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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베트남-Vietnam

배낭메고 세계일주 - 015. 안녕하세요 420.


어제 꿀밤 맞고 정신차려서 베트남여행의 방향을 확실하게 잡았다.
어디로 갈까요. 당연히 베트남은 길쭉하니까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야죠. 

따듯한 남쪽나라로 가기전에 밥은 먹고 갑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거 아시죠. 모두들 밥먹고 힘냅시다. 
우동을 기대했는데 그런 맛이 아니였다. 

내가 음식사진 찍으니까 옆에 있는 아줌마가 주인 아줌마도 찍으라해서 찍었는데...
아줌마 사진 찍을 때 피하기 있긔, 없긔? 

10000동짜리 국수라 그런지 배가 하나도 안차길래 샌드위치를 샀는데 내가 치즈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는지 치즈를 아주 듬뿍 넣어준다.

서울대는 분발 좀 해야겠다. 연세대는 벌써 해외진출까지 했음.
그리고 박원순 시장님 힘내세요. 우리학교도 해외진출 좀 합시다.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바닷가에 있는 휴게소에 잠깐 멈췄다.
근데 눈으로 볼 때는 그저 그랬는데 사진 찍으면 잘 나올 것 같은 풍경이었다. 

여러분 화장빨, 조명빨에 속지맙시다. 

일본이 터널을 뚫어줬다고 자랑해놨길래 얼마나 대단하나 보자하고 들어가는데 한 8분정도 달렸다,
시속 60km정도로 달렸으니 길이가 한 8km정도 될거라 계산해보니 자랑할만 하다.
근데 속도를 왜 추정하냐구요?
아무리 달려도 버스 속도계가 계속 0에 멈춰있었어요.
그래도 기사 아저씨는 아무렇지 않게 운전하셨어요. 그 모습을 보는 난 속도가 궁금해서 계속 속도 추정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드디어 남쪽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 목적지는 바로 한적함이 그렇게 좋다는 호이안. 
호이안에는 유명한 음식이 3가지가 있다는데 '100배 즐기기'에 나온 식당에 가서 우선 '까오러우'라는 간장 비빔 국수 같은 것을 시켰는데 그냥 맛있었다. 도대체 언제쯤 요리왕 비룡에 나오는 환상의 요리를 먹어볼 수 있을까.
나도 머리속에 파도가 치고 번개가 치며 '미미'라고 뜨는 요리를 먹고 싶다.
근데 '100배 즐기기' 오랜만에 출연한다. 

이 다리 이름이 일본다리라는데 뭐 볼게 있다고 유명한지 모르겠다.
이름도 참 센스 없이 일본다리가 뭐니. 

호이안은 관광객들이 많아도 소란스럽지 않고 한적한 느낌이 든다.
마을에서 트는지 길가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정말 마움에 든다. 

근데 호이안에 있는 유명한 곳에 들어가려면 종합 입장권을 사야한다. 
가격이 꽤 쎈데다 별로 볼거리가 없을 것 같아 그냥 안사고 겉에서만 둘러보는데 안사길 잘한 것 같다.

호이안은 작은 마을이라 한바퀴 도는데 얼마 안걸린다.
휘적휘적 걸어다니다가 생맥주 1잔에 3000동(한화 150원)이라는 가게들이 있길래 망설일 필요도 없이 들어갔다. 
호이안 3대 요리 중 2번째인 완탕을 시켰는데 안주로는 딱인데 양은 적다.
술집에서 안주발 세우지 맙시다. 술먹으러 왔지 밥먹으러 온거 아니잖아요. 

근데 맥주 맛이 안좋다. 물탄 맛이다. 그래도 괜찮다.
3000동짜리 3잔을 마셔서 뱃속에서 농축 시키면 1만동짜리보다는 더 효율적이겠지. 
저 요리는 3대요리 중 마지막인 화이트로즈인데 속에 새우살이 들어갔다.
내가 3대 요리 한번 먹어보자는 마음으로 안 시켰으면 배아파 죽을 뻔 했을 만큼 쥐꼬리 만큼 나왔다,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서있나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과연 왜 서있을까요.

정답은 바로 부모님의 사랑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들입니다.
여러분 이 기회에 부모님께 전화 한통 하세요. 전 매주 하고 있어요. 

3대 요리도 다 먹었으니 과일계의 황제 두리안을 먹으러 갔다.
내가 먹은게 특이한건지 모르겠지만 냄새는 별로 안심해서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맛은 음... 느끼하면서 달았는데 1개 이상 먹으라면 못 먹을 것 같았다. 근데 참 달긴 달았다.
그래 너 황제 해라. 내가 시켜줄게.

얘는 황제 옆에 있던 신하인데 이름도 성도 몰라요.
맛은 신하의 맛이 나는데 먹는 법은 비밀.

호이안이 좋긴 좋은데 어제 꿀밤 맞고 그냥 남쪽가기로 했어요.
내가 좀 찌질해서 한번 정 떨어지면 다시 붙이기가 힘들어요.
하노이에서 훼로 내려올 때 탄 버스가 좋았기에 같은 여행사를 찾아갔는데 가격이 신카페보다 5달러 이상 쌌다.
예약할때 하노이에서 내려오는 버스랑 같냐고 확인했지만 역시나 베트남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내 눈이 해태눈깔이라 다르게 보이는건가. 하지만 이제는 그냥 웃지요.
배는 안고팠지만 샌드위치와 바나나를 사서 버스에 탔었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안되서 한 아주머니께서 다가와 한국인이냐고 물으시길래 '이게 뭔가?' 잠깐 생각하고 맞다고 대답했다.
아주머니께서 아들하고 여행중인데 점심부터 애가 굶어서 바나나 좀 얻을수 없냐고 물으시길래 그냥 샌드위치를 드리고 바나나도 몇개 떼서 드렸는데 생각해보니 아주머니도 식사를 못하셨을 것 같아 바나나를 더 드리려고 타이밍을 재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돈을 주러 오셨다. 
돈 받을 생각은 하지도 않고 그냥 아이가 굶고 있다길래 준건데 이제 와서 바나나를 더 드리면 돈 받고 주는 것 같은 기분이라 고민하다가 그래도 배고픈게 우선이니 바나나를 더 가져다 드렸다.
'아주머니, 저 진짜로 돈 받고 드린거 아니에요. 아직 많이 부족해도 자라나는 꿈나무 생각할 줄은 압니다.'
배도 안고픈데 이상하게 샌드위치를 사고 싶던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 했나보다.

<오늘의 생각>
호이안 거리에 울리는 음악이 좋다.
하지만 베트남은 별로다. 

 

12시간정도 달려 나짱이라는 베트남 중남부의 거점도시에 도착했다.
원래는 훼에서 호이안을 들렀다 나짱의 해변에서도 쉴 계획이었지만 그냥 경유한다. 

버스를 갈아타는 1시간동안 아침을 먹고 오라길래 근처 식당을 뒤지는데 다 국수만 팔길래 그냥 노점에서 당면국수를 시켰다.
국물엔 카레가루가 들어가고 면발이 당면인데 맛있지만 양이 부족하다. 

그래서 샌드위치를 샀는데 하나 먹으면 배고프니까 두번 머겅.

참 많은 한국 회사가 베트남에 진출했다.
근데 사진찍으면서 내가 올 때 못 본 것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상한 길로 가고 있었다.
버스 시간에 못 맞출까봐 부랴부랴 제대로 된 길로 돌아갔는데 내가 호이안에서 나짱까지 타고 온 버스와 같은 버스다.
이럴꺼면 왜 짐을 다 내렸는지 모르겠다. 

버스는 달리고 달려서 더 남쪽인 무이네라는 곳으로 왔다. 무이네는 개별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해변가인데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그렇기에 무이네 또한 여행 예정지였지만 그냥 스쳐지나간다.

점심시간이라고 버스가 잠깐 멈췄는데 식당에서는 짧은 시간에 나올 수 있는 볶음 종류만 주문이 가능했다.
그냥 볶음밥을 시켰는데 다 탄 채로 나와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을 많이 섭취할 수 있었다.

근데 내가 베트남에 대해 나쁜 이야기만 하는 것 같은데 과자를 먹다가 감동을 받았다.
처음에는 원래 규격보다 짧은 과자가 나오길래 누가 부숴먹었나 했는데 알고보니 저 홈에 들어가는 갯수만큼 짧은 과자가 나왔다.
대한민국의 과자들은 매번 과대포장을 하려하는데 이런 것좀 본 받으면 좋겠다.

24시간이 넘게 이동해 드디어 베트남 경제의 중심 호치민으로 왔다.
호치민이 정식 명칭이고 호치민 안의 행정구역중 하나가 사이공인데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호치민시=사이공 이라는 개념으로 말을 한다.
우선 숙소부터 잡는데 도미토리가 하루에 7달러나 한다. 

과자를 먹었더니 배가 별로 안고파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사이공에 온 기념으로 사이공 맥주를 시켰다.

<오늘의 생각>
내가 24시간동안 버스를 탄 일이 여행기에서는 1장의 사진으로 표현될거라 생각하니 억울하다.
버스를 이용해 동남아시아를 돌며 보니 경제발전에는 도로와 같은 기간시설이 중요한 것을 느끼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막차로 선진국들과 후진국들의 경제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 같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밥을 먹으면 기본 4만동이었는데 호치민에 오니 밥이 25000동이다.
행복해 하며 그냥 고기종류를 시켰는데 나오고 보니 내장 모음이었다. 
내가 아무리 비위가 좋다지만 아침부터 닭똥집과 돼지 내장들을 먹으려니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결국 다 먹긴 먹었다. 

전날 하루종일 이동했기에 오늘은 아무것도 안하고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6시에 눈이 스스로 떠졌다.
그래서 그냥 구찌터널이나 설렁설렁 가기로 하고 나와서 버스터미널로 갔다, 
확실히 베트남 경제개방의 주력도시답게 하노이보다 고층 빌딩들도 많고 건설현장도 많았다,

구찌터미널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구찌터널로 간다.

버스에서 만난 친구들인데 오른쪽 여자애는 베트남, 왼쪽 여자애는 프랑스애인데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왼쪽 쩌리 아저씨는 베트남 아저씨로 외로워 보이길래 내가 같이 가자고 했다. 

베트남이 날 힘들게 해도 한국군인들이 참전했었던 전쟁이기에 안에 들어가서 기도를 하고 나왔다.
그런데 정작 베트남애들은 자기들이 이긴 전쟁인에 왜 한국이 미안해 하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애들이 총보고 신나하길래 나도 신기한척 하며 사진을 찍었다.
포탄을 보며 크다고 하는데 나도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어떻게 저걸 쏘냐며 처음 보는 척 연기했다. 

이제 구찌터널로 들어갑시다.
근데 외국인은 가이드 비용을 포함해 현지인보다 3배가 비싼 표를 사는데 베트남 아저씨는 현지인 표를 샀다고 혼자 가라고 쫓겨났다.
베트남 여자애도 쫓겨날 뻔 했지만 우리 가이드라고 봐달라해서 같이 다닐 수 있었다.

처음 들어간 터널의 안에는 우물도 있는데 엄청 깊다.

더 깊이 들어가 봅시다.
지금 이 터널들은 확장공사를 해 원래 터널보다 더 넓혀놓은 크기라는데도 엄청 좁다.
어떻게 이 좁은 터널을 이동하며 전쟁을 했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저기에 터널 입구가 있는데 가이드 아저씨가 알려주기 전에는 아무리 찾아도 못찾겠다.

이 바위는 숨구멍인데 진짜 대단하긴 대단하다.

가이드 아저씨가  낙엽을 치우자 입구가 보인다.
들어갈거냐 하길래 난 9만동을 냈기에 무조건 다한다고 하자 프랑스 여자애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귀요미는 아니고 혐오미.
때리지 말고 욕만해주세요.오래오래 살게요.

대나무를 이용한 트랩들도 있는데 보기만 해도 무섭다.

또 다른 터널로 갑시다.
구찌터널은 총 연장 250km에 깊이는 3~8m로 만들어져있다고 한다. 

베트남 사람이니까 저 사이에 껴 있으라고 했다.
마지막 터널은 약 70m인데 들어갈거냐길래 나와 프랑스애만 무조건 간다고 했다.
내 후레쉬를 프랑스애에게 주고 먼저 보냈는데 막 소리를 지르며 나오더니 하는말.
'너 그.... 배트맨 알지. 그게 있어.'
박쥐가 안에 있다며 자긴 포기한다길래 나 혼자 들어갔는데 괜히 들어갔다.
엄청 좁아서 토끼뜀을 하며 이동해야하고 덥고 습하다. 

이번에도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땀 범벅이 되서 동굴에서 나오자 다른 사람들은 날 보고 웃느라 정신이 없고 난 너무 더워서 정신이 없다.
수돗가에 가서 머리를 감고 오니 베트남 사람들이 전쟁중에 먹던 토란 같은 것을 주길래 맥주를 사다 같이 먹었다,
근데 맛을 떠나서 저걸 먹고 싸울 힘이 났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리 싸우지말고 살아가요. 

이걸로 땅굴을 팠다는데 인간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시내로 돌아와 밥집을 찾아 다니는데 단체로 강남스타일 춤을 연습하고 있다.
싸이가 정말 대단하긴 대단하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평소에는 잘 보이던 코코넛이 안보여 목이 마른데 오기로 참으면서 걸어다니다가 겨우 코코넛을 사먹었다.

베트남에는 뚜레주르가 있었다.
저번에 빵집 진출하라 한거 취소합니다. 그냥 뚜레주르 체인점으로 가세요.
뚜레주르를 발견하고 베트남을 떠나는 날까지 속이 꽉찬 단팥빵 하나를 사먹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결국 먹었냐구요? 그건 베트남편 끝까지 보시면 알게 됩니다. 

난 닭도리탕과 생선을 별로 안 좋아한다.
싫어하는게 아니라 안좋아하는 이유는 그냥 뼈발라먹기가 귀찮아서인데 여행을 하며 매번 고기만 먹으니 생선이 땡기는 날이 가끔씩 있다.
이번에도 가게에서 생선을 팔길래 하나 달라고 했더니 탕으로 끓여서 나오길래 당황했는데 국물이 달콤하면서 개운해 맛있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베란다에서 술판이 벌어졌길래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이제 술먹는 사진 보기도 지겨우시겠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홍길동이 호부호형 못하는 것도 아니고 술 마신걸 마셨다고 해야지 안마셨다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오늘의 생각>
GUCCI 좋아하는 사람은 구찌터널 가세요.
아... 너무 흔한 개드립이다.
역시 난 안될거야 아마...