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는 군대에 다녀오기전까지 정치적 견해를 밝히면 안된다?


내가 군대있을 때 재미있고 황당한 사건을 겪었기에 이 글을 쓰게 됐다.
때는 2011년 말 병장을 달고 뭔가 재미있는 일을 찾고있던 도중에 갑자기 부대에서 연락이 왔다.
직책은 밝히지 않겠지만 대령님께서 나를 찾는다고 하며 나의 신상기록부와 면담기록을 다 가져오라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인지 알려줘야 할 부대에서 오히려 나에게 혹시 빽(?)이 있거나 소원수리를 쓴적이 있냐고 물었지만 나는 빽이 뭔지도 모르고 병장이 무슨 소원수리를 쓰냐고 물으니 그럼 내일 대령과 면담을 하러오라고 했다.
무슨 일인지 몰라서 걱정을 하다가 다음날 부대에 가니 사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대령이 나에게 파일 하나를 건네주는데 위에서 내려왔다면서 내 싸이월드의 캡쳐사진이 있었다.
나는 원래 싸이도 열어만 놨고 군대와서는 관리도 안했기에 무슨 보안위반이 있는지 파일을 살펴보니 이명박 카카에 대한 내용들이 있었는데 입대 전에 올린 내용이어도 위에서 내려왔으니 다 지우라는 것이었다.
면담을 끝내고 돌아와 내 사진첩을 뒤지다보니 어이가 없어서 제대하면 꼭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그 때의 사진들을 남겨뒀다.

짤방이 들어 있는 사진첩

위에 캡쳐된 파일을 보면 그 당시 내 사진첩에는 273개의 웃긴 짤방들을 모아놓은 폴더가 있었고 마지막글이 2010.02.06으로 입대하기 전이다. 273개의 사진첩을 다 뒤져서 총 16장의 사진을 찾아낸 할 일 없는 기무부대인지 국정원인지 청와대인지 아무튼 윗 선에 감사드린다.

파일의 제목이 '이명박이 안되는 이유'였다. 이건 정치적인이야기이니 패스.

이것도 카카 모독이니 패스.

위 사진의 제목은 '군대 가기 싫은데 이정도 노력쯤은'이었지만 군대가 들어간다고 삭제.

위 사진의 제목은 '군대오면즐거워요'였고 웃자고 만든 패러디물이었지만 군비하로 보인다며 삭제.

이 사진의 제목은 '군대이야기'였고 군대를 비하하는 내용도 아니였으니 '군대'가 들어가 삭제.


이건 디씨인사이드에서 그저 장난으로 쓴 군대이야기였지만 역시나 군대 관련이야기이므로 삭제.

제목은 '나의 검은 코스피를 가를 검이다'였고 대통령 비방글이 맞으니 패스.

제목은 '내가 이래서 경찰이 싫어'였고 공권력을 무시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찰도 아니며 그저 우스운 내용일 뿐인데 삭제조치.

제목은 '너주기엔 산소도 아깝다'이며 대통령비방.

'뉴질랜드 상노무새키들 감히 카카께 빤스입고 혓바닥을 낼름낼름' 역시나 웃자고 만든 제목이며 카카를 욕한 것도 아닌 뉴질랜드를 욕한 것이지만 카카가 들어갔으니 삭제.

'달라진 요즘 군대'라는 이병의 행동에 대한 내용인데 역시나 삭제조치.

이건 대통령 비방 맞다.

국캐의원 비방으로 삭제. 하지만 저게 현실인 것을 어쩌란 말인가.

대통령 비방 맞고요.

'좌파타이거즈'라는 제목에 좌파가 들어가며 내용에 정부를 비방했기에 삭제조치.

'친구하나 더 사귈껄'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선거관련된 내용이니 삭제조치. 아니 1표차이로 진 내용이 왜 안되는지 정확한 이유 좀 알고싶다.


총 273장의 사진중에 16장의 내용이 보안에 걸렸다.

위에있는 사진중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방한 내용이 있긴하지만 내가 입대하기 전에 올린 사진이기에 문제가 없을줄 알았지만 지우라니 우선 지우기는 했다.

하지만 군에 관련된 우스갯소리나 선거, 공권력에 대한 내용또한 지적을 받은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고 이 사실만 두고 생각하면 대한민국 남자는 군대에 가기전에 군대, 정부, 정치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인터넷에 표현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비판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물론 국방부에서는 입대전에는 괜찮다고 할 것이지만 일반 병사가 대령과 1:1면담을 하면서 캡쳐된 파일들을 보여주며 괜찮지만 지우라고 하면 거기서 대항할 병사가 얼마나 있을 것인가.

나또한 입대하기전에 블로그에 '시민들을 과잉진압하는 전,의경들에게', '꼴통 2MB야 지금은 70년대가 아니란다.'등의 글이 있었기에 글들을 숨기고 입대해야 하나 고민했었지만 입대하기 전에 쓴 글들이니 문제가 생기면 나의 정당성을 주장할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현실로 일어나니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군인은 정치적으로 중립의 입장에 있어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병제가 아닌 징병제에서 대부분의 남자가 의무적으로 2년간 갔다오는 군대에 다녀오는 현상황에서 입대하기 전에 쓴 정치적인 생각까지 검열을 해서 해당부대에 지시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입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일이 없기를 바라며 이제 민간인이 됐으니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며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말들을 마음껏 할 것이다.


언젠가는 정치에 대해 말을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와 이런 검열자체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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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슬픈 현실입니다. ^^

  2. 저정도 스케일의 비방이면 아무리 과거에햇더라도 지워야할것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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