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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인도-In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3. 손으로 밥먹는 나라, 인도.



웰컴 투 인디아.

비행기에서 인도사람들을 보고 처음 느낀 소감은 '우와 인도 누나들 이쁘다.'였다.

비행기를 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도인이었는데 특히 이목구비가 뚜렷한게 이쁜 누나들이 참 많았다. 물론 승무원 누나도 당연히 이뻤다.

태국에서 출발하기전에 인터넷을 보니 오늘 새벽에 델리 도착하는 사람들이 공항에 모인다길래 같이 만났다.

공항에서 조금 대기하다가 4명이서 같이 공항버스를 타고 뉴델리역으로 왔다.

뉴델리역을 넘어가야 빠하르간즈여서 역안으로 들어가니 축제기간이라 빠하르간즈가 닫았다고 한다.

인도사람들이 툭하면 어디가 닫았다는 거짓말을 한다고 들었기에 우선 역밖으로 나왔더니 모두들 빠하르간즈로 못간다고 하면서 코넛플레이스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쯤되자 진짜로 닫은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말이라 닫았다는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역을 휘젓고 다니니 결국 가는길을 알려준다.

인도와서 신고식 제대로 했다.

우여곡절끝에 빠하르간즈에 도착했는데 새벽이라 휑했다.
숙소를 몇 군데 돌아 다니고  

비행기에서 제대로 못자 피곤했기에 도미토리를 잡자마자 잠을 잤다.

점심쯤 일어나 진짜 인도카레를 먹으러 갔는데 역시나 메뉴판에는 카레라는 말이 없고 메뉴판을 본다고 해서 알아 듣는 것이 아니니 이번에도 그냥 눈치껏 시키기로 했다.

맛있는 카레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카레가 끓고 있는 솥단지로 데려가길래 하나를 골랐다.

인도에 왔으니 당연히 손으로 밥을 먹어야한다는 생각뿐이라 수저를 줬어도 사용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손으로 밥을 먹자니 힘들었지만 내가 드디어 인도에 왔구나를 느낄 수 있어 재밌었다.

아침도 굶었더니 카레 한 그릇으로는 배가 차지를 않아 시장을 둘러보다가 사람들이 신기한 것을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긴 인도에 처음왔으니 모든 음식이 다 신기하다.

이건 속이 빈 튀김의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감자와 달짝지근한 소스를 넣어주는데 정말 맛있었다.

인도음식 맛 없다고 했던 사람들이 이해가 안될 정도로 맛이었다.

숙소로 들어와 델리에서 서쪽으로 갈까 동쪽으로 갈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옆 침대에 있던 사람이 기차표 끊으려면 2시간 이상 걸리니 어디로 갈지 정하고 내일 일찍가서 표를 사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그말을 듣고 내가 한 생각은 '기차역에서 줄서있는 동안 결정하면 되겠네'였다.
 

인도는 외국인여행자들을 위해 특별쿼터를 둬서 외국인여행자만 살 수 있는 기차 티켓을 일정량씩 할당해 놓고 있다.

보고 있나? 베트남정부. 좀 보고 배워라. 물론 배운다고 해도 난 절대로 다시 안갈거지만.

아무튼 2시간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며 우선 동쪽으로 결정하고 바라나시로 가기로 했다.

사람들은 세계일주 하면서 각 나라별로 테마도 정하고 할 것도 정한다는데 난 참 속편하게 다니는 것 같다.

진짜 운이 좋게 내일 떠나는 기차표를 구할 수 있었다.

바라나시로 간다며 내가 고른 기차번호를 말해주자 운이 좋다며 마지막 남은 티켓이라길래 서둘러 결제했다.

근데 758km를 12시간을 걸려 가는데 침대칸의 가격이 355루피(한화 7100원)밖에 안한다.

인도에서 교통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인도여행 시작부터 잘풀리는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밥을 먹었다.

아 손으로 밥먹는거 정말 재밌다.

이번에는 짜파티라고 밀가루 반죽을 구운 것과 카레를 먹었는데 한손으로 찢으려니 잘 안되길래 인도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잘 관찰하고 따라했다.

내가 듣기로 인도 물가가 싸다고 했는데 인도사람들이 먹는 식당에서 밥 한끼 먹는데 70루피(한화 1400원)이니 동남아에 비하면 비슷한 정도지 싼게 아니다.

솔직히 난 500원정도면 밥 한끼를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다.

인도에 왔으니 그 유명한 짜이를 먹고 싶어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아무 곳에도 안 보여 레몬쥬스를 먹었다.

난 레몬쥬스만 찍으려했는데 이 아저씨들이 자세를 잡기에 같이 찍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도미토리를 쓰는 사람들끼리 술 한잔씩 하자고 해서 인도의 맥주 킹피셔를 먹었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인도는 가뜩이나 술값이 비싸다는데 술을 안 먹게 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없었다.

원래는 2병씩 먹으려고 샀는데 너무 맛이 없어 1병만 먹었다.

내가 인도에서 맥주를 먹을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알콜중독자라는 오명도 이제야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술을 사랑하는 알콜러버일뿐이다. 
 

나는 인도에 막 도착했기에 다른 분들의 인도 이야기를 듣는데 같이 술을 먹던 한국 형이 바라나시에서 인도사람들에게 당해 털렸다고 한다.

바라나시에서 갠지스강을 보고 있는데 인도사람이 다가와 자기도 인도여행 중이라며 사진을 찍어달라해 찍어주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친해져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고 한다.

근데 밥을 그냥 식당이 아니라 맥도날드에서 시켰는데 인도인이 음식을 받아오면서 약을 조금 탔다고 한다.

그 약을 먹고 정신이 좀 흐려진 상태로 영화관에 갔고 거기서 그 인도사람이 사온 음료수를 먹고 기절했다가 화장실에서 일어나니 여권빼고 모든 것을 다 털렸다고 한다.

여차저차 해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같은 숙소에 있던 일본인이 200달러를 줘서 그 돈으로 네팔로 넘어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올라가 모든걸 털고 델리로 돌아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신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만 보던 무서운 이야기를 실제로 겪은 사람을 만났으니 인도를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일본인이 자기는 기차에서 약을 먹었다고 한다.

위 칸에 친구가 자고 있어서 안심하고 짜이를 한잔 마셨는데 깨고 나니 모든 것을 털어갔다고 한다.


내 여행 철칙중에 하나가 먼저 다가온 사람은 의심하고 보자인데 인도에서는 더 조심해야겠다.


<오늘의 생각>

델리에 도착해 어벙이 모드가 될뻔했지만 난 베트남을 거쳐왔다.

델리에서 빠하르간즈 거리를 걸어가면 인도사람이 달라붙는다.

한국여행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삐끼들이 한국어를 엄청 잘한다.

지나가기만 하면 '어디가요?'라고 물어보고 단어만 구사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한국어를 구사한다.

이번에도 누군가가 어디가냐고 묻길래 밥먹으러 간다니까 여기 토스트가 맛있다고 한다.

짜이도 같이 팔길래 하나 사먹으니 한국사람들은 토스트에 설탕뿌려먹는다며 설탕주냐고 묻길래 깜짝놀랐다.
도대체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길래 이렇게 유창하게 하는지 신기하다. 

거리의 장사꾼들은 힌두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최소 4가지의 언어를 구사하니 내가 정말 못난 것 같다.

배가 안차길래 거리를 둘러보니 또 인도사람들이 서서 뭔가를 먹고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가 없으니 당연히 구경을 갔다.
살짝 기름에 튀긴 짜파티 같은 것을 카레에 찍어 먹길래 따라 먹었는데 이것도 맛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요리 이름이 뿌리라고 한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르겠지만 시야가 나쁘다.

어떻게 보면 살짝 중국의 시골 느낌도 난다.

원래는 델리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인도의 건국기념일 축제준비로 붉은 성이 닫았다고 해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코미디영화를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관에 갔다.

인도에서 CGV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심하긴 심하다.

근데 표를 끊고 들어가서 보니 이건 시작은 에로로 시작해 액션으로 바뀌었다가 신파극으로도 바뀌고 도대체 장르를 알 수 없는 영화를 보여준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시작한지 한시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중간에 영화를 끊고 나가라고 한다.
인도 사람들도 이상한지 안나가고 있다가 직원이 와서 소리를 지르니 다 나가길래 나도 따라나왔다. 

왜 중간에 끝나냐니까 이게 끝이라며 다음 영화는 12시 30분에 시작하는데 또 볼거냐고 묻길래 그냥 나왔다.
대사도 모르겠고 내용도 모르겠고 그냥 졸리기만 해 돈을 날린 기분이다. 

오늘은 초록색 카레를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이제 한손으로 짜파티를 뜯어먹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이게 라씨인데 인도의 길거리에서 파는 요거트 음료수다.

난 요거트 종류를 사랑하는데 앞으로 많이 즐겨먹어주마.

맛은 엄청 달고 맛있고 사랑스럽다.

아 저 솥에 있는 요거트를 다 먹고 싶다.

솥에서 우유를 발효시켜 요거트를 만들고 거기에 설탕과 얼음을 넣고 갈아주는게 라씨다.
설탕을 듬뿍 넣으니 몸에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즉석에서 만들어서 주니 좋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리고 정말 맛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기차를 타러 갑시다.

근데 기차가 엄청나게 길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것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언제나 설렌다.
 


<오늘의 생각>

손으로 밥 먹는다는 것 자체로 인도는 재미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기차가 7시간 연착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설마 70분이겠지 하며 다시 물어보니 7시간이 맞다고 한다.

근데 난 일정이 정해진게 아니니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기는 커녕 신이난다.

어차피 종착지는 정해져 있고 그 때까지 기차에서 놀 생각에 신이 나는 것을 보니 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

기차 안에는 짜이파는 사람이 계속해서 짜이, 짜이, 짜이를 외치고 다니고 커피 파는 사람은 커피를 외치고 다닌다.

물론 먹을 것을 파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배가 고플 땐 안보여 기차가 정차했을 때 내려서 사먹었다.

침대칸은 중국에서 타봐서 신기하지는 않았는데 밤에는 추워 침낭을 펴고 자니까 포근해서 좋았다.

총 10시간이 연착되서 원래 아침에 도착할 기차가 저녁에 도착했다.

뭐 바라나시에 꿀발라 놓은 것도 아니니 좀 늦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기차에서 내 윗자리에 있던 한국인 누나와 같이 바라나시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근데 여기서도 건국기념일 축제로 거짓말을 한다.

오토릭샤를 잡으려니 숙소가 많은 거리로 가는 길이 막혔다며 다른데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 아저씨들이 나를 너무 물로 본다.
그냥 무시하고 다른 오토 릭샤를 탔다.

방을 찾으러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들을 돌아다니는데 웬만한 도미토리는 다 꽉차있어 삐끼를 하나 잡고 방을 구경하는데 지나가던 한국인 아저씨께서 자기 숙소에 빈방이 있을거라며 알려주셨다.

찾아가보니 도미토리에 침대가 있길래 짐을 풀고 밥을 먹으려는데 근처 식당에서 공짜로 밥을 주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당연히 뒤도 안 돌아보고 찾아갔더니 정말로 공짜밥을 퍼주고 있었다.
공짜라 카레도 좀 묽었지만 직원들이 계속 돌아다니며 리필을 해주길래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었다.

바라나시는 델리보다 더 더럽고 소가 많다.

근데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하기에 안먹으니 암소는 젖이라도 짠다고 하지만 수소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공짜밥을 먹었으니 선풍기로 바람을 불어 불씨를 살리는 짜이도 한잔 먹어줬다.
선풍기 화로를 보니 앞으로 인도여행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오늘의 생각>
 
 
왜 난 기차가 연착이 되도 재미있을까.

공짜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내가 밥먹는 식당이 9시 30분정도는 되야 문을 열어 그 핑계로 늦게까지 잠을 잤다.

느긋하게 일어나 그냥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한국인이 엄청 많아 내가 인도에 온건지 영화세트장에 온건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다른 한국인들도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겠지.

어제 공짜밥을 준 식당에 스페셜 탈리가 맛있다길래 갔더니 130루피(한화 2600원)이길래 그것 보다는 좀 저렴한 미니 스페셜 탈리를 시켰다.

탈리는 밥과 짜파티가 리필이 되니 맛도 좋고 양도 많아 최고의 인도음식이라 할만하다.

기분이 좋아 주인아저씨에게 라씨도 한잔 달라했더니 옆집에 가서 커드를 얻어와 만드는 모습을 발견했다.

맛은 있었지만 역시 라씨는 라씨집에서 먹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바라나시에 가면 젬베를 싼 가격에 배울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었기에 기대하며 학원에 갔다.

원래 인도에서 젬베를 배우는 한국인들은 별로 없었는데 2년전쯤 10센치가 아메리카노를 부르고 난 뒤 인도에서 젬베를 배우는 열풍이 생겨났다고 한다.

난 타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어서 우선 인도 전통악기인 타블라에 도전했다.

양손을 이용해 손가락으로 튕기듯이 치는데 내가 박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널 처음 봤을 때 

난 너의 이름도 알지 못했지 

너는 둥 딱! 소리를 내며 날 사로잡았지 


널 사가지고 오기 위해 

난 며칠간 라면만 먹었지만 

널 품에 안고 잠들때면 

내 입가엔 미소가 


떠나자 하늘넘어 끝없는 우주로! 

젬베 젬베! 나의 운명을 바꾼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나는 니가 정말 정말 고마워 

젬베 젬베! 나를 웃게 하는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젬베의 노래를 들어요 


친구의 노래를 들어요


내가 노래할 때면 너는 조용히 옆에서 

나의 이야기 들으며 박자를 맞춰 주었고 

내가 흥겨울때면 니 목소리도 밝아져 

우리 둘이 함께 예~ 예~


떠나자 하늘넘어 끝없는 우주로! 

젬베 젬베! 나의 운명을 바꾼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나는 니가 정말 정말 고마워 

젬베 젬베! 나를 웃게 하는 너의 목소리 

젬베 젬베! 젬베의 노래를 들어요 

좋아서 하는 밴드 - 젬베의 노래 


 

돈이 찢어져 은행에 가려고 했었는데 젬베를 가르쳐주는 학원에서 자기에게 수수료를 5~10루피만 내면 붙여줄 수 있다길래 맡겨놓고 나왔다.

가트를 보며 멍을 때리다가 라씨가 먹고싶어 바라나시에 가본 사람은 다 안다는 유명한 라씨집인 블루라씨를 찾아가기로 했다.

자세한 위치는 모르고 방향만 아는 상태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근데 인도사람들에게 블루라씨를 물어봐도 다 알고 있다. 
얼마나 맛있으면 인도사람들도 다 알고 있는걸까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물어물어 블루 라씨를 찾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한국인 80%에 외국인 20%정도였는데 가게가 꽉 찼었다.

가장 기본적인 바나나라씨를 시켰는데 나오는데 40분이 걸렸다.

거기다 나보다 늦게 시킨 사람은 이미 다 먹었는데 내가 시킨 것은 나오지도 않아 그냥 나가려다 그 유명한 블루라씨가 어떤지 맛이라도 보려고 참고 기다렸다.

사진에 찍힌 모습은 참 이쁘게 나왔고 맛도 괜찮았다.

하지만 내 입맛이 아무거나 다 맛있게 먹는 싸구려 입맛이라 그런지 이 정도 맛을 보려고 40분이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 맛이었다.

이해가 안되면 몸으로 겪어봐야한다.

맛을 비교하기 위해 그 옆에 있는 시원라씨라는 또다른 유명한 라씨집에 갔다.

똑같은 바나나라씨를 시켰는데 비슷하고 그냥 라씨 맛이었다.

도대체 내가 아침에 먹은 라씨와 유명한 라씨집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서 또 다른 라씨를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길가에 파는 라씨집에 갔는데 여기가 더 맛있는 느낌이 들었다.

또 다른 라씨집을 찾아가려다가 발견한 생크림 같은건데 이 것도 맛있었다.

몇시간동안 라씨집을 돌아다닌 결과 얻은 결론은 모든 라씨가 다 맛있었고 내 입맛이 싸구려라는 것이었다.

맛을 제대로 음미할 줄 아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가트로 돌아와 또 멍을 때리다가 그동안 가지고 다니던 입장권들을 태웠다.

내 작은 복대에서 이만큼의 입장권이 나오다니 신기했다. 

불장난을 하자 꼬마애들이 다가와 포토? 포토? 하는데 앵벌이하러 다니는 애들이 불쌍하기도 했지만 별로 가까이 다가오게 하고 싶지는 않아 그냥 가라고 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정월대보름마다 하천에서 불장난을 했었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해야겠다.

라씨를 많이 먹어서인지 해가져도 배가 안고파 또 멍을 잡았다.

근데 가트를 보면 한국사람이 대부분이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른다. 

요새 한국에서는 인도여행이 대세인 것 같다.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들어올 때까지 멍을 잡다가 올라오는데 계단이 똥 범벅이다.

애들아 좀 한자리에 싸면 안되겠니.

<오늘의 생각>
 

한국인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에서 건국기념일이라고 깃발을 올리고 박수를 친다.

옆에서 따라서 박수를 치니 달달한 과자를 나눠줬는데 엄청 달아 먹기 힘들정도였다.

뿌리를 먹으러 갔는데 4조각에 12루피(한화 240원)밖에 안하니 2판을 시켰는데 고기가 들어있어 깜짝 놀랐다.

같이간 형님이 오늘은 특별하게 고기도 있다고 하셔서 신기해했더니 콩고기라며 나를 놀렸다.

태어나서 콩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 고기맛이랑 똑같았다.

먹고 나와서 짜이 한잔까지 마셔도 아침값으로 한국돈 500원밖에 안드니 참 행복하다.

오늘은 젬베를 쳐봤는데 재미있기는 재미있었다.

근데 어제 맡긴 찢어진 100루피를 붙이는데 30루피가 들었다는 개소리를 하길래 필요없고 내 돈을 내놓으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90루피를 돌려준다.

참 어리석은 애들아. 20루피(한화 400원) 더 먹으려고 앞으로 한 1주일정도 젬베를 배우러 올 사람을 내치니.

니들은 그냥 웃으며 넘기지만 난 소심해서 한번 틀어지면 절대로 안온단다.

이번에도 배가 고파 탈리집에 가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리필이 되는 밥집은 최고다.

도미토리에 같이 있는 형님이 매일 오븐에 구워서 파는 로컬 빵집을 알려줘서 식빵과 조각케이크를 하나 샀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여성분들의 말로는 바라나시에 호텔 수준의 치즈케이크를 파는 곳이 있다며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비싼 케이크는 못먹겠고 싸구려 케이크로 만족한다.

강가에 떠있는 불들은 디아라고 하는 것인데 접시에 촛불을 켜 띄우는 것이다.

누가 오늘밤에 디아 1000개를 띄우며 고백한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밖을 보니 디아를 꽤 띄우길래 후다닥 밑으로 내려갔다.

근데 한 150개정도만 띄우고 끝이 났다. 도대체 1000개는 언제 띄우는 거니.

1000개의 디아 대신 보름달이 뜨는 날이라 가트주변에 촛불을 밝혀놨는데 실제로는 조잡했지만 사진으로 보니 꽤 그럴싸하게 나왔다.

<오늘의 생각>
 

하는 것도 없는데 시간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