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세계일주 - 026. 인도인과 흥정하기.


다즐링 뒤로 보이는 산은 칸첸중가이다.

칸첸중가는 네팔과 인도의 국경에 위치한 높이 8586m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봉이다.

몇년전 오은선씨가 여성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등반성공이 조작이냐 아니냐로 논란이 일었던 그 칸첸중가이다.

이 칸첸중가의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다질링 근처의 높은 봉우리인 타이거힐로 간다.

나도 타이거힐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아침에 알람이 울려도 못 듣고 그냥 잤었는데 지금은 손목시계에서 나는 작은 소리로도 일어난다.
역시 군대는 안되는 것이 없다. 

어제 숙소에서 같이 술을 마신 3명과 타이거힐로 가는 지프정류장에 갔다가 한국인 2명을 더 만나 일행이 총 6명이 됐다.
인도에서 이동을 하는데 흥정을 안 할리가 없으니 이번에도 지프 기사들과 흥정이 시작됐다. 

원래 다질링에서 타이거힐까지 가는 적정가격은 80~120루피인데 지프 기사들이 처음엔 200을 부르고 150이 마지막이라며 배짱장사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한국인 커플도 원래 가격을 알면서 그냥 당하고 넘어갈 성격이 아니라 끝까지 싸웠다.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30루피(한화 600원)으로 싸우는 게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특히 서양애들의 관점으로 보면 고작 1달러도 안 되는 30루피로 싸우는 한국인들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적정가격이 있고 30루피가 10번 모이면 300루피가 되어 내 하루 생활비가 되기에 오늘도 싸울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지프 기사들도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만 나는 유흥이 아닌 여행을 하고 있고 돈을 뿌리고 다니면 다음에 오게 될 여행자들은 지금 우리보다 더 힘들게 흥정을 하게될 것을 알기에 끝까지 싸운다.
제발 모든 여행자들이 여행을 가서 그 나라 물가에 맞게 쓰고 다니면 좋겠다. 

다른 지프를 알아보려해도 자꾸 훼방을 놓으며 어차피 너넨 지프를 탈 수 밖에 없다고 버팅기길래 비웃으면서 그냥 동네 전망대로 향했다.
타이거힐이 아니어도 해는 뜬다.

어차피 우리 모두 히말라야 산맥에 직접 올라갈거니 그렇게 아쉽지도 않다.
전에도 말했지만 불의에 굴복하기에는 나는 아직 어리다고 믿는다. 

그리도 내가 아는 또 다른 것은 얼굴이 잘생기지 않은 사람이 찍는 셀카의 기본예의는 초점을 다른 곳에 맞춰주는 것이다.

다질링은 네팔쪽과 붙어있다보니 돼지고기도 판다.

저 고기를 구워먹으면 참 맛있을텐데.

식당을 찾다가 별로 당기는 곳이 없어서 어제 뚝바를 먹은 곳으로 다시 갔는데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한글로 메뉴판도 적혀져있다.

오늘은 양곱창탕이라는 것을 시켜봤는데 양도 많고 매운맛도 나지만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아마 입맛이 그나라에 적응을 하는지 인도에서 티벳음식을 먹으려니 맛이 없다.

아. 탈리 먹고싶다.

시장을 지나가는데 우유처럼 생긴 것을 팔길래 냉큼 샀는데 입안에서 지방이 느껴지는 고지방우유였다.
냉장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편의점에 진열된 바나나우유를 못 먹는 대신에 갓 짠 우유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다. 
이런 것을 보면 과학문명의 발전이 무조건적인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보다 과학문명이 뒤쳐졌던 우리 부모님 세대도 행복했고, 우리 할아버지 세대도 행복했고, 그 전 조상님들도 행복했고, 나도 행복하다. 

다질링에 왔으니 다질링 마실을 나가기로 했다.

하늘도 이쁘고 건물도 이쁜데 저 표지판만 없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내가 원하는 구도로 원하는 것만 찍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안되니 사진찍기가 어려운거겠지.

밑을 보니 다질링이 해발 2000미터 이상에 있는 마을이 맞기는 맞나보다.

근데 마실을 나온 난 그 높은 마을에서 밑으로 내려가고 있다.

나중에 올라올 생각을 하니 내려가기 싫지만 마실을 나가기로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기 위해 내려간다.

이번 마실은 발길 닿는대로 걷는 것이 아니라 티베탄난민센터로 목적지를 정해 놓고 걸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고 출발했지만 입구부터 왠지 티벳의 향기가 난다.

우리나라도 중국에 임시정부를 만들었던 안타까운 역사가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티벳은 중국때문에 인도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있는 현실이다.

달라이 라마께서는 임시정부가 있는 맥그로드간즈에 있다는데 내가 달라이 라마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도 난민들을 돕는다는 의미로 조금 비싼 가격이더라도 특별한 기념품이 있으면 사러갔는데 그저그런 것들 뿐이었다.

정말 기념품사기 참 힘들다.

입구에서 더 올라가면 실제로 티벳 난민들이 생활하는 마을이 있지만 티벳 사람들이 동물원의 원숭이도 아니고 구경을 하기에는 내 마음이 편치 않아 그냥 나왔다.

우리 동네 뒷산은 푸른데 이 동네 뒷산은 항상 하얀 설산이다.

하지만 푸른 산을 알아야 설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테니 뭐든지 다양하게 경험해 보고 싶다. 

그리고 무언가를 함부로 단정 짓지 말아야 할텐데 머리로는 아는 것을 몸으로도 알기가 참 힘들다.

다시 올라가려니 막막해진다.

하지만 히말라야 전지훈련을 왔다고 생각하며 다시 올라간다.

그새 구름이 껴서 칸첸중가가 사라졌다.

이런 부끄럼쟁이.

숙소에서 사진을 찍고 다니시는 한국 형님을 한분 만났다.

사진을 엄청 잘 찍으시는데 같이 탈리를 먹으러 가다가 하늘을 보니 일몰직후의 골든아워였다.

타이밍이 조금 늦었지만 이리저리 구도를 잡으며 재미있게 찍었다.

근데 길가를 가는 인도사람들은 외국인 두명이 작은 삼각대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역시 인도에선 탈리를 먹어야한다. 

오랜만에 먹는 탈리라 조금 비싼 탈리를 시켰더니 꽤 푸짐하게 나왔다.
입에 착착 달라붙고 손으로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오늘의 생각>

배짱싸움을 하다가 타이거힐에 못 갔는데 별로 아쉽지는 않다.

탈리가 입맛에 맞는걸 보니 현지화에 성공한 것 같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뒷산인 칸첸중가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은 어제 사놓은 빵과 시장에서 파는 우유로 때운다.

작은빵을 사면 배가 고플까봐 큰 빵을 샀는데 먹다보니 너무 커 작은 것을 살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든다.
역시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일이 눈 앞에 닥치자 깨닫는다. 

공원에서 빵을 먹고 있는데 아이들이 태권도를 하기 시작한다. 

인도에서 태권도를 보니 신기해서 계속 보는데 발차기도 잘하고 잠시 뒤에는 겨루기도 하는데 정말 잘한다.

태권도를 배운지 10년이 넘었으니 괜히 끼어들었다가 망신만 당할 것 같아 구경만 했다.

거리로 나왔는데 북적이던 거리가 텅텅비었다.

이 사진에 붙어 있는 벽보에 내가 아침부터 빵을 먹은 이유가 있다.

오늘은 다질링에서 파업이 있는 날이라는 정보를 어제 저녁에 입수했다.

모든 가게가 다 닫고 교통수단도 다 멈추는 파업이라는데 차마 숙소의 밥을 돈 내고 먹을 수가 없어서 빵을 사놨다.

딱히 할일도 없으니 다질링 시내를 크게 한바퀴 돌았다.

날씨가 맑으면 어디서든 칸첸중가가 보이니 전망하나는 끝내준다.

인도에는 도미노피자가 있다.

심지어 다질링에도 있다.

가격은 라지사이즈 한판에 500루피(한화 10000원)도 안한다.

하지만 난 안 먹는다.

눈 앞에 피자가 돌아가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간판을 보고 피자가 그리울 정도로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피자는 이탈리아에 가서 제대로 먹을 거다. 한판 시켜서 혼자 다 먹을 거다.

파업의 제대로 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신문을 샀다.

아마 살면서 내가 스스로 산 신문은 처음인 것 같다.

짧은 영어로 읽어보니 여행산업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파업을 했다고 한다.

비수기라서 관광객이 얼마 없어 타격이 크지 않으니 파업을 한 것으로 알았는데 성수기에도 몇번씩 한다고 한다.

방에서 시간을 죽이다 일몰을 보기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구름이 심해 하나도 안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에 기도를 하길래 나도 따라서 기도를 했다.

밥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고 있는데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역시 중국 저리 가라할만한 나라라 통이 커서 그런지 촛불집회가 아닌 횃불집회를 연다.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대충 눈치로 어느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뭉쳐야 하고 정부는 우리의 말을 들어달라라는 항의의 연설이었다. 

외국에서 처음 접하는 상황이라 신기해서 계속해서 사진을 찍는데 주로 쓰는 번들렌즈로는 셔터속도 확보가 안 되길래 단렌즈를 꺼냈다.

평소에 인물사진은 안 찍어봤는데 50mm 단렌즈를 끼니 화각이 안나와 그냥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진지한 표정의 사람들을 보니 2008년 대한민국이 떠오른다.

나도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저 그냥 사는 것이 아닌 내 삶에 대해 철학이 있고 가치관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신나게 사진을 찍다 보니 집회가 끝났다.
그제야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는데 문을 연 식당이나 노점이 거의 없어 다질링 시내를 기웃거렸다..

한 곳의 노점이 열어서 현지인들도 줄을 서서 먹길래 따라 시킨 에그롤이 꽤 맛이 있어 초면도 한 접시 시켜 먹었다.

오늘이 다질링에서의 마지막날이라 맥주를 한잔씩 하자고 한다.

술 좋아하는 내가 빠질 일은 없는데 아무래도 킹피셔는 도저히 못 먹겠어서 블랙라벨이라는 맥주를 샀다.

블랙라벨의 맛은 달았다. 여기서 달다는 말은 어떠한 의미도 없는 문자 그대로 달다는 뜻이다.

인도사람들에게 비싸면서 맛없는 맥주를 만들게 한 하늘에게 감사한다.

<오늘의 생각>


인도인들은 참 맥주를 못만든다. 다행이다.

 

오늘 다질링을 떠나는 날이니 타이거힐에 다시 가보기로 하고 또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전에 같이 도전한 한국인 커플은 일기예보에 습도가 높게나왔다며 안 간다고 해서 외국인을 포함해 다시 3명이 뭉쳤다.
나와 같이 도미토리를 쓰던 양놈이 우리가 뭉치는 것을 보고 자기도 껴달라 해 알았다고 했더니 자기 친구가 다른 호텔에 있는데 아침에 데리고 오겠다고 한다.

알았다고 숙소 앞에서 만나자고 했더니 지프승차장에서 만나자고 한다.
그런데 양놈이 먼저 도착하면 흥정을 잘 못할 것 같아 같이 가자니까 그건 싫다고 한다.

어쩔 수 없어서 먼저 도착하면 절대 120루피 이상으로는 협상을 하지 말라했더니 걱정말라면서 혹시나 지프에 3자리만 남아있으면 자기들은 먼저 갈테니 찾지 말라고 한다.

이 양놈이 전형적인 개인주의에 찌든 양놈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구나.


지프승차장에 가니 이 양놈이 웃으면서 하는 말이 가관이다.

자기가 1인당 지프를 150에 잡아놨으니 타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내가 120이상 주지 말라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자기가 여행을 해봐서 아는데 10~20루피는 그냥 더 줘도 된다고 한다.

아 이 양놈이 내 고운 입에서 욕을 나오게 하지만 우선은 참았다.

기사에게 가서 우리가 시세보다 비싸게 150씩 내니 옆에 있는 일본인 한명까지 끼워서 딱 7명만 타고 가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가는길에 인도인 2명을 더 끼워 태우려길래 지프기사에게 뭐라고 하니 원래 10명을 태울 수 있는 지프에 7명만 타는 것은 낭비라고 한다.

너랑 내가 약속하지 않았냐고 해도 씨알도 안먹힌다.

그럼 난 안가겠다고 다시 돌아가자고 싸우니까 양놈이 여기서 지프승차장까지는 멀지 않으니 걸어가고 될 것 같다고 불을 지른다.

많은 사람이 보는 곳에 올리는 글이라 욕을 못쓰는 점이 참 안타깝다.

양놈, 양놈, 양놈, 양놈, 이 빌어먹을 양놈아.

빌어먹을 양놈에게 하늘이 벌을 내리셨다.

칸첸중가가 아주 꽁꽁 잘도 숨었다.

역시 하늘은 누가 착한 아이인지 다 보고 계신다.

산신령님 사랑합니다.

지프에서 내려 동네 전망대로 혼자 올라갔는데 새벽 5시도 안된 시간이라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조금 무서워서 가로등 밑에 있다가 짜이를 한잔 사 마셨는데 옆에 있던 인도 아저씨가 자기도 일출 사진을 같이 찍으러 가자길래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안 좋은 상상을 해서 그런지 머리가 살짝 어지럽기 시작했다.

구름도 많이 껴 해도 안뜰 것 같아 돌아간다고 하니 이 아저씨도 돌아간다며 같이 가자고 한다.

내가 정중하게 거절해도 쫓아오길래 방향을 반대로 바꿨더니 그래도 쫓아온다.

순간 소름이 돋아서 빨리 걷는데 머리가 계속 어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일도 없었는데 기분탓이었는지 진짜로 뭔 일이 일어나려고 했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해도 떴고 어지럼증도 가라앉아서 짐을 챙긴 뒤 사람들과 숙소를 나왔다.

오늘이 음력 설날이라 아침으로 밥을 먹으려했지만 사람이 많아 한 식당에 다 들어가기는 무리라 가위바위보로 팀을 나눴고 난 졌다.

그래서 초면을 먹으러 갔는데 일행이 매운거 잘 먹는다고 하자 아저씨가 보란듯이 고추를 팍팍 넣어서 엄청 맵고 맛있었다.

올라왔던 길을 따라 다시 내려간다.

다질링에서 실리구리로 내려와서 다마스같은 작은 차에 몸을 구겨 넣고 다시 이동한다.

이번에도 역시나 흥정을 하지만 수 많은 차량들이 완벽하게 담합을 하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 

사실 우리는 다음에도 버스를 타야해 시간이 촉박했지만 절대로 급한 티를 내지 않고 흥정을 했다.
옛말에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다.

저 문은 어디로 가는 문일까.

가자, 신들의 나라 네팔로.

<오늘의 생각>

역시 양놈들은 믿으면 안된다.
일출은 히말라야에서 봐야겠다. 

 

<인도 여행 경비>

여행일 20일 - 지출액 7500루피 (약 15만원)

별로 돌아다니지도 않고 싼 음식만 먹었더니 돈을 별로 안 썼다.
처음에는 인도 물가가 비싼 것 같았지만 알고보니 적절한 물가다. 


  1. 하얀 설경이 너무 멋지네요^^!

  2. 와우~저도 가보고 싶어요^○^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3. 두시간동안 읽었나 봅니다. ^^
    참 멋지게 사시네요.
    자주 들러 여행이야기 보고 가려구요..
    내 나이가 조금만 젊었으면 좋았을껄..ㅎㅎ

    • 결이네님 여행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꽤 많은 제약이 있겠지만 그만큼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테니까요.
      자주 들러주시고 또 리플달아주세요. ㅎㅎ

  4. 님 글정말잘보고있어요 거의 밤을세워 보면서 잼잇고 신기하고 그러네요 저도 유학생활하면서 많은 나라는가봤지만 님처럼 배낭여행은 못해봣네요 . 저도 시도는해볼려구요 힘내시구요 몸관리잘하시구요 화이팅요^^

  5. 1) 나도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저 그냥 사는 것이 아닌 내 삶에 대해 철학이 있고 가치관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ㅡㅡㅡ
    그동안 님이 남긴 여행기 중에 가장 맘에드는 대목입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랄께요

    2) 그리도 내가 아는 또 다른 것은 얼굴이 잘생기지 않은 사람이 찍는 셀카의 기본예의는 초점을 다른 곳에 맞춰주는 것이다.
    ㅡㅡㅡㅡㅡㅡ
    그렇게 까지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됩니다
    여행기를 부모님도 보실텐데 모르긴 해도 어머님이 속상해 하실것 같네요^^
    남이 어떻게 보는건 중요하지 않아요
    자신의 인생을 살면 됩니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충분히 멋지게 생겼어요
    믿어도 됩니다^^
    good luck~!

    • 원빈처럼 잘생긴게 아니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남긴 건데 자꾸 잘 생겼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보통 남자들처럼 화장실에서 거울 보고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에효... 요새 좀 뜻대로 되는 일이 없는데 어서 털고 일어나야겠습니다.
      매번 응원 감사합니다.

  6. 스르륵에서 항상 재밌게 보다가 홈페이지에 첫글 남겨봅니다.

    모든음식을 씩씩하게 잘드시는 게 젤 부럽네요 ㅠㅠ

    전 비위가 약해서 가리는 음식이 많은데..ㄷㄷㄷ

    항상 건강하게 여행 즐기시기를 바라구요~ 언젠가는 저도 네팔, 인도 여행을 가리라고 다짐을 ...

  7. 인도라서 그런지 참으로 공(空)한 여행이구려~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 깨어있도록 하고
    순간순간을 알아차리며 다니도록 하시오~

    옴 바라 마리다니 사바하~

  8. 몸 조심 하시고.............

  9. 인도 네팔만 생각하면 ...배가 고파요...
    아침형 인간이라... 눈뜨면 밥먹어야 하는데...식당문을 10시나 되야 열어서 힘들었죠..

    전날 저녁에 꼭 삶은 달걀과 과일을 비축해야 했지만,

    한달이 지나니 안먹고도 지낼수 있게 되었다는...ㅠ,,ㅜ

    문제는 돌아와서 폭풍 먹방질에 살이 안빠진다는거..

    인도에서 설사하신분들 신기...

    아님 길거리 음식 먹고 돌아다니면서도 변비(먹는 양이 갑자기 줄어서)에 시달렸던 내가 이상한건지..

    • 저도 아침형인간이라 인도에서 10시에 밥 먹는게 가장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10시에 밥을 먹고 점심을 굶고 저녁을 일찍 먹었습니다.
      전 먹는 양은 늘어났는데 고기를 안 먹었더니 살이 쭉쭉 빠지더라구요. ㅎㅎ

  10. 잘봤습니다. 여전히~ 뉴델리는 20대라면 꿈꿔봤을 인샬라의 지역인데. 똥은 여전하네요

  11. 이 편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ㅋㅋㅋㅋㅋ양놈
    이제서야 리플을 남기네요ㅋㅋㅋ저 잔세스칸스에서 뵜던 유진이에요ㅋㅋㅋ
    어떤부분은 너무 와닿아서 제 일기장에도 적었답니다.
    인도 꼭 가봐야겠어요^_^
    잔세스칸스편도 올라오면 추억이 새록새록 할 것 같아요ㅋㅋ
    자주들어올게요!

  12. 용민군의 셀카에 대한 예의를 읽고 한참 웃었네요. ^^
    저는 다질링을 홍차 종류로만 알고 있었어요.
    가끔 마시는 홍차인지라 아무 생각없이 마시곤 했는데
    이제 보니 다질링이 지명이네요. ^^
    아삼과 실론티가 지명을 딴 홍차로 알고 있었는데
    용민군 덕분에 간단 지식이 하나 더 늘었어요.

  13.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
    여행은 후회와 고통의 연속이라죠...

    해도 후회..안해도 후회...
    봐도 후회..안봐도 후회...
    가도 후회..안가도 후회...

    에이~ 이왕지사 후회 할바엔...
    막~ 저지르고 다녔셨기를 바래요...
    그러다 보면 운좋게(?)도 후회하지 않는
    행복한 여행도 있었을 테니깐요...

  14. 일을 끝내고 다시 정주행중입니다.이 블로그를 왜 이제서야 보게 되었는지 내 자신이 개탄스러(?)워요..너무 멋지세요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5. Incredible India.



SUPER SLOW 기차를 타고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그 유명한 콜카타이다.
이번에도 새벽에 도착했기에 해가 뜰 때까지 역에서 시간을 좀 때우다 밖으로 나오니 밖은 이미 인산인해였다.
수 많은 택시와 오토릭샤꾼들을 뒤로하고 싼 시내버스를 물어물어 타고 여행자거리인 서더스트리트로 갔다. 

영국 식민지배시절을 보여주는 귀여운 노란 택시와 길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공용화장실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인도에 와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상방뇨를 하기에 나도 가끔씩은 해봤지만 길가에 대놓고 공용화장실이 있는 모습은 처음 봤다.
말이 좋아 공용화장실이지 그냥 가림막 뒤에서 소변을 보면 길가로 흘러내리는 최첨단의 하수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여러 숙소들을 돌아다녔는데 도미토리가 비어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기에 가장 싼 싱글룸이 있는 곳에 짐을 풀었다. 
잠은 Super slow 기차에서 많이 잤기에 바로 콜카타 구경을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인도 최초의 박물관인 인도박물관이다.
입장료는 현지인은 엄청 싸고 외국인은 150루피(한화 3000원)에 카메라요금까지 따로 받는다.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나라에서 입장료를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느정도 상식선에서 맞춰주면 좋겠다. 

관리가 부실한건지 비싼 입장료를 낸 사람들에 대한 배려인지 매머드 화석을 그냥 전시실에 두고 있다.
만지지 말라고 표지판이 붙어 있었는데 역시나 대다수의 인도인들이 신기하다며 만지고 있었다.
솔직히 나도 만지고 싶었는데 꾹 참았다.
정말로 만지고 싶었다.  

크아아아앙.
얘는 못 만지게 해놨다. 

여기는 화석및 암석이 있는 전시관이다.
말 그대로 그냥 전시장속에 각종 돌들을 넣어 놓은 전시실이다.
그 어떤 설명도 없고 그냥 이름만 나열되어있는데 누가 하나 가져가도 모를정도로 보관중이었다.
난 아는게 별로 없어서 박물관의 친절한 설명이 있어야 전시품들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관람객에 대한 아무런 배려가 없어 돈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부조들을 통째로 떼다가 옮겨놨다.
근데 보존을 하려고 유적지에서 옮겨왔으면서 이런식으로 보관하다니 신기하다.
아니면 이것도 모조품이고 진품은 지하에 숨겨놨으려나. 

왜 거기만 반짝일까?
누가 만졌을까? 

이렇게 거대한 유물도 통째로 옮겨놨다.
그래도 이 방은 에어컨으로 어느정도 온도를 맞추고 있었다.
근데 이렇게 유물들을 가져오고 원래 있던 곳에는 모조품을 두는지 그냥 놔두는지 궁금하다.
내 생각으로는 그냥 둘 것 같다.
여긴 인도니까. 

거짓말하면 저 아저씨처럼 온몸에 털난다는 교훈을 주는 그림이다.

2011년 12월에 한국으로 넘어간 전시작품이 아직까지도 안돌아오고 있다.
혹시 한국에서 저기 있는 작품을 보신 분은 제보바랍니다. 도대체 뭐였을지 궁금하네요. 

난 코뿔소가 좋다.
공룡도 티라노사우르스보다 트리케라톱스가 더 좋다.
큰 덩치에 네 발로 다니는 모습이 우직하게 보여서 좋다.
아마 코뿔소를 만지게 해놨으면 만졌을지도 모르겠다.
코뿔소는 멋있으니까.

코힘을 힘힘

뒷다리 힘차게 차고 달린다 코뿔소

뒤돌아볼 것 없어 

지나간 일들은 이미 지난 일


저 멀리 봐 저 멀리 

앞을 봐 ~ 코뿔소


코뿔손 넘어지지 않아 

남들은 다리가 둘이어도

코뿔소는 다리가 많네 

코뿔소 코뿔소


이 험한 세상 오늘도 

달려야 해 우리는 코뿔소

자신의 모든 문제 스스로 

헤쳐서 밀고 가야 해


저 멀리 봐 저 멀리 

끝까지 ~ 코뿔소


코뿔손 누울 수가 없어

한 번 누워버리면은 

다신 일어설 수가 없어

코뿔소 ~ 코뿔소


코뿔손 넘어지면 안돼 

아무도 일으켜주질 않아

이 세상 모두가 남 남 남 

코뿔소 ~ 코뿔소


언제인가 코뿔소가 누운 날

사람들은 코뿔소가 누웠구나 

그냥 그렇겠지


일어나 코뿔소 모두가 

남은 아니야 내가 있잖아

다시 해봐 눈을 떠라 

코뿔소 ~ 나를 봐

한영애 - 코뿔소

 

인도에는 매머드 화석이 넘쳐나나보다.
넘쳐흐르면 나도 우리집에 하나 전시하게 새끼 매머드 한마리만 나눠주면 좋겠다.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길가에서 커리를 팔고 있어 이번에는 비싼 버터 난을 시켜봤다.
커리를 잘보면 두부같은 것이 보이는데 치즈다.
버터난이라 부드럽고 맛은 있는데 양이 작아 짜파티를 추가시켜 먹었다. 

확실히 영국의 식민지배시절 수도였기에 영국의 느낌이 난다.
하지만 느낌만 날뿐 건물을 제외한 모든 것은 인도다. 

길을 걷는데 당이 땡겨서 젤라비를 사먹었다.
젤라비는 밀가루 반죽을 튀겨서 설탕물에 절여주는건데 맛있는 집에 가면 깔끔하게 단맛이 나지만 이번에 먹은 것은 기름과 단맛이 따로 놀았다.

느끼할 때는 과일을 먹어야한다.
인도는 과일을 낱개로도 팔기에 한 두개씩 사먹기 참 좋다.
근데 외국에 나오니 귤에 씨가 있어 먹기 불편하다.
한알씩 먹고 씨를 뱉어야 하니 귀찮지만 여기는 인도니까 그냥 길에 막 뱉는다.
아무 곳에나 버리고 싸고 그 바로 옆에서 먹는 것이 참 재밌다. 

귤을 까먹으며 다음에 이동할 기차를 예매하기 위해 기차표예약사무소로 갔다.
예전에도 말했듯이 인도의 기차 예매시스템은 해외 여행자들에게 많은 편의를 주고 있다.
자국민이 엄청 많기에 여행자들이 정상적으로 기차표를 구하기는 힘드니 유명한 노선은 외국인쿼터제를 운영해 여행자는 따로 표를 구할 수 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어플로 여행전에 계획을 세우고 미리 기차표를 한국에서 예매하고 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데 난 계획은 없고 시간은 넉넉하니 그냥 기차역에서 예매한다. 
원래 가려던 날에 기차가 없으면 하루정도 더 자고 다음날 가면 된다.

근데 외국인쿼터표를 구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하는데 신청서의 왼쪽 위에 번호가 써있었다.
난 그것을 못보고 줄만 서있다가 나중에 깨달아 나보다 늦게 온사람보다 느리게 표를 끊을 수 있었다.

여차저차 표를 끊고 이번엔 인도의 대학가인 꼴리지스트리트로 갔다.
꼴리지스트리트는 맞는데 왜 변기 파는 곳이 이렇게 많은걸까.
내가 아는 꼴리지라는 단어는 분명 대학인데 인도에서는 변기로 쓰이고 있는건가. 

변기거리를 지나니 진짜 대학가가 나온다.
인도의 대학가는 술집이 아닌 책방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데 정말이었다.
그래도 대학생들이라 패션에 조금은 신경쓴 모습들이라 그냥 걸치고 다니는 내가 좀 초라해졌다.
특히 여대생들의 청바지에 사리를 조합한 패션은 정말 이뻤다.
아쉽지만 사진은 없습니다. 도촬은 불법이니까요. 
대신 안구 및 대뇌 전두엽 팝니다. 가격은 먼저 제시 해주세요. 

Ladies Special이라니 타고 싶어진다. 

하지만 결국은 nomal 전차를 탔다.
내 앞에 앉아 있는 아저씨도 여성칸을 타고 싶었는지 아쉬운 모습이다.

이상하게 목이 마르고 당이 땡긴다.
중국에서 사탕수수즙을 처음 먹고 나서 다시는 안 사먹을 줄 알았는데 딱히 마실게 없어 또 사먹었다.
역시 사람은 한치 앞을 못 보는 존재다. 

인도 여행은 프렌즈를 들고다니는데 오늘까지는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오늘 프렌즈 지도에 표시된 시티은행을 찾아가보니 그냥 주택가였다.
지금까지 프렌즈를 잘 이용했기에 내가 잘못찾았나 해서 GPS를 켜고 확인해보고 주변에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결국 30분이 넘게 주택가를 헤매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프렌즈는 지도를 직접 그려서 쓰고 있던데 그러다보니 정밀성이 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정보부분은 발로 뛴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지도 부분은 조금 수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시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나 보다. 

콜카타에서 내가 묵은 방인데 값이 싼대신 엄청 눅눅한 방이다.
나도 그림을 잘 그리면 저런 곳에 낙서도 하고 글을 잘 쓴다면 글귀를 남길텐데 예술가들이 부럽다.
원래는 밤에 빅토리아 메모리얼에 가려했는데 시티은행 찾는데 너무 큰 에너지를 썼는지 머리가 아파 그냥 숙소에서 쉬었다.
 

<오늘의 생각>
 
어째 잘나가던 프렌즈도 날 실망시켰다.
나도 내 마음에 안드는데 다른 것이 내 마음에 들기는 더 힘든가 보다.  

어제 저녁부터 컨디션이 별로 안좋아 아침 늦게까지 침대에 있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유명하다는 라씨 한잔을 먹는데 여기도 그다지 특별한 맛은 안났다.
음식보다 술에 민감한 내 미각은 축복받은 것인지 저주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시티은행의 위치를 물어보니 지도에 나온 정반대방향으로 쭉 가면 된다길래 걸어가니 반가운 간판이 보인다. 

이제 총알도 충전했으니 든든하게 돌아다녀야겠다.
근데 사람이 총알이 많아지면 걱정이 생기고 걱정이 생기면 다른 사람을 의심하게 되니 이 또한 문제구나.

각 나라의 서점이 보이면 들어가보는데 우리나라의 교보문고 정도 수준의 서점은 아직까지 못가봤다.
아마 선진국으로 가면 눈이 휘둥그레질정도의 서점이 있겠지. 

인도에도 현대자동차가 있다.
내가 차를 몰지 않으니 자세히 할 말은 없지만 외국만 신경쓰지말고 부디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란다. 
이런말을 해봤자 나도 현대나 기아차를 사겠지... 
근데 난 기아의 호갱님이니까 기아차를 살거 같다. 

sasha라고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를 찾아갔다.

내 동생님께서 나에게 말하길 기념품을 사면서 이걸 한국에 가져갔을 때 부끄러울까라는 생각이 들면 부끄러운 것이라 했다.

여행을 하며 많은 시장을 가봤지만 동생님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없었고 이번에도 혹시나 해서 갔지만 역시나 그저 그런 것들밖에 없었다.

각 나라를 갈 때마다 뭔가를 사고는 싶은데 사면 다 짐이 되기에 항상 자제하며 지냈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어깨에 두르는 숄을 사고싶어졌다.

바라나시에서부터 여러 가게를 찾아봤지만 100%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찾기가 어려웠다.

가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것을 찾으면 가격이 마음에 안들어 포기했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나도 내가 숄을 정말로 가지고 싶은건지, 그저 쇼핑을 즐기고 싶은건지를 잘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내 삶이 소비문화에 찌들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앞으로는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기로 했다.

어제 저녁에 아팠으니 점심은 맛있다는 곳에서 먹기로 했다. 

가이드북에서 이 집의 탈리가 유명하다고 해 갔는데 우연히 한국 사람을 만났다.

지금까지 인도여행을 하는동안 로컬식당에서 한국사람을 만난적이 처음이었기에 반가웠다.

밥이 나와 손으로 비벼먹으니 그분들께서 자기들처럼 손으로 밥먹는 한국사람은 처음본다고 하셨다.

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방식으로 밥을 먹는게 신기한 일이 되다니 참 신기한 일도 많다.

물론 내가 본 한국 여행자들은 커리를 주로 먹기보다는 인도인이 하는 어설픈 한식집이나 레스토랑을 가는 사람이 참 많았다.

물론 이 소리도 돈 없어서 한국식당이나 레스토랑 못가는 찌질이가 하는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와 인도에서 두번째로 먹은 고기종류였는데 채식만 하다가 먹는 고기는 정말 꿀맛이다.

콜카타에서 내가 묵은 숙소는 한국인이 많이 간다는 파라곤 호텔이었는데 왜 사람들이 많이 가는지 이해가 안갈정도의 숙소였다.
지금까지 아시아에 한정된 나라만 여행을 가봤지만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는데 3시간이 넘어가면 돈을 내라하는 숙소는 처음이었다.
다른 방에 묵고 계신 한국사람이 짐을 맡아준다 했는데도 체크아웃을 한 사람은 안된다며 돈을 내던지 나가라해 대놓고 욕을 해주고 나왔다.
와이파이도 안되고 핫샤워도 안되고 친절하지도 않은 숙소를 왜 추천하는지 모르겠다.
혹시나 인도 콜카타를 가실 분들은 절대로 파라곤 호텔은 가지 않으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숙소에 짐을 맡기는 비용은 50루피(한화 1000원)이었는데 돈을 낸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들어 밖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우려고 했었다.

처음에는 짜이집을 돌아다니려 했는데 콜카타에 엄청 유명한 이탈리아 커피집이 있다길래 들어갔다.

난 술맛은 알아도 커피맛은 모르는 사나이기에 어차피 먹을거면 진하게 먹자는 생각으로 시켰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인생이 쓴데 커피까지 쓰면 무슨 맛으로 사냐며 커피를 안먹었는데 이제 인생이 달달해졌나보다.
그래도 여행하는 도중에는 비용상의 문제로 먹을 일이 몇번 없을 것 같다.
 

커피는 싫어요 

달지도 않은걸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잖아요 

견디기 힘든 건 지루한 대화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흐뭇한 얼굴로 커피를 마시는 

너의 얼굴이 조금 신기해 

살짝 마시고 번지는 쓴 맛에 

나도 모르게 혀를 삐죽 


고소한 향기나 

따듯한 연기가 아쉽긴 해도 

어쨌든 달지 않은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아침(Achime) - 커피는 싫어요

 

 

에스프레소 한잔을 시키고 3시간정도 책을 읽었다.

중간에 눈치를 주면 한잔을 더 시키려고 했는데 별 반응이 없어 그냥 있었다.

단박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을 배웠는데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 것을 보면 역시 난 평범한 인간인가보다.

러시아워의 콜카타 교통상황은 지옥이라길래 역까지 걸어가려다 버스를 한번 타봤다.

지옥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이 엄청 많기는 많다.

그래도 기차시간까지는 여유시간이 많으니 차가 막혀도 재미있다.
역시 여행은 시간 많은 사람이 장땡이다. 

기차역에 도착해 저녁으로 바나나를 까먹는데 앞에서 신파극을 찍고 있다.

상황을 보니 남자가 어딘가로 떠나는데 여자는 아쉬워 하지만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해버린다.

남자의 태도에 여자는 눈물을 흘리고 남자는 남자친구들에게, 여자는 여자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한다.
 

과연 내가 여행을 떠날 때 날 붙잡는 여자가 있었다면 난 떠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부질없는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5초도 안걸렸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애초에 그런 상황이 일어날리가 없었다는 것을 잠시 잊었었다.
잠시 눈물 좀 닦아야겠다. 

언젠가는 여우같은 마누라를 얻을 수 있겠지. 언젠가는...

TV에서나 보던 우리나라 설날의 서울역이 눈 앞에 펼쳐졌다.

오늘은 특별한 날도 아닌 평범한 날인데도 발 디딜 틈이 없는 것을 보니 명절때는 어떨지 상상이 안된다.

수 많은 사람을 헤치고 겨우겨우 기차에 올랐다.

<오늘의 생각>

인력거 및 자전거릭샤를 안타야 이런 직업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이용하지 않았는데 
내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지거늘 내 눈앞의 노동을 외면한다는 것은 위선이 아닐까.

그래도 차마 할아버지가 끄는 릭샤를 탈 수는 없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뉴 잘패구리역에 도착했다.

뉴 잘패구리역에서 다질링으로 올라갈 때 토이트레인이라고 영국이 차를 운송하기 위해 만든 증기기관차를 타려고 했었다.

토이트레인은 레일의 너비가 61cm밖에 안되는 1881년에 만들어진 협궤열차라길래 기대했었는데 운행이 중단됐다고 한다.

결국은 지프를 타고 가기로 했다.

흥정을 계속해 170루피에 타고 나니 인도사람들도 200루피를 내고 타는 모습을 봤는데 조금 미안했다.

중간에 주유소에 들렀는데 버스가 높아 못내리는 사람을 봤다.

같은 고소공포증 환자로서 동질감을 느꼈다.

지프를 타고 가는데 입이 심심해 가방을 뒤져보니 태국에서 버스를 타고 받은 사탕이 있었다.

어쩌다보니 3개월만에 먹게됐는데 참 달달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타고 올라간다.

옆자리에 앉은 인도여자애가 사진을 찍자고 해 몇방 찍어줬더니 다른 애들도 같이 찍어달라고 한다.

이런 인기가 한국에서도 지속되면 좋겠다.

근데 지프가 들썩일때마다 팔꿈치로 내 팔을 쳐서 내 팔이 시퍼렇게 멍들게 만드는 여자는 아니길 바란다.

저녁에 씻으면서 오른팔이 너무 아파 확인해보니 여러군데 멍이 들어있었다.

높고 높은 산길을 잘도 올라간다.

눈으로 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는데 사진은 별로다.

눈이 좋은걸까, 카메라가 안좋은걸까,
아마 사진사가 안좋은 것 같다.

파란하늘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난 파란하늘이 정말 좋다.

거기에 약간의 구름이 있다면 더 좋다.

숙소를 찾으며 싱글룸에 와이파이, 핫샤워가 되는 방 가격을 대충 파악해보니 250루피(한화 5000원)이라길래 우선 제일 싸구려 방을 찾아갔다.
그런데 시설도 별로 안 좋은데 전망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200루피라길래 그냥 나가려고 하니 도미토리가 있다고 한다.
도미토리는 침대 3개에 시설도 더럽고 뜨거운 물도 양동이로 가져다 주는대신 100루피(한화 2000원)이라길래 알았다며 짐을 풀었다.
남자 혼자 여행다니는데 전망이 좋다고 국 끓여 먹을 것도 아니고 무조건 싼 방이 최고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로비에서 만난 한국인 형님이 맛있는 식당이 있다길래 같이 갔다.

티벳음식점인데 국수처럼 생긴 것은 뚝바고, 뒤에 있는 만두 같은 것은 모모다.

다른 사람들은 맛있다던데 뚝바는 밀가루 맛이 심했고 모모는 만두피와 속이 따로 노는 맛이었다.

밥을 먹고 오니 도미토리를 같이 쓰는 호주애들이 산책을 가자고 해 따라나섰다. 

산책을 하다 돌아보니 타는듯한 노을이 정말 환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은 처음봤는데 아름답다는 말밖에 안나왔다.

내일 꼭 타이거힐에 올라가 일출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렌즈에는 내가 묵고 있는 숙소의 음식이 엄청 맛있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이미 식사를 해본 한국사람들은 절대로 먹지말라고 했다.
난 웬만하면 숙소와 식당을 겸하는 곳에서는 밥을 안먹는데 평이 극과 극이니 궁금해서 한번 시켜봤다.
기본음식인 달밧을 시켰더니 무슨 카레죽이 나왔다.
원래 달밧은 밥과 묽은 카레를 따로 주는데 그냥 한꺼번에 비벼서 줬다.
맛은 정말 맛없다.
짜거나 달지도 않고 밍밍하지도 않은 아주 오묘한 맛이 났다.

한국사람끼리 모였으니 맥주를 한잔하자고 해 다시 킹피셔에 도전했는데 인도는 참 맥주를 못만든다.
자꾸 맛없다고 하며 먹어서 더 맛없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맛없다.

<오늘의 생각>

역시 킹피셔는 맛이 없다.
칸첸중가의 노을에 반했다. 

 
 
  1. 길거리에 있는 공용화장실… 특이하네요..ㅎㅎ

  2. 아주 잘 보고 있습니다~~ 더워지는 계절이라 무서운 전염병 걸리면 아프니깐 먹는거 조심하시구요.

    내용중에 뮤직비디오가 있든데..이거 저작권위반이라는 군요. 지난달부턴가 저작권시행령이 실시중인가본데 승냥이같은 변호사가 블로그 돌아다니면서 저작권사냥을 한다고 합니다. 재수없이 걸려서 블로그운영이 위축되면 안되니깐 조심하세요. ..남의 것 말고 직접 노래부르는 동영상을 찍어서 올려주세요. 잼나게...

    그리고 '단박에 윤회를 끊는 방법'이 무엇인가요?....나도 저 책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 예전에 글에 잠깐 썼었던 것 같은데 제가 사랑하는건 '음주'지 '가무'가 아니라 노래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달님이 윤회를 끊는 법을 배우시게 되면 리플 안달아 주실까봐 못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항상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전 제 위를 믿습니다. ㅎㅎ

  3. 글이 조금씩 재미있어 지는거같음
    그리고 내가 한말은 한국에서 부끄러율까 아닐까 고민 되는 기념품은 부끄러운 기념품일 것이라는 말이었음

  4. 멍에서 벗어 났군요
    상념을 잊을 수 있으는 인도라...

  5. 오늘도 어김없이 포스팅 재밌게 잘봤습니다ㅎㅎ
    저도 곧있으면 인도 가는데 날씨어떤가요
    사진만봤을땐 그리 더워보이진 않지만ㅎㅎ
    제가 더위에 무지 약해서 겁나네요ㅋㅋ
    글고 여행 다니면서도 님 포스팅 계속볼거에요ㅎㅎ

    • 인도 오시면 죽었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지금 사진부분은 현재와 차이가 있는데 정말 덥습니다.
      진짜 진짜 진짜 정말로 엄청 덥습니다. ㅎㅎㅎㅎ
      약속하셨으니 여행 다니시면서도 리플 달아주셔야합니다. ㅎㅎ

  6. 인도 .... 참으로 악~! 소리나게 복잡하고
    지저분 하군요
    인구가 무려 10억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것도 많아요
    일단 .... 핵을 가진 나라잖아요~?^^
    우린 아직 로켓도 뭇 만드는 실정인데 ...
    거기다 또 우수한 IT 인재들이 넘쳐나구요
    구글의 핵심인력중에 인도인들이 엄청 많답니다
    또 세계최고 부자가 몇해전만 해도 인도인이었어요^^
    타타 그룹회장이죠
    중국 다음으로 급부상하는 인도 ....세계가 눈여겨 보는 인도 ...
    암튼 이래저래 국가라면 인구가 많은게 엄청 중요해요^^
    우리나라도 1억은 되야 하는데 ....

    글 도중에 느껴지는 인도의 물가는 참 싸네요
    물론 한국에 비해서 ....
    맛있는 음식 많이 드세요
    그래야 힘이 팍팍^^
    여행도 체력이거든요
    다음 포스팅 기다릴게요

    • 제가 델리로 처음 입국하고 며칠 뒤가 인도의 건국기념일이라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이 행진에 나온다길래 혹했었지만 그냥 바라나시로 갔습니다.
      그런데 jayson님은 식견이 참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ㅎㅎ
      인도 물가가 싸다고 해도 체감상 느껴지는 것은 동남아시아와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인도에 물가에 대해 고기도 없이 이 정도 가격이면 동남아와 똑같다고 하니 아는 형님께서 인도는 싼 나라가 아닌, 잘 찾으면 엄청 싼 것이 있는 나라라고 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7. 배낭여행도 하시고.. 진짜 멋있으시네요!^^
    잘보고 갑니다~!

  8. 인도에서의 인기는 그저 백일몽
    현실로 돌아오면 그저 한 명의 찌질이로ㅠㅠ

    그나저나 너 글을 참 재미지게 잘쓰는구나 ㅋㅋ

    • 누님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한국 남자들이 누님을 몰라보다니 큰일입니다.
      잘 쓰지도 못한 글인데 칭찬 감사합니다. ㅋㅋㅋ

  9. 노란택시 멋지네요. ^^
    길거리 공용화장실은 좀 아닌것 같아요.
    주변 상가들이나 상인들은 냄새를 어떻게 감당할까 싶어요.
    특히나 더운 여름에는 말이죠.
    뭐 그것도 그들 문화니 어쩔 수는 없겠지만요... ㅎㅎㅎ

  10. 이러니 저러니 해도 론리플래닛이 제일 낫죠^^
    파라곤호텔만의 문제겠습니까?인도새끼들이 문제인거지 ㅋㅋ
    저도 파라곤에 묵은적이 있는데 옛날에는 일본애들한테 인기가
    좋은 호텔이었죠~~

  11. 인도는 인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죠...

    '여성전용칸'에 입장하지 못해 맺혔을 한을...
    한국에 돌아와서는 무진장(?)으로 풀었기를
    바래봅니다..

  12. 콜카타가 맛없고 더럽고 불친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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