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5. 783일 간의 세계일주, 마지막 이야기. (러시아 - 블라디보스토크, 한국)

안녕하세요.


그 동안 한편, 한편 정리해온 세계일주 여행기가


175번 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그 동안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에 있을 때는 장갑을 낄 정도로 춥진 않았는데 블라디보스토크에 오니 날씨가 확 바뀌었다.

날씨가 추우니 제대로 된 러시아 여행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시 여객선 터미널로 찾아가 내일 배가 뜰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으니 내일 출항이 결정됐다고 한다.

뱃삯은 달러와 루블 중 골라서 낼 수 있는데 내가 여행할 당시에는 러시아의 루블화의 가치가 폭락하던 때라 학생요금에 루블화를 이용했더니 약 4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배를 탈 수있었다. 

도로는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는데 인도는 제설작업을 잘 하지 않아 빙판길이 됐다.

집에 돌아가기 전 날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다치면 큰일이니 조심조심 걷는다.

블라디보스톡을 구경하기 전에 우선 밥을 먹기로 했다.

매번 새로운 메뉴를 원하는만큼 적당한 가격에 먹을 수 있으니 계속 한 식당만 오게된다. 

디저트로 카카오 75%짜리 다크 초콜릿을 샀다.

초콜릿의 크기가 크기에 속에 금박으로 포장이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큰 포장을 뜯으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 형아들은 이 정도 초콜릿은 그냥 한번에 드시나보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업체들의 외국 진출이 활발하다던데 여행을 다녀보니 맞기는 맞는 것 같다.

러시아어로 블라디보스토크의 뜻은 '동방을 지배하라'라고 한다.

극지방에 위치한 러시아는 얼지 않는 항구가 필요했고 그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항구도시가 블라디보스토크라고 한다.

물론 항구가 얼지 않을 뿐이지 바닷 바람이 불어 정말 추웠다.

여름에는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거짓말인 것 같다.

걷다보니 러시아 정교회도 보인다.

종교 그 자체는 분명히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종교적 이념으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일까. 

가로수가 정말 아름답게 길을 만들어주고 있었는데 해질 녘에 걸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시장이 보이길래 들어가봤는데 갑자기 아줌마가 '김밥, 김밥'하고 외친다.

설마 하고 아줌마를 쳐다보니 이번에는 '김치'를 외친다.

신기해서 다가가보니 김밥과 김치 등 여러가지 반찬들을 팔고 있었는데 블라디보스톡에서 김밥을 보다니 정말 신기했다.

러시아 아줌마가 싼 김밥은 무슨 맛일지 궁금해 한 줄 사봤는데 안에 생선이 들어있는데 비린맛은 나지 않고 회와 함께 김밥을 먹는 것 같아 맛있었다.

고려인들의 영향인 것 같은데 고기나 햄 대신 생선을 넣은게 정말 신기하면서 재밌었다.

이왕 김밥을 먹었으니 제대로 기분을 내기 위해 한국 음료수도 샀다.

통조림은 황도 통조림이 가장 맛있고 음료수는 봉봉과 코코팜이 가장 맛있다.

아직 내가 가기로 한 목적지가 나오지 않았으니 계속해서 걷는다.

2시간 반 정도 걸은 결과 드디어 내가 찾던 곳에 도착했다.

이 3개의 돌 기둥처럼 보이는 것은 연해주 신한촌 기념비다.


일제강점기에 러시아에서도 항일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었는데 블라디보스토크의 신한촌에는 권업회, 대한광복군 정부 등이 있었고 많은 독립운동들이 계획됐었다고 한다.

3.1 독립운동 80주년을 맞아 선열들을 기리고 고려인들의 상처를 위로하며 후손들에게 역사의식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 기념비를 과거 신한촌 자리에 세웠다고 한다.

나도 블라디보스톡에 와서야 이 기념비의 존재를 알았는데 직접 가보니 공원처럼 조성된 것이 아니라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날이 추우니 카페에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이기로 했다.

여름이었다면 당연히 노천카페에서 맥주를 마셨겠지만 블라디보스톡은 너무 추우니 초콜릿 음료를 시켰다.

함께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던 분이 500루블(한화 1만원)짜리 지폐를 주우셨다고 하시며 커피를 사주신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가짜돈이었다.

카페 직원이 웃으며 우리가 외국인이라 잘 모를 수도 있다며 진짜와 가짜를 비교해 보라고 하는데 두 개를 같이 놓고 비교해보니 가짜 돈은 확실히 티가 났다.

내가 묵은 호스텔은 다 좋은데 방에도 CCTV가 달려있었다.

CCTV가 있으면 생활하기 불편할 법도 하지만 어차피 남자만 쓰는 방이고 누가 볼 것도 아니니 그냥 편하게 지냈다.

저녁도 역시나 똑같은 식당에서 먹는다.

나도 언젠가는 맛집 투어를 다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이번 여행은 아닌 것 같다.

여행하면서 홍시는 본 적이 별로 없는데 과일가게에 있길래 자두 몇 알과 함께 집어왔다.

홍시는 어느 나라에서 먹어도 달콤하다.

남아 있는 마지막 발포 비타민까지 맛있게 챙겨먹는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니 신변정리를 제대로 해야한다.

꺠끗하게 씻고 나니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하지만 아직 한국에 돌아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강원도 도시 중의 하나인 동해 선착장의 위치가 궁금해 구글맵에 검색을 해보니 일본해로 나온다.

한국어로 검색했는데도 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다.

국제관계에서는 국력이 약한 것이 죄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오늘은 러시아 여행의 마지막 날이자 내가 세계일주를 하며 외국 땅에 발을 붙이고 먹는 마지막 식사이니 푸짐하게 먹고 디저트까지 시켰다.

조금은 마음이 심란할만도 하지만 전혀 아무렇지 않게 맛있게 밥을 먹는 것을 보니 난 타고난 여행체질인 것 같다. 

티켓을 발권 받으니 설레는데 이 설렘은 집에 간다는 설렘이 아니라 새로운 곳을 가기 위해 이동 수단을 끊어서 설레는 게 맞는 것 같다.

드디어 내가 한국에서 떠나며 정했던 마지막 교통수단인 블라디보스톡-동해 페리를 탄다.

여행의 구체적인 일정은 전혀 정하지 않고 떠났지만 마지막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를 타고 들어오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상상이 현실이 됐다.

역시 사람은 꿈을 꾸다보면 그걸 이루고 있다.

내가 끊은 자리는 이코노미석이기에 여러개의 벙커베드가 이어진 큰 방이다.

그래도 시트가 깔끔하고 침대도 안락해 기분이 좋다.

여객선이라 다양한 시설들이 있었는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내 눈에는 술집이 가장 먼저 보였다.

근데 난 미남이 아니라 못 들어갈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의 명물인 다리라고 하는데 웅장한 멋이 있었다.

자연이 정말 대단하지만 그 자연에 맞춰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도 대단하다.

배를 타니 해군에서 군생활 하던 것이 떠오르는데 군대 이야기를 하자면 한 두 페이지로 끝날 것이 아니니 내 마음속으로만 추억을 꺼내본다.

도대체 이 공룡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길래 배의 갑판에 있는지 모르겠다.

출항한 배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뒤로하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향해 떠난다.


<러시아 여행 경비>


여행일 16일 - 지출액 550달러 (약 60만원)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인스턴트 음식 위주로 생활해 지출이 별로 없었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루블화의 가치가 계속 떨어져 여행을 하기에는 좋았다.


침대에 누워서 뒹굴다 시계를 보니 해가 질 시간이라 밖으로 나왔다.

군복무할 때 저녁을 먹고 군함 위에서 바라보는 밤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바다에서의 일몰이 참 좋다.

배에서 먹는 밥은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배를 타기 전에 컵라면과 샌드위치를 샀었다.

배 멀미가 있으면 밥을 못 먹어 빈속으로 있는 경우가 있는데 뱃속에 음식이 들어있어야 멀미를 덜 한다.

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한국분께서 젊은 사람이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면 안 된다며 남는 식권을 주셨다.

어차피 일행에 멀미가 심한 사람들이 있어 식권을 다 못쓰니 걱정말고 먹으라며 주셔서 감사히 받았다.

사우나도 이용 가능해 들어가봤는데 시설이 꽤 깨끗하고 좋았다.

탕도 있었는데 배의 움직임에 따라 물에 파도가 생겨 잠시 있다 샤워만 하고 나왔다.

간 밤에 파도가 좀 거셌지만 군대의 추억을 떠올리며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잘 자고 일어나 어제 받은 식권을 가지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반찬의 가짓 수는 많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먹는 김치와 밥 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다.

그 어떤 음식도 다 맛있게 먹는 나는 참 축복 받은 것 같다.

바람이 많이 부는지 배가 계속 꿀렁거리길래 갑판으로 나와보니 눈이 살짝 쌓여있었다.

일행도 없어 배에서 떨어져도 알아차릴 사람이 없으니 조심조심 움직였다. 

파도 치는 바다가 힘들기도 하지만 보고 있으면 참 좋다.

예전에는 물을 가만히 보고있으면 물이 부른다는 소리를 무서운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군대에서 바다를 자주 보다보니 한번은 바다가 정말 아름답고 날 부르는 것 같았다.

그 뒤로는 더 조심해서 다녔었는데 망망대해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정말 아름답다.

특히 이렇게 해가 뜨거나 달이 뜨면 더 아름답다.

드디어 세관신고서를 작성한다.

다른 나라에 입국할 때는 귀찮은 일이 생길까봐 방문 국가의 수를 일부러 한 두개만 썼었는데 우리나라에 돌아가는 것이니 그냥 제대로 써봤다.

똥개도 자기 집에선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드디어 783일 간의 세계일주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 땅을 밟았지만 아직은 한국에 온 것이 실감나지 않고 그저 새로운 여행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느 나라를 가든 가장 먼저 할 일은 돈을 찾는 일이다.

세종대왕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배에서 프랑스 커플을 만났는데 홍대로 간다길래 내가 서울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하지만 나도 동해 여객선 터미널은 와본적이 없어 걱정했지만 다행히 쉽게 버스터미널을 찾아갈 수 있었다.

역시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

운이 좋게도 10분 뒤에 떠나는 버스가 있었다.

머리를 길게 기른 동양인이 외국애들과 같이 다니니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뭘 먹을거냐 물어보니 신기한 음식이 많다고 말하길래 호두과자를 사서 몇개 나눠주니 정말 맛있어 한다.

다시 배를 타러 동해로 와야하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꼭 호두과자를 사 먹어야겠다고 하길래 몇개를 더 줬다.

역시 휴게소의 꽃은 이 호두과자다.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해 홍대로 가는 지하철까지 안내해주고 난 드디어 집으로 간다.






지금까지 제 이야기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올릴 에필로그 편으로 


제 세계일주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혹시 궁금하신 내용이나 질문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에필로그에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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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용민님, 그 동안 매주 여행기 업데이트를 기다렸습니다. 어디를 가시던 툭툭 던지시는 재밌는 멘트와 멋진 사진이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아이와 아내가 있어 험한 곳을 가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가셨던 여행지 중 용민님께서 나중에 어린 아들과 아내와 함께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어디신지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 해외 여행이 아니라 근처 동네 탐방을 가시더라도 자주 글과 사진을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개성있고 재밌게 잘 쓰시는데 나중에 어떤 일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꼭 책도 내는 작가의 길을 병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그간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조국에서도
    좋은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4. 용민님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언젠가는 떠나리라,가고 싶은 세상으로 훌훌 떠날 수 있는 때가 오리라는 멋진 꿈을 꾸게 되었어요.
    다시 꿈을 갖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용민님은 무엇이든 잘 해내시리라고 믿으면서 응원 보냅니다. 건강하시고요. 늘 행복하세요~!


  5. 차라리 박제민군의 굴리고가 더 재밌다!당신은 성깔 있어~~~

  6. 드뎌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셨군요!
    덕분에 세계 이곳 저곳 잘 둘러보았습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용민님 글과 사진 보면서 여행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감사!
    시베리아 횡단열차 뿐만 아니라
    동해까지의 여객선도
    굉장히 낭만적이란 생각이 드네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해까진 얼마나 걸렸는지요?
    이상형 물어도 되나요? ㅎㅎ
    역시 훌쩍 같이 여행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일까요?

  7. 처음부터 끝까지 유일하게 본 세계일주 블로그네요.. 마지막이라고 하니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8. 입성을 축하합니다.
    장장 긴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즐거운 날들이었으리라 봅니다.

  9. 그동안 잘 보았습니다. 여행블로그를 이렇게 쓰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해주셨네요.
    한국에 계시면, 나중에 한번 뵙고 싶기도 하네요.
    나중에 여행기 또 기대하겠습니다.

  10. 드디어 마무리지었구나.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게되었을때의 기분이 어뗐을지 왠지 상상하게 된다. 요즘 어찌 지내시는가? 이제 중간고사 끝나고 좀 쉬고있으려나?

  11. SLR 클럽에서 여행기를 보며 우리 부부도 함께 여행다니고 싶단 댓글에 용민님은 결혼한 커플이 더 부럽다라며 댓글 주고 받으며 처음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랫만에 북마크를 통해 블로그를 찾아오며 최근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시간과 일치하진 않지만^^ 무사히 돌아오신 걸 축하합니다. 미처 다 못본 여행기는 앞으로도 내 맘이 답답하고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들려서 보겠습니다.

    재미있는 여행 이야기 들려 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12. 오ㅏ ㅡ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읽는 기분으로 당신의 멋진 여행기를 모두 읽었습니다. 배낭여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나에겐 멋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신의 성공적이고 모험적이고 진취적인 이 여행이야기는 당신미래의 성공스토리를 미리 써 놓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대의 앞날에 보다 더 모험적인 멋진 성공스토리를 기대합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 스토리로 용기도 얻었고 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섰습니다. 고맙습니다.

  13. 그동안감사했어요~
    글사진보면서 잠시나마
    대리만족할수있었네요
    앞으로도 건승하세요!

  14. 아~~ 님과 함께했던 저의 여행도 끝난 느낌여요....

    작년? 재작년부터인가 님의 블로그를 알게 된후로 블로그안의 글을 모두 정독 ..완주했네요..

    매회 글이 기대하던 장편은 아니었으나 암튼 너무 재밌고 즐거웠었어요..

    님...89년생이셨군여 ㅋㅋㅋㅋ
    인자 졸업하믄 인자 빡시게 살아가야하는 겁니당 -..- ;;

    아직 학생이신 분이 2년 넘는 시간을 세계여행을 할 수 있었다니...
    님은 전 세계 1%에 드는 분일 껍니다. 실은 님 글들을 읽으며 돈에 대한 스트레스(?)나 쪼들림이 그닥 느껴지지 않았더랬어요.
    님 또래의 다른 분들은 2천원,3천원깎으려고 한시간을 배낭메고 더 싼 숙소찾아 돌아다니고 하던데...( 부정적인 뜻은 아니예요)

    참고로 universewithme.com 의 우주여행자님 아시죠? 님도 처음에는 자전거여행으로 시작했었으니 아실듯.... 혹시 모르셨다면
    함 가보시길....

    여행기 끝났어도 블로그 운영 계속해주세요...가끔 와 보께요
    그럼 오늘은 이만~~

  15. 그동안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제 금요일 아침에 기다릴게 없으니 서운하네요~
    정말 고생하셨어요~

  16. 건강히 집에 잘 돌아가셔서 제가 다 기쁘네요. 첫회부터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유일하게 끝까지 읽을수 있는 여행기였어요. 귀하고 좋은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시고 바라시는데로 하루 빨리 예쁜 여우같은 (?) 와이프와 토끼같은 자식들이 생기길 바랍니다~~

  17. 전 일부러 월요일에 봤었습니다. (막판에는 궁금해서 금요일에도 봤지만...)
    힘든 한주일의 시작을 용민님 글읽고 시작하였었습니다.
    그간 정말 좋은글 감사했고요. 앞으로의 좋은일만 있기를 기원할께요
    아직 에필로그가 안올라온것 같은데 질문은

    한국에 돌아오자 마자 먹은 음식과 술은? (집밥에 소주일라나요?)
    돌아온지 꽤 되었는데 한국에서의 첫 여행지는요?
    세계 일주를 마친 상태에서 딱 한곳만 다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선택할 나라는?(간곳 안간곳 포함)
    마지막으로 넷북과 카메라의 운명은요?

    에필로그 기대 할께요

  18. 축하드립니다
    무사히 귀국을 하셨네요

    지금까지 제가 십수개의 자전거 혹은 도보 세계 일주 블로그를 봐 왔는데 찰리님 다음으로 온전히 마친 두번째 여행기가 되네요

    이거 쓴다고 누가 뭐 주는 것도 아니지만 한국에 와서도 꾸준히 잘 이어오셨습니다.

    복학하고 학업에도 정신이 없을 텐데요

    마지막 귀국한 동해는 제가 1함대에서 군생활을 했던 그곳이라 더욱 정감이 가네요

    건강하시고 하시는 이 다 잘 되시기를

    그나저나 찰리님처럼 은근 숨겨 두었던 짝꿍과 함께 커밍아웃 하시는 거는 아니신지 ㄷㄷㄷㄷㄷㄷ

  19. 귀국을 축하드립니다.
    여행기 첫편을 작년부터읽다 카자흐스탄부터 글이없어 한두달 안읽다보니 블로그주소를 잊고 몇일전부터 검색하여 블로그주소찾은후 지금 완독했습니다.
    즐거고 사실적인 글이라좋았고. 이모콘티없는 세계여행기라 더 좋았습니다.
    건강하시고 종종방문하겠습니다.

  20. 비밀댓글입니다

  21. 우연히 중국 청두를 검색하다 여행기를 읽 게 되었어요 쉬는날에는 대만산 맥주 한캔과 용민군 여행길 읽는게 삶의 낙이었답니다ㆍ 재미있는 여행기에 감사드리고 저도 조만간대만이나 홍콩으로 짧게나마 여행을 떠나려합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4. 7일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의 끝. (러시아 - 블라디보스톡)


치즈와 함께 먹는 빵이 아무리 맛있다지만 빵에는 역시 잼을 발라야한다. 

전 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와 같이 탄 아저씨의 암내가 너무 심해 낮에는 복도로 나와 창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때운다.

편하게 기차를 타고 가면 여행이 재미없을까봐 이런 추억을 남겨주는 것 같다.

코가 고생하니 입이라도 즐거워야 한다.

러시아산 지렁이 젤리는 한국 왕꿈틀이 젤리보다 좀 더 질겼지만 씹는 맛이 좋았다.

이제 여러분이 궁금해 하시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화장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화장실은 각 열차칸의 끝부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면대를 보면 가운데에 작은 레버가 있는데 이 레버를 밀면 그 사이로 물이 졸졸 나온다.

말 그대로 졸졸 나오기에 양치질을 겨우 할 정도고 세수를 할 경우에는 두손으로 요령껏 물을 받아 해야한다.

간혹 여행기를 보면 세면대의 배수구를 막은 뒤 물을 받아 머리를 감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한정된 물을 다 같이 이용하는 시스템에서 그렇게까지 머리를 감고 싶으신 분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보다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변기는 이렇게 생겼는데 승무원 분들이 청소를 날마다 해 크게 더럽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물은 바로 선로로 쏟아지기에 역 정차 30분 전후로는 화장실 사용을 못하게 한다고 한다.

입이 심심할 때는 과자를 먹어줘야한다.

아마 세계여행을 하면서 외국에서 가장 자주 본 과자가 초코파이인 것 같은데 초코와 촉촉한 마시멜로의 조합은 정말 맛있다.

물을 아껴야한다는 핑계를 대며 점심에는 양치질 대신 껌을 씹어준다.

스도쿠도 적응이 돼서 그런지 한 판에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를 풀고 싶은데 시베리아 한 복판에서 새로운 스도쿠 책을 구할 방법이 없으니 그냥 계속 푼다.

러시아에는 다른 종류의 컵라면도 있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도시락이 딱이다.

얼큰하고 시원한 맛은 한국라면을 따라올 수 없다.

저녁 식사를 한 뒤에는 화장실로 가 깨끗하게 씻는다.

얼굴만 씻을 수 있기에 발을 비롯한 다른 부분은 물티슈로 꺠끗하게 닦아주면 잠 잘 준비가 끝난다.

머리에 점점 기름기가 심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견딜만 하다.

해는 졌지만 모스크바 시간으로는 아직 한 낮이기에 잠이 안온다.

딱히 할 일은 없지만 그냥 바람이나 쐴 겸 잠시 정차한 역 밖으로 나갔는데 추워서 잠이 확 달아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 바이칼 호수를 보고 싶었는데 이미 해가 지고 난 뒤라 창 밖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이칼 호수를 보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자다가 암내 때문에 잠에서 깨 시계를 보니 바이칼 호수를 지나기 직전이다.

승무원에게 찾아가 여기가 바이칼이 맞냐고 물으니 바이칼이 맞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 밖을 보지만 역시나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그냥 침대로 돌아간다.

오늘 아침 메뉴에는 참치가 추가됐다.

날마다 새로운 음식을 하나씩 추가해 먹는 게 재미있다.

낮에 바이칼 호수 근처를 지나갔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기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설국열차를 실제로 탄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진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듯이 기차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려면 물을 잘 보급해줘야한다.

열차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를 꼽으라면 노블레스의 집으로 가는 길이다.

유투브에는 올라온 음악이 없어 같이 들을 수는 없지만 가사가 정말 마음에 들어 생각이 날 때마다 이 노래를 들었다.


home 아주 먼길을 난 홀로 걸어왔네 

I'll come back home 내가 있어야할 곳은 여기란걸 


얼마나 왔을까 어디쯤 왔을까 얼마나 남았나 잘 걸어왔었나

내 길이 맞는가 내 편은 누군가 질문만 가득해 난 진실했었나 

난 꿈을 꾸는가 몽상을 하는가 망상을 하는가 해답을 얻기위해 여기까지왔네 

끝없이 펼쳐진 이 길 위에서 목이 말라 잠시 가던길을 멈췄네 

뒤돌아봤을땐 아무도 없었네 그때 깨달았다네 여기까지라는것을 

숨 고를 겨를 틈도 없었나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되도록 

그토록 원했던것은 다 가졌는가 가지고나니 행복한가 

부족하다고만 난 투덜거렸지 욕심만 많았지 고마운걸 모르는 철부지 애같았지


home 아주 먼길을 난 홀로 걸어왔네 

채우기 위해 사는것이 아니라 비우기 위해 사는것이 삶이란걸

I'll come back home 내가 있어야할 곳은 여기란걸 

나 이제 돌아갈래 여긴 너무 추워 따뜻한 내 집이 그리워


난 틀에 박힌 책같은 삶이 싫었지 사람들은 쳇바퀴같이 굴렀지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인생에 정답은 없단걸 알게된거지 내 생각만 옳았었지 

이런사람 저런사람 각자 나름대로 삶의 이유와 방식이 다르다는것을 

내 생각과 니 생각이 같을수만은 없다는것을 혼자서는 살수없단것을 

교과서에 적어놓은게 맞을때가 많아 인생의 선배가 말한게 옳을때가 많아 

올라갈땐 보지 못했던걸 내려올때 비로소 보고만거지 내가좀 늦었지 

깜박거리는 신호등에도 이젠 뛰어가지않아 

기다리지 뭐 조금 더 빨리간다고 빨리 가진않아 출발점과 도착점은 점을 찍기나름


home 아주 먼길을 난 홀로 걸어왔네 

세상의 주인은 없다는것을 세상의 주인공은 모두라는것을

I'll come back home 내가 있어야할 곳은 여기란걸 

나 이제 돌아갈래 여긴 너무 추워 따뜻한 내 집이 그리워


영원한 1류도 영원한 3류도 누군가의 아류도 생각의 오류도 

정해진건 없다네 내 것은 없다네 돌아갈땐 다 내려놓고 가는법 

가져갈수 있는것은 단지 추억뿐 모든것은 빌려쓰는것뿐이라네 

세상이라는 집에 똑같은 세입자 인생이라는 길을 같이걷는 동반자


home 내가 쉴 곳은 여기뿐이란걸 

웃었던 날들이 더 많았다는걸로 세상은 아직 살만한곳이란걸 

I'll come back home 그저 모든게 감사해...

집 밥이 그리워 날 기다리는 모든게 그리워


이제는 알았네 내가 지켜왔던게 나만알고 나만믿고 나만생각했던게 

모든게 욕망이라는 이름의 껍데기란걸 버릴수록 내가 행복해진다는것을

천금 같았네 그 모든 시간들이 많은것을 알게해준 긴 여정들이 

나를 여기로 데려와준거겠지 내 출발점과 도착점은 같았던거지


노블레스 - 집으로 가는 길


너무 도시락만 먹으면 영양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으니 몸을 생각해 사과를 하나 샀다.

황량한 시베리아에서 살아가려면 다양한 농산물들을 다른 지역에서 가져와야할텐데 만약 기차가 없었더라면 작은 규모의 도시나 마을 사람들의 삶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복도를 어슬렁 거리다가 만난 러시아 형아들이 보드카가 있다길래 한 잔 얻어마셨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 딱히 할 일이 없기에 보드카를 한 1L 정도 사서 기차를 탈 생각이었는데 모스크바의 호스텔에서 들으니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의 음주는 금지된지 오래라고 한다.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걸리면 벌금을 내야하는데 난 외국인이라 말도 통하지 않으니 술을 가지고 기차에 오르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해 빈 손으로 기차에 올랐다.

할줄 아는 말은 한국인이라는 뜻의 "까레이스키"와 보드카밖에 없지만 해독능력이 뛰어난 간이 있어 잘 마실 수 있었다 

기차를 탄 이후로 한 두잔 씩 얻어먹긴 했지만 이 형들처럼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보드카를 몇 병씩 마신 적은 처음이었는데 이 좋은 술을 기차에서 합법적으로 마시려면 식당칸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사먹는 수 밖에 없다니 아쉬웠다. 

술은 마셨어도 세수는 하고 자야한다.

오늘 아침은 감자범벅과 베이크드 빈이다.

처음 베이크드 빈을 먹었을 때는 이상한 식감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여행하다 받은 한국인의 대표 커피 맥심으로 후식을 즐긴다.

창 밖의 풍경은 거의 비슷해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만 달라진다.

할게 없으니 누워서 빈둥대며 과자를 먹고 잠을 자고 책을 읽고 다시 잠을 잔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게으른 사람을 위한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도시락이 러시아에 수출되기 전에는 과연 뭘 먹으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을지 궁금해진다.

아마 그 때는 음주가 불법이 아니었을테니 보드카를 마시면서 탔을 것 같다.

나에게 도시락과 보드카 중 하나만 고르라 한다면 난 주저없이 보드카를 고를텐데 아쉽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복도에는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었는데 가끔 유쾌한 러시아 형들은 멀티탭을 연결해 자기 방까지 전기를 끌어다 쓰기도 했다.

그럴 때는 그냥 웃으면서 방문을 노크하고 나도 충전 좀 하자고 하면 미안하다며 보드카도 한잔씩 주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스도쿠를 풀다 모비딕을 읽다 잠을 잔다.

처음에는 신기했던 모든 것이 일상처럼 느껴질 때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내가 선택한 자극은 달달한 복숭아 통조림이다.

어쩜 이리 달콤한지 정말 맛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 6일째가 되니 카메라의 피부보정 효과를 뚫고 초췌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역시 어디를 가나 예술혼이 불타는 사람은 존재한다.

나도 이런 손을 가지고 있다면 참 좋을텐데 내 머릿 속의 모든 회로는 이성적으로만 돌아가는 것 같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필수품 중 하나는 바로 이 물티슈다.

제대로 씻을 수 없기에 몸의 청결을 책임져주는 아주 소중한 아이템인데 내 앞에 앉은 암내 아저씨는 절대 씻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또한 여행이라 생각하기로 했기에 이제는 그냥 냄새가 나면 그러려니 한다.

오늘 아침은 감자범벅 두개와 참치캔이다.

통조림이 이렇게 유용한 보관방법인지 몸으로 느낀 것은 군대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점심은 언제나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매번 똑같은 일상이지만 홍차 한 잔의 여유는 즐길 줄 알아야한다.

기차의 연결 부분에서는 흡연이 가능한데 기관실 쪽에서는 당연히 금연이다.

연결 부분은 난방이 되지 않아 시원하기에 가끔씩 바람을 쐬러가면 담배를 피고 있던 러시아 형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열차가 블라디보스톡에 다가갈수록 기차에는 남은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내가 7일 동안 지냈던 칸도 이제는 나밖에 남지 않았다.

지저분하지만 7일 동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 이런 모습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하니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있어 기념촬영을 할 새도 없이 숙소를 찾아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쫄딱 젖었지만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인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했다.

문명사회로 들어온 기념으로 샤워를 했는데 샤워가 이렇게 시원하고 행복한 건지 처음 알았다.

과거 원시인들은 이런 기분을 못 느꼈을 것이란 생각이 들자 그들이 불쌍해졌다.

푹 자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어제 내리던 비가 눈으로 변해있다.

이런 맛에 러시아 여행을 하는 것 같다.

눈보라를 헤치고 간 곳은 한국 동해로 들어가는 페리 선착장이다.

그런데 표는 팔고 있지만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고 있어 배가 언제 뜰지는 모르니 내일 다시 찾아오라고 한다.

여행이 하루 늘어 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어차피 기약없이 떠나온 여행이기에 하루 정도 늦어진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다양한 한국 제품이 러시아에 들어온 것은 알고 있지만 레쓰비도 들어온지는 몰랐다.

다음에는 T.O.P도 진출했으면 좋겠다.

호스텔에서 추천받은 식당에 찾아왔는데 진열된 음식 중에서 먹을 음식을 고르고 계산하는 내가 좋아하는 시스템이었다. 

푸짐하게 음식을 고르고 디저트까지 골랐다.

밥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잘 시간이다.

기차에서의 생활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포근하고 넓은 침대가 더 좋다.

호스텔에 한국에서 여행오신 분이 계시길래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고 레스토랑에 가 연어요리를 시켰는데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 된 요리라 그런지 꽤 맛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음식값이 맞지 않아 매니저를 부르니 주문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우리가 가격이 오르기 전 메뉴판을 보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니 자신의 권한으로는 값을 깎아줄 수 없다며 정말 미안하다며 대신 맥주를 챙겨준다고 해 알았다고 했다.

흑맥주가 꽤 맛있었고 서비스도 좋았기에 서로 웃으며 넘어갈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빵집이 보이길래 디저트로 베이비 슈를 사와 맥주 한잔을 하고 잠이 들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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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기 댓글 하나 드립니다^^ 잘봤어요
    시베리아 횡단열차 언젠가는 꼭 타보고 싶네요

  3. 오랫만에 보는 풍경이군요.
    2등석인지 쾌적해 보이네요.
    항상 3등석 복도칸에서 돈 아끼면서 탔기에 2등석의 풍경은 처음보네요.
    끝까지 타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기착지마다 내려서 그 동네를 바라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되었었네요.
    마지막에 익숙한 호스텔 익숙한 침대가 눈에 보여서 댓글을 쓰네요,
    저도 그 자리에서 몇 일간 여독을 풀었었지요. 거실에 쓸모는 없었지만 가지고 다녔던 러시아 회화집을 두고 왔는데 누군가 유용하게 쓰면 좋겠네요.
    마지막 떠나는 날 스태프가 사진 찍고 싶다고 해서 같이 찍었는데 뭘로 썼나 궁금해지네요.
    페리 사무소의 일처리 덕분에 시간을 놓쳐서 안타깝게 마지막은 비행기로 올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시간도 나름대로 사람을 만날 기회가 되서 좋은 시간이었네요.
    오랫만에 본 풍경이 반가워서 길게 글을 써보았네요. 좋은 날이 함께하기를

  4. 브라디보스톡에서 바이칼 까지는 가는 여행 상품이 없는지요 궁금합니다

  5. 저도 기차여행을 생각하고 있는데 직접 여행 하신 글을 보니 제가 마치 직접 여행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네요. 샤워를 못해 힘드셨겠지만 그게 또 나름의 기차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쉽구요 ^^ 글 잘 읽었습니다!!

  6. 저도 참 가고싶은 시베리아 횡단 기차여행을 님 덕분에 잘 한것 같습니다. 역시 현실은 꿈 같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저는 좁은 공간에서 그 불쾌한 냄새를 맡으며 지내기는 무척 힘들었을텐데....용케 참으셨더군요!
    제가 기회가 된다면 꼭 냄새 않나는 일행을 만들어 같이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됐습니다.
    먹을거리와 화장실 사용 등 등 제 나름대로 많은 Tip을 셍각 할수있었습니다.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7. 님 같은 나눔의 자세가 부럽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에 (나의 여행예) 밑거름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8. 우연이 지나가다가 글 하나 읽고 5일만에 올리신 모든 여행후기 다 봤어요 저는 뉴욕에 살고있는 린지 라고 합니다 와우 정말 멋있는 삶을 사시네요 혹시라도 뉴욕에 다시 오신다면 꼭 한번 만나보고싶네요

  9. 진심으로 글써봅니다.
    마음으로 함께 일주한 여행기입니다.
    너무 소중하기에 아끼고 아껴서 봐온 여행기가 끝마쳤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아무쪼록 건강히 오셨음에 다행이고, 인연이 된다면 뵙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10. 저도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에 관심이 있어 아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계속 눈으로 따라갈께요. 건강하시길......

  11. 열차를 타진 않지만
    다음달 러시아 탐방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감있는 여행기 고맙습니다
    글을 읽고 나니
    여행에 앞서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할지
    그려져서 좋습니다
    다른 댓글 쓰신 분들처럼
    저도 뵙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12. 갈순 없지만....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

  13.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러시아 여행기 참 감명있게 보았습니다--용기 열정 있는 분 같아요

  14. 우연희 님의 여행기를만나 같이 세계일주를 했네요 정년이 몇해 남지 않았는데 조지아를 포함한 중앙 아시아를 꼭 가보고 싶습니다.

  15. 멋진 여행이였네요
    좀 더 자세한 내용 부탁합니다
    나도 가볼려고 ㅎ

  16. 잘보았습니다.시베리아횡단철도여행은모스크바에서블라디보스톡좋은지블라딕보스톡에서모스크바가좋은지알고싶네요!

  17. 잘봤어요 블라디보스톡 너무가보고 싶어요 부러워요

  18. 잘 읽었습니다

  19. 음 멋져요

    좋은정보 감사요

  20. 행복을 찾아가야 행복도 다가옵니다.행복을 찾아가야 행복도 다가옵니다.행복을 찾아가야 행복도 다가옵니다.

  21. 이번 여름에 시베리아 열차 여행 갈 예정입니다.
    여행을 앞두고 있는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3. 7일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작. (러시아 - 모스크바)


모스크바에서도 아침의 시작은 오트밀과 씨리얼이다.

한국에선 매일 달라지는 집 밥을 먹을 수 있어 오트밀을 먹을 일이 없는데 가끔씩은 오트밀이 그립다.

길을 걷는데 구름이 참 신기하게도 떠 있다.

집에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기념품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는데 러시아 스타벅스의 텀블러가 예쁘다는 이야기가 많길래 나도 몇 개를 사봤다.

옛말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고 기념품을 사려면 시장에 들어가라고 했다.

난 유교권에서 태어났기에 선조님들의 말을 따라 모스크바의 전통시장이라는 이즈마일롭스키에 갔다.

입구 부분에는 벼룩시장처럼 러시아 사람들이 각자의 물건들을 팔고 있었는데 딱히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그러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을 발견했다.

모피는 안 좋다는 것을 알지만 곰을 발견한 순간 너무 멋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남자라면 곰 가죽 위에 누워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사고 싶었지만 돈도 없고 한국 세관에서 통과가 안 될 것 같아 구경만 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기념품은 뭐니뭐니 해도 인형속에 인형이 있는 마트료시카다.

우선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상품들의 대략적인 가격을 확인한 뒤 흥정에 들어가 적당한 가격으로 내가 원하는 선물들을 샀다.

전에도 말했지만 러시아의 지하철 역은 볼거리가 많아서 참 좋다.

하지만 지하철 노선도를 보기는 너무 어렵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에는 영어가 좀 보였는데 모스크바에 오니 영어가 잘 안보인다.

지도에 나온 노선도와 잘 모르는 러시아어를 동원해 눈치로 역의 이름을 유추해서 탄다. 

치즈와 빵은 언제나 맛있다.

모스크바에서 맞는 마지막 저녁이니 좋은 식당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쌀밥이 너무 당겨 마트에서 치킨과 볶음밥을 사왔다.

기차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 사진도 모두 백업하고 각종 전자기기를 점검한 뒤 호스텔을 나선다.

드디어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앞에 섰다.

이 열차를 타기 위해 중앙아시아 여행을 마치고 다시 서쪽으로 이동해 러시아로 왔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로망으로 남아있는 그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드디어 집으로 간다.

내가 탄 열차는 7일 동안 188시간을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다.

중간 중간 내리며 시베리아의 풍경을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슨 일을 하던 큰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334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기차를 예매했다.

이 말은 앞으로 188시간 동안 씻을 수 없다는 뜻이기에 7일간의 내 얼굴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자고 일어나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의 첫 아침을 먹는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는 역시 도시락이 최고다.

열차에서 읽기 위해 핀란드에서 미리 준비했던 모비딕을 꺼냈다.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영문판을 읽자니 힘이 들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다. 

열차의 각 칸마다 있는 승무원에게 말을 하면 차를 타 먹을 수 있는 잔을 준다.

잃어버리면 꽤 비싼 값을 물어줘야 하니 7일 동안 잘 쓰다가 돌려줘야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맞는 첫 저녁이기에 식당칸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감자와 고기가 들어간 요리를 시켰는데 꽤 맛있었다.

대부분 메뉴들의 가격은 300루블(한화 6,000원) 정도라 시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비싼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고른 열차는 4인용 칸인데 한 방에 4개의 침대가 있는 2등석 칸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티켓은 러시아 철도청 사이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일찍 살수록 가격이 싸 난 6500루블(한화 17만원)정도에 구매할 수 있었다.

열차 안에는 히터가 항상 가동되고 있어 따뜻하고 처음 표검사를 하며 시트와 수건을 준다.

난 2층을 골랐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도 있어 올라가기는 쉬웠다.

윗부분에는 짐을 넣을 수 있는 선방이 있는데 68리터짜리 배낭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창가 쪽에도 작은 선반이 있어 내가 자주 꺼내는 짐들과 식량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잠을 자다보니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수만 하고 오늘의 인증샷을 찍는다.

자고 일어나 열차 시간표를 보니 다다음 역에서 오래 정차할 계획이길래 기다렸다 밖으로 나왔다.

여행을 하며 장거리 버스도 많이 타봐서 그런지 누워있는 시간이 전혀 힘들지 않다. 

우선 역 근처의 매점에서 따뜻한 핫도그를 하나 사 먹는다.

역시 음식은 따뜻해야 맛있다.

이게 바로 시베리아의 날씨다.

기차 레일만 빼고 얼어붙은 것을 보니 내가 시베리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신발 끈을 묶기 귀찮다는 이유로 슬리퍼만 신고 나왔더니 발이 조금 시리다.

사실 양말도 신지 말까 고민했었는데 맨발로 나왔으면 동상에 걸릴뻔 했다.

큰 역이라 그런지 역 근처에 마트가 있어 식량을 공수해왔다.

모스크바에서 식량을 꽤 사긴 했지만 중간 중간 보급은 계속해줘야한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가길래 따라갔더니 저렴한 식당이길래 쁠롭을 포장해 기차로 돌아왔다.

역시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밥도 먹고나니 딱히 할 일이 없어 내 식량창고를 정리했다.

각종 통조림들과 라면, 빵 등을 정리하고 있는 나를 보고 맞은 편에 앉은 아저씨가 웃는다.

기차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한정되어 있으니 발포 비타민을 물에 타 꼬박꼬박 마셔준다.

이게 러시아에서 유명한 알룐까라는 초콜릿이라고 하길래 사봤는데 역시나 맛있다.

지구는 넓으니까 초콜릿을 맛 없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아직까지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은 못 만나본 것 같다.

오늘 저녁은 마트에서 사온 치즈와 고기를 빵에 얹어 푸짐하게 먹는다.

입맛이 저렴하니 간단한 조합에도 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

머리가 점점 떡이 지기 시작하길래 뒤로 묶었다.

그래도 세수는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해 사본 인스턴트 감자 퓨레인데 생각보다 엄청 맛있었다.

컵라면 용기에 가루가 들어있는데 뜨거운 물을 붓고 수저로 저어주면 메쉬드 포테이토가 만들어진다.

과학 기술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며 어제 사둔 샐러드와 함께 먹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다면 꼭 러시아 철도청에서 열차 시간표를 받아야한다.

모스크바 시간을 표준시로 열차가 언제 멈추고 언제 서는지 나와 있어 열차가 멈춘 사이에 마실 나가기 편하다.

이번 역에는 눈도 쌓여있지만 난 오늘도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가 쇼핑을 한다.

식량 보급을 하며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왔더니 같은 칸에 탄 사람들이 안 춥냐며 웃는다.

내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었다면 원래 아이스크림은 추울 때 먹어야 제 맛이라고 말해줬을텐데 러시아어를 못하니 그냥 웃는다.

많은 장거리 이동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스도쿠와 함께하면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란에서 천원도 안 주고 산 스도쿠이기에 페르시아 숫자로 표기되어 있지만 다행히 페르시아 숫자는 읽을 수 있으니 괜찮다. 

졸리면 자면 되고 입이 심심하면 과자를 먹으면 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는 극단적으로 놀고 먹는 삶이 계속 된다.

창밖에는 눈이 쌓여 있는 풍경뿐이라 창문을 바라보며 멍 떄리기 좋다. 

세상 좋게 웃고 있는 아저씨는 내 맞은 편에 있는 아저씨인데 이 아저씨덕분에 열차를 중간에서 내려야하나 수 많은 고민을 했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암내가 심한 사람을 몇명 만나봤지만 이 아저씨만큼 독보적인 암내는 만나보지 못했다.

암내가 얼마나 심한지 잠을 자다가 숨이 막혀 숨을 쉬기위해 잠을 깬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특히 아저씨가 아침에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 탁자에 팔을 올리고 겨드랑이를 벌리면 자다가도 살기위해 눈이 저절로 떠진다.

암내만 아니면 참 유쾌하고 착한 아저씨인데 3일 동안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가 되니 미칠 것 같다.

농담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번씩 그냥 기차표를 버리고 다음 기차를 끊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암내였다.

사람의 감각 중에 후각이 가장 예민해 쉽게 피로해진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아무리 쉽게 피로해지는 후각이더라도 강력한 자극을 만나면 쉬지 않고 뇌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을 7일 동안 몸으로 배웠다.


암내 이야기는 하더라도 아저씨의 사진은 찍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내가 계속 사진을 찍으니 자신도 찍어달라고 하시길래 사진을 찍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또 다른 적은 시간은 모스크바 기준이지만 계속해서 동쪽으로 달려가기에 몸이 시차적응을 못한다는 점이다.

오후 4시만 되어도 창 밖은 어두워지기에 그냥 자신이 졸릴 때 자고, 배고플 때 먹는 것이 좋다.

위에서 아저씨의 암내를 농담처럼 적어놨지만 우리 방에 들어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승무원을 불러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다.

향수를 진하게 뿌린 아줌마가 우리 방에 들어왔길래 드디어 숨을 돌릴 수 있을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승무원을 불러 막 뭐라하더니 자리를 옮긴다.

난 러시아어도 못하고 전 구간을 예매했기에 빈 자리 찾기가 힘들 것 같아 자리도 못 옮기니 어쩔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아저씨는 블라디보스톡에서 10시간 떨어진 곳까지 가신다고 하니 앞으로 3일을 더 참아야한다.

혹시 여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이 계신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라도 말리고 싶다.

기차에 탄 대부분의 러시아 사람들이 땀을 흘리는 여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느니 그 돈으로 차라리 비행기를 타시길 추천드립니다.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말릴 수 없으니 도시락이나 먹어야겠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는 각 칸마다 뜨거운 물이 24시간 끓고 있어 인스턴트 음식을 먹기 좋다.

카메라의 피부톤 보정을 켰더니 초췌한 얼굴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역시 이래서 사진발을 믿으면 안되나보다.

밖이 춥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는듯이 열차의 연결부위에는 눈이 쌓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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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암내가 복병일 줄이야 ㅠㅠ
    고생하셨어요 ㅠㅠ
    오늘도 유익하고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2. 내 평생 한번은 해 보고 싶었던게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여행하기 였는데 그냥 용민님 보면서 대리만족 할렵니다~전 엄두도 못 내겠네요....

  3. 오오...시베리아 횡단열차! 광장히 낭만적이거나 또는 장엄하리라고 생각했는데 동승인이 복병이라니!!! 후각이 예민한 저같은 사람은 꿈도 꾸지 말아야겠어요ㅠㅠ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말릴 수 없으니 도시락이나 먹어야겠다...ㅎㅎ 최고의 유머감각 ㅎㅎ

  4.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나왔네욤.
    그런데... ㅠㅠ 이를 어째요~~
    글을 읽는 내내 용민군이 안스럽고 짠해서~
    밀폐된 공간이라 그 괴로움이 어떨지 눈에 선하네요.
    더구나 샤워시설도 없는 열악한 상황이니
    그 아저씨가 깨끗하게 씻었을 리도 만무하고...
    그 와중에 맛나게 끼니를 해결하는 용민군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ㅎㅎㅎ

  5. 기차역에서 꽤 오랜기간 정차하나봐요.
    마트도 들리고,음식점에서 밥도 사올 수 있을 정도라니까요.
    하지만 러시아 아저씨의 암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6. 하하하 배 놓은 아저씨 대단한데요
    모스크바 추억들이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7. 절레절레... 하지만 나도 열차타보고싶지 말입니다. @ @

  8. 시베리아 도보 회단 중

  9. 나같은 사람은 냄새에 워낙 예민해서 7일씩이나 암내를 맡으며 여행하라면 아마 바로 표 버리고 내렸을 겁니다. ㅎㅎ
    아니면 내 암내를 최대한 보강해서 맞불을 놓던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ㅎㅎ
    여행기의 끝이 다가오니 좀 서운하기 시작하네요.

  10.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로망을 가졌는데 현실적인 여행기로 그 로망이 반감이 되네요.
    그래도 님의 여행기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실제로 여행다니는 기분이 들 정도에요. 감사합니다.

  11. 저도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낭만이 있었는데 갈수록 초췌해지는 님얼굴과 동승인 에피소드는 낭만이 아니라 현실이다 라고 이야기해주는군요. 정말 잘봤습니다.

  12. 리얼한 이야기네요ㅎ 얼굴의 변화를 사진으로 남긴것 좋은것같아요~ 배낭여행 곧 가는데 저도 도전ㅋ

  13. 암내가 1위를 달린다....

  14. 으으으... 암내라니....ㅠㅠ 저도 저런 비슷한 경험이 잇었습니다.
    영국에서 연극을 보러 갔는데 앞에 앉은 아리따운 아가씨가 코트를 벗자
    정말 정신이 아찔할 정도의 냄새가 풍겨오더군요
    2시간 동안 내내 고역이였는데
    7일동안 그냄새를 견뎠다니 존경스럽네요...
    전 한 삼십분 있다가 도저히 못견뎌서 자리를 옮겼거든요...ㅋㅋ
    근데 워낙 지독해서 자리를 옮겨도 그 냄새가....ㅠㅠ
    (여자가 되게 예뻤는데 그런 냄새가 나니까 진짜 충격이였던 ㅋㅋ)
    여튼 정말 대단하십니다..ㅎㅎ

  15. 멈추지 않는 시베리아 열차라니 대단한 도전을 하시는군요 ㅎㅎ

  16. 멋진삶을 사시는군요..부럽습니다..세계를 다니며 이동경비와 식비 잠자리등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요..아무쪼록 몸 건강히 계획하신 세계일주 잘 마치시고 돌아오시기를 멀리 청주에서 바라겠습니다..^^

  17. 저렇게 추운데 여름?

  18. 시베리아열차 꼬옥 타고싶어요.
    재밋게 읽었어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2. 붉은 광장이 있는 모스크바. (러시아 -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최대한 늦게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탔지만 새벽에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호스텔에 찾아가니 다행히 빈 침대가 있어 바로 체크인을 하고 잠을 잤다.

예전에는 야간이동을 해도 별로 피곤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피곤함이 쉽게 찾아온다.

눈을 뜨고 보니 벌써 해가 지려하고 있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첫 날을 이대로 보낼 수 없으니 카메라를 챙겨 거리로 나간다.

똑같은 러시아인데 상트페테르부르크와는 다르게겨울의 향기가 물씬 난다.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테트리스 성당인 성 바실리 성당도 보인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비슷한 모양인 피의 성당을 봐서 그런지 큰 감흥이 없다.

상트페레트부르크에서 피의 성당을 처음 봤을 때는 그 아름다움에 정말 설렜었는데 원조인 성 바실리 성당에게 미안해진다.

여행을 많이 할수록 새로운 풍경에 대한 역치가 높아지는 것 같긴하다.

겨울이 오면 서울 시청 앞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하듯이 크렘린 궁 앞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하고 있었다.

아이스링크가 개장했었으면 쇼트트랙의 나라에서 온 여행자의 위엄을 보여줬을텐데 아쉽다. 

이 문을 지나가면 그 유명한 붉은 광장이 나온다.

붉은 광장은 원래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불렸는데 러시아의 혁명 기념일에 사람들이 붉은 깃발을 들고 모여 광장을 붉은 색으로 물들인 뒤로 붉은 광장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호스텔에 모스크바 지도가 없길래 여행자센터에 가서 관광지도를 받았다.

구글 맵을 이용하면 편하다고들 하지만 아직은 한 눈에 들어오는 지도를 보며 하는 여행이 더 좋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모스크바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굼 백화점을 가보기로 했다.

밖에서 본 백화점 건물도 대단했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정말 화려했다.

여기 저기 구경을 하다보니 다리가 아파 이만 돌아가기로 했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러시아의 패스트푸드점인 째레목이라는 가게에 들어가봤다.

뭐가 뭔지 모르니 그림을 보고 주문해야해 러시아식 물만두인 펠메니를 시켰는데 사워크림을 얹어 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합이었는데 먹어보니 꽤 맛있었다.

러시아에 왔으면 당연히 도시락을 먹어줘야한다.

중앙아시아에서 먹던 그 맛이 떠오른다.

오늘 아침은 어제 사온 씨리얼이다.

같은 탄수화물이지만 밥을 먹으면 하루가 든든한데 씨리얼은 배 부르게 먹어도 금방 배가 꺼진다.

러시아의 지하철 역이나 지하통로에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데 사람 사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지하 상점들을 좋아하던 것이 아마 구 소련의 영향인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열심히 달려 입장 티켓을 샀다.

다들 노어를 읽으실 줄 아실거라 믿고 무슨 티켓인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하철역 근처에 장이 열렸는데 다양한 해산물이 많이 보였다.

왠지 매운탕 거리를 사고 싶었지만 고춧가루도 없고 직접 만들어 먹기 귀찮아 그냥 눈으로만 구경했다.

모스크바 시내에는 러시아 국립도서관이 있다.

국립도서관 앞에는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이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의 작품을 남겼는데 이런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이 맞아주는 러시아 국립도서관에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여러 책들의 초판본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오늘은 크렘린 궁 안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궁 안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끊어야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국제학생증 덕에 할인을 받았다.

속된 말로 러시아를 국제 깡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국제학생증을 비롯해 예술, 문화 방면에서 학생이나 어린이들을 대우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크렘린 궁은 지금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기에 입장권이 있다고 해도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고 한다.

내가 산 표는 무기고인 아머리 챔버의 입장권인데 딱 무기고 근처만 갈 수 있고 주변은 군인들이 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입장권만 사면 크렘린 궁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


무기고는 사진 촬영도 금지라 기록으로 남은 것은 없지만 다양한 전시물들이 재미있어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았다.

특히 오래된 성경책들이 정말 멋있었다. 

구 소련의 상징인 꺼지지 않는 불꽃은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도 있었다.

나라를 위해 싸운 군인들을 잊지 않고 기리는 모습은 봐도봐도 부럽다.

징병제인 탓도 있고 과거 군부독재의 영향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군인들을 '군바리'라고 놀리기 보다는 고맙고 존경스러운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 건물은 붉은광장의 한 편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 국립 역사 박물관인데 난 박물관보다 미술관이 좋으니 밖에서만 구경하기로 했다.

여기가 그 유명한 레닌의 묘인데 베트남에서 본 호치민의 묘가 떠오른다.

베트남이 소련에서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면서 함께 묘를 쓰는 법도 같이 배워왔나보다.

오늘 저녁은 쌀밥이 당겨 마트에서 파는 볶음밥과 닭고기를 샀다.

역시 한국인은 쌀밥을 먹어야한다.

저녁을 먹고 붉은광장을 가로질러 가려고 보니 문을 닫아놔 한참을 빙 돌아갔다.

내가 저녁에 붉은 광장을 가로지르려 했던 이유는 바로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다.

모스크바에서 일하고 계신 형님들과 여행 중인 한국 사람끼리 만나 술 한잔을 하기로 했다.

간단히 맥주를 마시다 보드카를 사들고 형님네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셨는데 보드카가 왜 보드카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마셨다.

아침에 밖으로 나오니 웅장한 건물이 나를 반겨준다.

역시 러시아의 기상은 대단하다.

아마 맥도날드라고 써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가면 햄버거가 먹고 싶어질까봐 멀리서 사진만 찍었다.

모스크바의 번화가인 아르바트 거리인데 주말이라 문을 연 가게가 별로 없었다.

번화가는 북적거려야 제 맛인데 아쉽다.

이것이 러시아다.

조형물을 공용 재떨이로 사용하는 것인지, 재떨이를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붉은 광장을 지나가는데 웨딩 촬영 중인 커플이 보여 구경하며 행복하기를 빌어줬다.

날씨가 너무 좋아 자꾸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붉은 광장의 입구에는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는 장소가 있는데 중앙에 서서 등 뒤로 동전을 던졌을 때 원 밖으로 안 넘어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지자마자 거지들이 동전을 주워가고 있었는데 여기서 하루만 동전을 주워도 모스크바 여행할 돈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문은 모스크바 거지 연합에서 퍼뜨린 것 같다.

이 성당은 카잔 대성당인데 1612년 폴란드의 침공을 막은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한다.

배가 고파 작은 노점에서 간단한 핫도그 빵을 하나 샀더니 전자렌지에 데워준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북한 음식이다.

북한과 교류 중인 나라들에는 외화벌이를 위한 북한 음식점이 있는데 모스크바에도 평양 음식점이 있다고 해 찾아와봤다.

존경하는 국정원 직원분들, 전 그저 북한 식당이 궁금했을 뿐 북한과는 아무 상관 없는 착한 시민입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평양 온반이라는 음식을 시켜봤는데 닭고기 국 맛이 났다.

간은 전체적으로 삼삼했지만 깔끔한 맛이라 좋았다.

온반 하나로는 배가 차지 않으니 냉면도 한 그릇 시켰는데 이 것도 맛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니 스피아민트 껌을 준다.

북한 음식과 사람이 궁금해 찾아가봤는데 우리와 별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 한국어를 이용해 주문을 받고 있었다.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 평양 맛집을 찾아가보고 싶다.

러시아의 지하철에는 공용 와이파이도 설치되어 있었다.

드디어 내가 산 입장권을 쓸 때가 되었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생활은 볼쇼이 발레단이지만 발레가 별로 당기지 않아 볼쇼이 서커스를 보기로 했다.

볼쇼이는 러시아어로 '크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서커스 공연은 하나의 큰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묘기들이 펼쳐지는데 정말 재미있고 신났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호랑이도 나오는 줄 알았는데 곰만 나와 조금 아쉬웠지만 공중곡예는 정말 대단했다.

재미있게 공연을 보고 시내로 돌아와 쇼핑몰을 잠시 둘러보다 숙소로 향한다.

그냥 돌아가기 아쉬우니 성 바실리 성당의 야경을 한번 더 봐주고 집으로 돌아간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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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러시아는 가 본적이 없지만 사진이 너무 생생해서 직접 보는 거 같네요 코젤 먹고 싶어졌어요 ~

  2. 참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붉은 광장이 있는 모스크바=여행시기가 언제인가요?

  3.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모스크바네요.
    책에서만 보던 유명한 책들의 원본이 모스크바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니 그저 놀랍네요.
    마치 모스크바의 상징인듯 느껴지던 많은 붉은색 건축물들과
    약간은 다른듯 보여서 더 눈이 간 카잔대성당 정말 멋져요.
    덕분에 오늘도 눈호강 제대로 했어요.

  4. 너무 너무 재밌어요!!!!!>_<

  5. 볼쇼이와 붉은 광장
    대표적 러시아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보니 즐겁군요.
    러시아 호텔 살인적이었던 기억만.

  6. 테트리스 성이 참 멋지네요.

  7. 러시아 여행전 읽어보고 갔었는데, 돌아와 다시 보니 새롭습니다.
    덕분에 여행에 많은 도움 받았고, 혼자 출발할 때 두려움을 덜었읍니다.
    젊은 분이 프로필 사진 아래 적어 놓은 자신의 소개글을 읽고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더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하나씩 내려놓으려 하는 요즈음....
    힘을 얻고 갑니다.
    중늙은이 여자 혼자라 모두들 걱정하며 만류했던 러시아 여행을 혼자 마치고 돌아와, 다시 힘을 내서 새로움을 기약합니다.
    감사합니다.

  8. 요즘 배낭여행기에 푹 빠져있어요 ㅋ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1. 세계 3대 미술관이라 불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 (러시아 -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에 오니 호스텔에서 조식을 챙겨줘 너무 행복하다.

무염버터에 소금을 솔솔 뿌려 빵에 발라먹으면 살도 찌고 맛도 좋다.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묵었던 호스텔은 MIR 호스텔인데 시설도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가장 좋았던 점은 호스텔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지도였는데 상트페테르부트크의 주요 포인트들이 잘 표시되어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장 큰 번화가인 넵스키대로를 걸어가다 도로 가운데서 사진을 찍으면 멋있을 것 같아 신호등의 신호가 바뀌길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가보기로 했다.

다른 구소련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지하철 속도는 꽤 빠르고 소음이 조금 나지만 러시아스러워서 재미있다. 

러시아의 지하철역사는 마치 미술관처럼 꾸며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하다.

우리나라도 경복궁역과 같은 몇몇 역은 주제가 있게 꾸며져 있는데 이런 역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하철에서 내려 지도를 보며 내가 가려한 박물관을 찾아가는데 자꾸 외진 곳으로 간다.

설상가상이라고 눈도 내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조금은 겁이 나지만 우선은 지도를 따라간다.

지도를 믿고 계속 걸었더니 내가 찾던 철도 박물관이 나왔다.

역시 지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철도박물관에는 만화나 영화에서만 보던 각종 열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상트페테르부트크는 1837년 러시아 최초로 철도가 놓여진 곳이며 유럽으로 향하는 철도가 있는 곳이기에 선박으로 들어온 물품을 철도로 수송시킬 수 있는 중요한 무역항이다. 

열차 앞에는 각 열차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영어로 적혀있는데 우리나라의 새마을호처럼 생긴 이 열차는 1987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눈이 내려 조심히 걷고 있는데 누군가 얼음에서 미끄러진 흔적이 보인다.

나도 얼음에서 미끄러져 카메라가 고장나 본 적이 있어 괜히 남 일 같지가 않다.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을 때는 항상 조심해야한다.

내가 철도 박물관에 온 이유는 바로 이 열차 때문이다.

이 열차는 냉전시대에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열차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뭘 봐야 잘봤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던 중 핵미사일 발사 열차가 전시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철도 박물관으로 왔다.

밀리터리 덕후까지는 아니여도 미사일에 대해 작은 관심은 있기에 이 곳을 찾아왔는데 비록 모형일지라도 핵미사일을 직접보니 정말 즐거웠다.

열사 발사 차량의 길이는 23.6m인데 23m짜리 미사일이 들어간다고 한다.

게다가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1만km 가까이 된다니 정말 신기했다.

화끈한 러시아답게 대구경 포를 탑재한 열차도 있었는데 열차나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열차박물관에 오면 재밌게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물관의 입구쪽에 호스텔이 하나 있었는데 너무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밤에 숙소 밖으로 나가면 위험할 것만 같았다.

역시 숙소는 번화가에 잡는 것이 치안이나 접근성면에서 좋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거리를 걷는데 정말 유럽스럽다.

마치 겨울의 유럽을 거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이삭 성당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오늘이 정기 휴관일이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거리를 걷다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작은 레스토랑에서 런치 코스요리를 팔고 있길래 들어갔다.

우선은 전채요리부터 시작한다.

다음은 죽과 스프를 섞어 놓은듯한 음식이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메인 요리는 중앙아시아에서 먹었던 라그만과 비슷한 요리였다.

런치메뉴라 그런지 적당한 가격에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배도 채웠으니 이제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향한다.

마침 수요일엔 저녁 9시까지 개장을 하기에 오늘은 러시아 작품에 푹 빠져보기로 했다.

외부 온도가 1도라고 하지만 난 이제 1년 365일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유지 중인 박물관으로 들어갈 것이니 괜찮다.

국제학생증으로 학생할인을 받아 입장권과 사진촬영권을 샀다.

에르미따주 미술관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촬영권을 따로 사야하니 주의해야한다.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는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잘 통하므로 추가 요금을 내고 오디오 가이드를 빌린다.

그래도 대한항공의 후원으로 한국어로 녹음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웨딩촬영을 하러 온 것 같은데 미술관에서 촬영할 생각을 하다니 정말 참신한 것 같다.

이런 미술관에서 찍은 웨딩 화보는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유럽의 다른 미술관들처럼 시작부에 웅장한 계단과 화려한 장식이 되어 있는데 시작부터 기대가 된다.

입구에는 자수 작품부터 시작이 되는데 아무리 도안이 있다지만 이렇게 거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역시 예술은 신기하다.

이 작품은 금으로 만든 시계인데 정각마다 움직이고 소리가 난다고 한다. 

이 작품은 누구나 다 아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표현한 작품인데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져 잠시 기도를 올렸다.

제발 세상에 종교로 싸우는 사람이 없고 항상 평화가 가득했으면 좋겠다.

이 작품도 예수님의 탄생이라는 너무 유명한 상황을 표현하고 있었다.

여행을 하며 종교화를 볼 때마다 가톨릭 신자들이 부럽다.

무교지만 불교적 깨달음이 마음에 들어 불경은 조금 읽어봤지만 성경은 다가가기 어려워 유명한 사건 밖에 모르는 것이 아쉽다.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성모 마리아와 아이라는 작품인데 성모 마리아의 표정이 너무 따뜻해 사진을 찍었다.

이 그림은 그리스 신화의 음악의 신 아폴론과 마르시아스의 내기를 나타낸 작품이다.

마르시아스가 입을 대기만 해도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피리를 주운 뒤 자신이 아폴론 보다 더 뛰어난 음악을 연주한다는 소문을 내고 돌아다녔다.

이 소문을 들은 아폴론은 마르시아스를 찾아가 누구의 음악이 뛰어난지 겨뤄보자고 했고 내기에서 진 사람의 가죽을 벗기기로 했다.

심판을 맡은 9명의 뮤즈들은 아폴론의 음악이 더 좋다고 했고 오직 미다스 왕만 마르시아스의 손을 들어줘 아폴론의 승리로 내기가 끝났다.

그 뒤, 아폴론은 마르시아스의 가죽을 산 채로 벗겼고 자신의 음악을 못 알아 본 미다스 왕의 귀를 당나귀 귀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다음 전시관으로 가기 위해 황금빛으로 빛나는 회랑을 걷는데 찬란하게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진정한 예술이자 건축처럼 느껴져 한참을 구경했다.

계속해서 관람을 하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했다.

이탈리아 화가인 Carlo Dolci의 그림이었는데 그림 속의 부인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림을 보다보니 뉴욕에서 처음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을 만났을 때의 감동이 떠올랐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네덜란드 헤이그 여행기 - http://gooddjl.com/270 를 읽어주세요.


다양한 작품들이 있어 미술관을 걷기만 해도 힘이 든다.

그래도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니 잠시 의자에 앉아 쉬다 관람을 계속한다.

어디선가 많이 본 화풍이길래 다가가 보니 역시나 렘브란트의 작품이었다.

유럽 여행을 하며 렘브란트의 작품을 많이 봐서 그런지 렘브란트의 그림은 멀리서 봐도 확 티가 나는 것 같다.

어떻게 붓으로 이런 빛 표현을 했는지 정말 대단하다. 

그림도 아름답지만 그림을 보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뒷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어봤다.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지레 겁을 먹고 그림을 볼 줄 모른다고 하기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미술관에 가 다양한 그림을 보는 것이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인 것 같다.

나도 여행을 하기 전까지는 미술관에 가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여행을 하며 다양한 미술관에 들어가보니 작품을 보는 재미를 조금이나마 알게됐다.

역시 여행은 참 좋은 것 같다.

이 그림은 베들레헴의 영아학살을 다룬 기독교 작품인데 성경에 따르면 그리스도와 그의 가족이 이집트로 도피하자 노한 헤롯 왕이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의 모든 남아를 죽이라고 했었다고 한다.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것도 인간이고 가장 악한 마음을 가진 것도 인간인 것 같다.

이 전시실은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알렉산드르 전시실이라고 한다.

그 누구도 막지 못할 것 같았던 나폴레옹의 침공을 막은 자부심이 느껴지는 전시실이었다.

이 그림도 유명한 그리스 신화인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키프로스 섬의 타락한 여자들을 혐오하던 피그말리온은 자신의 이상형을 조각했는데 너무도 아름답고 완벽한 조각상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러다 자신의 조각상에 생명을 넣어달라고 아프로디테에게 기도를 올리고 그 기도를 들은 아프로디테는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 넣어준다.

피그말리온은 살아난 조각상에게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결혼해 파포스라는 딸을 낳고 살았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손재주가 좋아야 미녀를 만날 수 있나보다.

난 손재주가 좋지 않으니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조각상이나 감상해야겠다.

아름다운 대리석 조각들을 볼 때마다 자신이 생각한 모습을 그대로 조각한 조각가들에 대한 존경심이 든다.

크고 특별한 방에는 웬만하면 다 금칠이 되어 있다.

지금은 전구로 불을 밝히고 있지만 과거에 촛불로 불을 밝히고 있었을 이 방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이런 서재가 있다면 나도 열심히 공부할텐데 이렇게 멋진 서재가 없어 공부를 안하게 된다.

멀리서 볼 때는 그냥 옥으로 만든 기둥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조각을 짜 맞추어 만든 기둥이었다.

기둥도 아름다웠지만 무엇이든 멀리서 대충 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직접 가까이 대면해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방은 역사상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했던 사람 중 한명인 표트르 대제를 기념하기 위한 방이다.

이 전시실은 1812년의 갤러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역시 나폴레옹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갤러리이다.

갤러리의 벽에 걸려있는 초상화들은 나폴레옹 전쟁에 참여했던 장군들과 귀족들의 초상화들이라고 한다.

낮에 들어가 아름다운 작품들을 구경하다 보니 저녁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왔다.

미술관 내부에 있는 작품들도 아름다웠지만 조명이 켜진 에르미타주 미술관도 참 아름답다.

계속 구경하느라 힘이 들었으니 저녁은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첫번째 접시만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맛있었다.

숙소에 돌아가 맡겨뒀던 가방을 찾고 지하철을 환승하는데 지하철 승강장에 철문이 있었다.

설마 스크린 도어인가 하고 지켜보니 진짜 스크린 도어였다.

쇠로 만든 스크린 도어를 달다니 불곰국이라 불리는 화끈한 러시아다웠다.  

배낭을 메고 간 곳은 모스크바역이다.

러시아의 기차역 이름은 특이한데 이름을 지을 때 역이 있는 지명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도착할 곳의 지명을 붙인다고 한다.

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갈 것이니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모스크바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야한다.

기차역 내부에는 러시아의 기차 노선도가 있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는 것 같았다.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모스크바로 떠날 기차가 들어온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는 러시아 철도청 홈페이지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6인 침대칸을 예약했는데 자리가 좁긴하지만 푹신한 베개와 따뜻한 이불이 있으니 괜찮다.

이제 자고 나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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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술관이 옛 동화에 나오는 궁전같아요.그림도 조각도 진짜 멋있어요.정말 가 보고 싶을만큼.지하철역도 예술이네요..지금 이 순간만은 용민님이 무지 부럽답니다~

  2. 모스크바 역 기억이 생생합니다.
    멋진 포스팅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되었네요.

  3. 내 자신이 직접 미술관에 들어 간 것같은 환상이었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미술관 건물도 아름답고 화려하고 잘 봤습니다. 님은 세상구경 다 해서 여한이 없을 거 같아요. 지금은 여행 중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는데 또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세계여행을 또 하고 싶은지 궁금하군요. 한 번 빠지면 계속하고 싶은 것이 여행이라던데 ㅡ 무엇이든지 다 마찬가지겠지만 ! 얼마 전에 페북에서 제주도에 있다는 소식을 봤는데 취업준비는 잘하고 있는지 ㅡ 힘든 배낭여행을 잘 해온 것을 보면 무엇이든지 잘 할 것같은 멋쟁이임에 틀림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4. 부럽기도 하고 멋있어 보아네요
    저도 꼭 여행하는 삶을 살아보고 십다는 요구를 마구마구 느끼며 갑니다

  5. 미술작품 설명도 잘해주시고,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6. 철도박물관도 스케일이 대단하네요.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기차라니 그저 놀랍습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달리 더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러시아제국의 화려함과 전성기를 보는 듯 합니다.
    그 안에서 웨딩촬영을 하면 그 시대의 공주와 왕자처럼
    멋지게 나오겠네요.
    예술작품은 말할 나위도 없고 서재가 정말 예술이네요.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상위 1% 학생들과는 눈도 맞춰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용민군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를 해봅니다.
    사람은 자고로 그런 서재에서 공부를 해야 합니돠!!! ^^
    멋진 사진 잘 봤습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0. 따뜻하고 아름다운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여행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카자흐스탄을 여행이 무비자로 바뀌어 중앙아시아 여행을 쉽게 마쳤는데 러시아도 내가 여행하기 몇 달 전에 무비자 협정이 맺어졌다.

덕분에 간단한 입국 신고서만 제출하고 러시아에 입국했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야간 버스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버스터미널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배가 고프니 비상식량으로 챙겨온 헬싱키의 Fazer에서 사온 초콜릿을 먹으며 쪽잠을 잤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이란에서 산 공기 베개를 두고 내렸다.

집이 점점 가까워진다고 긴장이 풀리고 있는 것 같은데 끝까지 조심해야겠다.

러시아는 러시아 화폐인 루블을 쓰기에 환전을 해야한다.

해가 밝았길래 밖으로 나와 환전소를 찾는데 버스 정류장 근처에 환전소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몸은 피곤하고 환전소는 보이지 않아 그냥 ATM을 이용할까 하던 찰나 문을 열고 있는 은행이 보였다.

경비 아저씨와 손짓 발짓으로 대화를 했는데 30분 뒤에 환전창구가 여니 응접실에서 쉬고 있으라 해 잠시 눈을 붙인 뒤 드디어 루블을 환전할 수 있었다.

러시아 형아들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겁이 좀 났지만 해가 떴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으로 은행을 찾아 돌아다녔다.

러시아 돈도 있으니 이제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묵을 숙소를 향해 떠날 시간이다.

이 코인은 러시아의 지하철 토큰인데 개찰구에 넣고 타면 된다.

러시아의 지하철은 구 소련 시절, 냉전을 거치며 유사시 방공호의 역할을 겸할 수 있게끔 깊은 지하에 건설되어 있다.

깊은 깊이만큼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도 빠르지만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이미 겪어 봤기에 아무렇지 않은 듯 여유롭게 탔다.

호스텔에 도착하니 정말 아름다운 누나가 러시아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얼리 체크인을 해주고 아침을 안 먹었으면 같이 조식을 먹어도 된다고 한다.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인데 누가 러시아 사람들은 무뚝뚝하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야간 버스를 타며 피곤했으니 우선 씻고 잠시 눈을 붙였다. 

이 건물은 에르미타주 미술관으로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오늘은 첫 날이니 겉에서만 구경하고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에르미따주 미술관 근처에는 넓은 중앙 광장이 있다.

자 잠시 러시아의 스케일을 한번 감상하고 가겠습니다.

흔히들 대륙의 기상을 말하는데 러시아의 기상도 충분히 대단한 것 같다.

에르미따주 미술관은 과거 제정 러시아 황제들이 겨울을 지내던 곳이라 겨울 궁전으로도 불리고 있는데 아름다운 색과 섬세한 조각들은 궁전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중심에는 네바 강이 흐르고 있는데 아직 얼 정도로 춥지는 않은 것 같다.

이 탑은 해전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로스트랄 등대인데 과거 해전에서 이기면 상대방의 뱃머리를 빼앗아 장식하던 나타낸다고 한다.

아이들이 단체로 소풍을 나온 것 같았는데 선생님을 졸졸 쫓아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다음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멀리 첨탑이 보이는 곳까지 가보기로 했다.

호스텔에서 얻은 지도를 보니 페트로 파블로스크 요새라고 한다.

러시아의 지명을 보니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를 읽을 때 나를 힘들게 했던 길고 비슷하고 어려운 러시아의 지명과 러시아 사람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발트해와 연결된 항구도시이기에 당연히 배를 이용한 레스토랑도 있었다.

러시아어 발음으로 읽으면 스또이띠라고 읽어야하지만 난 계속 크통으로 읽으며 이렇게 읽으면 발음이 참 귀여울텐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눈이 많이 오는 나라답게 도로에는 염화칼슐이 넘치도록 뿌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도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때문에 생긴 부식으로 말이 많은데 러시아의 자동차도 문제가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 화통한 러시아 형들은 별로 신경을 안 쓸 것 같기도 하다.

걷다보니 내가 목표로 했던 페트로 파블로스크 요새에 도착했다.

아까 만났던 아이들을 다시 만나 손을 흔들어 줬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페트로 파블로스크 요새에는 그 유명한 표트르 대제부터 알렉산드르 3세까지의 황제들이 묻혀있다고 한다.

요새 안에는 행운의 토끼가 있는데 나무 기둥에 동전을 올리면 행운이 오는 듯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고 있었다.

나도 주머니에 들어있던 동전을 몇개 던져봤는데 다 팅겨져 나왔다.

러시아는 막연히 차갑고 추울 줄만 알았는데 러시아도 똑같이 사람이 사는 곳이고 충분히 아름다웠다.

다시 시내로 돌아오니 테트리스 게임에서 많이 본 듯한 성당이 보인다.

우리가 테트리스에서 본 성당은 모스크바에 있는 성 바실리 성당이고 이 성당은 피의 사원이라 불리는 그리스도 부활 성당이다.

국제학생증이 있어 학생할인을 받아 150루블(한화 3,000원)만 내고 입장할 수 있었다.

내부에는 19세기에 그려진 다양한 모자이크화가 있는데 19세기 러시아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특히 높은 천장에도 새겨진 모자이크화들은 정말 장관이었다.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이탈리아를 못 가봤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탈리아에 가 로마의 성당에 들어가 보고 싶다.

이번에도 역시나 우리 가족의 건강부터 세계 평화까지 부탁드린다는 기도를 올리고 나왔다.

다시봐도 정말 예쁘다.

너도 참 예쁘다.

다시 길을 걷는데 참 마음에 드는 가게 간판이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하얀색과 하늘색의 조합으로 간결하게 'I CAN FIX'라고 쓰인 간판은 정말 센스가 넘쳐보여 고장난 물건도 없는데 안에 들어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점심 겸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마트에 갔는데 치킨 냄새가 너무 향기로워 나도 모르게 치느님을 영접했다.

214루블(한화 4,500원)정도 하는 값이었지만 러시아의 공원에서 치맥을 즐기는 값으로는 충분했다.

맛있게 치맥을 먹고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스톨에서 팬케이크처럼 생긴 음식을 하나씩 사먹고 있어 나도 하나 주문했다.

이건 블리니라고 불리는 러시아의 전통음식인데 다양한 토핑이 있어 디저트로 먹기에 딱 좋았다.

상트페레트부르크는 표트르 대제가 황량한 습지였던 곳에 세운 계획도시인데 그가 유럽 순방을 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도시에 표현하고자 했고 러시아의 암스테르담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상트페테르부트크의 건물들은 큼직큼직해 러시아스러우면서도 유럽의 모습이 많이 녹아있다.

이 동상은 표트르 대제가 아니지만 표트르 대제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자면 그는 호기심이 많고 도전적이며 천재였다고 한다.

유럽 순방을 하면서 네덜란드의 조선소에 일꾼으로 들어가 그들의 조선술을 배우려고 했으며 해부학까지 배웠다고 한다.

게다가 현대식 육군과 러시아의 첫 해군함대를 창설하고 크림반도로 직접 원정을 나갔으며 러시아 영토를 확정짓는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이러한 업적 때문에 황제가 아닌 대제라고 불리고 있는데 정말 멋있는 것 같다.  

러시아는 시티은행 가맹국이기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시티은행 지점이 있다.

해질녘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중심가인 넵스키 대로를 걷는다. 

아직 주머니에 달러가 좀 남아 있어 러시아에서는 달러를 환전해 쓰기로 했다.

여러 환전소를 돌다 괜찮은 환율이 보여 총알을 두둑히 장전했다.

더럽다고 비둘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둘기에게 밥을 주는 사람도 있다.

비둘기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로는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를 걷다보면 사람들이 다 모델처럼 보인다.

남자는 관심이 없으니 누나들을 주로 보게 되는데 다들 8등신에 작고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오기 전까지는 콜롬비아 누나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줄 알았는데 러시아 누나들이 키도 크고 얼굴도 작아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로 들른 곳은 카잔 성당이다.

이 곳은 1812년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벌인 조국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한 뒤 빼앗은 107개의 프랑스 깃발이 전시되어 있고 그 당시 러시아 군의 장군이었던 쿠투조프 장군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정말 아름답고 웅장했지만 분위기가 너무 엄숙해 사진은 찍지 않고 조용히 눈으로만 감상한 뒤 기도를 올리고 나왔다. 

아름다운 네바강을 바라보다 숙소로 돌아간다.

인터넷으로 접했던 러시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정말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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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추운데 밖에서 치맥을 즐기신 건가요ㅎㅎㅎㅎㅎ
    러시아 사람들은 친절한 사람들은 친절한데, 일단 덩치도 크고 대답도 되게 단답형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안 되면 서로 피하게 되더라고요.

  2. 러시아 느낌 온통 받습니다.
    추울 때 갔었는데 아직도 얼얼
    멋진 포스팅 아름다워요.

  3. 비밀댓글입니다

  4. 러시아 한번 가보고 싶어요...~~

  5. 스또이띠가 아니라 그냥 스똡ㅃ이라고 읽어요~

  6. 드디어 러시아에 갔네요?
    무비자 입국을 했다니 정말 용민군 운이 좋으네요. ^^
    책에서만 봤던 에르미따쥬 박물관과 성당들 잘 봤습니다.
    유럽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화려함을 느꼈어요.

  7. 용민이 잘 지내나?

    역시나 재미있게 봤다. 7월에 휴가 나가면 술한잔 먹자

  8. 일단...정말 정성스런 포스팅이네요. 그리고 그림같이 아름다운 러시아 정경까지....
    힘든 것도 많겠지만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고 계신 듯....가끔 놀러올게요^^

  9. 유러스러한? 러시아 건물들도 조각해 놓은 듯 모든 것이 아름답습니다. 여기서 잠깐 고양이 사진이 있어 생각나서 질문합니다. 어릴 적에 개에 물린 적이 있어 개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달려들지 않지만 제법 큰 개는 사람한테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ㅡ 여행 중 혼자서 길을 걷다 개를 만난 적은 없는지요 ?!

  10. 러시아 정말 아름다운곳이죠.단지 사는게 어려워서 사람들이 좀 과격한면이있고 젊은남자들을 조심해야할정도로 위험하기도합니다만
    그런데로 여행하기에는 무리가없다는 생각입니다.

  11. 상트페테르부르크 다녀와서 여행기를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잘봤어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1. 자연이 아름다운 조지아. (조지아 - 트빌리시, 카즈베기)


터키에서 넘어갈 나라는 조지아다.

조지아는 그루지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나라다.

그루지야는 조지아의 러시아식 표기인데 조지아에서 외국에 요청한 정식 국명은 조지아(Georgia)이다.

조지아는 소련의 국가 원수였던 스탈린이 탄생한 나라이면서 소련붕괴 직전에 독립을 한 나라이자 2008년 러시아와 5일간의 전쟁을 치뤘던 나라다.

지금까지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여행을 하면서 여러나라의 국경을 건너가봤는데 조지아 국경은 상상을 초월했다.

일반적으로 국경에 도착하면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해야하는데 당연히 터키와 조지아 국경도 그와 동일한 시스템이었다.

터키의 출입국 관리소에서 출국 도장을 받고 중립지역으로 나와 조지아 쪽으로 건너가려는데 사람들이 지금은 갈 수 없다고 한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면서 혹시나 내가 타고 온 버스가 떠났을까 빠르게 나와 함께 버스를 탄 사람들을 찾았는데 다행히 다들 국경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터키에서 조지아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조지아 국민들이라 영어를 잘 못했기에 내 주특기인 손짓과 발짓을 이용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물어보니 조지아의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자주 정전이 일어나고 전기가 복구될 때까지 출입국심사가 미뤄지니 걱정말라며 터키쉬 딜라이트를 꺼내준다.

터키를 떠나기 전에 한번 사먹어보려고 했는데 까먹었다고 하니 걱정 말고 많이 먹으라고 한다.

중간에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다 보니 해가 떴다.

밤 12시에 조지아 국경에 도착했는데 어느새 시계는 아침 6시를 가리키고 있다.

전기는 들어왔고 출입국 심사도 재개됐는데 내가 타고 온 버스는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분명히 국경 사이의 거리는 100m 정도 밖에 안됐는데 우리를 내려주고 앞으로 간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내가 복도에 들어가 앉아 있는 사이에 버스가 올까봐 계속 밖에서 기다리는데 올 생각을 안 한다.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복도로 들어가길래 나도 그냥 복도로 들어와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언젠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리는데 또 정전이 된다.

이왕 이렇게 된 것, 국경에서 1박을 하고 싶어져 늦게 올테면 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배가 고파온다.

어제 오후 4시쯤에 먹은 케밥이 마지막 음식이었는데 이제 낮 12시가 됐다.

터키와 조지아 사람들은 국경직원에게 이야기 하고 음식을 배달받던데 난 가진게 달러뿐이라 굶는 수 밖에 없다.

국경에 도착한지 12시간이 지나니 버스가 와 배낭을 찾아 조지아 출입국 심사대로 향했는데 여기도 장난이 아니다.

국경에서 이렇게 대기시킨 적도 없었지만 출입국 심사대에 줄이 없는 곳도 처음이었다.

줄이 없고 서로서로 눈치를 보며 앞으로 밀고 나가는 아수라장이었다.

눈치껏 줄을 서고 앞으로 파고 나가 겨우 입국 도장을 받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조지아에 360일간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데 1년 중 5일만 터키에 놀러 갔다 오면 되니 장기여행자에게는 꿈의 나라라 할만 하다.

터키 국경에 도착해 도장을 받기까지 14시간이 걸렸다.

버스에서 먹으려고 터키에서 사온 감자칩으로 거의 20시간 만에 허기를 달랬다.

버스는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로 향하는데 도착 시간이 애매하다.

원래는 야간버스이기에 트빌리시에 낮에 도착할 계획이었는데 이 상태로 가면 새벽에 도착할 것 같았다.

예상대로 버스는 밤 12시가 다 되어서 트빌리시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아무리 여행을 오래했다지만 늦은 밤에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움츠러 들게 된다.

우선 택시를 타기로 하고 같이 버스를 타고 온 부부에게 택시 정류장을 물어보니 터미널에서 타면 바가지가 심하다며 자신들이 밖에 나가 잡아준다고 한다.

택시비로 낼 약간의 달러를 환전하고 착한 부부가 잡아준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다행히 문이 열려 있어 바로 체크 인을 하고 씻자마자 잠들었다.

쥐 죽은 듯이 잠을 자다 일어났는데 도미토리에 있는 외국친구가 혹시 바나나 먹을 사람이 있냐고 묻는다.

배가 많이 고팠기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을 했더니 배가 많이 고프냐며 웃으며 바나나를 건네 준다.

바나나를 먹으며 국경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참 힘들었겠지만 조지아는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니 지난 일은 잊으라고 한다.

나도 웃으며 언제 이런 국경을 넘어보겠냐며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해줬다.

트빌리시에 잡은 호스텔은 가장 가격이 저렴한 곳이었는데 주택가에 위치했지만 조용하고 깔끔했다.

이제 정신을 차렸으니 제대로 된 밥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물론 밥을 먹으려면 돈이 필요하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 환율에 민감해지는데 가장 좋은 환율로 환전을 하는 방법은 정말 쉽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통하는 미국의 달러를 가지고 매입과 매매 환율 차이가 가장 작은 환전소를 찾아가면 좋은 환율로 환전할 수 있다.

국경에서 고생을 많이 했으니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 밥을 먹을까 고민하다 지금은 배가 고프니 우선은 많이 먹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 커다란 고기와 치킨랩, 샐러드를 사서 공원으로 향했다.

닭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포크가 부러졌다.

젓가락질을 잘 못해도 밥은 잘 먹을 수 있듯이 포크가 부러졌어도 난 잘 먹는다.

밥을 먹었으니 알코올을 먹을 차례다.

어제 하루 종일 버스와 국경에 있었으니 오늘은 지친 나에게 휴식을 주기로 하고 와인을 사왔다.

새벽에 들어와 죽은듯이 잠을 자다 일어나 잠깐 나갔다 오더니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와인을 마시는 내가 신기한지 다들 뭐하고 있냐고 물어본다.

난 아주 당연하게 와인의 나라인 조지아에 왔는데 와인을 마시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하냐고 되물으며 와인을 권하니 금새 술판이 벌어졌다.


조지아는 포도나무의 원산지 중 하나인데 성경에서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은 아라랏산 근처의 지역이 조지아의 위치와 비슷하다고 한다.

또한 조지아에서 발굴되는 청동기 시대 유물 중에 와인을 담았던 항아리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하루종일 술을 마셨더니 짭짤한 음식이 당겨 라면을 끓였다.

외국에서 만나는 중국산 라면은 대부분 뜨거운 물을 그릇에 받은 뒤 면을 불려 먹는 방식이라 먹기는 편한데 우리나라 라면처럼 얼큰한 맛은 안난다.

아침에 갈만한 조지아 레스토랑이 있냐고 물어보니 숙소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있다며 추천을 해준다.

이 빵은 하짜뿌리라는 것인데 속에 치즈가 있고 올려진 달걀과 버터를 함께 먹는 조지아의 음식인데 사과 주스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난 한국에서 태어난 토종 한국인인데 이상하게 치즈가 좋다.

전부터 찢어지기 시작한 바지를 이제는 보내주기로 했다.

2년 동안 더럽고 힘든 곳들을 함께 해줘서 고마웠고 다음 생에는 명품 정장으로 태어나기를 빌어준다.

트빌리시에 와서 한 것이라곤 술 먹고 잠 잔 것 밖에 없지만 우선은 트빌리시를 떠나기로 했다.

어차피 조지아의 수도이니 다시 들를 것 같아 외곽지역부터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지하철 역을 찾아갔는데 언어를 전혀 알아볼 수가 없다.

편안했던 유럽과는 다르게 이제부터는 눈치로 살아남아야한다.

냉전시절에 지어진 지하철답게 한참을 지하로 내려간다.

우리나라의 이화여대 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내려가는데 냉전시절,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어땠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깊이 들어간다.

역시 어느나라를 가든 버스터미널 근처에는 시장이 열린다.

옛 바지를 떠나보냈으니 새로운 바지를 찾아 시장을 한 바퀴 돌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바지가 보이지 않는다.

내 마음에 드는 반바지가 보이지 않으면 추운 나라로 가 반바지를 입을 일이 없도록 하면 되니 걱정이 없다.

이번에 내가 갈 곳은 카즈베기라는 마을이다.

여행을 하기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마을인데 조지아에서는 자연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드디어 내가 그리워 하던 자연으로 간다.

유럽을 여행하던 4달 동안 멋진 곳도 많이 봤고 아름다운 건축물도 많이 봤지만 내 마음은 항상 자연을 그리워하고 있었는데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을 보니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전생에 도를 닦던 도인이었는지 자연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지만 불편한 봉고 버스를 타고 가는 이 길이 정말 행복했다.

카즈베기는 작은 마을인데다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는 집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왔는데 내 마음에 드는 민박집이 잘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자연이기에 기분 좋게 쉬고 싶어 이곳 저곳을 수소문 하고 다니다 대문에 호스텔이라 써진 곳을 발견했다.

별 기대없이 방을 둘러봤는데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깔끔했다.

적당한 가격에 흥정을 하고 식사도 호스텔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민박집을 기대하고 온 카즈베기이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들어간 호스텔이 너무 마음에 들어 여기 저기 사진을 찍어봤다.


여행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행기를 쓰며 최대한 맞춤법에 맞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데 그동안 가장 신경 썼던 것 중 하나는 '너무'라는 부사였다.

일상생활에서는 무분별하게 쓰이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의미로만 사용되는 부사이기에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국립국어원에서 '너무'를 긍정적인 상황에서 써도 되는 것으로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어 기념으로 써봤다.

카즈베기의 민박집들은 숙박과 식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호스텔도 숙식을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맛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집밥을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즐겁게 먹었다.

아침 식사 시간을 미리 말해 놓으면 그 시간에 맞춰 음식을 준비해준다.

사진으로 보면 일반적인 외국의 아침 식사 같지만 왼쪽에 보이는 치즈가 정말 맛있었다.

카즈베기에서 만드는 치즈라는데 치즈향이 강한 대신 맛도 진해 입과 코가 즐거웠다.

밥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는 자연을 즐기러 갈 때다.

깔끔하게 구역이 정리된 바르셀로나의 모습도 좋지만 이렇게 정겨운 시골의 모습이 더 좋다.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웅장한 자연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평범한 산 길이지만 오랜만에 이런 길을 만나니 행복해진다. 

산에 올랐으면 아름다운 꽃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 자연에 대한 예의다.

즐거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다보니 목표로 잡았던 사메바 교회가 보인다.

이런 곳에서 텐트를 치고 잔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자연이 정말 멋있다.

게르게티 산에 홀로 솟아 있는 사메바 교회는 카즈베기의 명물이라고 한다.

교회의 전망대에서 보니 카즈베기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곳에 오르면 자꾸 미니어쳐 모드의 사진을 찍게 되는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사진이 찍혀 마음에 든다.

도시락 대신 조지아의 초코파이를 싸왔는데 생긴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났다.

초코파이의 촉촉한 맛보다는 빅파이의 퍽퍽한 맛과 비슷했는데 너무 달았다.

산을 오르며 넓게 펼쳐진 초원을 바라봤을 뿐인데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원래는 사메바 교회를 지나 더 멀리 올라가보려 했는데 구름이 많이 끼었길래 그냥 내려가기로 했다.

별다른 정보 없이 온 조지아인데 카즈베기의 산을 보니 오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이야기 하지만 사람은 자연을 벗어 나서 살 수 없다.

집집마다 파이프 관이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수도관인지 가스관인지 잘 모르겠다.

왠지 가스관인 것 같은데 관리가 너무 부실하게 되고 있는 모습이라 걱정도 된다.

숙소에 돌아오니 도도한 고양이 님이 마당에서 나를 반겨준다.

산에 올라가기 전에 저녁 식사를 예약해뒀는데 스프와 함께 나오는 가정식이 담백하면서 맛있었다.

담백한 식사를 하다보니 왜 사람들이 카즈베기에서 민박집에 묵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멋있는 산과 맛있는 요리가 제공되니 민박집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마을이 작아 딱히 야경이라고 부를만한 것도 없지만 조용한 마을의 분위기가 좋다.

트빌리시는 아직 여름이라 덥지만 카즈베기는 날씨도 선선하고 모기도 없어 마음에 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겨울에 와 눈 덮힌 설산을 걸어보고 싶다. 

오늘 아침은 하짜뿌리가 나왔다.

맛있게 먹으며 하짜뿌리는 트빌리시에서 한번 먹어봤다고 하니 조지아의 음식이 입에 잘 맞냐고 물어본다.

식사는 항상 맛있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하니 진심으로 즐거워한다.

그 어떤 말보다 대접받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이 최고의 칭찬인 것 같다.

자연을 즐기며 침대에서 뒹굴다 여행기를 쓴다.

앞의 여행기에서 계속 동쪽을 가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드디어 내 마음에 쏙 드는 동쪽을 발견한 것 같다.

제대로 된 간판도 없지만 카즈베기에 대한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게 도와준 호스텔을 떠날 시간이다.

이런 것들이 우연이고 인연일텐데 앞으로도 좋은 인연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간다.

창 밖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금세 트빌리시에 도착했다.

트빌리시의 지하철은 깊기도 하지만 속도도 정말 빠르다.

예전에 유투브에서 러시아 지하철의 빠른 운행속도를 본 적이 있는데 그 것보다도 더 빠른 것 같았다.

속도가 너무 빨라 살짝 무서울 정도였다.

전에 묵었던 호스텔을 다시 찾아 갔는데 밥을 먹고 있었다며 나에게도 밥을 준다.

볶은 면에 크림소스를 얹어 먹는 요리였는데 느끼한 것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오늘도 마무리는 조지아의 와인과 함께 한다.

우리나라의 소주도 좋지만 향과 함께 천천히 오래 즐길 수 있는 와인도 좋다.

알콜 중독자는 아니지만 술은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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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루지아로 가셨군요.... 조지아라고 했지.... 음음
    그루지아는 들어봤지만 조지아라는 말은 처음들어 지도를 보니 정말 조지아라고 되어있군요...
    이란비자는 포기인건가요...
    저같음 비행기타고 과감히 이동할것 같은데, 이런 행동이 용민님이 여행의 고수가 되었음을 입증하는 모습일겁니다...
    어떤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견딘다는 것만으로도 엄지 척입니다...

    • 계절학기 기간이라고 매일매일 숙제와 퀴즈 준비한다고 겨우 여행기만 써놓고 도서관을 다녔는데 이제야 계절학기가 끝나서 밀린 댓글을 다네요.
      여행을 하며 가고 싶었던 몇 군데가 있는데 그 곳들을 어우르려고 하니 경로가 복잡해지더라구요. ㅎㅎ
      어디를 갔을지 기대해주세요~

  2. 우와우.. 풍경사진 완전 뚫어지게 보고있다가 ㅋㅋ 배고프을 잊었어요 ㅋㅋㅋ

    와인과 치즈라 용민님은 전생에 와인공장 아들인데 치즈공장 딸이랑 결혼하셨을듯,... 반대일지도;;;

    암튼 사진이 너무 예뻐서... 잘봤시유~~~

    • 조지아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앞으로 보여드릴 자연이 많이 남았으니 준비해주세요. ㅎㅎ
      양조장집 아들이라니 상상만 해도 행복한데요? ㅎㅎㅎ

  3. 큰일도 별일 아닌듯 느껴지네요
    여행속에서의 느긋함이 느껴져 너무 좋아보여요.
    "너무" 라는 단어가 그런 사연이 있는 단어인지 첨 알았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4. 저두 술이 좋은데 여행에 술이 빠질수없죠 가고싶네요 ㅠㅠ

  5. 오늘 여행가는 자전거 여행자의 여행 같습니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조지아의 모습이라 참 좋네요. ^^

  6. 조지아는 예전에 미녀들의 수다에 나온 조지아 출신 여자 출연자가 생각나는데 자연 경관이 참 멋진 곳이네요.
    왠지 시골의 느낌이 더 정겨워서 좋기도하고요.
    조지아의 와인 저도 한 번 맛보고싶네요^^

    • 미녀들의 수다에 조지아 출신 출연자도 있었나보군요.
      전 사유리, 따루 씨 등 초기 멤버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특색있는 술이 있는 나라들은 정말 부러울 정도로 술 맛이 좋더라구요.

  7. 저도 카즈베기 산 경치가 보고싶어 11월에 터키에서 버스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님의 글 읽어보니 애들데리고 국경통과가 좀 걱정되네요 음....

    • 터키와 조지아 국경은 그 날만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겪어본 국경 중에 가장 스펙타클 했던 국경이었어요.

    • 터키에서 조지아 바투미로 국경 넘었는데 아무 문제없이 바로 통과되었어요^^ 다만 넘고나니 버스가 안기다리고 떠나서 괜히 30분 기다렸지만...다행히 바투미가 15km만 떨어져서 택시로 이동했는데 가격도 저렴해서 또 다행.
      오늘 카즈베기 마지막날인데 어제저녁 천둥번개 동반 눈이 와서 정전도 되었지만 애들 처음으로 눈내리는거 구경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덮인 카즈베기 마을 오늘 너무 아름다웠어요 ㅎㅎ 겨울에 꼭 다시 방문해보세요. 저는 언젠가 여름이나 가을에 와서 교회에 걸어올라가보고 싶어요. 눈때문에 택시타고 올라갔거든요, 바람이 많이 세서 오래있지도 못하고....카즈베기에서 님의 글을 다시 보니 많이 와닿네요 ㅎㅎ 매일 매일 좋은 하루 되세요.
      혹시 페북하시면 hoyeuns@hotmail.com 으로 찾으시면 5개월째 여행중인 우리가족 볼수있어요 ㅎㅎ

  8. 님 글을 볼때마다 느끼는게 있어염 터키여행할때 남미여행할때 왜 나는 그 와인을 마실생각을 안했을까해서 꼭 다시함 더 가보고싶네염ㅋ

    • 각자 관심사가 다른데 전 술이 그렇게 당기더라구요.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맥주는 매번 마셔도 질리지 않던데 앞으로 여행가시면 조금씩이라도 드셔보세요. ㅎㅎ

  9. 360일 무비자 나라라~~ ㅎㅎㅎ
    그렇게 오래 있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편하겠어요.
    대한민국 여권 짱!!! 입니다.
    저 또한 치즈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스타일인지라
    조지아 빵인 하짜뿌리 꼭 한번 먹어봤으면 좋겠네요.
    용민군의 미니어처 사진은 볼 때마다 재미나요.
    이왕이면 다음 생에 명품바지로 태어날 용민군의 반바지도
    사망신고 하기 전에 미니어처 사진으로 함 찍었더라면
    좀 재밌지 않았을까요? ㅎㅎㅎ
    그러다 사이즈가 넘 작아서 다음 생에 수영팬티로
    태어날지도 모르죵... ㅎㅎㅎ

  10. 조지아 너무 멋진 곳이던데!
    전 일주일 여행으로 갔었는데 너무 아쉽더라고요
    아르메니아도 가셨다니 너무 부럽네요 :)

  11. 오늘 아침, 시사In이라는 잡지에 실린 한장의 사진을 보고, 무언가에 홀린듯, 님의 여행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부럽습니다.
    카즈베기산, 저도 죽기전에,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1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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