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45. 세 번째 만난 델리. (인도 - 자이살메르, 델리)



먹으면 먹을수록 맛있어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어진다.
근데 짜이도 달고 이 것도 설탕범벅이니 몸에는 엄청 안 좋겠지. 

이방이 하루 100루피(한화 2000원)짜리 방이다.
진정한 풍류객이라면 땅을 이불 삼고 하늘을 지붕 삼아 살아가겠지만 난 진짜 지붕과 바람을 막을 벽 정도의 시설은 필요하다.

여기가 샤워실이다.
대야에 물을 받아 바가지로 샤워를 하는데 조금 더럽긴 더럽다.
더러운 곳도 처음에나 거부감을 느끼지 막상 쓰다보면 물만 잘 나오면 된다.
한국에선 있는 깔끔, 없는 깔끔 다 떨고 다녔었는데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는 것 같다.

내 님은 아직 먼 곳에 계신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쿠리마을을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다시 자이살메르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에 문제가 생겼다.
냉각수가 터진건지 차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자 차를 세우고 아저씨들이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물을 한 통 받아와 계속 넣으면서 달린다. 

버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아줌마가 자기 딸도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원래 동생도 있었는데 동생은 쑥쓰러운지 숨어버리고 언니만 찍었는데 새침하니 이쁘게 찍힌 모습을 보여주니 마음에 들어한다. 

자이살메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역시나 릭샤꾼들이 달려든다.
날이 더워 합승해서 타고 가려고 몇 대 흥정해 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걷기로 했다.
이럴 때는 GPS가 있어 길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참 좋다. 

자이살메르의 성은 900년 전에 지어졌고 지금도 성 안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계속 보수공사를 하며 성의 외형을 유지시키고 있어 신기하고 멋있는 분위기가 난다. 
유적지로 남겨진 성이 아닌 사람이 살고 있는 성이라니 설렌다.

쿠리마을에서 만났던 애가 자이살메르에서 자기가 묵었던 숙소를 소개해줬기에 우선 그 곳을 찾아가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호객꾼 한 명이 나에게 붙더니 어디를 가냐며 자기 숙소가 그 숙소 바로 옆이니 한번 확인이라도 해보라길래 들어가봤다.

방 시설이 마음에 들어 가격을 물어보니 내가 찾아가던 곳보다 50루피를 더 부르길래 나가려는 동작을 취하니 바로 깎아준다.

가방을 내려놓고 전망이 좋은 곳을 찾는다.
성 주변에 거주지가 있고 더 멀리로는 사막인데 더 깊게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실제로 아무 것도 없는 사막에 가면 덥고 땀나고 목 마르겠지. 
그래도 좋으니 진짜 사막을 한 번 가보고 싶다. 

현재 자이살메르의 인구수는 6만명 정도지만 과거에는 유럽과 중동과 인도를 연결하는 교역의 중심지라 부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부자들이 지은 고급스러운 개인 저택을 하벨리라 부르는데 외관이 아름다워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나도 여행자니까 당연히 찾아갔다. 

건물의 조각은 아름답긴한데 황토색 일색이라 그런지 딱히 끌리지는 않았다.

다음 하벨리는 더 아름답기를 바라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었더니 한 쪽 벽을 가르키길래 쳐다보니 화살표로 안내해주고 있었다.

살다보면 편한 것만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보인다. 
자신이 직접 찾아봐도 될 것을 그냥 남에게 묻는 것 하나로 끝내려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남에게 묻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아무런 노력없이 남이 해주는 대로 사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니 조심해야겠다.

사막이니 당연히 덥다.
햇빛이 너무 강렬해 사람들도 그늘을 찾아다니는데 소라고 다를쏘냐.
엄마가 말하길 누워있는 것을 좋아하면 소가 된다던데 얘도 사람이었다가 소가 된건가.

이 코끼리 조각상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는데 예전에 기념품 가게에서 팔던 코끼리 조각과 똑같이 생겼다.
이 코끼리상이 유명해서 그 것을 본따 기념품을 만든 것인지 궁금하다.
그런데 이것도 딱히 엄청 아름답게 느껴지진 않는다. 

난 조각상보다 건물이 더 이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건축이 나랑 맞는건가.

아름다운 하벨리들이 있는 동네라서 그런지 보통 가정집의 창문도 이쁘게 해놨다.
어서 나도 내 집을 꾸미면서 살고 싶다.
물론 님과 함께. 

돌아다니니 배가 고파 간식을 찾고 있는데 사람들이 뭘 사먹길래 구경해보니 맛있어 보인다.
속에 으깬 감자가 들어있는 튀김에 구멍을 내 매콤한 소스를 뿌려준다.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말을 걸었다가 친구가 됐다.
자기들도 여행을 왔는데 맛있다며 꼭 먹으라길래 먹어봤는데 추천할만한 맛이었다.
근데 내 입모양은 왜 이럴까. 뽀뽀남인가.
SBS의 뽀뽀녀 박선영 아나운서님 사..사... 아니 좋아합니다. 

매콤한 것을 먹었으니 스위트를 하나 먹으러 간다.
여기가 유명하다길래 왔는데 딱히 다른 곳의 스위트와 다른 맛을 못 느끼겠다.
인도의 스위트는 그냥 엄청 달기만 하다.
다른 맛은 존재하지 않고 너무 달아서 못 먹겠는 맛이다. 

반지를 하나 샀는데 이 반지와 똑같은 반지를 끼신 분은 저와 연인인 겁니다.
뱀모양 반지를 끼고 계신 여성분은 없을테니 좀 더 무난한 것을 샀어야 했던걸까.
그런데 내 손이 실물로 보면 엄청 이쁜데 사진을 찍으니 정말 못생기게 찍혔다.

갑자기 반지를 산 이유는 쿠리에서 자이살메르로 오는 버스 안에서 인도인이 뱀 모양의 반지를 낀 것을 봤는데 엄청 예뻐보였다.
나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게들을 돌다가 300루피(한화 6000원)정도에 은반지를 하나 샀다.
과연 진짜 은인지는 모르겠지만 반지는 마음에 든다.
저번에 산 팔찌는 손으로 밥 먹을 때 자꾸 카레에 빠져 귀찮아서 빼고 다니는데 반지는 잘 끼고 다닐 수 있겠지.   

다른 전망대를 찾았는데 주변에 산이 하나도 없이 탁 트여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성 안을 돌아다닐 때는 그냥 발 닿는대로 돌아다녔더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이 골목이 내 숙소가 있던 골목인가.
여기가 저기같고 저기가 여기같다. 

숙소를 찾다보니 일몰장소를 찾았다.
햇님 안녕히 가세요. 내일 봐요. 

밥을 먹으러 가는데 무슨 축제가 있는지 여자들이 우루루 몰려 다닌다.
본능적으로 매의 눈을 가동해봤지만 거의 다 아줌마들이었다. 

성 안에 있는 식당들은 여행자들을 위한 식당밖에 없어서 성 밖으로 나왔는데도 식당이 안 보인다.
노점상에게 물어보고, 슈퍼에도 들어가 물어봐도 근처에 식당이 없다고 한다.
그냥 대충 먹으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기가 생겨 내 마음에 드는 식당이 나올 때까지 걸었다.
1시간이 넘게 걸어 내가 원하던 식당을 찾았다.
하루종일 걷고 배고픈 상태로 한 시간을 더 걸었으니 당연히 맛있다. 

성 입구에 여기 라씨가 그렇게 맛있다고 한글로 광고판이 써 있길래 한 잔을 사봤다.
그런데 만들어 놓았던 것을 냉장고에서 꺼내주길래 실망하면서 먹었는데 꽤 맛있다. 


<오늘의 생각>

식당 하나를 찾기 위해 1시간이 넘게 돌아다니며 여행을 헛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집 하나를 못 찾아 계속 돌아다니다니 나 자신에게 실망이다.
 

 

자이살메르 구경도 어느정도 했고 밖에 나가면 덥다는 이유로 아침은 과일로 때우기로 했다.
솔직히 한 가지 이유를 더 말하자면 자이살메르에서 내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을 자신도 없었다.

누군지는 말 못하지만 아주 위대하신 분께서 말씀 하시기를 아침으로 적당한 과일은 망고라고 하셨다.

날이 더운 지역으로 왔더니 역시나 망고느님이 더 싸졌다.
1kg에 40루피(한화 800원)이다. 
과연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이 보다 싼 가격에 망고를 사 먹을 수 있는 나라에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저씨가 과일을 파는데 단호박처럼 생긴 것을 같이 팔길래 뭐냐고 물어보니 '키하르부자'라는 이름만 알려주며 맛있으니 믿고 사보라고 한다.
기대하면서 깎아봤더니 메론인데 달달하니 맛있다.
하지만 그래도 망고느님이 최고다. 

인도에서 에어컨이 달린 방을 바라는 것은 사치다.
웬만한 숙소에는 천장에 대형 선풍기가 달려있는데 평소에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던 선풍기가 어젯밤에는 무서웠다.
선풍기가 천장에 고정이 되어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회전하기에 덜덜거리는데 오늘 묵은 숙소의 선풍기는 떨림이 유독 심하다.
자다가 저 선풍기가 떨어지면 진짜 아프게 죽을 것 같아 껐더니 너무 더워 잠이 안 온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안전할 것이라고 최면을 걸고 켰는데 다행히 아무 일 없이 잘 잤다. 

여행기를 올리다가 손가락을 보니 손 끝이 텄다.
내가 이렇게 글을 열심히 쓴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기차를 타기 위해 숙소에서 나와 기차역으로 걸어가는데 날이 너무 더워 릭샤를 탈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내 고민을 알았던지 지나가던 릭샤아저씨가 날 부르면서 타고 가라고 한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너 돈 없는거 안다며 다른 사람과 합석을 해도 되면 10루피(한화 200원)만 내라고 한다.
타고 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어제 쿠리에서 돌아와 걸어갈 때 릭샤를 타라고 했었는데 내가 돈 없어서 걸어갈거라고 대답했던 아저씨다.
인연이란 참 신기하다. 

기차는 타도 타도 재미있다. 

특히 기차에서 무언가를 먹는 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내 사랑 망고주스와 사모사, 그리고 비싼 잼이 들어있는 과자를 먹으며 스도쿠를 푼다.


<오늘의 생각>

그동안 너무 싼 밥만 먹었더니 밥 값이 다 비싸보인다. 

 

기차는 18시간을 달려 델리에 도착했다.
델리에는 기차역이 여러개인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뉴델리역을 비롯해 올드델리, 니자무딘 역이 있고 몇 개의 역이 더 있다.
내가 이번에 도착한 역은 올드델리역인데 지도를 보니 1시간 정도 걸어가면 여행자거리인 빠하르간즈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차피 델리는 3번째이고 딱히 구경할 곳도 없으니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길을 가는데 목이 말라 주위를 둘러보니 음료수 가게가 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과일맥주 맛을 시켰는데 아주 약간 맥주맛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옛 말에 '한 개만 주면 정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 리치맛 한 잔을 더 마셨다.  

진짜 사이클릭샤 아저씨들은 대단하다.
마음속에서 언제 사이클릭샤를 타보겠느냐며 한번은 타봐도 괜찮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사람의 노동력을 저런 식으로 이용하기에는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전에도 말했지만 어차피 세상은 사람들의 노동으로 돌아가는데 내 눈앞에 있는 노동만 외면하는 것은 위선인 것 같은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참 작은 고민인 것 같은데 사이클릭샤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화두다. 

걸어오느라 수고했으니 맛있는 탈리를 먹여줘야지. 
요거트도 나오는 고급 탈리다. 

밥을 먹고 뉴델리역을 지나가는데 내가 북쪽에 있는 마날리로 올라가려 했었던 이유 중 하나를 찾았다.
HPMC는 인도의 북쪽지역인 히마찰 쁘라데쉬 주에서 나는 사과로 만들었다는 인증인데 히마찰의 사과는 인도 최고의 맛이라고 한다.
인연이 닿았으니 당연히 사과주스 한 잔을 마셔봤는데 플라시보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다. 

인도의 철도망은 총 연장이 10만km로 세계 최장이다.
그런 인도의 수도 델리에는 지하철도 있다.
그런데 지하철역 입구가 참 볼품없어 지하철이 제대로 운행되고 있기는 한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안에 들어오니 시설도 꽤 좋고 에어컨도 빵빵하다.
일회용 표는 자판기에서 팔지 않기에 창구를 이용해야한다.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데 누가 인구수 많은 나라 아니랄까봐 줄이 엄청 길다.

이게 바로 인도의 지하철표다.
동그란 지하철 표를 볼 때마다 예전에 대구에 여행가서 동그란 지하철 표를 태어나 처음 보고 문화컬쳐를 겪었던 기억이 난다. 
아 이번 주에는 한글날이 있었으니까 농담으로라도 문화컬쳐라고 쓰면 안되겠다.

동그란 지하철 표를 볼 때마다 예전에 대구에 여행가서 동그란 지하철 표를 태어나 처음 보고 문화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하철 내부도 깨끗하고 에어컨도 빵빵하다.
여성전용 좌석도 1자리씩 있는데 잘 지켜지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한국에도 여성전용칸이나 여성전용좌석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는데 여성을 어느정도 우대해주는 것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일방적으로 우대해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서로 편을 가르기보다는 그냥 우리 집에 있는 어무이도 여자니까 어무이가 편했으면 좋겠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꾸뜹 미나르 유적군이다.
그런데 여기도 역시나 외국인 요금을 낸다.
인도인은 10루피, 외국인은 250루피다. 
외국인이 봉이지요. 

꾸뜹 미나르 유적군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장 유명한 것은 거대한 탑인 꾸뜹 미나르이다.

꾸뜹 미나르는 72.5m 높이의 승전탑으로 힌두교 왕조를 멸망시킨 이슬람교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1982년까지는 내부로 들어가 탑을 직접 올라 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압사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폐쇄됐다고 한다.
정말 거대하고 멋있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갈까 말까 고민될 때는 가는 것이 맞다.

이 기둥은 약 4세기에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철의 함량이 99.99%로 현대기술로도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
게다가 1,500년이 지나도록 녹이 안 슬어 외계문명의 흔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는데 직접 만져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이 요상한 건물은 알라이 미나르라 불리는 다른 탑인데 지름이 25m짜리인 초대형 탑의 1층부분이다.
참고로 위에서 본 꾸뜹 미나르는 지름이 15m밖에 안 된다.
건설을 계획했던 왕이 1층만 완성시킨 채로 암살당해 더 이상 건설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긴 쿠와트 알 이슬람 모스크인데 이슬람의 힘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모스트는 델리를 점령한 웃 딘 에이벡이라는 왕이 27개의 힌두교 사원을 파괴하고 남은 잔해로 지은 모스크라고 한다.
여러분 전쟁은 나빠요.
우리 모두 사랑하며 살아요. 

돌아올 때도 역시 지하철을 타는데 에어컨이 시원해 내리기 싫었다.
하루 종일 지하철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 끝에서 끝으로만 계속 타고 다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이나마 했었다. 

수고했으니 밥을 먹어야지.
고기를 먹으려고 식당을 찾아다녔는데 자기네 식당의 채소카레가 최고라며 꼬시길래 그냥 따라 들어갔다.
인도에서 지내다보니 채식주의자도 할만 한 것 같다.
그렇다고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있으면 있는대로 먹고 없으면 안 먹는 게 적당하다.

델리에도 유명한 라씨가게가 있다길래 가봤는데 맛은 평범했다. 

인도에서 델리를 3번 들렸는데 항상 같은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를 썼다.
값이 싼 대신 시설은 별로여도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참 좋아 올 때마다 사진을 찍게된다.
아마 이번 여행에서 더 이상 델리를 올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니 우선 잠시만 안녕이다.


<오늘의 생각>

머리가 기니 일본인으로 보는 것이 싫어 그냥 중국인이라 하고 다닌다. 
 

 



  1.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
    매번 눈으로만 보다가 댓글 남겨요~
    저 인도의 짜파티와 카레 정말.. 가서 먹고싶네요 !
    계속 해서 리얼 후기를 적어주세요 ^^
    용민씨 화이팅! ^^

    • 안녕하세요.
      직접 카톡으로 응원 해주셨던 것 기억하고 있어요. ㅎㅎ
      여행기는 앞으로 1년 정도 더 이어질 것 같으니 끝까지 함께 해주셔야 합니다.
      댓글 하나, 카톡 하나가 참 좋습니다.
      또 연락주세요. ㅎㅎ

  2. 주부습진과 같은증상으로 보이는데, 주부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탈리습진....

    한국 들어오시면 바로 님이 생길거예요. 왠지 그럴 것 같아요!!!

  3. 황토빛 건물들을 보다가 델리의 지하철을 보니 갑자기 인도가 아닌 다른 나라로 옮기신 줄 알았네요ㅋㅋ
    그정도로 분위기가 전혀다르네요.
    위에 나온 탈리 또한 그 전에 봤던 탈리들과는 꽤나 많이 달라보여요~
    더욱 군침도는 탈리 사진이예요~
    인도 백반 저도 먹어보고싶어요ㅋㅋ

    • 지하철은 저도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매일 싸구려만 먹어서 그렇지 비싼 탈리는 급이 다릅니다. ㅎㅎ
      아 그렇다고 저게 비싼 탈리는 아니에요.
      한 70루피(한화 1400원)정도 하는 저렴한(?) 탈리랍니다.

  4. 2000원 짜리 방...훌륭하고 좋아보여요
    덥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 제눈엔 운치있어 보인답니다^^
    이번 포스팅은 재미난게 많습니다
    정보도 많고요
    냉각수 보충하면서 달리는 차...
    몇년후에 보면 레알 추억거리랍니다^^
    하벨리 들의 건물치장이 정말 예술이네요
    정교함이 대단해요
    클로즈업이 한컷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

    은반지도 이뻐요^^
    다음 포스팅 기다립니다

    •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하벨리도 타지마할처럼 대리석이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요.
      아쉽게도 클로즈업한 사진은 없네요. ㅎㅎ

  5. 그늘에 누워있는 소보니 정말 소된다고 하시던 어르신들 말씀 생각나네요..ㅎㅎㅎ ^^
    산이없는 모습도 신기하구요~~ ^^ 특히 일몰 멎쥡니다.~~ ^__^
    아주 예전 저 어릴적이나 음식을 신문지에 싸서 줬는데 인도도 아직 그렇네요..^^
    요거트도 나오는 고급탈리 저도 맛보고 싶어지네요......

    오늘도 모르던 문화와 재미난 여행기 잘보고 다녀갑니다.^^

    • 외국에 나오니 산이 없는 곳이 많더라구요.
      저도 국화빵 같은 것들은 신문지에 파는 것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통탉을 사면 과자봉지처럼 생긴 신기한 봉투에 넣어주던 것도 떠오르네요. ㅎㅎ

  6. ㅎㅎㅎ 동남아여행 중 검색으로 알게 됬는데!! 여행기가 너무 재미나서 계속 챙겨보고 있어요!! 떠나고 싶은 맘을 블로그로 달래봅니다!!

  7. 저..그...근데.. 커..컬쳐쇼크..인데요. 문화컬쳐 아니고요...

    여행기 잘읽다 갑니다.

    인도 꼭 가보고 싶네요.

  8. 유적지 사진과 자세한 설명들 너무 감사해요.
    하나하나 빠짐없이 설명 덧붙이느라 참 힘드셨겠어요.
    덕분에 저는 많은거 배우고 가네요. ^^
    아참...
    끼고 있던 뱀모양 반지 말이죠.
    길 가다 맘에 드는 참한 아가씨 눈에 보이면
    얼른 손가락에 끼워주세요.
    인연이라고 막 던져보는거죠 뭐~ ㅎㅎㅎ
    그 뒤에 벌어질 상황은... 일단 운에 맡겨야죠. ^^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7. 사람과 콘센트.



타지마할을 보고 숙소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즐기다가 다시 아그라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인도도 인구수는 세계 2위, 면적은 세계 7위이니 대륙의 기상을 가진 중국처럼 기인들이 많다.

아그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타지마할과 아그라 성이다.

물론 다른 유적지들도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기에 아그라 성으로 향했다.

팀의 총무 역할을 맞고 계신 이상훈 형님께서 아그라 성 입장권까지 사주셨다.

같이 다니는게 죄송스러울 정도로 계속 챙겨주셔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런데 입구에서부터 자꾸 가이드를 해준다며 따라 오던 인도인을 뿌리쳤더니 입장으 도와준다며 우리 입장권을 받은 뒤 검표원과 짜고 표를 빼돌렸다.

7명이라 7장의 표를 샀는데 돌려받은 표는 3장이니 4장은 다시 매표소로 돌아가 돈을 받을 모습이 눈에 훤하다.
참 별에 별 사기를 다 당한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손해보지 않고 그들만 이득을 봤으니 사기라 부르기도 뭐하다.
 

지부장님은 여기서도 활약하셨는데 우리보다 먼저 도착하시고 우리를 기다다가 표도 없이 먼저 안으로 들어가 계셨다.

정말 대단하시다고 했더니 한국에서는 더 재미있으시고 대단하시다고 한다.

인도에서 성은 처음 들어가 봤는데 규모가 커서 그런지 내부가 엄청 멋있지는 않았다.

하긴 사람이 생활하고 전쟁을 목적으로 지은 성에 내가 뭘 기대한건지 모르겠다.

아그라 성에서는 타지마할이 보인다.

타지마할을 만든 샤 자한은 말년에 막내아들의 반란으로 아그라 성에 유폐된다.

아그라 성에 갇힌 채로 부인을 위해 만든 타지마할을 바라보던 샤 자한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왠지 샤 자한이라면 타지마할을 보며 부인 생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 했을 것 같다.

날이 너무 더워 머리띠를 다시 꺼냈다.

어서 머리띠를 안 써도 되는 북쪽으로 올라가야겠다.

성의 웅장함을 기대하고 왔기에 약간 실망했지만 세밀한 기둥장식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이가 들어가는지 이런 미세한 문양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제 진짜 타지마할과 안녕이다.

타지마할에서 나올 때도 아쉬웠는데 아무리 봐도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이 실존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나도 아름답거나 대단한 건물을 지을 때 참여해보고 싶다.

인도에는 참 많은 직업이 있다.

아그라 성에는 다람쥐 왈라가 있었는데 자기 다람쥐도 아니고 돌아다니는 다람쥐를 먹이로 유인한 뒤 관광객들에게 먹이를 줘보라며 돈을 받는다.
밑천도 없이 장사한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안에서 보니 확실히 웅장한 멋은 별로 없지만 세밀한 멋이 살아있다.
이럴 땐 건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전공은 건축공학이지만 1학년만 다녔기에 아는게 별로 없다. 

대단한 지부장님.

MTB도 좋아하셔서 내가 처음에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시작했었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하신다.

정작 얼마 가지도 못하고 돌아왔기에 부끄러워서 혼났다.

중국 해안가를 따라 짧게 자전거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하셔서 몇 가지를 알려드렸는데 왠지 금방 가실 것 같다.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냥 물어만 보는 사람과 직접 실행할 사람이 보이는데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 궁금하다.

밖에 나와서 보면 웅장하긴 웅장하다.

아그라 성은 3대 황제가 축조한 것을 5대 황제인 샤 자한이 가장 아름다운 궁전으로 바꿨다고 한다.

자신이 가장 아름답게 만든 성에 갇힌 채, 자신의 여인이 잠들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바라봤을 샤 자한의 표정이 궁금하다.

숙소로 돌아 오는 길에 저녁을 먹기에는 시간이 일러 맥주를 사러 갔다.

속이 안 좋아 처음에는 반 잔만 마셨는데 이번에 처음 마셔 본 킹피셔 그린이 꽤 맛있길래 배가 아프던 말던 그냥 계속 마셨다.
내 위장은 나약할지라도 내 간은 강하다고 믿는다. 

기차 시간이 다가와 떠나야 할 것 같아 인사를 하니 지부장님께서 밥은 먹고 가야한다며 식당으로 가자고 하신다.

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나오는 라면을 시키고 기차상황을 확인하니 20분 정도 연착이 될 것 같았지만 혹시 모르니 빨리 먹고 인사를 드렸다.
나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다들 라면으로 메뉴를 통일까지 하셨다.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청정원과 대상, 형님들은 절대 못 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도움들은 꼭 다시 베풀겠습니다.

시간이 촉박하니 릭샤를 잡고 대충 흥정을 한 뒤 빨리 가자고 했다.

원래 공지된 출발 시각보다 5분 전에 역에 도착했다.

전광판에 나온 기차의 상황을 다시 확인하니 정시 도착이라고 한다.

서둘러 클락룸으로 가서 맡겨뒀던 짐을 찾고 플랫폼으로 달려가니 기차가 들어 온다.

더워서 헥헥거리고 있는데 아이스크림 장수가 지나가길래 하나 사먹었다.
혼자 낑낑대며 가방을 올리려하자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 아저씨께서 도와주셨다. 아이스크림을 살 때도 외국인이라 사기를 칠까봐 가격도 확인해주시고 계속 도와주시는 것이 고마워 짜이를 두 잔 사서 같이 마시며 계속 이야기를 했다.

매번 SL(침대칸)만 이용하다가 내가 원한 시간에 운행하는 아그라에서 델리로 나가는 기차는 SL칸이 매진이고 한 3시간정도만 타면 되기에 좌석표인 2S(세컨) 등급을 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컨표는 입석으로 탄 사람들이 많아 엄청나게 복잡하다길래 걱정했는데 탈 만했다.

나보다 4칸 쯤 앞에 탄 아기가 잠깐 뒤를 돌아봤는데 엄청 귀여워서 사진을 한 장 찍고 싶었다.

이쁘게 찍고 싶어 평소에 잘 쓰지도 않던 50.8 렌즈를 끼고 한 10분쯤 기다리자 다시 뒤를 돌아 봤는데 정말 귀여웠다.

아 토끼같은 딸래미를 낳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그전에 여우같은 마누라도 만나야 할텐데 이 것도 걱정이다.


3시간쯤 달려 델리에 도착했는데 인도로 처음에 들어와서 만난 델리와 너무 달랐다.

처음에 왔을 때는 약간의 두려움이 있어서 정신이 없었던 것 같은데 다시 온 델리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오늘의 생각>


다시 한번 고추장은 청정원.

타지마할이 왜 타지마할인지 알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차표를 끊으러 갔다.

내일 이동을 해야하는데 기차표가 2주전부터 매진이라 긴급 티켓인 따깔을 끊으러 갔다.
따깔은 인구 수가 많은 인도에서 급한 일로 기차를 타야하는데 표가 없을 때 출발 하루 전에 약간의 돈을 더 내고 끊을 수 있는 인도철도청에서 운영하는 공식적인 티켓이다.

나름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200명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따깔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따깔은 딱 아침 10시부터 판매하기 시작하는데 꼭 야구장 표를 구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같았다.

내가 갈 곳의 따깔표는 120장이 있었는데 40분동안 줄을 서서 창구에 가니 28장밖에 안 남았었다.
처음으로 따깔표를 끊어봤는데 표를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목적을 달성했으니 줄 서 있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가진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나온다. 

빠하르간즈로 돌아 왔는데 이렇게 평화스러운 거리를 처음에는 왜 그리 걱정했었는지 모르겠다.

굳은 표정으로 숙소를 잡기 위해 배낭을 메고 다니는 여행객들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배는 고픈데 속을 완벽히 낫게 하기 위해 점심까지 굶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와 고민을 했었다.

원래는 점점 남쪽으로 치고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날마다 더워지는 것이 느껴지니 남쪽으로 가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북쪽을 집중 공략하기로 하고 기차표를 알아봤는데 다 매진이길래 외국인쿼터를 이용해 한 달 뒤의 기차표를 예매해버렸다.

이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는 비밀이지만 4월 17일 11시 30분에 출발해 4월 19일 9시 35분에 도착하는 46시간짜리 기차다.
참 땅덩어리가 크기는 크구나.
한 달 뒤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은 현재에 충실하자.  

기차표를 끊고 숙소로 돌아오니 도미토리에 같이 묵고 있는 한국분께서 코넛플레이스를 간다길래 따라나섰다.

조금이나마 인도를 보고 왔더니 확실히 인도의 수도가 델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델리에는 스타벅스도 있다.

인도에서 커피빈은 봤어도 스타벅스는 처음 봤는데 역시 델리는 인도의 수도가 맞나보다.
커피 한 잔 마실 돈이면 짜이를 여러 잔 마실 수 있으니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간다. 

같이 간 분이 한국에 보낼 소포가 있다고 해서 우체국을 먼저 들렀다.

며칠 뒤면 어무이 생신이라 나도 뭔가 선물을 보내려 하다가 딱히 인도에서 보낼만한 것이 없어 그냥 엽서 한장을 보냈다.
엽서값 10루피(한화 200원)에 우표값 15루피(한화 300원)이니 해외에서 엽서 보내는 것이 한국에서 보내는 것보다 싸다. 
생신 날에 500원짜리 엽서 하나 보내는 불효자는 웁니다.

오늘 하루종일 굶었더니 배가 고파 유명한 식당에 갔는데 7시가 넘어야 탈리를 먹을 수 있다길래 그냥 나와 쉐이크를 한 병 사먹었다.

처음엔 밀크쉐이크를 먹으려고 했는데 딸기로 주길래 그냥 먹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햄버거보다 쉐이크를 자주 사먹었었다.

특히 롯데리아보다 맥도날드 딸기쉐이크가 양도 많고 진해서 좋아했는데 맥도날드의 본사는 미국 시카고에 있다고 하니 언제쯤 맥도날드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코넛플레이스는 원형모양인데 가운데에는 공원이 있고 그 주위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딱 치킨에 맥주를 먹으면 좋을 것 같은 공원이다.
아... 치맥먹고 싶다. 

공원의 풍경은 여느 나라와 비슷하다.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고 친구들끼리도 오고, 혼자서 책도 읽는다.

아마 뭄바이에는 고층빌딩이 많겠지만, 인도에 와서 고층빌딩을 본 기억은 별로 없다.

그래도 여기는 델리의 번화가라 빌딩들이 보이기는 한다.

그동안 고생한 나의 위장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아까 갔었던 고급 탈리집에 다시 갔는데 밥 1그릇을 추가하니 200루피(한화 4,000원)정도 나왔다.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카레를 처음 먹어보니 신기했다.

돈을 너무 아끼는 것은 아니지만 길거리 식당의 밥도 맛있어 딱히 좋은 식당을 찾아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어 빙빙 돌다가 녹초가 돼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도미토리에 인도에서 공부중인 한국 사람이 한 명 더 있어 같이 술을 먹기로 했다.

썬더볼트라는 맥주를 먹었는데 이름만 마음에 들고 맛은 인도 맥주 맛이었다.
 

그런데 인도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 여행자의 규칙을 잘 몰라 도미토리에서 소리를 질르길래 뭐라 했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한국이라면 격식을 차리느라 상대를 했겠지만 외국에서는 그냥 무시한다.

원래도 좋고 싫음이 어느정도 분명했었는데 해외에 나오니 나와 안 맞는 사람은 애초에 스파크가 튈 일도 없게끔 콘센트도 안 꽂는다.
여행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말이 어느정도는 맞는 것 같은데 항상 좋은 사람만 만나기를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이니 그냥 그러려니 한다.

<오늘의 생각>


델리는 두 번째인데 이번에도 별 것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고 밖으로 나오니 통이 트고 있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 있는 것 다음으로 좋은 것이 타는 듯한 노을인데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이번에 탄 기차는 CC클래스(에어컨 좌석)밖에 없었다.

타보니 우리나라의 무궁화호처럼 생겼다.

앉아있으니 사람들에게 신문과 잡지를 나눠주는데 분위기가 공짜길래 나도 하나 받았다.

잡지를 보고 있으니 물주전자와 컵을 주며 짜이를 타 먹을 수 있게 해준다.

뭔가 희한해 기차표를 확인해 보니 어디선가 들어본 사답띠 익스프레스였다.

인도에는 여러종류의 열차가 있는데 그 중 사답띠 익스프레스는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특급열차다.
표를 끊을 때는 좌석칸인데 비싸길래 구시렁거렸었는데 타고 나니 기분이 좋다. 

특급열차의 가장 좋은 점은 밥을 준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아침을 못 먹어서 기차 안에서 뭔가를 사먹으려 했는데 꽤 그럴싸한 밥을 준다.

밥 먹고 나서 짜이도 한 잔 더주니 특급열차를 탈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은 출장가는 중이고 현대자동차를 타고 있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한다.
외국에선 옆자리에 앉으면 인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 아쉽다. 

밥도 주고 차도 주는 기차를 즐기다 보니 금새 목적지인 하리드와드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릴 때가 되면 승무원이 돌면서 팁을 걷길래 나도 조금 팁을 줬다. 

시바신인 것 같은데 저처럼 참 잘생기셨군요.

하리드와드에서 최종목적지인 리쉬께쉬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리쉬께쉬 시내에 내려서 내가 가려는 곳까지는 약 6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릭샤값을 아끼기 위해 걷기로 했다.

걷기 전에 다리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라임 소다를 한 잔 사 먹는다.

열심히 걷는데 해가 너무 쨍쨍하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 먹어야겠다.

돈을 아끼기 위해 걷다 보면 군것질거리를 많이 사 먹어 결국 돈을 쓰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먹는게 남는 거고 걸으면 운동도 되니 기분이 좋다.

걷고 걷다가 강도 건넌다.

다리를 건너는데 인도인들도 여행을 온건지 다리에서 인증샷을 찍느라 바쁘다.

1시간이 넘는 시간을 걸어 내가 찾던 아쉬람에 도착했다.

구름도 이쁘고 노을도 빨갛고 리쉬께쉬에서에 온 첫 날부터 기분이 좋다.

저녁은 알루고비라고 감자와 콜리플라워로 만든 카레에 짜파티를 먹는데 꽤 맛있었다.
알루는 감자고 고비는 콜리플라워다. 

내가 찾던 아쉬람에 들어갔더니 100개가 넘는 방이 다 꽉 차있어 방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하나 아쉬람 입구에 주저앉아 있었더니 아쉬람에 묵고 있던 이탈리아 친구가 방을 구하냐면서 아쉬람 옆에 싼 도미토리가 있다고 말해줘 찾아갔더니 여기도 방이 없다고 한다.

허탈한 표정으로 지금 1시간이 넘게 걸어와서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그러면 복도에 있는 직원용 침대에서라도 잘거냐길래 고맙다며 자리를 잡았다.

요금은 도미토리와 같은데 와이파이가 빵빵해 사람들이 다 잠들 때까지 와이파이를 썼다.

아쉬람에 들어가면 한동안 와이파이를 못 쓸 테니 원 없이 썼다.

<오늘의 생각>

이런 좋은 기차도 존재하는구나. 



 




  1. 3월19일 경의 여행기를 지금 쓰고계시네요?^^
    시차가 넘 벌어졌어요
    그러다가 추운겨울에 땀나는 얘기 들어야 할것 같네요 ㅎㅎ
    서둘러 주세요
    근데 ... 현지식사에 적응이 우선이지만
    지금 쯤 ... 김치찌게나 된장찌게가 그리울 땐데..
    견딜만 하세요?

    나는 한달여만인 14일날 서울에 돌아왔는데
    오자마자 순댓국집에 가서
    머리고기에 막걸리 한잔 했어요
    외국있을때 가장 생각나던 음식였거든요 ㅎㅎ

    여행기 잘봤어요
    한달후 48시간 타는 기차의 도착지는 어딜지 궁금해요^^

    • 시차는 점차 줄어들겁니다. ㅎㅎ
      아직까지 한국음식이 엄청나게 먹고 싶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순댓국 이야기를 하시니 저도 먹고 싶어지네요.
      다음 이야기들도 기대해주세요.

  2. 밤새, 직접 대면한 적도 없는 님과 밤새 인도를 여행-_-하면서 거래란 거래는 제가 다 담당하고...깨니 제 방이더군요....
    전 인도 안가도 되어요.....사람은 없어도 됩니다...전기 충전만 되면 되어요 ㅠ_ㅠ

    • 그렇게까지 빠지셔서 보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여행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떠나는 것이니 콘센트가 맞는 사람을 찾아 떠나보세요.

  3. 아... 월요일이네요 이렇게 여행기를 한편읽으면서 힘을얻고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렵니다.
    인도에서 기차타는 제대로 알려주시네요...2달전 기차표가 거의다 매진이라니..허참...
    그래도 외국인을 배려해주는게 조금은 괜찮네요...
    기차에서 밥주는거 보니까 꼭 항공기에서 밥나오는것 같네요...좋으당
    이번여행기도 그렇고 저번도 그렇고 청정원분들 참 따뜻한 분들이네요......한국사람들만의 끈끈한 정이 있죠. 참 훈훈합니다.
    몸건강하시고 다음 여행기도 기대해봅니다.

    • 외국인쿼터제도가 없었다면 참 여행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암표상도 엄청 활개를 쳤을 것 같구요.
      청정원 분들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ㅎㅎ

  4. 기차표 4월 17일이라고 하셔서 뭔가 하고 계속 생각했네요^^;;ㅋㅋ
    기차로 46시간 동안 기차 여행이라니..
    저 같은 경우는 작년에 대학교 졸업하고 취직해서 처음으로 여행 간 곳이 강원도였는데,
    그 때도 굉장히 멀다고 생각했는데 인도에서 그 정도 시간은 동네 마실 수준이겠네요~
    역시 경험 해보고 싶은 인도입니다^^

    • 기차가 연착되면 5시간 정도는 그냥 가만히 서있는 시간입니다.
      강원도 여행 이야기를 하시니 대관령 삼양목장에 올라갔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5. 인도의 수도는 델리가 아니라 뉴델리예요. 위키백과 인도 문서: http://ko.wikipedia.org/wiki/%EC%9D%B8%EB%8F%84

  6. 머리띠가 잘 어울리는군ㅋㅋ
    맨날 SL만 탔었는데
    좌석칸도 짧은거리는 괜찮네
    특히 사답띠.. 오믈렛도 맛있어보이고
    맹고주스랑 빵이랑 +_+

  7. 용민군 표현대로 '최고급 탈리'는 그릇부터 뭔가
    일반 탈리보다 고급지네요. ^^
    정말 깔끔하게 나온 사진을 보니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한번은 시도해보고 싶은 탈리였어요.
    또 기차식도 기내식만큼이나 잘 나오는 것 같네요. ^^
    가끔 정신줄을 집에 놔두고 오는 여행객들을 볼 때가 있는데
    그들은 그의 뒷모습을 못 보니 그저 안타깝기만 하죠.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3. 손으로 밥먹는 나라, 인도.



웰컴 투 인디아.

비행기에서 인도사람들을 보고 처음 느낀 소감은 '우와 인도 누나들 이쁘다.'였다.

비행기를 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도인이었는데 특히 이목구비가 뚜렷한게 이쁜 누나들이 참 많았다. 물론 승무원 누나도 당연히 이뻤다.

태국에서 출발하기전에 인터넷을 보니 오늘 새벽에 델리 도착하는 사람들이 공항에 모인다길래 같이 만났다.

공항에서 조금 대기하다가 4명이서 같이 공항버스를 타고 뉴델리역으로 왔다.

뉴델리역을 넘어가야 빠하르간즈여서 역안으로 들어가니 축제기간이라 빠하르간즈가 닫았다고 한다.

인도사람들이 툭하면 어디가 닫았다는 거짓말을 한다고 들었기에 우선 역밖으로 나왔더니 모두들 빠하르간즈로 못간다고 하면서 코넛플레이스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쯤되자 진짜로 닫은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말이라 닫았다는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역을 휘젓고 다니니 결국 가는길을 알려준다.

인도와서 신고식 제대로 했다.

우여곡절끝에 빠하르간즈에 도착했는데 새벽이라 휑했다.
숙소를 몇 군데 돌아 다니고  

비행기에서 제대로 못자 피곤했기에 도미토리를 잡자마자 잠을 잤다.

점심쯤 일어나 진짜 인도카레를 먹으러 갔는데 역시나 메뉴판에는 카레라는 말이 없고 메뉴판을 본다고 해서 알아 듣는 것이 아니니 이번에도 그냥 눈치껏 시키기로 했다.

맛있는 카레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카레가 끓고 있는 솥단지로 데려가길래 하나를 골랐다.

인도에 왔으니 당연히 손으로 밥을 먹어야한다는 생각뿐이라 수저를 줬어도 사용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손으로 밥을 먹자니 힘들었지만 내가 드디어 인도에 왔구나를 느낄 수 있어 재밌었다.

아침도 굶었더니 카레 한 그릇으로는 배가 차지를 않아 시장을 둘러보다가 사람들이 신기한 것을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긴 인도에 처음왔으니 모든 음식이 다 신기하다.

이건 속이 빈 튀김의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감자와 달짝지근한 소스를 넣어주는데 정말 맛있었다.

인도음식 맛 없다고 했던 사람들이 이해가 안될 정도로 맛이었다.

숙소로 들어와 델리에서 서쪽으로 갈까 동쪽으로 갈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옆 침대에 있던 사람이 기차표 끊으려면 2시간 이상 걸리니 어디로 갈지 정하고 내일 일찍가서 표를 사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그말을 듣고 내가 한 생각은 '기차역에서 줄서있는 동안 결정하면 되겠네'였다.
 

인도는 외국인여행자들을 위해 특별쿼터를 둬서 외국인여행자만 살 수 있는 기차 티켓을 일정량씩 할당해 놓고 있다.

보고 있나? 베트남정부. 좀 보고 배워라. 물론 배운다고 해도 난 절대로 다시 안갈거지만.

아무튼 2시간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며 우선 동쪽으로 결정하고 바라나시로 가기로 했다.

사람들은 세계일주 하면서 각 나라별로 테마도 정하고 할 것도 정한다는데 난 참 속편하게 다니는 것 같다.

진짜 운이 좋게 내일 떠나는 기차표를 구할 수 있었다.

바라나시로 간다며 내가 고른 기차번호를 말해주자 운이 좋다며 마지막 남은 티켓이라길래 서둘러 결제했다.

근데 758km를 12시간을 걸려 가는데 침대칸의 가격이 355루피(한화 7100원)밖에 안한다.

인도에서 교통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인도여행 시작부터 잘풀리는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밥을 먹었다.

아 손으로 밥먹는거 정말 재밌다.

이번에는 짜파티라고 밀가루 반죽을 구운 것과 카레를 먹었는데 한손으로 찢으려니 잘 안되길래 인도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잘 관찰하고 따라했다.

내가 듣기로 인도 물가가 싸다고 했는데 인도사람들이 먹는 식당에서 밥 한끼 먹는데 70루피(한화 1400원)이니 동남아에 비하면 비슷한 정도지 싼게 아니다.

솔직히 난 500원정도면 밥 한끼를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다.

인도에 왔으니 그 유명한 짜이를 먹고 싶어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아무 곳에도 안 보여 레몬쥬스를 먹었다.

난 레몬쥬스만 찍으려했는데 이 아저씨들이 자세를 잡기에 같이 찍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도미토리를 쓰는 사람들끼리 술 한잔씩 하자고 해서 인도의 맥주 킹피셔를 먹었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인도는 가뜩이나 술값이 비싸다는데 술을 안 먹게 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없었다.

원래는 2병씩 먹으려고 샀는데 너무 맛이 없어 1병만 먹었다.

내가 인도에서 맥주를 먹을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알콜중독자라는 오명도 이제야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술을 사랑하는 알콜러버일뿐이다. 
 

나는 인도에 막 도착했기에 다른 분들의 인도 이야기를 듣는데 같이 술을 먹던 한국 형이 바라나시에서 인도사람들에게 당해 털렸다고 한다.

바라나시에서 갠지스강을 보고 있는데 인도사람이 다가와 자기도 인도여행 중이라며 사진을 찍어달라해 찍어주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친해져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고 한다.

근데 밥을 그냥 식당이 아니라 맥도날드에서 시켰는데 인도인이 음식을 받아오면서 약을 조금 탔다고 한다.

그 약을 먹고 정신이 좀 흐려진 상태로 영화관에 갔고 거기서 그 인도사람이 사온 음료수를 먹고 기절했다가 화장실에서 일어나니 여권빼고 모든 것을 다 털렸다고 한다.

여차저차 해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같은 숙소에 있던 일본인이 200달러를 줘서 그 돈으로 네팔로 넘어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올라가 모든걸 털고 델리로 돌아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신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만 보던 무서운 이야기를 실제로 겪은 사람을 만났으니 인도를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일본인이 자기는 기차에서 약을 먹었다고 한다.

위 칸에 친구가 자고 있어서 안심하고 짜이를 한잔 마셨는데 깨고 나니 모든 것을 털어갔다고 한다.


내 여행 철칙중에 하나가 먼저 다가온 사람은 의심하고 보자인데 인도에서는 더 조심해야겠다.


<오늘의 생각>

델리에 도착해 어벙이 모드가 될뻔했지만 난 베트남을 거쳐왔다.

델리에서 빠하르간즈 거리를 걸어가면 인도사람이 달라붙는다.

한국여행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삐끼들이 한국어를 엄청 잘한다.

지나가기만 하면 '어디가요?'라고 물어보고 단어만 구사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한국어를 구사한다.

이번에도 누군가가 어디가냐고 묻길래 밥먹으러 간다니까 여기 토스트가 맛있다고 한다.

짜이도 같이 팔길래 하나 사먹으니 한국사람들은 토스트에 설탕뿌려먹는다며 설탕주냐고 묻길래 깜짝놀랐다.
도대체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길래 이렇게 유창하게 하는지 신기하다. 

거리의 장사꾼들은 힌두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최소 4가지의 언어를 구사하니 내가 정말 못난 것 같다.

배가 안차길래 거리를 둘러보니 또 인도사람들이 서서 뭔가를 먹고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가 없으니 당연히 구경을 갔다.
살짝 기름에 튀긴 짜파티 같은 것을 카레에 찍어 먹길래 따라 먹었는데 이것도 맛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요리 이름이 뿌리라고 한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르겠지만 시야가 나쁘다.

어떻게 보면 살짝 중국의 시골 느낌도 난다.

원래는 델리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인도의 건국기념일 축제준비로 붉은 성이 닫았다고 해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코미디영화를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관에 갔다.

인도에서 CGV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심하긴 심하다.

근데 표를 끊고 들어가서 보니 이건 시작은 에로로 시작해 액션으로 바뀌었다가 신파극으로도 바뀌고 도대체 장르를 알 수 없는 영화를 보여준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시작한지 한시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중간에 영화를 끊고 나가라고 한다.
인도 사람들도 이상한지 안나가고 있다가 직원이 와서 소리를 지르니 다 나가길래 나도 따라나왔다. 

왜 중간에 끝나냐니까 이게 끝이라며 다음 영화는 12시 30분에 시작하는데 또 볼거냐고 묻길래 그냥 나왔다.
대사도 모르겠고 내용도 모르겠고 그냥 졸리기만 해 돈을 날린 기분이다. 

오늘은 초록색 카레를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이제 한손으로 짜파티를 뜯어먹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이게 라씨인데 인도의 길거리에서 파는 요거트 음료수다.

난 요거트 종류를 사랑하는데 앞으로 많이 즐겨먹어주마.

맛은 엄청 달고 맛있고 사랑스럽다.

아 저 솥에 있는 요거트를 다 먹고 싶다.

솥에서 우유를 발효시켜 요거트를 만들고 거기에 설탕과 얼음을 넣고 갈아주는게 라씨다.
설탕을 듬뿍 넣으니 몸에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즉석에서 만들어서 주니 좋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리고 정말 맛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기차를 타러 갑시다.

근데 기차가 엄청나게 길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것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언제나 설렌다.
 


<오늘의 생각>

손으로 밥 먹는다는 것 자체로 인도는 재미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기차가 7시간 연착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설마 70분이겠지 하며 다시 물어보니 7시간이 맞다고 한다.

근데 난 일정이 정해진게 아니니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기는 커녕 신이난다.

어차피 종착지는 정해져 있고 그 때까지 기차에서 놀 생각에 신이 나는 것을 보니 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

기차 안에는 짜이파는 사람이 계속해서 짜이, 짜이, 짜이를 외치고 다니고 커피 파는 사람은 커피를 외치고 다닌다.

물론 먹을 것을 파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배가 고플 땐 안보여 기차가 정차했을 때 내려서 사먹었다.

침대칸은 중국에서 타봐서 신기하지는 않았는데 밤에는 추워 침낭을 펴고 자니까 포근해서 좋았다.

총 10시간이 연착되서 원래 아침에 도착할 기차가 저녁에 도착했다.

뭐 바라나시에 꿀발라 놓은 것도 아니니 좀 늦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기차에서 내 윗자리에 있던 한국인 누나와 같이 바라나시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근데 여기서도 건국기념일 축제로 거짓말을 한다.

오토릭샤를 잡으려니 숙소가 많은 거리로 가는 길이 막혔다며 다른데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 아저씨들이 나를 너무 물로 본다.
그냥 무시하고 다른 오토 릭샤를 탔다.

방을 찾으러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들을 돌아다니는데 웬만한 도미토리는 다 꽉차있어 삐끼를 하나 잡고 방을 구경하는데 지나가던 한국인 아저씨께서 자기 숙소에 빈방이 있을거라며 알려주셨다.

찾아가보니 도미토리에 침대가 있길래 짐을 풀고 밥을 먹으려는데 근처 식당에서 공짜로 밥을 주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당연히 뒤도 안 돌아보고 찾아갔더니 정말로 공짜밥을 퍼주고 있었다.
공짜라 카레도 좀 묽었지만 직원들이 계속 돌아다니며 리필을 해주길래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었다.

바라나시는 델리보다 더 더럽고 소가 많다.

근데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하기에 안먹으니 암소는 젖이라도 짠다고 하지만 수소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공짜밥을 먹었으니 선풍기로 바람을 불어 불씨를 살리는 짜이도 한잔 먹어줬다.
선풍기 화로를 보니 앞으로 인도여행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오늘의 생각>
 
 
왜 난 기차가 연착이 되도 재미있을까.

공짜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내가 밥먹는 식당이 9시 30분정도는 되야 문을 열어 그 핑계로 늦게까지 잠을 잤다.

느긋하게 일어나 그냥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한국인이 엄청 많아 내가 인도에 온건지 영화세트장에 온건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다른 한국인들도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겠지.

어제 공짜밥을 준 식당에 스페셜 탈리가 맛있다길래 갔더니 130루피(한화 2600원)이길래 그것 보다는 좀 저렴한 미니 스페셜 탈리를 시켰다.

탈리는 밥과 짜파티가 리필이 되니 맛도 좋고 양도 많아 최고의 인도음식이라 할만하다.

기분이 좋아 주인아저씨에게 라씨도 한잔 달라했더니 옆집에 가서 커드를 얻어와 만드는 모습을 발견했다.

맛은 있었지만 역시 라씨는 라씨집에서 먹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바라나시에 가면 젬베를 싼 가격에 배울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었기에 기대하며 학원에 갔다.

원래 인도에서 젬베를 배우는 한국인들은 별로 없었는데 2년전쯤 10센치가 아메리카노를 부르고 난 뒤 인도에서 젬베를 배우는 열풍이 생겨났다고 한다.

난 타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어서 우선 인도 전통악기인 타블라에 도전했다.

양손을 이용해 손가락으로 튕기듯이 치는데 내가 박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널 처음 봤을 때 

난 너의 이름도 알지 못했지 

너는 둥 딱! 소리를 내며 날 사로잡았지 


널 사가지고 오기 위해 

난 며칠간 라면만 먹었지만 

널 품에 안고 잠들때면 

내 입가엔 미소가 


떠나자 하늘넘어 끝없는 우주로! 

젬베 젬베! 나의 운명을 바꾼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나는 니가 정말 정말 고마워 

젬베 젬베! 나를 웃게 하는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젬베의 노래를 들어요 


친구의 노래를 들어요


내가 노래할 때면 너는 조용히 옆에서 

나의 이야기 들으며 박자를 맞춰 주었고 

내가 흥겨울때면 니 목소리도 밝아져 

우리 둘이 함께 예~ 예~


떠나자 하늘넘어 끝없는 우주로! 

젬베 젬베! 나의 운명을 바꾼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나는 니가 정말 정말 고마워 

젬베 젬베! 나를 웃게 하는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젬베의 노래를 들어요 

좋아서 하는 밴드 - 젬베의 노래 


 

돈이 찢어져 은행에 가려고 했었는데 젬베를 가르쳐주는 학원에서 자기에게 수수료를 5~10루피만 내면 붙여줄 수 있다길래 맡겨놓고 나왔다.

가트를 보며 멍을 때리다가 라씨가 먹고싶어 바라나시에 가본 사람은 다 안다는 유명한 라씨집인 블루라씨를 찾아가기로 했다.

자세한 위치는 모르고 방향만 아는 상태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근데 인도사람들에게 블루라씨를 물어봐도 다 알고 있다. 
얼마나 맛있으면 인도사람들도 다 알고 있는걸까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물어물어 블루 라씨를 찾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한국인 80%에 외국인 20%정도였는데 가게가 꽉 찼었다.

가장 기본적인 바나나라씨를 시켰는데 나오는데 40분이 걸렸다.

거기다 나보다 늦게 시킨 사람은 이미 다 먹었는데 내가 시킨 것은 나오지도 않아 그냥 나가려다 그 유명한 블루라씨가 어떤지 맛이라도 보려고 참고 기다렸다.

사진에 찍힌 모습은 참 이쁘게 나왔고 맛도 괜찮았다.

하지만 내 입맛이 아무거나 다 맛있게 먹는 싸구려 입맛이라 그런지 이 정도 맛을 보려고 40분이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 맛이었다.

이해가 안되면 몸으로 겪어봐야한다.

맛을 비교하기 위해 그 옆에 있는 시원라씨라는 또다른 유명한 라씨집에 갔다.

똑같은 바나나라씨를 시켰는데 비슷하고 그냥 라씨 맛이었다.

도대체 내가 아침에 먹은 라씨와 유명한 라씨집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서 또 다른 라씨를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길가에 파는 라씨집에 갔는데 여기가 더 맛있는 느낌이 들었다.

또 다른 라씨집을 찾아가려다가 발견한 생크림 같은건데 이 것도 맛있었다.

몇시간동안 라씨집을 돌아다닌 결과 얻은 결론은 모든 라씨가 다 맛있었고 내 입맛이 싸구려라는 것이었다.

맛을 제대로 음미할 줄 아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가트로 돌아와 또 멍을 때리다가 그동안 가지고 다니던 입장권들을 태웠다.

내 작은 복대에서 이만큼의 입장권이 나오다니 신기했다. 

불장난을 하자 꼬마애들이 다가와 포토? 포토? 하는데 앵벌이하러 다니는 애들이 불쌍하기도 했지만 별로 가까이 다가오게 하고 싶지는 않아 그냥 가라고 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정월대보름마다 하천에서 불장난을 했었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해야겠다.

라씨를 많이 먹어서인지 해가져도 배가 안고파 또 멍을 잡았다.

근데 가트를 보면 한국사람이 대부분이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른다. 

요새 한국에서는 인도여행이 대세인 것 같다.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들어올 때까지 멍을 잡다가 올라오는데 계단이 똥 범벅이다.

애들아 좀 한자리에 싸면 안되겠니.

<오늘의 생각>
 

한국인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에서 건국기념일이라고 깃발을 올리고 박수를 친다.

옆에서 따라서 박수를 치니 달달한 과자를 나눠줬는데 엄청 달아 먹기 힘들정도였다.

뿌리를 먹으러 갔는데 4조각에 12루피(한화 240원)밖에 안하니 2판을 시켰는데 고기가 들어있어 깜짝 놀랐다.

같이간 형님이 오늘은 특별하게 고기도 있다고 하셔서 신기해했더니 콩고기라며 나를 놀렸다.

태어나서 콩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 고기맛이랑 똑같았다.

먹고 나와서 짜이 한잔까지 마셔도 아침값으로 한국돈 500원밖에 안드니 참 행복하다.

오늘은 젬베를 쳐봤는데 재미있기는 재미있었다.

근데 어제 맡긴 찢어진 100루피를 붙이는데 30루피가 들었다는 개소리를 하길래 필요없고 내 돈을 내놓으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90루피를 돌려준다.

참 어리석은 애들아. 20루피(한화 400원) 더 먹으려고 앞으로 한 1주일정도 젬베를 배우러 올 사람을 내치니.

니들은 그냥 웃으며 넘기지만 난 소심해서 한번 틀어지면 절대로 안온단다.

이번에도 배가 고파 탈리집에 가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리필이 되는 밥집은 최고다.

도미토리에 같이 있는 형님이 매일 오븐에 구워서 파는 로컬 빵집을 알려줘서 식빵과 조각케이크를 하나 샀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여성분들의 말로는 바라나시에 호텔 수준의 치즈케이크를 파는 곳이 있다며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비싼 케이크는 못먹겠고 싸구려 케이크로 만족한다.

강가에 떠있는 불들은 디아라고 하는 것인데 접시에 촛불을 켜 띄우는 것이다.

누가 오늘밤에 디아 1000개를 띄우며 고백한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밖을 보니 디아를 꽤 띄우길래 후다닥 밑으로 내려갔다.

근데 한 150개정도만 띄우고 끝이 났다. 도대체 1000개는 언제 띄우는 거니.

1000개의 디아 대신 보름달이 뜨는 날이라 가트주변에 촛불을 밝혀놨는데 실제로는 조잡했지만 사진으로 보니 꽤 그럴싸하게 나왔다.

<오늘의 생각>
 

하는 것도 없는데 시간은 흐른다.

 
 

  1. 드디어 인도편이 올라왔군요
    한국관광객이 그리 많은지 몰랐네요.
    인도에 관한 좋지않은 뉴스가 종종 나와 걱정이 되긴 하는군요
    항상 조심!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맥주를 이제 볼수 없다니
    같은(헤비)알콜러버로서 아쉽네요 ㅎㅎ

    • 저도 인도에 한국인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항상 조심 조심 다니겠습니다.
      그리고 맥주 나오긴 나오는데 이전처럼 매일 마시지는 않습니다.
      어무이가 동남아부분 여행기를 보실 때마다 술 좀 적당히 마시라고 난리신데 좋아하실거 같습니다. ㅎㅎㅎㅎ

  2. 보면 연락 좀 해봐
    갑자기 카톡 보내라하고서 카톡 탈퇴? 하면 뭔일난거 같잖아

  3. 드뎌 인도시군요ㅎㅎ
    고생좀 하시겠어요 한참 더울텐데ㅜㅜ
    드디어 저도 떠납니다ㅎㅎ
    님처럼 세계일주는 아니더라도
    인도 네팔 파키스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6개국 5~6개월간 가게됐습니다ㅎㅎ
    7월2일에 델리in 해서 바로 북인도 라다크
    맥간 마날리 레로 날라가려구요ㅋㅋ
    혹여 그 기간에 북인도 계신다면 꼭 뵙음
    좋겠습니다^^
    남인도는 너무 더울듯ㅎㅎ

    • 오~ 장기여행 떠나시는군요.
      그럼 이제 리플 달아주시는 분이 한 명 줄겠네요. ㅠㅠ
      라다크, 레도 올라가신다니 부럽습니다.
      아쉽게도 그 때는 인도에 없을 예정이라 만나지는 못하겠네요.
      즐거운 여행 되시고 혹시나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ㅎㅎ

  4. 인도, 참 흥미롭습니다
    전 아직 가보질 못했거든요. 가보고 싶은 나라이긴 하지만
    좀 처럼 기회가 없네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은 오래전 다녀온곳이라
    복습하는 기분이었지만 이제부터의 인도는
    관심집중이 될것 같습니다
    약 먹이고 털어간다는 소식은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군의 얘길들으니 긴징과 흥미로움이 겹칩니다^^
    저도 언젠가는 인도를 여행할 생각이기에...부탁이라면
    좋은숙소. 맛집. 여행지의 관전포인트. 열차여행의 tip
    같은걸 간단히라도 남겨주면 좋을것 같습니다
    귀찮으시겠지만.....^^
    더불어 사진도 참좋습니다
    느린속도 임에도 흔들림없이 찍는 비결이뭔지 가르쳐주세요
    단전호흡 하셨나요?^^
    내생각에 군이 인도를 떠나쯤엔 몸무게가 2~3kg는 늘것 같습니다

    조심히 다니시고 ...다음 글을 기다릴께요
    Have a nice trip.

    • 생생한 정보로 꽉 찬 여행기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ㅎㅎ
      느린셔속은 그냥 숨 참고 찍고 흔들리면 지우고 다시 찍고를 반복합니다.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는데 ISO를 올리고 찍자니 아쉬워서요. ㅎㅎ
      셀카 간간히 올라가니 살이 쪘는지 빠졌는지 판단해주세요.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 몸 건강하시고 님의 세계일주 여행이 우리에게 무한 한 힘이 될 것입니다.
    뭔 말이냐구요.....?
    시간이 지난후 알겠죠!

    그리고 조그 더 조언 하자면.....
    그냥, 마냥,,,, 그데로.... 여행으로 끝내지 마세요
    다니시며 자신에게 많은 화두를 주시고 생각하고 나름 결론을 내리세요

    또 다른나라에서 소식을 듣겠습니다.

  6. 라씨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글 남겨요 :)
    저도 라씨에 반해서 바라나시 머무는 내내 라씨만 쏙쏙 !
    벌써 인도 배낭여행을 다녀온지 2년이 되었네요 -
    늘, 너무 그리운 인도 잘 보고가요 ^ ^

  7. 인도 흥미진진 하네요.
    약 먹여서 다 털어가는건 무섭긴 하지만 음식들 보니 군침이 절로 ..
    카레 좋아 하는데.. 요기 사진들 보니까 인도엔 꼭 여행가봐야 할듯!! ㅎㅎ

  8. 라씨 종류가 그리 많은지 몰랐네요. ^^
    용민군 덕분에 저도 덩달아 지식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짜이는 싱가폴에서 살때 거의 매일 마시다시피 했네요.
    리틀인디아까지 가지 않아도 싱가폴에는 다행히
    모든 쇼핑몰이나 푸드코트마다 짜이를 팔아서 좋았어요.
    인도 본토에서 마시는 맛은 좀 다를 수도 있겠죠?
    잘 봤습니다.

  9. 재밌어요 몇 주 전부터 하루에 몇 편씩 조금조금 아껴서 보고 있습니다!
    한국 돌아오셨다는 공지같은것도 보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써주셨으면!!! 햄볶는 한 해 보내세요!!

  10. 언제 아무 때 봐도 재미있는 여행기 입니다. 인도가 참 더럽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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