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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콜롬비아-Colombia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82. 여유롭게 콜롬비아 보고타를 둘러보기. (콜롬비아 - 메데진,보고타)


다시 오트밀을 샀는데 호스텔에서 아침으로 망고님을 주신다.

어제 열심히 돌아다녔다는 핑계로 오늘은 하루종일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여행기도 쓰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잤다.

여행이 짧다면 쉬지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곳을 찾아다녔겠지만 이제는 생활 자체가 여행이니 스스로 정한 휴일에는 푹 쉰다.

그래야 에너지를 충전해서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민규형님과는 다른 호스텔에 묵고 있기에 저녁을 먹기 위해 만났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타코를 먹으러 갔는데 향신료 맛이 강해 민규 형님은 별로라고 하시지만 난 맛있게 잘 먹는다.

멕시코에 가야 제대로 된 타코를 먹을텐데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타코 소스가 여러가지 있었는데 가장 매운맛을 도전해봤다.

난 매운 것을 못 먹는 편인데 맛있게 먹을만 했다.

한국의 핵폭탄급 닭꼬치를 외국애들에게 먹이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세계일주나 장기간 여행을 하고 싶은데 자금의 여유가 없으신 분은 저처럼 미각을 포기하시면 됩니다.

아무거나 먹어도 나름 맛있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으시다면 여행의 반은 성공 하신겁니다.

오늘도 여행기를 쓴다.

이제는 여행기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여행기를 쓰는 것이 재미있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았지만 매일 밤마다 숙소 앞의 공원에서 맥주를 마셨었다.

우리나라의 홍대 놀이터 같은 곳이었는데 밤만 되면 술판이 벌어져 콜롬비아 애들과 같이 놀았었다.


사실 메데진은 구아타페를 빼면 별로 볼거리가 없는 도시다.

하지만 볼거리가 없는 대신 아름다운 누나들이 있다.

길을 걸어가는 누나들을 포함해 지하철 기관사 누나부터 환경미화원 누나까지 다 이뻤다.

아직 김태희가 농사를 짓고 있다는 우즈베키스탄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다녀본 여행지 중에서 가장 이쁜 여자가 많은 곳을 꼽으란다면 자신있게 메데진을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사진을 찍으면 도촬이라 머릿 속에만 넣어놨는데 기대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메데진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엠빠나다를 먹는다.

다른 남미 지역의 엠빠나다와는 다른 맛인데 고기가 정말 알차게 들어있고 맛있다.

지하철을 타러갔는데 퇴근시간이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 30분 정도 기다려 겨우 지하철을 탔다.

메데진 사람들은 지하철을 좋아하는지 항상 붐빈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이쁘길래 사진을 잘 찍어보려고 노력했는데 마음대로 잘 안 된다.

버스표를 끊고 시간이 많이 남아 저녁을 먹으러 갔다.

샐러드 대신 닭을 시키려다가 건강을 생각해 샐러드를 시켰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메데진에서 북쪽 해안가인 카르타헤나로 가야겠지만 덥고 모기가 많다고 해 포기했다.

메데진에서도 나만 모기에 물려 힘들었는데 차마 카르타헤나까지 올라가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맥주가 보이길래 하나 마셨는데 사과향이 나는 것이 맥주라기 보다는 사이다 종류 같았다.

술은 술맛이 나야 술인데 사과 맛이 나니 음료수 같았다.

아, 맥주는 원래 술이 아니라 인생을 적셔주는 음료수이니 이 것도 맥주구나.

버스 터미널에서 밖을 바라봤는데 야경이 아름답다.

앞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이미 개찰구 안으로 들어온 상태라 아쉬운대로 찍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버스를 타고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로 갑시다.

11시간 정도 버스를 타니 보고타에 도착했다.

아침을 먹을 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내 배는 밥을 달라고 한다.

터미널에 있는 가게에서 달걀과 밥과 고기로 속을 채워 튀긴 빠빠르졔나를 사먹는데 정말 맛있다.

내가 없는 사이 한국에는 밥버거라는 것이 나왔던데 아마 그 것과 비슷한 맛일 것 같다.

민규형님과 같이 왔으니 일행도 있고 카메라를 생각해 택시를 타기로 했는데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우선 보고타 시내인 센트로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뭔가를 촬영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배우들은 아직 보이지 않아 잠시 기다리다 지나쳤다.

목이 말라 2,000페소(한화 1,000원)짜리 과일 음료수를 하나 마신다.

수박과 파파야, 바나나 등을 넣은 음료였는데 달고 맛있었다.

보고타에는 지하철이 없고 트롤리 버스만 있다.

에콰도르의 트롤리 버스에서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한 뒤로는 트롤리 버스를 타기 무섭다.

그렇다고 안 탈 수는 없으니 가방에서 손을 절대 떨어뜨리지 않는다.

길을 가는데 최루탄 냄새가 나고 발포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가보니 경찰들이 대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고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기상이상으로 콜롬비아의 농장들이 망해가고 있는데 나라에서는 지원해주지 않고 방관만 하고 있어 농부들과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들은 학교로 물대포를 쏘고 길에는 최루탄 탄피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지금의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길고 아픈 역사를 거쳐왔다.

1987년 국민들이 대통령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자고 했지만 전두환 정권은 이를 무시했고 국민들의 분노는 점점 쌓여만 갔었다.

그러다 서울대에 재학중이던 박종철 열사를 고문으로 죽여 놓고 '탁 치니 놀라서 억 하고 죽었다' 라는 발표를 했다.

정부의 탄압과 말도 안 되는 발표에 국민들은 폭발했고 6월 10일 전국 18개 도시에서 동시에 민주항쟁이 일어났다.


게다가 6.10 민주항쟁이 일어나기 하루 전에는 연세대학교 앞에서 대정부시위를 벌이던 이한열 열사가 경찰이 직격으로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들에 분노한 국민들의 외침은 결국 6월 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 냈다.


지금은 기본적인 권리가 된 것들을 얻기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며 그 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덧붙여 말하자면 현재 대한민국은 최루탄을 수출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2년간 바레인 시위에서 사용된 최루탄들 중 150만 발은 한국에서 수출한 것인데 바레인의 인구는 13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 결과 바레인은 최루탄을 남발했으며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 안으로도 투척했고 지금까지 최루탄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최소 40여 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바레인은 또다시 최루탄 160만발의 입찰 공고를 냈고 한국의 기업들은 그 것에 응했었으나 엠네스티와 국제 단체들의 청원으로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무기산업도 하나의 중요산업인 것은 알고 있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시위하는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발포하는 나라에까지 무기를 파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힘든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이룩한 대한민국이기에 그들의 아픔을 더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시내로 들어와 메뉴 델 디아를 시켜 먹었는데 돼지갈비 맛이 났다.

한국의 갈비처럼 달콤한 소스를 쓴 것 같은데 7,000페소(한화 3,500원)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

센트로의 골목길들은 참 아름답게 생겼다.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다보니 스페인 식민시절에 이 돌들을 까느라 고생했을 노예들이 떠올랐다.

난 정말 감수성이 부족한 것 같다.

저녁 먹을 시간이 돼서 밖으로 나오니 해가 지고 있어 바로 쭈그려 앉아 사진을 찍었다.

해가 지기 직전의 하늘은 아무렇게나 찍어도 이쁘게 찍힌다.

근처를 돌아다니는데 딱히 밥을 먹을만한 곳이 없어 약간은 비싸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스테이크를 꼬치처럼 구워서 나왔는데 육즙도 많고 잘 구워져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은 10,000페소(한화 5,000원)정도로 조금 비쌌지만 가격 값을 하는 맛이었으니 기분 좋게 먹었다.

파파야는 아주 약간 단 맛이 나지만 밍밍한 맛이 주를 이뤄 찾아먹지는 않는다.

그저 인도에서 파파야를 퍼먹던 기억이 떠오를 뿐이다.

아침을 먹고 숙소를 옮기러 길을 나선다.

보고타에도 조금 오래 있을 계획인데 센트로 지역은 밤에 위험하고 시설도 열악해 북쪽의 부촌으로 호스텔을 옮기기로 했다.

어제 보고타의 택시를 타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안 비싸길래 걸어갈 수 있는 곳까지 걸어다가 택시를 잡기로 했다.

보고타에는 플라스틱 컵에 과일들을 다양하게 담아서 팔고 있었다.

이번에는 딸기와 사과 등에 시럽과 치즈를 얹은 것을 먹어봤는데 이 것도 맛있었다.

그래도 과일의 왕은 망고님이시다.

길을 걷는데 한글이 보인다.

후안 발데스는 콜롬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체인점인데 이번에 한국에 입점했다고 한다.

후안 발데스가 아시아로 진출한 기념으로 우리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로고를 달은 것 같은데 외국에서 한글을 만나니 반갑다.

부자 동네라 그런지 집들도 다 좋아보인다.

나도 저런 발코니가 있는 집에서 살며 밤에 술 한잔을 하고 싶다.

민규형님께서 한국음식이 그리워 죽을 것 같다고 해 한국 식당에 갔다.

김치찌개가 20,000페소(한화 10,000원)정도길래 난 안 먹었는데 식사를 할 때 민규형님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이었다.

콜롬비아에 왔으니 보고타에 있는 동안은 매일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달콤한 종류의 커피들은 한국에서도 마실 수 있으니 아메리카노와 브라우니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가격도 4,500페소(한화 2,250원)밖에 안 하는데 향 좋은 커피와 달콤한 브라우니를 먹을 수 있다.

지금 묵은 숙소는 정말 깔끔하고 좋은데 특히 주방이 가장 마음에 든다.

취사도구도 많고 깨끗해서 요리할 맛이 난다.

그런 의미에서 하얀 까르보나라를 만들어 먹었다.

파스타가 없었다면 뭘 먹으면서 여행했을지 궁금해진다.

숙소가 좋으니 아침에 달걀도 나온다.

달걀이 나오니 고급 숙소가 맞다.

어제 수분크림을 바르고 창가에 올려놨더니 강한 태양열에 다 녹아버렸다.

녹았으니 다시 굳히면 된다는 생각으로 냉장고에 넣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오늘도 메뉴 델 디아(오늘의 메뉴)를 먹는다.

샐러드와 음료수까지 나와 영양도 챙기고 맛과 가격도 좋으니 최고의 선택이다.

콜롬비아 커피는 후안 발데스와 오마가 유명하다길래 오늘은 오마를 가봤는데 내 입맛에는 후안 발데스가 더 맛있었다.

오마는 후안 발데스 보다 조금 더 연하고 신맛이 강했다.

방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화장품만 신경쓰고 초콜릿에는 신경을 못 썼다.

어제 다크 초콜릿을 사 놨었는데 다 녹아 버렸다.

초콜릿은 한번 녹아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완전 변해버린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냉장고에 넣는다.

태양이 싫어진다.

저녁에 약속이 있어 차를 타고 가는데 태양이 구름에 가려진 모습이 예술이었다.

이런 광경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풍경이라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다.

민규 형님이 브라질에서 여행할 때 만난 콜롬비아 친구들이 파티에 초대해줘서 놀러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지는 않아 빨리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후라이를 시켜봤다.

정준하씨가 해주는 연탄불 후라이를 한 번 먹어보고 싶다.

보고타의 몇몇 중앙 도로는 시민들의 운동을 위해 주말에 통제된다고 한다.

도로를 통째로 통제하는 것은 부럽기도 하지만 우리에겐 한강이 있으니 괜찮다.

호스텔 로비에 있다가 파나마에서 일하고 있는 동현씨를 만났다.

오늘 콜롬비아 친구와 만나기로 했다며 초대를 해줘서 같이 우사켄이라 불리는 지역으로 놀러갔다.

콜롬비아 전통음식을 먹어보고 싶다했더니 이 음식을 추천해줬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갈비탕과 비슷한 맛이 나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각종 향이 나는 초를 팔고 있었는데 마음에 들어 몇 개 사고 싶었지만 남은 여행을 생각하며 민규 형님이 사는 것을 구경만 했다.

나도 기념품을 사고 싶다.

동현씨가 쌀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쏘셨다.

이쁜 누나가 아이스크림에 하트를 꽂아주시길래 빨간 맛도 먹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덤으로 빨간 맛도 한 스푼 담아주신다.

보고타에 왔으면 BBC를 마셔줘야한다.

BBC는 보고타 비어 컴퍼니인데 꽤 맛있었다.

코카잎으로 만든 쿠키였는데 녹차과자 맛이 났다.

코카인이 아닌 코카잎으로 만든 겁니다.

코카인으로 만든 과자 먹으면 포돌이가 찾아올테니까 조심해야한다.

지나가던 아줌마의 센스가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커피를 빼먹을 수 없으니 후안 발데스로 갔다.

오늘은 알코올이 들어있는 리큐어 커피를 시켰는데 술맛도 아니고 커피맛도 아니었다.

역시 술은 술일 때 가장 맛있다.

저녁을 먹기 위해 크레페로 유명한 식당에 들어갔다.

체인점인데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나 교도소를 출소한 여성들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콜롬비아의 미혼모 문제는 심각해서 이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그 결과 이런 체인점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사회적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는 치즈를 먹고 싶어서 치즈가 듬뿍 들어간 것을 추천받아 시켰는데 치즈를 너무 오래 가열했는지 딱딱한 피자치즈맛이 났다.

다른 사람이 시킨 것들은 다 맛있었는데 내 것만 별로였다.

오늘 같이 놀아준 콜롬비아 친구인 안나인데 생일이었다고 가게에 말을하니 특별 케이크가 나왔다.

안나는 언어적 재능이 뛰어나서 모국어인 스페인어는 기본이고 영어, 프랑스어, 노르웨이어까지 할 줄 안다고 한다.

요즘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내년쯤에는 한국으로 공부를 하러 온다고 한다.


그런데 사진이 흔들렸다.

DSLR을 쓸 때는 카메라 파지가 잘 됐기에 0.5초 정도까지는 안 흔들리고 잘 찍었는데 새 카메라는 작아서 힘들다.

역시 모든 것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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