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57. 멜버른에서의 마지막.

이번에도 시티로 나온다.
시내로 나오면 거리 곳곳에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등 여러 예술가들이 있다.
특히 큰 광장에는 서커스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저런 묘기를 부리는지 신기하다. 

몰랐었는데 오늘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막연하게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데 예전에 강의를 들어보니 불치병은 맞지만 엄청 두려운 병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어서 완벽한 치료약이 개발되면 좋겠다. 

멜버른 시내에는 야라강이 흐르는데 조정을 하고 있었다.
무한도전을 보니 엄청 힘들던데 대단한 것 같다.
여가생활을 자기가 즐거우면 되는 것인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가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
비싼 자전거를 사고, 비싼 캠핑용품을 사고, 비싼 등산용품을 사서 남들과 비교를 해서 얻는 만족감보다 내적성취감이 더 중요한 것인데 너무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 같다.

오늘 시티로 나온 이유는 바로 이 누들 페스티벌 때문이다.
누드 페스티벌이면 참 좋았겠지만 누들, 국수 축제다.
참고로 멜버른에서는 얼마 전에 sexpo라고 성 박람회도 열렸는데 별로 당기지 않아 가지 않았다. 
sexpo에 가서 사진을 찍어왔다면 내 블로그가 참 좋은 블로그가 됐을텐데 아쉽기도 하다. 

아시아 국가들의 다양한 국수요리를 파는데 한국은 참가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10여개 국이 참가한 행사인데 다 가본 나라들이라 안 먹어본 국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태국의 팟타이를 시켰는데 너무 달아 별로 맛이 없었다.
가격은 10달러를 냈는데 태국에서 1달러에 사 먹던 것보다 맛이 없었다. 

그래도 축제에 왔으니 돈을 쓰려고 후식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팬케이크를 파는 누나가 정말 이뻤다.
줄을 서 있었더니 누나가 부르길래 쪼르르 달려가 10달러짜리 팬케이크를 후식으로 먹었다.
맛은 그저 그랬지만 누나의 미소가 달콤했으니 됐다.
미인계를 쓰려고 작정한듯한 누나였는데 저항도 하지않고 미인계에 넘어갔다.
나란 남자. 쉬운 남자.

나이트 누들 페스티벌인데 해가 지기 전부터 사람들이 많이들 왔다.
딱히 자리는 없고 마음에 드는 음식을 사서 잔디밭에 앉아 먹으면 된다.

축제에는 맥주가 빠질 수 없으니 당연히 한 잔 마신다.
음악도 크게 들어주고 맥주를 마시니 락페스티벌에 가고 싶어졌다.
한국에 있을 때는 여행을 출발하기 1주일 전까지 락페스티벌을 다닐 정도로 락을 좋아하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몸을 좀 풀어줘야겠다.  

땅덩어리가 커서 녹지가 참 많다.

땅덩어리는 큰데 왜 대학은 이렇게 빌딩으로 지어놨을까.

여행을 하다보면 나라별로 무료 교통수단이 있는데 멜버른에는 시내를 한 바퀴 도는 무료 트램이 있다.
365일 무료라 할 일이 없으면 그냥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면서 시내를 구경하기에 좋다.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고 하니 유료 트램으로 갈아탄다.
멜버른의 트램은 자동차도로 가운데를 지나가는데 속도는 좀 느리지만 지하철이 가지 않는 지역을 커버해준다.

세인트 킬다 해변으로 가는 길에 놀이동산인 루나파크가 나오길래 우선 내렸다.
입구에서 연인끼리 점프샷을 찍고 있길래 나도 한장 찍어줬다.
루나파크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공원인데 지금은 사라진 한국의 드림랜드 정도의 규모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놀이기구마다 돈을 내길래 들어가 봤는데 크지도 않고 놀이기구도 시시한 것들만 있다.

이제 본 목적지인 세인트 킬다 해변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커플들이 넘쳐난다.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커플의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었는데 괜찮게 나온 것 같다.
사진은 잘 찍었는데 왜 내 눈에서는 땀이 나는 걸까. 

커플도 좋지만 삶은 이 사람처럼 홀로 고독을 씹는 것이다.

해가 완전히 저물기 전에 방파제를 따라 걸어간다.

방파제를 따라가니 블랙 스완, 흑고니가 보인다.
블랙 스완은 검은색 백조로 호주에서 1697년에 발견된 동물이다.
그 전까지는 모든 백조는 하얀색인줄 알았기에 전혀 일어날 일이 없거나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를 블랙 스완이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블랙 스완을 보니 별 기대하지 않았던 나탈리 포드만의 블랙 스완을 엄청 재미있게 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 검은 백조를 보러 온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는 않고 이 펭귄을 보러 온 것이다.
세인트 킬다 해변은 멜버른 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바닷가인데 리틀 펭귄이라는 작은 펭귄이 살고 있다.
펭귄은 남극에서만 사는 줄 알았는데 따뜻한 곳에서도 살고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게다가 이렇게 시내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리틀 펭귄은 말 그대로 작은 펭귄이라 약 30cm정도의 크기밖에 안 된다.
펭귄은 커서 귀엽기보다는 무서웠는데 리틀 펭귄은 정말 귀엽다.
펭귄에게 플래쉬를 터트리거나 빛을 비추면 실명할 수도 있기에 관리요원들이 빨간색 셀로판지를 덧댄 후레쉬로 펭귄을 비춰준다. 

아빠와 함께 온 꼬마 애가 펭귄을 보고 싶어하는데 사람들이 많아 못 보고 있길래 내 자리로 불러 보여줬다.
펭귄도 귀엽지만 아기들이 더 귀엽다. 

집으로 돌아와 망고와 맥주 한 병을 마시며 컴퓨터를 한다.
호주는 땅덩어리가 넓기에 각종 과일들을 재배하는데 거기에는 망고님도 포함된다.
사람들이 호주 망고는 맛이 없다고 했지만 망고님을 뵌 이상 사는 것이 도리라 그냥 샀는데 꿀 맛이었다. 

이번에도 공장 애들과 함께 집에서 파티를 했는데 같이 사는 요리사 친구가 수육을 만들었다.
아시아 음식이 어느정도 대중화가 되어 젓가락을 쓸 줄 아는 애들도 있다.
생긴 것 처럼 맛도 기가 막힌다. 

한국에서 불닭볶음면이 그렇게 인기길래 하나 사 먹어 봤는데 별로 맵지 않았다.
매운 것을 못 먹는 내가 먹을만한 것을 보니 컵라면은 별로 안 매운 것 같다.
다음에 한국에 돌아가면 봉지라면을 도전해봐야겠다. 

이번 주에도 시내로 나간다.
그래도 멜버른에 살았으니 유명한 곳은 다 가봐야한다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놀러 다닌다.

시내를 제외하면 높은 건물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대부분의 집이 1층이나 2층이라 시야가 좋긴 하지만 밋밋한 느낌도 든다. 

집과 공장만 다니다가 주말에 사람들의 북적거리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나라에는 차이나타운이 있을 것 같다.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것은 좋지만 그 나라와 융화가 되기보다는 자신들끼리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시내는 크리스마스 준비로 한창이다.
날이 덥다는 것만 빼면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와 비슷하다. 

호주의 백화점이라 부를 수 있는 myer를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아직 크리스마스는 좀 남았는데 벌써 무슨 행사를 시작하나보다. 

멜버른의 중앙우체국을 지나간다.
처음에 멜버른의 건축물들을 봤을 때는 고풍스러운 멋이 넘쳐 흘렀는데 이제는 별 감흥이 없다.
역시 그 곳에서 살면서 보는 것과 여행자의 눈으로 보는 것은 많이 다르다. 

그래피티가 유명한 거리가 있다길래 찾아갔는데 별 것 없었다.
딱히 아름답지도 않고, 신기하지도 않고, 찌린내만 진동을 한다. 

점심을 안 먹고 나왔더니 배가 고팠는데 마침 피자를 3조각에 5달러에 팔고있었다.
각기 다른 종류를 골라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다. 

이 글이 올라가는 시점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지났겠지만 모두들 Merry Christmas!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멜버른은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분위기 좋은 골목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카페거리가 유명하다길래 구경을 갔는데 그저 여러 카페가 모여있을 뿐 딱히 감흥이 없다.
예전에 이력서를 돌리며 많이 지나쳤더니 어느새 일상으로 다가와버렸다.  

여기가 바로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나온 미사거리이다.
이 거리의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었기에 매일 지나쳤던 거리다.
여기서 소지섭이 임수정을 데리고 도망쳤다고 들었는데 '미사'를 안 봐서 모르겠다.
드라마는 연애시대가 최고다. 

멜버른의 중심에는 멜버른 센트럴 역이 있고, 여행자들의 숙소가 모여있는 곳에는 서던 크로스 역이 있지만 가장 운치있는 역은 뭐니 뭐니해도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이다.
우리나라도 예전 서울역 청사를 남겨뒀다고 하지만 멜버른은 아직도 이 역을 사용하고 있다. 

쇼핑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멜버른 DFO도 가본다.
DFO는 공장 직영 아울렛인데 원래 가격이 싼데다 박싱데이가 다가와 세일을 하고 있다길래 구경을 가본다.

건물도 이쁘게 만들어 놨고 물건들도 가격이 꽤 싸다.
하지만 난 여행자 신분이니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간다.

밖으로 나와 카지노에 들어가봤다.
돈을 모은다고 카지노도 처음으로 가봤는데 꽤 재미있었다.
20달러를 70달러까지 불렸다가 결국 30달러를 가지고 나왔는데 시간을 때우기에는 좋은 것 같다.
그래도 대박을 노리는 도박은 위험하다. 

거리에서 차력쇼를 하길래 구경하는데 나도 쇠꼬챙이로 만들어진 침대에 한번 누워보고 싶다.
근데 찔리면 아플테니 그냥 구경만 한다. 

공장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돼지 다리를 하나 줬다.
무게는 한 5kg정도 될 것 같았는데 내가 사는 집에는 오븐이 더러워 그냥 누나에게 선물로 줬더니 누나가 요리를 했다고 해 가서 얻어먹었다.
오븐에 천천히 구웠더니 입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난 통조림이나 냉동식품을 별로 안 좋아해 거의 먹지 않는데 호주 사람들은 통조림을 엄청 잘 먹는다.
도대체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하나 사봤는데 억지로 겨우 먹었다.

드디어 일이 끝났다.
약 6개월간 일을 하며 싸우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기도 하며 정이 들었는데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내 대타로 온 남수단에서 온 윌리인데 레게음악을 엄청 좋아한다.

하는 일도 별로 없으면서 입으로만 일을 하는 마케도니아에서 온 아이스인데 싸우다 보니 정이 들었다.
나이는 아버지 나이랑 비슷한데 철이 덜 들어 신기했었다.

고기공장에서 일을 했지만 박스를 만드는 포지션이었기에 고기를 직접 만지는 일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매일 고기를 만지느라 피범벅이 되서 힘들게 일하는데 운이 좋았다. 
계속해서 박스를 만드느라 손에 상처가 좀 났지만 피를 만지는 것보다는 낫다. 


 

드디어 배낭을 다시 쌌다.
여행 중에는 5분이면 싸지던 배낭을 싸는데 1시간이 걸렸다.
이제 다시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곳을 보고 재밌게 노는 일만 남았다.

그럼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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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행복하세요.



  1. 여행기가 거의 리얼타임 수준으로 되었군요.
    6개월 돈 모으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쏘주 한잔 사드릴게요. 위로주. 축하주. 두잔 사야겠구나.. ㅋㅋ
    앞으로 더 즐거운 여행하시고 건강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면서 돌아다니시길 바래요. ^^

    • 아시아 부분에서는 호주에서 올릴 이야기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 여행기를 좀 길게 끌었는데 이제부터는 1달이상 차이가 안 나게 할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분량을 줄일 수는 없고 어느정도 비축분이 쌓이면 아마 주 2회 연재로 바꿔나갈 것 같아요.
      한국 돌아가면 쏘주한잔 얻어먹으러 가겠습니다. ㅎㅎㅎ
      루이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애니타임 월컴.. ㅎㅎ

  2. 파란물결에 조정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말씀하신대로 무한도전 방송도 생각나구요
    성박람회 사진이면 방문자수 마구마구 될텐데요..ㅎㅎㅎ ^^
    한국 잔치국수가 안나온것이 무척이나 아쉽네요
    무료트램 괜츈하네요..요거 울나라도 좀 있었으면 하고 생각해봐요~~
    급 바다가 보고 싶어지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한 여행 되세요~

    • sexpo는 방문자수 때문에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하느라 귀찮다는 핑계로 그냥 집에서 쉬었어요. ㅎㅎ
      저도 한국 국수를 기대해봤지만 참가국에 없더라구요.
      복돌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와우!!! 두근두근

    어디로 떠나시나요?? 궁금궁금

    머리 많이 기른신거 같아요 ㅋㅋㅋ

    다음주가 기다려 지네용 ㅋㅋㅋㅋ

    화이팅!!!

  4. 돈벌며 ~ 쉬었으니 다시 배낭메고 미지의세계로 ~!
    호사다마 기억하시고 늘 차분히 조심조심 슬기롭게.
    자주 어무이 한테 보고도 드리고 ^^

  5. 쉬운 남자에서 빵! ㅋ
    해변 석양 사진에서 와~~
    새해에도 빵빵빵^^
    6개월이나 있었네요 호주
    다음 장소는 1주일 뒤죠? ^^
    새로운 1년 다시 시작되는 여행도 화이팅입니다

  6. 마지막에 멜버른 여기저기를 다니셨네요~
    저는 직장인이라 지금 생활을 포기하고 갈 용기는 없지만
    DJL님 블로그를 보면서 해서 안될 것도 없다는 생각이드네요.
    저도 제가 늘 생각해왔던 걸 새해가 됐다는 걸 핑계삼아 도전해봐야겠네요^^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새로운 여정은 어디가 될지 정말 궁금해요.
    다음에 올라 올 새로운 여행기 기대할게요^^

    • 조금 더 뽐뿌를 넣어드리자면 방금 만난 한국인 분도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합니다.
      거기다 여행 중에 여자친구까지 생기셔서 같이 다니고 계시네요.
      아 눈물 좀 닦고... 계속 할게요.
      생각해오셨던 것 꼭 이루시고 다음 여정은 언제나 그렇듯이 금요일에 공개됩니다!

  7. 역시나 잘보고 갑니다~ 소세지를 7개월 먹었다니 대단해요ㅎ 맛이 괜찮아서 그나마 참은거겠죠?ㅎ 호주 공장 한달월급이 얼마인지도 궁금하네요.

    담에 또 들리겠습니다.
    지금 남미인데 항상 건강 안전이 제일임을 잊지마세요. 파이팅입니다.

    • 소시지가 짭쪼름하게 맛있긴 했지만 가장 싸니 선택권이 없었어요. ㅎㅎ
      그 결과 지금 여행을 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호주에서는 주급을 주는데 보통 세금을 떼고 900~950달러 정도 벌었었어요.

  8. 여행기록을 본지 얼마 안됬지만,,

    벌써 1년이 지나고 멜버른을 떠나 다른곳으로 가신다니
    제가 다 기대가 되고 긴장되네요 ㅎㅎ

    카테고리 보면 이미 어느 나라를 여행하셨는지 다 알수 있지만

    그래도 기대된다는건 DJL님의 사진과 글쏨씨가 너무 재밌어서 마치 제가 여행하는 느낌일 받아서 그런듯 싶네요 ㅎㅎ

  9. 이번편도 사진이 일부만 조금 보이네요.. 그래서 통과

  10. 오늘 들어왔더니, 이제 잘 보이네요. 이제 나도 여행 시작이다. 와 신난다... 어제는 거의 하루 종일 틈틈이 여행기를 보았는데요. 좀 쉬었다가 보라고, 잠시 사진이 안 보였던 모양입니다...ㅎㅎ 정말 기대가 많이 됩니다..

  11. 8개월여를 보낸 멜버른을 떠난다니 기분이 묘한가요?
    아님 마냥 설레기만 하나요?
    블랙스완, 리틀펭귄, 센트럴역, 그래피티...
    어느것 하나 간과할 수 없을만큼 멋진 발자국이예요.
    잘 봤어요. 고마워요.

  12. 후식팔던 이쁜 누나는 왜 설명만 하고 사진이 없습니까?
    사진이 없다면 상상력을 자극하지 마세요~~ㅋㅋ

  13. 사진밑의 몇줄의 글이 참 신기하면서 재미있습니다.
    중독성이 강해요~~ㅎㅎㅎ

    역시 생존력 짱이심!!

    드라마는 역시 연애시대가 최고란 말에 오백퍼센트 공감공감!!!!!^0^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56. 호주에서 등산하기.



멜버른 시티로 놀러를 나왔는데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정장차림이고 여자들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참 이쁜 누나들이 많았다.
수 백명의 누나들이 지나가는데 다행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눈이 호강했다.
단언컨데 선글라스는 최고의 아이템입니다.

무슨 일인지 알아보니 11월 첫째주 화요일에 열리는 경마대회인 멜버른컵의 식전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멜번컵이 열리는 날은 빅토리아주의 공휴일인데 경마대회가 열린다고 공휴일로 지정하다니 신기하다.

호주는 휴가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공휴일이 많지 않은데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의 경우에는 6월에 있는 여왕님 생신이후로는 11월에 열리는 멜버른컵까지 공휴일이 하루도 없다.
약 4달정도 일을 하면서 공휴일이 하루도 없어 멜버른컵을 기다렸는데 막상 다가오니 이번 주에 들어오는 주급이 확 줄었다.
'바짝 벌고 떠나야하는데'라는 생각도 잠시 든다.

호주는 땅이 커 인구밀도가 낮기에 고층건물이 별로 없어 시티 정중앙부분에만 몇 개의 고층빌딩이 있다. 

땅이 넓다보니 고층건물의 필요성도 별로 없고 거리에 녹지도 많이 조성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난 여유로운 호주도 좋지만 서울에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빌딩의 멋도 좋은데 확실히 공기는 한국보다 호주가 좋다. 

오늘 내가 시티로 나온 이유는 바로 이 빌딩 때문이다.
빌딩의 이름은 유레카타워로 높이는 297m이다.
63빌딩은 249m이니 약 50m정도 더 높다.

유레카타워에는  285m에 스카이덱이라는 남반구 최고 높이의 전망대가 설치되어있다.
남반구라고 해봤자 남미, 아프리카, 남극, 호주 뿐이니 남반구에서 최고라는 수식어를 얻기 참 쉬운 것 같다. 

한국인들이 많이 들리는지 한국어 팜플렛도 있다.
영어를 할 줄 안다지만 외국에서 한글로 써진 팜플렛을 보면 참 기분이 좋다.
송혜교씨가 상해임시정부에도 한국어 안내서를 제공하는 것을 후원했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얼굴도 이쁘고 마음도 이쁘시니 천사인가 보다.
그리고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 정말 감사합니다. 

스카이덱은 88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순식간에 올라간다.

스카이덱에는 엣지라 불리는 방이 있어 안에 들어가면 그 방이 밖으로 돌출돼 전경을 볼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밖으로 조금 나가는데 12달러(한화 12000원)을 추가로 내야하길래 그냥 밖에서 구경만 했다.

어차피 한층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어 어디를 봐도 다 보인다.

일부러 해가 지기 전에 올라가서 일몰을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바쁘길래 난 그런 사람들을 찍는다.
유명한 관광지에서는 너도 나도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물론 너도 나도에는 나도 포함된다. 

앞에서 말했듯이 멜버른은 고층빌딩이 별로 없어 야경이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다.
그나마 이쪽 방향이 가장 이쁜 곳인데 실제로는 그저 그랬었지만 사진으로 보니 더 이뻐보인다.
이래서 사람들이 눈으로 보기보다 사진을 찍으려고 했나보다. 

이 곳도 실제로 본 풍경은 넓은 벌판에 주황색 불들이 켜져있는 풍경인데 사진으로 보니 이쁘다.
실제보다 사진이 10배는 더 아름답다니 정말 신기하다. 

삼각대가 없기에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주변지물을 이용해 찍는데 카메라가 한번 좌우로 휘청거렸더니 사진이 이렇게 찍혔다.
그런데 동그란 모양이 보면 볼수록 이쁘다.
역시 세상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야 하는 건가 보다.  

생각보다 별로인 야경에 실망하며 내려오니 출구에 '감사합니다'가 있다.
세종대왕님 만세. 

로고 모양은 버거킹인데 왜 헝그리잭스라고 써있을까요.
버거킹이 처음 호주에 들어올 때, 이미 호주에는 버거킹이라는 상표가 등록되어 있어 사장의 이름인 잭을 따다 헝그리잭스로 지었다고 한다.
이름 한번 귀엽게 지은 것 같다. 

이번에 고른 메뉴는 앵그리와퍼라는 버거인데 한국에서는 잠깐동안만 팔고 사라진 비운의 메뉴이다.
사람들이 앵그리와퍼, 앵그리와퍼 하길래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얼마나 맛있냐면 신혼부부가 호주에 여행을 와 여러가지 비싼 음식들을 먹어봤는데 떠날 때 남편이 호주에서 먹은 음식 중에 뭐가 가장 기억에 남냐고 물었더니 부인이 앵그리와퍼라고 대답했다는 전설이 있다.
한국에서 팔았던 앵그리와퍼가 이와 똑같은 맛이었다면 망할 이유가 없었을텐데 왜 사라졌을까.

한국의 겨울이 시작될 무렵 호주는 더워지기 시작한다.
내가 살고 있는 멜버른은 호주에서도 날씨가 오락가락하기로 유명하다.
여름은 예전에 시작됐는데 1주일에 2일은 덥고, 3일은 춥고, 2일은 비가 온다. 

너무 더워 입맛이 없길래 오이냉국을 만들어봤는데 입맛이 확 살아난다. 
진짜 장금이를 해도 될 것 같다. 

나는 지하철덕후이니 이번에도 지하철을 타고 나간다.
이야기를 쓰다보니 밖으로 자주 나가는 것 같은데 실상은 일하느라 힘들었다고 주말에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쉬느라 2~3주에 한번 밖으로 나간다. 

이번에 간 곳은 단데농 마운틴이다.
공장에서 일을하는 1주일 내내 이아립씨의 '등산'이라는 노래가 머릿속을 멤돌았다.
그래서 주말에 산을 오르기로 하고 가장 가까운 산인 단데농 마운틴을 오르기로 했는데 내가 사는 곳에서 지하철로 2시간거리에 있다.
우리나라는 둘러보면 사방이 산인데 호주는 땅이 커서 그런지 산을 찾기도 힘들다.

 


이 노래 정말 좋아요.
이아립씨 사... 사랑합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신 여길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
한동안 너무나 지쳐
작은 일상의 틈조차 찾을 수가 없었어

야 호 야호야호 
야호 세 번에 다 날아간 피로 
야- 야호 다시 돌아온 대답
언제나 여기에서 너를 기다렸다고

커피가 이렇게나 맛있을 줄
카페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했었어
공기가 이렇게 꿀맛일 줄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미처 몰랐던 사실

야 호 야호야호
야호 세 번에 다 날아간 고민
야 야호 다시 돌아온 대답
언제나 여기에서 널 기다릴거라고

야아 호 야 호 정말 오랜만이다 
뭐 하고 사느라고 이 좋은 걸 잊고
뭐 먹고 사느라고 이 좋은 걸 모르고 살았나

다음에 또 올게
이번엔 '진짜'


이아립 - 등산 



차를 타고 입구까지 올 수도 있지만 뚜벅이인 나는 내 두 다리를 믿는다.
트레인 역에서 내려 30분 정도 걸으면 입구가 나온다. 

산에는 이쁜 누나들이 많아 참 좋다.
아, 이게 아니고 푸르른 나무를 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참 좋다.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보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자연보다는 선조들의 이름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같다.
이런 낙서들이 선사시대 동굴의 낙서처럼 값어치가 있어질 날이 올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길을 노래를 부르며 오른다. 
그런데 끝까지 올라갔는데 내가 바라던 전망대가 보이지 않길래 잔디깎는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니 한참을 더 가야한다고 한다.
어차피 오랜만에 실컷 걸어보고 싶었으니 계속 걷는다. 

걷다보니 대저택도 보이는데 저런 집에서 살면 무슨 기분이 들까. 
그래도 인터넷은 느리겠지. 

등산로는 진작에 끊기고 도로를 따라 걷는다.
도로를 따라 걸을 때는 무서우니 차를 마주보며 걷는데 지나가던 아저씨가 위험하니까 앞으로도 지금처럼 차를 마주보고 걸으라고 걱정해 주신다.

그런데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인다.
혹시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잔디깎는 할아버지에게 길을 물어보니 8km정도를 더 가야한다고 한다. 

최소 2시간은 더 걸어야할 것 같아 걸을만큼 걸었으니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호주의 대중교통은 비싼데 주말에는 3.5달러(한화 35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멜버른 내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전망대에 가면 사람이 많을 것 같아 버스를 기다리며 그냥 맥주를 마신다.
역시 산에서는 술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에서 살았던 외국인들을 가끔씩 만나는데 한국은 산이 많아 좋고 정상에 올라가서 먹는 막걸리가 환상적이었다는 사람들이 있다.

도시락으로 싸온 햄버거도 하나 먹는다.
그런데 이제 다시 여행을 시작하면 맥도날드는 미국에서만 먹을 수 있을텐데 어떡하지. 

넓은 초원에 말들을 키우는데 한 마리 잡아서 타고 싶었지만 승마를 할 줄 모르니 그냥 구경만 했다.

버스를 10분정도 타고 오니 전망대인 스카이 하이로 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전망대 안으로 들어가는 버스는 1시간 뒤에 있다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내 다리는 참 튼튼하다. 

40분 정도 걸어가니 전망대 주차장이 나온다.
호주에서 생활하려면 차가 거의 필수품인데 뚜벅이족으로도 살아갈만 하다.

커피가 이렇게나 맛있을 줄은 카페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했었어.

공기가 이렇게 꿀맛일 줄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미처 몰랐던 사실.

옆에는 미로공원도 있는데 제주도에서 가봤으니 그냥 지나친다.

날이 맑을 때는 멜버른 시티의 고층건물이 보이는데 안개가 껴 희미하게 보였다.
바람도 좋고 구름도 아름다운데 한국에서 산 정상에 올라갔던 기분은 들지 않는다.
히말라야의 설산을 다시 보고 싶다. 

나는 걸어서 왔는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니 부럽다.
자전거 여행자들을 보면 부럽고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데 손가락이 우선이니 마음 속으로 부러워만 한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가벼운 로드바이크를 사서 마실이나 다녀야겠다.

전망대 구경을 다하고 돌아가려는데 눈 앞에 버스가 지나간다.
달려가봤지만 이미 한번 떠난 버스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만 하고 돌아오는데 아저씨가 막 뭐라고 말을 한다.
들어보니 중국어길래 생존스킬을 발동해 대화를 했다.
쥐똥만큼 아는 중국어로 자전거 여행이야기를 하다보니 북한 이야기도 나오고 마지막에는 댜오위다오 이야기도 했다.
결론은 중국과 한국 최고, 일본 나쁜 놈이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언어문제가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데 중국은 한자를 써서 그런지 더 쉬운 것 같다.

그런데 독도랑 이어도는 우리 거임. 

다시 시내로 돌아와 멜버른 시티에 있는 빅토리아 마켓을 갔는데 문을 닫았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런지 호주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사려면 많은 부위를 팔지 않아 아시아인이 주인으로 있는 빅토리아 마켓에 가서 사는 것이 편하다.
내가 주로 가던 곳도 청소를 하고 있길래 부탁을 해 돈까스용 돼지고기를 살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돈까스를 만들고 근처 피자집에서 피자를 사다 먹는데 한 판에 9달러(한화 9000원)밖에 안 한다.
호주물가를 생각했을 때, 싼 음식 중에 하나가 피자인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싼 피자를 호주에 온지 7달만에 처음으로 사 먹는다. 

공장에서 일을 하니 장갑을 써야하는데 담당자가 장갑을 주면서 이번 장갑은 별로 안 좋다고 한다.
왜냐고 물으니 메이드 인 코리아라서 그렇다며 농담을 하는데 진짜 한국에서 만든 장갑이길래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 

공장의 출근시간은 6시라 10시에 점심시간을 가지는데 내 옆에 앉은 사람은 매일 빵을 엄청 맛있게 먹는다.
처음에는 프랑스인인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맛잇게 먹었는데 알아보니 터키사람이라고 한다.
매번 아보카도와 치즈, 올리브를 먹길래 나도 따라서 먹어 봤는데 정말 맛있다.
아보카도는 느끼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나한테는 꿀 맛이다.
이렇게 먹으면 10달러(한화 10,000원)정도 들어 밥 먹는 것보다 비싼데 맛있어서 주말마다 먹는다. 

호주에 왔으면 캥거루 고기도 먹어봐야지.
마트에서 세일하길래 구워먹어 봤는데 부드러웠지만 마리네이드가 되어 있어서 그런지 단 맛이 나면서 거북한 맛이 나 다 못 먹고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하긴 캥거루가 맛있었으면 호주사람들이 다 잡아먹었겠지. 

약 6개월동안 아침에 일어나 계란후라이, 참치와 밥을 먹었었는데 갑자기 밥이 안 넘어간다.
매일 똑같은 반찬을 먹었더니 물린 것 같아 1달 정도는 씨리얼을 먹기로 했다.
나는 음식에 실증이 안 나는 줄 알았는데 한계가 6달인가 보다.
그런데 소시지는 매일 먹은지 7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먹을만 하다.

공장 출근 시간은 6시인데 아침을 먹으려고 4시 30분에 일어나니 피곤하긴 하다.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아침은 꼭 먹는 것이라 배워서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휴대폰 USB충전선을 의자로 밟아버렸다.
새 것을 사려니 정품은 20달러(한화 20,000원)이나 달라고 해 눈물을 머금고 바보같은 나를 욕하면서 샀다.
USB 케이블도 비품이 아닌 정품으로 사보고 여행은 참 재밌는 것 같다. 

마트에서 메론을 싸게 팔길래 2.5달러(한화 2,500원)을 주고 샀다.
어떤 메론이 맛있는지 몰라서 냄새를 맡아보고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을 골랐는데 정말 달았다.
한국에서 먹던 메론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길래 다음에 또 사봤는데 이번 메론같은 맛은 안 났다. 
난 상남자니까 메론도 그냥 막 퍼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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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번 글만 보고 가다가
    처음으로 글남겨요~ 시크한 말투 중독되어버렸어요~ ㅋㅋ
    호주포스팅 보면서 호주에 워홀하러 간 제 동생이 생각나네요.
    힘드시겠지만 쫌만 더 힘내세요~!!

    • 제 말투가 일부러 한 것이 아닌데 읽는 분들에게는 시크하게 보이나봐요. ㅎㅎ
      요새 일이 자꾸 터지는데 동생분은 워홀 잘 하고 계시나요?
      저는 이제 곧 여행을 떠나니 앞으로의 여행기도 기대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크리스마스는 잘 보냈나요^^
    여행중에 오이냉국까지... 장금이 인정 ㅋ
    세번째 역광사진 멋진데요 ㅎㅎ
    이제 새해네요
    새해에도 늘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s. 근데 왜 맥도날드는 미국에서만 먹나요?

    •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홀로 지냈습니다. ㅠㅠ
      사진 칭찬 감사합니다~
      한국을 떠난 뒤로 여행 중에 패스트푸드는 안 먹고 있어요.
      패스트푸드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먹을 수 있으니 딱히 매력이 없어 될 수 있으면 그냥 현지음식만 찾아 먹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잠시 사는 것이니 한 두번은 먹는데 이제 다시 여행을 시작하면 패스트푸드와는 안녕인 것이죠. ㅎㅎ
      하지만 맥도날드의 본고장 미국에 간다면 당연히 한 번 먹어줘야하니 그 때 먹을 계획입니다.
      별거 아닌 여행철학이에요~ ㅎㅎ
      도라에몽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용민이 새해복많이받고 건강해라ㅋㅋㅋ 종종구경올께!

  4. 전 선글라스부터 장만해야 겠네요^^
    경치좋네요...여름전에 아이들과 63빌딩갔었던 기억이 나네요^^
    잠실에 124층짜리도 거의 반정도 올라간듯 하더라구요..
    버거킹이 헝그리잭이라니 재미있네요...어제 불고기 와퍼 먹었었네요..ㅎㅎ^^
    앗..글구 핏자 땡기네요..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생각해보니 서울에서 살고 있는데 63빌딩 전망대에 올라가 본 기억이 없네요.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올라가 봐야겠어요.
      헝그리잭스란 이름이 참 귀여워요. ㅎㅎ
      복돌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울창한 숲 길이며 무언가 여유가 있어보이는 공원 사진 속 사람들이 참 부럽네요~
    새해는 잘 보내셨나요?
    1월 1일에 새로운 곳으로 가신다고 하셨는데, 그 곳에 잘 도착하셨는지도 궁금하네요^^

    • 잘 도착하긴 했습니다만 사연이 좀 생겼어요.
      무슨 슈퍼스타K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자세한 내용은 여행기를 통해 공개됩니다. ㅎㅎ

  6. 오늘은 사진이 안보이네요....ㅎㅎ

  7. 멜버른 야경 정말 멋지네요.
    전망대 주변도 너무 좋구요.
    간만에 용민군에게서 마음의 여유가 느껴져서
    그게 더 좋아보인건지도 모르겠어요. ^^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55. 죽기전에 가봐야 한다는 그레이트 오션로드.



드넓은 호주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각 지역마다 여러 곳이 있지만 내가 살고 있는 멜버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그레이트 오션로드이다.
이름에 그레이트가 들어간다니 호주사람들의 센스를 믿고 가기로 했다.
예전부터 갈 생각만 하고 있다가 여행사에서 싸게 나온 관광상품이 있길래 주말에 떠났다. 

호주에서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라 설레서 그런지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게만 느껴진다.
중간에 잠시 차가 멈춰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호주누나 사진을 찍었는데 작은 화면으로 보니 말이 그네를 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가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시작점이라 불리는 메모리얼 아치다.
정확히 말하면 시작점은 아니지만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243km에 달하는 그레이트 오션로드 건설을 시작했고 그 것을 기념하는 곳이다.
지금은 아스팔트 길이지만 처음에는 흙으로 만들어진 길이었다고 한다. 

이번 투어는 한인여행사를 이용해 한국인 10여명과 같이 여행을 떠났다.
단체로 어머니와 딸들이 가족여행을 오셨었는데 즐거워 보이셨다.
나도 언제 우리 가족이랑 해외여행을 가보나. 

메모리얼 아치쪽에 있는 해변으로 내려갔는데 그냥 바다다.
구름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냥 바다다.
설마 이런 풍경이 죽기전에 가봐야 할 곳 Top 10에 든 것은 아니겠지. 
사진을 찍고 다시 차를 타고 가면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창밖을 보지만 절경이 보이지 않는다.  

절경은 없는데 여기 빡구가 있네?
삭발하고 1달 정도 지난 상태라 빡빡이 머리다.

계속해서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따라 달리다가 중간에 공원 같은 곳에 멈춰 앵무새에게 모이를 줬다.
손에 모이를 들고 있으면 앵무새 수십마리가 날아와 몸에 올라탄 뒤 모이를 쪼아먹는데 간지러우면서 재밌다.
그레이트 오션로드만 구경하는 줄 알고 있었기에 기대도 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이라 더 즐거웠다. 

앵무새 모이주기는 코알라를 만나기 위한 밑밥에 불과했다.
코알라는 원주민 말로 '물을 마시지 않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코알라가 유칼립투스 잎만 먹고 물을 안 마셔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목이 마를 때는 나무에서 내려와 물을 마시고 올라가기도 한다고 한다. 
코알라는 하루에 20시간 정도 잠을 잔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니 눈을 뜨고 있는 것 같은데 운이 좋았던 것인가.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코알라는 멸종위기종이기도 하고 예민해서 사람의 손이 닿으면 스트레스로 수명이 줄어든다고 한다.
귀여워만 보이는 코알라의 진실이 궁금하신 분은 검색창에 '전투 코알라'를 검색하시면 코알라의 무시무시한 실체를 알 수 있습니다. 

일행 중에 꼬마 숙녀 한 분이 있었는데 잘 노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누가 내 아를 나아도.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여러가지 음식 중에 뭘 먹을까 고민하다 피쉬 앤 칩스를 시켰다.
맛은 그냥 생선까스와 감자튀김 맛이다.
생각해보니 호주에서 딱히 나를 위한 외식을 한 적이 몇 번 없었다.
그 흔하디 흔한 피쉬 앤 칩스를 처음 먹어보다니 참 돈에 치여 살았구나. 

그동안 너무 일만 하며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떠나 이런 풍경을 보니 이제야 호주를 즐기는 기분이 든다.
돈. 돈. 돈. 돈.
중요하긴 한데 하늘도 보면서 살아야지.

다시 밋밋한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달리다가 산림욕을 하러 숲에 들어갔는데 나무들이 어마어마하다.
이게 코알라가 사는 유칼립투스인데 코알라가 먹는 종은 60여 종 밖에 안 된다고 한다.

호주에는 이렇게 거대한 나무가 넘쳐나서 전봇대도 나무로 만든다.
집 앞을 지나가다 전봇대가 나무처럼 생겼길래 만져보니 진짜 나무여서 냄새도 맡아봤었다. 

가이드 형아가 고사리 잎을 나눠주면서 예전에 초식공룡들이 먹었던 거라고 설명을 해주길래 나도 먹어봤는데 맛이 없는 것을 보니 난 초식동물은 아닌가보다. 

정글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다.

이게 고사리인데 줄기가 다 자라면 꺾이고 새 순이 위로 자라난다고 한다.

드디어 대망의 목적지인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랜드마크인 12사도에 도착했다.
딱히 입장료같은 것은 없고 그냥 들어가면 된다. 

이 모습이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광경인데 할 말을 잃었다.
오는 길에 봤던 해안가는 너무 평범해서 별로였는데 왜 사람들이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죽기 전에 가봐야한다고 말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에 대한 사진을 안 찾아보고 왔더니 더 멋있는 것 같다.
사진을 누르시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바위들은 석회암의 풍화작용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 지금도 깎여나가고 있는데 사진에서 가장 앞에 보이는 돌무더기는 2005년 7월 3일에 풍화작용에 의해 깎이다가 무너진 바위의 잔해라고 한다. 

정말 형용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멋진 절벽들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크기에 압도되는 것 같다.
역시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지 절벽들도 엄청나게 거대하다. 
거대한 절벽을 보니 그랜드 캐니언이 떠오른다.
내년에 가볼 수 있겠지. 

실제로 돌의 바위의  갯수를 세어보면 8개밖에 안 되는데 12사도라고 불리는 이유는 신이 만들지 않고서는 이런 경관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해 예수의 12제자를 의미하는 12사로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1922년까지 이 지역을 부르던 이름은 암퇘지와 새끼들이었다고 한다. 

이름이 뭐가 중요한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뭐라 부르든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이지. 

이번에도 내 부족한 어휘력을 대자연의 모습에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말로 포장한다. 

구름도 좋고 경치도 좋고, 다 좋은데 내 사진 실력이 안 좋구나.
빛이 역광이라 정말 아쉬웠다. 

삭발한 것을 처음으로 후회했다.
예전에 장발일 때, 셀카를 찍으면 여행자의 포스가 풍겨나왔었는데 이제는 그냥 동네 바보형이다.
머리발마저 사라지니 못난 얼굴이 그대로 나온다. 

풍경이 멋있으니 설정샷도 한 장 찍어본다.

점퍼를 입으니 더 찌질해보이길래 벗었더니 내 사랑스런 뱃살이 여과없이 나오는구나. 
호주에서 소시지만 먹으니 살이 피둥피둥 찐다. 

사진을 다 찍은 줄 알았는데 한장이 더 있었다.
진짜 동네 찌질이형처럼 나왔는데 웃기길래 그냥 올린다.
여러분, 웃으세요~ 스마일. 

멋있게 펼쳐진 바위 앞에서 맥주 한 캔을 홀짝이는 것이 목표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냥 구석에서 마셨다.

설정샷이니, 인증샷이니 해도 그냥 자연만 있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사실을 말하자면 모델이 원빈이 아니라서 그렇겠지. 

갈매기가 인형처럼 생겼다.
해군을 나왔기에 갈매기가 정말 싫은데 이 갈매기는 좀 귀엽다. 

돈을 내면 헬기를 타고 12사도를 둘러볼 수도 있는데 약 10분정도 탄다고 한다.
헬기를 타보고 싶었지만 내려다보는 모습은 별로라길래 다음으로 미뤘다.
나중에 홍콩으로 여행가서 님과 함께 헬기타고 야경을 봐야지. 

12사도를 넋 놓고 보다가 옆에 있는 로크 아드 협곡으로 간다.
로크 아드 협곡은 예전에 이곳에서 난파한 이민선의 이름을 딴 협곡이다.
그 당시 남,여 한 명씩 2명의 생존자가 있었고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한다.
하지만 몇 년 뒤, 둘은 이혼했고 여자는 영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로크 아드 협곡에서 해적영화도 많이 찍었다고 하는데 정말 분위기가 그럴듯 하다.

풍경사진을 찍을 때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이번에 찍은 사진은 참 마음에 든다.
대자연 앞에 손을 잡고 서 있는 가족이라니 보기 좋다.

구름이 조금 아쉬운데 그래도 멋있다.

이런 풍경을 두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까.

12사도가 있는 쪽의 반대편은 아무 것도 없는데 저쪽 어딘가에서 황무지 느낌으로 자동차 광고를 많이 찍는다고 한다.
난 호주보다 한국이 더 좋은데 부러운 것을 딱 하나 꼽자면 땅이 큰 것이 가장 부럽다.

볼 것도 다 봤으니 돌아갈 길만 남았다.
가이드 형이 운전도 같이 하는데 오는 길에 호주와 멜버른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줘 지루할 틈이 없었다.
신청인원이 없을 때는 1:1로 투어를 떠난 적도 있다던데 뻘쭘하면서 재미있을 것 같다.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나, 가이드 형님, 아름다운 여성분 2명이 아닐까.
물론 저런 일은 상상속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안다. 

중간에 화장실을 들렀는데 도대체 이 철판의 용도는 무엇일까.
설마 거울로 보라고 있는 건가. 

내가 사진을 찍는 모습을 가이드 형님이 찍어주셨는데 다른건 모르겠고 머리가 빡빡이인 것이 자꾸 걸린다.

약 11시간의 투어를 마치고 시티로 돌아왔는데 이렇게 사진을 찍으니 외국 분위기가 물씬 난다.
매번 일만 하다보니 내가 외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잘 실감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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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레이트 오션로드가 저기였군요
    잡지에서 많이 봤던 풍경인데...
    이름을 몰랐습니다.

    직접보면 감동일 것 같네요

  2. 단체 사진에서 한참 찾았습니다
    밤송이가 눈이 익지 않아서 ㅋㅋㅋ
    피쉬앤칩스는 영국가서 먹어도 그닥...^^
    지금은 호주를 떠났나 모르겠네요
    요즘 계속 호주 워홀 안좋은 소식만 들려서 좀 그러네요...
    늘 조심하시고 즐거운 여행하세요^^

    • 저도 밤송이가 어색합니다. ㅠㅠ
      영국요리가 그렇게 최악이라던데 어서 먹어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호주인데 며칠 전에 또 사건이 터져 씁쓸하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완전 멋져요~!! 죽기전에 꼭 가볼게요~~~ ㅋㅋㅋ

    근데...

    빡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주 다음은 어디일지 ㅋㅋ 완젼 궁금해요~~

    ㅋㅋㅋ

    건강챙기시구 조심하세요 ㅋ

  4. great 오션로드. 경치가 일품입니다^^
    호주는 30년전에 가봐서 이젠 기악도 안나고 ....
    질문
    1. 호주에 머문기간은?
    2. 얼마나 저금했나요?
    칭찬
    1. 허벅지 엄청 굵네요^^

    • jayson님도 여행을 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호주에는 약 7개월 정도 머물를 것 같고 돈은 정말 안 먹고 안 써서 어느정도 모았는데 살짝 부족한 감이 들기도 하네요.
      허벅지가 근육이라면 좋을텐데 다 살이에요...

  5. 인도나 말레이시아 여기 다니실 때는 몰랐는데, 셀카를 보니까 호주에서는 잘 먹고 계신가봐요ㅋㅋ
    바닥에 앉아있는 앵무새가 정말 예쁘고, 그레이트 오션로드..
    어딜가든 대자연이 주는 웅장함은 이루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진으로만 봐도 멋진데 실제로는 어땠을지 상상이안돼요.

    • 살이 도톰하게 올랐죠...
      약 8달동안 소시지만 먹고 살았더니 이렇게 살이 쪘네요.
      다시 인도로 가서 채식을 하고 다녀야겠어요.
      실제로 보면 정말 장관인데 제 사진실력이 정말 부족하네요.

  6.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네요.
    실감나는 로드사진입니다. 다른 여행사 사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스케일이네요.
    배가본더 아톰의 사진 보다 훨씬 더 스펙터클하네요. ㅎㅎ
    하이네켄 깡통이 젤 좋아 보입니다. 풓ㅎㅎㅎㅎㅎ

    • 다행히 지금은 머리가 좀 더 자라 빡구는 벗어났습니다. ㅎㅎ
      베가본더와 아톰님의 여행기에 비교하시다니 영광입니다.
      그분들은 사진도 잘 찍으시고 부부잖아요....ㅜㅜ

  7. 개인적으로 머리짧은게 더 잘어울린다 생각해요 ㅋㅋㅋㅋㅋㅋㅋ

  8. 작년 크리스마스는 어디에서 보냈는지 모르겠네요 ㅋ
    크리스마스 이브 입니다
    호주에서 보내는 여름의 크리스마스는 색다르겠네요
    옆구리가 좀 덜 시리려나요 ㅎㅎ
    용민씨를 지켜보고 블로그와 같이 여행중인 많은 사람들 생각하시고
    맛난거 많이 드세요 ㅋ
    메리 크리스마스^^

    • 작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냈는데 올해는 더운 호주에서 보내겠습니다. ㅎㅎ
      옆구리는 이미 감각이 없어졌습니다.ㅠㅠ
      어서 여행을 떠나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찍어 올릴게요~
      감사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9. 앗..머리가 많이 자라셨네요..^^
    저도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곳인데....너무 좋네요^^
    돈이 중요한데 하늘도 보면서 살아야한다고 하신 말씀이 계속 남네요
    암퇘지와 새끼들 요이름이 더 기억에 남을듯싶어요^^

    1월부터 다시 시작되실 여행이 제가 더 기대가 되네요

    • 예전에 비하면 빡구 수준입니다. ㅎ
      하늘이 아름다운 것을 알면서도 돈만 쫓아간다면 정말 삭막할 것 같아요.
      저도 어서 떠나고 싶습니다~~

  10. ㅋㅋ 저도 올해 여름에 갔다 왔는데, 그레이트 오션로드 한인 여행사들 코스가 똑같네요 ㅋㅋ^^
    저는 헬기도 타고 왔지요 ㅋ
    저도 언른 사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려야 하는데 귀찮아서 아직도 못올리고 있네요 ㅋ

    • 전 그 흔한 사진하나 안 보고 그저 유명하니까 신청해서 갔는데 기대가 적어서 그런지 엄청 재밌었어요. ㅎㅎㅎ
      이제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그 놈의 귀차니즘 때문에 글 하나 쓰기가 그렇게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사진으로만 가지고 있기보다는 그 때의 이야기를 기록해 놓는게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이제 2013년도 며칠 안 남았는데 그 전에 올리세요~ㅎㅎ

  11. 그레이트 오션로드 관광 덕분에 잘 했어요.
    제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는 여행지예요.
    멜버른을 못 가고 시드니에서 바로 뉴질랜드로 넘어가서
    다음에 가야지~ 했는데 그 다음이 잘 안오네요.
    호주일정 마무리 잘하고 앞으로도 직진!!! 하세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53. 호주에서 잘 먹고 잘 사는 이야기.


생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니 시티에 있는 한인식품점에 구경을 가서 그렇게나 먹고 싶던 짜파게티도 사고 몇가지 재료도 샀다.
집에 총 10명이 사는데 공용 프라이팬은 다 타고 더럽길래 내 소중한 소시지를 굽기 위해 싸구려로 하나 샀다.
그런데 다음 날, 마스터가 공용 프라이팬을 새 것으로 바꿔줬다.
난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내 전용 프라이팬을 산건데 다른 사람들 눈에게 마스터에게 항의하려는 의미로 보였는지 사람들이 내 덕분에 새 프라이팬을 쓸 수 있게됐다며 고마워한다.

이게 내가 평일에 먹는 주식이다.
소시지만 먹으면 영양의 불균형이 올까봐 나름 신경을 써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채소류를 생각하다가 감자, 당근, 양파를 썰어서 볶아 먹기로 했다.

주말에 많이 만들어 둔 뒤 소시지와 함께 도시락을 싸가고 저녁에도 먹는다.

매번 말하지만 내가 찌질하긴 하지만 나름 내 몸에 신경을 쓰면서 잘 챙겨준다.
평일에는 대충 소시지와 채소볶음만 먹는 대신 주말에는 제대로 된 요리를 한가지씩 해 먹기로 했다.
이번 주에는 왠지 밀가루 음식이 당겨 닭고기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조리법들을 참고해서 만들었는데 요리하는게 재미있고 어렵지는 않았다.
호주는 여행이 아니라 생활이니 한식을 만든다고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호주 한인마트에서 안 파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부터 일요일은 짜파게티를 먹는 날이라고 하니 나도 만들어 먹었다.
한국을 떠나고 처음으로 먹어본 짜파게티였는데 환상이었다. 
근데 왜 한인마트에서 직원이 다른 한국인들한테는 한국말로 말하고 나한테만 영어로 말할까.
머리가 길어서 일본애처럼 보였나 보다. 

주말에는 누나가 집으로 불러서 밥도 해주고 반찬도 챙겨 먹으라고 만들어 줘서 고마웠다.
그런데 집을 구할 때, 공장지대에 집을 구하려다보니 누나네 집과 가까운 곳에 살게 됐다.
왠지 집이 가깝다고 하면 누나한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좀 떨어진 곳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시간이 지나고 누나가 알게됐는데 민망해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지만 난 영어권 나라에 와서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다.
일하고 있는 공장에서 맡고 있는 파트가 편한 곳이라 기계에 포스트 잇을 붙여놓고 계속 보면서 일을 할 수 있다.
앞으로 남미와 스페인에 가면 쓰려고 배우는데 새로운 언어라 재미는 있지만 처음 시작하는 언어이니 어렵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면서 영어권 나라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한다니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워킹홀리데이를 와서 언어와 돈, 여행을 모두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고, 잡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경험으로 보면 공장에서 하는 영어회화라고는 농담따먹기와 욕이 전부라 딱히 영어실력이 늘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나의 목표는 오로지 돈이니 영어공부는 한국에 가서 해야지. 

맞아요. 전 호갱님입니다.
인터넷을 하다가 기아의 뉴 무등구장(애칭 뉴등이)의 바닥에 기념돌을 까는 이벤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나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뉴등이가 없어지기 전에는 계속 볼 수 있는 것이니 간단한 문구와 이름을 새겼다.
외국에 있으면서도 꼴아(꼴지 기아)의 호갱님을 하고 있다니 씁쓸하다.
언젠가는 V11을 하는 날이 오겠지. 
2015년에 구경갈게 기다리렴. 죽을 때까지 호갱님을 해줄게. 

사람은 채소를 먹어야한다.
고기만 먹으면 변비도 생기고 몸에도 안 좋다.
지중해식 올리브 오일 살라미 샐러드를 만들었는데 방울토마토를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겨보기는 살면서 처음이었다. 

아 물론 난 육식성 잡식동물이니까 채소를 먹을 때는 고기를 먹어야한다. 
닭 한 마리를 오븐에 구웠는데 치느님 앞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호주는 소고기가 참 싸다고들 한다.
백수일 때는 그 싼 소고기도 참 비싸게 느껴져 못 먹었는데 드디어 처음 맛을 본다.
그중에서도 비싼 부위인 스카치필렛(등심)을 먹었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다.
스테이크는 한 조각 썰어서 속을 보여줘야 하는데 밥 먹다가 다시 사진 찍기는 뭐해서 그냥 찍었는데 정말 맛있다.
1kg당 20달러정도 하는데 200g짜리 한 덩이를 사면 4달러(한화 4000원)밖에 안 하니 싸긴 싸다. 

홈런볼과 건빵이 묶여서 2달러인데 이 가격이면 한국보다 싼 것 같은데 신기하다.

아 놔.
누가 선진국은 멍멍이가 길에다 응아싸면 뒷처리 잘 한다고 했습니까.
룰루랄라 노래 들으면서 마트에 쇼핑하러 가다가 응아를 밟았다.
밟고 나서 제발 응아가 아니기를 바랐는데 응아가 맞았다. 
역시 어딜 가나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다 있는 것이 맞나 보다. 

방문을 닫으려다가 뭔가 이상해서 살펴보니 문고리가 고장났다.
열쇠는 열려있는 상태인데 문을 닫으면 잠기는 상황이라 모른채 그냥 밖에 나갔으면 큰 일 날뻔 했다.
집 주인에게 말은 했는데 뜯어보면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공구통을 찾아봤는데 집에 드라이버도 하나 없다고 하길래 벽에 박혀 있던 못으로 문고리를 뜯어서 고치다가 난 이런 것도 잘한다고 자랑하려고 설정샷을 찍었다.

드디어 복날이 왔다.
호주는 남반구라 7월엔 겨울이라 추운 복날이지만 그래도 복날이고 지친 나에게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삼계탕을 하기로 했다.
한인마트에 가서 삼계탕 재료를 사오고 마트에서 닭을 사다가 손질하고 푹 삶아서 먹는데 입에서 녹는 맛이 일품이었다.
전생에 대장금이었는지 요리를 기가 막히게 하는 것 같다.
물건도 잘 고쳐, 밥도 잘 먹어, 흥정도 잘 해, 생활력도 좋아, 생존력도 끝내줘, 요리도 잘 하는 남자가 여기 있는데 왜 난 솔로일까.

거울을 보니 알겠네요.
죄송합니다.

치킨엔 맥주지만 돈을 아껴야하니 술은 안 마시고 콜라를 마신다.
지금까지 내 여행을 돌아보면 음료수를 입에 달고 다녔는데 평소에 생활할 때에는 음료수를 잘 안 마시는 편이다.
15캔짜리 콜라를 50% 할인해서 6달러에 팔길래 냉큼 집어왔는데 아마 호주 떠나는 날까지 마시면 다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맥주를 먹고 싶지만 돈을 번다고 내키는대로 쓰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지금 아낀 돈으로 세계 각국의 맥주를 마실 생각을 하며 참는다. 

새벽에 일어나 밖을 보는데 왠지 동이 터오르는 모습이 아름다울 것 같았었는데 꽝이었다.

주말인데 늦잠을 자지 않고 새벽에 일어난 이유는 총싸움을 하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가운데 앉아 있는 애가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고리'라고 뉴질랜드 사모아족 출신인데 페인트볼을 하러 가자길래 공장을 다니는 사람들과 같이 갔다.
내가 참 찌질하게 보이는데 호주는 겨울이라 추워서 목이 움츠러든 겁니다.

생긴 것은 찌질해도 노는 것은 찌질하게 놀지 않는다.
태어나서 페인트볼을 처음 해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페인트볼 게임 규칙상 머리를 맞히면 안 되고, 머리를 맞아도 아웃이 아닌데 사람들이 내 몸보다는 머리를 맞춘다.
덕분에 페인트 탄환의 맛을 볼 수 있었는데 기름 맛이다. 

페인트볼 게임은 공기총에 페인트 탄환을 넣고 서로 쏘는 게임인데 한번 입장하면 전쟁터가 여러 곳이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즐길 수 있다.
약 100여명이 팀을 나눠 비행기, 드럼통, 피라미드 등등 6가지가 넘는 장소를 돌아가며 게임을 한다.
입장료는 한 번만 내지만 총알은 유료라 100발에 20달러(한화 20,000원)을 내고 충전해야 하니 총알 1발을 쏘면 200원을 쏘는 셈이다.
이날 1인당 500발씩 쐈으니 총알값으로만 거의 10만원을 썼다.
맵도 넓고 사람이 많아 재미는 있는데 너무 비싸 다시 오려면 무서울 것 같다.

상대편의 양동생 하나가 이마에 가미카제를 붙이고 다니길래 게임이 시작하면 저 놈만 죽인다는 생각으로 다녔다.
그런데 게임 중에는 다들 헬멧을 쓰고 다녀 한번 놓치면 찾을 수가 없었다.
어디 붙일 게 없어서 가미카제를 붙이고 다니니.

참고로 이 사진은 내가 웃으면서 사진 한 장 찍자 해놓고 놀리면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페이트볼장에서 준 사진입니다. 

장갑은 제공이 안 되는데 손에 맞으면 손이 까질 정도로 아프다.
어떤 양누나는 팔에 맞고 시퍼렇게 멍이 들었던데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니 참아야지.
근데 난 '아프니까 청춘이다.'도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것 같던데 전국적인 돌풍을 일으키다니 대단하다.
아, 본론으로 돌아와서 양누나는 참 이뻤다.
이게 본론이 아니였나? 

그런데 웃통을 벗고 게임을 뛰는 것들이 나타났다.
몇몇 서양애들의 똘끼가 극에 달한다는 것은 알았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특히 등에 맞으면 정말 아플텐데 한 판 하는 내내 잘 견디고 나오긴 했다.

고리가 페인트볼 입장권을 내줬으니 저녁은 우리가 대접하기로 하고 한국 식당에 갔는데 매운 것도 잘 먹고 소주도 잘 마신다.
하지만 옆에 있던 고리의 여자친구는 매워서 죽으려고 한다.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 먹긴 하지만 식당가서 사먹기에는 돈이 아까워 나도 한국식당에 처음 가봤는데 일본음식과 같이 파니 외국인들도 꽤 많이 찾아 오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수제 햄버거를 만들어 봤다.
맛도 맛이지만 생김새가 예술이었다.
실물을 봤을 때는 정말 맛있어 보였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이상하게 나왔다.
같이 사는 사람들이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는데 사람들이 구경하러 나오니까 쑥스럽길래 대충 찍고 먹었더니 사진이 이상하게 찍혔다. 

공장에서 돌아와 다른 사람이 밥을 다 할 때까지 것을 기다리기 귀찮아 저번에 첫 주급을 받고 개인밥솥을 샀는데 금방 고장이 나버렸다.
멀티탭에 문제가 있는지 내 옆에 있던 밥솥이 고장나서 내 밥솥을 빌려주자마자 내 것도 고장이 났다.
값은 10달러(한화 10,000원)밖에 안 하지만 다시 사서 또 고장나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 그냥 공용밥솥을 쓰기로 했다.

오늘은 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명호씨가 호주를 떠나는 날이다.
그런데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나왔을까.
원래 못난 것은 맞지만 이번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전 날, 이별파티를 한다고 술을 죽어라 마셨었다.
VB 24병, 소주 5병, 맥스 6캔, 리큐어 1병 등등 각종 술을 들이 부었다.
명호씨와 진실씨는 조금만 마시고 방으로 도망쳐 고리와 둘이 대작을 하는데 고리는 내가 지금까지 본 사람중에 술을 가장 잘 마시는 사람이었다.
한국인은 원샷이라고 알려줬다가 죽기 직전까지 원샷을 하며 술을 마셨다.
잠을 자고 일어나 부엌으로 가니 굿모닝 원샷을 해야한다며 맥주 한 병을 따준다.
전날 술을 그렇게 마시고 다시 눈을 뜨자마자 또 마시려니 속이 거북했는데 자꾸 남자의 자존심을 건들길래 그냥 원샷을 했다.
라면으로 해장을 한 뒤, 술이 모자르다며 술을 더 사와 계속해서 마시고 명호씨를 배웅하러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까지 술을 마셨다.
살다 살다 술을 이렇게 무식하게 마시는 사람은 처음봤다.

주말에 요리하는 것에 재미가 들려 요리재료를 사러 시티에 나갔다가 진실씨가 국밥을 먹으러 가자고 꼬셔 돼지국밥을 먹으러 갔는데 외국에서 돼지국밥을 먹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시장에서 굴도 떨이로 팔길래 같이 먹었는데 환상의 맛이었다. 

쥬스를 사다놓고 매일 마시고 있는데 뉴스를 읽다가 사과주스가 몸에 해롭다는 기사를 봤다.
그런데 기사에 내가 주로 이용하는 마트인 콜스가 나오더니 내가 마시는 사과주스도 나온다.
몸에 안 좋다니까 기사를 읽은 뒤로 우유를 마시기로 했다가 호주 우유는 맛이 없어 두유도 마셔보고, 딸기 우유도 마셔봤는데 주스가 가진 청량감을 따라올 수가 없어 그냥 오렌지 주스를 마시되 조금씩 마시기로 했다. 
머리로는 몸에 안 좋은 것을 알면서도 즐거움을 쫓아가는 바보다. 

예전에 돈이 없을 때는 그렇게나 맛있던 말린 바나나가 너무 맛없게 느껴진다.
이제 돈을 좀 벌면서 간식으로 다크 초콜릿을 사 먹을 정도가 되니 비참했던 과거를 잊었나 보다.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 보다. 

주말에 '나 혼자 산다'를 보는데 데프콘이 가난할 때 김밥을 말아 먹었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다.
그래서 김밥을 싸봤는데 김발이 없어도 이쁘게 잘 싸졌다.
맛은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정말 맛있었는데 진짜 전생에 장금이었던 것 같다. 

2층 방을 쓰는데 계단 앞에 있는 창문으로 보는 노을 진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외곽지역에는 높은 건물이 없어 2층에서 창 밖을 보면 멀리까지 다 보인다. 

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씻고 바로 소시지를 굽는다.
돈을 버니 가끔씩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주말마다 요리도 해 먹지만 주식은 소시지다.
4달이 넘도록 소시지만 먹으니 호주가 아니라 독일로 여행을 온 것 같다. 
그 놈의 돈이 뭔지, 돈을 모으려고 25년 살면서 먹어온 소시지보다 호주에서 더 많은 소시지를 먹고 있다.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머리가 많이 길었다.
공장에서 애들이 여자냐고 놀리긴 했지만 이렇게 긴 줄은 몰랐었다.  

앞머리가 턱까지 내려오다니 이제 드디어 때가 됐다.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혐짤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머리를 기르면서 앞머리가 완벽하게 묶여질 때 완전 삭발을 할거라고 다짐했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여우같은 마누라를 찾아야하니 장발과 삭발은 해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여행 중에 해보려고 했는데 드디어 둘 다 해봤다.

원래 삭발은 경치가 아름다운 호수에서 아리따운 여자에게 삭발을 부탁하려 했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에 그냥 호주에서 했다.
삭발을 하니 머리를 감고 5초면 머리가 다 마르고 가만히 있으면 머리에서 열이 나 더운데 움직이면 머리가 시렵다.
또 머리를 만지면 맨들맨들한 느낌이 들어 신기하다.
그런데 면도기로 밀어도 회색빛이 도는데 연예인 '길'처럼 반들반들하려면 탈모여야하나보다.
두피가 지성이라 두피여드름이 어느정도 나 있는 것은 알았는데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었다.
 
삭발을 하고 보니 가뜩이나 못난 얼굴이 더 추해졌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요리의 끝은 어디일까.
갑자기 단호박으로 크림파스타를 만들면 무슨 맛일까 궁금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미 만들어 본 사람이 있었다.
단호박을 찌고 우유와 생크림을 넣어 크림을 만들었는데 달달하니 맛있었다.
당연히 파스타에는 스테이크도 같이 먹어야한다. 

아.....
이제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이번에는 돈까스 카레덮밥이다.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아르헨티나 애한테 주말에 무슨 요리를 해먹었는지 대화를 하는데 왜 20분이면 먹을 요리를 하기 위해 2시간이나 투자를 하냐고 묻는다.
한국에서는 요리를 안 해봤는데 여기와서 해먹으니 재미있고 맛있다고 하자 이 놈이 하는 말.
자긴 그냥 집에가면 여자친구가 매번 새로운 요리를 해주고 도시락도 싸주고 아침에 일어나 토스트도 구워준다고 한다.
도와주거나 설거지라도 하려고 하면 남자는 일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쉬라고 한다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엄청 이쁘다.
그리스 여자인데 내년에 청혼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대체 너를 왜 좋아하냐고 물으니 자기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부러워 죽을뻔 했다. 

숙주가 싸길래 숙주나물을 무쳤는데 이것도 맛있다.
내 요리 실력이 정말 좋은데 먹어줄 사람이 없네. 

소시지만 먹어서 영양의 불균형이 왔는지 손에 습진같은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에 인도에서도 생긴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더 심각하길래 내 몸을 조금 더 아껴주기로 했다.
우선 매일 점심, 저녁으로 먹던 소시지를 점심 도시락에만 싸가기로 하고 저녁에는 카레나 돈까스 같이 미리 해놨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기로 했다.
샐러드용 채소도 사놓고 매일 샐러드도 만들어 먹는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안 되는데 조금 늦은 것 같기도 하다.
젊다고 막 굴리다가는 늙어서 고생하니 잘 관리해야겠다.
사랑하는 내 몸아, 아프지 마.

위에 입은 회색 티셔츠는 공장에서 일할 때 입는 작업복인데 거울을 보니 스님이 승복을 입은 것처럼 생겼길래 한 장 찍었는데 어울리는 것 같다.
여러분 모두 성불하십시오. 

마트가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지면 유통기한이 하루 남은 제품들을 세일해서 팔기 시작한다.
20%부터 99%까지 세일을 하는데 3달러짜리 우유를 5센트에 사 본 적도 있다. 
유통기한이 하루 남았어도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이틀정도는 지나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사뒀다가 유통기한이 지나도 그냥 먹는다.
내 튼튼한 장아, 사랑한다. 

이번 주에는 뭘 해먹을까 고민하다가 떠먹는 피자를 만들어봤다.
고구마를 삶아 무스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배가 터질뻔 했다.
물론 맛은 대장금이 울고 갈 맛이었다. 

최인호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누군가 나에게 지금까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을 고르라고 한다면 난 주저없이 최인호 작가의 '길 없는 길'을 고를 것이다.
군대에서 제목이 인상 깊어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결국 지금의 세계일주를 떠나게 됐다.
책을 빨리 읽기에 보통 1시간 30분이면 책 한 권을 읽는데 총 4권짜리 책을 읽는데 1달이 걸렸다.
책을 읽음에 있어서 어떤 책을, 어떤 시기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읽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해준 책이다.
부디 영면에 드셨기를 바란다. 

이번에는 연어 스테끼다.
연어는 호주에서도 비싼 편인데 kg당 25달러 정도 해 2덩이에 13달러(한화 13,000)나 한다.
화이트와인으로 마리네이드를 하고 한 면으로만 구웠는데 진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이 뭔지 알 수 있었다.
생선처럼 부스러지지 않고 속은 탱탱하면서 겉은 익은 그 맛은 정말 최고였다.
나중에 노르웨이에 간다면 꼭 제대로 된 연어스테이크를 먹어야겠다. 

호주는 각종 요일마다 무슨 무슨 데이라고 붙여놓았다.
저번에 말했듯이 화요일은 무비데이라고 영화값이 싸기도 하지만 KFC와 도미노피자도 할인하는 날이다. 
KFC는 닭 1마리에 9.95달러(한화 10,000원)이고 도미노피자는 50%할인을 하는데 한국을 떠나고 처음으로 KFC를 가봤다.
정말 기대를 하면서 치느님을 영접했는데 튀김은 눅눅하고 고기는 퍽퍽했다.
맛이 없었는데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다 먹었다.
아마 두번 다시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추석도 다가오고 아부지 생신도 다가오길래 한국으로 영양제를 부쳤다.
시골에 보낼 약들과 부모님 약, 동생이 먹을 로얄젤리까지 사서 보내니 400달러(한화 400,000원)정도 나왔다.
가족들만 챙기자니 나도 뭔가 하나 먹어야 할 것 같아 50%세일하는 오메가3를 7달러(한화 7,000원)에 사서 먹기로 했다. 
택배를 보내면서 깜빡하고 사진을 안 찍어 추석이 지나고 나서야 내 오메가3 사진을 찍었다. 

같이 공장에 다니는 진실씨가 혹시 우설을 먹어본적 있냐길래 소 내장탕에 들어 있는 것을 먹었을 때 맛있게 먹었었다고 하니 한번 사먹어 보자고 한다.
정육점에 가서 혀를 사는데 이렇게 큰 혀가 9달러밖에 안 한다.
하긴 호주 애들이 내장이나 이런 부위의 맛을 어떻게 알겠나.  

껍질을 벗겨내고 와인에 살짝 담궜다가 소금 후추간을 한 뒤 구워 먹었는데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최고였다.


저번 이야기에서는 찌질하게 사는 모습만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이야기만 한 것 같다.
참 제목에 충실한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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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자당근양파 볶음은 저도 맛보고 싶어지네요..^^
    일요일엔 짜파게티 먹어야 겠어요..ㅋㅋ ^^
    민망함은 잠시예요...주말 누나찬스 좋아요!!

    오~~~등심스테끼에서 급허기짐이 요동치네요...
    요리에 재능이 있으신듯 해요..(장금이 인정^^).사진 비쥬얼이 듁음이네요 모두^^

    다녀갑니다 .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저 채소볶음을 6개월이 넘도록 먹었습니다. ㅠㅠ
      장금이 이야기가 아니라 어서 여행을 떠나서 여행이야기로 찾아뵙고 싶네요.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2. 스님~~ 오온이 개공이요~ 허허, 스님되시고 소혓바닥이라니~~~

  3. 천천히 내리면서 보다가 민머리사진보고 소리질렀어요 ㅋㅋㅋ 깜놀 ㅋ 근데 은근 두상 이쁘다는~~


    저두 미국에서 kfc 먹고 완전 실몽했다는.....

    역치 치맥은 한국이 쵝오에요 ㅋㅋㅋㅋ

    ㅋㅋ 소혓바닥 멘붕.... 오늘도 학교에서 멘탈을 쏟아내고 왔는데 추가 멘붕 감솨욤

    다음엔 어떤 일들이 있을지 ㅋㅋㅋ 궁금해요~~

    건강 잘챙기시구욤~~ 화이팅이에요!

    • 제가 원했던 반응이 나왔다니 즐겁네요 ㅋㅋㅋㅋ
      소혓바닥의 모습이 그렇게 심한가요...?
      멘탈은 붕괴되고 다시 추스리면서 강해지는 거래요~ ㅎㅎ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4. 스님사진 레알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이렇게 길게 웃는지는 알아서 판단하시구...진짜 귀여워서...

    요리 인정. 오븐요리까지...소혀사진은 보고 식겁했어요...모자이크 처리해주지 ㅠㅠ 난 왜 그것의 정체가 궁금하다고 밑에 글도 안보고 빤히 쳐다본건가ㅠㅠ

    저으기....돈이 많다, 혹은 돈을 잘 번다 라는 요소가 들어가면 인기많은 남자의 조건을 다 채우는 것일지도...농담인거 알죠?

    나중에 탄탄하고 즐거운 직업 얻을 수 있게 내실있는 남자로 얼른 성장하세요. 남자는 경험상 28 넘어가야 멋이 흘러나옵디다. 정신적인 성장이 중요하다는 소리!!

    아 오지랍 하나 더 떨자면 물좀 마셔요! 지성피부인 사람이 저렇게 단 음료랑 탄산 술만 마셔대니 피부염이 생기고 여드름이 자꾸생기죠!!

    • 귀여워서 웃으신 걸로 알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이렇게 길게 우는지는 알아서 판단해주세요....
      소혀가 그렇게 혐오인지 몰랐어요. 죄송해요. ㅠㅠ
      남자는 와인이라고 하는 말을 듣긴 했는데 제가 잘 팔리는 와인이 되면 좋겠네요.
      그런데 제 전공이 건축공학인데 요새 건축업이 불경기라 탄탄한 직업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우선은 그냥 놀래요~
      말씀 받들어서 오늘부터 물 자주 마시겠습니다. ㅎㅎ

  5. 이번편은 장금이편이군요^^
    지난편에 너무 마음이 무거워져서 그런지
    이번편은 재미 있으면서도 기분이 묘하군요
    뭐든 참 잘 드시네요 ㅎㅎㅎ
    늘 건강한 여행 하세요

    •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진짜 입맛이 하향평준화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거나 다 맛있어요.
      어서 돈 벌고 떠나는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6. 글 읽으면서 순간 요리 블로그에 온 줄 알았어요ㅋㅋ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서 드시고 계신가봐요~
    지난 번 포스팅을 봤을 때는 뭔가 힘이 없어보였는데, 직장을 구하셔서 그런지 여유가 있어보여서 좋네요^^
    승려 코스프레(?) 사진보고 빵터졌습니다ㅋㅋ
    역시 재밌어요^^
    앞으로 호주에서 생기는 일들도 응원, 기대하겠습니다~

    • 사실 처음에 공장에 들어갔을 때는 잘리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할 정도로 일에 대한 집착이 강했어요.
      아, 돈에 대한 집착인가요. ㅎ
      이번 편에는 요리사진이 많아서 별로 재미없을까봐 삭발사진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통했군요. ㅎㅎㅎ

  7. 눈을 가린 사진을 보고
    " 앞머리 좀 자르던지 하지 ..." 이랬는데..
    뜨악~~~~~~~~$<¥~*\'@";
    젊음이 무한 부럽소이다 ....
    하고싶은 대로 할수 있으니^^

    길없는 길 ... 나도 무지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

    대체 이게 뭔가 보고 또 보고 고민해도
    몰랐네요 불현듯 .... 이게 어느동물의 찌찌 인가?^^ 라는 생각도 ..
    그게 소 혓바닥이라니 ...깜놀였음^^

    • 머리를 묶고 다니긴 했는데 기니까 불편하더라구요.
      저도 한국이었다면 삭발은 못 했을 것 같아요. ㅎㅎ
      소 혓바닥을 태어나서 2번 먹어봤는데 2번 다 맛있었어요.
      요리 된 채로 나오면 그냥 고기랑 똑같이 생겼는데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최고입니다. ㅎㅎ

  8. 글도 재밌지만 댓글 자주 다는 분들도 익숙해져서.. 웬지 반갑네요

    근데 알로누님을 여우같은 색시로 하심은..?

    어째 두분 사이에 러브가 보이는듯하여 주책떨어봅니다 ^^

    • 최근 들어서는 알로누님의 댓글이 안 달리니 그리울 뿐입니다.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연지님께서 여우같은 마누라를 좀 점지해 주세요. ㅎㅎㅎ

  9. 이 댓글을 확인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단 글 올려봅니다.
    관심사가 다른 곳에 있어서 죄송한데.. 삭발은 정확히 언제 하신거죠?
    글쓰신건 작년 12월 6일에 쓰신거 같은데.. 그때 다 하신건가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5개월 보름정도가 지나신거 같은데... 대충 머리 기장이 어느정도까지 길러지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도 올해 2월 10일날 직접 완전히 스님머리로 삭발을 했고.. 1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모자쓰고 다닙니다 ;
    여전히 까치머리더군요. 물을 뭍히면 어느정도 살짝 내려오긴 하지만 물이 마르면 또 약간 밤송이머리가 되는거 같고...
    제 생각대로라면 저보다 두달 더 먼저 삭발을 하셨고 만약 그렇다면 지금까지 거의 5개월이 넘으신거 같은데
    대충 머리기장은 어느정도신가요? 문득 궁금해서 글 남겨봤습니다.

    • 글 작성은 시간이 좀 지난 뒤 했는데 삭발은 작년 9월 6일에 했고 55번째 여행기인 그레이트 오션로드 편을 보면 제가 빡빡이인 사진이 나오니 한번 봐보세요.
      그 때가 10월 26일로 약 50일 정도 지난 시점의 사진이겠네요.
      그 뒤로는 항상 모자를 쓰고 다녀서 딱히 머리 사진이 없네요.

      제 답변이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네요.
      혹시 또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다시 댓글 달아주세요.

  10. 댓글 감사합니다! 찾아서 봤어요 ㅋㅋ
    50일정도 지난 사진이라서 뭔가 아쉽지만.. 한 4,5달 정도는 지난 사진의 기장을 보고 싶었거든요 ;;
    사진속 기장은 저도 삭발하고 약 50일정도 지났을때랑 거의 비슷하더군요.(역시 사람마다의 차이는 있지만 다 고만고만하나 봅니다)
    그리고 작년 9월 6일날 하셨다니.. 지금은 그럼 거의 8개월정도 지났으니.. 아마도 머리가 무지 많이 자라셨을거 같네요.
    그리고 개인 여행블로그인거 같은데.. 제가 너무 뜬금없고 쓸데없는 질문을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우연히 구글에서.. 삭발하고 4달정도 지나면 머리기장이 어떻게 될까? 라는 의문에 검색을 해봤더니 다다른 곳이 여기였고
    그래서 글을 남겨봤습니다.
    지금 삭발한지 석달하고도 13일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뭔가 만족할만한 기장이 아니라서 저도 항상 모자만 쓰게 되네요..
    앞으로도 종종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 저도 처음에는 빡구머리여서 사진찍을 맛이 안 났었는데 지금은 거의 프로필 사진의 장발이 되어가고 있어요.
      구글의 힘은 대단하네요. ㅋㅋㅋ
      이것도 인연이니 종종 들러주세요~

  11. 아ㅋ진짜 완전 웃엇네요ㅋㅋ자야되는데ㅋㅋㅋ분명 멋지신 분이라 여우같은 부인 생기실 거예요ㅎ
    오늘을 기점으로 저도 다시 꿈을 꺼내야겟어요ㅎ 그리고 음식 정말 잘 하시네요ㅎㅎ

  12. 다음인가요 글이떠서 읽다가 처음부터 보는데 글은 처음 남기네요. 며칠동안 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기아팬이라서도 반갑네요. 광주 무등경기장근처 사는데, 언제 오신다면 스치는 인연이 될수도 있겠네요. 근데 지어지고 나서는 한번도 안가봤네요...윤석민 떠나고 관심이 줄어서....흠,
    지금은 복학하셨겠네요???

    • 안녕하세요.
      부모님께서 기아팬이시라 저도 기아를 좋아하게 됐는데 올해는 좀 잘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주에 복학했더니 정신이 없네요. ㅎㅎ

  13. 비밀댓글입니다

  14. 젊은이답게 적응이 무척 빨라 보여서 맘이 놓이네요.
    정말 용민군 말처럼 전생에 장금이(랑 친하게 지냈는지 ㅎㅎ) 였는지
    요리솜씨가 수준급인데요?
    용민군 말처럼 페인트볼장에서 본 그너무스키~
    머리띠를 확~ 떼버리고 싶네요.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력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데
    어서 빨리 우리나라 인지도가 좋은 방향으로 올라가길 빕니다.

배낭메고 세계일주 - 052. 호주에서 백수 찌질이로 살아가기.



이번에 도착한 곳은 바로 호주, 멜버른이다.
자전거 여행을 했다면 한국에서 번 돈으로 스페인까지는 갈 수 있었을텐데 배낭여행으로 바꿨더니 예산이 많이 부족하게 됐다 .
그래서 언제쯤 호주로 돈을 벌러 가야하나 생각하다 대략적인 아시아여행을 끝내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말레이시아에서 호주로 넘어가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은 처음 시작하는 지역을 고를 때도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하던데 나는 어딜 가든 똑같을 것이라는 속 편한 생각을 하며 비행기 티켓이 가장 싼 멜버른으로 왔다.
앞으로 다가 올 앞날은 전혀 알지 못한 채, 여행이 아닌 삶으로 돌아온 다는 생각에 설레기만 한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우선은 공항에서 잠을 자기로 하고 공항을 둘러보니 의외로 공항 크기가 작았다.
하지만 의자에 손걸이가 없어 침낭을 펼 수 있고 무료 와이파이가 빵빵하게 터지는 노숙하기 최고로 좋은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그런데 노숙만 하기 좋으면 뭐하나. 
아무리 공항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코카콜라 600ml짜리 한 병에 4달러(한화 4000원)이나 한다. 
이거 무서워서 밥은 먹고 살 수 있을지 걱정된다. 

잠을 자기전에 카톡을 켜고 친척 누나에게 호주에 도착했다고 연락을 하니 공항에서 자지말고 그냥 택시를 타고 누나네 집에 가서 자라고 한다.
다음 날 아침에 가려했는데 집에 사람이 안 자고 있다고 하니 집에 가서 쉬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누나가 말하길 택시비가 한 30달러 정도 나올거라고 했고 야간할증을 붙여도 40달러면 될 것을 택시기사가 도로공사 중이라며 뱅뱅 돌아 55달러가 나왔는데 싸워서 50달러만 내고 내렸다.
제대로 싸웠으면 더 깎았을텐데 내가 지리를 아예 알지도 못 했고 제대로 된 영어로 빨리 말하니 겁을 먹어 버렸다.
똥개도 자기 집에서 50%는 먹고 들어간다는데 겁까지 먹었으니 비참하게 져버렸다.
영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보다.

호주는 선진국이라서 사기도 잘 안친다고 하던데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
 

호주에서의 첫 아침은 누나네 집에 있던 쌀로 밥을 하고 여행하며 받았던 청정원 소고기고추장만 뿌려 먹었다.
친척 누나는 몇 년 전에 결혼해 호주로 와서 살고 있는데 내가 멜버른에 도착하기 1주일 전쯤, 한국으로 1달간 휴가를 떠나 비어있는 누나네 집을 쓸 수 있었다.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무엇이 있나 보고 우선 기본적인 스파게티재료와 달걀만 샀다.
가장 싼 기본 토마토소스에 면만 넣고 단백질을 생각해 달걀후라이를 얹어 먹었는데 아무런 맛이 없고 그냥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 그 자체였다.
호주가 고기는 싸다고 들었는데 그 고기마저도 나에게는 비싸길래 우선은 생략했는데 다시보니 정말 찌질하게 먹었다. 

다음날, 이번에는 제대로 살 것을 정하고 다시 장을 보러 갔다.
아무리 고기가 비싸더라도 먹긴 해야 할 것 같아 소고기 민스도 한 팩 샀다.
기본적인 것들만 샀는데 10달러가 금방 넘어간다.
어서 일을 구해야할텐데 걱정이다. 

요리라고 부르기도 뭐한 요리를 태어나서 처음 해봤다.
소고기가 양이 많길래 미트볼을 여러개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놓고 먹기로 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엄마가 해주는 밥만 먹었고 볶음밥도 엄마가 재료를 손질해 놓으면 밥과 볶는 정도만 했었다.
엄마가 해주는 밥이 맛있었고 저녁에는 어떤 음식을 먹자고 말만 하면 뚝딱 만들어져 나왔기에 요리의 '요'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넙죽넙죽 받아만 먹는 불효자인 것은 알지만 엄마밥이 맛있는 것은 사실이니 돌아가서도 엄마밥을 주로 먹게 되겠지.

난 육식성 잡식동물이기에 고기를 먹기 위해 다시 마트를 갔는데 역시나 고기값은 비싸다.
고기 코너를 샅샅히 뒤진 결과22개짜리 소시지가 한 팩에 7달러(한화 7000원)밖에 안 하길래 구입했다.
한끼에 2개씩 구워먹으면 11끼나 먹을 수 있다.
한끼에 대충 60센트 정도이니 가난한 나에게는 최고의 반찬이다.

내가 이번 화에서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겠다.
약 2주간 백수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계속 달걀과 소시지, 파스타만 먹고 있는데 과자가 정말 미칠듯이 먹고 싶었다.
돈을 쓰다보면 자꾸 더 쓰게 될까봐 술도 안 먹고, 군것질도 한 번도 안 하고 지내는 것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래서 큰 마음을 먹고 마트에 가서 과자를 보니 보통 2달러 이상인데 11끼를 먹을 수 있는 소시지가 7달러인 것을 생각하니 한 번의 즐거움만 남겨놓고 사라질 과자를 살 엄두가 안 났다.
결국 세일하는 씨리얼을 사다가 입이 심심할 때마다 조금씩 먹었다.
여행기를 다시 쓰며 보니 내가 정말 찌질했구나. 

자꾸 찌질하게 살다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내가 앞으로 여행을 1년정도 더 하려면 무조건 공장에 들어가야하는데 150곳을 넘는 공장에 지원해봤지만 연락이 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하긴 내가 공장에서 일 해본 경력이라고는 핸드폰 무선중계기 조립경력밖에 없었고 어줍잖은 영어실력으로 만든 이력서에 내세울 것이라고는 세계일주 중이라는 타이틀밖에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도 나는 잘 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희망으로 버티는 것도 지쳤다.

예상대로라면 6개월정도 일을 한 뒤 다시 여행을 시작해 2014년 연말에 한국에 돌아가야하는데 도무지 일이 구해질 기미가 안 보였다.
그렇다고 키친핸드 같은 일을 하자니 돈이 벌리는 액수가 적어 호주에 1년 가까이 있어야하니 계획이 꼬여버린다.
자꾸 안 좋은 생각만 하다보니 '호주에서 공장들어가기도 이렇게 힘들고 한국에서 제대로 취업하려면 더 힘들텐데 나도 남들처럼 그냥 지금부터 스펙을 쌓으러 돌아가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음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상태에서 한국에 있는 동생과 대화를 하다보니 동생이 여름방학때 인도나 동남아로 여행을 간다길래 같이 여행이나 하고 한국에 돌아가려는 마음이 50%이상 들어 비행기표의 가격도 알아봤다.

하지만 이런 보잘 것 없는 나에게 응원의 카톡이 몇 개 날아왔다.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으로 배우고 한국인들과 일하고 있는 후에핑이 정말 멋있다며 힘을 내라고 해줬고 홍콩에 계신 깡미님, 호주에 계신 tea님 등등 여러분들이 힘을 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응원의 메시지들은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고, 여행기간이 줄어들어 애매한 여행을 하느니 중간에 포기하는게 낫다는 패배주의에 젖어 있던 나를 꺼내주었다.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정해진 길이 아닌 길을 걸어도 된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서 떠난 내가 똑같이 세상에 굴복하려 했다니 멋있다고 응원을 받은 것이 부끄러워졌다.
죽더라도 호주에서 죽기로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진짜 죽지는 않고 제대로 살아 남아주마.

호주의 동네는 참 이쁘다.
하지만 내 마음이 평화롭지 않으니 이 아름다운 동네를 보고도 아무런 감흥이 안 든다.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하니 호주에 대한 안 좋은 감정만 생긴다.
'무식하게 땅덩어리만 커서 넘치는 자원으로 먹고 사는 나라 주제에 나를 무시하느냐.'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혼자 화를 삭인다.
그러다보니 여행을 다닐 때는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던 카메라를 집에 넣어두고 아무런 사진도 안 찍었다. 
호주에 온 지 20일이 지나 하늘을 봤는데 왜 이 좋은 하늘을 두고 꿀꿀하게만 지내고 있냐는 생각에 핸드폰 카메라로 한 장 찍어봤다.  
  
아래에 올린 크라잉 넛의 '5분 세탁'은 호주에서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된 노래 중 하나이니 꼭 들어보세요.
그리고 여러분 항상 힘내세요.




니가 취하고 비틀대고 방황하고 실수해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무너져도

괜찮아 누구나 한번쯤은 바닥치니 

죽는단 말대신 웃는단 얘길해봐

고장난 시계도 시간은 흘러가지 

앙상한 가지도 봄이오면 꽃이피지

청소해 더럽게 어지러운 니방부터 

청소해 축축히 우울해진 머릿속을


괜찮아 괜찮아 잘 될거야 

오늘은 살아있네

고장난 시계가 멈췄어도 

오늘은 살아있네


같이걷고 같이널어 햇볕에 

우울한 빨래를 짜내버려

단 한번만이라도 내 인생을

선택해 세탁해 삶은

삶은 세탁이다

크라잉 넛 - 5분 세탁 


 

일을 구할 때까지 최대절전모드로 지내면서 술도 안 마시려했지만 누나네 집에서 같이 지내는 쉐어생과 술 한잔을 하면서 그냥 몇 병 더 샀다.
원래 계획은 누나가 한국에서 돌아오기 전에 일을 구한 뒤 직장 근처에 집을 구해서 나가는 것이었는데 결국 누나가 호주로 돌아올 때까지 일을 못 구했다.
결국 백수인 채로 방을 구하고 누나네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나온다.

괜찮아~ 괜찮아~ 잘 될거야.
오늘은 살아있네~

기분이 우울해도 블로그는 매일 확인하는데 갑자기 방문자 수가 늘어났길래 무슨 일인지 확인해보니 다음 view에 채택이 되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포탈사이트의 메인에 노출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다음 view에 채택이 되다니 가문의 영광이다.
지금 이야기는 52화인데 26화 때 채택이 됐었으니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 

안경알의 코팅이 벗겨지길래 누나를 통해 한국에서 안경을 공수받았다.
평소라면 카메라로 정성스럽게 찍었겠지만 아직도 우울한 백수라 그냥 핸드폰으로 대충 찍었다.
그래도 핸드폰으로라도 찍은 사진이 있으니 백수로 지낼 때의 이야기거리가 남아있어 다행이다. 

구글 맵을 켜고 위성사진에서 공장이 보이는 지역으로 가 무조건 이력서를 돌린다.

제발 저 좀 뽑아주세요.
한국에서 별명이 노예였어요.

온라인 지원 약 350회, 오프라인 지원 약 40회.
연락 온 곳 단 3곳.
하지만 그 3곳 모두 워킹홀리데이 비자라고 하니 인터뷰도 안 보고 거절.
외국인노동자이니 몸 쓰는 일은 구하기가 쉬울줄 알았는데 정말 힘들다.
호주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같다.
왜 사람들이 멜번을 '헬번'이라 부르는지 알 것 같다.

괜찮아~ 괜찮아~ 잘 될거야.
정말 잘 되겠지?

죽더라도 호주에서 죽기로 했으니 공장에 한 우물만 파는 것은 그만두고 우선 시티로 나와 레스토랑에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지만 그냥 얼굴에 철판을 딱 깔고 들어가 쉐프나 매니저를 만나고 싶다고 말을 한다.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한 지 이틀 째 되던 날, 이 레스토랑의 쉐프가 마침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자긴 한국인을 좋아한다며 다음 주에 트라이얼 날짜를 정해 연락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을 한껏 기대하게 해 놓고서 연락을 안 주길래 다시 찾아가니 다음에 연락을 준다고만 하면서 돌려보내는 것이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았는데 역시나 슬픈 예감은 이번에도 맞았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레스토랑들만 들어가서 이력서를 돌렸더니 생각보다 금방 일이 구해졌다. 
포지션은 대부분의 워홀러들이 그렇듯이 하루종일 설거지만 하는 키친핸드인데 드디어 백수를 탈출했다는 생각에 정말 기분이 좋았다. 

트라이얼이라고 일을 2시간정도 시켜보는데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일 할 수 있냐고 물어보길래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식당에서 일을 하니 밥은 주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밥은 안 주니 2시간 쉬는 시간 동안 집에가서 밥을 먹고 오라고 한다.
난 공장에 들어갈 생각으로 멜버른 외곽지역에 집을 구했기 때문에 집에서 밥만 먹고 바로 나와도 2시간이 걸려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반찬은 역시나 소시지 2개와 치즈가 전부다. 

저녁식사를 한 손님들이 어느 정도 줄어들자 직원들에게 스파게티를 만들어 준다.
10시부터 2시 30분까지 일하는 런치타임에는 점심을 안 주지만 5시부터 12시까지 일하는 디너타임에는 저녁은 준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분명히 내 이력서를 보고 연락했을텐데 세계일주 중이라고 하니 놀라는 건 왜일까.
사람들이 말하기를 자기소개를 한 커버레터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대충 보고 아무나 뽑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찌됐건 일을 구했으니 생활비는 벌 수 있다. 

일은 구한 것은 좋았고 설거지 하는 것은 허리 아픈 것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복병이 숨겨져 있었다.
세제를 푼 물에 하루 11시간 동안 손을 담그고 설거지를 하니 일을 한지 이틀만에 손톱이 들리기 시작했다.
일을 한다고 손톱도 깨끗하게 깎은 상태라 하얗게 나온 부분은 손톱이 아니라 손톱이 들린 부분이다. 
고무장갑을 주기는 하지만 설거지 하는 사람은 나뿐이라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면 금세 고무장갑 안으로 물이 들어온다.
손톱 사이로 물이 닿으면 당연히 아프고 뭔가를 집을 때도 고통이 따라온다.
차라리 근육이 아프면 어떻게 참기라도 쓰겠지만 손톱이 아프니 미칠 것 같다.
왜 예전에 손톱 밑에 바늘을 넣는 고문이 있었는지 알겠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왔고 특별한 경력이 없으니 몸을 쓰는 일 밖에 못 하는 외국인노동자의 삶이 서럽다,
서러울 때는 술이나 한 잔 해야지.
매번 맥주를 마시기에는 부담스러워 12달러에 파는 4리터짜리 박스 와인을 사 놓고 한 잔씩 홀짝인다.

여행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이 배우는데 호주에 와서는 직업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됐다.
나 자신만의 전공을 가지고 있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됐다. 
백수생활과 구인생활을 하면서 경력과 전공의 중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꼈다.

첫 주급을 받았다.
호주는 월급이 아닌 주급제라서 매주 돈을 받는다.
시급은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낮은 15불(한화 15000원)밖에 안 되지만 3일간 30시간 정도 일하고 430달러(한화 43만원)을 벌었다.
손톱이 빠질 것 같지만 돈을 받으니 기분 좋다.

인터넷에서 워홀을 하는데 주급을 받고 주머니에 넣어 놓은 채로 일을하다가 봉투를 흘렸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웃었었는데 나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 났다. 
설거지를 하다가 기분이 이상해 바닥을 보니 내 주급 봉투를 내가 밟고 있었다.
덕분에 처음 받은 주급은 깨끗한 봉투 그대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었는데 엉망진창인 봉투를 찍게됐다.
만약 잃어버렸었다면 내 자신이 엄청 한심해서 미쳐버렸을 것 같다. 

돈을 받은 기념으로 전기장판도 하나 샀다.
호주는 남반구기에 한국과 계절이 정 반대여서 내가 도착했을 때에는 겨울이었다.
날씨가 춥기는 했지만 견딜만은 해 이불로 버티고 있었는데 몸을 생각해서 장만했다. 

저번에 산 박스 와인은 다 마셨으니 이번에는 레드와인 하나와 화이트와인 하나를 샀다.
이번에는 5리터짜리라 두 개를 합치면 10리터다.
언제 다 먹을까.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면서 첫 주급을 받으면 꼭 슈퍼맨을 보러 가겠다고 생각했었다.
호주는 영화값도 비싸 보통 15불 이상 하지만 화요일에는 무비데이라며 티켓 가격을 많이 할인해준다. 
그리고 영화관에 좌석이 정해져 있는 곳도 있지만 그냥 입구에서 입장권만 확인하고 앉고 싶은 자리에 앉는 곳이 많다.
무비데이라서 영화관에 사람이 많을 것 같았는데 별로 없어 한 가운데에 앉아서 봤다.
기대가 커서 그런지, 영어를 잘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맨 오브 스틸'은 좀 지루했다. 

호주의 바로 옆에는 뉴질랜드가 있고 뉴질랜드에는 키위가 넘쳐흐른다.
8개에 2달러정도 하니 한개에 150원이면 먹을 수 있어 자주 사다 먹었다.

여행기를 SLR클럽에도 올리는데 정도령님께서 남긴 댓글이 날 웃프게 만들었다.
웃다가 울면 엉덩이에 뿔 난다던데 큰 일이다.
그런데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딸래미를 원하는 것이 그렇게 큰 소원은 아니지 않나요.
안 되면 어디 산 속에 암자나 짓고 혼자 살아야겠다. 
알로누나님은 Love가 안 보인다고 뭐라 하셨는데 나도 좀 Love가 보이면 좋겠다. 

드디어 네이버 메인에도 떴다.
네이버 오픈캐스트에 여행기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총 6번 메인에 올라갔다.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올라간 날은 방문자 수가 1000명이 넘어가기에 기분이 정말 좋다.
그런데 하루만 지나면 다시 원래 방문자 수로 돌아간다는 것은 함정. 

멜버른의 겨울날 실외온도는 13도이고 실내 온도는 17도였다.
그런데 가스비가 많이 나왔다고 집주인이 히터를 꺼버렸다.
다시 침낭을 써야하나 고민하다가 집사람들과 돈을 조금씩 더 내기로 하고 히터를 다시 켰다.
여름이 되면 선풍기를 돌리니 전기세가 많이 나올텐데 그 때도 돈을 더 내야하는 것일까.  

드디어 공장에 일자리를 구했다.
호주 최저시급을 보장 받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할시 오버타임수당으로 1.5배를 지급해준다.
일도 키친핸드보다 쉽고 무엇보다 손톱처럼 애매한 곳이 안 아프다.
 
공장에 들어가게 된 것은 내가 이력서를 돌린 곳에서 연락이 온 것은 아니고 같은 집에 사는 사람에게 소개비를 내고 소개를 받고 들어갔다.
호주에 처음 왔을 때는 한국인 사장이 하는 식당이나 소개비를 내고 들어가는 곳에는 절대로 안 들어간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백수생활이 길어질수록 앞으로 남은 여행이 불확실해지니 결국 500달러를 내고 소개를 받았다.

어린 아이가 아니기에 세상을 정직하게 살아갈 수만은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20대의 젊음이라면, 항상 무언가를 갈구하고 열망하는 청춘이라면, 정직하려고 노력하고 돈보다 더 큰 것을 좇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떠났고 내가 여행하는 것을 보고 누군가는 희망의 불씨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내가 소개비를 내고 일을 구한 것은 정직을 버리고 편법을 추구해 현실과 타협한 것이니 남들에게 젊음과 청춘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되는가 고민 했었다.
그래서 아무런 설명없이 공장에 취직했다고만 하고 넘어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냥 모든 것을 그대로 적기로 했다.
대신, 내가 이 공장에서 나갈 때는 나처럼 일에 목말라 있는 사람에게 그냥 넘겨주기로 했다.
그 사람도 자신이 도움 받은 것을 잊지 않고 남들을 도와준다면 언젠가는 조금 더 나은 워킹홀리데이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한다는 변명도 해본다.

결국 꿈이니 뭐니 허울 좋게 말하더니 나도 평범한 사람처럼 편법을 추구하는 놈이었다고 욕한다면 할 말은 없다.
어차피 나도 25살이나 먹었고, 순수하기 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만큼은 다 알고 살아 온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청춘과 젊음에 대해 말한 것들은 절대 거짓말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최대한 정직하고 올바르며 멋있는 청춘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소개비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준 사람에게 절대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선택을 한 것이고 덕분에 여행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줬으니 고마울 뿐이다.
그저 초창기에 이런 소개비라는 개념을 정착시킨 사람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냥 도와주고, 도움을 받은 사람은 당연히 여기기보다 고마워 하며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하는 모습이 언젠가는 정착될 거라 믿고 싶다.
모든 것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가격을 매기는 것이 당연하게 된 세상은 참 재미없지 않을까.

어차피 별로 인기도 없는 블로근데 괜히 혼자 심각하게 주절거린 것 같다.
기분도 전환할 겸 음악 한 곡 듣고 갑시다.




보이스 비 엠비셔스
마음을 넓게 가지고 야망을 품고
세상을 바라봐 볼까
 
마음을 넓게 가지려면
어느정도 생활에 여유가 뒷받쳐 주면 좋겠지
역시 돈이 좀 필요해
 
물질적인 삶에서의 행복보다
나는 정신적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한사람
그런데 한 끼를 먹어도 마트에 쌓여있는 것들은
정신만으론 먹을 순 없더라고
조금은 돈이 필요해
 
참아 내야해 노력 해야해
근면 해야돼 성실 해야되 부지런 해야돼
말 잘 해야돼 키도 커야돼 빽 있어야돼
게다가 착하기 까지 해야해
난 난 돈이 필요해 now
난 난 돈이 필요해 right now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은데
어찌 내가 할일은 이다지도 없는지
오늘도 마음이 갑갑하네
취직은 해야겠고 대학을 가려하니 머리는 나쁘고
돈도 다 떨어졌어 나는 등골 브레이커
 
신념은 무너지고 가슴은 미어오네
생활은 무너지고 그녀는 멀리 떠나가네 (이런 젠장)
어디론가 훌쩍 떠나가고 싶어도
용기도 없는 나는 오늘도 방구석에 숨어있네
다 필요없어
참아 내야해 노력 해야해
근면 해야돼 성실 해야돼 부지런 해야돼
말 잘 해야돼 키도 커야돼 빽 있어야돼
게다가 착하기 까지 해야해

난 난 돈이 필요해 now
난 난 돈이 필요해 right now
give me the money
물질만이 지배하는 더러운 세상
인생의 치트키 따윈 없겠지
기적도 필요없어 give me the money
give me the money give me the money
난 난 돈이 필요해 now
난 난 돈이 필요해 right now

크라잉 넛 - Give me the money 


호주에서 돈에 대해 한참 생각하던 때에 크라잉 넛의 새 앨범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이 Give me the money라는 노래는 꼭 나를 두고 쓴 것처럼 어쩜 그렇게 내 상황에 딱 맞는지 신기했다.
한 달이 넘도록 날마다 위에서 소개한 5분 세탁과 Give me the money를 들었다.

신발이라고는 샌들과 트래킹화뿐이라 취직한 기념으로 외출용 신발도 한 켤레 샀다.
매장에서 재고처리 떨이로 3달러에 파는 것을 주워 온 것은 여러분과 나만 아는 비밀이에요.

한국에서 동전은 100원, 500원밖에 안 하지만 호주 동전은 1달러, 2달러라 하나를 잃어버리면 타격이 크다.
작은 동전이 2달러 짜리라 더 조심해야한다. 

마트에 갔는데 젤리가 먹고 싶어 이제는 돈도 버니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를 골라 들었다.
'Licorice'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는데 그저 까만색이니 초코맛이겠지 하고 집었다.
집에 돌아와서 기대를 하며 뜯어 먹었는데 도저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이상한 맛과 냄새가 났다.
바로 사전에 'Licorice'를 검색해보니 '약방에 감초'라는 말에 있는 단 맛을 내는 감초다.
2달러 정도 주고 샀지만 도저히 먹을 수 없고 방에 두기만 해도 냄새가 더러워 바로 버렸다.
역시 이래서 영어 공부를 해야한다. 

이제서야 하늘이 아름답게 보인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 시간이 참 평화롭다. 

난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한국에 있을 때는 한 달에 한두 번 먹는 정도였는데 박스로 사면 싸다길래 그냥 한 박스를 사버렸다.
술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든 다 마실 수 있겠지만 이건 다 먹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일을 구했어도 내 주식은 소시지다.
최대한 돈을 빨리 모아 하루라도 빨리 호주를 뜨는 게 제 1목표다. 

그래도 이제 돈을 버니 디저트정도는 먹여줄 수 있다.
브라우니를 먹었는데 맛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리얼브라우니가 더 맛있다. 

이제야 마음이 놓여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을 마음도 생겼다.
집 앞의 풍경인데 이렇게 한적하고 좋은 곳을 매일 지나면서도 아무 감흥을 못 느꼈었던 내가 떠오른다.
역시 내가 심란하면 주위가 보이지 않는 법인가 보다. 

바람을 쐬러 시티로 나왔다.
호주는 각종 시설이 몰려있는 시티를 중심으로 마을들이 형성되어 있다.
여기는 멜버른 도서관인데 레스토랑에서 키친핸드를 할 때 런치타임이 끝나고 쉬는시간이 오면 밥을 먹고 열람실에 들어가 잠을 자곤 했었다.
레스토랑은 10시 출근, 12시 퇴근이었는데 집에 도착하면 새벽 1시라 잠이 부족해 도서관에 가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잠이나 잤었다. 

멜버른의 지하철은 트레인이라고 부르는데 기차가 아니라 전철이다.
문은 반자동이라 내리거나 탈 역에서 손잡이를 잡고 옆으로 밀어야 열린다.
처음 탔을 때는 도대체 어느 타이밍에 손잡이를 밀어야할지 몰라서 걱정했었는데 역에 정차하면 기압이 빠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 뒤에 밀면 된다. 


이번 이야기는 우울하고 찌질함으로 범벅된 이야기였는데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제가 여행하면서 겪은 시간 중 가장 암흑기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느라 저도 글을 쓰는데 평소보다 2배의 시간이 들었네요.
하지만 이제 암흑기가 끝나고 다음 이야기부터는 찌질이가 그나마 사람답게 사는 이야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특히 이번 편을 본 우리 어무이, 아부지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암흑기는 끝났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이번에 브리즈번에서 살해 당한 한국인 여학생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 이야기가 찌질했다면 불쌍하니 손가락 눌러주시고
재미있으셨다면 즐거우니 손가락을 눌러주시고
별로였으면 댓글에 욕을 남겨주세요.
 

 
 



  1. 앗..호주로 가셨군요..
    그래도 처음 지내실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건
    큰 행운이네요~~
    저도 가끔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먹어요
    이상하게 외식할때는 금액 안보고 쓰면서
    혼자 뭐해먹을때는 10원금액까지 확인하게 되죠..ㅎㅎㅎ

    사회생활을 조금더해본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사회의 편법과 기만은
    상상을 초월해요^^ 정직만이 최선이 아닌거라는것에 현실의 좌절을 늘 맛보게 되죠
    그래도 항상 정직에 우선순위를 두다보면 조금씩 좋아지는것 같아요..^^

    저도 물개박수 보낼테니 홧팅~~~ ^^아뵤~~ ^^

    • 비행기 표를 끊고 나서야 누나가 멜번에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하나씩 하나씩 노력하다 보면 결국엔 다 좋아지겠죠. ㅎㅎ

  2. 호주 도착해서는 우여곡절이 많았나보네요~
    호주에서는 여행이라기보다 여행자금 마련을 위한 정착이라고 해야하나요?
    다른 여행기를 올리시면서도 그런 감정을 가지고 힘들어하셨을텐데 그동안 전혀 모르게 여행기를 읽었네요.
    여하튼 지금까지 여행하신 모습을 보면 충분히 극복하실거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재미와는 또 다른 수기를 올려주셔서 손가락과 댓글 둘 다 남기고 갑니다~

    • 정착이라 불러도 좋고 잠시 쉬어가기라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여행기를 쓸 때는 여행 당시의 감정만 가지고 쓰려고 노력했어요.
      미리 써 놓은 여행기들이 있어서 백수일 때는 여행기에 손을 대면 우울함이 묻어나올까봐 아예 안 댔었어요.
      직장도 구했으니 이제 좋은 이야기만 나와야죠~ㅎ

  3. 내 기억으로는 한두달은 직장이 구해지지 않아서 고민했던 것만 같은데
    이렇게 한바닥의 글로 정리가 돼 버리니까
    그 힘듦 마저 전해지지를 않네
    아예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크라잉넛 새앨범을 소개시켜준 나한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그리고 오늘은 내가 5분세탁을 듣고 위로를 받는듯함..
    모두 다 잘 돼겠지?

  4.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호주 워홀 준비했다가 사정상 못갔는데...

    여행기 보면서 그때 생각에 잠시 젖어봅니다.

    지금이 아니면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면서 지내세요.

    항상 응원할게요~

    • 응원 감사합니다.
      사정이 생겨 못 가셨다니 가끔씩 아쉬우실 것 같아요.
      지금이 아니면 다음은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놀고 여행기도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또 댓글 달아주세요~

  5. 일본이 아니라 호주였군요~?!
    첫 글을 보고 동선이 좀 애매하다 싶었는데
    경비벌러 가셨다니 이해가 됐어요
    현장에 있지 않은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걱정말아요
    라고 말들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위기에서 헤어나기 위해
    엄청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는걸 알아요
    사진을 멀리 할정도로 depress 됐다는걸 충분히 이해해요^^
    그러나 한국인이 누구고 김용민이가 누구에요?!( 이름이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
    의지의 한국인 아닙니까~??^^
    궁하면 다 통하고 .... 50$ 주고서라도 자리확보 하는 센스라면 굶어죽을 바보없죠?!
    북한의 김일성이가 입버릇 처럼 되뇌이던 좌우명이 뭐였는즐 아세요?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
    걱정 붙들어메고 휘파람 불고 사세요^^
    그나이에 뭘 못하겠어요~?!^^

    • 위에 동생이 쓴 댓글에도 나와있지만 약 2달의 시간동안 참 길고 긴 터널을 지나왔는데 글로는 금방 지나가네요. ㅎㅎ
      이제 제대로 된 일도 구했으니 다음에는 즐겁게 사는 이야기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제 이름은 최용민입니다. ㅎㅎ
      항상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6. ㅋㅋ대락 6개월 만에 숨어서 보다가 글을 남기네요 ㅋㅋㅋ

    늘 재밌는 이야기 들려줘서 고마워요 ㅋ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저에게 항상 1%의 일탈을 주시는 군요

    ㅋㅋㅋ경비가 모이면 어디로 가실지 왕 궁금금금!!! ㅋㅋㅋ

    건강하세욜 ㅋ

    • 6개월동안 보셨으면 이제 댓글 달아주실 때도 됐죠. ㅎㅎ
      1%의 일탈이 2%가 되고 언젠가는 직접 일탈할 수 있는 그 날이 오실 때까지 화이팅입니다!
      어디로 갈지는 계속 보면 나오니까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앞으로는 댓글도 자주 달아주세요. ㅎㅎ

  7. 와우 호주에서 워홀....많이들 하길래 쉽게 일자리를 구할수 있는줄 알았는데
    일자리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 보이네요
    저도 졸업하면 꼭 하고 싶었던 것들중 하난데 그때 많이 참고하게 될 것같아요
    아무쪼록 몸조심하시구요 그럼 이제 한동안 여행수기는 없는건가요??ㅜㅜ

    • 저도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쳤어요.
      일자리는 많은데 제가 무능력해서 못 구했을 수도 있으니 걱정하지마세요~

      여행블로그인데 여행기가 없으면 안 되겠죠.
      보통 여행기는 한 편에 3일정도의 이야기를 쓰는데 호주에서는 한 편에 2달정도의 이야기가 들어갈 예정이에요.
      호주에서 할 이야기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분량조절을 한다고 아시아 이야기를 좀 오래 잡고 있었어요.
      아마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면 제가 여행하는 것을 거의 실시간으로 쓸 것 같아요.
      그러니 댓글 좀 자주 달아주세요~
      댓글 보는 맛으로 여행기 쓴답니다.ㅎㅎ

  8. ㅠㅠ토닥토닥
    고생많이 했어~~

    나도 요새
    호주에 오렌지 따러가야겠다고
    진심반섞어서 말하고 있는데
    쉬운 일이 아니군
    ㅜㅜ어디든 떠나고싶어 근질근질 거려죽겠엉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가지 않아서 다행이야!!
    젋다는 건 좋은거니
    젋음을 좀 더 도전하고, 즐기며 온몸으로 느끼자 ㅎㅎ

    • 전 돈만 보고 와서 그런지 많이 힘들더라구요.
      호주 농장은 엄청 힘들고 돈도 잘 안된다고 하니 잘 생각해보세요.ㅋㅋ
      누나도 아직 젊습니다!!
      같이 더 도전하고 즐겨요.ㅋㅋㅋ

  9. 젋어 고생은 사서한다, 자신의 힘으로만 해야 진정한 성공이다.....맨땅에 헤딩하는건 멍청한 짓이랍니다. 거기서 젊음에 힘입어 홀로 애써도 안되고 그 결과 당초의 목적마저 흔들리게 된다면 그건 장한게 아니라 멍청한거죠. 소개비 내고 열샘히 일할곳을 찾는게, 당초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보다 알맞은 방법을 찾아내는게 왜 편법인가요? 그럼 이번 수능기간동안 일을 지속하기위해 원장님들한테 양손비빈것도 편법이게요? 전 그거 안 부끄러운데...신념은 무조건 밀고나가야만 지켜지는 게 아니랍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고 돌아보았을 때 부끄럽지 않다고 느껴진다명 지켜지는거죠. 전 님의 방법 안 부끄러워요. 아....흥분했음 ㅠㅠ

    각설하구 전 제주도로 휴식다녀왔어요. 평균 13고의 기온. 거기랑 비슷하겠네요. 그르나 뼈가시려서 내복입고 다녔다는건 비밀...노처녀들끼리 가뉴여행이라 더 그랬을지도ㅠㅠ 저도 Love가 필요해....뭐 뭍은개가 뭐 뭍은 개 나무란다고....
    지금 지쳐도 시간 지나면 다 추억이예요. 님같이 올곧은 사고방식만 있다면 반드시 웃을 수 있는 결과를 획득해 낼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목표의식만 있음 뭐든 다 됩니다. 저 이 말로 애들 여럿 대학보냄. 화이팅~!

    • 진심으로 감정이입하고 흥분하신 것이 느껴지네요.
      특히 저도 감정이입을 쉽게하는 편이라 알로누나님의 흥분이 공감됩니다. ㅋㅋ
      맨땅에 헤딩도 해보고 안되면 돌아도 가보고 부탁도 해보고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노처녀라고 하지 마세요.
      우리에게는 골드미스라는 아주 좋은 말이 있습니다.
      알로누나님은 골드미스십니다. ㅎㅎ
      항상 화이팅이요!

  10. 안녕하세요,
    저는 DJL님을 찌질하다고 생각한적 없습니다.
    DJL님 글 재밌게 봤었는데, 이번에는 좀 ..

    제가 여행 정보를 알아 보다가 이집트 가짜 학생증 만들어 주는 글이 너무나도 널리 퍼져 있어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제가 학생증이 있어, 남들 편법으로 만드는 게 배아파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참고로 저도 학생증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돈 많은 여행자도 아닙니다. 돈 없어서 텐트에서 잘 때가 종종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부도덕 적인가. 왜 이렇게 편법에 도가 텄는가.
    독재시절 경제가 급성장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좀 도덕적으로 노력을 하면 안 될까요
    저는 젊은 사람이라면 더욱더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습니까, 먹여 살려야 할 토끼 같은 자식이 있습니까.
    잃을 게 뭐가 있습니까. 더욱더 강하게 부딫쳐야죠!

    저또한 캐나다에서 워홀 생활 했습니다. 외국에서 일 못구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도 잘 압니다.
    얼마나 DJL님이 힘드셨을지 짐작은 가지만.. 그래도...이건 공감이 안 되네요..
    제가 건방지다고 생각이 드실테지만..
    그래도 같은 청춘으로서 한말 하자면..
    다음번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그때는 정직한 선택을 하셨으면 합니다.

    불편한 글 남겨서 죄송합니다.

    • 안녕하세요.
      저도 청춘을 부르짖는 사람이기에 이번 이야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고 우주여행자님과 같은 반응도 예상했었습니다.

      제가 청춘을 외쳤으면서 그에 벗어난 행동을 했기에 할 말이 없는 것은 맞지만 조금 변명을 하자면 저도 제 인생의 큰 틀을 어느 정도 계획하고 여행을 다니고 있는데 호주에서 돈을 버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여행일은 줄어드니 일을 못 구하는 2달간은 정말 피가 말리는 듯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쉬운 길로 가자는 유혹에 넘어간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올바른 길로만 다니기 위해 여행이라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한 것입니다.

      우주여행자님의 말처럼 정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정의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해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다르듯이 가치관의 우선 순위도 모두 다르겠지요.
      그리고 전혀 불편한 댓글이 아니었으니 계속 찾아와주세요.

    • 제가 미쳤었나봅니다.
      이딴 쓰레기 댓글을 달고 저런 생각을 했다니 삭제하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네요.
      고려대 대자보에서 현재 한국의 청춘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이 댓글은 두고두고 보면서 마음을 다져야겠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 아름다운 댓글들에 감동 받고 갑니다. 멋지고 잘난 모습들만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글쓴이가 부끄러운 부분까지 밝히고 반성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라 충분히 이해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정의로움을 잃지 않는다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겠지요.

    • 이러니 저러니 해도 처음 생각했던대로 제가 겪었던 일과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니 제가 잘못 생각했던 부분도 인정하고 올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댓글을 달았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11. 두달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많이 힘드셨을텐데 잘 이겨내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지나고보면 그 힘들었던 순간들도 다 소중한 경험이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여행하시는 동안에도 많은 일이 있겠지만 모쪼록 즐거운 일이 훨씬 많으시길 바랄께요^^
    늘 힘내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12. 짝짝짝짝짝...... 큰 박수칩니다..... 브라보!!!!
    멋져요... 잘 극복해냈어요.... 안그랬음 여행기 더 이상 못 볼뻔 했잖아요....휴~~~~우....
    어차피 자기 인생은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지고... 자기 자신이 중심인거지요...
    남들 의견은 참고만 하시면 될거 같아요... 앞으로 살다보면 별의 별 일들이 다 있을테니 다 경험하고 배운다고 생각하면 되요...
    이 세상에 실수없이, 후회없이 사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요...
    힘내시구요.... 용민씨의 많은 장점 중 하나가 밝은(맑은)모습 이니까 그 모습 보여주세요.... ㅋㅋㅋ
    good luck!!

    •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던 기간동안 자아성찰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돈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구요.
      저 때는 실수없이, 후회없이 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고 있으니 다행이겠죠.
      지금은 재미있게 여행 중이니 앞으로는 맑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ㅎㅎ

  13. 당신은 멋진 젊은이입니다..!!

  14. 힘든 시간 잘 견뎌낸 용민군 화이팅!!
    힘들게 여행하면서 올려준 사진 고마워요

  15. 두 달여 어떤 심정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 한 켠이 아리네요.
    어차피 사람은 내 상황이 가장 아프고 힘든거고
    해결하기가 가장 머리 복잡한거니까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여행기라기 보다는 용민군 자신을 위한
    글이고 기록이지 않겠어요?
    용민군 덕분에 저같은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저 또한 외국에서 살 때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었기에
    약간의 감정이입도 자연스럽게 될 수 있었구요.
    젊은이다운 패기로 나갑시다!!!
    닥치고 직진!!! (절대로~ 욕한거 아닙니돠~ =..= )

  16. 정주행중인데 잘 보고 갑니다.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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