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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터키-Turkey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38. 기대보다 아쉬웠던 파묵칼레. (터키 - 이스탄불, 파묵칼레)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먹는다.

맛있고 균형잡힌 식단이었는데 아쉽다.

먼길을 떠나기 전에 본드를 다시 칠한다.

걍력접착제를 만든 사람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길을 건너기 위해 육교에 올라갔는데 확실히 아시아의 향기가 풍긴다.

오늘은 이스타불의 아시아 지구를 가보기로 했다.

일반 교통편과 비슷한 가격을 내면 페리를 이용할 수 있다.

이 해협이 그 유명한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이 해협을 경계로 유럽지역과 아시아지역이 나뉘는데 볼거리는 대부분 유럽지역에 몰려있다. 

배에서 내려 상점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는데 아시아 지역이라해서 딱히 색다른 것은 없었다.

사실 유럽지구와 딱 하나 색다른 점이 있었는데 바로 슈퍼마켓이 있었다.

유럽지구에는 보이지 않던 규모가 꽤 큰 슈퍼마켓이 보였다.

딱히 살 것은 없지만 신기해서 구경을 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문자가 그리워진다.

영어로 된 책은 공부하는 느낌이 들어 손이 가지 않는다.

한글로 써진 책을 읽고 싶다.

아시아 지구에는 딱히 볼거리가 없어 그냥 무작정 그늘을 따라 걷기로 했다.

이런 조형물을 만드는 사람들은 감수성이 얼마나 풍부할지 궁금해진다.

고양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낼지도 궁금하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난 이런 복잡함이 좋다.

인도에 다시 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끔씩 인도의 매연과 경적소리가 떠오른다.

복잡한 상태도 좋지만 아이스크림도 좋다.

다시 페리를 타고 유럽 지구로 돌아간다.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곳에 와서 그런지 며칠 전부터 물갈이가 시작됐다.

물갈이에는 약이 없으니 그냥 평소처럼 먹으면서 버티다보면 언젠가는 괜찮아진다.

이스탄불을 떠나기 전에 다시 블루모스크를 찾았다.

돔 모양의 지붕은 언제봐도 예쁘다.

특히 모스크 내부의 장식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다.

블루 모스크를 떠나는 것이 아쉬워 나도 바닥에 자리를 잡고 천장을 바라봤다.

블루 모스크에 마지막 인사를 하고 이제 떠날 준비를 한다.

밥을 먹다보니 야간버스를 탈 때 버스 사진을 안 찍은 것이 떠오른다.

벌써부터 깜빡하기 시작하면 안 되는데 걱정이다.

스페인은 오렌지를 가로수로 쓰고 있다면 터키에는 석류나무를 가로수로 쓰고 있었다.

터키의 석류주스가 유명하긴 하지만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팔아서 그런지 가격이 좀 비싸 아직까지는 마셔보지 못했다.

이번에 온 곳은 터키의 남쪽에 있는 파묵칼레다.

파묵칼레는 석회층으로 이루어진 온천이라 하얀 빛이 나는데 사진에서 본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꼭 와보고 싶었다.

그런데 입장료가 꽤 비싸다.

25리라(한화 12,000원)를 내고 입장권을 끊었다.

여행기를 쓰기 위해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셀카가 있기에 그냥 올리기로 했다.

너무 더워서 볼에 바람을 넣었는데 왜 저렇게 셀카를 찍었는지 모르겠다.

파묵칼레는 세계자연유산이기에 보호를 위해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없다.

파묵칼레를 직접 느낄 수 있는데 굳이 신발을 신을 필요가 없다. 

파묵칼레는 바닥에서 나오는 온천수의 칼슘 퇴적물이 형성한 온천인데 목화의 성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본 파묵칼레는 내가 사진으로 봤던 곳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새하얀 배경에 진한 푸른 빛이 감도는 곳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색감이 약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각 나라별로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 있다.

그런 장소가 터키에서는 파묵칼레였는데 내 기대가 너무 컸나보다. 

기대를 비우고 보니 파묵칼레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직 해가 쨍쨍해서 색감이 이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일몰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점심 대용으로 싸온 과자를 꺼내 먹는다.

해가 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길래 파묵칼레 꼭대기에 있는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고대 유적지들을 테마로 만든 야외수영장이었는데 정말 아름답게 꾸며놨길래 들어가보기로 했다.

야간버스를 타고 오느라 씻지도 못했고 수영장도 아름다워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입장권은 2시간 동안만 유효하다고 한다.

해가 지려면 최소 5시간은 있어야할텐데 비싼 돈 내고 2시간만 놀기는 아까워 그냥 밖에서 구경만 했다.

역시 나에겐 걷는 것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수영장 근처의 유적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뜨거운 태양을 느끼며 유적지를 둘러보다 너무 더워 다시 온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얀 돌들이 석회암이라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소금처럼 맛을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웨딩 촬영을 파묵칼레에서 하다니 정말 부럽다.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지지 않을 것 같은 태양이더라도 기다리다 보면 해는 언젠가는 지게 되어있다.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곳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노을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아까 그 커플이 내 쪽으로 와 말을 건다.

내가 앉아 있는 벤치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며 양해를 구한다.

웨딩촬영이니 당연히 비켜줄 수 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약간 푸른 빛이 돌기 시작한다.

해가 반대쪽으로 져서 좀 아쉬운데 겨울에 온다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아름답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해보려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바닥에 비친 조명이 달빛처럼 보였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혔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겨울에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

한글로 홍보하고 있는 음식점이 보이는 것을 보니 터키를 찾는 한국 여행자들이 많기는 많은 것 같다.

아무리 무스타파 할아버지의 식당이 맛있다고 해도 난 길거리 케밥을 먹는다.

파묵칼레에서 묵을 숙소가 애매하길래 그냥 당일치기를 하기로 했다.

이틀 연속 야간 버스를 타려니 살짝 피곤하긴 하지만 아직 내 체력은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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