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26. 태풍과 함께한 홍콩 여행. (홍콩)

아침에 일어나니 창 밖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날씨가 궁금해 홍콩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태풍 니다로 인해 8급 태풍경보가 내려졌다고 한다.

8급 태풍경보가 내려지면 외부에 있는 모든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야하고 주식시장과 학교 또한 모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당연히 관광지도 문을 닫으니 밖으로 나가도 할 것이 없다.

이번 중국 여행은 왜 이렇게 스펙타클한지 모르겠다.

슈퍼도 문을 닫았을테니 어제 저녁에 미리 오트밀을 사두기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그릇 대용으로 산 플라스틱 용기까지는 괜찮았는데 비싼 우유대신 산 두유의 맛이 이상하다.

역시 오트밀은 우유와 함께 먹어야한다는 교훈을 얻으며 열심히 먹는다.

태풍 경보가 내려도 걱정없는 이유는 한 박스의 맥주가 우릴 지켜주기 때문이다.

창 밖을 쳐다보니 사람들이 조금씩 돌아다니는 것 같아 분위기를 살펴보러 나왔는데 괜찮아진 것 같다.

나온 김에 홍콩에서 나가는 버스를 예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정상운행하는 지하철을 타고 다시 홍콩 구경에 나선다.

오늘 목적지는 소호다.

뉴욕의 소호는 South of Houston의 약자인데 홍콩의 소호는 무엇의 약자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South of Holywood Road의 약자라고 한다.

뭔가 조금 꺼림칙하지만 그냥 기분탓인 것으로 하기로 한다.

태풍이 지나간 도시를 정상화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소호로 간다.

소호의 명물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러왔는데 편도 운행만 가능해 걸어서 올라간다.

분명 시간표 상으로는 상행 운영을 해야하는데 태풍때문에 담당자가 출근하지 않았나보다.

왠지 우리가 열심히 걸어서 올라가면 에스컬레이터 운행 방향을 제대로 바꿀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난 진짜 브룩클린에 가봤으니 사진찍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다.

오늘의 늦은 점심은 양조위가 좋아한다는 쌀국수 맛집에서 먹기로 했는데 태풍때문에 문을 닫은 것 같다.

동생님을 따라 도착한 가게 앞에는 갈 곳을 잃은 허탈한 표정의 한국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맛집 블로거들의 힘을 먼 홍콩땅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원래는 쌀국수를 먹고 디저트로 먹으려던 타이청에 가 에그타르트를 시켰다. 

겉모습이 아름다워 기대하며 먹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맛은 나지 않았다.

포르투갈에서 먹었던 에그타르트는 빵이 페스츄리로 되어있어 바삭하면서 달콤한 크림의 맛이 조화로웠는데 타이청의 에그타르트는 빵이 쿠키처럼 되어있어 조금 퍽퍽한 맛이 났다.

역시 뭐든 원조집이 맛있나보다.

다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로 왔는데 다행히 내려가는 방향으로 운행중이었다.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으니 계획을 변경해 딤섬으로 유명한 팀호완을 찾아왔는데 여기도 문을 닫았다.

배가 고프니 태풍이 싫어진다.

하지만 맛집 수집가인 동생님의 데이터베이스에는 다른 딤섬 맛집인 정두가 있었다.

혼자 여행했다면 그냥 길거리 식당에 들어가 아무 음식이나 먹었을텐데 식도락을 즐기는 동생님이 있어 참 다행이다.

자리가 만석이니 대기를 한다.

자리에 앉아 드디어 따뜻한 음식을 먹는다.

처음 나온 것은 고기찐빵 같은 것이었는데 양념된 달콤한 고기와 빵이 맛있었다.

다음은 기대하던 딤섬이었는데 맛있었지만 광저우에서 먹었던 맛에 비하면 모자른 맛이었다.

광저우의 타오타오쥐에서 먹은 딤섬은 새우가 통통 튀어다니는 맛이 났는데 정두의 딤섬은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역시 오리지날이 최고인 것 같다.

혹시 식도락을 즐기시는 분이 계신다면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로 딤섬은 광저우로 가서 드시길 추천합니다.

마무리로 완탕면을 먹었는데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배도 채웠으니 2층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한다.

다음에 간 곳은 홍콩 시내에서 좀 떨어져있는 스탠리 플라자이다.

쇼핑몰이 있었는데 앞에는 개를 위한 주차장도 있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건축을 배우는 입장이다보니 자연과 건물을 조화롭게 엮는 방법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해보는데 입구에 배치된 나무가 정말 아름다웠다.

스탠리 해변의 모습은 딱히 우리나라의 바닷가와 다른 모습은 아니었다.

아직 태풍의 영향권 안에 있어서 그런지 날씨도 우중충하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식당들이 줄지어져 있는 모습은 호주나 아일랜드의 느낌이 났다.

공교롭게도 동생과 함께 갔었던 본다이 비치 표지판이 보인다.

3년 전에는 7377.6km 떨어진 곳에 있었다니 신기하다.

그런데 스탠리 해변의 명물인 스탠리 마켓들이 문을 닫았다.

오늘 홍콩여행은 오징어 없는 오징어 튀김인 것 같다.



아 엄만 오늘 오징어튀김 사오셨나 봐

아 물을 떠다 간장 찾아 종지에 붓네

그런데 오징어튀김 안에 오징어가 사라졌구나 

오징어없는 오징어튀김 먹고있는 내가 정말 한심하구나 오.징.어. 튀김

아 엄만 오늘 오징어가 정말 먹고 싶었나보다

아 우리 누난 오징어가 정말 먹고 싶었을거야


아 엄만 오늘 곰보빵을 사오셨나 봐

아 우유 떠다 접시 찾아 빵을 올려 놔

그런데 곰보빵 위에 맛있는 곰보를 누가 떼어먹었어 

맛없는 그냥 빵을 먹고있는 내가 정말 한심하구나 곰.보.빵

아 엄만 오늘 곰보가 정말로 먹고 싶었나보다

아 우리 누난 곰보가 정말로 먹고 싶었을거야


내게도 기회를 줘 알맹이 다 빼먹고 맛없는 껍데기만 내게로 왔나

껍데긴 정말 싫어 돈없고 빽없으면 껍데기 하나에도 목숨을 걸지 오.징.어 튀김


타카피 - 오징어 튀김과 곰보빵


오징어 없는 오징어튀김 같은 스탠리 마켓 구경을 하고 다시 밖으로 나온다.

사진 담당이라는 내 직무에 충실하게 동생님의 사진도 열심히 찍어준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시티은행 체크카드를 쓰다보니 시티은행 로고만 봐도 반갑다.

홍콩의 버스 시스템은 많이 특이한데 요금을 가고 싶은 목적지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 현 위치에서 종점까지 남은 거리에 따라 요금을 낸다고 한다.

뭔가 많이 불공평한 시스템 같다.

우리가 묵은 에어비앤비 숙소의 주인은 포켓와이파이 기계를 빌려줘 아주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태풍을 조심하라며 우리가 자고 있는 사이에 문 앞에 우산 두 개도 놓고 가주는 센스도 있어 기분 좋게 여행을 즐겼다. 

홍콩에도 트램이 운행을 하고 있었는데 차가 많이 막히는 도로에 트램까지 같이 있으면 정말 혼잡스러울 것 같다.

지금까지는 종이지도를 고수했었는데 종이 지도도 없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연결이 되니 구글맵을 쓰게 된다.

약간은 사람이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정말 대단하긴 대단하다. 

국제 금융시장의 중심지답게 멋있는 양복을 입은 형, 누나들이 맥주를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팀호완의 딤섬이 궁금해 다시 찾아가봤지만 아직도 문을 닫은 것을 보니 오늘은 영업을 안 하는 것 같다.

다른 매장을 찾아가볼까 했지만 그렇게까지 궁금하지는 않아 그냥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배는 좀 고프지만 야경은 참 멋있다.

애플 매장도 참 멋있다.

이번에 아이폰8이 나오면 다시 애플의 세계로 넘어가볼까 고민 중인데 잘 나왔으면 좋겠다.

홍콩에도 관람차가 있었는데 사랑하는 연인과 온 것이 아니니 멀리서 구경만 한다.

대신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우리가 여행할 때는 막 포켓몬 고가 오픈한 시점이라 홍콩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포켓몬을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동생님도 잡아본다고 도전을 해봤는데 접속이 안돼 포기했다. 

홍콩까지 와서 포켓몬을 잡으면 야경에게 미안하니 열심히 구경을 한다.

홍콩도 한류의 영향을 받는지 태양의 후예가 보인다.

송중기씨가 부럽다.

오늘은 어제 못 본 심포니 오브 라이트 공연을 한다.

거의 시간에 딱 맞춰왔지만 괜찮은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두 번만에 본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조금 아쉬웠다.

뭔가 웅장한 맛이 있을 줄 알았는데 레이저 쇼가 전부여서 조금 아쉬웠는데 노래에 따라 공연이 달라진다고 하니 다음에 다시 와봐야겠다.

이제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간다,

내가 뒤에 가다보니 기록용 사진을 찍을 때마다 동생님이 함께 찍힌다.

홍콩에서 들르지 않으면 안 되는 허유산에 들른다.

여러가지 조합 중 간단한 망고주스를 시켰는데 정말 사랑스럽게 달콤한 맛이 난다.

역시 망고님은 날 실망시키지 않으신다.

저녁을 제대로 못 먹었기에 몽콕 야시장에 가 뭔가를 먹으려 했는데 다양한 옷과 기념품들만 보인다.

야시장의 묘미는 다양한 간식들을 사 먹는 것인데 음식을 파는 노점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몇가지 기념품을 사고 빈 속으로 숙소로 돌아간다.

전공이 건축이라 그런지 자꾸 공사중인 모습만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대나무를 가설재료로 사용한 역사는 아주 길다고 하는데 신기하면서 불안하다.

결국 저녁은 건너 뛴채로 숙소로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잠에 든다.

맥주를 박스로 사길 참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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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 위의 정두라는 음식점..딸애와..작년 이맘때 가서 나도 먹어보았는데..
    우리나라 하유미라는 여배우의 홍콩남편이 하는거라하더군요..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나도 완자국수 그거먹고...여러가지 시켰는데..ㅋㅋ

  2. 잘 보고 갑니다~^^

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23. 소소한 쿤밍 구경. (중국 - 쿤밍)

밤에 또 비가 내렸었나보다.

돌아다녀야하는 낮에 비가 오는 것보다 밤에 비가 내려주는 것이 참 고맙다.

오늘도 건신원에서 국수를 먹는데 옆자리에서 짜장면처럼 생긴 것을 먹길래 따라 시켰다.

하지만 먹어보니 소스가 춘장이 아닌 간장소스여서 짜장면과 전혀 다른 맛이 났지만 맛있게 먹었다. 

쿤밍이 동남아시아쪽과 가깝길래 망고가 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비쌌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싸니 맛있게 먹는다.

쿤밍에 온 가장 큰 이유인 석림 관광이 어제 순조롭게 끝났으니 오늘은 여유롭게 쿤밍시내 구경을 하기로 한다.

숙소 근처에 화조시장이 있길래 구경을 왔는데 다양한 동식물들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동생님의 표정에서 보듯이 엄청난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우리가 매번 먹는 건신원도 보인다.

화조시장에 있을 줄 알았으면 시내에서 안 먹고 왔을텐데 아쉽다.

다음은 쿤밍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공원인 취호공원으로 간다.

석림처럼 커다란 볼거리는 없어도 잔잔한 쿤밍의 일상을 즐기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쿤밍에서 가장 큰 공원답게 노점들이 많았는데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보다는 현지 꼬마들을 위한 장난감 종류가 많이 보였다.

남자는 언제나 애라지만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는 지났으니 호떡같은 빵을 하나 사 먹는다.

여러가지 앙금을 넣어서 팔고 있었는데 뭐가 뭔지 모르니 그냥 아무거나 골라잡는다.

주변 관광지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호스텔 리셉션에는 유명한 관광지들로 가는 방법이 적힌 쪽지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취호공원 근처에는 육군강무당이 있는데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니고 있어 이 곳을 나온 항일운동을 하셨던 조상분들과 북한군 장교들이 많다고 한다.

혹시나 북한군 장교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들어가봤지만 휑한 연병장만 보인다. 

다음에 간 곳은 쿤밍에서 가장 크고 오래되고 유명한 절인 원통사이다.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6원(한화 1,080원)밖에 하지 않는다.

게다가 입장료에는 양초와 향도 포함되어 있다.

원통사는 당나라 때인 8세기 말에 세워진 절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불국사보다는 나이가 적다.

하지만 원통사도 우리나라의 다른 유적지들처럼 몽골의 침략으로 인해 소실된 역사가 있었다고 한다.

전쟁으로 문화재와 자연이 파괴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촛불을 켠다.

거북이를 방생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연못에 엄청난 수의 거북이들이 있었다.

저 많은 거북이들은 뭘 먹고 자라는지 궁금하다.

원통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팔각정을 보고 불상들을 돌아가며 다시 한번 더 세계 평화를 빈다.

원통사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잠시 비를 피해봤지만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아보여 우산을 쓰고 거리로 나왔는데 머리만 빼고 온 몸이 다 젖었다. 

동남아시아와 가까워서 그런지 쿤밍에도 우기가 존재하는 것 같다.

마트에 들어왔는데 한국과자 코너가 따로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건너온 쿠크다스는 가루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것 저것 사다보니 각자 한 봉지씩의 큰 짐이 생겼다.

마트 구경을 재미있지만 길게 적혀진 영수증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

다시 짐을 싸고 기차를 타러 간다.

중국은 기차를 탈 때도 짐검사를 철저히 하기에 미리 도착해야한다.

너무 비효율적이지만 중국의 사정이니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없다.

전광판에 기차가 들어왔다는 알림이 뜨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플랫폼으로 내려간다.

이번에도 침대칸에 누워 갈 수 있다.

기차에서 할 것이라고는 먹는 것 밖에 없다.

중국식 카스타드 과자를 먹었는데 크림도 진하고 꽤 맛있었는데 가격이 꽤 저렴했다.

하얀 국물이 먹고 싶어 골랐는데 맛있었지만 사골곰탕면 맛은 나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빈둥대다가 아래 층에 있는 중국인 친구와 이야기를 했는데 쿤밍의 명물인 선화빙을 먹어봤냐고 물어본다.

리장에서 저렴한 것을 하나 먹어봤다고 하니 그건 진짜 선화빙이 아니라며 자기가 선물로 사가던 것을 하나 꺼내준다.

선화빙은 장미꽃으로 만든 과자인데 달콤하면서 장미향이 나 정말 맛있었다.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으로 다시 컵라면과 홍주를 마신다.

독한 술을 기대했는데 홍주는 너무 달길래 몇 모금만 마시고 다시 가방에 넣었다.

기차에서 할 일이라고는 독서와 스마트폰이 전부다.

몽골에서 보기 시작한 또오해영을 이어서 보는데 정말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들은 천재인 것 같다.

수학여행을 가는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탑승했는데 조금 시끄러웠지만 여행간다고 신이 난 아이들이 귀여웠다.

점심도 컵라면이다.

다른 것도 먹을 순 있겠지만 기차에서는 가장 간단한 컵라면과 달걀이 최고다.

매번 컵라면만 먹다간 위장이 삐질수도 있으니 푸딩도 먹어준다.

누워있기가 지루해지면 창가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멍하니 바라본다.

어차피 이동하는 것은 똑같지만 버스나 비행기보다 기차가 더 재미있고 정이 간다.

중국인처럼 생긴 한국인을 처음봤는지 꼬마가 계속 장난을 건다.

왜 내가 지나가면 다들 중국인으로 보는 건지 궁금하다.

28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광저우다.

숙소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간 순간 광저우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아시안 게임을 치른 대도시라 그런지 홍콩의 옆에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하철을 타는데 짐검사를 하지 않는다.

제대로 검사를 하지도 않으면서 매번 가방을 X-ray 검색대에 벗어 넣기가 귀찮았는데 광저우의 지하철은 사람이 그냥 지나가면 공안이 탐지기를 가져다 대는 시늉만 하고 끝이 난다.

짐검사 없이 지하철을 탈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광저우를 여행할 이유는 충분해졌다.

게다가 숙소에 도착하니 환영한다며 수박까지 준다.

목이 말라 우선 먹다보니 사진을 찍지 않은 것이 떠올라 사진을 찍고 다시 먹는다.

밥을 먹기에는 시간이 늦었길래 근처의 꼬치 구이집에서 지친 몸을 맥주로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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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기 잘봤습니다^^ 중국의 세세한 이모저모를 보셨네요~~

  2. 중국은 이동하다가 진이 다 빠져버릴것 같아요.제가 용민님처럼 여행하려면 체력부터 길러야겠어요~^^

  3. 28시간 기차라... 역시 장거리 이동의 신이십니다. ㅎㅎ
    쿤밍 가서는 골프장에 딸린 리조트에서 먹고자고...
    그래서 기억이 하나도 안 납니다. ㅠ.ㅠ

  4. 느낌있는 여행이네요.


  5. 님이 여행하는 것을 보면 참 쉽게 하는 것 같은데.
    일단 부지런한 것은 기본인 것 같고요.
    둘째 체력이 정말 강철이라는 것.

    더욱 멋진 여행 하시기를!!

  6. 장미맛 빵은 상상이 안가네요. 언젠가 먹어볼 수 있겠죠 ㅎㅎ.

  7. 저 상황에
    수박을 먹으면 진짜 맛있었을 것 같아요 ㅎㅎㅎ

  8. 비밀댓글입니다

  9. 사진이 많아서 길을 같이 여행가는 기분이네요.
    잘 봤습니다 :)

  10. 광저우 좋치요....물가 드럽게 비싼거 빼고요

  11. 차분한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재미있다기보단 편안하고 부담없이 술술술 금방 다 읽었어요!
    두세번 사진에 나온 손을 보고 여자 손인 줄 알았습니다 이곳 저곳 지구를 모두 밟으려는 욕심을 가지고
    재미있고 행복한 삶 이어 나가길 기원합니다!

배낭메고 세계일주 - 051. 말레이시아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식빵이 좀 탔는데 이거 먹는다고 암에 걸리지는 않겠지.
제일 뒤에 있는 건 식빵이 아니라 옆자리 누나가 준 달달한 바나나케이크인데 사진으로 보니 시커멓게 탄 식빵처럼 나왔다. 

오늘도 역시나 KL센트럴 역으로 왔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KL센트럴을 통하는 것 같다.
자꾸 쿠알라룸푸르의 중심으로 오니 옛말에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요새는 말도 서울로 보내야한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나도 다른 지역보다는 최고의 지하철이 있고 밴드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홍대가 있는 서울에서 살고 싶다.
버스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헤메다가 벽을 보니 커다란 화살표가 붙어있었다. 

화살표를 따라가니 버스승강장처럼 생긴 곳이 나오긴 했지만 뭔가 이상하다.
다시 돌아가 사람에게 물어보니 반대쪽으로 가라길래 기다렸다가 버스를 탔다.
뭔가 오늘 하루가 꼬일 것 같은 느낌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목적지를 말하고 버스를 탔는데 아저씨가 내려주는 것을 까먹었다.
나도 계속 창 밖을 보면서 왔는데 결국은 종점까지 와버렸다. 
아저씨에게 다시 이야기를 하니 돌아가는 버스에 태워주고 제대로 인수인계를 해주신다. 

다시 되돌아온 오늘 아침의 목적지는 바로 HELP대학이다.
관광지도 아니고 그냥 대학을 온 이유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금을 마련하려고 한 아르바이트에서 말레이시아의 HELP대학교를 알게됐고 내가 말레이시아에 가면 꼭 들를 거라고 했었기에 오게됐다. 

그래도 외국대학이라 학생식당을 기대하고 왔는데 식당은 없고 밖에 밥차가 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돌아온다.
고작 이 대학교 건물 하나를 보려고 몇 시간이 걸렸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꼭 가보고 만다고 했었기에 기대하며 왔는데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대학교는 캠퍼스도 작아서 술 먹기도 애매할 것 같다.
대학생이라면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청춘과 낭만과 꿈을 이야기하며 술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 이제 우리나라도 대학 캠퍼스에서 술 못 먹는구나. 

다시 중심으로 돌아와 복잡한 곳으로 왔다.
중간에 바쁘고 피곤해서 버스에서 자고 급하게 줄을 서느라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에 온 곳은 14.5km 길이의 케이블카가 있는 겐팅하이랜드다.
겐팅하이랜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해발 1800m에 있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엄청 긴 케이블카와 여러가시 시설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아침에 KL센트럴에서 버스를 예약해 놓고 오후에 찾아왔다.
9시쯤 버스를 예약하러 갔더니 오후에 출발하는 버스밖에 안 남아있었던 것을 보니 정말 유명한 것 같다.
혹시나 가실 예정인 분들은 전날 미리 예약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촌놈이라서 케이블카는 객차가 줄을 타고 올라가는 줄 알고 있어서 참 신기하다 생각하면서 잘 살펴보니 줄에 객차가 고정되어있고 줄이 돌아가는 원리였다.

처음 케이블카에 탔을 때는 신기했는데 올라갈수록 안개가 심해지고 밑에는 나무만 보여 살짝 무섭다.
하지만 무서운 것도 잠시일뿐 금세 지루해진다.
역시 사람은 무서워하면서도 끊임없는 자극을 원하는 동물인가 보다.
한 20분 정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드디어 건물이 보인다.
호텔인 것 같은데 안개가 심해서 창 밖을 보면 무서울 것 같다.

밖에서 본 건물은 허름해 보였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니 휘황찬란하게 꾸며져있다.
겐팅하이랜드 안에는 카지노, 놀이공원, 레스토랑 등 각종 유흥거리가 몰려있다.

우선은 전체적으로 한번 둘러보고 있는데 창밖으로 놀이공원이 보인다.
놀이공원을 보는 순간 내가 살아가면서 혼자 롤러코스터를 타러 갈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으니 여행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혼자 롤러코스터를 타보자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여행자라는 이유 하나로 남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즐기면 되니 참 좋다.
우리 너무 체면과 격식에 얽매여서 살지 말아요.
'눈치보지 마라 애야, 눈 돌아 간단다.'라고 스키조가 말했다.

여러 공연의 정보가 있는데 K-pop이라는 글자가 보여 가보니 드림콘서트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다고 홍보 중이었다.
해철이형이 오는 것이었다면 모를까 아이돌들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그냥 스쳐 지나간다.
아, 그렇다고 여자 아이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태연과 수지를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여자분들을 사랑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표를 사러 갔는데 자유이용권만 판다.
오전에 도착했다면 아무 걱정없이 자유이용권을 샀을텐데 오후 3시가 넘어서 도착했기에 자유이용권의 뽕을 뽑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
결국 인연이 아닌가보다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나왔다.
지지리 궁상떨지 말고 놀이공원은 사랑하는 님과 함께 가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 

하늘은 화창하고 구름은 아름다운데 내 님은 어디에 계시는 것인가.
이것도 하늘만 알고 있으려나. 

놀이공원 입장료를 안 쓰게 됐으니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카페가 있길래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봤던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에 나온 미트파이가 떠올라 미트파이를 시켰다.
미트파이는 처음 먹어봤는데 속에 고기가 들어있는 것이 신기하면서 꽤 맛있었다.
속이 들어있는 음식 사진을 찍을 때 속을 같이 보여줘야 더 먹음직스러운 것은 알고 있지만 남들이 볼까봐 민망하니 그냥 겉만 찍는다.
겉보다는 속이 중요하다지만 난 둘 다 제대로인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 달랑 고기파이 하나만 먹고 내려가기는 아쉬워 구석구석 둘러봤지만 딱히 볼 것이 없었다. 

이 아저씨는 참 나쁜 아저씨다.
내려가는 케이블카 티켓을 어디서 사냐고 물어보니 줄 서고 있다가 사면 된다길래 줄을 선 뒤 계속 기다렸는데 입구에 있는 직원이 표는 줄 밖에서 살 수 있다며 나가서 표를 산 뒤 다시 줄을 서야한다고 한다.
속으로 아저씨 욕을 하면서 표를 사고 다시 줄을 섰다. 

내려갈 때는 안개가 더 심해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케이블이 끊어진다면 어떤 안전장치가 있나 찾아봤는데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더 무섭게 보인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이 안전하게 내려왔다.
돌아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웬만한 버스는 다 매진이고 2시간 뒤에 출발하는 버스 한 대만 남아있었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으로 가는 버스였지만 이 곳에 갇혀서 택시를 타고 갈 수는 없으니 표를 끊으며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니 지하철역 근처라고 한다.
놀이동산에 들어갔다면 겐팅하이랜드에 갇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음료수를 뽑았는데 아주 따뜻한 오렌지음료가 나왔다.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 신기한 음료다.
자판기에서 따뜻한 음료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는데 왠지 느낌이 쎄하다. 

왜 슬픈 예감은 항상 맞는 것일까.
음료수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는데 카메라가방에 메달아놓았던 우산이 안 보인다.
정류장 근처를 다 뒤져보고 내가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가봤지만 내 우산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 무겁기는 했지만 자동우산이라 좋았는데 우산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했다니 정말 바보가 따로없다.

말레이시아는 언제 비가 올지 모르기에 차이나타운으로 돌아오자마자 싼 우산을 하나 사고 펼쳐보니 양산이라 충격을 조금만 줘도 우산이 접힌다. 
그자리에서 환불해달라고 따졌지만 자기들은 환불이 안된다며 끝까지 버텨 계속 싸우니 절반만 환불해준다고 한다.
계속 버텼지만 절반 이상은 못 준다고 해 돈과 인형하나를 집어왔다.
물건을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돈을 주다니 정말 바보가 맞나보다.

차이나타운에서 물건을 사기에는 믿음이 안 가 근처에 큰 문구점에 들어가니 한국에서 본 브랜드가 보인다.
한국에서 디자인 했다며 한글도 써있길래 같은 중국산이어도 한국업체가 파는 우산이 나을거라는 희망으로 샀다.
물론 이번에는 먼저 펼쳐서 멀쩡한지 확인하고 돈을 냈다.

더 돌아다니면 번개라도 맞을 것 같아 그냥 컵라면 하나를 사다 먹었는데 맛도 별로였다.
번개 맞기 전에 씻고 잠이나 자야겠다.

<오늘의 생각>

일진이 참 더럽다.
더 돌아다니면 더 큰 일이 터질 것 같다. 

 

아침은 언제나 서양식이다.
난 밥이 좋은데 서구권 나라로 가서 빵만 먹고 다닐 생각을 하니 조금 걱정이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 여행을 돌아보면 내가 어디에 가서 먹을 것을 걱정하는 것이 웃기다. 

어제 싸우고 돈 대신 받아온 스마일 빵을 어디에 붙일까 고민하다가 카메라가방에 붙였다.
이제는 웃는거야. 스마일 어게인~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행복한 순간이야 Happy days

움츠린 어깨를 펴고 이 세상 속에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슬픔은 잊는거야 Never cry

뜨거운 태양 아래 Sunny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라면 돼*


항상 똑같은 생활 속에 지쳐가지만

나를 누르는 힘든 일에 쓰러지지만

고개를 숙일 건 없어

그 속에 행복있는 걸 찾으면 돼


나의 주위를 둘러 봐 힘겹다 느낄 때

맑은 어린아이의 모습에 미솔 닮아 봐


아주 가끔은 사랑 있어 즐겁게 웃고

또 어떤 날은 사랑으로 울기도 하고

쉬운 건 하나도 없어 

그 속에 기쁨 느끼면 그걸로 돼


조금 낮추어 돌아봐 삶이 무거울 때

아무 말없이 뛰고만 있는 많은 사람들


라라라 Smile again

라라라 Happy days

커다란 하늘처럼만 더 크게 웃고

더 크게 생각하는거야


눈물은 잊는거야 Never cry

푸르른 햇살처럼 Sunshine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기도할게


엄정화 - Festival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너무 더워 그늘만 찾아 다니다가 지나가는 사람의 손에 들린 슬러쉬를 발견했다.
바로 옆에 보이는 세븐일레븐으로 무작정 들어가 큰 컵으로 하나 샀다.
셀프서비스라 양껏 담아 밖으로 나와서 입에 넣는 순간, 천국을 봤다.

이번에 간 곳은 많이 본 I♡KL 조형물이 서 있는 쿠알라룸푸르 시티갤러리다.
인터넷에서 저 조형물과 비슷한 것 모양이 세계에 많이 있는 것을 봤는데 어디가 원조인지 궁금하다.

안에 들어가면 작가들이 찍은 쿠알라룸푸르의 사진들이 있는데 정말 잘 아름답게 잘 찍었다.
작가들의 사진을 보고 내 사진을 보면 원빈 앞에 선 일반인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사진은 못 찍어도 글은 재미있으니 괜찮다고 하고 싶지만 다른 여행기에 비하면 내 여행기는 오징어같다.
그래도 난 1년 동안 꾸준하게 글을 써오고 있으니 그것만은 남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1년은 더 여행하며 세계를 돌아다닐 것이니 남들이 나를 부러워해야지 내가 남들을 부러워하면 안 된다. 
그러니 저를 부러워하세요.
그런데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쿠알라룸푸르의 전경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 정말 이쁘게 잘 만들어놨다.
서울도 이렇게 모형으로 만들면 쿠알라룸푸르보다 이쁠 것 같다. 

감사합니다.
중간에 있는 한자는 읽을 줄 모르는데 눈치로 보면 99.9999% 씨에씨에인 것 같다.

다른 나라로 가기 전에 옷을 한벌 사볼까 해서 쇼핑몰을 돌아다녀봤는데 이쁘면 비싸고, 싸면 마음에 안든다.
옷은 사야겠는데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에라 모르겠다. '아이언맨3'이나 봐야지.
싱가포르에서 포스터를 본 순간부터 볼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데스크에 가서 언어를 물어보니 영어에 말레이어 자막이라길래 그냥 표를 끊었다.
영화관 앞에서 감자튀김과 음료수를 사서 포장해달라고 하니 주인아저씨가 당황하며 영화관 안에는 영화관에서 파는 음식만 반입이 가능하고 외부음식물은 반입이 안된다고 하신다.
가지고 있는 가방이라고는 카메라가방뿐이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쇼핑백을 하나 구해오시더니 안 보이게 넣어주신다.
옆자리에서 먹고 있던 말레이시아 누나들도 다가와 자기들도 외부음식 들고 잘 들어간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영화볼 때 음료수 하나만 들고 들어가는데 외국이니 기분을 낸다고 샀다가 큰일 날 뻔 했다.

다행히 무사 통과하고 영화를 보는데 영어스펠링으로 된 말레이어 자막이 나오니 더 헷갈린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영어를 못 하기에 핑계대는 거 맞아요. 
그래도 때려부수는 영화라 무리없이 보긴 했는데 전작에 비하면 별로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옷을 사려고 돌아다니다가 귀찮아져서 그냥 지오다노에 들어가 바지 2벌을 사고 나왔다.
남의 눈은 신경쓰지 않고 거지처럼 입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옷에 다시 신경을 쓰려하니 머리가 아프다.  

말레이시아도 외래어는 발음을 그대로 쓰나보다.
버스를 바스라 부르는게 귀엽다. 

오늘도 단골집으로 갔다.
밥 먹을 때 물을 같이 마시면 위에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원래 식당에서 물을 안 마시는데 아저씨가 공짜라며 얼음물을 따라주신다.
아저씨가 나를 생각해서 준 물이니 즐겁게 마신다.  

스마일 빵의 유통기한은 하루였나보다.
본드로 붙여놨더니 그 부분만 남기고 떨어져 나갔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바란다.
 

<오늘의 생각>

쇼핑이 참 어렵다.
돈을 안 쓰고 다녔더니 돈 쓰는 법을 잊어버렸다. 


 

난 잼보다 버터가 더 좋다.

말레이시아에도 망고를 팔긴 하는데 비싸다.
오늘도 과일가게를 지나가다가 안 익은 초록망고는 무슨 맛일까 궁금해하고 있으니 주인 아줌마가 엄청 달다고 걱정말고 먹으라고 한다. 
아줌마의 표정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길래 사봤는데 초록망고는 덜 익은 망고가 아니었다.
그저 겉만 초록색일뿐 껍질을 까보면 노란 속살이 자태를 뽐내고 계시고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망고 중에 최고로 단 맛이 났다.
정말 정말 정말 진짜 최고로 맛있었다.
겉모습만 보고 망고님을 멋대로 판단한 저를 용서하시옵소서.
내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세상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다. 

하루종일 방에서 에어컨을 켜 놓고 여행기를 쓰고 인터넷을 하며 빈둥거리다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은 푸짐하게 메인 메뉴를 두가지나 시켰다.
고기를 먹을 때는 항상 채소를 먹어야한다고 배웠다.

여기가 내 단골가게인데 길거리 가게치고는 꽤 깨끗하고 맛있고 아저씨도 좋다.
위치는 차이나타운 근처 골목이니 혹시 말레이시아로 여행 갈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한번 들러보세요. 

슈퍼에 가니 인도의 타이거과자를 팔고 있다.
인도에서는 10루피(한화 200원)짜리가 말레이시아에서는 1.50링깃(한화 600원)이나 한다.
역시 물 건너오면 다 비싸진다. 
하지만 난 인도에서 싸게 많이 먹었으니 괜찮다.

<오늘의 생각>

그냥 흘러갔다. 

 

아침에 일어나 몸을 깨끗이 씻고 말레이시아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늙어서 그런지 나와 함께 늙어가는 소녀시대가 좋다.
태연이 제일 이쁘다. 

KL센트럴 역에 있는 음료수 자판기인데 슈퍼보다 더 싸서 KL센트럴을 지나갈 때마다 애용했었다.
이 자판기도 마지막이니 음료수를 2개 뽑아서 버스를 타러 간다.














위에 여백에 있는 버스 사진은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입니다.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세요. 그래도 안 보일테지만요.
당연히 공항으로 가는 스카이버스 사진을 찍었을 줄 알았는데 깜빡했나보다.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바로 공항이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인 KLIA가 아니라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전용 터미널인 LCCT로 왔는데 터미널도 저가항공사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무것도 없고 수십 개의 에어아시아 카운터만 줄지어있다.  
항공사 하나가 터미널을 혼자 쓰는 것을 보며 에어아시아가 얼마나 큰 기업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체크인 시간이 좀 남았기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말레이시아 링깃이 좀 많이 남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런치타임에 오면 음료를 공짜로 준다는 식당이 있길래 30분 정도 기다려 런치타임이 시작되고 들어갔다.
물론 런치타임이 되자마자 바로 들어가면 없어보이니 10분 정도 더 기다리다 들어가는 센스는 잊지 않았다.
사진을 못 찍어 채소샌드위치처럼 나왔는데 칠면조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다.
정말 맛있었다. 

저가항공이라 그런지 비행기까지 태워다주는 버스같은 것은 없고 걸어서 비행기로 이동한다,
인간에게 두 다리가 있는 이유는 걷기 위함이다. 

난 촌놈이니 이번에도 창가자리로 달라고 했다.
구름은 언제봐도 이쁘다.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스카이다이빙은 절대, 죽을 때까지 안 할거다. 

한치의 거짓말도 보태지 않고 내가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에 말레이시아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린 이미지는 프링글스의 나라였다.
물론 프링글스는 미국의 과자지만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프링글스의 제조지는 말레이시아인 것이 많았기에 제조지에서 먹는 프링글스의 맛이 궁금했었는데 맛은 똑같은 맛이었다.
포장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포장지를 통일했는지 말레이시아에서 산 프링글스에도 한글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에 대해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도 아니고 프링글스라니 살짝 부끄럽다. 

잠을 자다 일어나니 밥을 준다.
저가항공사라 밥도 돈을 내지 않으면 안 주는데 남들 밥 먹을 때 구경하는 짓이 제일 못된 짓 중에 하나라 배웠기에 당연히 신청했는데 맛있었다.

밥을 먹고 음악을 듣다보니 드디어 새로운 도시가 보인다.
과연 이 곳은 어딜까.
궁금하신 분은 다음 주에 또 들러주세요.

그런데 저번에 인도 코치에서 싱가포르로 갈 때도 많은 분들이 싱가포르라고 예측했었는데 이번에도 단서들이 많아 맞추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오늘의 생각>

이제 비행기 타는 것이 그냥 기차타고 떠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말레이시아 여행 경비>

여행일 9일 - 지출액 1080링깃 (한화 36만원)

싱가포르에 있다가 말레이시아로 오니 천국에 온 기분이 들 정도로 물가가 쌌다.
쿠알라룸푸르에만 있었지만 재미있었고 웬만한 볼거리들은 다 봤다.
약 15만원짜리 기념품을 샀으니 순수한 여행경비는 20만원 정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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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식물의 탄성분보다는 동물의 탄성분이 더 안좋데요..
    저도 토스트 많이 태우면 어~~ 더 고소한데 이러면서 먹어요..ㅋㅋ^^
    바나나케이크 맛이 어떨지 궁금해 지네요...
    대학캠퍼스에서 술을 못먹나요? 몰랐네요..
    날씨가 좋으면 좋았을텐데 안개는 아쉽네요..
    님 많이 부러워하는 일인 여기 있어요 ㅎㅎㅎ^^

    버스사진 한참 봤어요..ㅋㅋ
    전 다음 도착지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늘 건강한 여행되세요

    • 전 갈비구울 때 탄 부분을 가장 좋아하는데 동물의 탄 성분이니 큰 일이네요.ㅋㅋㅋ
      대학캠퍼스에서 술 못 먹게 한다는 말은 제가 2012년에 여행 떠나기 전에 법으로 제정한다고 했었는데 아직 안 됐나보네요.
      다음 도착지는 금요일에 나옵니다! ㅎㅎ

  2. 이번회는 보는 내내 키득되고 웃었네요~~
    나도 그렇지만 글빨이 특히 잘 풀리는 날이 있지요~~ㅎ
    아이러브 조형물, 대만에 101빌딩 앞에도 비슷한거 있더라구요~~
    그리고 고층건물은 없는데 불빛은 화려해보이기도 하고,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모르겠네요.
    궁금해요. 빠른 포스팅이나 기다려야죠뭐~~^^*

  3. 말레이시아 물가 참 착하네요?!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기회되면^^
    새로운 나라의 야경이 저리 화려한곳이 동남아 라면
    일본??!!

  4. 낮에 kl에서 비행기를 탔는데 밤에 도착한 곳이라면 호주?
    야경 규모가 있는 걸로 보아서ㅋㅋ 시드니나 멜버른 처럼 큰도시일 거 같아요.

  5. 겐팅에 가셨군요
    전 차로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못타봐서 아쉬웠는데
    근데 이 케이블카 가끔 가다 선다는게 함정 ㅋㅋ
    카지노 가서 공짜 음료수만 먹고 내려왔네요
    야경이 오사카나 도쿄는 아닌거 같은데... 궁금합니다^^;
    금요일이라...ㅋㅋ

    • 안개 속에서 케이블카가 갑자기 멈추면 정말 무섭겠네요. ㅋㅋㅋ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카지노는 무료 음료수가 있나 봅니다.
      다음 도착지는 내일 나옵니다!

  6. 이번 이야기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겐팅 케이블카에서 내려오는 사진은 보기만해도 무서워요ㅠㅠ
    저 같은 사람은 날씨가 좋을 때 타야할 것 같습니다.
    올라가는 내내 덜덜 떨 것 같아요^^;;
    지난주에 안왔다고 벌써 말레이시아가 끝이네요~
    댓글 달고 바로 읽으러 가야겠어요ㅋㅋ

    • 처음엔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몇 분 지나니 '안전하겠지~'하는 속 편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7. 부러우면 지는건데 난 매번 지고있구나ㅠㅠ
    난 착한사람이라 버스사진이 보이나보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안개속의 케이블카라니!!!!!!!나도 타고싶다
    음식들도 맛있어보이고ㅠㅠ흐엉
    부러워
    난 스카이다이빙 꼭 해보고싶은데
    도대체 왜 안하겠다는겨?ㅎㅎ

    • 글을 쓴 저도 안 보이는데 누나는 진짜 착한가봐요 ㅋㅋㅋㅋ
      제가 태어나서 자이로드롭을 딱 1번 타봤는데 타고나서 든 생각은 '절대 자살과 스카이다이빙, 번지점프는 안 해야겠다.'였어요 ㅋㅋㅋㅋ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

  8. 나중에 사십대가 되서 인생이 지루해지면 꼭 잊지말고 스카이다이빙 한번 해보세요. 동영상 찍어놓고 가끔 보는데 정말 인생이 즐거워집니다. 세계일주 화이팅!

  9. 부러우면 지는거랬죠?
    눼~ 눼~ 용민군한테 졌습니다. ㅎㅎㅎ
    사진에 있는 LOVE 조형물 말인데요.
    용민군이 부러워서 하나만 슬쩍 투척하고 갈께요.
    원조 작가는 Robert Indiana 입니다.
    뉴욕 5~7번가를 다니다보면 6번가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안 가봐서 모르겠어요. ㅎㅎㅎ
    각 나라 유명도시마다 모작들이 많다고 하니
    하나씩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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