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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다시 인도-Again In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7. 가자, 문명의 세계로. (인도 - 포트 코친) 아침에 일어나 동네 구경을 다니는데 보면 볼수록 코치의 모습은 정말 동남아같다. 남인도의 다른 도시들의 모습도 보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지만 너무 덥고 인도인에게 지쳤다. 얼레리 꼴레리 누구 누구는 결혼한대요~ 결혼한대요~ 아 좋겠다. 한국에서 웨딩카를 봤다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지금은 여행자라는 신분이니 당당하게 말을 건다. 딱히 할말도 없지만 '결혼하는 거에요? 좋겠다.'하고 돌아선다. 원래 넓던 오지랖이 더 넓어지는 것 같다.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봤는데 토끼커리가 있었다. 1초의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토끼고기를 달라고 했더니 지금은 없다길래 그냥 닭을 시켰다. 그동안 채식주의자처럼 지냈으니 코치에서는 고기를 많이 먹어야지. 날이 너무 더워 또 아이스크림 한통을 샀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아이스크..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6. 인도는 모르겠는데 인도인은 싫다. (인도 - 코치, 포트 코친) 아침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가 다양하길래 고기가 들어있는 것으로 시키려다 다른 사람들이 먹는 것을 살펴보니 다들 똑같은 빠로타를 먹고 있길래 나도 감자 빠로타를 시켰는데 감자전 비슷한 맛이 났다. 4장을 시키려다 3장만 시켰는데 조금 아쉬웠다. 아쉬우면 채우면 된다. 라씨 한잔을 원샷하니 이제야 배가 부른다. 오늘은 예전에 잠시 등장했던 2박 3일간 2816km를 달리는 기차를 타는 날이다. 출발지는 뉴델리, 도착지는 에르나꿀람이라는 곳인데 날도 덥고 거리도 멀어 에어컨칸으로 예매했다. 서울-부산 왕복을 3번정도 하는 거리를 달리는데 1930루피(한화 38600원)이니 참 싸다. 하지만 기차표를 끊을 당시에는 한번에 2000루피가 지갑에서 사라지니 가슴이..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5. 세 번째 만난 델리. (인도 - 자이살메르, 델리) 먹으면 먹을수록 맛있어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어진다. 근데 짜이도 달고 이 것도 설탕범벅이니 몸에는 엄청 안 좋겠지. 이방이 하루 100루피(한화 2000원)짜리 방이다. 진정한 풍류객이라면 땅을 이불 삼고 하늘을 지붕 삼아 살아가겠지만 난 진짜 지붕과 바람을 막을 벽 정도의 시설은 필요하다. 여기가 샤워실이다. 대야에 물을 받아 바가지로 샤워를 하는데 조금 더럽긴 더럽다. 더러운 곳도 처음에나 거부감을 느끼지 막상 쓰다보면 물만 잘 나오면 된다. 한국에선 있는 깔끔, 없는 깔끔 다 떨고 다녔었는데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는 것 같다. 내 님은 아직 먼 곳에 계신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쿠리마을을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다시 자이살메르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에 문제가 생겼다. 냉각수가 터..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4. 사막같지 않은 사막. (인도 - 쿠리) 아침이 진짜 맛있다. 달달한 짜이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조합이다. 오전에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왔다. 겨울방학 시즌에는 수십 명이 쿠리마을을 찾는다고 하는데 지금은 비수기라 하루에 한팀 정도 찾아온다고 한다. 난 하루종일 낙타를 타는 코스를 가고 싶은데 이 사람들은 저녁에 출발해 아침에 돌아오는 코스를 간다고 한다. 시간도 많으니 내 님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근데 내 님이 오기는 오겠지? 내가 도착한 날부터 주인집 꼬마애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노래를 불렀었다. 전에 왔던 한국인은 아이스크림을 날마다 사줬느니 뭘 줬느니 하는데 진짜 기분이 더러웠다. 어린 애가 벌써 사람을 물질로 보면서 내가 싫어하는 전형적인 인도인이 될 거라 생각하니 막막해 그냥 무시했었다. 그러다가 애가 매번 밥도 가져다주고 잔심..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3. 여행 중에 단골이 된다는 것. (인도 - 자이뿌르, 쿠리)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으러 가면서 라씨를 먹을까 말까 고민했다. 밥 먹기 전에 라씨를 먹으면 밥 맛이 없을 것 같고, 밥을 먹고 나서 라씨를 먹으러 다시 돌아오자니 귀찮을 것 같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먹기로 했다. 그래도 밥을 생각해 스몰사이즈를 시켰다. 내가 원래 유제품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자이뿌르의 라씨는 정말 환상의 맛이다. 흐흐흐. 오늘은 좋은 날. 고기 먹는 날이다.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상이다. 어제 찾아낸 식당이 값도 싸고 맛도 좋고 카레 종류도 많아서 자이뿌르에 있는 동안은 애용하기로 했다. 한 지역에서 하루만 머물고 떠나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가게 중 하나였을 곳이지만 다시 찾아 온 순간 단골집이 된 기분이 든다. 거기다 그 가게가 여행자들 중에 나만 아는 것 같은 작은 ..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2. 라씨의 도시. (인도 - 자이뿌르) 나는 기차를 탈 때 될 수 있으면 침대칸에서 가장 윗 칸으로 표를 끊으려고 한다. 중간이나 가운데 칸은 사람들이 깨어있으면 앉아서 가기에 불편하지만 가장 윗 칸은 혼자 쓰기에 언제든지 누울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나 윗 칸에 올라갔는데 밑에는 가족이 탔다. 나에게 계속해서 과자와 과일을 권하는데 인도에서 약을 먹고 사고당한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니기에 의심을 했지만 아무래도 약을 탄 것 같지는 않아서 맛있게 받아먹고 내 과자도 나눠 먹었다. 그런데 라임주스라며 따라주는 것은 마시면 안될 것 같아 괜찮다고 사양했다. 설마 가족끼리 다니면서 가난한 여행자를 털어먹겠냐만은 난 겁쟁이이니 항상 조심하며 다닌다. 다행히 약은 타지 않았는지 아무 일 없이 다음 도시에 도착했다. 릭샤왈라들이 걸어가기에는 머니까 릭샤..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1. 시크교는 시크하지 않다. (인도 - 암리차르) 밤기차를 타고 달려서 도착한 곳은 리쉬께쉬보다 북쪽에 있는 암리차르라는 곳이다. 원래 계획은 리쉬께쉬에서 10일정도 지내다가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며 시원한 곳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휴양지로 유명한 마날리를 거쳐 달라이 라마가 있는 맥그로드 간즈를 갔다가 암리차르로 내려오는 것이었는데 요가가 정말 재미있었기에 중간 과정을 생략한 채로 바로 암리차르로 왔다. 암리차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황금사원으로 시크교의 사원이다. 기차역에서 약 30루피(한화 600원)를 내면 황금사원까지 싸이클릭샤를 타고 갈 수 있지만 난 사이클릭샤를 타지 않을 뿐더러 역 앞에 시크교에서 공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 황금사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생각을 하며 줄을 섰더니 줄을 관리하시는 분이 시크교에 방문한 외..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0. 재미없는 이야기. (인도 - 리쉬께쉬) 항상 축제면 노는 것이 재미 없을테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오트밀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냥 오트밀만 먹으면 질린다고 옆방에서 시나몬 가루를 협찬해줬다. 시나몬 가루를 넣으면 맛이 산다는데 코가 막혀서 맛을 잘 모르겠다. 김첨지네 마누라도 아니고 시나몬 가루를 줬는데 왜 맛을 느끼지 못하니. 오전 요가를 하고 다시 옆방에 놀러 갔더니 형님께서 특식을 만들고 있길래 얻어먹었다. 인도는 과일이 싸 만드는데 비용은 얼마 들지 않기에 마음만 먹으면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난 언제나 따로따로 먹고 뱃속에서 섞는 것을 선호한다. 그릇을 씻기가 귀찮은 것이 아니라 씻는데 들어가는 물을 절약하려고 그러는 거다. 지구는 소중하니까요. 이번에는 또 다른 탈리집을 찾아 갔다. 진짜로 나는 아쉬람의 탈리..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9. 일상 속의 축제. 새벽에 천둥소리가 들려 혹시나 하고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비는 조금씩 내리는데 천둥소리는 엄청나게 커 신기했다. 이슬비라 부르기도 미안할 정도로 비가 조금 내리길래 맞을 생각으로 그냥 나왔더니 갑자기 비가 막 쏟아진다. 장대비 속에 우산을 쓸 생각을 하니 신이 나서 다시 방으로 올라가 우산을 가지고 내려오니 비가 그친다. 사람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아니라고 배웠는데 하늘은 아직 그 것을 모르나 보다. 오늘도 아침은 오트밀로 든든하게 먹는다. 인도의 우유 포장은 기본적으로 500ml짜리고 더 작은 것은 가끔씩 보인다. 한국에서 시리얼을 타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보통 오트밀을 타 먹는데 필요한 우유는 250ml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500ml짜리를 사서 남겨두면 상할수도 있어서 ..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8. 일상으로의 초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침도 안 먹고 다시 아쉬람으로 향했다. 남는 것은 시간이고 가진 것은 집념과 근성이니 무작정 입구에 자리를 잡고 체크아웃 하는 사람을 기다렸다. 한 3시간정도 기다리니 방이 나왔는데 더블룸이길래 오늘은 그냥 쓰고 싱글룸이 나오면 방을 바꾸기로 했다. 방을 잡고 아쉬람을 둘러 보니 안에는 식당도 있었다. 아무리 봐도 묽은 카레에 밥만 나오는 달밧인데 탈리라며 40루피(한화 800원)에 판다. 25루피 정도가 적당할 질이지만 여기도 리필을 해주니 그냥 먹는다. 무슨 탈리가 이러냐고 투덜댔지만 입에 들어가는 것은 다 맛있다. 당신의 심장을 바칠만큼 중요한 사람이 있나요. 그래도 저런 탈리를 40루피나 내고 먹을 수는 없어 다른 식당을 찾으러 밖으로 나와보니 상점들이 다 문을 닫았다. 파..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7. 사람과 콘센트. 타지마할을 보고 숙소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즐기다가 다시 아그라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인도도 인구수는 세계 2위, 면적은 세계 7위이니 대륙의 기상을 가진 중국처럼 기인들이 많다. 아그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타지마할과 아그라 성이다. 물론 다른 유적지들도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기에 아그라 성으로 향했다. 팀의 총무 역할을 맞고 계신 이상훈 형님께서 아그라 성 입장권까지 사주셨다. 같이 다니는게 죄송스러울 정도로 계속 챙겨주셔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런데 입구에서부터 자꾸 가이드를 해준다며 따라 오던 인도인을 뿌리쳤더니 입장으 도와준다며 우리 입장권을 받은 뒤 검표원과 짜고 표를 빼돌렸다. 7명이라 7장의 표를 샀는데 돌려받은 표는 3장이니 4장은 다시 매표소로 돌아가 돈을 받을..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6. 발로 찍은 타지마할. 이번 편은 '청정원 쌀로 만든 쇠고기 볶음 고추장'과 함께 시작합니다. 여러분 고추장 보니까 매콤한 게 당기시죠? 그러면 오늘 집에 가시는 길에 청정원 태양초 고추장으로 만든 매콤한 떡볶이 어떠신가요? 공식적으로 청정원의 협찬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상그룹과 청정원 사랑합니다. 혹시나 CJ를 비롯한 다른 회사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면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받기만 하고 입 싹 닫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잖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청정원 고추장 파이팅입니다.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같이 아침을 먹는다. 우리 모두 오늘 아그라로 가는데 난 저녁 기차고 이분들은 아침 기차를 타고 가신다. 헤어지는 것이 섭섭하기는 했지만 아그라까지 같이 갔으면 한 없이 퍼주실 것이기에 다행이라는 ..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5. 고추장은 청정원. 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여행기를 쓴다. 항상 밥 먹는 사진으로 여행기를 시작했는데 바라나시에서는 여행기를 쓰는 것으로 여행기를 시작한다. 어제 길을 지나 가는데 신기한 과일을 팔길래 조금 사봤다. 맛은 새콤하면서 약간 달달한 맛이 났는데 이걸 무슨 맛이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방울토마토처럼 생겼지만 맛은 토마토 맛이 아니다. 아침은 어김없이 뿌리를 먹는다. 한국인이 매일 김치를 먹는다고 김치가 질리지 않듯이 인도에 왔더니 매일 카레를 먹어도 맛있다. 갓 튀겨 낸 뜨거운 반죽을 한손으로 뜯어 카레와 같이 먹으면 최고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젤라비를 만드는 모습이다. 반죽주머니에서 나온 반죽을 튀긴 뒤 설탕물에 담근다. 날마다 만드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늦게 가면 못 먹는다. 보통 뿌리를 먹을 때 같이 ..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4. 별일 없이 산다. 바라나시는 한 달전에 왔을 때도 그랬듯이 어디를 돌아 다니고 싶지도 않고 그저 멍하니 있게 되는 동네다. 네팔에서 산에 올라가서 밀렸던 여행기들을 다 쓴 뒤 바라나시를 떠나기로 했다. 아침에 해가 뜨자 넷북을 챙겨 햇살이 드는 곳으로 올라와 여행기를 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희미해지기에 최대한 그때 그때 쓰려고 노력하는데 마음이 내켜야 글이 써지니 문제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면서 이러니 남들이 보면 흉볼까 걱정된다. 이미 한번 와 본 동네라 친숙하게 다가온다. 바라나시의 골목길을 지나가니 확실히 인도에 온 기분이 든다. 아침은 뿌리다. 한달만에 다시 왔지만 맛있는 것은 여전하다. 네팔에서는 저렴하게 먹을 것이 별로 없었는데 바라나시에 오니 천국에 온 기분이다. 한 접시에 12루.. 더보기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3. 사람 사는 이야기. 대성석가사는 절이기에 아침 공양시간이 6시부터다. 눈을 뜨자마자 밥을 먹을 수는 없으니 그 전에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으러 간다. 절에 있으면 밥을 먹기 위해서라도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니 좋은 것 같다. 아침에는 절밥이라 부르기 무색하게 커드에 바나나까지 나왔다. 아침을 먹고 책을 좀 읽다보니 점심시간이 됐다. 차마 한국절에서까지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없다는 핑계로 숟가락을 쓴다. 손으로 먹는 것도 재미있지만 수저를 쓰면 위생적이고 편하기도 하니 역시 도구의 발명은 대단하다. 그래도 인도에 가면 인도의 법을 따라야하니 열심히 손으로 밥을 먹어야겠다. 대성석가사는 한국절이지만 전세계의 여행자들에게 유명하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룸비니는 불교 4대성지 중 하나기에 불교를 믿는 대부분 나라들의 절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