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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쿠바-Cuba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85. 정말 저렴한 쿠바의 음식들. (쿠바 - 아바나)

이번 주에도 두 편 올라갑니다.


쉬지않고 여행기를 쓸테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유기농 생과일 주스도 매일 아침 나온다.

유기농이라 그런지 단맛은 안 나지만 몸에 좋은 맛이 난다.

방에서 뒹굴거리다 거리로 나갔는데 평소에 보던 햄버거와는 다른 질 좋은 햄버거를 팔고 있었다.

채소가 듬뿍 들어있는 햄버거를 먹으면 건강해질 것 같아 주저하지 않고 사 먹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뒹굴거리다 배가 고파 피자를 한 판 사먹었다.

35모네다(한화 1,400원)이었는데 치즈 맛이 너무 역해 겨우 다 먹었다.

쿠바에는 코카콜라가 없기에 자체 브랜드인 뚜콜라를 마신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조금 비싸지만 코카콜라도 팔고 돈이 있는 사람은 아이폰도 쓰는 등 밖에서 듣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숙소 앞에 국회의사당 건물인 까피톨리오가 있는데 보수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다.

까피톨리오 앞에는 엄청 오래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즉석현상 해주는 아저씨가 있다고 들었는데 보수 공사중이라 그 아저씨도 안 보인다.

오늘도 모히토를 한 잔 마신다.

그런데 역시나 별로 맛이 없다.

쿠바를 떠나기 전에 제대로 된 모히토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인도여행 이후로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 가면 체스를 두게 된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레벨로 맞춘 컴퓨터와 체스를 두면 정말 재미있다.

쿠바는 살사의 본고장으로도 유명하다.

같은 숙소에 묵고 있는 누님들이 살사를 추러 까사 델 라 뮤지까로 간다길래 따라 나섰다.

입장료는 1인당 10쿡이니 싼 편은 아니다.

원래는 술을 안 주는데 오늘은 한 잔씩 무료로 나눠준다고 한다.

공짜라면 수돗물도 마시는데 공짜 술이니 안 마실 이유가 없다.

까사 델 라 뮤지까는 매일 밴드와 공연이 바뀌니 잘 알아보고 가야한다고 한다.

입장하고 잠시 기다리면 쇼가 시작된다.

쿠바사람들의 리듬감이 뛰어나다는 말만 들었었는데 직접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쇼가 끝나면 밴드가 나와 연주를 시작하고 살사 파티가 시작된다.

누님들은 살사를 출줄 아시지만 난 아무 것도 몰라 가만히 앉아서 구경만 하는데 억울해서 춤을 배우고 싶어졌다.

그래도 다행히 잘 추시는 나비 누님이 리드를 해줘 약간 맛을 봤는데 춤이라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아침마다 기름을 듬뿍 둘러 햄과 함께 부친 달걀부침이 나오는데 정말 맛있다.

전날 술을 마시고 아침으로 기름 범벅 달걀부침을 먹으면 속이 싹 풀린다.

지금 내가 묵고 있는 숙소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호아끼나 할머니네 까사이다.

이 숙소의 시설은 좋은 편이 아닌데도 한국인들이 모이는 이유는 이 정보북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이 정보북에는 쿠바여행을 마친 사람들이 각자 얻은 노하우들을 정리해 놨기에 알찬 정보들로 가득하다.

원래는 몇 권이 더 있었는데 누군가가 가져가서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책을 자신의 여행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가져가는 심보는 정말 고약하다.

지금이 비수기라 그런지 아바나는 지금 대대적으로 공사 중이다.

유명한 건물들은 다 공사 중이라 들어갈만한 곳이 없다.

날이 더운데 거리를 구경하려면 아이스크림이 필요하다.

다른 건 몰라도 모네다라는 현지인 화폐는 정말 사랑스럽다.

항상 사람들이 몰려있는 가게가 있어 살펴보니 전화와 인터넷을 신청하는 곳이라고 한다.

가정집에서의 인터넷 사용은 금지되어 있지만 이메일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이 없어도 살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이 없으면 초조해 한다.

당장 나만 봐도 숙소를 정할 때 와이파이의 세기를 보고 정하니 뭐라 할 말이 없다.

쿠바도 스페인 식민지배를 거치며 광장문화가 발달했다.

만약 콜롬버스가 쿠바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남미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역사를 따지면서 만약이란 말을 쓰는 것만큼 부질없는 일이 없으니 현재에 충실해야한다.

쿠바에는 몇 몇 박물관들이 있는데 딱히 가고 싶은 박물관은 없었다.

혁명 박물관이 있었는데 입장료만 8쿡(한화 8,000원)이라 들어가고 싶은 사람만 들어가기로 하고 난 밖에 있기로 했다.

사람들이 박물관 구경을 끝낼 때까지 거리 골목들을 돌아다니는데 아름다운 하늘과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잘 어울린다.

목이 말라 2모네다짜리 주스를 마셨는데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맛이었다.

마시면 더 갈증이 나면서 달긴 한데 더 마시고 싶지는 않은 몸에 해로움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미사일을 보니 쿠바 미사일 위기가 생각난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에 소련은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했었고 미국은 전쟁까지 벌일 생각으로 이를 저지했다.

결국 소련은 쿠바로 핵탄두가 옮겨지기 전에 건설 중이던 모든 미사일 기지를 철수시키고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지기로는 미국에서 알고 있던 정보와 달리 이미 쿠바에는 100여기의 완성된 핵미사일이 있었고 소련은 이 미사일들까지 철수를 시켰다고 한다.

하마터면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는데 정말 다행이다.

어서 전쟁과 침략이 없는 세계 평화가 오기를 바랄뿐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아바나 곳곳에는 피자집이 많으니 최대한 많은 곳에서 먹어보고 맛집을 찾아내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리 먹어봐도 맛집을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치즈와 양파 맛 그 이상을 바라면 안 될 것 같고 그냥 배를 채우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숙소로 돌아오니 사람들끼리 제육볶음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고 해 합류했다.

콜롬비아부터 한식 복이 터진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모였으니 술이 빠질 수 없다.

럼으로 유명한 쿠바지만 오늘은 흑맥주를 마시러 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맛있었다.

생긴지 1달 정도 됐다고 하는데 인테리어도 잘 되어있고 맥주 맛도 좋아 신기했다.

쿠바는 사회주의기에 의사의 월급이 25쿡밖에 안 된다고 들었는데 맥주의 가격이 2.5쿡이니 쿠바인에게는 비싼 곳인데 의외로 쿠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마 당 간부들이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일텐데 아무리 사회주의여도 가진 자들은 존재한다는 것이 보였다.

사회이념이 달라도 사람의 욕망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앵글을 잡아도 공사 중인 모습만 찍힌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멋잇는 사진을 찍고 싶은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다른 박물관들은 입장료가 아깝다고 하는데 단 한 곳, 국립미술관은 괜찮다며 추천하길래 오늘은 국립미술관을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에어컨이 고장 나 후덥지근한 상태에서 보려니 그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예술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다 에어컨까지 고장나서 그런지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전시관을 향하다 이상한 표지판을 봤다.

보통 미술관에서는 흡연금지 표시를 해 놓을텐데 이 곳은 1층 로비에 흡연 공간을 만들어 놨다.

밖으로 나오니 영화에서나 보이는 2인용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가족들이 보인다.

아무래도 빌린 것 같은데 아이를 태우고 달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미국에 가야만 볼 줄 알았던 스쿨버스를 쿠바에서 봤다.

조커 형님이 이 버스로 은행을 털던 장면은 정말 멋있었는데 안타깝다.

날이 더우니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아바나에는 코펠리아라 불리는 엄청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면 기본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길래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포기했다.

그리고 여행자거리인 오비스포 거리의 아이스크림 가게로 왔는데 여기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눈치를 보니 합석을 해도 괜찮은 것 같아 빈 자리에 가서 모녀와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5스쿱에 10모네다(한화 400원)밖에 안 하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다.

모든 피자집을 먹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오늘도 새로운 피자를 먹어본다.

맛은 언제나 그렇듯이 싸구려 치즈의 맛이 강하다.

먹고 난 뒤에 계속 남아있는 텁텁함과 싸구려 치즈의 맛이 강하다.

체 게바라도 대단하지만 난 시몬 볼리바르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시몬 볼리바르는 스페인 식민 통치에 대항해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를 해방시켰고 남미 사람들에게 해방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해방 후 콜롬비아 연합 정부를 만드려고 노력했지만 각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물거품이 됐고 시몬 볼리바르는 모든 권한을 다 내려놓고 콜롬비아의 산타 마르타로 떠난다.

그런 그에게 의회에서 거액의 연금을 준다고 했지만 그 것도 거절하며 결핵으로 건강을 잃고 47세에 세상을 떠난다.


볼리바르는 그 어떤 말보다 해방자라는 칭호를 좋아했고 이런 말을 남겼다.

"제가 소망하던 모든 것들을 이루어낼 수 없었던 점은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충직한 군인처럼 저는 죽는 그 순간까지 내 원칙을 사수하였습니다. 세상에는 가장 멍청한 바보가 세 명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 두 번째는 돈키호테 그리고 바로 나 볼리바르입니다. 아메리카를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혁명을 위해 싸운 인간은 결국 바다에서 쟁기질을 했을 뿐입니다."


나도 내 원칙과 신념을 지키는 바보가 되고 싶다.

남미의 해방자에 대해 생각해놓고 남미 착취의 대명사인 초콜렛을 먹으러 간다.

어리석은 짓인 것을 알지만 이 초콜렛 가게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니 안 갈 수가 없다.

시원한 초콜렛 한 잔을 1쿡에 마실 수 있다.

값을 떠나서 맛이 정말 풍부하고 부드럽고 진한데 이런 초콜렛은 태어나서 처음 마셔봤다.

보통 카페에서 파는 초콜렛 음료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기분 좋게 밖으로 나오니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이 더운 날씨에 저런 의상을 차려 입고 춤을 추면 정말 더울 것 같은데 흥겹게 춤을 춘다.

미국과 사이가 안 좋은 쿠바에서는 신형 자동차를 보기 힘들어 올드카는 쿠바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몇 십년이 지난 자동차가 굴러가는 것이 신기한데 사실 엔진은 새 것이라고 한다.

차체는 그대로 두고 다른 회사의 엔진을 들여와 개조를 한다고 한다.

쿠바의 느낌을 사진에 담아보려 흑백사진으로 잔재주를 부려보지만 역부족이다.

초보자가 좋은 사진을 얻기위해서는 운이 따라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 다시 또 뒹굴다가 해 질 녘이 다 돼서야 다시 밖으로 나선다.

말레꼰의 석양을 보러 나왔는데 오늘의 말레꼰은 또 다른 모습이다.

세 번째 온 말레꼰인데 세 번의 모습이 다 다르다.

오늘은 파도는 잔잔하지만 구름이 예쁘게 떠 있어 석양을 보기 좋은 날 인 것 같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조명이 들어오니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말레꼰의 모습이 펼쳐진다.

어떤 여행자는 아바나에서 말레꼰만 봐도 아바나를 다 본 것과 같다는 말을 했다는데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벌써 올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말레꼰에 반해버렸다.

츄파춥스는 역시 딸기맛이 진리다.

길을 걸어가는데 피자집이 보인다.

고추피자를 시켜먹었는데 나름 고추맛이 나서 먹을만했다.

고추피자니까 고추맛이 나는 것이 당연한데 나름 고추맛이 난다고 쓰면 안 될 것 같은데 진짜로 완벽한 고추맛이 아닌 나름 고추맛이 났다.

피자로 허기를 달래고 길을 걷는데 꼬마아이가 닭다리를 먹으며 길을 걷는 것이 보인다.

얼마 먹지 않은 것으로 보여 근처에 닭다리를 파는 곳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주위를 살피며 걸으니 가게가 보인다.

치느님을 앞에 두고 고민하는 것은 불경죄를 짓는 것이니 주저하지 않고 바로 샀는데 조금 질겼다.

감히 제가 치느님을 평가하다니 죄송합니다.

화장실을 가기위해 호텔에 들렀는데 쿠바에서도 돈을 쓰면 이렇게 좋은 숙소에 묵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와 한 10000배는 차이 나는 것 같았다.

오늘도 모히토를 마시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모히토를 팔면서 쿠바가 모히토의 종주국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모히토를 모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없다.

유명한 재즈바가 있다길래 입장료 10쿡을 내고 들어갔는데 기대보다 별로였다.

원래 재즈음악을 잘 듣지 않기도 하지만 여자 보컬 누나의 오버하는 연주와 액션이 너무 거슬렸다.

게다가 2시간 동안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만 연주를 하니 지루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쿠바에서 큰 돈을 쓰고 만족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소소한 것들은 재미있고 마음에 드니 잘 고민하면 알차게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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