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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미국-U.S.A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95.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 (미국 - 뉴욕)



간장공장공장장은김공장장이고 난 오늘도 간장달걀밥을 먹는다.

1주일 동안 달걀밥을 먹다보니 예전에 호주에서 돈을 벌던 때가 떠오른다.

일을 하려면 아침을 먹어야하는 체질이라 매일 아침으로 달걀프라이와 간장계란밥을 먹었었는데 6개월이 지나니 밥을 먹는데 구역질이 나와 씨리얼로 메뉴를 바꿨었다.

6개월도 먹었었는데 1주일을 못 먹을 내가 아니니 오늘도 맛있게 먹는다.

오늘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스태튼 아일랜드로 가는 페리 선착장이다.

전에 말했듯이 뉴욕시는 맨해튼, 브롱크스, 브루클린, 퀸즈, 스태튼 섬의 5개구로 이루어져 있기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스태튼 섬에 들어가는 페리를 무료로 운항하고 있었다.

스태튼 아일랜드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공짜니까 우선 타고 본다.

근데 나말고도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

역시 공짜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나보다.

사실 이 무료 페리를 타는 이유는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을 공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의 여신상에 올라가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입장료도 내야한다.

게다가 자유에 여신상에 올라가면 정작 중요한 자유의 여신상은 못 보니 이 페리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꽤 많다.

나도 우선 공짜로 봐보고 시원찮으면 직접 올라갈 생각으로 페리에 올랐다.

갑판에 자리를 잡았는데 뒤로 보이는 맨해튼 지역이 꽤 멋있다.

수 많은 고층빌딩들로 이루어진 섬처럼 보인다.

배가 스태튼 아일랜드로 다가갈수록 자유의 여신상은 더 크게 보인다.

작게 보일줄 알았는데 꽤 잘 보여 직접 자유의 여신상에는 안 올라가도 될 정도로 잘 보였다.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의 독립 100주년인 1886년을 기념하여 프랑스가 만들어 선물한 것으로 작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조각했다고 하는데 모든 어머니는 충분히 아름답고 고마우셔서 여신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내부 철골구조물은 파리에 있는 에펠탑을 만든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했다고 한다.

자유의 여신상의 왼손에는 세계를 비추는 자유의 횃불이 들려져있고 오른손에는 독립선언서가 들려있다.

스태튼 섬에 도착하자마자 재빨리 출구로 나가 내가 타고 온 배에 다시 올라탄다.

스태튼 섬에도 볼거리가 있다지만 딱히 당기는게 없어 바로 맨해튼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1시간만에 다시 맨해튼으로 들어왔더니 고향에 온 기분이다.

역시 뉴요커는 맨해튼에 있어야한다.

길을 걷는데 노천카페인지 공원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공원을 잘 꾸며놨다..

뭐든 빨리빨리인 한국이 편하기도 하지만 일상 속에서 이런 여유를 즐기는 것도 부럽다.

여유롭게 여행을 하다보니 여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면 여유에 대해 생각을 하다보니 여행을 여유롭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첫날 비를 피해 들어갔던 메이시스 백화점을 다시 지나가는데 정말 크긴 크다.

나무로 만든 에스컬레이터 사진을 안 찍었기에 다시 들어가려다가 말았다.

견물생심이라고 상품들을 보면 또 지름신이 강림할 것 같아 참았다.

길을 걷는데 구름이 정말 신기했다.

마치 뱀이 빌딩들을 휘감으며 지나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자유의 여신상과 함께 뉴욕을 상징하는 LOVE 조형물을 찾아 55번가로 갔다.


이 조형물은 팝 아티스트인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인데 처음 작품으로 만든 것은 1960년대에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의뢰한 크리스마스 카드였다고 한다.

LOVE를 써 놓고 O를 살짝 기울인 이 작품은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수 많은 기념품으로 만들어졌지만 당시에는 저작권이 없어 작가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미술전문가들과 사람들은 이런 작품을 만든 인디애나를 상업작가로 몰아붙였고 결국 인디애나를 은둔생활로 내몰았다.

인디애나는 아직까지 은둔생활을 지속하고 있으며 뉴욕의 LOVE는 2001년에 설치되어 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람들의 잘못된 관심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으니 정말 조심해야한다.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Subway에서 샌드위치를 먹기로 결정했다.

서브웨이를 찾아 길을 걷는데 한 가게에서 점심특선으로 샌드위치를 사면 쉐이크를 준다길래 냉큼 들어갔다.

사진에는 채소만 보이지만 속에는 고기가 들어있어 맛있었다.

고기는 다 맛있다.

배를 채웠으니 다시 지적인 활동을 하러 간다.

저번에 다 못 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아쉬워 다시왔다.

이번에도 1달러를 내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낸다.

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지 악용하는 것이 아니니 부끄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우선 이집트 전시관에 들어갔는데 가운데에 이집트의 덴두르 신전이 있었다.

그리스에서 기둥을 뽑아 온 것으로는 부족해서 이집트의 신전까지 통째로 약탈해왔냐는 생각이 들어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신전을 통쨰로 가져온 것은 너무 심한 것 같아 바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 덴두르 신전은 이집트가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덴두르 신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1950년 대에 이집트의 대통령이 이집트 남쪽 지역인 아스완에 댐을 새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렇게 되면 아부심벨 신전 등 수 많은 유적지가 수몰될 위기에 처했다.

그 소식을 들은 전 세계의 학자들이 들고 일어났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방법이 나왔지만 결국 채택된 것은 신전을 통째로 65m 상류로 옮기는 엄청 간단한 방법이었다.

절벽 안에 조성된 신전을 옮기기 위해 바위에 1만 7천개의 구멍을 뚫고 그 안에 송진덩어리를 넣어 단단하게 고정한 뒤 1036개의 30톤이 넘는 블록으로 잘라냈고 상류로 옮겨 다시 조립했고 한다.

이 작업을 하는 4년 동안 4,200만 달러의 공사비가 들어갔는데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전 세계에서 협조를 했고 한국도 5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한다.

아부심벨 신전을 무사히 옮기고 난 뒤, 전 세계가 문화유산에 대해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인 이 사건을 계기로 문화유산을 유네스코에 등록하고 보존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고 한다.


그리고 이 때, 이집트가 지원을 받으면서 도와준 나라에게 작은 신전들을 기증한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의 결과로 이 덴두르 신전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과 함께 신전을 받은 나라로는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있다고 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을 욕했으면 큰 일 날 뻔했다.


뉴욕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박물관 어디에서도 와이파이가 잡히니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바로 검색을 할 수 있어 엄청 편리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 보존사업에 관한 유물인 것을 알게되니 더 신기하고 재미있게 보였다.

가이드가 설명을 해주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어 몰래 듣기에는 눈치가 보여 조금만 듣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이집트는 이런 유물이 얼마나 많기에 다른 나라에 기증을 하는 것일까.

기왕 줄 때 우리나라도 좀 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1층 전시관을 둘러보고 다시 2층 회화관으로 올라왔는데 모작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따라 그린다고 하지만 그림이 탄생되는 과정을 정말 재미있었다.

책에서 봤던 다비드의 '소크라테스의 죽음'도 보인다.

신을 부정한 소크라테스는 사상을 버릴 것인지, 목숨을 버릴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는데 사상을 지키기로 하며 죽음을 선택한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선택하면서 진정한 철학자는 죽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이 해방되는 것이니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왼쪽에 침통하게 앉아있는 사람이 플라톤이고 소크라테스의 무릎을 잡고 있는 사람은 절친한 동료인 크리톤이라고 한다.

자신이 믿는 바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도 버릴 줄 아는 것이 멋있고 부러우면서 나는 저런 상황일 때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고민해본다.

회화관에 왔는데 그냥 가기 아쉬우니 다시 한번 그녀를 본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러 꼭 네덜란드에 가야겠다.

아시아 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입구부터 거대한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중국의 탱화였는데 아무리 돌고 도는 세상이라지만 이 거대한 그림이 어쩌다 미국까지 흘러오게 됐는지 신기했다.

작지만 한국관도 있었는데 전시물들은 기증 받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대단한 작품이 없어 아쉬우면서도 다행이었다.

그나마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에 불법 유출된 문화재를 반환하고 있지만 일본은 전혀 그럴 기미가 안 보이니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다.

동양인인 내가 봐도 신기하고 멋있는데 서양인들의 눈으로 본 붓글씨는 얼마나 신기할까.

한국에 돌아가면 추사 김정희 선생님 같은 분들의 글씨를 보러 박물관에 가봐야겠다.

동양식으로 꾸며진 정원도 있었는데 인공적인 느낌이 너무 강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센트럴 파크와 붙어있어 그냥 한 번 더 들어가본다.

접근성이 용이한 곳에 공원이 있다는 것은 확실히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 같다.

어느 사회학자가 만약 뉴욕에 센트럴 파크가 없었다면 센트럴 파크만한 정신병원이 필요했었을 거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저번 여행기 댓글에서 봤는데 정말 와 닿는 말이었다.

내가 여행하던 때의 뉴욕은 아직 봄이라 그런지 꽃들이 만발해있다.

센트럴 파크에는 운동을 하러온 시민들도 많지만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부모들이 엄청 많았다.

특히 아빠와 함께 나온 아이들이 많았는데 평일 낮에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올 수 있는 근무시간이 정말 부러웠다.

뉴욕에 온 첫 날, 비를 피해 메이시스 백화점에 갔었을 때 이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그 당시에는 옷을 사고 사이즈 스티커를 안 뗀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입장 티켓의 스티커였다.

생긴 것이 M사이즈의 옷을 나타내는 것 같아 그렇게 오해하고 사람들을 보며 웃었었는데 나도 스티커를 떼는 것을 까먹고 있었다.

이렇게 날이 좋은데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우니 자리를 잡는다.

햇살이 좋아 광합성을 하니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자꾸 부러워하면 지는 건데 뉴욕이 정말 좋고 부럽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은 많이 만났지만 마음에 드는 도시는 못 만났었는데 뉴욕은 정말 재미있다.

창문에 비친 구름을 잘 잡아보려했는데 조금 아쉽게 잡혔다.

아무런 장식 없이 유리창만 있는 빌딩인데 구름이 비치니 참 세련되게 보인다.

공사 중인 세인트 패트릭 성당인데 꽤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공사 중이니 그냥 사진만 찍고 스쳐지나간다.

어쩌다보니 내가 비를 피했던 뉴욕 도서관도 다시 지나가게 됐다.

사자도 멋있지만 난 호랑이가 더 좋다.

내년엔 제발 기아 타이거즈가 잘 했으면 좋겠다.

그냥 가기 아쉬워 타임스퀘어를 다시 한 번 보러 갔다.

낮이나 밤이나 항상 사람들이 북적인다.

저는 여러분이 어떤 전광판을 보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나를 제외한 모든 남자는 다 늑대다.

절 가지세요. 사랑합니다. 잭 바우어 형님.

그리고 댐잇! 클로이.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뉴욕에 도착하는 날 까지 뉴욕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는데 즐기다보니 어느새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이 돼버렸다.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사진을 한 장 더 찍고 나온다.

막연히 드는 생각이지만 왠지 살다보면 뉴욕에 한 번쯤은 더 오게 될 것 같다.

근처에 M&M 스토어가 있길래 들어가니 거대한 조형물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기를 기다려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초콜렛을 좋아하지만 가격이 착하지가 않다.

초콜렛은 맥주와 달리 안 먹는다고 죽는 것이 아닌 기호식품이니 그냥 나온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던킨 도너츠에서 행사를 하고 있었다.

도너츠 6개를 3달러도 안 하는 값에 팔고 있길래 3개를 먹고 3개는 싸갈 생각으로 핫초코 한 잔과 도너츠를 샀다.

그런데 먹으며 생각해보니 다음에 갈 록펠러 센터에 음식물 반입이 안 될 것 같아 억지로 먹다가 남기고 록펠러 센터로 향했다.

표를 받고 입장을 하려는데 공항처럼 x-ray 검색을 하길래 아무런 생각없이 짐을 보냈다.

그런데 보안요원이 나를 부르더니 내가 항상 복대에 넣고 다니는 맥가이버 칼을 들고 입장할 수 없다며 숙소에 두고 오라고 한다.

맡기고 올라갈 수 없냐고 물으니 절대 안 된다고 해 카운터 직원에게 돌아가서 물어보니 맡아줄 수는 없고 입장시간만 바꿔줄 수 있다고 한다.

일부러 해질녘에 올라가 일몰과 야경을 다 볼 생각으로 아침부터 힘들게 예약한 시간인데 고작 다용도칼 하나때문에 쫓겨나다니 짜증이 난다.

그렇다고 검사를 철저히 하면 억울하지라도 않을텐데 가방만 검사하고 사람들이 주머니에 넣은 물건들은 확인도 안 하고 그냥 통과시킨다.

만약 내가 복대에 넣지 않고 주머니에 넣었다면 통과시켰을 것이라 생각하니 더 짜증이 난다.

록펠러 센터에 올라가기 위해 버린 도너츠도 아깝다.

올라가기 전에 검색을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보지 않은 나에게 화가 난 채로 돌아간다.

바보처럼 굴지 말라는 말이 꼭 나에게 하는 말 같다.

이제 앞으로는 큰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갈 때는 꼭 맥가이버 칼을 두고 다녀야겠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려 하지만 일부러 아껴두었던 일몰을 놓친 것이 자꾸 생각이 난다.

숙소에 칼을 놓고 돌아와 다시 입장을 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록펠러 센터의 역사와 몇가지 볼거리가 있는데 이미 심통이 난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이미 사 놓은 표가 있으니 야경이나 보러 올라갔는데 별로 예쁘지도 않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정 중앙에 보이는 건물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다.

보통 뉴욕에 온 사람들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록펠러 센터 중 한 곳을 정해 올라간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유명하긴 하지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면 정작 유명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지 못하니 록펠러 센터로 정했는데 별 것이 없었다.

가운데에 텅 빈 곳이 센트럴 파크인데 정말 넓기는 넓다.

숙소로 돌아와 사람들의 댓글을 읽으며 맥주 한 캔을 마신다.

뉴욕에서의 마지막을 계획대로 끝내지 못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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