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30. 디즈니랜드로 시작하는 상해여행. (중국 - 상하이)

아침식사 대신 어제 과일가게에서 사온 복숭아를 먹는다.

과일 중엔 망고가 으뜸이지만 복숭아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맛있다.

날이 더우니 코코도 한 잔 마시며 기차역으로 향한다.

사람 수가 많으니 이렇게 넓은 대합실이 여러 개 필요할만 하다.

이번에 이동하는 곳은 항저우와 가까운 상하이이다.

지금까지 중국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지상역에서 전철을 탔다.

매번 지하철만 타다 지상으로 올라오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지하철 역을 지나가는데 동생님이 빵집을 들어가야한다고 한다.

릴리안 베이커리라고 상해에서 유명한 에그타르트를 파는 곳이라는데 맛집답게 역시 맛있었다.

호스텔에 짐을 풀고 마트에 가 일용할 양식과 생필품들을 샀는데 마트 크기에 비해 사람들이 별로 없어 재미있었다.

물가가 비싼 나라라면 호스텔에서 요리를 해 먹었을텐데 여기는 중국이니 식당에 가서 볶음밥을 사 먹는다.

볶음밥 한 그릇에 15위안(한화 2,4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오늘은 휴식을 취하기로 한 날이라 호스텔에서 야구를 틀어봤는데 역시나 우리 기아가 또 지고있다.

올해는 좋은 결과로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

전날 휴식을 취한 이유는 오늘 5시 30분에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문을 여는 식당이 없을 것 같아 빵과 햄을 사서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만두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다.

새벽 6시에 만두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대륙은 신기하다.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1시간이 넘게 지하철을 타고 간 곳은 바로 미키마우스가 있는 디즈니랜드다.

학창시절 소풍을 가기 전날처럼 어제 잠들기 전에도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랐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았다.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한데 준비가 빨리 끝나면 30분 정도 일찍 문을 열어준다고 한다.

우린 그보다도 빠른 7시 30분에 도착했는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1시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니 문이 열리고 짐검사를 시작한다.

미리 예약해둔 표를 받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꿈의 놀이동산, 디즈니랜드에 들어간다.

디즈니랜드의 입장권 가격은 1인당 499위안(한화 90,000원)이나 하기에 갈까말까 고민했지만 개장한지 얼마 안 됐고 말로만 듣던 디즈니랜드를 직접 보고싶어 가기로 했다.

입장권을 받고 안으로 들어오면 다시한번 더 사람들을 통제하다가 길을 열어준다.

제대로 즐겨보기로 했기에 문이 열리자마자 사물함으로 달려갔는데 다행히 선착순에 들어 가방을 보관할 수 있었다.

내가 사물함을 맡는 동안 동생은 다른 놀이기구로 가 패스트패스를 끊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패스트패스는 줄을 서지 않아도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예약시스템인데 추가요금은 들지 않지만 인원수가 정해져있고 2시간마다 하나의 놀이기구를 예약할 수 있어 어떻게 쓸지 계획을 잘 세워야한다.

목표로 한 사물함과 패스트패스 신청이 순조롭게 마무리됐으니 이제 놀이기구를 즐길 시간이다.

그래도 아침이라 1시간 정도 기다리니 우리 순서가 돌아왔다.

처음으로 탈 어트랙션은 Roaring Rapids인데 물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예전에 리장에서 받은 우비를 아직 안 써서 이번에 챙겨왔다.

Roaring Rapids는 에버랜드에 있는 아마존 익스프레스와 비슷한 놀이기구다.

흐르는 물살을 따라 회전하며 즐기는 어트랙션이라 조금 시시했는데 이게 중국인들이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어트랙션이라고 한다.

이런 놀이기구를 몇 분 동안 타기위해 9만원이나 입장료를 내고 줄을 몇시간씩 서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 즐길거리가 많으니 어제 마트에서 사온 주스를 마시며 움직인다.

디즈니랜드의 중앙에는 영화에서만 보던 디즈니 성이 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디즈니랜드 어플을 이용하면 각 어트랙션당 대기시간이 표시되어 정말 편리했다.

패스트패스를 쓴지 2시간이 다 되어가길래 다음 놀이기구로 가 한번 더 패스트패스를 예약했다.

패스트패스는 예약한 시간을 기준으로 돌아가는데 보통 낮 12시쯤 되면 모든 예약이 마감된다고 한다.

근처에 있는 대기시간이 짧은 어트랙션을 찾아보니 Buzz Lightyear Planet Rescue가 나온다.

Buzz Lightyear Planet Rescue은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버즈가 나오는 어트랙션이다.

이런 작은 총을 주고 롤러코스터를 타고 이동하며 외계표적을 맞추는 어트랙션이었는데 사람별로 점수도 나와 재미있었다.

디즈니랜드가 점점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3.9㎢ 규모의 디즈니랜드에는 곳곳에 디즈니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있었는데 영화나 애니매이션에서 본 캐릭터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이 디즈니랜드가 유명해진 이유같았다.

카누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우선은 유명한 어트랙션부터 타보기로 했다.

우리가 가장 처음에 탄 Roaring Rapids의 대기시간이 150분까지 늘어났다.

줄을 선 사람들에게 대기표를 주며 대기시간을 측정하기에 거의 정확하다고 하는데 가장 먼저 타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3시간을 기다릴뻔 했다.

디즈니랜드는 입장권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비싸다.

그래도 물 없이는 살 수 없으니 돈을 주고 사 마신다.

무슨 캐릭터를 연기하는지 모르겠지만 연주를 하며 신나게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즐거워진다.

드디어 처음에 끊은 패스트패스를 쓸 시간이 됐다.

줄을 길게 선 사람들 사이로 마치 개선문을 통과하듯이 패스트패스 전용 출입구를 통과한다.

이번에 온 어트랙션은 Soaring Over the Horizon으로 독수리의 시야로 세계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동생님에게 들어보니 디즈니랜드는 롤러코스터같은 놀이기구보다는 보고 즐기는 어트랙션 위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감자칩을 먹으며 다시 이동한다.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길래 가보니 주토피아의 주디와 닉이 보인다.

퍼레이드의 중간부터 봤기에 다음 퍼레이드 타임에 맞춰 다시 오기로 했다.

날이 더워 세수도 할겸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에어컨이 틀어져있어 정말 시원했다.

날이 맑은 것은 좋지만 8월의 상하이는 더워도 너무 덥다.

뭔가 폭포를 탐험하는 것 같은 어트랙션이 보이길래 다가가보니 Camp Discovery라고 한다.

하지만 이 어트랙션도 대기시간이 꽤 되길래 우선은 패스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다 즐기고 싶지만 줄이 길어도 너무 길다.

디즈니랜드 내부에서 음식을 사 먹으려면 1인당 80위안(한화 14,400원)은 들기에 컵라면과 소시지를 점심으로 챙겨왔다.

그런데 소시지 맛이 너무 이상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컵라면만 먹었다.

중국 물가를 생각하면 디즈니랜드가 정말 비싼 곳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을 보면 중국에는 부자가 우리나라의 국민들보다 수가 많다던 말이 진짜인 것 같다.




디즈니랜드 이야기가 꽤 길어 분량을 나눴습니다.


다음 주에는 환상적인 디즈니랜드의 모습들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1. 동생님도 참 잘 생겼네요.
    그 형에 그 동생이네요~~^^

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29. 서호십경이 있는 항저우 여행. (중국 - 항저우)

광저우도 더웠지만 항저우는 더 덥다.

날이 더워지니 밖으로 나가기 싫어져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버스를 타고 밥을 먹으러 간다.

버스를 타고 좀 가니 동생님이 골라둔 식당이 보인다.

이번에 온 식당 이름은 녹차식당인데 맛집이 맞는지 중국인들이 엄청 많이 있어 오늘도 역시 대기를 해야한다.

대기를 하는 동안 메뉴를 볼 수 있게 벽에 큰 메뉴판을 설치해 놨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두부같은 식감을 가진 요리가 나왔다.

그 뒤로 메인 요리들이 나왔는데 고기는 당연히 맛있고 연근 조림도 꽤 맛있어 육식파 동생님도 맛있게 먹었다.

고기가 많아 보여 설렜는데 먹어보니 야채가 절반 정도 됐지만 맛있었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기에 맛집에는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항저우의 식당들은 정말 맛있는 것 같다.

혹시나 중국의 맛집 여행을 하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꼭 항저우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녹차식당에 왔으니 녹차로 만든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어줘야한다.

중국의 식당은 주문하면 한꺼번에 가져다 주는 시스템이기에 디저트를 주문할 때는 식사가 끝난 다음에 하던가 나중에 가져다 달라고 말을 해야한다.

땅콩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길래 식사가 끝나고 가져다달라고 주문을 했었는데 처음 요리가 나올 때 아이스크림이 같이나왔다.

따지려고 직원을 불렀는데 어쩔 줄 몰라하길래 마음이 약해졌지만 녹는 아이스크림이길래 다시 보내고 식사가 끝나고 새 아이스크림을 받았는데 진하고 고소해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나도 집에 이런 소나무를 하나 두고 싶다.

내가 항저우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은 서호뿐이었으니 서호를 보러 간다.

표지판에 한글도 써주던 한중관계가 사드 배치때문에 극단적으로 변해버려 씁쓸하다. 

중국의 건물의 특징인 동그란 문으로 빛이 들어온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오리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낼지 궁금하다.

서호는 원래 바다와 연결된 포구를 인공호수로 만든 곳으로 둘레가 15km나 된다고 한다.

서호에는 서호십경이라 불리는 절경이 있는데 이는 각 계절별 절경이 모두 모인 것이라 1년 동안 서호에 머물러야 다 볼 수 있다고 한다.

동생에게 들을 10경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겨울에 아치형 다리에 쌓였던 눈이 햇볕에 녹아내려 멀리서 보았을 때 다리 가운데가 끊어진 것처럼 보인다는 단교잔설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겨울에 와보고 싶다.

G20 정상회의 때문에 서호도 새단장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내가 기대하던 장예모 감독이 서호를 배경으로 만든 인상서호도 리모델링을 하느라 공연이 중단됐다고 한다.

이번 중국 여행은 정말 다사다난하다.

서호에 피어난 연꽃도 서호십경 중 하나라는데 서호에 있는 수 많은 연꽃이 만개하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걷기 참 좋았지만 날이 너무 더웠다.

겨울은 옷을 껴입으면 되지만 여름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G20 준비로 서호에서의 어업도 중단된 것 같았다.

중국 여행을 할수록 공산국가의 힘이 대단하면서 무섭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데 웨딩촬영이 빠질 수 없다.

햇살이 참 아름다우면서 뜨겁다.

태양을 피하고 싶다.

다른 커플도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신부가 입은 푸른 빛의 드레스가 정말 잘 어울렸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사세요.

별장같은 곳이 보이길래 다가가보니 돌아가라고 한다.

아마 공산당 고위간부의 저택일 것 같다는 상상을 하며 돌아온다.

서호 구경을 마치고 숙소에서 잠시 쉬다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나왔는데 버스에서 한국 뉴스가 나온다.

사드배치를 고려 중일 때였는데 우리나라 장관의 인터뷰를 중국어로 번역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은 어제 가지 못했던 동산 위의 성황각을 올라가기 위해 청하방 거리를 다시 찾아왔다.

항저우에도 체조하는 아주머니들은 계신다.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에 대빵님이 자리를 잡고 시간이 흐를수록 참가하는 사람이 늘어나 조장 격인 사람들도 생긴다고 한다.

오늘도 태화방 거리의 하늘에는 대형 연이 떠 있는데 밤이라고 조명도 들어온다.

어제처럼 하늘에 대형 연이 떠 있듯이 땅에는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오늘 저녁 메뉴는 항저우의 또다른 명물인 거지닭으로 정했다.

거지닭은 문자 그대로 거지들이 닭을 서리해 땅에 묻어 둔 곳에 모닥불을 피워 땅 속에서 구워진 닭요리라고 한다.  

거지닭을 샀지만 태화방 거리에 있는 다양한 간식들이 나를 유혹해 인절미처럼 보이는 것도 샀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목이 마르니 코코에서 스테디 셀러인 쩐주나이차를 한 잔 산다.

더운 지역으로 올라올수록 값이 싸고 맛도 좋은 코코가 당긴다.

성황각에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공원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거지닭을 먹을 장소를 물색한 뒤 거지처럼 손으로 진흙을 뜯어내고 맥주화 함께 먹었다.

살이 부드러워 정말 맛있었다.

역시 치킨님은 항상 옳다.

성황각 내부에는 남송시대의 모습을 그린 남송항성풍정도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있었는데 그림으로만 보던 풍속도를 입체적으로 보니 재미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니 밑에서는 보이지 않던 다른 전각들도 보인다.

야경이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아보려 했지만 화각이 부족해 나무와 함께 찍을 수밖에 없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가게가 보이길래 구경을 했는데 북쪽이라 그런지 망고 가격이 꽤 비싸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제주도에서도 망고가 나기 시작했다는데 이를 기뻐해야할지 안타까워해야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몽골과 중국 여행을 하며 주로 손빨래를 했었는데 이번 호스텔에는 세탁기 한번에 5위안(한화 900원)밖에 안 하길래 기계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역시 사람은 도구를 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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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담한 크기의 통닭을 공원에서 맥주와 함께 뜯어 먹는 맛을 상상해 봅니다.
    멋진 야경을 보면서...
    말이 필요 없군요. ㅎㅎ

  2. 항저우.너무가보고싶네오.
    짱부럽지만부러워하면지는거라면서요.
    저도다담주에스페인갑니다.
    내여행의선생님.용민씨.
    항상블로그보면서응원함니다.

  3. 블로그 보면서 대리만족 합니다.

  4. 비밀댓글입니다

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10. 푸른 초원에서의 승마. (몽골 - 홉스골)

고비 사막의 밤은 그렇게 춥지 않았는데 북쪽으로 많이 올라와서 그런지 홉스골의 저녁은 꽤 추웠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구스다운 침낭과 함께라면 추운 밤이 두렵지 않다.

어제 사온 영양식으로 아침을 준비한다.

부드러운 식빵이 없어 아쉽지만 소시지와 참치, 치즈 정도면 진수성찬이다.

주인 아저씨가 정말 친절하시고 방도 마음에 들지만 주변 환경과 시설이 너무 열악해 숙소를 옮기기로 했다.

샤워도 불가능하고 슈퍼마켓이나 식당이 너무 머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20분 정도 걸어 큰 길가로 나왔는데 여기서도 꽤 걸어가야 다른 숙소가 나온다.

계속 걷다보니 우리가 눈여겨 봐두었던 숙소가 나온다.

이 곳은 따뜻한 샤워도 항시 가능하고 식당과 슈퍼와도 근접해 있어 마음에 들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오늘은 뭘 해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 호수 구경을 하기로 했다.

주인 아주머니께 유람선 시간을 물어보니 지금 가면 탈 수 있다며 자신의 친구를 불러 무료로 선착장까지 차를 태워다 주신다.

이런 작은 배려가 사람을 참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1인당 2만 투그륵(한화 12,000원) 정도의 뱃삯을 내고 선착장에 들어가니 군함이 보인다.

몽골에는 바다가 없지만 해군은 있다고 하는데 참 아이러니하다.

이 군함들은 아마 러시아에서 육로를 이용해 수송해 온 것 같은데 실제로 운항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의 상태였다.

군함을 지나치니 우리가 탈 유람선이 보인다.

배에서 마시려고 맥주를 사려다가 요즘 알코올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 무알콜 맥주를 사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맥주는 알콜이 들어있을 때가 맛있지 무알콜은 주스 맛 밖에 나지 않는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선수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그냥 배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배를 타니 해군에서 군생활 하던 생각이 난다.

바다로 출동을 나가면 저녁을 먹은 뒤 잠시 쉬는 시간에 보는 일몰과 달빛이 정말 아름다웠는데 그 모습이 그립다.

물론 그 풍경이 그리울 뿐이지 다시 군대를 가고 싶지는 않다.

열심히 2년 동안 나라를 지켰으니 이제는 다른 장병들이 지켜주는 나라에서 살면 된다.

50분 정도 지나니 앞에 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착장에서 고속보트를 타면 섬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유람선을 탄 우리는 그저 섬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홉스골로 돌아간다.

그래도 그냥 돌아가기 아쉬우니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여행을 하면 남는게 사진 뿐이라는데 내 카메라에 들어있는 사진의 99%는 풍경사진이다.

푸른 호수를 구경하니 기분은 좋지만 2만 투그륵의 뱃삯은 좀 비싼 것 같다.

그래도 이미 돈을 냈으니 계속 사진을 찍는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선착장 근처에 작은 섬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것 같았다.

아까 큰 섬은 못 갔지만 홉스골에 있는 동안 시간을 내서 작은 섬이라도 가봐야겠다.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와 기분 좋게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 나니 커플이 찍혔다.

절대 부러워서 하는 말은 아닌데 그냥 날도 더우니 좀 떨어져서 걸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에게는 고기님이 계시니 괜찮다.

1,500투그륵(한화 900원) 정도에 샤슬릭을 팔길래 하나 사 먹었는데 고기가 살짝 질겼지만 맛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슈퍼 구경을 갔는데 꽤 퀄리티가 좋아보이는 아이스크림이 보였다.

생김새만큼 가격도 비쌌지만 비싼 값을 하는 맛이었다.

게르에서 잠시 쉬다보니 나가기 귀찮아져 게스트 하우스에서 파는 밥을 먹어볼까 고민했지만 밥은 식당에서 먹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찾아 나섰다.

왠지 모르게 숙소와 식당을 같이 하는 곳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식당에 들어가니 메뉴판이 있는데 까만 것이 글씨라는 것 밖에 모르니 직원에게 추천 받아 음식을 시켰다.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외국에서 온 친구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음료수를 준다.

안에 땅콩이 들어있는 달콤한 음료수였는데 우리나라의 식혜 비슷한 음료인 것 같았다.

밥도 맛있고 서비스도 받았으니 내일 또 와야겠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여행자들에게 게르를 빌려주고 샤워나 식당은 다른 건물을 사용하는 곳이었는데 시설이 꽤 좋았다.

빨래를 널고 싶어 슈퍼에서 빨랫줄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길래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테이프를 샀다.

테이프를 말아 빨랫줄을 만들 생각을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한 것 같다.

역시 사람은 도구를 쓸 줄 알아야한다.

저녁이 되니 직원이 돌면서 게르마다 불을 피워준다.

게르 안에는 장작이 쌓여있어 추우면 더 넣어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불을 피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게르 안이 한증막으로 변했다.

밀폐가 너무 잘 되었는지 열이 빠져나가지 않아 안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덥길래 밖으로 대피했다.

밖에서 열이 빠지기를 기다리며 난로 덕분에 조금 미지근해진 맥주를 마시다 잠자리에 들었다.

방값에 아침이 포함되어 있다길래 간단한 토스트를 줄거라 생각했는데 소시지와 달걀도 준다.

달걀만 줘도 고급 식단인데 소시지까지 주니 황홀하다.

오늘은 드디어 말을 타는 날이다.

내가 탈 말에게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고 말에 오른다.

내가 그렇게 바라던 몽골의 초원에서 말을 타는 날이기에 동생님께 기념사진을 한장 찍어 달라 했더니 노출이 전혀 맞지 않는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주셨다. 

나는 말을 타봤다고 하니 그냥 고삐를 나에게 주고 동생과 카렌의 고삐는 마부 아저씨가 잡아준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몽골에 대해 내가 기대한 것은 황량한 고비사막과 푸른 초원에서 하는 승마뿐이었는데 이제 두 가지 모두 이루게 됐다.

처음에는 살살 걷다가 초원을 달리기 시작하니 내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신이 났다.

승마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 어설프지만 말이 내 뜻대로 움직여 주니 정말 즐거웠다.

이래서 다그닥 훅만 알면 된다는 말이 나왔나보다. 

달리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이 보이면 고삐를 당겨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통신이나 편의 시설등은 도시보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이렇게 자연과 함께 지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난 계속 달려도 상관 없는데 마부 아저씨께서 자신이 아는 곳이라며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처음 보는 전통 음료수를 주는데 맛이 조금 이상해 한 잔만 마셨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애매모호하면서 이상한 맛이 났다.

음식의 맛을 맛있다와 맛없다, 이상하다 정도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내가 아쉽다.   

그래도 버터바른 빵과 함께 먹으니 괜찮았다.

지붕 위에는 고체 요거트인 아로스를 건조시키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별로라지만 시큼한 맛이 내 입맛에는 딱 맞는다.

오늘 도시락은 베이컨 통조림과 야채 병조림이다.

고기를 찾고 말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홉스골에 있는 모든 슈퍼를 돌다보니 베이컨 통조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정말 맛있었다.

이제 배도 채웠으니 다시 달릴 때다.

마부 아저씨의 눈에서만 벗어나지 않을 정도에서는 마음껏 달려도 된다.

그런데 내가 달리면 동생이 탄 말도 나를 따라 달려와 동생을 힘들게 한다.

오르막 길은 말을 타고 올라왔는데 내려가는 길은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 말을 끌고 가야한다고 한다.

풍경이 아름다우니 충분히 걸어갈만 하다.

내리막길을 지나 다시 말을 타고 오는데 사고가 터졌다.

반대쪽에서 갑자기 흥분한 말이 달려오니 우리가 타고 있던 말들이 겁을 먹고 날뛰려고 하길래 말에서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는데 다행히 마부 아저씨께서 우리들을 재빠르게 내려주셨다.

그런데 마부 아저씨가 달려오는 말을 잡으러 간 사이 카렌의 말이 날뛰었고 고삐를 잡고 있던 카렌의 손이 피가 날 정도로 쓸렸다.

마부 아저씨는 계속 미안하다 하셨지만 아저씨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넘길 수 있었으니 괜찮다며 우리가 고맙다고 말을 했다.

알고 보니 우리에게 돌진한 말은 다른 팀에서 도망친 말이라길래 원래 주인에게 넘겨주고 다시 말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호숫가를 따라 가는 길인데 고요하고 한적해서 천천히 걷기에 좋았다.

돌아가는 길에는 어제 배를 타고 지나가다 본 작은 섬도 지나갈 수 있었다.

홉스골 마을에 가까워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길래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홉스골에서 말을 1주일 정도 탈 생각으로 왔는데 직접 말을 타보니 내가 들었던 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

나는 초원에서 말을 빌려 게르에서 게르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말을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장거리 코스는 산을 거치는 코스가 주를 이루고 잠은 게르나 텐트에서 잔다고 한다.

말을 타고 산을 이동하면 달리기보다는 주로 걷는 코스가 많다고 하는데 이는 내가 생각했던 몽골의 승마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하루에 5시간 정도만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너무 많이 생기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골반이나 다른 곳이 아프지 않았는데 동생은 말을 타고 나니 다리와 배도 아프다고 해 말을 계속 탈지 말지 고민하다 아쉽지만 승마는 그만하기로 했다.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상황이라 여러가지를 고려해야하지만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는 새로운 여행을 준비해야한다.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고 미리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도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식당으로 가 전에 먹었던 쌀밥 사진을 보여주며 주문을 하니 고기 볶음이 나와 맥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항상 행복하시고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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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안하고, 여유로운 여행기를 읽어보니 저도 여유로와지네요..

    좋은 여행 계속하시고,

    많은 기록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지금 국내에서는 승마가 중요한 이슈인데

    승마 참 재미있어 보이네요

    낙마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데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위험을 넘기셨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
    15번째 사진의 주제는 호수입니까 아니면 핑크탑의 아가씨 입니까? ㅋㅋㅋ
    님을 뚤어져라 응시하는 것 같은데요
    그린라이트는 아니였는지요 ㄷㄷㄷ

    • 의도한 것은 아닌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행기를 쓰다보니 이번에 승마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동동님의 바람과 달리 15번째 사진의 그 분은 제 옆에 서있던 남자친구를 바라보고 계시는 상황입니다. ㅎㅎ
      어서 사진을 찍고 비키기를 기다렸는데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길래 그냥 찍고 제가 비켰습니다. ㄷㄷㄷ

  3. 게르에서 잠을 자고,
    푸른초원에서 말을 달리다~~....
    멋진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4. 저는 딱 한번 말을 타봤는데 너무 무서워서 두번 다시 타고 싶진 않더라구요..승마는 보는걸로 만족할렵니다..여행이 계획했던대로 되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겠어요...

    • 전 말을 타고 달리는 게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여행이 항상 계획대로 된다면 좋기도 하겠지만 재미는 살짝 떨어질 것 같아요. ㅎㅎ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5. 풍광이 참 좋네요.
    마지막 사진... 고기에 맥주...
    앞에서 뭘 했는지 다 잊었습니다. ㅎㅎ

  6.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내용이 많은데, 혹시 간략한 루트 지도 첨부하면 어떨까요?

    다른 편도 보고 있는데, 구글 지도 찾아가면서 재밌게 보고 있지만 잘 안맞는 지명도 있어서요..^^

    • 안녕하세요.
      제가 게을러 루트 지도까지는 첨부하지 못하고 제목에 지나간 지명을 쓰고 있는데 현지에서 들린 발음대로 쓰다보니 구글맵에는 잘 안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좋은 조언 감사드리고 더 부지런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7. 말을 타고 즐기시고 멀리가는것을 기대하는것은 자연스러운 생각이시지만,
    말도 생명이고 힘이들죠.ㅎㅎ
    생각하셨던 것과는 많이 다를수밖에 없을것 같아요.
    멋진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8. 나담축제기간에(7.12-14) 홉스골 가게됐는데,
    혼잡하지않을지 걱정입니다ㅠㅠ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이 막힌다고해서ㅠㅠ 괜찮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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