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6. 봐도봐도 아름답던 파미르 여행의 끝. (타지키스탄 - 파미르, 키르기스스탄 - 오쉬)


랄프와 함께 키르키즈스탄으로 가기로 했는데 지프가 몇시부터 운행하는지 몰라 무턱대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 게스트하우스 주인에게 마을 공터에서 지프가 정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을 공터가 어디인지 몰라 한참을 돌아다녔다.

겨우겨우 공터를 찾았는데 날이 꽤 추워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 맞은편 집에서 아저씨 한분이 우리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계속 권하셔서 안으로 들어오니 정말 살 것 같았다.

집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밥을 같이 먹자고 하신다.

이번에도 괜찮다고 했지만 고기를 삶은 기름국과 밀가루 튀김을 가져오셔서 같이 먹자고 해 고맙다며 같이 아침을 먹었다.

나야 강철위장을 가졌기에 맛있게 먹었지만 하이디와 랄프는 조금만 먹고 말아 아저씨께 미안해 더 열심히 먹었다.

서로의 언어를 몰라 말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마음은 충분히 느꼈기에 정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찻값으로 약간의 돈을 내고 나왔다.

역시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

날이 밝자 지프가 공터로 왔다.

우리가 3명 밖에 안 되기에 다른 승객들을 더 찾아본다며 마을을 돌아보러 갔다왔는데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가는 사람이 1명 뿐이라며 추가 금액을 내야한다고 한다.

2배씩의 돈을 더 내야하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랄프와 하이디에겐 하루 하루가 소중하니 그냥 돈을 더 주고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랄프가 다가와 자신들의 일정에 맞춘 것이니 난 돈을 더 낼 필요가 없다고 하길래 나도 내가 원해서 떠나기로 한 것이고 함께 여행하는 것이 즐거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다.

돈을 절약하며 여행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지만 내가 선택한 것과 정당하게 이용한 서비스에는 확실히 돈을 지불하는 것이 맞다.

돈을 아끼는 것은 그 다음의 이야기이지 양심을 판다거나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돈을 아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미르 고원의 무르갑 지역쪽은 키르기스스탄의 국경과 맞닿아 있으면서 동쪽으로는 중국과 맞닿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사람들이 밀입국을 할까봐 철조망을 쳐놨다는데 가끔씩 철책이 끊어진 곳도 보였다.

눈 덮힌 산들은 아마 만년설 지역인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저런 산에 오르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아름답다.

마치 구름이 바로 내 머리 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어쩌다보니 지프를 대절한 것처럼 되버렸기에 이번에도 우리가 원하는 지점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됐다.

아마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다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니 그냥 지프를 빌려 끝까지 즐기라는 하늘의 뜻이었나 보다.

돈은 어떻게 벌고 어떻게 모으는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느냐인 것 같다.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무작정 아끼기보다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거나 가지고 싶던 것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철책이 끊어진 곳이 보이길래 잠깐만 넘어가보자고 말을 했다.

역시 사람은 가지말라면 더 가고싶고 하지말라면 더 하고싶은 것 같다.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바디랭귀지로 키르기스스탄으로 가기 전에 잠시 마을에 들려야한다고 한다.

뭔가 전해줄 물건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기름을 담아가야한다고 한다.

타지키스탄의 기름이 더 저렴해 통에 기름을 담아가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통이 보이길래 살펴보니 GS오일이 붙어있어 한국에서 온 통이라고 말해줬다.

이제 아름다운 파미르의 길과도 헤어질 시간이다.

지금까지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파미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

지구 어딘가에는 이보다 더 웅장하고 멋있는 길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꿈에 그리던 길은 파미르 고원에만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이제 타지키스탄을 떠나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갈 시간이다.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여러 곳의 체크포인트를 거쳐야하는데 여행자들이라 그런지 짐검사는 하지 않고 그냥 여권만 확인하고 보내준다.

영국인은 키르기스스탄을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는데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무비자 협정 체결국가라 비자가 필요없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여권의 비자파워는 정말 대단하다.


<타지키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10일 - 지출액 530달러 (약 57만원)


교통수단인 지프를 빌리는데 많은 돈이 들었다.

예상보다 지출이 컸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세상에서 오직 파미르에만 있을테니 후회는 없다.


이제 드디어 키르기스스탄에 왔다.

이름도 생소한 나라지만 랄프에게 들으니 키르기스스탄에는 아름다운 산이 많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키르기스스탄의 국경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라 업무가 중단됐다길래 차에서 내려 길가에 앉아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고산지대라 가끔씩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올해의 첫눈을 10월 초에 파미르에서 만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 웃음이 나왔다.

아무래도 파미르가 우리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지 군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할아버지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영어를 할줄 아시길래 잠깐 대화를 했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하니 88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신다.

과거 소련시절에는 먹고 살 걱정은 안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며 키르기스스탄의 젊은이들은 다들 러시아나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 일을 하고 있다며 차라리 러시아 밑으로 들어가고 싶다며 말씀하시는데 키르기스스탄의 현실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키르기스스탄에 오자마자 도로가 좋아져 신기해하고 있는데 앞에 양떼가 지나간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와 랄프가 열심히 셔터를 누르자 하이디는 그런 우리를 보고 웃는다.

유목민들은 아침에 양떼를 끌고나와 해가 지기 전에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봐도 끝이 없는 행렬이 정말 신기했다.

드디어 우리 목적지인 키르기스스탄의 오쉬에 도착했다.

지프 기사 아저씨가 고기를 차에 싣을 때부터 살짝 걱정됐었는데 역시나 핏물이 흘러 내 가방에 묻었다.

성스러운 의식을 위해 제물을 바치는 것이 떠올라 내 가방에 묻은 피가 남은 내 여행을 지켜줄 것이란 생각을 하며 열심히 가방을 빨았다.

타지키스탄에서 열심히 넘어오느라 밥을 먹지 못했으니 우선 배를 채우기로 하고 사람이 많은 식당에 들어가 케밥처럼 보이는 것을 시켰다.

역시 고기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밥을 먹어 급한 불은 껐으니 숙소 주변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는데 식당들이 보인다.

무슨 음식을 파는지 구경만 하려했는데 맛있다고 해 우리도 모르게 식탁에 앉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꼬치구이인 샤슬릭도 하나씩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오랜만에 방을 잡았는데 수건도 주는 독방이 400솜(한화 8,000원)밖에 안 한다.

방을 잡았을 때는 당연히 맥주를 마셔줘야한다.

잔잔하게 음악을 틀어놓고 마시는 맥주는 꿀보다 달콤하다.

조식도 포함되어 있는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달걀 후라이가 나와 행복했다.

혹시나 키르기스스탄의 오쉬에 가실 분이 계신다면 크리스탈 호텔을 추천드립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는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 차례다.

중앙아시아 은행에서는 달러, 유로화, 루블을 받는데 뭐니뭐니 해도 달러가 최고다.

지갑도 두둑해졌으니 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입이 심심하니 낱개로 팔고 있는 바나나를 하나씩 입에 물고 시장 구경을 한다.

정육점의 모습이 너무 적나라해 주인 아저씨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완벽한 재래시장이라 파리가 날아다니고 위생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먹어도 괜찮다는 것은 잘 안다.

돼지고기는 뜨거운 불에 익혀 먹기만 하면 괜찮다고 배웠다.

어제 먹은 샤슬릭도 맛있었지만 오늘 먹은 샤슬릭은 정말 맛있었다.

역시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자다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됐다.

하이디는 몸이 좋지 않다길래 랄프와 둘이 나와 뭘 먹을까 고민하다 식당에 들어갔는데 메뉴판을 봐도 뭔지 모르겠어서 가장 유명한 것을 시켰더니 라그만이라 불리는 면 요리가 나왔다.

한국에서 먹던 짬뽕처럼 얼큰한 맛이 났는데 정말 신기하고 맛있어서 감탄을 하며 먹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제과점이 보이길래 들어가 디저트를 샀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으면 달콤한 디저트를 먹어줘야한다고 말하니 랄프가 당연하다며 산적처럼 웃는 모습이 정말 웃겼다. 

오늘 밤도 맥주와 함께 한다.

병따개가 없다고 술을 못 먹는 내가 아니지만 키르기스스탄의 맥주는 고리만 당기면 병뚜껑이 따져 정말 편리했다.

역시 술에는 각종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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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량한 산도 멋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요...멋있는 풍경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2. 비오는 아침에 샤슬릭 테러를 당하니 기분이 참 좋아요. ㅎㅎ
    역시 아름다운 파미르...

  3. 이번 사진에 나온 음식들은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ㅎㅎ 파미르 고원은 이름은 얼핏 들었는데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풍경입니다. ^^

  4. 복습하면서 모든 글마다 리플달기 운동을 벌이는 중~
    '조지아' 편을 봐야하는데 새글이 달렸길래
    반칙인줄 알지만..
    그래도 복습중이니 괜찮을거야! 라면서... ㅎㅎㅎ
    키르기스스탄으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 모두 정말 예술이예요.
    흙길과 산과 하늘만 가득한 사진들인데도
    어째 자꾸 눈이 가네요.
    가을이 깊어서 제 마음이 스산해서 그럴까요?
    아님 용민군 사진에 제가 넘 심하게 빠져서 그럴까요?
    후자!!! 를 선택해야 할까봐요. ^^
    앞으로도 계속 복습할거니까 계속 잘 부탁드려요.

  5. 용민님~~끝까지응원할게요^^
    숨어서잘보고있답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7. 용민군 여행기 복습 끝냈어요. ^^
    복습 뿐 아니라 전편에 걸쳐 짧지만
    리플 모두 달았습니돠~ ㅎㅎㅎ

  8. 오늘 이야기도 즐겁게 보고 갑니다.
    크리스탈 숙소 정보 고맙고요 ^^

  9. 키르키즈스탄은 타지키스탄과 이웃 국가이지만 또 다른 분위기네요.
    각각 다른 나라를 자동차로 이동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럽기도 하고요.

  10. 보통 사람이 아닐세 그려

  11. 도로위의 양때 염소떼~~^^
    그 모습이 걸림이 없어 보이네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5. 파미르 고원에서 만난 아름다운 호수들. (파미르, 무르갑)


아침은 기름범벅 햄과 달걀이다.

어제 산을 열심히 타고 돌아와 보드카를 열심히 마셨는데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속이 풀리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지프에 올라 길을 떠난다.

어찌보면 황량하기만 한 파미르 산맥이 뭐가 그렇게 좋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이런 광활하면서 웅장하고 고요한 모습은 딱 내가 꿈꾸던 파미르의 모습이라 계속해서 사진을 찍고 창 밖을 쳐다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고 역시나 아무리 황량한 곳이더라도 사람들은 그 환경에 맞춰 살아간다.

여행을 하며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겠지만 엄청나게 큰 것을 배운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아무리 사람이 자연에 대항하고 자연을 거스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은 거대한 자연을 이길 수는 없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은 배운 것 같다.

내가 좋자고, 내가 행복하자고 쓰는 여행기이니 내가 좋아하는 사진, 내가 좋아하는 풍경을 올리는 것이 당연할진데 이렇게 풍경사진만 계속해서 올릴 때는 너무 나만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렇게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는데 이를 즐기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달리다보니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며 잠시 쉬고 가자고 한다.

나도 공대생이긴 하지만 자동차나 각종 기계에 들어 있는 엔진을 고치는 남자는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오늘 이동하는 코스의 테마는 호수다.

해발 4000m 정도 되는 파미르 지역에는 몇 개의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들이 정말 아름답다고 들었다.

우리에겐 지프가 있으니 당연히 대부분의 호수를 들렀다 가기로 했다.

창밖을 보다 보면 구름의 그림자도 보인다.

이런저런 볼거리들 때문에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호수 주변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얼음인데 파미르의 겨울이 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한다.

오늘 보게 될 호수 중에서 가장 큰 호수인 야시쿨에 도착했다.

지프에서 내려 마주한 야시쿨은 정말 엄청나게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맑고 투명한 야시쿨 호수는 왜 사람들이 파미르를 찾는지에 대한 하나의 해답처럼 보였다.

계속 대화를 하고 웃으며 함께 온 친구들인데 야시쿨에서 만큼은 각자 떨어져 야시쿨 호수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야시쿨 호수를 만난 순간 다들 바람을 느끼며 감상에 젖어들었다.

호숫가에는 야크 한마리가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고요해 신성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오늘도 역시나 자연은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다른 한편에서는 서로 싸우고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는지 참 안타깝고 씁쓸하다.

다들 야시쿨 호수를 마음 속에 충분히 담았으니 이제 다시 움직인다.

두샨베와 호로그에서 이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지프를 렌트하지 않고 현지인들처럼 마을 사이만 이동했다면 이런 풍경은 만나지도 못했을텐데 정말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다. 

야시쿨 근처에는 불롱쿨이라는 호수도 있다.

마치 규모가 커진 한라산 백록담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백록담에게는 미안하지만 불롱쿨이 더 멋있었다.

야시쿨 호수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는 옛날 주민들이 생활하던 게르 같은 것이 있다고 해 들르기도 했다.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만 구경했는데 실내는 꽤 따뜻할 것처럼 보였다.

물론 현재는 이런 건물에서 살고 있다는데 바람의 영향 때문인지 집들의 간격이 넓었다.

끝없이 펼쳐진 길이 좋아 사진을 찍고 싶은 도로가 나오면 언제든지 차를 세워달라고 말을 해 사진을 찍었다.

다들 사진을 좋아하니 서로 자신들이 원하는 지점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면 된다.

특히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는 곳에서는 다같이 차를 세우고 싶어한다.

어쩜 이리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열심히 자연을 즐겼으니 이제는 배를 채울 시간이다.

이 음식은 라그만이라고 불리는 중앙아시아 국수인데 맛도 칼칼해 정말 맛있었다.

라그만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길래 감자요리를 하나 더 시키니 역시 용민이라며 다들 웃는다.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잘 먹는 것 같다.


외국인들이 내 이름을 발음하기는 어려우니 그냥 편하게 초이라고 소개를 하고 다니는데 초이는 내 성이고 이름이 용민이란 것을 안 뒤로 이 친구들은 꼬박꼬박 용민이라고 불러준다.

차를 마시며 한 30분 정도 수다를 떨다가 다시 출발한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한 자연 속에 덩그라니 도로만 놓여있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든다.

아마 자연에 대항하는 인간의 끝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아하는 것 같지만 구체적인 이유가 없이 그냥 좋다.

나중에 한 50살 쯤 되었을 때, 차를 빌려 미국과 캐나다를 횡단해보고 싶다.

이번에는 폴이 가고 싶어한 동굴을 가보기로 했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보니 자동차에 펑크가 났는데 큰 펑크가 아니라 지렁이로 때우고 다시 달린다.

길이 험하니 자동차 유지보수에 돈이 많이 들 것 같았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저께 우리에게 돈을 더 뜯어간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곳을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길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일텐데 그 과정이 참 신기하고 멋있는 것 같다.

이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나온다길래 차에서 내려 걸어간다.

멀리 동굴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왠지 분위기가 멋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동굴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게 철조망이 쳐져있고 제사에 올렸던 뿔만 남아 있었다.

다들 허무함에 이게 전부냐며 각자 방향을 잡아 산을 올라가 봤지만 저게 전부가 맞았다.

그래도 그 덕에 높은 곳에 올라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으니 괜찮다.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술마시고 담배피고 음악 트는 것은 좋지만 유적지에서는 하면 안 된다.

아직 겨울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세고 고도도 높아 너무 추웠다.

외투를 입으면 답답하기에 반팔만 걸치고 샌달을 신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누가보면 삼 먹고 열이 오른줄 알 것 같다.

다시 지프에 올라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무르갑으로 향한다.

무르갑에 도착해 숙소를 잡고 재래식 사우나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니 밖이 어두워졌다.

무르갑은 파미르 고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라 시설이 많이 열악하다.

마을 규모는 조금 큰데 발전량이 충분하지 않아 마을의 반만 전기가 들어오고 다음 날을 나머지 반에 전기가 들어온다고 한다.

마침 우리가 숙소를 잡은 쪽이 전기가 끊기는 날이라 촛불만 켜놓고 밥을 먹었는데 촛불 밑에서 맥주를 마시니 나름 운치가 있고 좋았다.

각자의 여정이 다르기에 다들 무르갑에서 헤어지기로 했는데 랄프와 하이디가 함께 키르키즈스탄으로 가자고 한다.

나는 시간이 넉넉하니 무르갑에서 빈둥거리다가 키르키즈스탄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랄프가 서로 산을 좋아하니 자신들과 함께 가자고 하길래 맥주 한 잔을 원샷하고 콜을 외쳤다.




중간고사가 3주나 이어지다 보니 도저히 여행기를 쓸 수가 없어 

저번 주에도 펑크를 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여행기의 후반으로 갈수록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 같아 정말 부끄럽지만

여행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쓰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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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사진으로도 멋진데 실제로 보면 얼마나 더 멋있을까 싶네요
    실제로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중간고사 잘 보셨기를~ ㅎㅎ

  2. 비밀댓글입니다

  3. 시험은 잘 치셨나요?푸른 하늘이 마음을 설레게하네요..

  4. 무르갑에 가셨군요.
    파미르는 모든 여행자의 사진에서 같은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요.
    너무 넓어서...
    파미르에서는 샤슬릭 안 파나요?
    며칠 전에 터키 사람들이 와서 냉동 샤슬릭을 팔던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맛도 못 봤더니 아쉽네요.

  5. 파미르 넘은 분들을 여럿 보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사진들인 것 같습니다. ㅎ

  6. 풍경사진 저도 좋습니다~헤헤^^

  7. 와... 풍경 정말 멋집니다.

    한장한장 같은 사진 없이 너무 푸르고 좋네요 +_+

  8. 멋지네요~

  9. 괜찮아유

  10. 잘 보고 갑니다. 커피 한 잔을 드시며 다시 여행기를 마무리 지시길....^^*

  11. 며칠 지나면 기말고사 시작이네요. 2학기 잘 마무리 하세요. 여행기 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2. 야시쿨호수는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만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정말 멋지네요.
    홀로 서있는 야크도 어쩜 그리 멋지게 보이는지
    사진이라기보다는 그림같아요.
    이방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무척 척박한 곳 같은데
    저기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터전이니
    축복받은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겠죠?
    사람마다 사정이 있고 상황이 다르니
    간혹 여행기가 밀리더라도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용민군이 알콜러버이듯이 우리는 용민군러버입니돠~ ㅎㅎㅎ

  13. 음식만 나오면 모든 음식이 다 정말 맛있다하니 빠앙~ 터졌습니다.... ^.^ 젊어서 그런걸까...아니면 천부적인 미각의 소유자여서 그런 걸까...난 그것이 알고싶습니다 ^^

  14. 지프로 달리는 길은 아무것도 없어서 어찌보면 무섭게도 느껴지는데 그것마저 아름답다고 느끼는 DJL님은 정말 가길 원하던 곳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숙소에서 지프 일행에 합류하고 키르키즈스탄까지 같이 할 일행이 있다니 좋은 여행 친구들을 만난 것 같아 보는 저 역시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15. 그냥 오프라인에서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흑흑흑

    걍 팬이되어거고 있어요

  16.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동굴이라길래...그래도 좀 큰 동굴일 줄 알았는데~
    작은 동굴....그것도 막아놓은곳이었네요^^
    황량한듯...황량하지않으며, 철학적이고도 평온한 자연이 마음에 한점을 만들어 놓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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