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28. 다시 포기.



아무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발하려면 전날 아침을 주문 해놓는게 좋을 것 같아 어제 저녁에 볶음밥을 주문했었다.
아침을 일찍 준비해달라고 부탁하기 미안해 가장 빨리 나온다는 볶음밥을 시켰는데도 내가 원한 시간보다 30분 늦게 나왔다.

방 값도 안냈으니 고마워서 차까지 한잔 시켜 배를 든든하게 하고 출발한다.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다음 마을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 다른 트레커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제 나보다 한 칸씩 빨리 출발한 사람들일텐데 대부분의 속도는 비슷할테니 앞으로 자주 만나겠군요. 잘 부탁 드립니다.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승마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게 참 많아지는데 예전에 동생님과 한 대화가 떠오른다.
동생님께서 자기는 딱히 해보고 싶은게 없다고 나보고 왜이렇게 하고 싶은게 많으며 그것들이 어디서 떠오르냐고 물었었다. 
난 그냥 길가다가 뭔가를 보면 생각난다고 대답하며 다른 사람은 안 그러냐고 물어봤었다.
아마 내가 특이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싶은지 모르는 사람이 열등하거나 무능력한 것은 아니다.
그저 앞만 보며 달리도록 교육받았기에 여유를 가지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유는 억지로 가지려고 한다고 가져지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현실이 안타깝기에 여행을 떠난 이유도 있는데 누가 잘났고 못났는지 따지지말고 다같이 열심히 재미있고 행복하게 삽시다.
마지막으로 내 몫까지 열공하고 있는 동생님아. 힘내세요.

그리고 말을 지나갈 때는 뒷발길 질을 할까 봐 무서워서 멀리 돌아갔다.

ABC코스는 중간에 갈림길이 몇군데 있다지만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는 안나푸르나 주위를 한바퀴 도는 것이기에 딱히 갈림길이 없다.

갈림길에서는 무조건 마낭(manang)만 찾아가면 된다. 

우리나라 산에서도 리본으로 표식을 해놓듯이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길을 표시해 놓는다.

인간은 참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런 산 속에 집을 짓고 살며 산을 깎아 밭을 만드는 모습은 자연을 파괴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다르게 보면 자연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니 정말 대단하다. 

산에서 짐을 운송해주는 사람을 포터라고 부른다.

이 포터들을 처음으로 봤는데 큰 배낭 2개를 포개서 메고 다닌다.
포터들의 가방에는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과 각종 기호품들이 들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가 트레킹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이런 길을 찾아내고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을까.

정말 인간은 대단하다.

염소들이 떼로 달려들기에 무서워서 피했다.

책에서 낭떠러지 쪽으로 피하면 밀려서 떨어질수도 있으니 절벽쪽으로 붙으라고 읽었던 기억이 나 얼른 절벽에 붙었다.
참 겁이 많긴 많다. 

중간에 쉬는데 가게에서 스프라이트가 날 유혹했다.
난 까만 콜라는 맛이 없어서 싫다. 내 마음처럼 투명한 사이다가 좋다. 

위로 올라가면 비싸질테니 밑에서 먹어두자는 생각에 한병 샀는데 시내보다 3배정도 비싼 가격이었다.

신기한 식물도 있다.
속에 동굴이 있었다면 들어가 볼까 말까 고민했을 것 같다.
겁은 많은데 호기심도 많아서 걱정이다. 

앞에 주민들이 걸어가는데 속도가 엄청 빠르다.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난 나의 페이스대로 걸어가다보니 어느 순간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런 거대한 자연앞에 서면 그 대단한 인간도 별 것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항상 그런 거대한 자연옆에 인간은 살고 있다.

자연앞의 인간은 별 것 아니지만 끊임없이 발전하고 생존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살아가고 아주 극소수의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지만 우린 다같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인간이기에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오른다. 

가난한 여행을 하는 나에게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다.

때문에 항상 more와 big size를 입에 달고 산다.

근데 히말라야에서 내 여행 최고의 BIG size를 만났다.

사진으로 봐도 엄청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약 3인분의 크기였다.

밥이 비싸길래 초면을 시키면서 양을 적게 줄까봐 걱정했었는데 그런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주인 아줌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초면을 억지로 겨우겨우 다 먹었다.

마르샹디강의 물이 참 이쁘게 흘러간다.

저런 물 색깔은 제주도에서만 본 것 같은데 가뜩이나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환상적이다.
투명한 물보다는 하늘색 빛깔이 멤도는 강물이 참 아름답다. 

이런 마르샹디강을 벗삼아 계속해서 올라간다.

계속해서 걸어가도 끝이 없다.

그래도 첫날이니 힘들지는 않다.

어서 빨리 설산을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길을 걸어가는데 표지판이 보인다.
웨이 투 뷰티풀.

옛길이니 당연히 더 힘들테지만 아름답다니 무조건 옛길로 간다.

작은 냇물도 흐르고 다리도 건너간다.

산을 오를 때는 앞밖에 안보이고 앞은 항상 힘들게만 보인다.

그럴 때는 잠시 뒤를 돌아 내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면 다시 힘이 난다.
헥헥거리면서도 어느 사이에 내가 이만큼 올라왔다는 것이 보이니 대견하다.

아름다운 길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별로 아름답지는 않고 힘은 들었다.

그래도 트레킹 코스 중간 중간에 힘이 들만한 지점마다 마을이 있어 언제든지 쉴 수 있다.

계속해서 마르샹디강을 따라 올라가는데 볼 때마다 어떻게 이런 색깔인지 신기하다.

문제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마르샹디강을 지켜만 보지 않고 건너도 가야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고소공포증을 극복하는 중이라지만 출렁거리는 다리를 건너는 것은 언제나 무섭다.

반대편 도로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는지 포크레인이 열심히 느린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그러길래 나처럼 걸어다니지 왜 지프를 타서 몇 시간을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니.

보는 곳마다 기암괴석이라 자꾸만 사진을 찍는다.
18mm로 아무리 찍어봐도 내 눈으로 본 웅장한 모습은 안 나온다. 

저 멀리 설산이 보인다.

어서 만나고 싶다.
 

한국에서 설악산이나 지리산에 눈내린 모습을 TV에서 볼 때마다 가보고 싶었다.

자전거 여행에서는 네팔을 안거칠 것이었기에 배낭여행으로 바꾸면서 내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곳 중 하나가 안나푸르나였다.

그것도 새하얀 눈이 있는 안나푸르나를 만나고 싶어서 겨울이 끝나기 전에 네팔로 들어왔다. 

그 곳을 드디어 만나러 간다.

오늘 묵을 곳은 딸이라는 마을인데 약 10시간정도를 걸었다.
마을로 가려면 높은 동산을 하나 넘어야하는데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다섯 걸음 움직이고 한번 쉬고, 세 걸음 움직이고 한번 쉬다보니 결국엔 입구에 도착했다.

앞에는 흰 모래사장이 있고 옆에는 마르샹디강이 있으며 뒤에는 설산이 있는 딸 마을은 아름답다는 말을 언제 써야하는지 알려줬다.

이번에도 몇군데 숙소를 돈 결과 저녁과 아침을 먹는 조건으로 공짜로 자기로 했다.

그런데 점심에 먹은 초면이 체했는지 속이 메스꺼워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방을 무료로 잡았으니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차마 달밧은 못먹겠어서 모모와 콜라를 같이 시켜먹었다.

속이 계속 더부룩해서 뜨거운 물을 한잔 시켜 포카라에서 사간 민트티를 만들어 먹었더니 조금 괜찮아지는 기분이었다.

원래는 상비약으로 꽤 많은 종류의 약을 들고다니고 심지어 알콜거즈와 화상약까지 들고 다니는데 산에서 쓸일이 없을거라는 생각에 다른 것은 다챙기고 소화제를 안챙겼었다.
역시 사람은 한치 앞을 못보는 동물이다.

속이 안좋은 것은 안좋은 것이고 오늘도 수고한 내 다리를 위해 파스를 뿌린다.

산을 좋아하는 엄마에게 배운건데 자기전에 파스를 뿌려주면 근육통 예방에 좋다고 한다.

<오늘의 생각>


딸을 구경하러 가는데 힘들어 딸도 못 낳고 줄을뻔 했는데 딸이 엄청 아름다워 딸을 낳고 싶어졌다

 

아침이면 괜찮아질 것 같던 몸상태가 오히려 더 안좋아졌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 시켜놓은 카레를 취소하고 결국 갈릭스프를 시켰다.

방도 공짜로 잤으면서 싼 음식을 시키려니 미안해 죽을 것 같았지만 여기서 억지로 밥을 먹었다가는 진짜로 죽을 것 같았다.

속이 안좋아 스프라이트를 계속 먹고 억지로 트림을 하니 좀 살 것 같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컨디션은 안좋지만 마르샹디강은 참 좋다.

근데 저 멀리 구름이 심상치가 않다.

오늘 저 구름을 뚫고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걱정이다.

이제 다리를 건너는 것도 어느정도 적응이 됐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생각도 못했던 고소공포증 극복이 되고 있다.

속은 좀 괜찮아진 것 같은데 차마 음식은 못먹겠어서 포카라에서 유일하게 사간 비상식량인 에너지바를 먹었다.

올라오기 전에는 사탕도 한봉지 살까 고민했었는데 안사기를 참 잘했다.

고수분께서 내 가방을 들어보고 무겁다고 하셨던 것이 이해가 된다.

몸상태가 안 좋으니 포터를 고용해서 오르는 사람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길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몇 명의 유럽애들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말을 걸어보니 윗쪽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3일정도 기다리다가 내려온다며 조심하라고 했었는데 여기도 눈이 왔었나보다.

잘 피해서 걸어가다가 제대로 빠졌다.

다행히 진흙이라 물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신발이 젖어버렸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에는 물을 정수해서 저렴하게 파는 지점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문을 연 곳이 없었다.

사람들이 페트병에 담긴 물을 사마시고 잘 버리면 될텐데 아무곳에나 버리니 환경이 오염되고 그걸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는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립시다.

아침에 본 구름이 성을 내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고어텍스 자켓덕분에 상체는 괜찮았지만 바지와 신발, 장갑이 다 젖어버렸다.

특히 신발은 길에 물이 넘쳐 물을 밟지 않고는 못 지나가는 곳들이 몇번 나와 완전히 젖었다.

중간 마을인 띠망에서 따뜻한 차를 한잔 하며 가장 급한 젖은 신발을 불가에 말렸다.

내 앞에 가던 프랑스 커플을 만났는데 준비가 엄청 철저했다, 특히 완벽한 방수가 되는 신발이 제일 부러웠다.

지금의 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달라했더니 초점도 안맞고 흔들리게 찍어 내 영혼이 붕괴되고 있음을 잘 표현해줬다.

구름형아 비 좀 그만 내려주세요.

근데 구름형아는 내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 다시 비를 맞으면서 움직여야지 별 수 있나.

오늘의 목적지인 차메에 다가갈수록 비가 눈으로 바뀐다.

내 따뜻했던 발과 손도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장갑을 껴도 소용없고 겨드랑이에 비벼도 소용없다.
이미 장갑 자체가 물을 제대로 먹어버려 손이 얼어가는 것 같았다.

차메를 약 30분정도 남겨놓은 시점에서 눈보라를 뚫고 가다가 내려오는 사람을 발견했다.

위의 상황이 궁금해 말을 걸어보니 한국사람이었는데 나보고 더이상 가는건 무모하다고 내려가라고 하신다.

차메 위로는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지금 내 상황과 장비로는 못 올라간다며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용기라고 하신다.

그런데 난 이미 중국에서 한번 포기를 했고 다시 포기한다면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였기에 쉽게 결정을 못 내렸다.

고민을 하다가 비가 내리는 것도 못막아주는 장비로 눈을 헤치고 간다는 것은 무리라는 결정을 내리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생각>

내가 히말라야를 너무 쉽게 생각했나 보다.

 

올라올 때 내가 무시했던 지프를 타고 베시사하르까지 내려왔다.
역시 사람은 한치 앞을 못본다. 

우선은 밥을 먹고 같이 내려온 아저씨는 카트만두로, 나는 다시 포카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너무 쉽게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전날 체해서 컨디션이 안좋았기에 제대로 된 결정을 못 내린 것이 아닌가.

내 장비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발걸음을 돌린 것은 아닌가.

이런식으로 어려운 것이 나올 때마다 포기를 한다면 이 여행을 계속 해나가도 되는 것인가.

난 결국 이것밖에 안되는 것인가.


끝없이 자책을 하다 보니 포카라에 도착했다.
포카라에도 비가 심하게 내리는데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서 그냥 비를 맞으며 1시간을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산촌다람쥐로 가 복귀인사를 했다.

아마 위로를 듣고 싶어서 갔는지도 모른다.

밥을 시키니 털어버리라며 술을 주신다.

내가 원했던 위로를 받았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다.

우선은 몸을 재정비하고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기로 했다.

안좋은 몸상태로는 안좋은 생각만 하게되니 우선은 쉬기로 했다.


정말 씁쓸하고 힘든 밤이다.

<오늘의 생각>
 

한번 굽히면 두번 굽히기 쉽다.

그래서 구부러지기 전에 바로 세워야한다.




  1. 일체유심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참~ 좋은여행~

  2. 포기 또한 용기라는 말이 맞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역경이 다가올 것이고
    수많은 포기를 하게 되겠지요.
    그 결정마다 이번처럼 자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포기하는 것이 도전 하는 것보다 많아질 때를 우리는 늙었다고 하고
    그러한 행동을 우리는 나태라고 부릅니다.
    계속 청춘이시기를 바랍니다.

    •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근래에 포기라는 단어가 참 많이 떠올랐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달아준 리플들을 다시 보니 제가 너무 나태해지려했었더군요...
      처음의 마음을 잊지않고 즐겁고 열정적으로 여행하겠습니다.

  3. 느무~ 느무~ 아쉽네요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리다니 .....
    더군다나 맘먹는다고 아무때나 다시 갈수있는 곳도 아닌데 ....
    하...,,,너무 아쉽다
    군의 자책처럼 포기가 너무 빠르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글을 읽다보니 .... 한국의 지리산도 아직 가보지 않으신것 같은데 ...
    돌아오시면 지리산 찬왕봉도 한번 다녀오세요
    참 좋습니다

    자 자 ~! 다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요^^
    무리해서 올라갔다가 불운을 겪을수도 있었을테니까요
    맘 편하게 먹고 새출발 GO~~~ !!!^^

    • 돌아가면 어무이 모시고 지리산도 한번 가야겠습니다.

      저 당시에는 정말 추워서 정신력이 참 많이 떨어지더라구요.
      눈하고 비는 계속 내리지.
      신발은 하나도 방수가 안되지.
      장갑은 소용이 없지.

      체한 상태로 몸이 힘들자 배낭여행을 하면서 곁다리로 오르기에는 장비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내려 온 것 같기도 하고 잘 내려온 것 같기도 한데 내려오고 나니 제가 너무 미웠습니다.

      몸을 추스리고 다시 여행을 시작해야지요~

  4. 포기가 아니라 최선의 선택일 수 있어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점에 자책할 수도 있지만
    여행에서는 그 무엇보다 건강과 안전이 중요합니다.

    먼저 쉬면서 컨디션 회복하시길 바래요!

  5. 글을 읽는 내가 다 아쉽군 ㅠㅠ
    겨울 산을 만만히 보지 말라구 ㅋㅋ 히말라야자나~~
    이 아쉬움 덕분에 다시 한번 네팔을 가게 되지 않을까?
    나도 다음번엔 히말라야를 정복해야지
    트리운드에서 본 설산도 감동이었는데
    안나푸르나 가면 하....상상만해도
    같이 가자 용민군~~

    ps. 넌 분명 호주인데
    자꾸 너가 아직도 저곳에 있는 것 같구나
    그러니까 내말은 말이야
    글을 아주 잘 쓴다는 말이야
    게다가 기억력도 좋군

    •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꼭 라운딩 하러 다시 네팔갈겁니다.
      누님 진짜로 같이 갑시다. ㅎㅎㅎ
      매번 오셔서 리플 달아주고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

  6. 매번 글 올라올 때마다 너무 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동생은 똥이라고 했지만 너무 재밌는 글이에요. 계속해서 자주 포스팅해 주세요. 매일 매일 기다리고 있어요. 힘내세요. 화이팅!

  7. 오늘 처음 DJL 님의 블로그에 와서 구경해보니 글도 참 재밌고 대단하시다는 생각이드네요.
    겁이 많다고 하셨는데 전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제 생활을 포기하고 많은 시간을 여행에 도전할 용기가 없는데, 굉장한 도전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듭니다.
    앞으로 좋은 여행 수기 많이 올려주시고,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 되셨으면합니다~
    종종 놀러올게요^^

  8. 하나도 안 빼고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네팔편은 빼먹은 것일까요?

    제 생각도 내려오길 잘하지 않았나 싶어요

    혹시라도 위험할수도 있잖아요 한참전 여행기이긴 하지만.. ^^

    가장중요한건 건강과 안전~ 잊지마세요

  9. 마치 한 편의 짧은 드라마같네요.
    어쩌면 빠른 포기가 최선일 수 있고,
    어차피 못 간 길을 후회하기 마련이고...
    이대로라면 곧 다시 성공할거잖아요. 그죠? ^^

  10. '포기' 할 수 있다는 건...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젊음의 특권...

    중 늙은이들은 포기란 단어를 잊어먹은지 오래죠...
    '포기' 대신 '독기'로 산답니다... ㅎ

    나중에 그 '독기' 마저도 없을 땐,,, 그땐,,,,
    '죽기' '살기'로 .... ㅎㅎㅎ

  11. 몇년지난 이야기를 지금 보니 너무 좋고 새롭네요..

    속 메스껍고 식욕 없으면 고산병 시초일듯 한데..

    다음편 재미나게 보겠습니다.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7. 지금 설산을 만나러 갑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 다질링에서 출발해 실리구리로 이동하고 실리구리에서 인도와 네팔의 국경인 카카르비타에 도착했다.

카카르비타에 도착해 매표소로 가니 카트만두로 가는 마지막 버스가 출발하기 20분전이길래 서둘러서 버스표를 끊었다.

돈을 아끼기 위해 가장 싼 버스를 타려다가 인도에서 돈을 많이 아꼈고 가는 길이 험하다길래 가장 좋은 AC SUPER DELUXE를 타기로 했다.
하지만 표를 늦게 끊었기 때문에 제일 뒷자리에 앉게 돼서 그다지 편하지는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배가 계속해서 아파 죽는줄 알았다.

내가 모르는 다른 사촌이 또 땅을 샀나보다.
계속해서 참다가 새벽 2시쯤, 더 이상 견디면 바지에 실례를 할 것 같아 버스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인도와 네팔은 딱히 휴게소라는 개념이 없기에 1~2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정차하는데 천만 다행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소변을 볼 때, 난 좀 더 구석으로 가서 거사를 치루고 있는데 버스의 브레이크 등이 켜졌다.
이는 곧 버스가 떠난다는 뜻이기에 서둘러 뒤처리를 하고 버스로 달려가는데 버스는 이미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머릿 속에는 여기서 버스를 놓치면 제대로 된 에피소드가 하나 나오겠다는 생각과 히치하이킹으로 다음 버스를 잡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다행스럽게 달리면서 버스를 두들기자 문을 열어줘 응아싸다가 네팔 산 골짜기에 버려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슈퍼 디럭스 버스의 가격은 네팔루피로 1590루피(한화 20000원)였다.

네팔도 돈의 단위는 루피를 쓰지만 환율은 인도 돈의 1.6배로 계산하는 고정환율을 사용하고 있다.

시간도 인도는 GMT+5:30이지만 네팔은 GMT+5:45로 바뀐다.

버스에서 내려 카트만두의 여행자 거리로 가려는데 택시가 300루피(한화 3600원)을 부르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같이 다닌 형님께 나에겐 GPS가 있으니 걱정 말라며 GPS를 켰는데 딱 카트만두 부분의 맵이 오류가 났다.
GPS는 여행의 보조수단일 뿐이기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길을 찾았고 1시간도 안걸려 여행자거리인 타멜거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근데 타멜거리에 도착하니 잊고 있던 사실을 알려준다.
발렌타인데이가 3일 남았었구나.

상술도 뒤덮힌 쪼꼬렛데이가 뭐가 큰일이라고 네팔에서까지 난리일까.

쪼꼬렛 먹고싶어서 이러는 것 맞다.

방을 잡고 더르바르 광장에 나왔는데 눈앞에서 대참사가 일어났다.

으아아아아.
다행히 깨지지는 않았다. 

더르바르는 왕궁이라는 뜻으로 더르바르 광장은 옛 카트만두 왕국의 중심 광장이라고 한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여행자라서 돈을 더 내라는 것 까지는 이해하겠고 주요 건물들이란 것도 이해하겠는데 750루피(한화 9000원)은 너무하다.

그간의 여행경험으로 유적지는 아는만큼만 보인다는 것을 알기에 별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으니 그냥 안들어 갔다.
그리고 겉에서 보니 별로 볼 것도 없어보였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포도를 못 따먹는 여우가 저 포도는 셔서 못 먹는 포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입장료에는 꼼꼼하지만 간식거리는 그냥 먹는다.
우리나라 쌀뻥튀기에 양파와 고추 같은 것을 넣고 양념과 섞어주는 간식이다.

양파의 아삭함이 쌀뻥튀기와 잘 어울려 맛있는데 맵다는게 단점이다.

매운음식을 먹었을 때는 우유를 먹어야한다고 배웠다.

처음 먹어본 네팔 우유는 인도 우유보다 맛있었다.

길을 가는데 경찰이 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잠시 뒤 사람들이 행진을 해오는데 신년축제 같았다.

네팔은 우리나라보다 음력으로 1일을 늦게 설날로 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사실인가 보다.

사람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 뱀이 그려져 있다.

난 89년 뱀띠니까 나의 해를 축하해 주는구나.
아 벌써 한국 나이로 25살이 되었다. 

근데 경찰들이 너무 무섭게 무장을 하고 지켜준다.

운동장 같은 곳에서 신년축제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먼지가 너무 심해 들어갈까 말까 고민됐다.

갈지 말지 고민될 때는 무조건 가는게 내 스타일이다.

하지만 흙먼지가 너무 심해 바로 나왔다.

솜사탕을 팔고 돌아다니길래 꼬마애들이 사먹는 가격을 잘 살펴보고 따라 사먹었다.
처음에는 2배의 가격을 부르길래 안 산다고 하니 자기도 안 판다고 한다.
그래서 100m 옆 쯤에 팔고 있는 애한테 가서 산다고 하니 그제서야 제 값에 판다. 

진짜 오랜만에 먹어본 솜사탕인데 맛은 어릴 때 먹던 맛과 똑같이 달다.

물론 혀도 빨갛게 됐다.

길을 걷다가 뭔가 이상해 옷을보니 새님이 응아를 싸놓고 갔다.

참 아름다운 새님이시구나.

현재 온도는 25도밖에 안되지만 점점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어서 추운 북쪽나라로 가야겠다.

카트만두 시내에 온천이 있다길래 저녁에 찾아가봤다.

온천은 온천인데 다섯명이 들어가면 꽉차는 노천탕 하나가 전부였다.

그래도 탕에 몸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산에 올라가기전에 목욕재계를 했다.

탕을 즐기고 나온 깨끗한 몸으로 카트만두의 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숙소로 돌아오는데 길거리 식당에서 고기를 발견했다.

생긴 것이 꼭 한국의 학교급식에 나오는 돼지고기 볶음처럼 생겨서 바로 식당에 들어갔다.

고기 양이 쥐꼬리만큼 나오긴 했지만 밥을 더달라 해 푸짐하게 먹었다.

오랜만에 고기다운 고기를 먹으니 살 것 같았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 고기걱정은 안했는데 인도를 거치니 고기반찬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고기반찬 고기반찬 
고기반찬이 나는 좋아
 

고기반찬 고기반찬 
고기반찬이 나는 좋아


아무리 노래가 좋아도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

라면만 먹고는 못 살아

든든해야 노랠 하지


고기반찬...

고기반찬...

이제는 볼 수 없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고기반찬 

 


<오늘의 생각>


지난 밤에 지옥을 겪었다.

새벽에 숲에서 볼일을 보다 버스가 떠났으면 여행기가 대박이었겠지만 떠나려는 버스를 겨우 잡았다.

다행인건지 안타까운건지 모르겠다.


원래는 카트만두에 며칠 더 있으면서 밀린 여행기도 정리하고 트레킹도 준비하려 했는데 정전도 심하고 공해도 심해 바로 포카라로 떠나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싸다가 물통을 떨어뜨렸는데 뚜껑이 박살나버렸다.

인도에서 산 물통에 따뜻한 물을 넣으면 환경호르몬이 나올까봐 태국에서 비싼돈 주고 산건데 한달만에 부수다니 가슴이 아프다.

전날 장시간 이동을 했지만 내 몸을 믿기에 다시 버스에 오른다.

생긴건 SUPER급인데 속은 그냥 로컬버스급이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지만 밥값이 꽤 비싸서 만만한 초면을 시켜먹었다.

한 1/3쯤 먹었을 때 뭔가 맛이 이상한 것을 느끼고 생각해보니 케찹을 안뿌렸다.

역시 나에게 음식이란 에너지를 얻기 위한 수단일뿐인 걸까.

맛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자 슬퍼진다.

7시간정도 걸려 포카라에 도착해 방을 잡고 거리로 나섰다.

근데 여기도 동네 뒷산이 참 하얗다.

저녁으로는 정말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었다.

하지만 반칙은 아니다.

한국인 사장님이 하시는 산촌다람쥐라는 유명한 식당인데 난 트레킹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기에 정보를 얻으러 갔고 식객처럼 계신 고수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도움을 받고 그냥 나오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니 밥 한그릇은 먹어야하는게 당연한거다.

당연히 양심에 찔리지 않았으니 반칙이 아니다.

<오늘의 생각>


히말라야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 준비할게 꽤 많다.

 

아침에 일어나 밥집을 찾아 다니다 식당에 들어갔는데 느낌이 싸했다.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니 숙소에 붙어 있는 식당이었다.
전에 말했듯이 식당과 호텔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생각이 드는데 왠지는 모르겠다. 

다행히 메뉴도 보기전이라 그냥 나와서 동네 식당에 들어가 초면을 시켰다.

네팔이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버팔로 고기가 들어있었는데 질기지만 단백질이라 행복했다.

인도에서는 편의점을 본 적이 없었는데 네팔에는 세븐일레븐이 있다.

근데 츄파춥스는 안판다.

저녁도 한식을 먹는다.

이번에는 쇼핑을 한 뒤 내가 메고 갈 짐을 체크받으러 갔는데 아직도 무겁다고 하신다.

난 짐을 대신 메줄 포터를 안 쓸 것이기에 라면같은 것도 안사고 최대한 가볍게 싼다고 했는데도 부족한가보다.

매일 18kg짜리 배낭을 메다가 가벼운 배낭을 메니 가벼운 것만 같은데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난 산에 대해 아는게 없으니 묻고 또 물어서 준비해야한다. 

물론 이날 먹은 된장찌개도 맛있었다.

이분의 이름은 모른다.

그냥 기타맨이라 부른다.

이 기타맨을 설명하자면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끝내고 그냥 네팔로 여행을 왔다.

하지만 딱히 어디 갈 곳이 없다고 말하는 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는 사람이다.

어쨌든 인도비자 발급을 위해 카트만두에 여권을 맡겨놓고 산을 타러 우리와 함께 포카라로 왔다.

가지고 다니는 짐은 옷, 기타와 커피주전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머그컵을 들고 다닌다.

머그컵은 깨지거나 무겁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커피를 플라스틱 컵에 마실 수는 없다고 한다.

산에 올라갈 준비물은 대충 준비하길래 옆에서 구경하는 내가 걱정돼 이것저것 사라며 쫓아다녔다.

그러면서 고도 4130m의 ABC를 올라가는데 맥북을 가져간다.

맥북을 가져가는 이유는 카메라로 쓸 아이폰의 배터리충전을 위해서다.

난 내가 여행을 대충 다닌다고 생각했는데 기타맨을 만나고 내가 얼마나 철저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나도 옷과 양말부터 시작해 신발과 아이젠, 스틱까지 사버렸다.

원래는 그냥 트레킹화를 신고 올라가려했는데 절대 안된다길래 렌트를 하러가니 하루에 120루피(한화 1450원)을 달라고 한다.

난 14일에서 20일정도로 트레킹 계획을 잡았기에 너무 비싼 것 같아 하나를 사려고 가게들을 돌아다녔다.

대충 가격대를 파악하고 렌트샵에 가서 안 빌릴거라고 하니 그럼 중고를 판다고 한다.

처음에 1500루피를 부르길래 무조건 1000만 부른 결과 1000루피(한화 12000원)에 살 수 있었다.

나오는 길에 내가 다시 팔면 얼마에 살건지도 물어보고 나왔다.

장사꾼과의 밀고 당기는 흥정은 정말 재미있다.

<오늘의 생각>


쇼핑은 정말 재미있다. 물론 돈이 있다는 상황에서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숙소에 짐을 맡기고 산을 떠나기 전 마지막 밥을 먹으러 갔다. 

라면에 공기밥까지 든든하게 말아먹고 집에 전화를 걸어 2주이상 산을 타러 간다고 작별인사를 한 뒤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생각해보니 카메라충전기를 안가져왔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다시 숙소에 들렀다가 베시사하르로 가는 버스를 탔다.

운이 좋았는지 밴을 탔는데 동남아에서 많이 타봐서 편하게 느껴졌다.

난 시간도 많기에 14일정도 걸리는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갔다가 아쉬우면 7일짜리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코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시작점인 베시사하르는 포카라와 카트만두의 중간지점이라 꽤 오래 차를 타고 가야한다.

앞으로 매일 산을 타려는 내 몸에게 영양식을 사줬다.

근데 한국이나 인도나 질소를 사면 감자칩을 주는건 똑같다.

베시사하르에 도착해 짐을 챙기는데 모자가 없다.

내 made in korea, 대도모자에서 만든 사랑스러운 벙거지모자가 사라졌다.

기억을 되돌려보니 카메라충전기를 가지러 가다가 어디서 떨어뜨린 것 같았다.

산에 올라가면 햇빛도 심할 것이고 머리도 안감을거니 다른 사람의 눈을 위해서라도 모자가 필요했다.

다행히 마을에서 모자를 팔길래 100루피(한화 1200원)에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가 핀 모자를 구입했다.

본격적인 트레킹은 베시사하르에서 조금 더 들어간 불불레에서 시작하기에 버스를 탔다.

근데 가스통을 그냥 싣고 간다.

산길이라 울퉁불퉁 튀면서 가스통끼리 부딪힐 때마다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만약 가스통이 터지면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을까 고민해봤지만 그냥 죽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빨리 가스통을 내리길 바랐지만 결국 나와 같이 불불레에서 내렸다.
저 가스통이 있어서 내가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무서운 것은 무서운 것이다. 

이제부터 히말라야 산맥을 타는 안나푸르나 라운딩이 시작된다.

혹시 모르니 내가 산에 올라간다는 정보를 문서에 기록한다.

시작부터 고소공포증인 나를 시험하는데 난 이미 앙코르와트에서 훈련을 마쳤다.

다리를 건넌다는 것에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자 설레기 시작했다.

앞으로 며칠간 나의 트레킹을 함께할 마르샹디강을 옆에끼고 걷기 시작한다.

물 한번 참 맑고 설산 한번 참 이쁘구나.

저 설산은 마나슬루 설산으로 날씨가 맑을 때만 보인다고 하는데 내 앞날이 맑으려는지 잘 보인다.

설산을 보며 걸어가니 내가 진짜 히말라야를 올라간다는 기분이 든다.

트레킹 첫날은 힐튼 호텔에서 자기로 했다.

지금은 비수기 기간이라 하루에 보통 10명정도만 트레킹을 하러 올라온다고 한다.

그렇기에 저녁과 아침을 먹기로 약속하고 흥정하면 방 값은 공짜로 해준다.

물론 산이기에 밥값이 기본 300루피(한화 3600원)부터 시작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비싸지기에 가능한 흥정이다.

내가 힐튼 호텔에서 공짜로 자게되다니 꿈만 같다.

근데 방에 잠금장치도 없고 이 마을에는 나만 자는 것 같은데 밤에 누군가 쳐들어오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된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 부터 만약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했었는데 별거 없다.

그냥 무릎을 꿇고 돈을 다 바치며 살려만 달라고 싹싹 비는 수밖에 없다.  

아직은 고도 1000m도 안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고산병을 걱정해야한다.

고산병의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안 씻는것이 좋다고 한다.

어차피 자전거 여행을 했었기에 안 씻고 다니는 것에는 자신이 있어 오늘만 머리를 감고 앞으로는 감지 않기로 했다.

보통 사람들은 3000m정도까지는 씻는다는데 난 겁이 많으니 미리 준비해야겠다.
사실을 말하자면 게으르고 더러워서 그런다.

마나슬루 설산의 일몰을 보며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해본다.

저녁은 네팔의 기본 음식인 달밧을 먹는다.
달밧은 밥과 묽은 커리를 비벼먹는데 산에서 시키는 달밧은 기본적으로 리필이 되는 아주 바람직한 음식이다.
당연히 밥을 더 달라고 해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오늘의 생각>


드디어 히말라야를 오르는데 무서우면서 설렌다.

 
  1. 이 글을 읽을때 쯤은 산 중턱 어디에선가
    산소랑 싸우면서 두통을 참고 있겠죠?
    멀리 떨어져서 이글을 읽는 나도 설렙니다
    말로만 듣던 유명산들의 이름을 거론할적 마다...
    당연히 그러시겠지만 ..안전한 트렉킹이 되어야 하고
    대자연의 존엄을 머리숙여 존경하고 긴 여정의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기 바랍니다

    충고하나 / 두장의 셀카를 보니 아니~~ 깨밭에 넘어지셨어요?^^
    얼굴에ㅡ죽은깨가 한사발이나...제발 썬크림좀 바르고 다니세요
    태양은 몸속에서 중요한 비타민D 만들긴 하지만
    피부에는 적입니다
    그런 식으로 관리안하면 마흔만 넘어도 얼글에 자글자글 할겁니다 주름이~~!

    질문하나/ 옛날에 들은 기억이 나지만 이젠 다 까먹었어요
    조리개를 f3,5 5,6 등등
    밝은날씨에도 활짝활짝 열고 찍는 이유가 뭐죠?
    초고속 샷다 타이밍을 얻기위해서 인가요?

    • 산은 이미 안전하게 내려왔습니다. ㅎㅎ
      네팔에서부터 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는데 늦지 않았기를 바랄뿐입니다. ㅠㅠ
      조리개 3.5는 셔터속도 확보 및 조리개 조절이 귀찮은 귀차니즘의 산물입니다.

  2. 언제봐도 재밌어요ㅎㅎ
    저도 드뎌 6월17일 카트만두로 날라갑니다
    20일부터 9박10일 ABC라운딩 예정인데..
    몬순기간이라 비땜에 걱정이 많네요
    잘하면 포카라에서 뵐수도있겠습니다ㅎㅎ
    그리고 저랑 딱 동갑이시네요ㅋㅋ 띠동갑ㅎㅎ
    혹시 모르니 제 카톡 아이디 남겨요
    만나면 술한잔 하입시더 ^^
    아이디 : arangboy

  3. 초면이 케찹을 뿌려먹는거였단말이야?
    맨날 그냥 먹었는데.........그래도 맛있던데ㅋㅋ
    이 다음엔 안나푸르나 사진이 올라오겠구나
    기대기대~

  4. 글의 재미를 떠나서, 이번 사진은 부모님께 보여드리지 말아야지.
    DSLR이 고장난 것이 아니라면, 인도의 썬크림이 투명한 것이 아니라면,
    형의 피부는 UV에 완전히 노출된 거겠지.
    그리고 형은 썬크림을 바르는것이 귀찮아서 바르지 않는 것이겠지.
    어차피 형의 몸이니까.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읽는 수많은 사람도 그렇고 대부분은 형의 주근깨와 피부를 걱정하지 않아.
    그래도 세상에 딱 두명은 형의 못생긴 얼굴을 보면서 걱정을 할거야.
    적어도 최소한의 관리는 하는 척하는게 낫지 않을까.

    • 난 망했어...
      내 피부는 썩었어...
      네팔에서부터 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는데 늦은거임...?

    • 물어보면서도 사실 늦었다는거 알고있지?
      정답!
      늦었음.

      형이 예전에 썬글라스 끼고 누워서 찍은 위에 사진을 보면
      나름 멋있네? 하는 느낌이 아주 조금은 있는데
      이번 사진 보면 확실히 이제 이건 수습 불가라는게 느껴짐

  5. 볼때마다 궁금한데요
    음식이 안맞거나 하는건 없나요???
    전 동남아 갔을때 음식때문에 힘들어 죽을뻔했는데 ㅜㅜ

    • 음... 웬만한 음식은 없어서 못 먹구요.
      여행하면서 입맛이 하향평준화가 됐는지 다 맛있습니다. ㅎㅎ
      근데 다른 음식은 다 먹어봤는데 아직까지 소 생간은 못 먹겠더라구요.
      아마 소 생간을 빼고는 다 먹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6. 비밀댓글입니다

    • 음.. 장단점이 있겠는데요.
      전 처음에 자전거여행으로 출발했다가 다쳐서 배낭여행으로 바꿨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간에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려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돈을 마련하실 수 있으시다면 한국에서 다 모은뒤에 떠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7. 늦었다 싶어도 더 늦는것보단 이제부터라도 피부 걱정해야되요

    어떤 시술 수술보다도 선크림 잘 바르고 깨끗히 씻는게 피부에 가장 좋다고해요

    동생분은 그래도 걱정되니까 저렇게 얘기해주는거겠죠 가족이니까

  8. 말로만 듣고 TV에서만 보던 안나푸르나가 눈 앞에 뙇~~
    기분이 어떨까 정말 궁금하고 글로만 보는데도
    제가 다 설레는 기분이네요.

  9. 여행비용이 당분간은 로컬주민 이상은
    들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슬쩍~ 듭니다.^^

    기냥 막~ 우기셨기를....
    네팔 수수민족 출신이라고...

    여행비용이 그냥 굳습니다...

  10. 네팔이네여ㅎ 좀 야위셨었네여..재미져재미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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