형님에게 돈내고 한국식당같은 곳은 절대 안가고 그 지역음식 위주로 먹는다고 하니 계속 그렇게 길거리에서 주워먹고 다니면 설사가 터질거라고 예언했다.

설사가 터질 땐 터지더라도 난 내 위장을 믿는다.

나도 오늘 바라나시에서 떠나는 날이다.

1달을 있으라고 해도 괜찮은 도시가 바라나시지만 내가 인도에 와서 본 것도 없이 시간이 흐르니 우선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기차가 저녁에 출발하기에 어제 떠난 여학생이 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박완서 소설은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 읽은 '그 남자의 집'밖에 기억이 안나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바라나시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이니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매번 가던 탈리집에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도 공짜밥을 주고 있었다.

평소라면 좋아서 달려갔겠지만 마지막 만찬을 먹어야한다는 생각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행자거리인 벵갈리토라로 돌아와 버터치킨을 시켰다.

물론 한마리는 비싸니까 반마리로 시켰다.

인도에 들어와 처음으로 고기를 먹는데 닭다리의 맛을 온몸으로 느끼며 먹었다.
원래부터 음식을 흡입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더 심해졌다.
음식을 먹을 때 제대로 음미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정말 맛있었다. 비싸지만 않으면 매일 먹을텐데...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요거트가 땡겨서 라씨집을 찾는데 보이지가 않아 그냥 또 신기해 보이는 것을 먹었다.

아저씨가 손을 움직여 사진이 제대로 안찍혔는데 감자같은 것에 요거트소스를 뿌려 먹는 것이었다.
맛이 시큼해서 별로였지만 다 먹었다.

내 숙소에서 바라나시역까지는 약 6km정도 떨어져있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오토릭샤는 80루피(한화 1600원), 자전거를 개조한 사이클릭샤는 30루피(한화 600원)정도 하는데 오토릭샤는 비싸고 싸이클릭샤는 다른 사람이 끌고 있는 자전거에 편안히 앉아있기가 뭐해 그냥 걷기로 했다.

역에 도착했을무렵 어디서 연주소리가 들리길래 구경을 갔다.
돌아가는 폼이 결혼식인 것 같아서 물어보니 역시나 결혼식이라고 한다.
행진 분위기도 나고 신이나서 20분정도 신부를 기다리는데 얼굴을 안보여줘서 그냥 나왔다.
나중에 알아보니 저 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계급이 있어 북치는 사람이 마음에 안들면 자기보다 낮은 계급의 사람을 북채로 때리기도 한다고 한다. 

바라나시에서 가야로 가는 기차는 주로 아침 일찍이거나 저녁에 있어서 고민하다가 적당히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가서 가야역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나도 가야역에 도착하면 이사람들처럼 바닥에 앉아 있어야 하는건가. 재밌겠다.

<오늘의 생각>

기차에서 잠을 자는데 모기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 

 

기차의 종착역으로 가면 마음놓고 자면 될텐데 중간에 내려야하니 푹 자지를 못했다.
거기다 모기들이 내 피를 너무 좋아해 자꾸 깨다가 결국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잤다.
가야역에 도착해 역무원에게 웨이팅룸을 물어보니 2등칸으로 가라길래 가보니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잠을 자고 있는 아수라장이었다.
역을 배회하다가 1등칸 웨이팅룸이 있는데 딱히 지키는 사람이 없어 들어가보니 꽤 깨끗해 침낭을 펴고 잠을 잘까하다가 그냥 의자에 앉아서 선잠을 잤다. 

원래는 한 7시정도까지 역 안에서 기다리려고 했지만 좀이 쑤셔서 일찍 나와버렸다.
가야역에서 보드가야로 가려면 오토릭샤를 타야하는데 혼자타려니 너무 비싸 두리번거리니 합승릭샤가 있었다.

처음에는 적당히 태워서 출발을 했는데 가는길에 자꾸 태우다보니 결국 애까지 합쳐 15명이 타고 가게됐다.
힘들거나 짜증이 나지는 않고 그냥 재미있었다.
안에서 사진을 찍으니 별로 실감이 안나길래 중간에 내려서 이 작은 릭샤에 수 많은 사람들이 타있는 모습을 한번 찍고 싶었다.  

릭샤는 딱 보드가야의 입구까지만 데려다줬다.
보드가야는 불교 4대성지 중에 한 곳으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곳이다. 

지도를 보니 걸어가지 못할만한 거리는 아니기에 릭샤꾼들의 호객행위를 무시하며 걷고 걸어 한국의 절 고려사에 도착했다.
불교의 4대성지답게 수 많은 해외의 절들이 있고 각나라의 절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는데 한국의 고려사만은 표지판이 없었다.
그래도 불교의 4대성지 안에 있는 절인데 표지판도 없고 건물도 너무 초라해 안타까웠다.

내가 보드가야에 온 이유는 위파사나 명상센터에서 명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을 해야하는데 내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정원이 마감된 상태였기에 포기했었다.
그런데 명상센터에 직접가서 신청은 하고 오지 않은 사람을 대신해서 듣는다고 하면 참가시켜준다는 정보를 있길래 무작정 명상센터로 찾아갔다.

하지만 삶이 예상대로 된다면 재미없다는 것을 알려주듯이 퇴짜를 맞았다.
한국에서 명상들으러 왔다고도 해보고, 불쌍한 표정도 지어봤지만 2주뒤의 코스에는 넣어줄 수 있다는 말 뿐이었다.

고려사로 돌아와 생각을 해보니 명상은 한국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이기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멍을 잡으며 스스로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고려사는 여행자나 순례객에게 숙식을 제공해주고 방문객은 기부금을 내는 방식으로 운영중인데 저녁에는 티벳식 수제비가 나왔다.

음식을 가리지 않으니 당연히 맛있게 먹다가 앞에 앉은 사람을 보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오늘의 생각> 

고려사에서 밥을 먹는데 앞에 앉은 사람이 아귀처럼 먹는 모습을 보았다.

에너지를 얻는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것을 먹은 것 같다.

이제부터는 소식해야겠다.

 

고려사의 아침 공양시간은 새벽 6시이기에 10분전쯤 일어나 정신을 깨우고 식사를 하러 나갔다. 


식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와 방을 한번 쓸었더니 그 모습을 본 일본친구가 나보고 부지런하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물어보니 내가 아침에 일어나 모기가 들어갈까봐 침낭정리 하는 모습을 보고 부지런하다고 오해한 상태에서 빗자루질까지 해버렸으니 아주 제대로 오해를 해버렸다.

하지만 기분이 좋아진 나는 그 뒤로 계속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침구정리를 했고 지금까지도 어느정도 정리를 하고 있다.

역시 칭찬은 게으른 나도 변하게 한다. 

아침을 먹고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자리에 세워진 사원인 마하보디 사원으로 갔다.

말은 사원이라고 불리지만 생긴 모습은 탑모양이다.

이 불탑은 스투파라 불리는데 초기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곳이 이 스투파라고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사원만 보다가 처음으로 스투파를 보니 신기했다.

이 사진처럼 손모양을 한 불상은 도대체 오라고 하는건지 가라고 하는건지 모르겠다.

이 나무가 바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나무가 있던 자리에 심어진 보리수나무다.

원래 깨달음을 얻었던 보리수나무는 이교도들에 의해 잘려나갔고 지금 있는 보리수나무는 새로 심어진 나무라고 한다.  

BC 250년경에 보드가야를 방문했던 아소카왕이 원래 보리수나무에서 묘목을 채취해 스리랑카로 보냈었다고 한다.
그런데 원래 보리수 나무가 사람들에 의해 잘리자 스리랑카로 보내진 보리수나무에서 다시 묘목을 채취해 심은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 때문에 이 보리수나무의 삶도 평탄하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핏줄은 이어졌으니 다행이다.

보리수나무 밑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명상하는 사람들과 떨어지는 보리수나뭇잎을 주우려는 사람들이다.

나는 나뭇잎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나무 밑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나뭇잎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길래 같이 기다렸다.

이 친구는 오늘 오후 기차로 떠나는데 아직도 못 주웠다길래 내가 줍게 되면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저쪽에 떨어지길래 후다닥 달려가 주워서 선물로 줬다.

그 뒤 시간이 좀 남아 잠시 더 기다리는데 하나가 더 떨어지길래 이번엔 내가 가졌다.

조금 더 기다리니 또 떨어져 결국 총 3장을 주워 한 장은 고려사에 뒀다.

역시 비우면 얻는다는 말이 맞나 보다.

점심시간에 돌아와 밥을 먹는데 식탁에 가슴을 때리는 글귀가 써져있었다.

식사를 할 때마다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몸을 지탱하는 약이라는 생각을 하며 먹어야겠다.

딱히 불교신자는 아닌데 불교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오늘 점심메뉴는 된장국이 나왔다.

여행중에 한식이나 패스트푸드나 체인점 음식은 먹지 않기로 했는데 고려사에 가면 한식이 나온다길래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나름 생각한 방법은 메뉴를 확인해보고 한식이 나오면 조용히 밖으로 나가 로컬식당에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메뉴를 살짝 확인하러 갔더니 스님과 사람들이 어서와서 먹으라고 하는데 차마 '한식은 안먹습니다'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우선은 된장국을 먹기로 하고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하며 최대한 오롯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먹고난 뒤 앞으로의 여행에서의 음식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신념은 깨지라고 있는거라지만 완전히 깨지는 않고 약간 수정하기로 했다.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스스로의 양심에 찔리지 않는다면 한식이라도 먹기로 했다.

어떻게 보면 참 편한 기준이 스스로의 양심이지만 여행기에 거짓을 말하거나 일부러 숨기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다.

여행기를 쓰며 내 여행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여행기를 쓰는 이유니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반성하기 위해서라도 사실을 쓸 것이다. 

여담으로 음식에 대한 신념을 이야기하자면 채식주의자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고려사에 묵고 있는 캐나다 친구는 달걀도 안 먹는 채식주의자다.
그런데 하루는 우리나라 수제비와 비슷한 티베트음식인 뗌뚝에 계란이 풀어져 있었다.
난 고작 4달밖에 안 되는 신념을 수정하는데도 힘들었는데 이 친구는 3년 전부터 달걀을 포함한 육류를 안 먹고 있었다.
고민하던 친구에게 어쩔 수 없으니 그냥 건더기만 건져 먹는 것이 어떠냐고 말을 했더니 처음에는 건더기만 건져 먹다가 결국에는 그냥 다 먹었다.

여행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는 신념이 있을 것이다.
그 신념을 철저하게 지킬지, 타협하며 살아갈지는 개개인의 판단이며 옳고 그른 것은 없고 누군가에게 남의 신념을 평가할 권리도 없다.
나는 그저 내가 살아가면서 너무 꽉 막히지도, 너무 풀어지지도 않은 적당한 선을 지키고 싶다.

<오늘의 생각>


부처님이 상을 주셨다.

마음을 비우면 얻나보다.


오늘도 밥 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멍을 잡고 여행기를 쓰는 하루의 연속이었다.
인도에 와서 구경은 안 하고 멍잡기에 열중하니 옆에 계시던 신자님이 나에게 출가하라고 하신다.
내가 안된다며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딸내미랑 알콩달콩 살거라고 하자 잘해보라고 응원해주신다.

오른쪽에 있는 커플은 한국인 남자, 일본인 여자 부부인데 여행중에 만나 결혼했다고 한다.

왼쪽의 남자도 일본인인데 보드가야에서 이 부부를 만나 같이 고려사로 왔다고 한다.

다 같이 불장난을 하고 있는데 땔감으로 쓰고 있는 것은 화장실에 있는 휴지이다.

인도사람들은 뒷처리를 물로하기에 휴지로 닦는 문화가 없어 휴지처리를 난감해 하기에 이 부부가 솔선해서 휴지를 태우러 간다길래 나의 그릇이 한참 작음을 느꼈다.

<오늘의 생각>


뉴스를 보니 한국에 안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석불이 땀을 흘렸다는데 나도 간밤에 이상하게 땀을 많이 흘렸다.
무슨일이 일어나려 하는건 아니겠지. 

 

고려사에서의 일상은 밥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남은 시간에는 여행기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멍을 잡는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밍기적거리다가 보드가야 구경을 하러 밖으로 나왔다.
멧돼지 가족과 멍멍이 가족이 세력싸움 중이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 두 가족 모두 쫓아내버렸다. 

길을 가는데 인도의 꽤 높은 직책에 있는 사람이 보드가야를 방문한 것 같았다.
경찰차와 앰뷸런스, 소방차까지 대동한 수십대의 자동차 행렬이 지나가는데 대놓고 찍으면 경찰이 뭐라할까봐 다 지나가고 찍었다. 

난 오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놀이기구를 발견했다.
보드가야에는 아주 작은 놀이동산이 있는데 이 곳에서 관람차가 돌아가는 모습을 봐버렸다.
내가 알고 있던 관람차는 아주 천천히 돌며 높은 곳에서 밑을 관람하는 것이었는데 보드가야에 있는 것은 엄청난 속도로 돌아가는 관람차였다.
안에 탄 사람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소리를 지르며 타길래 나도 한번 타볼까 생각했지만 아시다시피 난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다 전혀 안전해보이지 않아 구경만 하다가 지나쳤다. 

절을 들어가는데 학생들 단체사진을 찍길래 단체사진 찍는 모습을 개인사진으로 찍었다.

부처님, 매일 비는 내용이지만 제 여행이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우리 가족에는 화목이, 한반도에는 평화적 통일이, 전 세계에는 평화가 가득하게 해주세요.

오늘 나들이의 목적인 다이죠쿠 대불을 보러 갑시다.
다이죠쿠 대불은 높이가 25m인 보드가야에서 가장 큰 불상인데 유명해지니 다른 나라에서 서로들 더 큰 불상을 만들겠다고 경쟁이 붙고 있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최초, 최고, 최대라는 수식어에 매혹되나보다. 

어? 설마 이게 그 크다는 다이죠쿠 대불인가.
추억의 100배즐기기가 루앙프라방에서 파방의  크기를 잘못 적어놨던 것이 순식간에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근데 다른 사람들은 큰 불상을 보고 왔다고했기에 뭔가 이상하다. 

다이죠쿠 템플이 맞는데...
다이죠쿠 대불은 다이죠쿠 템플에 있어야하는거 아닌가? 

밖에 나와 둘러보니 표지판이 있었다.
표지판을 따라가보니 바로 옆에 큰 불상이 보였다.
참 크기는 크다. 근데 크기가 큰 것 말고는 딱히 별다른게 없어 시시했다.

어떻게 만들었나 했더니 조각조각을 이어붙여 만든 것이었다.
조각을 하나하나 맞출 때 엄청 재미있었을 것 같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 학생들 100여명이 맞은편에서 오고 있었다.
근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나를 구경하듯이 보길래 나도 지지 않고 한명한명 눈을 마주치며 구경했다. 

수고했으니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야지.
엄청 단데 가격은 30루피(한화 600원)으로 좀 비쌌다. 

와이파이 기계가 아마 2층에 있는데 다른 사람들 핸드폰은 와이파이 신호를 잘 잡던데 내 핸드폰은 구형이라 와이파이를 잡으려면 이렇게 손을 올려서 잡아야한다.
와이파이를 훔쳐서 쓰니 벌을 받는 기분이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안썼었다.
제대하고 1년안에 떠나는게 목표였기에 그냥 피쳐폰을 사용하며 돈만 벌었는데 떠나기전에 친한 동생이 그래도 해외나가면 필요할거라며 자기가 쓰던 스마트폰을 협찬해줬다.
근데 여행을 하다보니 스마트폰이 있어 편리한 것들이 많아 아주 요긴하게 쓰고 있다. 

여기가 고려사의 도미토리인데 모기가 좀 많아 모기향을 사다가 피웠었다.
시설이 좀 열악해 보이기는 하지만 내 몸하나 눕기에는 충분하다.  

<오늘의 생각>

법화경을 읽던 도중 부탄에서 와 공부하는 스님을 만났다.
그런데 하시는 행동이 전혀 도를 추구하는 모습이 아니고 말도 그저 두루뭉술하게 어디서 들은 내용으로 넘어간다.
뭔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야기를 하다가 그만뒀다.
 근데 법화경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기에 비유로 설하고
또 어리석은 중생은 설하는 사람의 겉모습만 본다는데 그게 바로 내 모습인 것 같다. 

 

이번에 고려사에 있으면서 법화경을 읽어보았는데 밀린 여행기를 쓰다보니 절반정도밖에 못 읽었다.
나머지 반은 나중에 또 인연이 닿으면 읽을 수 있겠지.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고려사를 이제 떠난다.
웰컴이 아니라 굿바이 고려사. 

기차를 타러 가는데 파파야가 맛있어 보여 한 그릇을 사서 기차에 오른다.
인도에서는 과일에 마살라라 불리는 향신료와 후추를 뿌려먹는데 맛이 오묘하다.
과일 한 접시에 10루피(한화 200원)이니 큰 부담도 없어서 괜찮다.

기차표를 끊을 때 멀리서 오는 기차는 연착될 가능성이 높기에 머리를 쓴다고 일부러 가야역에서 출발하는 기차표로 끊고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채식주의자 캐나다 친구의 기차표를 보고 내가 얼마나 바보짓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친구는 인도에만 있는 특이한 기차시스템으로 하루전에 돈을 더 내고 사는 긴급티켓인 따깔을 이용했는데 내가 산 기차표와 가격차이가 얼마 안났다.
거기다 SUPER FAST 기차여서 연착도 얼마 안되고 나는 16시간이 걸려 가는 거리를 8시간만에 도착한다.
난 SUPER SLOW라고 서로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역시 얕은 지식으로 나대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오늘의 생각>

어설픈 잔머리 굴리다 역으로 당했다. 

 
  1. 고려사에서 만났다는 한국,일본인 부부 블로그 창을 켜놓고 이글을 읽다가
    제가 지금 누구 블로그를 보는지 헷갈렸어요 ㅋㅋ

    글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건강히 잘 다니시길 바래요.

  2. 인도에서 인생공부 많이 하시나봐요
    과거의 내용과 차이가 많습니다
    여행지서의 느낌이 자신을 많이 변화시키기도 하지요
    돌아올때 쯤엔 부모님이 원하시는
    완전 철든사람으로 귀국하실것 같습니다
    다음편...또 기다릴께요

    • 인도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많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느끼셨다니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씩 제가 귀국할 때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3. 휴일도 바쁜 한주를 보내고 또다시 아침부터 바쁜 월요일을 맞고 있는데요

    같이 멍 잡고 싶어지는 포스팅 이네요

    떠나지는 못하지만 저도 나름의 마음 치유방법을 생각해봐야 겠네요.

    그래도 글과 사진보고 많은 치유를 받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게 다니시길 바래요

    • 연휴도 잘 못 즐기시고 일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제 글을 읽고 치유를 받으신다니 감사하고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4. 나마스떼^^
    이제서야 너의 블로그를 들어와서 구경하구가
    너의 글 덕분에 나도 미소지으며
    다시금 추억에 잠겨본다
    짜파티도 라씨도 파파야도 짜이도 너무너무
    그리운 것들이 많은 것 같아
    물론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불러야만 할 것 같은
    용민이도 그립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거니 웨어아유?
    어디에 있든 지금도 잘 먹고 다닐 거 같아
    한결 안심이 되는구낭
    앞으로 남은 너의 여정에 즐거운 일만, 좋은 인연들만
    그리고 안전이 깃든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해
    또 놀러올겡
    -어디선가 만났던 이뿐 누님이

    • 안녕하세요~남았던 인도 여행은 잘 마치셨나요??
      짧게 만나고 급하게 헤어져서 연락처도 못받았는데 이렇게 만나니까 정말 반갑네요.
      지현누나인지 유리누나인지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이나 카톡에 친구 걸어주세요. ㅎㅎ

  5. 옴 바라 마리다니 사바하, 옴 바라 마리다니 사바하, 옴 바라 마리다니 사바하

  6. 시간 날 때마다 들어와서 하나 둘씩 읽었는데
    이번 포스팅은 이전 포스팅들 보다 단단해진 느낌이라 응원댓글 남기고 가요~

  7. 다른 생명에게 온정을 베푸세요

  8. 인도는 기차 안에도 모기가 있나봐요?
    아님 그 날만 특별히 용민군한테 찾아온건가요? ㅎㅎㅎ
    보드가야와 고려사에 대한 사진과 설명 감사히 잘 봤어요.
    개인적으로는 바라나시에 대한 인상이 그닥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용민군 글을 보니 생각이 약간 달라진 것 같네요.

  9. 처음 중국 여행기를 읽을 때만해도,

    젊은 여행자의 느낌이 이번에는 젊은 구도자의 느낌이네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3. 손으로 밥먹는 나라, 인도.



웰컴 투 인디아.

비행기에서 인도사람들을 보고 처음 느낀 소감은 '우와 인도 누나들 이쁘다.'였다.

비행기를 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도인이었는데 특히 이목구비가 뚜렷한게 이쁜 누나들이 참 많았다. 물론 승무원 누나도 당연히 이뻤다.

태국에서 출발하기전에 인터넷을 보니 오늘 새벽에 델리 도착하는 사람들이 공항에 모인다길래 같이 만났다.

공항에서 조금 대기하다가 4명이서 같이 공항버스를 타고 뉴델리역으로 왔다.

뉴델리역을 넘어가야 빠하르간즈여서 역안으로 들어가니 축제기간이라 빠하르간즈가 닫았다고 한다.

인도사람들이 툭하면 어디가 닫았다는 거짓말을 한다고 들었기에 우선 역밖으로 나왔더니 모두들 빠하르간즈로 못간다고 하면서 코넛플레이스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쯤되자 진짜로 닫은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말이라 닫았다는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역을 휘젓고 다니니 결국 가는길을 알려준다.

인도와서 신고식 제대로 했다.

우여곡절끝에 빠하르간즈에 도착했는데 새벽이라 휑했다.
숙소를 몇 군데 돌아 다니고  

비행기에서 제대로 못자 피곤했기에 도미토리를 잡자마자 잠을 잤다.

점심쯤 일어나 진짜 인도카레를 먹으러 갔는데 역시나 메뉴판에는 카레라는 말이 없고 메뉴판을 본다고 해서 알아 듣는 것이 아니니 이번에도 그냥 눈치껏 시키기로 했다.

맛있는 카레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카레가 끓고 있는 솥단지로 데려가길래 하나를 골랐다.

인도에 왔으니 당연히 손으로 밥을 먹어야한다는 생각뿐이라 수저를 줬어도 사용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손으로 밥을 먹자니 힘들었지만 내가 드디어 인도에 왔구나를 느낄 수 있어 재밌었다.

아침도 굶었더니 카레 한 그릇으로는 배가 차지를 않아 시장을 둘러보다가 사람들이 신기한 것을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긴 인도에 처음왔으니 모든 음식이 다 신기하다.

이건 속이 빈 튀김의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감자와 달짝지근한 소스를 넣어주는데 정말 맛있었다.

인도음식 맛 없다고 했던 사람들이 이해가 안될 정도로 맛이었다.

숙소로 들어와 델리에서 서쪽으로 갈까 동쪽으로 갈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옆 침대에 있던 사람이 기차표 끊으려면 2시간 이상 걸리니 어디로 갈지 정하고 내일 일찍가서 표를 사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그말을 듣고 내가 한 생각은 '기차역에서 줄서있는 동안 결정하면 되겠네'였다.
 

인도는 외국인여행자들을 위해 특별쿼터를 둬서 외국인여행자만 살 수 있는 기차 티켓을 일정량씩 할당해 놓고 있다.

보고 있나? 베트남정부. 좀 보고 배워라. 물론 배운다고 해도 난 절대로 다시 안갈거지만.

아무튼 2시간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며 우선 동쪽으로 결정하고 바라나시로 가기로 했다.

사람들은 세계일주 하면서 각 나라별로 테마도 정하고 할 것도 정한다는데 난 참 속편하게 다니는 것 같다.

진짜 운이 좋게 내일 떠나는 기차표를 구할 수 있었다.

바라나시로 간다며 내가 고른 기차번호를 말해주자 운이 좋다며 마지막 남은 티켓이라길래 서둘러 결제했다.

근데 758km를 12시간을 걸려 가는데 침대칸의 가격이 355루피(한화 7100원)밖에 안한다.

인도에서 교통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인도여행 시작부터 잘풀리는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밥을 먹었다.

아 손으로 밥먹는거 정말 재밌다.

이번에는 짜파티라고 밀가루 반죽을 구운 것과 카레를 먹었는데 한손으로 찢으려니 잘 안되길래 인도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잘 관찰하고 따라했다.

내가 듣기로 인도 물가가 싸다고 했는데 인도사람들이 먹는 식당에서 밥 한끼 먹는데 70루피(한화 1400원)이니 동남아에 비하면 비슷한 정도지 싼게 아니다.

솔직히 난 500원정도면 밥 한끼를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다.

인도에 왔으니 그 유명한 짜이를 먹고 싶어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아무 곳에도 안 보여 레몬쥬스를 먹었다.

난 레몬쥬스만 찍으려했는데 이 아저씨들이 자세를 잡기에 같이 찍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도미토리를 쓰는 사람들끼리 술 한잔씩 하자고 해서 인도의 맥주 킹피셔를 먹었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인도는 가뜩이나 술값이 비싸다는데 술을 안 먹게 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없었다.

원래는 2병씩 먹으려고 샀는데 너무 맛이 없어 1병만 먹었다.

내가 인도에서 맥주를 먹을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알콜중독자라는 오명도 이제야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술을 사랑하는 알콜러버일뿐이다. 
 

나는 인도에 막 도착했기에 다른 분들의 인도 이야기를 듣는데 같이 술을 먹던 한국 형이 바라나시에서 인도사람들에게 당해 털렸다고 한다.

바라나시에서 갠지스강을 보고 있는데 인도사람이 다가와 자기도 인도여행 중이라며 사진을 찍어달라해 찍어주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친해져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고 한다.

근데 밥을 그냥 식당이 아니라 맥도날드에서 시켰는데 인도인이 음식을 받아오면서 약을 조금 탔다고 한다.

그 약을 먹고 정신이 좀 흐려진 상태로 영화관에 갔고 거기서 그 인도사람이 사온 음료수를 먹고 기절했다가 화장실에서 일어나니 여권빼고 모든 것을 다 털렸다고 한다.

여차저차 해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같은 숙소에 있던 일본인이 200달러를 줘서 그 돈으로 네팔로 넘어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올라가 모든걸 털고 델리로 돌아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신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만 보던 무서운 이야기를 실제로 겪은 사람을 만났으니 인도를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일본인이 자기는 기차에서 약을 먹었다고 한다.

위 칸에 친구가 자고 있어서 안심하고 짜이를 한잔 마셨는데 깨고 나니 모든 것을 털어갔다고 한다.


내 여행 철칙중에 하나가 먼저 다가온 사람은 의심하고 보자인데 인도에서는 더 조심해야겠다.


<오늘의 생각>

델리에 도착해 어벙이 모드가 될뻔했지만 난 베트남을 거쳐왔다.

델리에서 빠하르간즈 거리를 걸어가면 인도사람이 달라붙는다.

한국여행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삐끼들이 한국어를 엄청 잘한다.

지나가기만 하면 '어디가요?'라고 물어보고 단어만 구사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한국어를 구사한다.

이번에도 누군가가 어디가냐고 묻길래 밥먹으러 간다니까 여기 토스트가 맛있다고 한다.

짜이도 같이 팔길래 하나 사먹으니 한국사람들은 토스트에 설탕뿌려먹는다며 설탕주냐고 묻길래 깜짝놀랐다.
도대체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길래 이렇게 유창하게 하는지 신기하다. 

거리의 장사꾼들은 힌두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최소 4가지의 언어를 구사하니 내가 정말 못난 것 같다.

배가 안차길래 거리를 둘러보니 또 인도사람들이 서서 뭔가를 먹고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가 없으니 당연히 구경을 갔다.
살짝 기름에 튀긴 짜파티 같은 것을 카레에 찍어 먹길래 따라 먹었는데 이것도 맛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요리 이름이 뿌리라고 한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르겠지만 시야가 나쁘다.

어떻게 보면 살짝 중국의 시골 느낌도 난다.

원래는 델리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인도의 건국기념일 축제준비로 붉은 성이 닫았다고 해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코미디영화를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관에 갔다.

인도에서 CGV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심하긴 심하다.

근데 표를 끊고 들어가서 보니 이건 시작은 에로로 시작해 액션으로 바뀌었다가 신파극으로도 바뀌고 도대체 장르를 알 수 없는 영화를 보여준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시작한지 한시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중간에 영화를 끊고 나가라고 한다.
인도 사람들도 이상한지 안나가고 있다가 직원이 와서 소리를 지르니 다 나가길래 나도 따라나왔다. 

왜 중간에 끝나냐니까 이게 끝이라며 다음 영화는 12시 30분에 시작하는데 또 볼거냐고 묻길래 그냥 나왔다.
대사도 모르겠고 내용도 모르겠고 그냥 졸리기만 해 돈을 날린 기분이다. 

오늘은 초록색 카레를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이제 한손으로 짜파티를 뜯어먹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이게 라씨인데 인도의 길거리에서 파는 요거트 음료수다.

난 요거트 종류를 사랑하는데 앞으로 많이 즐겨먹어주마.

맛은 엄청 달고 맛있고 사랑스럽다.

아 저 솥에 있는 요거트를 다 먹고 싶다.

솥에서 우유를 발효시켜 요거트를 만들고 거기에 설탕과 얼음을 넣고 갈아주는게 라씨다.
설탕을 듬뿍 넣으니 몸에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즉석에서 만들어서 주니 좋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리고 정말 맛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기차를 타러 갑시다.

근데 기차가 엄청나게 길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것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언제나 설렌다.
 


<오늘의 생각>

손으로 밥 먹는다는 것 자체로 인도는 재미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기차가 7시간 연착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설마 70분이겠지 하며 다시 물어보니 7시간이 맞다고 한다.

근데 난 일정이 정해진게 아니니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기는 커녕 신이난다.

어차피 종착지는 정해져 있고 그 때까지 기차에서 놀 생각에 신이 나는 것을 보니 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

기차 안에는 짜이파는 사람이 계속해서 짜이, 짜이, 짜이를 외치고 다니고 커피 파는 사람은 커피를 외치고 다닌다.

물론 먹을 것을 파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배가 고플 땐 안보여 기차가 정차했을 때 내려서 사먹었다.

침대칸은 중국에서 타봐서 신기하지는 않았는데 밤에는 추워 침낭을 펴고 자니까 포근해서 좋았다.

총 10시간이 연착되서 원래 아침에 도착할 기차가 저녁에 도착했다.

뭐 바라나시에 꿀발라 놓은 것도 아니니 좀 늦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기차에서 내 윗자리에 있던 한국인 누나와 같이 바라나시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근데 여기서도 건국기념일 축제로 거짓말을 한다.

오토릭샤를 잡으려니 숙소가 많은 거리로 가는 길이 막혔다며 다른데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 아저씨들이 나를 너무 물로 본다.
그냥 무시하고 다른 오토 릭샤를 탔다.

방을 찾으러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들을 돌아다니는데 웬만한 도미토리는 다 꽉차있어 삐끼를 하나 잡고 방을 구경하는데 지나가던 한국인 아저씨께서 자기 숙소에 빈방이 있을거라며 알려주셨다.

찾아가보니 도미토리에 침대가 있길래 짐을 풀고 밥을 먹으려는데 근처 식당에서 공짜로 밥을 주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당연히 뒤도 안 돌아보고 찾아갔더니 정말로 공짜밥을 퍼주고 있었다.
공짜라 카레도 좀 묽었지만 직원들이 계속 돌아다니며 리필을 해주길래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었다.

바라나시는 델리보다 더 더럽고 소가 많다.

근데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하기에 안먹으니 암소는 젖이라도 짠다고 하지만 수소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공짜밥을 먹었으니 선풍기로 바람을 불어 불씨를 살리는 짜이도 한잔 먹어줬다.
선풍기 화로를 보니 앞으로 인도여행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오늘의 생각>
 
 
왜 난 기차가 연착이 되도 재미있을까.

공짜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내가 밥먹는 식당이 9시 30분정도는 되야 문을 열어 그 핑계로 늦게까지 잠을 잤다.

느긋하게 일어나 그냥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한국인이 엄청 많아 내가 인도에 온건지 영화세트장에 온건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다른 한국인들도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겠지.

어제 공짜밥을 준 식당에 스페셜 탈리가 맛있다길래 갔더니 130루피(한화 2600원)이길래 그것 보다는 좀 저렴한 미니 스페셜 탈리를 시켰다.

탈리는 밥과 짜파티가 리필이 되니 맛도 좋고 양도 많아 최고의 인도음식이라 할만하다.

기분이 좋아 주인아저씨에게 라씨도 한잔 달라했더니 옆집에 가서 커드를 얻어와 만드는 모습을 발견했다.

맛은 있었지만 역시 라씨는 라씨집에서 먹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바라나시에 가면 젬베를 싼 가격에 배울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었기에 기대하며 학원에 갔다.

원래 인도에서 젬베를 배우는 한국인들은 별로 없었는데 2년전쯤 10센치가 아메리카노를 부르고 난 뒤 인도에서 젬베를 배우는 열풍이 생겨났다고 한다.

난 타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어서 우선 인도 전통악기인 타블라에 도전했다.

양손을 이용해 손가락으로 튕기듯이 치는데 내가 박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널 처음 봤을 때 

난 너의 이름도 알지 못했지 

너는 둥 딱! 소리를 내며 날 사로잡았지 


널 사가지고 오기 위해 

난 며칠간 라면만 먹었지만 

널 품에 안고 잠들때면 

내 입가엔 미소가 


떠나자 하늘넘어 끝없는 우주로! 

젬베 젬베! 나의 운명을 바꾼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나는 니가 정말 정말 고마워 

젬베 젬베! 나를 웃게 하는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젬베의 노래를 들어요 


친구의 노래를 들어요


내가 노래할 때면 너는 조용히 옆에서 

나의 이야기 들으며 박자를 맞춰 주었고 

내가 흥겨울때면 니 목소리도 밝아져 

우리 둘이 함께 예~ 예~


떠나자 하늘넘어 끝없는 우주로! 

젬베 젬베! 나의 운명을 바꾼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나는 니가 정말 정말 고마워 

젬베 젬베! 나를 웃게 하는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젬베의 노래를 들어요 

좋아서 하는 밴드 - 젬베의 노래 


 

돈이 찢어져 은행에 가려고 했었는데 젬베를 가르쳐주는 학원에서 자기에게 수수료를 5~10루피만 내면 붙여줄 수 있다길래 맡겨놓고 나왔다.

가트를 보며 멍을 때리다가 라씨가 먹고싶어 바라나시에 가본 사람은 다 안다는 유명한 라씨집인 블루라씨를 찾아가기로 했다.

자세한 위치는 모르고 방향만 아는 상태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근데 인도사람들에게 블루라씨를 물어봐도 다 알고 있다. 
얼마나 맛있으면 인도사람들도 다 알고 있는걸까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물어물어 블루 라씨를 찾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한국인 80%에 외국인 20%정도였는데 가게가 꽉 찼었다.

가장 기본적인 바나나라씨를 시켰는데 나오는데 40분이 걸렸다.

거기다 나보다 늦게 시킨 사람은 이미 다 먹었는데 내가 시킨 것은 나오지도 않아 그냥 나가려다 그 유명한 블루라씨가 어떤지 맛이라도 보려고 참고 기다렸다.

사진에 찍힌 모습은 참 이쁘게 나왔고 맛도 괜찮았다.

하지만 내 입맛이 아무거나 다 맛있게 먹는 싸구려 입맛이라 그런지 이 정도 맛을 보려고 40분이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 맛이었다.

이해가 안되면 몸으로 겪어봐야한다.

맛을 비교하기 위해 그 옆에 있는 시원라씨라는 또다른 유명한 라씨집에 갔다.

똑같은 바나나라씨를 시켰는데 비슷하고 그냥 라씨 맛이었다.

도대체 내가 아침에 먹은 라씨와 유명한 라씨집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서 또 다른 라씨를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길가에 파는 라씨집에 갔는데 여기가 더 맛있는 느낌이 들었다.

또 다른 라씨집을 찾아가려다가 발견한 생크림 같은건데 이 것도 맛있었다.

몇시간동안 라씨집을 돌아다닌 결과 얻은 결론은 모든 라씨가 다 맛있었고 내 입맛이 싸구려라는 것이었다.

맛을 제대로 음미할 줄 아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가트로 돌아와 또 멍을 때리다가 그동안 가지고 다니던 입장권들을 태웠다.

내 작은 복대에서 이만큼의 입장권이 나오다니 신기했다. 

불장난을 하자 꼬마애들이 다가와 포토? 포토? 하는데 앵벌이하러 다니는 애들이 불쌍하기도 했지만 별로 가까이 다가오게 하고 싶지는 않아 그냥 가라고 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정월대보름마다 하천에서 불장난을 했었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해야겠다.

라씨를 많이 먹어서인지 해가져도 배가 안고파 또 멍을 잡았다.

근데 가트를 보면 한국사람이 대부분이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른다. 

요새 한국에서는 인도여행이 대세인 것 같다.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들어올 때까지 멍을 잡다가 올라오는데 계단이 똥 범벅이다.

애들아 좀 한자리에 싸면 안되겠니.

<오늘의 생각>
 

한국인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에서 건국기념일이라고 깃발을 올리고 박수를 친다.

옆에서 따라서 박수를 치니 달달한 과자를 나눠줬는데 엄청 달아 먹기 힘들정도였다.

뿌리를 먹으러 갔는데 4조각에 12루피(한화 240원)밖에 안하니 2판을 시켰는데 고기가 들어있어 깜짝 놀랐다.

같이간 형님이 오늘은 특별하게 고기도 있다고 하셔서 신기해했더니 콩고기라며 나를 놀렸다.

태어나서 콩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 고기맛이랑 똑같았다.

먹고 나와서 짜이 한잔까지 마셔도 아침값으로 한국돈 500원밖에 안드니 참 행복하다.

오늘은 젬베를 쳐봤는데 재미있기는 재미있었다.

근데 어제 맡긴 찢어진 100루피를 붙이는데 30루피가 들었다는 개소리를 하길래 필요없고 내 돈을 내놓으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90루피를 돌려준다.

참 어리석은 애들아. 20루피(한화 400원) 더 먹으려고 앞으로 한 1주일정도 젬베를 배우러 올 사람을 내치니.

니들은 그냥 웃으며 넘기지만 난 소심해서 한번 틀어지면 절대로 안온단다.

이번에도 배가 고파 탈리집에 가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리필이 되는 밥집은 최고다.

도미토리에 같이 있는 형님이 매일 오븐에 구워서 파는 로컬 빵집을 알려줘서 식빵과 조각케이크를 하나 샀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여성분들의 말로는 바라나시에 호텔 수준의 치즈케이크를 파는 곳이 있다며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비싼 케이크는 못먹겠고 싸구려 케이크로 만족한다.

강가에 떠있는 불들은 디아라고 하는 것인데 접시에 촛불을 켜 띄우는 것이다.

누가 오늘밤에 디아 1000개를 띄우며 고백한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밖을 보니 디아를 꽤 띄우길래 후다닥 밑으로 내려갔다.

근데 한 150개정도만 띄우고 끝이 났다. 도대체 1000개는 언제 띄우는 거니.

1000개의 디아 대신 보름달이 뜨는 날이라 가트주변에 촛불을 밝혀놨는데 실제로는 조잡했지만 사진으로 보니 꽤 그럴싸하게 나왔다.

<오늘의 생각>
 

하는 것도 없는데 시간은 흐른다.

 
 

  1. 드디어 인도편이 올라왔군요
    한국관광객이 그리 많은지 몰랐네요.
    인도에 관한 좋지않은 뉴스가 종종 나와 걱정이 되긴 하는군요
    항상 조심!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맥주를 이제 볼수 없다니
    같은(헤비)알콜러버로서 아쉽네요 ㅎㅎ

    • 저도 인도에 한국인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항상 조심 조심 다니겠습니다.
      그리고 맥주 나오긴 나오는데 이전처럼 매일 마시지는 않습니다.
      어무이가 동남아부분 여행기를 보실 때마다 술 좀 적당히 마시라고 난리신데 좋아하실거 같습니다. ㅎㅎㅎㅎ

  2. 보면 연락 좀 해봐
    갑자기 카톡 보내라하고서 카톡 탈퇴? 하면 뭔일난거 같잖아

  3. 드뎌 인도시군요ㅎㅎ
    고생좀 하시겠어요 한참 더울텐데ㅜㅜ
    드디어 저도 떠납니다ㅎㅎ
    님처럼 세계일주는 아니더라도
    인도 네팔 파키스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6개국 5~6개월간 가게됐습니다ㅎㅎ
    7월2일에 델리in 해서 바로 북인도 라다크
    맥간 마날리 레로 날라가려구요ㅋㅋ
    혹여 그 기간에 북인도 계신다면 꼭 뵙음
    좋겠습니다^^
    남인도는 너무 더울듯ㅎㅎ

    • 오~ 장기여행 떠나시는군요.
      그럼 이제 리플 달아주시는 분이 한 명 줄겠네요. ㅠㅠ
      라다크, 레도 올라가신다니 부럽습니다.
      아쉽게도 그 때는 인도에 없을 예정이라 만나지는 못하겠네요.
      즐거운 여행 되시고 혹시나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ㅎㅎ

  4. 인도, 참 흥미롭습니다
    전 아직 가보질 못했거든요. 가보고 싶은 나라이긴 하지만
    좀 처럼 기회가 없네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은 오래전 다녀온곳이라
    복습하는 기분이었지만 이제부터의 인도는
    관심집중이 될것 같습니다
    약 먹이고 털어간다는 소식은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군의 얘길들으니 긴징과 흥미로움이 겹칩니다^^
    저도 언젠가는 인도를 여행할 생각이기에...부탁이라면
    좋은숙소. 맛집. 여행지의 관전포인트. 열차여행의 tip
    같은걸 간단히라도 남겨주면 좋을것 같습니다
    귀찮으시겠지만.....^^
    더불어 사진도 참좋습니다
    느린속도 임에도 흔들림없이 찍는 비결이뭔지 가르쳐주세요
    단전호흡 하셨나요?^^
    내생각에 군이 인도를 떠나쯤엔 몸무게가 2~3kg는 늘것 같습니다

    조심히 다니시고 ...다음 글을 기다릴께요
    Have a nice trip.

    • 생생한 정보로 꽉 찬 여행기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ㅎㅎ
      느린셔속은 그냥 숨 참고 찍고 흔들리면 지우고 다시 찍고를 반복합니다.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는데 ISO를 올리고 찍자니 아쉬워서요. ㅎㅎ
      셀카 간간히 올라가니 살이 쪘는지 빠졌는지 판단해주세요.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 몸 건강하시고 님의 세계일주 여행이 우리에게 무한 한 힘이 될 것입니다.
    뭔 말이냐구요.....?
    시간이 지난후 알겠죠!

    그리고 조그 더 조언 하자면.....
    그냥, 마냥,,,, 그데로.... 여행으로 끝내지 마세요
    다니시며 자신에게 많은 화두를 주시고 생각하고 나름 결론을 내리세요

    또 다른나라에서 소식을 듣겠습니다.

  6. 라씨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글 남겨요 :)
    저도 라씨에 반해서 바라나시 머무는 내내 라씨만 쏙쏙 !
    벌써 인도 배낭여행을 다녀온지 2년이 되었네요 -
    늘, 너무 그리운 인도 잘 보고가요 ^ ^

  7. 인도 흥미진진 하네요.
    약 먹여서 다 털어가는건 무섭긴 하지만 음식들 보니 군침이 절로 ..
    카레 좋아 하는데.. 요기 사진들 보니까 인도엔 꼭 여행가봐야 할듯!! ㅎㅎ

  8. 라씨 종류가 그리 많은지 몰랐네요. ^^
    용민군 덕분에 저도 덩달아 지식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짜이는 싱가폴에서 살때 거의 매일 마시다시피 했네요.
    리틀인디아까지 가지 않아도 싱가폴에는 다행히
    모든 쇼핑몰이나 푸드코트마다 짜이를 팔아서 좋았어요.
    인도 본토에서 마시는 맛은 좀 다를 수도 있겠죠?
    잘 봤습니다.

  9. 재밌어요 몇 주 전부터 하루에 몇 편씩 조금조금 아껴서 보고 있습니다!
    한국 돌아오셨다는 공지같은것도 보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써주셨으면!!! 햄볶는 한 해 보내세요!!

  10. 언제 아무 때 봐도 재미있는 여행기 입니다. 인도가 참 더럽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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