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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스페인-Spain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04. 절벽 위의 하얀 마을, 론다. (스페인 - 론다, 세비야)



툭툭 털고 일어날거라 믿었는데 결국 떠나버렸네요.



제 영웅인 해철이 형에게 이번 이야기를 바칩니다.






눈을 뜨면 똑같은 내 방 또 하루가 시작이되고


숨을 쉴뿐 별 의미도 없이 또 그렇게 지나가겠지

한장 또 한장 벽의 달력은 단 한번도 쉼 없이 넘어가는데

초조해진 맘 한구석에선 멀어져가는 꿈이 안녕 말하네

나 천천히 혼자 메말라가는 느낌 뿐이야


언덕 넘어 붉은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올 무렵

아이들은 바삐 집으로가 TV앞에 모이곤 했었지

매일 저녁 그 만화 안에선 언제나 정의가 이기는 세상과

죽지 않고 비굴하지 않은 나의 영웅이 하늘을 날았지

다시 돌아가고픈 내 기억속의 완전한 세계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영웅을 맘에 갖고있어

유치하다고 말하는건 더 이상의 꿈이 없어졌기 때문이야

그의 말투를 따라하며 그의 행동을 흉내내보기도 해

그가 가진 생각들과 그의 뒷모습을 맘속에 세겨 두고서

보자기를 하나 목에 메고 골목을 뛰며 슈퍼맨이 되던 그때와


책상과 필통안에 붙은 머리 긴 록 스타와 위인들의 사진들


이제는 나도 어른이 되어 그들과 다른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내게 가르쳐준 모든 것을 가끔씩은 기억하려고해

세상에 속한 모든 일은 너 자신을 믿는데서 시작하는거야

남과 나를 비교하는것은 완전히 바보같은 일일뿐이야



그대 현실 앞에 한없이 작아질 때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영웅을 만나요

무릎을 꿇느니 죽음을 택하던 그들

언제나 당신 마음 깊은 곳에 그 영웅들이 잠들어 있어요

그대를 지키며, 그대를 믿으며



넥스트 - Hero






이유 없이 화가 날 땐 모진 말로 내게 화풀이를 해도 좋아요
속상한 일들, 비밀들 내겐 털어놔도 좋아요
바쁠 때는 무시하세요. 힘들 때는 내게 기대요.
생일 약속도 다른 약속도 다 잊어버려도 좋지만

(Baby) 나 단 하나
(Lady) 더도 말고 이거 단 하나
이거 하나만큼은
맹세한다 내게 말해줘
(Baby) 어떡해도
(Lady)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하나만 약속해줘
어기지 말아줘

다신 제발 아프지 말아요
내 소중한 사람아
그것만은 대신 해 줄 수도 없어
아프지 말아요
그거면 돼 난 너만 있으면 돼

돋보이지 않아도 남들이 뭐라 해도
좀 더 게을러도 괜찮아요
겉모습이 변해가면 함께 새 옷을 찾아다녀요
매달 예민해 지는 날은 내가 많이 웃겨 줄께요
but promise me, don't lie to me, this time
(Baby) 나 단 하나
(Lady) 더도 말고 이거 단 하나
이거 하나만큼은
맹세한다 내게 말해줘
(Baby) 어떡해도
(Lady)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하나만 약속해줘
어기지 말아줘

다신 제발 아프지 말아요
내 소중한 사람아
그것만은 대신 해 줄 수도 없어
아프지 말아요
그거면 돼 난 너만 있으면 돼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 은은히 타오르는 eternal flame
I still believe in these words forever
Promise, Devotion, Destiny, Eternity .... and Love
It's you


신해철 - 단 하나의 약속



그 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쉬세요.



정말 고마웠고 잊지 않을게요.




유럽에 있으니 서양식으로 스크램블 에그를 푸짐하게 만들어 먹는다.

내가 생각해도 좀 많기는 많다.

오늘은 세비야의 근교에 위치한 론다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에 타고 난 뒤에야 버스 사진을 안 찍었다는 것을 깨달아 버스 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버스에서 잠을 자다 깨서 밖을 보니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푸른 초원과 구름이 정말 잘 어울렸는데 창문의 썬팅이 진해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버스는 2시간 정도 달려 론다에 도착했다.
론다는 그라나다와 세비야의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 숙박비가 비싸길래 당일치기 여행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시내로 들어가는 곳을 찾는데 단체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단체관광객들이 향하는 곳은 분명히 유명한 곳일테니 나도 따라가기로 했다.

여행하기 참 쉽다.

관광객들을 따라가다 보니 다들 이 식당의 사진을 찍는다.
식당이 아름다웠지만 오늘도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친다.

론다가 유명한 이유는 푸엔떼 누에보라 불리는 누에보 다리때문이다.
계곡을 사이에 둔 두 마을을 연결하는 다리의 모습은 거대하고 신기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론다를 찾는다고 한다.

하얀색 건물과 푸른 하늘의 조화보다 아름다운 조합은 없을 것 같다.

절벽에 올라가 아래를 바라보니 정말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절벽 밑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려면 꽤 힘이들 것 같지만 평화스러운 곳에 내가 빠질 수 없으니 내려가기로 했다.

밑에서 보니 다리의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
전체적인 다리의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
앞으로 건축기술은 더 발전할텐데 자연이 주는 시련을 어디까지 극복해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론다에서 점심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그냥 도시락을 싸왔다.
원래는 저렴한 식당을 찾아 밥을 사먹으려 했는데 딱 도시락을 쌀 수 있는 만큼 식빵이 남아있길래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지금의 나에게 맥주가 빠진 도시락은 상상할 수도 없는데 맥주맛을 모르던 20살 전의 내가 불쌍하다.

건강을 생각해 후식으로 체리를 먹는다.
한국에 있을 때는 엄마가 해주는 균형잡힌 밥을 먹었지만 혼자 여행할 때는 스스로 챙겨야한다.
술과 고기를 좋아해 영양소의 완벽한 균형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채소와 과일을 최대한 많이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을 끊어야겠지만 난 절대로 사랑스러운 주(酒)님을 배신할 수 없다.

초원에 떠다니는 구름을 보며 노래를 듣는다.

혼자다니는데 익숙해져서 그런지 한적한 곳에서 음악을 듣는 것이 참 좋다.

처음에는 두 협곡 사이를 잇는 아치형 다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공사가 시작한지 8개월도 되지 않아 다리가 무너져버렸다.

그 뒤, 새로운 건축가를 초빙했는데 그는 밑에서부터 돌을 쌓아 올려 튼튼한 다리를 만들기로 했는데 협곡의 깊이가 150m에 달해 다리가 완공되는데 42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1793년에 만들어진 다리를 보며 감탄하는 나처럼 언젠가는 우리의 후손들도 지금의 건축물을 보며 감탄하는 날이 오겠지.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평소에는 누가 버린 쓰레기를 보면 그냥 혀를 차며 지나갔었는데 오늘따라 뭔가를 하고 싶어져 밑에서부터 쓰레기를 주우며 올라왔다.
누구나 더러운 것을 가지고 다니기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 중에는 한국의 보약봉지도 있었는데 내가 주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세상에 신이 있다면 부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부터 굽어 살펴주세요.

세비야로 돌아가는 버스시간이 아직 꽤 남았기에 목적지 없이 걸어 보기로 했다.

외곽도로를 따라 걷다 성벽을 만났는데 한적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작은 마을인데도 성벽이 있는 것을 보니 론다가 지리적 요충지였나 보다.

성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게만 보이는데 예전에 적들이 쳐들어 오는 모습을 보며 서 있던 병사는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해진다.

구름과 함께 어우러진 론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매일 이런 하늘을 보며 살아가는 스페인 사람들은 이 구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알고있을까.

곁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다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지만 곁에 있을 때 지켜야한다.
박명수 씨가 말했듯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니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홀로 한적함을 즐기며 길을 걷다 길을 찾고있는 노부부를 만났다.
나도 언젠가는 늙을텐데 이순재 씨처럼 백발이 잘 어울리게 늙고싶다.
나이가 마흔을 넘기면 자신의 얼굴에 삶이 보인다는 말을 믿는데 내가 마흔이 됐을 때, 내 얼굴에 아집과 욕심이 보이기 보다는 여유와 행복이 보이면 좋겠다.

여유와 행복이라는 것을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소소한 것을 즐길 줄 안다면 그게 바로 여유있고 행복한 삶일 것 같다.

햇볕이 좋고 조용한 곳에 있는 벤치가 보이길래 햇살을 즐기며 책을 읽었다.

앞으로 살다보면 조용히 책 한권 읽을 시간을 만들기 힘들 때도 있겠지만 그 때는 한숨 한번 쉬고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을 추억해야겠다.

유럽에 온 뒤로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 같아 오늘은 조금 참기로 했다.
쎄르베쎄리아(맥주가게)를 그냥 지나치려니 많이 아쉬웠지만 내 간도 휴식이 필요하다.

스페인의 어느 마을을 가도 하몽 가게를 찾을 수 있다.
와인처럼 맛과 향도 다 다르고 가격대도 다양하다는데 하몽을 제대로 즐기려면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았다.

주인 아저씨에게 저렴한 것을 추천받아 한 봉지 사봤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하몽을 먹으니 맥주가 당겼지만 오늘은 간에게 휴가를 줬으니 참아야한다.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예정된 버스가 오지 않자 조급해진 사람들이 줄을 서지 않고 그냥 달려든다.
눈치를 살피다 틈새를 잘 파고들어 버스에 올라탔다.

세비야로 돌아와 숙소로 걸어가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워 바로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에도 아쉽다.
따뜻한 햇살을 사진 속에 녹여내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따뜻한 햇살 아래 결혼하는 사람들도 부럽다.

오늘 저녁은 이름도 거창한 크림소스 하몽 파스타다.
거창한 이름만큼 맛있었다.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하몽의 양이 꽤 많았다.
그냥 먹기에는 짭쪼름해 맥주대신 콜라를 하나 샀다.
콜라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 있으니 이 또한 건강에 나쁠텐데 걱정이다.
그런데 콜라와 맥주 중 뭐가 더 몸에 해로울지 궁금하다.

세비야의 야경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노천카페가 맥주를 한 잔 마시고 가라며 나를 유혹한다.
난 강인한 정신력과 자제력을 지닌 사람이니 눈물을 흘리며 그냥 지나친다.

유럽이라고 다 안전하지는 않겠지만 환하게 밝혀진 가로등이 있으니 안전하게 느껴진다.

밤이라고 거대한 세비야 대성당이 작아지진 않는다.
실제로 보면 정말 거대하고 멋있는데 사진으로 담으니 그 위용의 반의 반도 안 담기는 것 같다.

낮에는 북적이던 에스파냐 광장도 밤이 되니 한적하다.
음악을 들으며 고요한 광장을 산책하니 스페인 귀족이 된 기분이 든다.

짭짤한 하몽을 먹어서 그런지 요거트가 당기길래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이왕 먹는 것이니 가장 큰 사이즈로 달라했는데 내 마음에 쏙 든다.
크기도 크고 맛도 있으니 행복하다.

오늘도 푸짐한 스크램블 에그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세비야를 떠나는 날이라 체크아웃을 하고 로비에 앉아 체리를 먹으며 여행기를 쓴다.
앞으로도 들려줄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밥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는데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뭔가 행사가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성당 앞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는데 5월의 신부가 참 아름다웠다. 

날씨가 좋은 5월의 스페인이라 그런지 결혼식 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따파스를 먹으며 맥주나 한 잔 하려고 했는데 문을 연 따파스 집이 없어 식당을 찾았다.
스프를 먹는 도중에 메인 요리가 나와 사진이 좀 지저분하게 찍혔지만 정말 맛있었다.
대부분의 스페인 식당에는 '메뉴 델 디아'라 부르는 오늘의 메뉴가 있는데 가격은 10유로(한화 14,000원)정도 인데 보통 전채요리, 메인요리,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고 음료는 따로 시켜야한다.

밥을 먹고 시내로 향하는데 엄청난 사람들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기다리니 행진을 시작하는데 가톨릭 행사인 것 같았다.
운이 좋았는지 내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인파를 피해 버섯 지붕으로 피했는데 이곳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 건축물은 메트로폴 파라솔이라는 이름을 가진 건축물인데 세비야의 버섯 지붕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고 한다.

처음에는 해괴하다고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세비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위로 올라가면 전망대도 있지만 입장료를 내야하니 밑에서만 관람한다.

가톨릭 최대 행사인 부활절 기간도 지났는데 도대체 무슨 행사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인지 모르겠다.

호스텔 직원에게 물어봤지만 자기도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한다.
세비야에 있는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온 것 같다.

사람구경을 하다 호스텔 앞에 있는 노천카페로 자리를 옮겨 세비야에서의 마지막 맥주를 마신다.

밤이 깊어 사람들은 잠이 들었지만 난 야간버스를 타고 대륙의 서쪽 끝에 있는 나라, 포르투갈로 떠난다.


<스페인 여행 경비>

여행일 14일 - 지출액 492유로 (약 70만원)


처음 유럽에 오면서 하루 예상 경비를 6만원~8만원으로 잡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저렴한 하루 35유로(한화 50,000원)에 먹고 자고 마실 수 있었다.

이 여행 경비 안에는 도시간 이동 경비도 포함한 것인데 서유럽에서 저렴하기로 유명한 스페인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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