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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아일랜드-Ireland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12. 기네스 맥주가 맛있는 아일랜드 (아일랜드 - 더블린)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가 올해의 블로그 여행부문에 선정됐습니다.


항상 부러워만 했었는데 제가 선정되니 정말 기쁘네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은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이다.

더블린은 8세기에 바이킹이 건설한 도시로 시내에는 바이킹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내가 아일랜드에 있을 때는 2014 월드컵 시즌 기간이라 재미삼아 승부예측을 해봤다.

한판에 1유로(한화 1,400원)짜리 게임을 세판 해봤는데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지고 광속탈락하면서 모든 예측이 빗나가버렸다.

여행경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랐지만 역시 무리였나보다.

더블린의 물가도 만만치 않기에 저녁은 항상 만들어 먹었는데 내가 재료를 공급해주고 친구가 요리를 해주면 맛있게 먹는 참 좋은 시스템이었다.

여행을 하며 항상 파스타만 먹었는데 더블린에서 제대로 영양보충을 할 수 있었다.

길을 걷다 실수로 사진을 찍었는데 나름 감성샷처럼 나와 마음에 들었다.

더블린의 시내 한 가운데에는 엄청난 높이의 첨탑이 있는데 생김새처럼 이름도 그냥 The Spire(첨탑)이다. 

도대체 무슨 의미로 아무런 특징도 없는 첨탑을 세웠는지 물어보니 12년 동안 이뤄진 아일랜드의 고속성장을 기념해 120m짜리 첨탑을 세웠다고 한다.

게다가 첨탑이 완공된 2003년에는 아일랜드의 1인당 국민소득이 영국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인구는 500만 명이 채 안되기에 2014년 GDP(국내총생산)을 살펴보면 아일랜드는 2,400억 달러지만 영국은 2조 8,4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원래 이 첨탑이 있던 곳에는 영국의 넬슨 제독 동상이 있었는데 1966년, 전직 아일랜드 공화국 요원들의 봉기로 동상이 폭파됐다고 한다.

그 뒤, 빈 터로 남겨뒀던 곳에 첨탑을 세웠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첨탑의 설계자는 영국의 건축가라고 한다.

주말이라 거리 구경을 나왔는데 별로 볼거리는 없어 사람구경만 했다. 

유럽 전역에는 알디와 리들이라는 슈퍼마켓이 많은데 둘 다 독일기업이다.

특히 알디는 호주에도 있어 21세기의 독일이 세계를 정복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알디와 리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시내구경을 나왔으니 오늘은 외식을 하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갔다.

기네스 맥주를 이용한 스튜를 시켰는데 부드럽고 맛있었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붉은 조명을 좋아하는지 이번에도 조명이 붉은 색이라 사진이 예쁘게 찍히지 않았다.

디저트로 아이리쉬 커피를 시켰다.

아이리쉬 위스키를 베이스로 커피와 휘핑크림을 이용한 칵테일인데 달달하면서 위스키의 맛이 나 맛있었다.

식당에서 나와 길을 걷는데 100유로짜리를 걸어 놓은 인형뽑기 기계가 보였다.

상품이 아닌 돈을 걸어 놓은 모습이 정말 매혹적으로 다가왔지만 쉽게 뽑힐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인 트리니티 대학교에 가봤는데 정문은 보수공사 중이었다.

안에 들어가니 관광객을 위한 안내판도 있었다.

1년에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니 이런 안내판과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내부에는 딱히 특별한 건물은 없었지만 4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대학교의 기품이 느껴졌다.

트리니티 대학교의 도서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힌다는데 관광객이 안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한다고 한다.

당연히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나왔다.

마트에서 파는 라자냐를 사 먹었는데 값이 쌌지만 꽤 맛있었다.

맥주대신 아이리쉬 사이다를 마셨는데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원래 사이다는 사과주를 부르는 말로 약한 도수가 있는 음료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청량음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술 맛이 나야 술이라 생각하는 나에겐 외국의 사이다도 별로 맛있지 않아 굳이 사먹지는 않는다.

주말을 맞아 더블린의 근교로 놀러가기로 했다.

더블린의 근교 여행지로는 호스와 골웨이가 있다.

골웨이는 해안절벽으로 유명한 곳인데 영국의 세븐시스터즈를 본지 얼마 안 됐기에 친구에게 그냥 호스로 가자고 말했다.

기대를 하며 호스 마켓에 들어갔는데 작은 규모의 시장이었다.

등대를 보면 쿠바에서 봤던 등대가 떠오른다.

카리브 해의 바닷가의 아름다운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쿠바에서 본 캐리비안 베이가 궁금하시다면

쿠바에서 만난 캐리비안 베이 - http://gooddjl.com/236

를 읽어주세요.


생선구이도 좋아하고 회도 좋아하는데 아직 제대로 낚시를 해본 적이 없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물론 호스의 바닷가도 아름답다.

바다에 비친 수채화 같은 하늘이 참 아름답다.

어시장에 가보니 아구의 입에 물고기를 넣어 귀엽게 진열해놨다.

아구는 다른 물고기를 통째로 먹기에 아구보다 아구 뱃속에 있는 물고기가 더 비싸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가기 위해 역을 찾는데 처음에는 호프인줄 알고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 표지판을 보고 들어갔다.

여행을 하면서 보니 한국인이 어느 정도 살고 있는 나라에는 대부분 한인 마트가 있는 것 같다.

어시장에서 사온 낙지로 낙지볶음을 만들었다.

정작 요리를 한 친구는 비린내가 나서 못 먹겠다했지만 난 아무렇지 않게 잘 먹었다.

웬만한 음식은 다 잘 먹는 내가 참 좋다.

영국 날씨도 악명높지만 더블린의 날씨도 영국 못지 않다.

자주 비가 오고 공기가 습해 항상 창문을 열어두고 지냈다.

친구가 어제 실패한 낙지볶음을 만회하기 위해 라볶이를 했는데 이것도 참 맛있었다.

밖으로 나오니 오늘은 날씨가 화창했다.

하늘이 화창하고 구름이 예뻐야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늘은 혼자 더블린을 구경하기로 했다.

바닥에 글이 써있길래 살펴보니 도로명을 표시해놨다.

바닥돌을 보니 광주 무등구장에 있는 내 이름이 새겨진 바닥돌이 떠오른다.


아일랜드에 와서 알게된 것인데 옥중기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가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이라고 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여러 명언과 문학작품을 남겼는데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삶의 첫번째 의무는 가능한 한 예술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두번째 의무가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였다.

그러니 나도 계속해서 여행기를 써야겠다.

아일랜드에도 테스코가 있고 런치 밀이 있다.

영국은 3.5파운드(한화 6,000원)이지만 아일랜드에서는 3.5유로(한화 5,000원)이다.

런치 밀을 고를 때는무조건 비싼 메뉴로만 골라야 돈을 절약한 기분이 많이 든다.

내가 아일랜드에 온 이유는 친구와 기네스 맥주 때문이다.

비싸서 자주는 못 먹었지만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기네스 팩토리에 오다니 꿈만 같다.

정식명칭은 기네스 스토어하우스지만 기네스 팩토리가 입에 잘 달라붙는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네스 공장에 들어간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맥주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보리가 쌓여있다.

손으로 한 움큼 쥐어 촉감도 느껴보고 냄새도 맡아본다.

기네스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이스트(효모)다.

19세기 초반부터 내려온 기네스의 이스트는 항상 관리자의 금고에 보관중이라고 한다.

말로만 듣던 홉을 처음봤는데 5m가 넘게 자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깨끗하고 좋은 물이 필요하다.

이렇게 맥주의 원료에 대해 설명해주니 원래 사랑스럽던 맥주가 더 사랑스러워진다. 

좋은 술은 음미를 하며 마셔야한다.

기네스 스토어하우스에는 테이스팅 룸이 있어 기네스 맥주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가 맛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후각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우선 향을 제대로 맡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그 뒤, 작은 잔에 들어있는 기네스 맥주를 주며 음미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의식하며 기네스 맥주를 마시니 확실히 풍부한 향이 느껴졌다.

그 동안의 기네스 광고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해놨는데 펠리컨이 참 귀여웠다.

매일 맥주를 배달해주는 펠리컨이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기네스의 트레이드 마크는 하프인데 아일랜드 왕실을 상징하는 문양이라고 한다.

유리에 손가락을 대고 움직이면 소리가 난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항상 아래를 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높은 권력을 가지고 난 뒤에는 아래를 보려 하지 않을까. 

드디어 내가 가장 기대하던 드래프트 코스에 왔다.

이 곳에서는 내가 직접 기네스 생맥주를 따라볼 수 있다.

처음에 따른 맥주는 붉은 빛을 띄지만 잠시 기다리면 사랑스러운 흑갈색 빛으로 변한다.

이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기 위해 내가 먼길을 온 것 같다.

양조장에서 제조한 지 며칠 이틀밖에 안 지난 맥주라는데 평소에 먹던 기네스 생맥주보다 훨씬 깊고 풍부한 맛이 났다.

이 세상의 어느 맥주가 이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맛있을 수 있을까.

맥주를 잘 따르면 인증서를 주는데 컴퓨터로 날짜와 이름만 출력해주는 것이라 기념품이라 부르기 민망했다.

차라리 기네스 맥주를 한잔 더 주면 좋을텐데 아쉽다.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의 입장료는 원래 18유로이지만 학생할인을 받으면 14.5유로(한화 20,000원)에 들어갈 수 있고 입장료에 기네스 생맥주 한 잔이 포함되어 있다.  

기념품 매장에 가보니 마음에 드는 맥주잔이 많았는데 아직 여행이 많이 남았고 가격도 비싸길래 이번에도 구경만 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다리나 철조망에는 연인들이 자신들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걸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자물쇠를 걸기에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가로등이 넘어졌었고 프랑스 파리에서는 다리가 무너질뻔 했었다고 한다.

게다가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강바닥에 버리기에 강물이 오염되고 빗물에 노출된 자물쇠는 녹이 슬어 녹물이 흘러내린다고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번 크리스마스에 비나 오면 좋겠다.

오늘도 사랑스러운 친구님께서 요리를 해주셨다.

한국을 떠나고 처음 먹어보는 바삭바삭한 김치전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친구의 식료품 창고를 보니 짜파게티가 있어서 끓여먹었는데 짜장면이 생각나는 맛이었다.

짜파게티로는 채워지지 않는 짜장면이 정말 그립다.

친구도 플랫하우스에서 지내고 있기에 딱히 잘 곳이 없어 바닥에 이불을 깔고 침낭에서 잠을 잤다.

한국에서도 침대보다 바닥을 좋아하기에 별로 불편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침낭의 따뜻함이 정말 좋았다.

더블린에서 먹는 마지막 한식은 누구나 사랑하는 김치찌개다.

조금 달달했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맛있었다.

이제 더블린을 떠나면 다시 파스타만 먹게될테니 많이 먹어둬야한다.

하이네켄도 맛있지만 여기는 아일랜드니 기네스를 마셔야한다.

만약 네덜란드에 가게 되면 하이네켄 팩토리도 가봐야겠다.

아일랜드도 호주처럼 주류판매점이 따로 있는데 오프 라이센스라 부른다고 한다.

그 동안 맛있는 밥을 해준 친구를 위해 시내에 있는 수제햄버거 집에 갔다.

누가 수제햄버거가 아니라할까봐 패티가 정말 두껍고 맛있었다.

아일랜드에서 지내는 마지막 날이니 더블린에서 가장 유명한 펍인 템플바에 갔다.

템플바는 뉴욕의 소호처럼 예술가들의 거리인데 그 중에서도 이 펍이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맥주는 그 나라의 맥주를 먹어야한다는 신념이 있기에 난 이번에도 기네스를 시켰다.

그런데 며칠 전에 기네스 스토어하우스에서 마신 기네스의 맛이 나지 않는다.

너무 밍밍한 맛이 나길래 친구에게 마셔보라 했더니 친구도 맛이 별로라고 했다.

원래 동네에 있는 펍에 가려다 템플바로 왔는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맥주가 별로니 연주를 들어도 흥겹지 않다.

음식은 대충 먹어도 되지만 술은 대충 마시면 안 된다.

더블린에 약 2주간 머물면서 대부분의 시간은 밀린 여행기를 쓰는데 썼다.

친구는 아일랜드까지 와서 밖에는 잘 나가지도 않고 방에만 있는 것이 뭐하는 짓이냐고 물었지만 장기여행자에게 공짜 숙소는 잉여력을 불태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라고 설명해줬다.

물론 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술도 많이 마셨다.

사실 이것보다 더 마셨는데 병을 버려버렸다.

그동안 먹여주고 재워준 친구에게 인사를 하고 이제 다시 여행을 떠난다.

역시나 이번에도 다음 나라는 비밀이다.


<더블린 여행 경비>


여행일 12일 - 지출액 165유로 (약 23만원)


숙식을 친구집에서 해결했기에 별로 돈을 쓸 일이 없었다.

계속해서 말했지만 아일랜드의 기네스는 정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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