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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헝가리-Hungary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27. 남자들이 좋아한다는 부다페스트의 야경. (헝가리 - 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 - 자그레브)


아침으로 무엇을 먹어야 잘 먹었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 요즘 몸이 좀 쇠약해진 것 같아 치느님을 영접하기로 했다.

마트에 가서 치킨을 고르고 자연스럽게 맥주를 고르려다 생각해보니 몸을 위해 먹는 보양식이길래 맥주는 참기로 했다.

이왕 몸을 생각했으니 영양분의 균형을 고려해 샐러드도 하나 사 호스텔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치킨을 먹는 것은 태어나 처음인 것 같은데 치느님은 언제 먹어도 맛있었다.

한 마리를 통째로 먹고 나니 기운이 좀 나는 것 같다.

이번에 묵은 호스텔은 일반집을 개조해서 호스텔로 이용하고 있었다.

부다페스트에는 마음에 드는 호스텔이 없어 가격만 보고 왔는데 시설이 조금 열악했지만 이틀 정도 머물기에는 괜찮았다.

호스텔 근처에 왕궁처럼 생긴 건물이 보였는데 에메랄드 색깔의 지붕이 신기하다.

시내로 나가보니 헝가리도 유럽이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공용자전거가 있었다.

미국과 유럽을 여행 하다보면 도시에서 운영 중인 공용자전거가 자주 보이는데 외국인도 신용카드만 있다면 이용 가능하지만 난 걷는 게 좋다.

부다페스트에는 신호등은 별로 없는데 지하도가 많다.

교통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 같은데 길을 건너려면 계단을 오르내려야하니 힘이 든다.

더위를 먹으면 안 되니 수분공급을 계속 해줘야한다.

난 탄산음료보다 스포츠음료가 더 좋다.

부다페스트에 온지 모를까봐 시내 한가운데에 조형물을 설치해놨다.

서울도 시청앞 광장같은 곳에 서울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한글로 아름답게 만들어 놓으면 참 좋을 것 같다.

햇살이 너무 강해 걸어다니기 힘든데 구름이 해를 가리면 다닐만 하다.

태양님, 제가 아무리 사랑스럽다지만 이렇게 끈질기게 쫓아다니시면 경찰에 신고할 거에요.

더위를 피하러 나온 사람들이 공원에 있는 호수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나도 발을 담궈보려했는데 수질이 좋아보이지 않길래 그냥 구경만 했다.

인도를 여행할 때는 어느정도 더러움은 감수하고 다녔는데 깨끗한 유럽을 다니다보니 몸을 사리게 된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적응하며 살아가나보다.

길을 걸어가는데 부다페스트에도 한인 민박이 있길래 신기해 입구를 구경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물가가 저렴한 나라로 가고 있으니 아마 앞으로 한인민박에 묵을 일을 없을 것 같다.

배낭여행을 하다보면 자꾸 걷게 된다.

지하철 요금이 엄청 비싸지 않다면 그냥 타도 될텐데 이상하게 자존심과 오기가 발동해 그냥 걷게된다.

돈도 돈이지만 걸으면 30분이면 갈 거리를 굳이 지하철을 타고 싶지 않다.

관광도 좋지만 내 두 발로 걷고, 땀 흘리고, 느끼는 그 기분이 좋다.

특히 인적이 드문 조용한 길을 혼자 걸으면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걷고 걷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영웅 광장에 도착했다.

가운데에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동상이 있고 옆부분의 주랑에는 헝가리의 역대 왕들과 영웅들의 동상들이 서있다.

호스텔에서 받은 지도에 표시된 관광지들 중 딱히 끌리는 곳이 없어 30분 정도 걸어왔는데 정말 광장 하나만 덩그러니 있으니 약간 허무하다.

그래도 하늘 하나는 화창하니 마음에 든다.

부다페스트에서도 쿼드콥터가 유행인 것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쿼드콥터에 카메라를 달고 항공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분수대를 지나가는데 귀여운 강아지가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작은 강아지가 귀여워 한참을 구경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몰려든다.

역시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똑같다.

이 건물은 부다페스트 시내에 있는 성 스테판 성당인데 입구에 써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라틴어는 모르지만 Veritas는 진리를 뜻하고 Vita는 생명을 뜻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앞 부분은 잘 모르겠다.

찾아보니 "Ego Sum Via Veritas et Vita"는 성경에 나오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종교를 떠나 삶을 살아갈 때 스스로의 삶을 옳은 길이며 진리라는 마음가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

땀이 많이 나니 계속해서 수분 공급을 해줘야한다.

아침에 치킨을 배부르게 먹었더니 배는 안 고픈데 목이 자꾸 마른다.

아저씨도 많이 더우셨는지 외투와 모자를 벗고 쉬고 계셨다.

아저씨의 모습이 마치 더우면 쉬엄쉬엄 가면 되니 너무 아둥바둥 살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다.

트램길이 보이길래 구도를 잡아보니 예쁜 사진이 찍힐 것 같아 트램이 오기를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해가 지고 있으니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기 위해 왕궁언덕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조용한 골목길이 정말 아름답다.

어디에서 찍어야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진에 잘 담길지 고민하며 좋은 장소를 찾아 다닌다.

이곳은 어부의 요새인데 19세기에 도나우강의 어부들이 강을 건너 기습하는 적들을 이 요새에서 방어해 어부의 요새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어부의 요새 옆에는 마차시 교회가 있는데 이름이 특이하길래 찾아보니 이 교회를 짓게 명령한 왕의 이름이 마차시라고 한다.

나도 왕으로 태어났다면 전국에 내 이름이 들어간 건축물을 세웠을텐데 아쉽다.

어부의 요새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 곳이 가장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드는 위치를 찾았으니 이제는 해가 지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성벽에는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분위기가 좋아보였다.

이런 곳에서 결혼식 피로연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하늘과 분수와 빛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으려하는데 외국 형아가 분수대에서 내려오지를 않는다.

굳이 저 곳을 올라가 자신이 문화재를 훼손하고 다녔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가보다. 

레스토랑은 무리이니 아이스크림이나 먹어야겠다.

고급스러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는데 파는 곳이 없어 소프트콘 아이스크림을 샀다.

사람들에게 듣기로 유럽에는 3대 야경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프랑스의 파리이고, 둘째는 체코의 프라하며 셋째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라는데 여자들은 프라하의 야경을 좋아하고 남자들은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런데 세 곳을 모두 가봤지만 내 기준에서 유럽의 3대 야경은 좀 다르다.

첫째는 영국의 런던이고, 둘째는 프랑스의 몽생미셸, 세번째는 프랑스의 파리나 체코의 프라하인 것 같다.

하긴 사람마다 그 곳을 여행할 때의 마음이나 상황이 다 다를텐데 멋대로 유럽의 3대 야경이라 정한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3대 야경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못한 모습을 보고 아쉬워하며 내려오는데 길거리의 음악가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비록 3대 야경이 아니더라도 부다페스트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도시이니 너무 실망하지 말라는 것처럼 들려 멈춰서서 연주를 듣다 남은 헝가리 돈을 다 넣고 나왔다. 

물론 여러 곳을 다녔으니 그 중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였는지는 말할 수 있겠지만 그 곳들의 순위를 매길 필요는 없다.

역시나 생각하기는 참 쉬운데 그대로 실천하기는 힘들다.

하긴 생각한대로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인생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아르헨티나에서부터 써오던 이어폰이 고장났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어폰에 관심이 많아 나름 좋은 이어폰을 썼는데 여행할 때는 3천원짜리 이어폰이면 충분하다.

여행을 하다보니 음질보다 그 음악을 들을 때의 내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됐다.

오늘도 새벽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아침부터 배낭을 메고 40분을 걸어가기는 싫어 지하철을 알아봤는데 지하철 첫차시간보다 버스 출발시간이 빠르니 이번에도 걷는다.


<헝가리 여행 경비>


여행일 3일 - 지출액 15,000 포린트 (약 7만원)


숙박비와 버스비를 제외하면 따로 입장료를 낸 곳도 없고 비싼 밥을 먹은 적도 없어서 돈을 쓸 곳이 없었다.


드디어 유럽에서 국경통과를 한다.

이번에 가는 곳은 꽃보다 누나에서 나온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인데 크로아티아는 쉥겐국가가 아니기에 다른 나라에서 입국할 때 입국심사를 거쳐야한다.

쉥겐조약으로 인해 유럽 여행이 쉬워졌다고 하지만 여행은 역시 입국심사를 해야 다른나라에 가는 기분이 든다.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수도인데 왠지 크로아티아의 시골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20여년 전에 전쟁을 겪었고 버스터미널이 시내에서 3km정도 떨어져 있다고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 신기했다.

목이 마르니 수분 섭취를 하고 갑시다.

알콜 도수 4%면 물이 96%나 들어있는 것이니 이건 맥주가 아니라 물이다.

크로아티아의 물은 참 맛있다.

자그레브의 시내를 구경하러 가는데 날이 너무 더워 벽에 달라붙어 그림자를 따라 걷는다.

태양님, 저를 사랑하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으니 제발 조금만 떨어져주세요.

길을 걷는데 반대편에 조각피자 가게가 보이길래 우선 들어가봤다.

꽤 큰 조각피자 1조각에 10쿠나(한화 1,800원)정도 하니 먹을만 한 가격인데 맛도 괜찮다.

감성이 충만한 의자 사진을 한번 찍어보고 싶었지만 감성이 담기지 않는다.

역시 예술은 어렵다.

자그레브 시내 중앙광장에 도착하니 시장이 열려 있어 구경을 갔는데 다들 철수하는 분위기였다. 

아쉽지만 꽃과 농산물로 유명한 돌라체 시장으로 향했다.

돌라체 시장은 꽃보다 누나에서 김희애씨가 토마토를 산 시장인데 이 곳도 문을 닫았다.

오후 2시도 안 된 시간인데 벌써 시장을 닫다니 해도해도 너무하다.

그냥 가기 아쉬워 근처의 빵집에 들어가 피자빵을 하나 샀다.

속에 치즈와 피자토핑이 들어있었는데 맛도 맛이지만 크기가 정말 크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큰 음식을 먹는 것 같은데 가격도 저렴하니 기분이 좋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목이 말라 슈퍼를 찾는데 문을 연 곳이 보이지 않는다.

일요일은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안내판을 보며 눈치로 언어를 배워야하는데 아마 Ponedjeljak가 월요일이고 Petak가 금요일, Subota가 토요일인 것 같다.

Nedjelja는 일요일이고 i는 스페인어의 y처럼 and를 뜻하고 Praznik은 공휴일인 것 같은데 발음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생존에 가장 필요한 No는 Ne이고 Open은 radimo라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물론 크로아티아를 떠나면 까먹겠지만 어떤 나라를 여행하는 동안만이라도 그 나라의 언어를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여행의 예의이고 재미라 생각한다.

숙소에 체크인 할 때 웰컴 드링크로 1박당 한 병의 맥주를 준다고 해 1층에 있는 바에 갔더니 진짜로 무료로 라들러 한 병을 준다.

라들러는 맥주를 베이스로 하고 과즙을 첨가한 음료인데 도수가 약하다.

평소 라들러를 먹느니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이지만 라들러로 유명한 크로아티아에 왔으니 맥주보다 라들러를 마시기로 했다.

바에서 계속 술이나 마실까 고민하다 자그레브의 밤거리를 보러 가기로 했다.

숙소가 외곽에 있어 가격은 싸지만 시내를 가려면 30분 이상 걸어가야해 조금은 귀찮다.

중앙광장에서는 남미 국가들의 전통춤을 소개하는 행사가 진행중이었는데 마침 에콰도르 팀의 공연을 하고 있길래 구경을 했다.

불이 켜진 시내로 들어오니 이제서야 크로아티아의 수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내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모습은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과거의 유럽이다.

꽃보다 누나에서 윤여정 씨가 마음에 든다고 했던 것처럼 나도 돌로 만든 매끈매끈한 바닥이 좋다.

자그레브 시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이 가스등이다.

처음에는 가로등에서 불꽃이 보이길래 내가 잘못 본 것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진짜 불꽃이 보인다.

불꽃의 일렁거림이 아름다워 전등 구경을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간다.

이래서 불구경이 무서운가보다.

그냥 자기 아쉬우니 이승기가 마신 레몬 맥주를 한 캔 샀다.

그동안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라들러를 배척했었는데 크로아티아에서 마셔서 그런지 음료수도 아니고 맥주도 아닌 맛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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